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 교과서

2022 개정 교육과정 학교자율시간의 편성 실태 분석: 서울 지역 중학교를 중심으로

유경은 1 , *
Kyung eun Yoo 1 , *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고려대학교 박사과정
1Doctoral Student, Korea University
*제1저자 및 교신저자, katieyoo0707@gmail.com

© Copyright 2025,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ShareAlike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sa/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Oct 01, 2025; Accepted: Oct 24, 2025

Published Online: Nov 30, 2025

요약

학교자율시간은 학교 교육과정 자율화의 일환으로 2025년부터 초·중학교에 도입되었다. 본 연구는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서울시 소재 100개의 중학교 2025학년도 입학생 3개년 (2025~2027년) 교육과정 편제표를 분석하여 학교자율시간의 편성 실태를 파악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시사점을 도출하여 향후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데 연구의 목적이 있다. 분석 결과 100개의 학교 모두 한 학기, 총 34시간을 편성하였고 대부분의 학교가 1개 과목을 과목 심화형으로 편성하였으며 개설 과목은 ‘정보’ 과목이 80%를 차지하였고 그 중 교육감 승인 과목인 ‘인공지능과 미래사회’ 과목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전체적으로 편성이 획일화된 경향을 보였다. 학교자율시간이 사실상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확대된 정보 교육의 수단으로서 기능하고 있음이 드러났으며, 개별 학생 맞춤형 교육 실현 및 학생 선택권 확대를 목적으로 했던 학교자율시간의 본래의 취지가 충분히 실현되고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한편, 학교자율시간의 시수 확보를 위해 감축한 과목은 정보 이외에 국어 과목이 가장 많았으며 감축된 국어 시수로 대부분 정보 과목 또는 ‘기후위기’와 관련된 선택(교양) 과목이 개설되었다. 연구의 시사점으로는 학교 여건에 따라 학교자율시간의 탄력적 적용, 학교자율시간의 필요성 여부에 대한 재검토, 국가 교육과정 문구의 파급력을 고려한 신중한 정책 설계, 학교 교육과정 거버넌스 구축, 과목 다양성과 질을 담보하기 위한 교사 전문성 지원 및 행·재정적 뒷받침, 자율 편성의 결과에 대한 체계적 환류와 책무성 확보를 제안하였다.

ABSTRACT

School Autonomous Hours were introduced in elementary and middle schools starting in 2025 as part of curriculum autonomy. This study analyzed the curriculum frameworks for three years (2025–2027) of students entering in 2025 at 100 middle schools in Seoul, publicly disclosed on the School Information Disclosure Service (School Alimi), to investigate the current status of the allocation of school autonomous hours. Based on this analysis, the study aims to derive implications and propose future improvement measures. The results showed that all 100 schools allocated a total of 34 hours (1 semester) for autonomous hours; most schools organized one subject as an in-depth subject type. The offered subjects were dominated by the ‘Information’ subject, accounting for 80%, and among them, the superintendent-approved subject, ‘Artificial Intelligence and Future Society,’ represented more than half, demonstrating an overall standardized allocation trend. It was revealed that school autonomous hours essentially function as a means to expand information education within the 2022 Revised Curriculum, and it is difficult to say that the original purpose of school autonomous hours—to realize individualized, student-tailored education and expand student choice—has been sufficiently fulfilled. Meanwhile, the subjects most reduced to secure hours for school autonomous time, besides Information, were Korean language courses, with the reduced Korean hours mostly reallocated to Information subjects or elective (liberal arts) subjects related to the ‘Climate Crisis.’ The implications of the study include flexible application of school autonomous hours according to school circumstances, reconsideration of the necessity of school autonomous hours, careful policy design considering the impact of national curriculum wording, establishment of governance in school curricula, support for teacher professionalism and administrative/financial backing to ensure subject diversity and quality, and systematic feedback and accountability to oversee the results of autonomous course allocation.

Keywords: 학교자율시간; 2022 개정 교육과정; 중학교 교육과정; 교육과정 자율화; 책무성
Keywords: School Autonomous Hours; 2022 Revised Curriculum; middle school curriculum; curriculum autonomy; accountability

I. 서론

‘학교자율시간’이라는 용어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시안)(교육부, 2021)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용어로, 초·중학교가 지역과 학교의 여건, 학생의 필요 등에 따라 자율적으로 다양한 과목이나 활동을 개발, 운영할 수 있도록 편성·운영의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교육부, 2022). 2025년은 학교자율시간이 처음 시행되는 해로서 지금까지의 학교 교육과정 자율화 정책이 시수 편성권 확대를 위주로 하였다면 학교자율시간은 교육내용까지 단위학교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교육과정 자율성을 대폭 확대한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교육과정 자율화는 제6차 교육과정 이후 다양한 정책으로 생성되어 교육과정 의사결정의 지역화, 분권화, 자율화를 지속해서 확대해 왔다. 그 중, 단위학교의 자율성 확대 정책을 교육과정기별로 순차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6차 교육과정의 초등학교 학교 재량 시간 신설, 중등학교 선택 과목의 범위 확대부터 시작하여 제7차 교육과정의 고등학교 2, 3학년 선택중심 교육과정 체제 도입, 2007 개정 교육과정의 국정에서 검인정 체제로의 전환,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군, 학년군 집중이수제 도입과 교과(군)별 수업 시수 20% 자율 증감 허용, 창의적 체험활동 신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중학교 자유학기제 도입,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고교학점제 도입, 교과(군)별 및 창의적 체험활동의 수업 시수 20% 자율 증감 허용, 그리고 본고에서 논의할 학교자율시간 신설에까지 이르고 있다(한진호, 2024: 33; 홍후조, 2016: 242-249).

교육과정이 전문가들에 의해 계획되고 교사들에 의해 실행되어 학생들에게 경험되는 일련의 여정을 거친다는 점(소경희, 2017)을 고려할 때, 학교자율시간의 계획과 의도가 바람직하다고 하여 저절로 그 의도에 부합하게 실행되고 경험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계획된 교육과정과 실천된 교육과정, 경험된 교육과정의 정합성을 끊임없이 점검해야 하며 바람직할 것으로 기대되었던 정책적 의도가 오히려 학교 현장에 혼란과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지는 않은지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특히, 어떤 교육 정책이든 시행 초기의 실태 파악은 성공적인 정책 수행을 위한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현 상황을 진단하고 개선점을 도출하며 앞으로 필요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 방안을 탐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이 도입된 학교자율시간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 또한 그것이 어떻게 편성되고 있는지에 대한 실태 파악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학교자율시간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모두에 적용되는 제도이지만, 본 연구는 중학교 학교자율시간 운영 실태에 주목하였다. 초등학교는 비교적 유연한 교과 운영과 학급 단위의 교과 통합 교육이 가능하여 구조적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고 담임교사의 재량이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문화를 갖고 있다. 그러나 중학교는 교과 중심의 교원 수급 체제를 기반으로 하기에 교육과정의 편성·운영이 교육적 목적이나 학생의 수요에 맞춰지기보다는 교사 배치 여건에 의해 결정되는 경향이 있으며 새로운 교육과정 정책이 시행될 때마다 교과 교사들 간의 갈등 해결이 주요 과제로 등장하곤 했다(이주연, 2024; 홍원표, 2011). 이러한 중학교의 구조적 특성 및 교직 문화는 학교자율시간 시행의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어 이에 대한 현장 실태 연구가 필요하다(김미진, 홍후조, 2023; 이주연, 2024).

