I. 서 론
삶과 죽음, 출생과 치료, 생명공학 기술 및 인간 이외 생명에 관한 문제는 과학적 사실이나 기술적 가능성만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서로 충돌하는 가치와 책임의 근거에 대한 윤리적 숙고를 요구한다. 생명공학과 인공지능 등 기술 환경의 변화로 관련 쟁점의 범위가 확장되는 상황에서, 국가 교육과정이 생명윤리교육의 내용을 어떻게 구성하고 학생에게 어떠한 학습을 요구하는지 지속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정창우, 이혜진, 2022; 지현아, 2022). 생명윤리교육의 내용은 도덕, 과학, 기술·가정 등 여러 교과에 걸쳐 제시되어 왔다(박지영 외, 2005; 최정례, 2024). 이 가운데 도덕과는 생명 관련 문제를 가치 갈등과 규범적 판단의 대상으로 다루고, 판단의 근거에 대한 탐구와 성찰을 책임 있는 태도와 행동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교육부, 2015, 2022). 따라서 생명윤리교육의 범교과적 성격을 전제로 하면서도, 고등학교 도덕과 선택 과목에서 무엇을 생명윤리교육 내용으로 다루며 학생에게 어떠한 이해·판단·성찰·실천을 기대하는지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5 및 2022 개정 고등학교 도덕과 교육과정은 선택 과목의 수와 유형뿐 아니라 교육과정 문서의 구성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다(교육부, 2015, 2022). 특히 2022 개정 도덕과 교육과정에서는 내용 체계가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로 재구성되고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 사항이 제시되었다. 따라서 관련 진술의 수나 성취기준 본문만을 대조해서는 생명윤리교육 내용이 어느 과목과 교육과정 문서의 구성 요소에 제시되어 있는지, 개정 시기 간 무엇이 공통되고 달라졌는지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생명윤리교육에 관한 선행연구는 교과서에 제시된 내용 범주와 제시 형태를 분석하고(박지영 외, 2005), 중등 도덕과에서 생명윤리교육의 위상과 체계화 과제를 검토하였으며(홍석영, 2006),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도덕·과학·기술·가정 교과에 나타난 생명윤리교육 내용을 살펴보았다(최정례, 2024). 또한 기술 변화에 대응한 도덕과 생명윤리교육의 방향이 논의되었다(지현아, 2022). 도덕과 선택 과목 연구에서는 「생활과 윤리」와 「현대사회와 윤리」의 내용 체계와 개발 쟁점, 「윤리문제 탐구」의 성격과 인공지능 윤리교육을 검토하였다(문경호, 김국현, 2015; 김상돈, 2023; 권수현, 2024; 신종섭, 조주현, 2025). 박지영 외(2005)와 최정례(2024)는 본 연구에서 생명존중윤리·생명의료윤리·생명공학윤리의 세 내용 범주를 설정하는 데 참고하였다. 홍석영(2006)과 지현아(2022)는 도덕과에서 생명윤리교육이 담당하는 역할과 과제를 검토하는 데 활용하였다. 문경호, 김국현(2015), 김상돈(2023), 권수현(2024), 신종섭, 조주현(2025)은 분석 대상인 선택 과목의 성격과 개정 쟁점을 파악하는 데 참고하였다. 다만 이들 연구는 교과서, 특정 개정 시기의 교육과정 또는 개별 선택 과목에 주로 초점을 두어, 2015 및 2022 개정 도덕과 교육과정의 고등학교 선택 과목 전체를 동일한 준거로 검토하고 생명윤리교육 내용이 제시된 과목과 교육과정 문서의 구성 요소, 구체적인 교육 내용 및 기대 수행을 함께 비교한 연구는 제한적이다.
선행연구의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성취기준뿐 아니라 내용 체계,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학습 요소, 성취기준 해설 및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 사항을 함께 분석할 필요가 있다. 성취기준이 간결하고 포괄적으로 진술된 경우 구체적인 내용 범위는 해설에서, 교수·학습 활동과 주안점은 적용 시 고려 사항에서 제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과정 문서의 구성 요소별 기능을 구분하면 특정 내용의 유무를 성취기준 본문만으로 단정하지 않고, 관련 내용이 다른 구성 요소에서 구체화되는 양상까지 설명할 수 있다(이찬희, 2025). 이에 본 연구는 2015 및 2022 개정 도덕과 교육과정의 고등학교 선택 과목 7개에 나타난 생명윤리교육 관련 진술을 내용 범주·과목·교육과정 문서의 구성 요소별로 분석하고, 개정 시기 간 구체적인 교육 내용과 성취기준의 기대 수행을 비교하는 데 목적이 있다. 동물윤리와 의료 분야 인공지능 활용은 세 내용 범주와의 관련성 및 분석 범위의 경계를 확인하기 위한 보완적 주제로 검토하며,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 사항에 제시된 교수·학습 활동과 주안점도 확인한다. 이를 통해 교사가 선택 과목별 내용의 특성과 과목 간 연계를 고려하여 수업 주제와 탐구·토론·성찰·실천 활동을 구성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첫째, 2015 및 2022 개정 도덕과 교육과정의 고등학교 선택 과목의 생명윤리교육 관련 진술과 분석 범위의 경계에 놓인 진술은 어떠한 내용 범주와 보완적 분석 주제로 분류되며, 어느 과목과 교육과정 문서의 구성 요소에 제시되어 있는가?
둘째, 2015 및 2022 개정 도덕과 교육과정의 고등학교 선택 과목의 생명윤리교육 관련 진술에 나타난 구체적인 교육 내용과 성취기준의 기대 수행에는 어떠한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으며,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 사항에는 어떠한 교수·학습 활동과 주안점이 제시되어 있는가?