이에 본 연구는 중학교 학교자율시간의 편성 실태를 점검하고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을 연구의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설정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자율시간 운영 시기와 방식은 어떠한가? 둘째, 학교자율시간에 개설된 과목은 무엇인가? 셋째, 학교자율시간 시수 확보를 위해 감축된 과목은 무엇인가?

본 연구는 학교자율시간 정책 도입 첫해의 실증적 자료를 분석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연구의 시의성을 가진다. 또한, 시론적 논의(이광우, 임유나, 2023; 한진호, 2024)나 전문가 의견조사(김미진, 홍후조, 2023), 학교자율시간 시범 운영 학교를 연구한 이주연(2024)과 차별성을 가진다. 특히 이주연(2024)은 교육내용에 있어 2015 교육과정의 재구성을 허용하였기에, 교육과정에 제시된 교과 외에 새로운 과목이나 활동을 개설할 것을 요구한 학교자율시간에 대한 연구와 연구 대상이 같다고 볼 수 없다. 본 연구 결과는 학교자율시간에 대한 쟁점 사항을 가시화하고 이에 대한 대안 모색의 장을 열어 주어 후속 연구 및 정책 개선의 기반이 되는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II. 이론적 배경

1. 학교자율시간 개관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의 ‘III. 학교급별 교육과정 편성·운영 기준’에 따르면 학교자율시간은 지역과 학교의 여건 및 학생의 필요에 따라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 수업 시간을 재구성하여 교육내용을 다양하게 개설하여 운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간 34주를 기준으로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수업 시간의 학기별 1주의 수업 시간(33~34시간)을 확보하여 운영하게 되어있으며, 중학교의 경우 3개년 동안 한 학기 이상 편성하여야 하며, 매 학년, 또는 매 학기 편성 가능하므로 최소 1학기부터 최대 6학기까지 편성할 수 있다. 이전에 일부 시·도 교육청 차원에서 시도한 학교자율과정과 차이점은 기존 국가 교육과정에 제시된 교과를 활용하지 않고 새로운 교육과정을 개발·운영하도록 한 것이다.

적용 대상과 개설 내용을 살펴보면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학교급별 특징이 존재한다. 중학교는 전 학년에 걸쳐 적용되나 초등학교의 경우, 초등학교 1~2학년은 학교생활 적응과 기초학력 증진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3~6학년에만 적용된다(이주연, 2024: 29). 또한, 초등학교는 과목뿐 아니라 활동 중심의 구성도 가능하나 중학교는 ‘선택 과목’만을 개설 및 승인받게 하였다. 이는 초등학교는 담임교사를 중심으로 ‘활동’과 ‘과목’의 구분이 불명확한 교육과정이 실행되므로 운영 방식에 상당한 융통성을 허용한 한편, 중학교 교육과정은 자유학기제, 창의적 체험활동,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등 이미 활동의 비중이 상당하고 교과 시수를 할애하여 학교자율시간을 운영하는 만큼 엄격한 질 관리를 위해 ‘과목’으로만 운영하게 한 것이다(이주연 외, 2022).

학교자율시간의 시수 확보 방법으로는 총 수업 시수 외 순증하여 확보하는 방법과 총 수업 시수 내에서 확보하는 방법이 있다. 순증의 경우 교사와 학생의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으며 총 수업 시수 내에서 확보하는 방법은 기존의 어떤 시간을 감축하여 학교자율시간을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합의해야 하며, 1개의 특정 교과를 감축하거나 다수의 교과에서 조금씩 감축할 수 있다. 시수 확보 후에는 운영 방식에 대한 합의도 필요하다. 매주 지속적 운영(지속형), 지필고사 기간 후나 학기 말 등 특정 시기에 집중 운영(집중형), 또는 이 두 가지 방법을 혼합한 운영(혼합형)이 가능하다. 여러 운영 방식이 가능한 초등학교와는 달리 중학교는 교과 교사의 주당 수업 시수 등을 고려해야 하기에 지속형 운영이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이광우, 임유나, 2023; 이주연, 2024). 또한, 정보 수업 시간이 34시간(초등학교)과 68시간(중학교) 이상으로 확대되었는데 교육과정 총론에서 이를 ‘정보 수업 시수와 학교자율시간 등을 활용하여’ 확보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학교자율시간의 교육내용에 대해서는 지역교육청이 다양한 안내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각 지역교육청에서 안내한 개설 과목 유형은 과목 융합형, 과목 심화형, 기초 소양 강화형, 학교 특색교육활동 연계형, 지역사회 연계형, 진로 연계형, 학생주도 프로젝트형 등으로 <표 1>과 같다. 과목 융합형과 과목 심화형 유형은 국가 교육과정에서 제시된 과목의 연장선에 있는 과목이다. 예를 들어, 고전 문학과 사회에서 각각 17시간을 감축한 후 이 두 과목을 융합한 ‘고전 문학 속 사회 살펴보기’ 과목을 34시간으로 개설하거나, 학생들의 글쓰기 실력 향상이 필요한 경우 기존 국어 과목에서 34시간을 확보하여 ‘논리적인 글쓰기’ 과목을 개설할 수 있다. 또한, 언어, 수리, 디지털 소양을 강화하는 기초 소양 강화형, 학교별 특색교육활동과 연계하는 특색교육활동 연계형, 지역의 환경, 문화, 인적 자원 등을 활용한 지역사회 연계형, 학년별 진로와 연계한 진로 연계형, 심화 학습 또는 자율·자치, 동아리, 봉사활동과 연계한 학생주도 프로젝트형 등의 다양한 유형의 과목을 개설할 수 있다.

표 1. 학교자율시간 개설 과목 유형과 예시
유형 특징 예시 – 과목명(지역교육청)
과목 융합형 하나의 과목을 기본으로 다른 과목과 연계할 수 있는 내용으로 융합하여 구성 • 고전 문학 속 사회 살펴보기(서울)
• 과학 기술 발전과 윤리(경기)
과목 심화형 특정 과목의 감축한 시수를 활용하여
과목 내용 중 심화 내용으로 구성
• 생활 속 수학 디자인(서울)
• 논리적인 글쓰기(울산)
기초 소양 강화형 언어, 수리, 디지털 소양 강화를 위해 모든 과목에서 활용 가능한 활동과 연계 • 디딤돌 기초소양(서울)
• 디지털 문해력 탐구/ (초, 중 연계) 수리력 쑥쑥 프로그램(전북)
학교 특색교육활동 연계형 학교별 특색교육활동과 연계 • 생태 텃밭 가꾸기(서울)
• 소, 나, 타(소통-나눔-타인배려) 인성교육(전북)
지역사회 연계형 지역의 환경, 문화, 인적 자원 등을 활용하여 지역사회와 연계 • 지역사회 체인지 메이커(경기)
• 우리 경남 다시보기(경남)
• 지역과 시민: 꽃심 전주(전북)
진로 연계형 학년별 진로와 연계된 내용으로 구성 • 진로체험과 포트폴리오(울산)
• 진로 독서(경기)
학생주도 프로젝트형 학생이 주도하여 다양하게 편성 가능. 심화 학습 뿐 아니라, 다양한 자율·자치, 동아리, 봉사활동 연계 가능.
자율·자치 시간이나 동아리 시간 조정을 통해 1,2,3학년 모두 동일하게 운영(무학년제) 가능
• 학생주도 학습 몰입형(기초탐구, 공통탐구, 개인탐구)(경기)
• 학생주도 동아리 연계형(경기)
• 학생주도 자율·자치연계형(학급 자율·자치, 학교 민주주의)(경기)
• 학생주도 봉사활동 연계형(융합형 봉사활동, 공동체 봉사활동, 캠페인 봉사활동)(경기)
Download Excel Table
2. 학교자율시간의 정책적 의의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도입된 ‘학교자율시간’은 단순히 시간의 재편성이 아니라 학교가 지역과 학습자의 맥락에 맞는 교육내용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단위학교에 자율성을 대폭 부여한 정책적 시도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정책적 관점에서 학교자율시간은 중앙집권적 교육과정 운영이 지닌 경직성과 획일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욱 분권화된 교육행정 체제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국가가 모든 학교에 같은 기준과 내용을 일방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과 학교의 여건, 학생의 특성과 필요를 반영한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하도록 권한을 이양한 것이다(정영근, 이근호, 2011; 홍원표, 2011). 실제로 학교자율시간을 통해 단위학교는 고시 외 과목을 자체적으로 개설하거나, 지역 교육과정, 디지털‧AI 교육, 생태전환교육 등과 같이 시의성이 높거나 지역성을 반영한 다양한 교육내용을 편성·운영할 수 있으며, 이는 교육과정의 유연성과 적합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정책적 흐름은 ‘획일성에서 다양성으로’, ‘통제에서 자율로’ 전환하고자 하는 전 세계적인 교육정책의 방향성과 궤를 같이한다. 그러나 학교자율시간이 교육자치의 제도적 실현을 위한 핵심 장치로 원활하게 기능하려면 공동체적 숙의, 민주적 의사결정, 실행 이후의 성찰과 환류가 선순환적으로 이어지는 학교 교육과정 거버넌스가 형성되고 교사와 학교장이 교육과정의 기획, 실행, 평가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와 문화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하여 학교자율시간의 목적이 성공적으로 달성된다면 교사의 전문성 함양, 학생들의 교육 경험의 질적 변화 도모, 교과와 비교과의 경계를 허무는 교육과정 설계를 통한 융합적 사고 촉진, 인공지능과 디지털 문해력 등을 강조한 시대의 흐름에 발맞춘 수업 설계 등이 가능해지는 토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자율시간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교육적 이상은 각 지역교육청이 개발하고 보급한 학교자율시간 도움 자료에도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교육과정 분권화 및 자율화 촉진, 학생의 자율성 및 선택권 강화, 교사들의 교육과정 문해력 신장, 단위학교의 특색있고 체계화된 맞춤형 교육과정 개발 등이 그것이다(경기도 교육청, 2023; 경상남도 교육청, 2024; 서울특별시 교육청, 2023; 울산광역시 교육청, 2024; 전라북도 교육청, 2024; 충청북도 교육청, 2024). 한진호(2024)는 이를 ‘문서로서의 교육과정에서 살아있는 교육 활동으로의 전환’이라고 강조하였다.

3. 학교자율시간 쟁점 검토

학교자율시간은 정책적 가치 측면에서 상당한 의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다양한 쟁점들과 예견 가능한 문제들이 지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따라서 본 장에서는 의도한(intended) 교육과정, 실행한(implemented) 교육과정, 성취한(attained) 교육과정이라는 세 가지 관점을 기준으로(홍후조, 2016: 54) 학교자율시간에 대한 쟁점 사항을 검토하고자 한다.

첫째, 교육부가 의도한 ‘계획’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볼 때 드러나는 쟁점은 자율화 부여 ‘방식’과 ‘정도’이다. 김미진과 홍후조(2023)에 따르면 국내 교육과정 전문가들은 교육과정 자율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거의 동의하고 있으며, 저출산과 4차 산업 혁명 등 급변하는 미래사회에 대처하고 학생 맞춤형 교육에 대한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교육과정 자율화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교육부 또한 공교육 혁신을 목적으로 초·중학교 교육과정 운영 유연성 확대가 필요하다고 보았다(교육부, 2022: 18-19). 따라서 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서 현재 실행 중인 자율성 부여 ‘방식’과 ‘정도’가 목적 달성에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먼저 학교자율시간의 자율성 부여 ‘방식’은 ‘모든 학교 강제 운영’ 방식으로 이는 여러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가 교육과정 체제를 운영하는 우리나라는 자율성 확대 정책 또한 지금까지 상위 기관의 판단에 의한 수혜적인 특징을 띠어왔다. 학교자율시간 또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에서는 ‘∼할 수 있다’라는 선택사항으로 기재되었다가(교육부, 2021) 이후 강제성을 띤 법적 문서인 교육과정 최종안에는 ‘~한다’로 바뀌어 모든 학교에서 따라야 할 강제 사항이 되었다(교육부, 2022). 교육부 차원에서 국가 전체에 교육적 의의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내린 결정이라고 해도 ‘강제된 자율성’은 수행 주체의 자율성을 오히려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강제적인 자율성 확대의 부작용으로는 교사들의 피로감이 더해지고(정성식, 2014), 이를 또 하나의 강제된 업무나 부담스러운 일로 인식하며(정영근, 이근호, 2011), 정책의 취지에 대한 무관심과 이해 부족으로 형식적인 운영을 하게 될 가능성 등이 제기되었다(김재춘, 2011; 이주연, 2024; 홍원표 2011).

또한, 바람직한 학교 교육과정 자율화 ‘정도’에 대해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 자율화가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고 보는 견해와 지금의 자율화 공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보는 입장이 있다. 확대를 찬성하는 입장으로, 온정덕 외(2020)이승미 외(2021)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관한 정책 연구를 통해 학교에서 별도 시수를 마련하여 자율적으로 특정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공간이 필요함을 제안하였다. 또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의(2021)에서도 ‘학교자율교육과정’의 도입을 통한 학교 교육과정 자율화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한편,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가 반드시 교육적 목적을 담보해주는 것은 아니며(홍원표, 2011) 자율성 확보 정도가 학교자율시간 시행 이전에도 충분하며 초·중학교와 같은 공통필수 교육과정기에는 자율시간보다 기초·기본 학력 신장에 교육의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김미진, 홍후조, 2023).