II. 이론적 배경
생명윤리교육은 생명 관련 지식의 전달에 한정되지 않고, 사실과 개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윤리적 쟁점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그 결과를 태도와 실천으로 연결하는 교육으로 이해되어 왔다. 이인재(2003)는 인간 복제를 비롯한 생명공학 문제에 관한 사실적 이해를 생명윤리적 판단과 실천의 출발점으로 보았다. 박지영 외(2005)는 교과서의 생명윤리교육이 지식 제공에 치우쳐 있음을 지적하며 윤리적 쟁점에 관한 판단 능력의 함양을 강조하였다. 오석준, 김경이(2022)는 관련 개념과 쟁점에 대한 이해와 함께 윤리적 민감성, 문제 대응 능력 및 실천 성향을 생명윤리교육의 주요 요소로 제시하였다. 이러한 논의를 종합하면 생명윤리교육은 생명 관련 사실과 쟁점에 대한 이해, 가치 갈등에 대한 판단과 성찰, 책임 있는 태도와 실천이 서로 연계되는 교육적 성격을 지닌다.
생명윤리교육의 내용은 생명존중윤리, 생명의료윤리, 생명공학윤리의 세 범주를 중심으로 구분되어 왔다. 박지영 외(2005)는 이 세 범주에 따라 국어·도덕·사회·과학·기술·가정 교과서에 제시된 생명윤리교육 내용을 분석하였다. 생명존중윤리는 생명의 가치와 존엄, 삶과 죽음, 인간 이외의 생명에 대한 윤리적 고려를 포함한다. 생명의료윤리는 출생·치료·죽음의 과정에서 제기되는 의료적 의사결정의 윤리 문제를 다루며, 생명공학윤리는 생명 복제와 유전자 치료 등 생명공학 기술의 개발과 활용에서 발생하는 윤리 문제를 대상으로 한다. 오석준, 김경이(2022)는 국내 생명윤리교육 연구 동향을 분석하는 데 이 세 범주를 활용하였고, 최정례(2024) 역시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도덕·과학·기술·가정 교과에 제시된 생명윤리교육 내용을 같은 범주에 따라 분석하였다. 연구 시기와 분석 자료가 서로 다른 경우에도 세 범주가 반복적으로 활용되었다는 점은, 이들이 생명윤리교육의 내용을 조직하고 이해하는 공통의 개념적 틀로 기능해 왔음을 시사한다.
다만 이 세 범주는 국가 교육과정에 제시된 공식 분류가 아니며, 각 범주의 경계 또한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박지영 외(2005)는 범주 설정 과정에 연구자의 판단이 개입할 수 있으며 하나의 내용이 둘 이상의 범주에 관련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유혜숙(2020)은 생명의 시작과 종말, 기초 이론과 쟁점, 성찰과 실천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생명윤리교육을 구조화하는 대안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실제로 안락사와 뇌사는 생명의 존엄과 의료적 의사결정이 교차하는 쟁점이며, 생명 복제와 유전자 치료에는 생명 존중의 문제와 생명공학 기술의 윤리 문제가 함께 걸쳐 있다. 동물의 권리·복지·도덕적 지위에 관한 문제 역시 인간 이외의 생명에 대한 존중이라는 점에서 생명존중윤리에 속하지만 환경윤리와도 맞닿아 있다(박찬구, 2011). 이러한 사례는 세 범주가 생명윤리교육의 내용을 완결적으로 분할하는 고정된 체계라기보다, 범주 간 중첩을 전제로 관련 내용을 체계화하는 개념적 준거임을 보여준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고등학교 도덕과의 선택 과목은 일반 선택 과목인 「생활과 윤리」와 「윤리와 사상」, 진로 선택 과목인 「고전과 윤리」로 편성되었다(교육부, 2015). 「생활과 윤리」는 다양한 윤리적 관점을 현대사회의 구체적인 윤리 문제에 적용하여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문경호, 김국현(2015)은 이 과목이 사회·과학·예술·문화 등 현대사회의 여러 영역에 윤리적 관점을 적용하고 융합적으로 사고하도록 설계되었다고 보았다. 「윤리와 사상」은 한국 및 동·서양의 윤리사상과 사회사상을 탐구하고 이를 삶과 사회의 윤리 문제와 관련지어 이해하도록 구성되었다. 「고전과 윤리」는 윤리적 고전의 독서와 해석을 통해 인간의 삶과 윤리 문제를 성찰하고 인문학적 소양과 실천적 지혜를 기르는 데 중점을 두었다. 김민재, 이철훈, 박병기(2015)는 이 과목의 개발 방향을 인문학적 소양의 함양, 가치 관계의 확장, 고전을 통한 윤리적 성찰과 연결하여 설명하였다. 이처럼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선택 과목은 현대사회의 윤리 문제에 대한 적용, 윤리사상의 탐구, 고전을 통한 성찰이라는 서로 다른 학습 맥락 위에 편성되어 있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현대사회와 윤리」가 일반 선택 과목으로, 「윤리와 사상」과 「인문학과 윤리」가 진로 선택 과목으로, 「윤리문제 탐구」가 융합 선택 과목으로 편성되었다(교육부, 2022). 「현대사회와 윤리」는 윤리 이론을 바탕으로 현대사회의 윤리 문제를 이해하고 판단하도록 구성되었으며, 생명윤리와 생태윤리를 주요 내용으로 다룬다. 김상돈(2023)은 이 과목이 「생활과 윤리」의 성격과 목표, 내용, 교수·학습 및 평가 방향을 계승하였다고 분석하였고, 신종섭, 조주현(2025)은 과목명 변경과 함께 내용 체계와 성취기준이 조정된 개발 과정을 제시하였다. 한편 「윤리와 사상」은 일반 선택에서 진로 선택으로 과목 유형이 변경되었다. 여기에 인문학적 성찰을 중심으로 하는 「인문학과 윤리」와, 학생이 스스로 윤리 문제를 발굴하고 탐구 방법을 적용하여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윤리문제 탐구」가 새롭게 편성되었다.
이러한 체제 변화에 따라 두 교육과정의 선택 과목은 일대일 대응 관계를 이루지 않는다. 「생활과 윤리」와 「현대사회와 윤리」 사이에는 계승 관계가 확인되지만, 과목명 변경과 더불어 내용 체계와 성취기준의 조정이 함께 이루어졌다. 또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과목 유형이 달라지고 새로운 과목이 편성되면서 인문학적 성찰과 학생 주도 탐구가 각각 별도의 과목 맥락으로 제시되었다. 이에 따라 특정 생명윤리 주제의 위치와 의미는 과목명만으로 파악되기 어려우며, 각 과목의 성격과 선택 유형, 다른 과목과의 관계를 함께 고려하여 해석될 필요가 있다.
성취기준은 교과에서 다루어야 할 교육 내용과 학생에게 기대되는 학습을 압축하여 진술한 교육과정의 핵심 구성 요소이다. 이찬희(2025)는 성취기준이 교육 내용의 선정과 방향을 안내하는 내용 기준, 성취 여부를 판단하는 최소 기준, 학생의 학습과 성장의 방향을 제시하는 기대 기준이라는 다층적 의미와 역할을 지닌다고 설명하였다. 도덕과의 성취기준은 교과의 성격과 목표, 학습 특성을 반영하며, 도덕적 이해뿐 아니라 윤리적 탐구와 추론, 가치·태도 및 행위의 측면을 함께 포괄한다(김국현, 2009). 이러한 성격에 따라 도덕과 성취기준은 교육 내용과 더불어 그에 관해 학생에게 요구되는 이해·탐구·판단·성찰·실천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진술된다.
2015 개정 도덕과 교육과정은 내용 체계와 학습 요소, 성취기준 및 성취기준 해설을 통해 교육 내용을 제시한다. 2022 개정 도덕과 교육과정은 핵심 아이디어와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로 구성된 내용 체계와 함께 성취기준, 성취기준 해설,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 사항을 제시한다(교육부, 2015, 2022). 두 교육과정은 구성 요소의 명칭과 조직 방식에서 차이를 보이며, 교육 내용의 범위와 학습 맥락을 여러 구성 요소에 나누어 담고 있다.
각 구성 요소는 서로 연계되면서도 구별되는 기능을 지닌다. 내용 체계는 교과에서 다루는 교육 내용의 범위와 조직을 보여주며,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학습 요소는 관련 성취기준에서 주요하게 다루어야 할 내용을 구체화한다. 성취기준 해설은 성취기준의 설정 취지와 내용 범위, 학습 의도를 부연하고,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 사항은 해당 성취기준을 교수·학습 및 평가에 적용할 때 고려할 맥락과 활동을 안내한다. 이처럼 각 구성 요소는 상이한 기능을 담당하면서 교육 내용의 범위와 학습 맥락을 상호 보완적으로 드러낸다. 따라서 특정 내용이 어느 구성 요소에 제시되는지는 진술 위치와 기능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으로, 그 자체가 해당 내용의 교육적 중요도나 실제 수업에서의 구현 정도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III. 연구 방법
본 연구는 2015 및 2022 개정 도덕과 교육과정의 고등학교 선택 과목에 나타난 생명윤리교육 관련 진술을 분석한 교육과정 문서 내용 분석 연구이다. 연구문제 1에서는 관련 진술을 생명윤리교육 내용 범주와 보완적 분석 주제에 따라 분류하고, 개정 시기·과목·교육과정 문서의 구성 요소별 진술 수와 제시 양상을 확인하였다. 연구문제 2에서는 다섯 개 비교 주제별로 두 시기의 관련 진술을 대응시키고, 대응 진술이 없는 경우에는 그 부재를 확인하였다. 이어 대응 진술이 있는 경우에는 각 진술의 구체적인 교육 내용, 해당 내용이 제시된 교육과정 문서의 구성 요소 및 성취기준의 기대 수행을 비교하였다. 또한 2022 개정 도덕과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 사항에 제시된 교수·학습 활동과 주안점을 확인하였다.
분석 자료는 교육부 고시 제2015-74호 [별책 6]과 교육부 고시 제2022-33호 [별책 6]에 제시된 고등학교 도덕과 교육과정이다(교육부, 2015, 2022). 분석 과목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고전과 윤리」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현대사회와 윤리」, 「윤리와 사상」, 「인문학과 윤리」, 「윤리문제 탐구」로, 두 교육과정의 선택 과목 7개를 모두 포함하였다.
두 교육과정은 선택 과목의 수(2015 개정 3개, 2022 개정 4개)와 문서 체제가 서로 다르다. 따라서 11개와 14개라는 분석 단위 수의 차이는 그 자체로 교육 내용의 양적 확대나 축소를 의미하지 않는다. 총 25개의 분석 단위는 생명윤리교육 내용 범주에 해당하는 24개 진술과, 의료 분야의 인공지능 활용이 생명윤리교육과 맺는 관련성을 보완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1개 진술로 구성된다. 분석 단위의 수는 본 연구의 준거에 따라 교육과정 문서의 구성 요소에서 추출한 관련 진술의 수이며, 해당 내용의 교육적 중요도나 교과서 분량, 평가 비중, 실제 수업 시간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분석 범위는 내용 체계와 성취기준, 성취기준 해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학습 요소,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 사항으로 설정하였다. 이는 교육 내용을 직접 제시하는 구성 요소와 이를 보충하는 구성 요소로 분석 범위를 한정한 것으로, 별도의 교수·학습 및 평가 관련 항은 분석 범위에서 제외하였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 사항은 해당 성취기준의 적용 맥락과 교수·학습 활동의 주안점을 구체화하는 구성 요소이므로 분석 범위에 포함하였다. 다만 이 구성 요소에서 확인된 교수·학습 활동은 문서에 제시된 그대로 기술하였으며, 이를 2015 개정 교육과정과 대비한 활동의 증가나 감소, 또는 실제 수업의 변화로 해석하지는 않았다.