둘째, 교원들이 전개하고 실천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볼 때 ‘교육내용’에 관한 쟁점이 있을 수 있다. 지역과 학교의 여건, 학생의 필요 등에 따른 다양한 과목이나 활동을 운영하는 것이 학교자율시간의 핵심이라고 할 때, 실제 학생들이 어떤 내용을 배우는지에 정책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학교자율시간 시범학교 사례를 연구한 이주연(2024)에 따르면 시범학교 중 일부는 교육과정 자율화 확대를 위하여 학생, 학부모, 교사 대상 설문 조사를 통해 다양한 교육 주체의 요구를 반영하려는 노력을 펼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런 학교들조차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을 위한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고 운영하지는 못했으며(이주연, 2024: 41) 다양한 과목을 개설·운영하는 것은 교사 수급 문제, 학교 교육과정 조정, 시간표 편성의 복잡함, 과목별 인원 배치 등의 문제와 긴밀하게 맞물려 있기에 교사의 의지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특히, 교과 교사 체제인 중학교에서는 학교자율시간을 ‘누가’ 담당할 것인가의 문제가 심각한 난제가 되어 상당수의 학교는 기존에 운영하던 특색 사업을 학교자율시간으로 치환하거나 참여 가능한 교사를 중심으로 학교자율시간을 운영하기도 하였다(이주연, 2024: 45). 이에 김미진과 홍후조(2023)는 학교자율시간이라는 공간을 통해 특정 교사 개인의 교육적 철학, 정치 및 젠더 성향이 공교육에 침투할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였다. 또한, 여러 선행 연구에서는 학교자율시간이 정보 교육 시간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큼을 염려하였다(이광우, 임유나, 2023; 이주연, 2024 등). 이는 2022 개정 교육과정부터 정보 교육이 대폭 확대되며 총론에 정보 교육을 학교자율시간을 활용하여 운영할 수 있음을 구체적으로 명시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학교자율시간은 단위 학교에 교육내용 선정 권한을 준 첫 시도이기에 교육공동체 모두는 이에 대한 협의나 숙의 과정에 익숙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향후 단위학교에 부여된 자율성이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내용으로 전달되고 있는지에 대한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셋째, 성취한 교육과정은 학습자에게 학습기회를 제공한 ‘결과’로 나타난 교육과정으로, 이에 대한 핵심 쟁점은 자율성에 따른 ‘책무성’에 대한 논의이다. 미국의 공교육 개혁 정책에서는 책무성을 ‘학교가 학생들의 학업 능력 향상을 어느 정도 책임져야 하는 것’으로 정의하였다(김미진, 홍후조, 2023: 68). 즉, 책무성 있게 자율성을 행사한다는 것은 자율적인 교육 활동이 교육적 목적 달성에 실제로 기여하고 있는지를 지속해서 점검하는 것을 의미한다. 초·중학교 교육은 모든 국민이 반드시 습득해야 할 지식과 기능뿐만 아니라, 가치와 태도까지 함께 익히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공통 필수 교육과정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학교자율시간의 책무성을 점검한다는 것은 우선적으로 학교자율시간 도입이 학생들의 기초‧기본 학습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진단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만일 이러한 진단 결과 기초‧기본 교육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 학교는 학교자율시간을 어떻게 병행하거나 조정할 수 있을지에 대해 자율적으로 숙고할 필요가 있다. 학교별 상황에 따라, 일부 학교는 다른 제도적 장치들을 통해 이미 충분한 교육과정 자율성을 확보하고 있어 학교자율시간의 운영 자체가 더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으며, 다른 일부 학교는 학교자율시간을 기초‧기본 교육을 보완하는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고, 또다른 학교는 기초‧기본 교육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자율시간의 운영 목적을 보다 다양화할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이처럼, 학교자율시간의 과목 개설이 본래의 취지와 목적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교육의 질을 지속해서 관리하는 것은 책무성 확보를 위한 필수 과제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간 국내에서 추진된 자율성 확대 정책은 책무성에 대한 심층적 논의를 소홀히 하면서, 자율성 확대 자체에만 주안을 두는 경향을 보여 왔다(김미진, 홍후조, 2023; 이광우, 임유나, 2023; 임재훈, 2002; 한진호, 2024). 학교자율시간 또한 대폭 확대된 자율성에 비하여 책무성 확보 방안은 전반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먼저, 총론의 학교자율시간 지침은 학교자율시간의 운영 시간과 내용에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책무성 보장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각 지역교육청에서 발간한 학교자율시간 관련 자료 또한 대부분이 원활한 운영을 위한 도움 자료로서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책무성에 관한 내용은 일례로 서울특별시 교육청이 제공한 자료에 ‘학교자율시간으로 감축된 과목의 경우 학습 내용을 학습하고 성취기준을 이수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가?’, ‘특정 교과나 창의적 체험활동의 시수가 지나치게 감축되지 않았는가?’와 같은 시수 확보 체크리스트 제시에 그쳤다(서울특별시 교육청, 2023: 15). 학교자율시간 시범학교 사례에서도 학교자율시간에 대해 학생 평가가 특별히 강조되지 않았으며 학생 수행에 대해 피드백을 제공하거나 학습 결과물 발표, 전시, 또는 시상을 하는 정도에 그쳤다(이주연, 2024). 이를 종합하여 볼 때, 학교자율시간으로 확대된 자율성이 기초·기본 교육에 어떠한 결과를 초래했는지에 대한 체계적인 진단 도구가 현재로서는 부재하며, 학교자율시간의 교육내용에 대해서도 단위학교가 책임을 잘 수행하였는지 공정하게 평가할 도구나 제도가 마련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책무성 확보 방안으로 한진호(2024)는 학교자율시간 설계 단계에서 학생 역량 함양에 초점을 맞춘 체크리스트의 보급으로 교사들의 성찰 및 숙의를 끌어내 책무성을 촉진할 것을 제안하였으며, 더불어 교육과정에 기반한 학교 공동체 정착과 교사가 활용할 수 있는 교육과정 관리 체계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김미진과 홍후조(2023) 교육과정 총론에 책무성 지침이 없으므로 지역교육청 차원에서 이를 마련할 것과 학생들의 기초학력 도달을 점검할 것, 그리고 지역교육청이 활발한 소통과 배움을 장려하는 교사 플랫폼을 구축할 것을 제안하였다. 한편, 책무성 확보 방안을 제안한 선행연구에서 공통으로 강조한 것은 책무성 강화 지침이 추가적인 제약 또는 업무로 전락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III. 연구방법

1. 연구 대상

본 연구는 서울시에 있는 100개 중학교를 대상으로 학교자율시간 편성 현황을 분석하였다. 서울시를 연구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중학교(총 390개)가 소재하고 있어 연구에서 필요로 하는 자료를 모두 제공하는 편제표 수집이 보다 용이했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 연구자의 연구 수행 여건을 고려하여 모집단 전체를 분석하지 않고 서울시 25개 자치구별 학교 수에 비례한 비례 층화 표본추출법을 적용하여 표본을 선정함으로 분석의 객관성과 대표성을 확보하였다. 구별 연구 대상 학교 현황은 <표 2>과 같다.

표 2. 구별 분석 대상 학교 수
전체 학교 수 분석 대상 학교 수 전체 학교 수 분석 대상 학교 수 전체 학교 수 분석 대상 학교 수 전체 학교 수 분석 대상 학교 수 전체 학교 수 분석 대상 학교 수
강남구 24 6 광진구 12 3 동대문구 16 4 성동구 11 3 용산구 9 2
강동구 19 5 구로구 14 4 동작구 16 4 성북구 18 5 은평구 18 5
강북구 13 3 금천구 9 2 마포구 14 4 송파구 29 7 종로구 9 2
강서구 22 6 노원구 26 7 서대문구 14 4 양천구 18 5 중구 8 2
관악구 16 4 도봉구 13 3 서초구 16 4 영등포구 12 3 중랑구 14 3
서울시 소재 중학교 수 총합: 390개, 분석 대상 학교 수 총합: 100개
Download Excel Table
2. 자료 수집 방법 및 분석 방법

자료 수집 및 분석은 2025년 4월부터 6월까지 약 3개월간 진행되었다.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운영하는 공공 정보 공개 서비스인 ‘학교알리미’를 활용하여 ‘학교별 공시정보 - 교육활동 - 학교교육과정 편성・운영 및 평가에 관한 사항’에 탑재된 각 학교 교육과정 편제표를 수집하였다. 서울시 모든 중학교의 편제표를 수집한 후, 수집한 편제표 중 다음과 같은 항목의 공개 여부를 기준으로 최종 연구 대상을 선정하였다. 우선, 2025학년도 입학생 3개년(2025~2027학년도) 교육과정 편제표를 모두 공개한 학교를 선택하여, 그중 학교자율시간의 적용 학년 및 학기, 개설 과목명, 시수, 감축 교과, 감축 시수가 명확히 명시된 편제표를 최종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이 기준에 부합하는 학교 수가 모자란 자치구는 없었으며 정보를 모두 공개한 학교 수가 분석 대상 학교 수보다 넘치면 해당 자치구 내에서 무작위 추출을 시행하였다.