분석 단위는 하나의 독립된 의미를 이루는 진술로 설정하였다. 내용 체계표 전체를 하나의 분석 단위로 간주하지 않고, 내용 체계표의 셀 또는 글머리표에 제시된 일반화된 지식과 내용 요소(2015 개정 교육과정), 핵심 아이디어와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2022 개정 교육과정) 가운데 생명윤리교육과 관련된 개별 진술을 추출하였다. 이와 함께 학습 요소 목록, 개별 성취기준, 성취기준 해설의 글머리표,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 사항의 문단을 각각 하나의 분석 단위로 보았다. 한 진술에 둘 이상의 생명윤리교육 내용이 포함된 경우에는 복수의 범주를 적용하되, 동일한 진술을 별개의 분석 단위로 중복 산정하지는 않았다.
관련 진술은 두 단계를 거쳐 추출하였다. 먼저 7개 선택 과목에서 분석 범위에 해당하는 교육과정 문서의 구성 요소를 모두 통독하여 관련 진술을 확인하였다. 이후 생명, 죽음, 인공임신중절(‘임신중절’ 포함), 자살, 안락사, 뇌사, 복제, 유전자, 동물, 인공지능, 의료 등의 핵심어를 활용하여 누락 여부를 재확인하였다. 핵심어는 누락을 점검하기 위한 보조 수단으로만 사용하였으며, 단어의 출현 자체를 포함 근거로 삼지 않고 진술 전체의 의미가 <표 2>의 적용 준거와 직접 관련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였다. 그 결과 생명윤리교육 내용 범주에 해당하는 24개 진술을 주된 분석 대상으로 확정하였다. 이와 함께 2022 개정 교육과정 「윤리문제 탐구」에서 의료가 인공지능 활용 분야의 사례로 직접 제시된 1개 진술은 생명의료윤리 내용에 해당하지는 않으나, 분석 범위의 경계를 확인하기 위해 보완적으로 검토하였다. 이에 따라 2015 개정 교육과정 11개와 2022 개정 교육과정 14개를 합한 총 25개 진술을 최종 분석 단위로 설정하였다. 각 진술의 출처와 분석 결과는 부록 1에, 포함 및 제외 판단의 사례와 근거는 부록 2에 제시하였다.
생명윤리교육 내용의 분석 범주는 선행연구에서 반복적으로 활용된 생명존중윤리(C1), 생명의료윤리(C2), 생명공학윤리(C3)로 설정하였다(박지영 외, 2005; 오석준, 김경이, 2022; 최정례, 2024). 세 범주는 서로 배타적이지 않으므로 하나의 진술에 둘 이상의 범주를 적용할 수 있다.
의료 분야 인공지능 활용(O1)과 동물윤리(O2)는 C1~C3과 대등한 내용 범주로 설정하지 않고, 세 내용 범주와의 관련성 및 분석 범위의 경계를 확인하기 위한 보완적 분석 주제로 구분하였다. 동물실험·권리·복지·도덕적 지위·대우가 직접 제시된 진술에는 O2를 적용하고, 인간 이외 생명에 대한 존중과의 관련성이 확인되는 경우 C1을 함께 적용하였다. C1의 삶과 죽음 관련 내용은 출생과 죽음, 생명의 가치와 존엄에 관한 윤리적 쟁점이 직접 제시된 경우에 한하여 적용하였으며, 인생의 유한성이나 삶의 의미에 관한 일반적·실존적 성찰만 제시된 경우에는 적용하지 않았다.
포함과 제외의 경계에 놓인 사례는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윤리문제 탐구」 성취기준 해설의 ‘교육, 법률, 의료 등’은 의료가 인공지능 활용 사례로 직접 제시되었으므로 O1을 적용하였다. 다만 의료적 의사결정이나 생명의료윤리의 구체적 쟁점이 제시된 것은 아니므로 C2는 적용하지 않았다. 반면 의료와 생명의 맥락이 직접 제시되지 않은 일반적 인공지능 윤리에 관한 진술, 동물의 권리·복지·도덕적 지위·대우를 직접 다루지 않은 환경윤리 관점의 열거, 생명의 존엄이나 의료 및 생명공학의 구체적 쟁점과 연결되지 않은 실존적 유한성과 삶의 의미에 관한 진술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주요 포함 및 제외 판단의 사례와 근거는 부록 2에 제시하였다.
개정 시기 간 비교 주제는 선행연구의 내용 범주와 최종 25개 분석 단위에 나타난 구체적인 교육 내용을 주제의 유사성과 개정 전후의 대응 관계에 따라 묶어 도출하였다. 두 시기에 공통적으로 나타나거나 어느 한 시기에 보완적 분석 주제로 확인된 내용을 바탕으로, 삶과 죽음 및 생명 존중(Q1), 인공임신중절·자살·안락사·뇌사(Q2), 복제·유전자 치료(Q3), 의료 분야 인공지능 활용(Q4), 동물윤리(Q5)의 다섯 주제로 구분하였다. Q1~Q3은 C1~C3에 포함된 주요 교육 내용을 구체적으로 비교하기 위한 주제이며, Q4와 Q5는 각각 O1과 O2의 제시 양상을 확인하기 위한 주제이다. 이 다섯 주제는 새로운 내용 범주가 아니라, 개정 시기 간 교육 내용을 비교하고 분석 범위의 경계를 확인하기 위한 분석 주제이다. 하나의 진술에 둘 이상의 비교 주제가 관련되는 경우에는 해당 주제를 함께 적용하되, 동일한 진술을 별개의 분석 단위로 중복 산정하지는 않았다.