분석 방법으로는 기술통계를 사용하였고 분석 틀로는 ‘다양하고 특색있는 교육과정 운영’이라는 학교자율시간의 목적 달성 여부 및 학교자율시간 도입으로 인한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항목으로서 ‘운영 시기 및 방식, 개설 과목 및 시수, 감축 과목 및 시수’를 선정하였다. 개설 과목과 관련하여서 교과별 분류는 각 학교의 편제표상 분류에 따랐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과 기후위기로 배우는 나의 미래’는 정보 관련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되나 단위학교에서 선택(교양) 과목으로 분류하였기에 교양 과목으로서의 특성을 살려 교육될 것으로 간주하여 선택(교양) 과목으로 분류하였다. ‘청소년 건강관리’와 ‘체험수학’ 과목 또한 각 학교가 체육과 수학 과목이 아닌 선택(교양)으로 분류하였기에 이에 따라 분류하였다. 또한, ‘감축’으로 지칭한 항목은 각 학교의 교육과정 편제표상에서 과목명과 함께 마이너스(-) 기호로 표시된 사례를 의미하는데, 이 중, ‘정보 과목 감축’에 대한 해석은 다른 과목과 달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주의가 필요하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지침에는 중학교에서 정보 과목을 학교자율시간 등을 활용하여 68시간 이상 확보할 수 있음을 제안하였고, 따라서 늘어난 정보 시간을 학교자율시간을 활용해 운영한 경우 이를 다른 사례와 동일하게 ‘감축’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100개의 학교 모두에서 공통으로 편제표 상, 이를 ‘정보 -34’ 또는 ‘정보 -17’ 등과 같이 명시적으로 마이너스 기호를 사용하여 표기하였으며, 이는 단위학교가 일차적으로 늘어난 정보 시간을 이차적으로 ‘(전체 또는 부분) 감축’하여 학교자율시간을 정보 과목 또는 다른 과목으로 운영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일관성 있는 해석을 위해 마이너스(-)로 표기된 모든 과목에 공통으로 ‘감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고, 다만 정보 과목의 감축에 대한 해석은 교육과정 총론 지침을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았다. 이상의 분석 과정은 중복 검토를 거쳐 자료 누락 및 오류 가능성을 최소화하였다.

IV. 연구 결과

1. 운영 시기 및 방식

학교자율시간 운영 시기는 학기별로 보면 1학년 2학기 운영이 43학교로 가장 많았으며, 2학년 2학기 운영이 24학교, 1학년 1학기 운영이 15학교, 2학년 1학기 운영이 8학교, 3학년 1학기와 2학기 운영이 각각 5개 학교였다. 학년별로 보았을 때 100개 학교 중 58개(58%)의 학교가 1학년(2025년)에 개설로 가장 많았으며, 2학년(2026년)에 운영 예정인 학교는 32개(32%), 3학년(2027년)에 운영 예정인 학교는 10개(10%)에 그쳤다. 이는 학교자율시간이 다양한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자유학기제와 공통의 목적을 가지기에 자유학기제가 주로 운영되는 1학년에 함께 배치했을 가능성이 있다.

학교자율시간 운영 방식으로는 각 학교가 운영 세부사항을 학교알리미 사이트에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편제표 상 학교자율시간 시수 확보 유형(감축 유형)을 통해 운영 방식을 추측할 수 있다. 교과 1과목을 34시간 감축한 72개 학교와 교과 2과목을 각각 17시간씩 감축한 23개 학교, 그리고 교과 1과목과 창의적 체험활동 시수를 각각 17시간씩 감축한 3개 학교를 합하여 총 98개(98%)의 학교는 모두 한 학기에 매주 2시간씩 지속해서 운영하는 ‘지속형 운영’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다 교과에서 각각 몇 시간씩 감축하여 총 34시간을 확보한 학교 두 곳(2%)은 학기 중 특정 일주일을 학교자율시간 주간으로 편성한 ‘집중형 운영’을 채택하였다. 이는 교과 교사 체제인 중학교에서는 학교자율시간이 운영의 편의성이 높은 지속형으로 운영되는 경향이 매우 높음을 보여준다.

2. 학교자율시간 개설 과목

연구 대상인 100개의 중학교 모두 총 6학기 중 한 학기만 편성하였으며 모두 최소 시간인 34시간을 편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자율시간 과목을 1개 편성한 학교는 93개(93%)로 이 중 78개 학교가 정보 과목을 선택하였다. 100개의 학교 중, 단 7개의 학교만이 2개 과목을 편성하였고, 3개 과목 이상 편성한 학교는 없었다. 2개 과목을 편성한 때도 모든 학생이 2개 과목을 수강하도록 하여 학생의 실질적인 과목선택권을 보장한 학교는 없었다. 2개 과목을 편성한 7개 학교의 사례는 <표 3>에서 볼 수 있듯이, 시수 감축 과목과 관련된 내용을 학교자율시간 교육내용으로 선정한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예를 들어 D 학교의 경우 정보에서 17시간을 감축한 후 정보 교사가 ‘인공지능과 미래사회’를 17시간 개설하였고, 영어에서 17시간을 감축한 후 영어교사가 ‘영어 소통과 설득’이라는 과목을 개설하였다. 그러나, A 학교, C 학교, G 학교에서 볼 수 있듯이 감축 과목과는 별개의 과목이 개설된 예도 있었다.

표 3. 학교자율시간 2개 과목 편성 사례
학교 감축 과목 1 감축 과목 2 개설 교과-과목(시수)
2개 과목 편성 사례 A 학교 국어 도덕 선택(교양)-디지털 리터러시(17) + 선택(교양)-기후변화와 우리(17)
B 학교 국어 체육 국어-문학과 독서(17) + 체육-생활스포츠의 이해(17)
C 학교 도덕 선택(교양) 정보-인공지능과 미래사회(17) + 선택(교양)-청소년 건강관리(17)
D 학교 정보 영어 정보-인공지능과 미래사회(17) + 영어-영어 소통과 설득(17)
E 학교 선택(교양) 정보 선택(교양)-디지털 리터러시(17) + 정보-인공지능과 피지컬 컴퓨팅의 기초(17)
F 학교 선택(교양) 선택(교양) 선택(교양)-토의토론(17) + 선택(교양)-나를 알고 함께 하는 성장(17)
G 학교 창의적 체험활동 (자율·자치) 국어 정보-인공지능활용 프로그래밍(17) + 국어-문해력 탐구(17)