각 비교 주제에서는 구체적인 교육 내용과 함께, 해당 내용이 제시된 교육과정 문서 구성 요소의 기능을 먼저 확인하였다. 성취기준의 기대 수행은 학생에게 요구되는 수행 동사와 수행 대상, 조건 및 맥락을 함께 검토하였다. 다만 수행 동사에 고정된 인지 수준이나 난이도를 부여하지는 않았으며, 동사의 차이를 학습 수준의 위계로 해석하지 않았다. 성취기준 해설에서는 성취기준의 취지와 구체화된 내용 범위를,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 사항에서는 관련 교수·학습 활동과 지도상의 주안점을 확인하였다. 두 시기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내용 체계와 성취기준, 성취기준 해설은 동일한 구성 요소끼리 우선 비교하였고,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학습 요소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 사항과 같이 기능이 직접 대응하지 않는 구성 요소는 각각의 기능에 따라 구분하여 해석하였다. 과목명이나 구성 요소, 진술 수의 차이만으로 내용의 이동과 계승, 강화 또는 약화를 판단하지는 않았다.
분석은 자료와 범위 설정, 관련 진술 추출과 범주 적용, 연구자 간 독립 판정과 협의, 1차 전문가 검토, 전수 재점검과 재코딩 및 재분석, 2차 전문가 검토와 최종 확정의 여섯 단계로 진행하였다. 두 연구자는 선행연구와 교육과정 원문을 토대로 분석 범위와 분석 단위, 포함 및 제외 기준, 내용 범주와 보완적 분석 주제의 적용 기준을 마련하였다. 초기 분석 준거를 마련한 뒤 두 연구자는 관련 진술의 내용 범주 적용을 각각 독립적으로 판정하였다. 독립 판정 단계에서 주된 범주의 판정은 초기 분석 단위 전부에서 일치하였으며, 보조적으로 적용한 범주에서는 3개 사례의 판단이 갈려 각자의 근거를 기술한 뒤 교육과정 원문과 적용 준거에 비추어 협의로 조정하였다. 교육과정 문서 구성 요소의 분류는 진술 추출 단계에서 원문의 위치를 기준으로 배정한 정보이므로 독립 판정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고, 두 연구자가 최종 표 작성 전 원문 위치를 함께 재확인하였다. 분석 단위 수가 적고 하나의 진술에 복수의 범주를 적용하는 구조이므로, 단일 일치도 계수 대신 판정의 일치 여부와 불일치 사례의 조정 근거를 기술하였다.
초기 분석 준거와 초기 적용 결과에 대해서는 교육과정 분야 전문가 1인과 의학교육 분야 전문가 1인의 1차 검토를 받았다. 검토는 연구문제와 분석 범위 및 절차의 정합성, 진술 단위의 구분과 중복 산정 배제 원칙, 포함 및 제외 준거와 누락 점검, 내용 범주의 정의와 복수 적용 원칙, 보완적 분석 주제의 구분 근거, 초기 분류 결과와 교육과정 원문의 부합 등 여섯 항목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각 항목은 ‘타당’, ‘일부 보완’, ‘재검토’, ‘판단 유보’ 가운데 하나로 판정하도록 하였다. 두 전문가는 여섯 항목 모두를 ‘타당’으로 판정하고, 종합 판단을 ‘현행대로 사용 가능’으로 제시하였다.
연구자들은 1차 검토 결과를 확인한 후 교육과정 원문과 기존 분석 결과를 전수 재점검하면서 최종 분석 단위를 25개로 재확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재코딩 및 재분석을 실시하였다. 이 과정에서 의료 분야 인공지능 활용을 생명의료윤리 내용과 구분하였고, 동물윤리는 생명존중윤리와 복수의 범주를 함께 적용할 수 있는 보완적 분석 주제로 정리하였으며, ‘생명 복제’와 ‘유전자 복제’는 동일한 세부 내용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재분석한 최종 결과에 대해서는 1차 검토에 참여하지 않은 교육과정 분야 전문가 1인과 의학교육 분야 전문가 1인의 2차 검토를 받았다. 검토는 최종 분석 단위의 선정과 포함 및 제외 판단, 내용 범주와 보완적 분석 주제 및 교육과정 문서 구성 요소별 분류의 일관성, 다섯 개 비교 주제에 따른 개정 시기 간 비교, 시기별·범주별·구성 요소별 집계와 결과표의 일치, 결과와 결론 및 논의가 두 연구문제에 대응하는지를 대상으로 하였다. 두 전문가는 여섯 항목 모두를 ‘타당’으로 판정하고, 종합 판단을 ‘최종 확정 가능’으로 제시하였으며, 연구자들은 이를 확인하여 분석 결과와 해석을 최종 확정하였다.
IV. 연구결과
연구문제 1에 따라 생명윤리교육 관련 진술을 내용 범주와 보완적 분석 주제로 분류하고, 개정 시기와 과목, 교육과정 문서의 구성 요소에 따른 제시 양상을 분석하였다. 최종 분석 단위는 2015 개정 교육과정 11개와 2022 개정 교육과정 14개를 합한 총 25개였다. 이 가운데 24개는 생명윤리교육 내용 범주에 해당하였고, 1개는 분석 범위의 경계를 확인하기 위해 보완적으로 검토한 의료 분야 인공지능 활용 관련 진술이었다. 세부 결과는<표 3 과 같다.
내용 범주별로 보면 생명존중윤리(C1)는 24개 진술에 적용되었고, 생명의료윤리(C2)와 생명공학윤리(C3)는 각각 5개 진술에 적용되었다. C2 또는 C3가 적용된 진술에는 C1도 함께 적용되었다. 보완적 분석 주제 가운데 의료 분야 인공지능 활용(O1)은 2022 개정 교육과정 「윤리문제 탐구」의 성취기준 해설 1개 진술에 적용되었다. 해당 해설은 교육, 법률, 의료 등을 인공지능 활용 분야의 사례로 제시하였으며, 의료적 의사결정이나 환자와 생명에 관한 구체적인 윤리 쟁점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동물윤리(O2)는 2015 개정 교육과정 6개와 2022 개정 교육과정 7개를 합한 13개 진술에 적용되었으며, 이들 진술에는 C1도 함께 적용되었다. C1이 24개 진술 전체에 적용된 것은 본 연구의 포함 준거가 생명의 가치와 존엄에 관한 윤리적 내용을 전제로 설정된 데 따른 결과이다. 따라서 C1의 적용 수는 범주 간 비중을 비교하는 근거가 아니며, 진술 간 변별은 C2·C3의 적용과 보완적 분석 주제에서 확인된다.
과목별로 보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생활과 윤리」 8개와 「고전과 윤리」 3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현대사회와 윤리」 6개와 「윤리문제 탐구」 8개의 관련 진술이 확인되었다. 두 시기의 「윤리와 사상」과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인문학과 윤리」에서는 본 연구의 분석 준거에 해당하는 진술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해당 과목이 생명윤리와 무관함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본 연구의 분석 범위와 적용 준거에 따라 추출된 결과이다. 「고전과 윤리」의 3개 진술은 모두 동물에 대한 도덕적 고려의 범위와 관련되었으며, 「윤리문제 탐구」의 8개 진술은 동물윤리 7개와 의료 분야 인공지능 활용 1개로 구성되었다.
교육과정 문서의 구성 요소별로 보면 2015 개정 교육과정의 11개 진술은 내용 체계 6개, 학습 요소 1개, 성취기준 3개, 성취기준 해설 1개에 제시되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14개 진술은 내용 체계 7개, 성취기준 2개, 성취기준 해설 2개,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 사항 3개에 제시되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생명 존중과 사랑, 책임의 자세’가 내용 체계의 가치·태도에 제시되었고, 관련 교수·학습 활동과 주안점은 3개의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 사항에서 확인되었다. 구성 요소별 진술 수의 분포가 두 시기에서 다르게 나타난 것은 각 교육과정의 문서 체제가 서로 다른 데 따른 것으로, 그 자체가 교육 내용의 확대나 축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연구문제 2에 따라 두 교육과정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다섯 개 비교 주제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각 주제에서는 구체적인 교육 내용과 이를 제시한 교육과정 문서 구성 요소의 기능, 성취기준에서 학생에게 요구되는 수행의 대상과 관점, 조건 및 맥락을 함께 비교하였다. 아울러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 사항에 제시된 교수·학습 활동과 주안점을 확인하였다. 분석 결과는<표 4>와 같다.
첫째, 삶과 죽음·생명 존중(Q1)은 두 교육과정에서 공통으로 확인되었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생활과 윤리」의 성취기준은 삶과 죽음에 관한 다양한 윤리 문제를 인식하고, 관련 윤리적 입장을 비교·분석하며, 관련 쟁점을 자신이 채택한 윤리적 관점으로 설명하도록 진술되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현대사회와 윤리」의 성취기준은 삶과 죽음을 동·서양 윤리의 입장에서 성찰하고,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생명윤리 문제를 다양한 윤리적 관점에서 설명하도록 진술되었다. 내용 체계의 가치·태도에는 ‘생명 존중과 사랑, 책임의 자세’가 제시되었다.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 사항에는 동·서양의 윤리적 입장을 탐구하여 삶의 가치를 성찰하고 재조명하는 활동, 자료 제시와 토론을 통해 여러 생명윤리 문제와 입장을 이해하는 활동, 생명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윤리적 마음가짐이 제시되었다.
둘째, 인공임신중절·자살·안락사·뇌사(Q2)는 두 교육과정에서 모두 확인되었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생활과 윤리」는 네 쟁점을 내용 체계와 학습 요소에 제시하고, 성취기준에서 여러 윤리적 입장을 비교·분석하여 자신이 채택한 윤리적 관점으로 설명하도록 하였으며, 성취기준 해설에서도 이를 구체화하였다. 2022 개정 교육과정 「현대사회와 윤리」는 성취기준에서 ‘생명윤리 문제’를 포괄적으로 제시하고 이를 다양한 윤리적 관점에서 설명하도록 하였으며, 성취기준 해설에서 네 쟁점과 여러 윤리적 입장의 비교·분석 및 자신이 채택한 관점에 따른 설명을 구체화하였다. 성취기준 본문에서 공통으로 확인된 기대 수행은 윤리적 관점에 따른 설명이었으며, 비교·분석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본문과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해설에 각각 제시되었다.
셋째, 복제·유전자 치료(Q3) 관련 내용은 두 교육과정에서 확인되었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생활과 윤리」는 내용 체계와 성취기준에 ‘생명 복제, 유전자 치료’를 직접 제시하고, 관련 문제를 윤리적 관점에서 설명하며 자신의 관점을 윤리 이론을 통해 정당화하도록 하였다. 2022 개정 교육과정 「현대사회와 윤리」는 내용 체계에 생명 과학기술의 윤리 문제를 포괄적으로 제시하고, 성취기준 해설에서 ‘유전자 복제 및 치료’를 구체화하여 관련 윤리 문제를 자신이 채택한 관점으로 설명하도록 하였다. 유전자 치료와 윤리적 관점에 따른 설명은 두 교육과정에서 공통으로 확인되었다. 복제 관련 내용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생명 복제’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유전자 복제’로 각각 제시되어 대상과 범위에 차이가 있었으며, 자신의 관점을 정당화하는 수행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에 제시되었다. 다만 이는 해당 수행 동사가 제시된 구성 요소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기대 수행의 수준 차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넷째, Q4는 개정 시기 간 비교가 가능한 주제가 아니라 분석 범위의 경계를 확인하기 위해 함께 제시한 항목이다. 보완적 비교 주제인 의료 분야 인공지능 활용(Q4)은 2022 개정 교육과정 「윤리문제 탐구」의 성취기준 해설에서 확인되었다. 해당 해설은 교육, 법률, 의료 등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사례를 조사하고 분석하여 바람직한 활용 방안을 마련하고 실천하도록 하였다. 의료는 인공지능 윤리 탐구의 적용 분야 가운데 하나로 제시되었으며, 의료적 의사결정이나 환자와 생명에 관련된 구체적인 윤리 쟁점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다섯째, 동물윤리(Q5)는 두 교육과정에서 공통으로 확인되었으나 세부 교육 내용과 성취기준의 기대 수행에는 차이가 있었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생활과 윤리」는 동물실험과 동물의 권리를 다루고, 동물의 권리 문제를 윤리적 관점에서 설명하며 자신의 관점을 정당화하도록 하였다. 「고전과 윤리」는 도덕적 고려의 범위를 인간에서 동물로 확대하고 그 이유를 제시하도록 하였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윤리문제 탐구」는 반려동물과 동물 복지를 둘러싼 논쟁을 윤리적 관점에서 탐구하고, 생명에 대한 감수성을 길러 책임 있게 행동하도록 하였다.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 사항에는 학습자의 경험과 연계하여 활동 과제를 찾거나 질문을 만드는 활동, 통계 자료와 뉴스, 동영상 자료 등의 디지털 정보를 검색하고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활동, 동물 복지와 기후위기 문제 등을 통해 인간과 환경의 공존을 추구하는 생태전환 교육이 제시되었다.