* 시수 감축만 일어나고 학교자율시간 과목으로 개설되지 않은 과목은 음영 표시

Download Excel Table

연구 대상인 100개 중학교의 학교자율시간 개설 과목별 현황은 <표 4>와 같다. 총 107개의 과목이 개설되었는데 이 중 ‘정보’ 교과에 해당하는 과목 선택이 82건(80%)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선택(교양)(18건), 체육(2건), 국어(2건), 기술·가정(1건), 사회(1건), 영어(1건) 과목이 개설되었다. 개설 비중이 큰 순서대로 살펴보면, 정보 교과 내 채택 과목으로는 ‘인공지능과 미래사회’가 57개로 이는 정보 교과의 약 70%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미정(정하지 않았으나 정보 관련 과목 교육 예정)’이 11건, ‘문제해결과 프로그래밍’ 4건, ‘프로그래밍과 인공지능로봇’ 4건 등의 과목이 뒤를 이었다. 정보 교과 다음으로 많은 학교에서 채택한 과목은 선택(교양) 교과로 전체의 15%를 차지하였다. 선택(교양)에서 개설된 과목으로는 ‘기후변화와 우리’ 4건, 인공지능과 기후위기로 배우는 나의 미래’ 3건, ‘인간과 공존’ 1건으로 총 8건이 환경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그 외 일부 학교에서는 ‘자기이해, 학교탐구, 디지털 리터러시, 인성, 세계시민, 토의·토론’ 등의 교양적 주제를 다루는 과목을 개설하기도 하였다. 정보와 선택(교양) 교과 이외의 과목으로 국어 과목인 ‘문학과 독서’와 ‘문해력 탐구’가 개설되었으며, 체육 과목으로 ‘운동과 건강의 실제’와 ‘생활스포츠의 이해’

표 4. 중학교 100개의 학교자율시간 과목 현황
교과 과목명 과목 수 교과 과목명 과목 수
정보 인공지능과 미래사회 57 82 체육 운동과 건강의 실제 1 2
미정(정하지 않았으나 정보 관련 과목) 11 생활스포츠의 이해 1
문제해결과 프로그래밍 4 선택 (교양) 기후변화와 우리 4 18
프로그래밍과 인공지능로봇 4 인공지능과 기후위기로 배우는 나의 미래 3
피지컬 컴퓨팅 2 인간과 공존 1
인공지능 2 나를 알고 함께하는 성장 2
인공지능과 피지컬 컴퓨팅의 기초 1 우리학교 탐구생활 1
인공지능 활용 프로그래밍 1 디지털 리터러시 2
국어 문학과 독서 1 2 인성맵 1
문해력 탐구 1 지구촌 세계시민 1
영어 영어 소통과 설득 1 1 토의·토론 1
사회 경제활동의 이해 1 1 청소년 건강관리 1
기술·가정 모두의 학교공간 디자인 1 1 체험수학 1
개설 과목 수 총계 107
개설 과목 (비중 순) 정보 선택 (교양) 체육 국어 기술·가정 사회 영어 합계
시수 2,720 510 51 34 34 34 17 3,400
비율 80.0% 15.0% 1.5% 1.0% 1.0% 1.0% 0.5% 100.0%
Download Excel Table Download Excel Table

를 선정하였다. 이외에 영어, 사회, 기술·가정과 관련된 과목도 개설되었으나 각각 1건씩으로 그 비중이 매우 작았다.

연구 대상인 100개 학교를 대상으로 학교자율시간 총 시수 대비 개설된 과목의 교과별 시수 비율을 파악해본 결과, 정보가 80%, 선택(교양)이 15%, 그 외 체육, 국어, 기술·가정, 사회, 영어가 극히 적은 비중을 차지하여 사실상 정보 교육이 학교자율시간을 장악했으며, 학교별로 특색 있고 다양한 과목이 개설되지 못했음이 밝혀졌다. 이는 여러 선행연구에서 우려했던 바(이광우, 임유나, 2023; 이주연, 2024 등)와 일치한다. 이 현상의 주된 이유 중 하나는 학교자율시간이 도입된 해와 같은 해인 2025년부터 정보 시수가 확대된 데 있다. 또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서는 ‘정보는 ...학교자율시간 등을 활용하여 .. 편성·운영한다(2022, 교육부: 17)’라는 문구가 제시되었는데, 문구상에는 ‘등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학교가 자율적으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주었으나 실질적으로 대부분 학교는 이를 ‘권장 사항’처럼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학교자율시간의 정보 교과 잠식 현상은 학교의 자발적 선택이라기보다 의도치 않은 정책 설계의 결과로 파악된다. 이러한 사례는 정책 간 시너지 및 상호 연계성을 총체적으로 고려하지 않아 생긴 결과라고 볼 수 있으며 향후 정책 도입 시에는 상호 영향 분석과 시행 이전의 철저한 검토가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개설 과목의 주된 유형은 특정 과목의 심화 내용으로 구성 ‘과목 심화형’이 주를 이루었다. 과목융합형은 없었고, 기초소양 강화형은 ‘디지털 리터러시’ 1건이었으며 진로 연계형 또한 ‘나를 알고 함께하는 성장’ 과목 1건에 그쳐 개설 과목 유형이 매우 획일화되어 있음이 드러났다. 특히 과목융합형의 경우 중학교 교육과정 편제상의 어려움 때문으로 거의 채택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선택(교양) 개설 과목들이 지역사회 연계형이나 학교 특색교육활동 연계형, 학생주도 프로젝트형으로 진행되었는지의 여부는 편제표상의 과목명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학교자율시간으로 개설된 과목 내용 또한 ‘인공지능과 미래사회(57건), 기후변화와 우리(4건), 인공지능과 기후위기로 배우는 나의 미래(3건)’ 등 몇 개의 과목으로 수렴하였다. 이는 서울특별시 교육청에서 개발하였거나 교육감이 이미 승인한 과목명과 정확히 일치하였다. 예를 들어 ‘인간과 공존’은 과목명과 권장 이수시간(34시간) 및 대상 학년(2학년)까지 서울특별시 교육청이 승인한 것과 일치한다는 점으로 보아, 각 학교에서는 학교자율시간을 위한 자체적인 과목을 개발하기보다 이미 승인된 34시수 짜리 한 과목을 학교자율시간 시행을 위해 선택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학교자율시간의 과목이나 활동의 경우 교육감의 사전 절차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 점은 교사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이주연, 2024). 특히 중학교의 경우 ‘과목’을 신설해야 하는데, 시간과 노력을 들여 새로운 과목을 개발하고 이를 승인받지 못할 위험을 떠안기 보다는 단위학교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림 1]은 서울특별시 교육청이 승인한 과목 중 학교자율시간으로 개설된 과목을 음영 처리한 것이다.

jce-28-4-1-g1
그림 1. 교육감 승인 과목 중 학교자율시간 과목명과 일치하는 과목(좌), 해당 교과서(우)
Download Original Figure

이상 100개 학교의 편제표를 살펴본 결과를 종합하면, 학교자율시간은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비교적 획일적인 편성 형태를 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학교자율시간이 개별 학교의 준비도나 여건이 고려되지 않은 채 모든 학교가 일단 시행해야 하는 ‘강제된, 부여된, 강요된 자율’의 성격을 갖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또한, 정책 시행 첫해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일 수 있는데 각 학교는 정책 시행 초기에 교육공동체가 적응하고 배워야 할 것이 많기에 첫해부터 급격한 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했을 수 있다.

3. 학교자율시간 시수 확보를 위해 감축된 과목

연구 대상인 100개의 학교 중 모든 학교는 시수를 순증하지 않고 총 수업 시수 내에서 학교자율시간을 확보하였다. 따라서 학교자율시간 운영을 위해서 특정 과목에서의 시수 감축이 필연적으로 발생하였으며, 이를 각 학교는 마이너스(-)로 표기하였다. 학교자율시간 시수 확보 유형 및 감축 과목 현황은 다음 <표 5>과 같다. 100개의 학교 중 교과 1과목을 34시간 감축한 유형이 66개(66%)로 가장 많은 유형을 차지했다. 이 중 정보 시간을 감축한 학교는 55개로 100개 학교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였다. 두 번째로 많은 유형은 교과 2개에서 각 17시간씩 감축한 경우(29개 학교)이며 국어, 과학, 기술·가정, 수학, 정보, 사회 순으로 많이 감축되었다. 한편, 학교자율시간 확보를 위해 창의적 체험활동 시수를 활용한 예는 5개 학교에 지나지 않았으며 감축한 경우 주로 창의적 체험활동 중 자율·자치 시간을 감축하였다. 교과 1과목(17시간)과 창의적 체험활동(17시간) 감축 조합은 3건이었으며, 다수 교과목과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감축한 경우는 2건에 그쳤다.