종합하면 삶과 죽음 및 생명 존중, 인공임신중절·자살·안락사·뇌사, 유전자 치료, 동물윤리는 두 교육과정에서 공통으로 확인되었다. 반면 구체적인 교육 내용이 제시된 교육과정 문서의 구성 요소와 복제 및 동물윤리의 세부 내용, 성취기준의 기대 수행에는 차이가 있었다. 의료 분야 인공지능 활용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인공지능 윤리 탐구의 적용 분야 사례로 제시되었으며,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 사항에는 관련 교수·학습 활동과 주안점이 제시되었다.
V.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2015 및 2022 개정 고등학교 도덕과 교육과정에 나타난 생명윤리교육 관련 진술을 내용 범주, 교육과정 문서의 구성 요소, 구체적인 교육 내용 및 성취기준의 기대 수행을 중심으로 비교하였다. 두 교육과정에서 주요 생명윤리 주제는 공통적으로 확인되었지만, 해당 주제가 제시된 선택 과목과 교육과정 문서의 구성 요소, 그리고 학생에게 기대되는 수행과의 연결 방식에는 차이가 있었다. 따라서 개정 교육과정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을 다루는가’뿐 아니라 ‘그 내용을 어느 구성 요소에서 어느 정도로 구체화하고, 어떠한 관점과 수행에 연결하는가’를 함께 살필 때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삶과 죽음, 주요 생명의료윤리 쟁점, 유전자 치료 및 동물윤리 관련 내용이 두 시기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 것은 이들 내용이 고등학교 도덕과 생명윤리교육의 지속적인 내용 기반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주제가 지속되었다는 사실이 구체적인 교육 내용과 학습 요구까지 동일하게 유지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복제 관련 내용만 하더라도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생명 복제’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유전자 복제’는 대상과 범위가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다. 생명의료윤리·생명공학윤리 및 동물윤리 관련 진술에 생명존중윤리가 함께 적용된 것은 본 연구가 생명존중윤리를 관련 진술의 포함 여부를 판단하는 기본 준거로 설정한 데 따른 결과이며, 범주 간 위계나 비중을 뜻하지 않는다. 이는 본 연구의 분석틀에서 생명존중이 의료적 선택, 생명 과학기술 및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윤리적으로 판단하는 공통의 가치 맥락으로 전제되었음을 보여준다.
두 교육과정의 차이를 해석할 때 특히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교육 내용이 제시된 문서 구성 요소의 차이이다. 2015 개정 도덕과 교육과정에서 성취기준 본문에 직접 제시되었던 일부 생명의료윤리와 생명공학윤리 쟁점은 2022 개정 도덕과 교육과정에서 포괄적인 성취기준 아래 성취기준 해설을 통해 구체화되었다. 이는 해당 쟁점이 교육과정에서 삭제되었다는 의미라기보다, 성취기준과 해설의 결합을 통해 내용 범위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달라졌음을 뜻한다. 성취기준이 학생에게 기대되는 수행을 압축하여 제시하고 해설이 그 취지와 내용 범위를 구체화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교육과정의 의미는 성취기준 본문만이 아니라 내용 체계·성취기준·해설 및 적용 시 고려 사항의 관계 속에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해석은 성취기준 외의 구성 요소를 함께 분석해 온 선행연구의 접근과도 맥을 같이한다(성경희, 황미영, 2024; 이찬희, 2025; 이서영, 2026).
그러나 여러 구성 요소를 함께 읽어야 한다는 것과 각 구성 요소가 담당하는 기능이 동일하다는 것은 구분되어야 한다. 구체적인 쟁점이 성취기준 본문에 직접 명시되는 경우와 포괄적인 성취기준의 해설에서 구체화되는 경우에는 해당 내용을 독자가 확인하는 직접성에 차이가 있다. 따라서 성취기준 본문에 구체적인 명칭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내용이 제외되었다고 판단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지만, 해설에 관련 내용이 제시되어 있다는 이유로 성취기준 본문과 동일한 방식으로 명시되었다고 보는 것 역시 신중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이 두 해석 사이에서 내용의 지속과 제시 위치의 차이를 동시에 살펴보아야 함을 보여준다. 다만 이러한 직접성의 차이를 해당 내용의 교육적 중요도, 교과서 비중 또는 실제 수업에서의 강조 정도로 확대하여 해석할 수는 없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생명윤리교육과 관련된 요소가 여러 문서 구성 요소에 나누어 제시된 양상도 확인된다. 구체적인 생명윤리 쟁점은 성취기준과 해설에서 다루어지고, ‘생명 존중과 사랑, 책임의 자세’는 내용 체계의 가치·태도에 제시되며, 탐구·토론·성찰 및 자료 활용과 관련된 활동과 주안점은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 사항에서 확인된다. 이러한 배치는 생명윤리교육이 개별 쟁점에 관한 지식만이 아니라 윤리적 관점에 따른 설명, 생명 존중의 가치·태도 및 탐구·성찰 활동과 관련될 수 있도록 여러 구성 요소에 걸쳐 조직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러한 배치가 교과서나 실제 수업에서의 유기적 연계로 이어지는지는 별도의 확인이 필요한 문제이다.