표 5. 학교자율시간 시수 확보 유형 및 감축 과목
유형 학교 수 감축 과목(건 및 시간)
교과 1과목 감축(-34시간) 66 정보(55), 국어(3), 기술·가정(2), 선택(교양)(2), 사회(1), 수학(1), 체육(1), 도덕(1)
교과 2과목 감축(각 -17시간) 29 국어(15), 과학(10), 기술·가정(8), 수학(6), 정보(5), 사회(4), 도덕(2), 역사(2), 영어(2), 미술(1), 일본어(1), 중국어(1), 체육(1),
교과 1과목(-17시간) + 창의적 체험활동(-17시간) 감축 3 A 교: 국어(1)+창의적 체험활동(자율자치)(1),
B 교: 도덕(1)+창의적 체험활동(자율자치)(1),
C 교: 정보(1)+창의적 체험활동(진로)(1)
다수 교과목 + 창의적 체험활동 감축 2 D교:국어(3시간)+역사(2시간)+도덕(1시간)+수학(3시간)+과학(3시간)+기술·가정(2시간)+영어(2시간)+한문(1시간)+창의적 체험활동(자율·자치)(17시간)
E교: 국어(7시간)+사회(4시간)+도덕(3시간)+수학(6시간)+과학(4시간)+기술·가정(3시간)+영어(4시간)+진로와직업(1시간)+창의적 체험활동(자율자치)(2시간)
Download Excel Table

연구 대상인 100개의 학교의 총 감축 시수 대비 교과별 감축 시수는 <표 6>과 같다. 정보 과목에서 가장 많은 시수 감축이 일어났으며, 주목해볼 것은 국어, 과학, 기술·가정, 수학, 사회 등에서 일어난 시수 감축이다. 학교자율시간으로 개설된 국어, 기술·가정, 사회 과목은 각각 전체의 1%이고 과학과 수학 과목이 새로이 학교자율시간으로 개설 사례는 없었다. 그러나 국어 과목은 전체 감축 시수의 11.3%로 총 100개의 학교에서 384시간 감축되어 가장 큰 감축이 일어났으며, 과학, 기술·가정, 수학, 사회에서의 감축 또한 각각 시간을 모두 합치면 약 17%에 달하였다.

표 6. 학교자율시간 시수 확보를 위해 감축된 과목 현황
과목 정보 국어 과학 기술·가정 수학 사회 도덕 체육 영어 역사 자율·자치 기타 합계
감축시수 -1972 -384 -177 -175 -145 -106 -89 -51 -40 -36 -36 -189 -3400
감축비율 58.0% 11.3% 5.2% 5.1% 4.3% 3.1% 2.6% 1.5% 1.2% 1.1% 1.1% 5.5% 100%
Download Excel Table

이중, 19건의 국어 감축 시수 실태를 분석한 결과는 <표 7>과 같다. 1건만이 학교자율시간의 국어 관련 과목(문학과 독서)으로 개설되었으며(음영 표시) 나머지 18건의 경우 국어 시수를 감축하여 다른 과목 시간(교양 과목 7건, 정보 과목 11건)을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학교들의 경우 국어 시간이 한 학기 동안 주당 1시간 또는 2시간씩 빠지게 되는데, 학생들이 학교자율시간 시행 이전과 같은 국어 학습량을 더 적은 시간 동안 학습할 때의 부작용에 대한 파악 및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표 7. 국어가 감축된 19개 학교 개설 과목 현황
국어 감축 시수 학교자율시간 개설 교과 학교자율시간 개설 과목 학교 수
-17 선택 (교양) 기후변화와 우리 2
인공지능과 기후위기로 배우는 나의 미래 3
디지털 리터러시 1
나를 알고 함께하는 성장 1
정보 미정 1
인공지능과 미래사회 5
인공지능 1
국어 문학과 독서 1
-34 정보 프로그래밍과 인공지능로봇 1
피지컬 컴퓨팅 1
인공지능활용 프로그래밍 1
미정 1

* 국어 시간이 감축되어 국어 과목이 개설된 경우는 음영 표시

Download Excel Table

V. 결론 및 제언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도입된 학교자율시간은 지역과 학교의 여건 및 학생의 필요에 따라 교육과정에 제시된 교과 외에 새로운 과목이나 활동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단위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을 대폭 확대하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이러한 취지가 현장에서 온전히 실현되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본 연구는 서울시 소재 중학교의 약 4분의 1에 달하는 100개 중학교의 학교자율시간 편성 실태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모든 학교가 특정한 한 학기를 지정하여 34시간을 편성하였고 대부분 학교가 한 개의 과목만을 개설하였으며 과목 유형으로는 과목 심화형이 주를 이루었다. 개설 과목의 80%가 정보 관련 과목이었으며 특히 정보 과목 중에서도 ‘인공지능과 미래사회’ 과목이 다수를 차지하였다. 그 외 개설 과목도 학교별 맞춤으로 개발하기보다는 이미 승인된 과목을 선택하는 사례가 주를 이루었다. 또한, 학교자율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정보 외에 국어 과목 시수가 가장 많이 감축되었고, 감축된 국어 시간은 정보 과목 또는 교양(선택) 과목 중 기후 관련 교육에 할애되었다. 이를 종합하여 볼 때, 서울시 100개의 중학교에서 학교자율시간은 정보 교육 확대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향을 보이며 학생 맞춤형 교육과 선택권 확대의 목적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이상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학교자율시간의 바람직한 방향을 ‘계획-실행-결과’ 단계별로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육과정 자율화 정책은 계획 단계에서 현장 요구와 여건을 면밀히 진단한 뒤 자율성 부여 방식과 정도를 결정해야 한다. 단위학교가 학교자율시간을 통해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율성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일괄적 강제 대신 교육정책의 실행 여부를 개별 학교에서 결정하도록 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학교마다 교육과정 자율화에 대한 요구와 여건이 매우 다를 것이기에 정책의 취지를 충분히 공감하고 준비된 학교부터 순차적으로 선택하여 실행하도록 할 수 있겠다. 더 나아가 국가 차원에서 학교자율시간의 필요성 여부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코로나 19 이후 중·고등학생의 국어, 수학, 영어 과목에서의 학력 저하가 심각하며 특히 상위권과 하위권의 격차는 더욱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김경근 외, 2022). 또한, 2024학년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보통학력 이상에서 중·고등학교 모두 국어와 영어 교과에서 성별 격차가 드러났으며, 특히 지역 규모에 따른 학력 격차는 중학교에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교육부, 2025. 7. 22). 따라서 단위학교는 계획 단계부터 기초·기본 교과 감축의 잠재적 영향을 매우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둘째, 실행 단계에서는 학교 교육과정 거버넌스 구축과 교육(지원)청의 모니터링과 지원을 통해 교육내용의 질 관리가 필요하다. 우선, 학교 내 숙의민주주의 모델을 통해 학교자율시간에 대한 논의가 원활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학교는 교육과정 구성의 3요소인 학습자, 교과, 사회의 요구를 읽으면서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통해 교사의 교육과정 전문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교육(지원)청 차원의 지원도 정책 성공의 필수적인 요소일 것인데, 특히 학교자율시간을 위한 교육과정 개발 및 교과서 인증에 참여 의사를 가진 학교가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모델이 필요하다. 또한 교사들의 교육과정 전문성 향상을 위해 교사 연수, 수업 코칭, 동료 컨설팅을 체계화하고, 우수 사례를 순환시키는 공유 및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여 새로운 과목 개설 및 운영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특히 소규모 학교나 농‧산‧어촌 학교에는 실행의 현실적 제약이 상당할 것이기에 강사 인력과 프로그램 예산, 행정 인력을 우선 지원해야 한다.

셋째, 학교자율시간의 결과 단계에서는 ‘자율성 확대 정책을 통해 교육의 질이 결국 향상되었는가?’를 기준으로 확대된 자율성에 대한 책무성 강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2022 교육과정 총론 해설서에는 ‘학교자율시간 과목의 시수는 관련 교과(군) 시수의 20% 범위 내에서 확보하여 운영할 수 있다. 이때, 특정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 영역에서 학교자율시간 시수 확보를 위해 지나치게 시수를 감축하게 되면 해당 교과 및 활동에서 요구하는 학습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학습이 균형 있게 이루어지도록 유의하며 학교자율시간을 편성해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교육부, 2022.12.22). 학교자율시간 운영 시 교육과정 전체의 균형과 기존 교과의 학습량 확보를 함께 염두할 것을 권고한 것이다. 따라서 실제 교육 현장에서 이러한 유의사항이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점검 도구나 평가 방안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향후 국가와 지역교육청은 학교자율시간 편성이 기초·기본 학력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점검하여야 하며, 개설된 과목에 대한 평가를 내실화하여 교육의 성과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어떤 정책이든 정책 시행 초기에는 학교가 지역교육청의 안내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기에 지역교육청에서 자율성과 책무성을 갖춘 학교자율시간 운영을 위한 체크리스트 보급, 환류 간소화 시스템 도입, 소통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구축 등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책무성 확보 방안을 마련한다면 현장의 부담을 줄여주면서도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교육과정이 다양화됨에 따라 지역별, 학교별, 학급별 교육격차는 더욱 커질 수 있으며(김순양, 윤기찬, 2012)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소규모 학교가 전국적으로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므로(교육부, 2023. 8. 30.) 교육과정 자율화 확대가 교육격차 확대를 초래하지 않도록 다각도의 대책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편제 중심의 연구로 운영의 실제를 확인하지는 못한 한계를 가지며 연구 결과를 전국 모든 학교급의 학교자율시간의 편성 실태로 일반화하기에는 한계를 가진다. 또한, 연구 결과가 정책 시행 첫해의 시행 양상일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본 연구는 향후 초등학교급 학교자율시간 연구나 지역 및 학교 특성별 연구의 기초연구로 활용할 수 있고, 정책 방향의 타당성 및 개선방안에 시사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향후 지역별·학교별 사례연구 등을 통해 현장의 준비도, 교사 요구, 인식 등을 포함한 후속 연구가 계속되어야 할 것이며,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와 책무성 확보의 균형을 재정립하는 이론적·실천적 논의가 필요하다. 정책 논의가 단기적 방법론에 머무르지 않고 자율성과 책무성이라는 근본 가치를 성찰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때, 학교자율시간은 단순 시수 재배치를 넘어 공교육 혁신을 견인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1.

교육부(2021.11.24).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시안). 교육부.

2.

교육부(2022).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교육부 고시 제2022-33호 [별책 1].

3.

교육부(2022.12.22).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해설(중학교). 교육부 고시 제2022-33호.

4.

교육부(2025. 7. 22). 2024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발표. 교육부.

5.

교육부(2023. 8. 30). 2023년 교육기본통계조사 결과 발표. 교육부.

6.

경기도 교육청(2023). 중학교 2022 개정 교육과정과 학교자율시간. 경기: 경기도교육청.

7.

경상남도 교육청(2024).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중학교 학교자율시간 운영 길라잡이. 경상 남도교육청 중등교육과.

8.

김경근, 심재휘, 임혜정(2022). 코로나 19를 전후한 고등학생 수학 성취도 변화: 실태 및 영향요인, 교육평가, 25(4), 63-88.

9.

김미진, 홍후조(2023). 2022 개정 교육과정 학교자율시간에 대한 비판적 분석과 실행 방안 탐색. 교육학연구, 61(5), 63-94.

10.

김재춘(2011). 이명박 정부의 ‘교육과정 자율화 정책’에 대한 비판적 논의. 교육과정연구, 29(4), 47-68.

11.

김순양, 윤기찬(2012). 교육 효율성 측면에서의 지방자치단체 간 교육 격차의 비교, 분석: 자료 포락 분석(DEA) 기법의 적용. 한국사회정책, 19(2), 99-136.

12.

서울특별시 교육청(2023). 학교자율시간 운영 길라잡이. 서울: 서울특별시교육청.

13.

소경희(2017). 교육과정의 이해. 경기: 교육과학사.

14.

온정덕, 김종훈, 박상준, 박수련, 이승미, 정기효, 정소영(2020). 초·중학교 교육과정 구성 방안 연구. 세종: 교육부.

15.

울산광역시 교육청(2024). 2024학년도 배움과 성장을 지원하는 중학교 학교자율시간 운영 도움자료. 울산광역시 교육청.

16.

이광우, 임유나(2023). 2022 개정 교육과정 ‘학교자율시간’의 성격 및 편성・운영에 관한 시론적 논의. 교육과정연구, 41(1), 161-184.

17.

이승미, 이미숙, 이은경, 이수정, 강현석, 설규주, 박정유, 임용덕, 장경환, 최성이, 김영아, 임성은(2021). 2022 개정 초·중학교 교육과정 개선 연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18.

이주연, 이광우, 이승미, 허예지, 구정화, 이경진, 이현석, 임성은, 임유나, 정기효, 조미경, 황창훈(2022). 2022 개정 초·중학교 교육과정 운영 방안 연구. 교육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19.

이주연(2024).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학교자율시간에 대한 사례 연구. 교육과정연구, 42(3), 25-50.

20.

임재훈(2002). 자율학교: 다양한 교육의 길? 교육비평, 9, 188-199.

21.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2021).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교육과정 현장 네트워크 제안. 미간행 보고서.

22.

전라북도 교육청(2024).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중학교 학교자율시간 편성·운영 참고자료.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

23.

정성식(2014). 교육과정에 돌직구를 던져라. 서울: 에듀니티.

24.

정영근, 이근호(2011). 교육과정 자율화 정책 수용에 대한 교사의 인식 고찰. 교육과정연구, 29(3), 93-119.

25.

충청북도 교육청(2024). 2022 개정 교육과정과 학교자율시간 운영 매뉴얼. 충청북도교육청.

26.

홍원표(2011). 우상과 실상: 교육과정 자율화 정책의 모순된 결과와 해결방안 탐색. 교육과정연구, 29(2), 23-43.

27.

홍후조(2016). 알기 쉬운 교육과정. 서울: 학지사.

28.

한진호(2024). 교육과정 자율화의 교육적 의의에 따른 학교자율시간의 쟁점과 과제. 교육과정연구, 42(4), 2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