과목별 제시 양상은 2022 개정 도덕과 교육과정의 선택 과목 체제 안에서 생명윤리교육 내용을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사회와 윤리」에서는 삶과 죽음, 생명의료윤리 및 생명 과학기술의 윤리 문제를 윤리적 관점에서 성찰하고 설명하는 내용이 확인된 반면, 「윤리문제 탐구」에서는 동물윤리 문제의 탐구와 책임 있는 행동, 인공지능 활용 분야의 사례가 제시되었다. 이는 관련 내용이 하나의 과목에 완결적으로 모여 있다기보다 선택 과목의 성격에 따라 서로 다른 교육 내용과 수행 맥락에 결합되어 있음을 뜻한다. 두 과목의 내용은 개념과 윤리적 관점의 이해, 구체적인 문제의 탐구라는 측면에서 상호 관련하여 읽을 가능성을 제공한다. 다만 과목 간 연계가 교육과정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구성되었는지는 이 결과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우며, 실제 연계 양상은 교과서와 수업 자료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보완적 분석 주제에서는 동물윤리가 두 교육과정에 공통적으로 나타났으나,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동물실험·동물의 권리·도덕적 고려 범위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반려동물·동물 복지·생명에 대한 감수성 및 책임 있는 행동은 구체적인 교육 내용과 기대 수행에서 차이를 보였다. 이는 어느 한 관점이 다른 관점으로 대체되거나 발전하였음을 뜻하기보다, 동물윤리 관련 내용이 서로 다른 선택 과목과 수행 맥락에서 구성되었음을 보여준다. 한편 의료 분야 인공지능 활용은 2022 개정 도덕과 교육과정에서 인공지능 활용 분야의 하나로 한 차례 제시되었을 뿐, 구체적인 생명의료윤리 쟁점으로 구성되지는 않았다.
본 연구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별 생명윤리교육 내용을 분석한 선행연구(최정례, 2024)를 바탕으로, 고등학교 도덕과 내부에서 두 개정 시기의 관련 내용을 동일한 준거로 비교하고, 주제의 출현 여부뿐 아니라 선택 과목, 교육과정 문서의 구성 요소 및 성취기준의 기대 수행을 함께 살펴보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주요 내용이 두 시기에 어떻게 지속되면서 서로 다른 구성 요소와 수행 맥락에 제시되었는지를 구분하고, 보완적 분석 주제를 함께 검토함으로써 생명윤리교육 관련 내용으로 해석할 수 있는 범위와 그 경계를 구체화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교사가 선택 과목별 수업을 설계할 때 다음과 같이 활용될 수 있다. 교사는 <부록 표 1>에서 선택 과목별 관련 진술의 원문과 제시 위치를 확인하고, <표 4>에서 비교 주제별 교육 내용, 성취기준의 기대 수행 및 2022 개정 도덕과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 사항에 제시된 교수·학습 활동과 주안점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대사회와 윤리」에서는 성취기준 해설에 구체화된 인공임신중절·자살·안락사·뇌사를 여러 윤리적 입장의 비교·분석 및 윤리적 관점에 따른 설명과 연결하여 수업 내용을 구성할 수 있다. 「윤리문제 탐구」에서는 동물윤리 관련 내용을 질문 만들기, 디지털 정보의 검색과 비판적 해석, 윤리적 관점에서의 탐구 및 책임 있는 행동과 연결하여 과목의 성격에 맞는 활동으로 구성할 수 있다.
아울러 본 연구에서 확인된 구성 요소별 제시 양상은 차기 교육과정 개정 논의에서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부록 표 1>은 관련 내용이 내용 체계·성취기준 본문·해설·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 사항 가운데 어디에 제시되어 있는지를 항목별로 확인하는 자료로, <표 4>는 개정 시기 간 지속된 주제와 제시 방식이 달라진 사례를 확인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자료는 차기 개정에서 관련 내용을 성취기준 본문·해설·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 사항 가운데 어디에 어느 수준으로 제시할지를 검토할 때 참고할 수 있다.
본 연구에는 두 가지 한계가 있다. 첫째, 본 연구는 국가 교육과정 문서를 분석하였으므로 관련 내용이 교과서와 교수·학습 자료에서 어떻게 선택·구성되고, 실제 수업에서 어떠한 학습 경험으로 구현되는지까지 확인하지 못하였다. 후속 연구에서는 교과서의 본문, 탐구 활동 및 평가 과제를 분석하고, 수업 사례와 교사 인식을 함께 살펴봄으로써 포괄적인 성취기준과 해설 및 적용 시 고려 사항에 제시된 내용이 실제 교육과정에서 어떻게 연결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현대사회와 윤리」와 「윤리문제 탐구」의 관련 내용이 교과서와 수업에서 어떠한 관계로 다루어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분석 범위를 2015 및 2022 개정 도덕과 교육과정의 고등학교 선택 과목으로 한정하고, 연구에서 설정한 적용 준거에 따라 관련 진술을 추출하였으므로 이 결과만으로 생명윤리교육의 교과 간 구조나 장기적인 변화까지 설명하기는 어렵다. 또한 서로 다른 문서 체제에서 추출한 진술의 수와 제시 위치를 교육적 비중이나 중요도의 차이로 해석할 수 없다는 제한이 있다. 후속 연구에서는 과학과와 기술·가정과 등 관련 교과 및 다른 학교급으로 분석 범위를 확장하여 생명윤리교육 내용이 교과별로 어떠한 개념 관계와 학습 맥락 속에서 구성되는지를 비교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후속 검토는 국가 교육과정 문서에서 확인된 내용의 지속과 차이가 교과서와 수업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