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교육적 언어 조정 활동으로서 교과서 윤문의 기준 틀 설정 연구: 국어과 교과서 수정‧보완 사례를 중심으로

장윤실1, 김지현2, 전영주3, 최은정4, 김은성5,*
Yunsil Jang1, Jihyun Kim2, Youngju Chun3, Eun-jeong Choi4, Eun-sung Kim5,*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국어교육학과 박사수료
2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국어교육학과 석사과정
3이화여자대학교 에듀테크융합연구소 박사후연구원
4부산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5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1Ph.D. Candidate, Dept. of Korean Education, Ewha Womans University
2Master’s Student, Dept. of Korean Education, Ewha Womans University
3Postdoctoral researcher, Edutech Convergence Lab, Ewha Womans University
4Professor, Dept. of Korean Education, Busan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5Professor, Dept. of Korean Education, Ewha Womans University
*교신저자, martina@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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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ved: Jul 02, 2026; Revised: Jul 30, 2026; Accepted: Aug 11, 2026

Published Online: Aug 31, 2026

요약

교과서 윤문은 교과서 개발 과정에서 수행되는 언어적 조정 활동으로, 이 작업이 적절하게 이루어지려면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에 대한 판단 기준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동안 교과서 윤문은 주로 어문 규범에 따른 표기·표현의 점검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그 판단의 근거가 될 구체적인 기준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못하였다. 이에 본고는 교과서에 실제로 이루어진 언어적 수정 사례를 분석하여 그 기준을 범주화, 상세화함으로써 교과서 윤문의 기준 틀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먼저 좋은 교과서의 조건이나 기존 선행연구들의 분석 사례를 검토하여, 교과서 윤문에 특화된 기준 틀이 별도로 요구될 필요성을 제안하였다. 다음으로 한국교과서연구재단의 수정·보완 시스템에서 2015 개정 국어과 교과서의 수정 내역을 추출하고, 이 가운데 언어적 층위의 조정에 해당하는 976건을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여, 정확성·적절성·공공성을 상위 범주로 설정하고 각 사례의 세부 유형을 자료로부터 귀납적으로 도출하였다. 그 결과 정확성은 표기의 정합성과 표현의 정밀성을, 적절성은 학습자의 인지 적합성과 교수·학습의 소통성을, 공공성은 사회적 타당성과 언어의 공정성을 하위 기준으로 포괄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을 대범주-하위 범주-세부 유형의 위계에 따라 배열하여 교과서 윤문의 기준 틀을 설정하였다. 이렇게 마련한 기준 틀은 교과서 텍스트가 갖추어야 할 가치적 속성을 윤문의 실제 수행 장면에 대응시킨 것으로, 규범 점검에 치우쳐 온 기존의 표기·표현 조사 및 감수를 교육적 맥락과 사회적 가치까지 아우르는 윤문으로 확장하는 준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ABSTRACT

Textbook refinement refers to the linguistic adjustment carried out in the process of textbook development. For this work to be carried out appropriately, clear criteria for deciding what to revise and how are essential. To date, however, Textbook refinement has been conducted primarily through checking orthography and expression against language norms, and the concrete criteria that should ground such decisions have not been systematically organized. Accordingly, this study sets out to establish a framework of criteria for Textbook refinement by analyzing actual cases of textbook revision in order to categorize and specify the underlying criteria.

To this end, the study first reviews research on the conditions of a good textbook and the analytic cases presented in prior studies, thereby confirming the need for a framework of criteria specific to Textbook refinement. It then extracts revision records of Korean language textbooks developed under the 2015 Revised Curriculum from the online textbook revision system of the Korea Textbook Research Foundation. Selecting 976 cases involving adjustments at the linguistic level as the object of analysis, the study adopts accuracy, appropriateness, and publicness as the superordinate categories and inductively derives the subtypes of each category from the data.

The resulting framework reveals that “accuracy” encompasses orthographic consistency and expressive precision; “appropriateness” includes cognitive suitability for learners and communicability in teaching and learning contexts; and “publicness” involves social validity and linguistic fairness. These dimensions are arranged in a three-tiered hierarchy of major category, subcategory, and subtype to constitute a framework of criteria for Textbook refinement.

The framework maps the axiological attributes that a textbook text ought to possess onto the practical scene of polishing work. Its significance lies in extending the scope of the existing review process—long skewed toward norm-checking of orthography and expression—into a form of polishing that also attends to educational context and social value.

Keywords: 교과서; 교과서 윤문; 윤문 기준; 기준 틀; 국어교육
Keywords: textbook; textbook refinement; criteria for polishing; framework of criteria; Korean education

I. 서 론

교육과정 개정 작업이 진행되면, 그 후속으로 교과서 개발 작업이 이어진다. 교과서 개발 과정의 후반부에서 늘 필수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교과서 윤문이다. 그런데 교과서 윤문은 일반 텍스트의 윤문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교과서 윤문은 일반적인 윤문처럼 교과서 텍스트 자체의 질 제고를 도모하는 작업이면서도 동시에 교과서를 교과서답게 최적화하기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 보완을 거듭하는 ‘교육적 맥락의 언어적 조정’에 해당한다. 결국 교과서 윤문은 사용자인 교사와 학생의 교수·학습을 원활하게 하는 ‘좋은 교과서’를 만들기 위한 조정 작업인 셈이다.

그러나 ‘좋은 교과서’ 개발을 위한 교과서 윤문에 대한 학문적 논의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교과서 윤문을 어떤 활동으로 간주해야 할 것인지, 교과서 윤문의 실태는 어떠한지, 교과서 품질과 윤문의 상관관계는 어느 정도인지, 교과서 개발 주체들의 윤문에 대한 인식과 요구는 어떠한지, 교과서 윤문에 필요한 실제적 도구는 무엇이며 현재 시급히 보완되어야 하는 점은 무엇인지 등등 많은 연구질문들이 성립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제대로 다루어지지 못하였다.

본고는 교과서 윤문을 교과서 개발 주체 중의 하나인 윤문자가 교과서 개발의 후반부에서 교과서 텍스트의 가치적 속성 즉, 정확성, 적절성, 공공성에 부합하는 관점 아래, 교수·학습 맥락에서의 교육적 의사소통을 위하여 교과서 텍스트를 최적 상태로 언어적 조정을 하는 종합적 행위로 간주한다. 이러한 정의는 교과서 윤문에 대한 본격적인 정의를 시도한 전영주 외(2026)1)의 관점을 수용한 것으로서, 여기에는 교과서 윤문이 교과서 개발의 후반부2)에서 부수적으로 수행되는 작업으로만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반영되어 있다. 이러한 인식은 교과서 윤문에 대한 적극적 관점에 기반한 것이다3). 적극적 관점을 취할 때, 교과서 윤문은 교과서의 내용과 표현을 학습자의 이해 수준과 교육 목적에 맞게 언어적으로 조정하는 작업이므로, 윤문자 역시 교과서의 주요 개발진이 수행한 교과 내용의 구성과 전달 방식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면서 언어적 조정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이는 윤문을 표현 층위의 사후 교정으로 국한하지 않고, 내용의 구조와 조직까지 고려하는 총체적 작업으로 보아야 함을 뜻한다. 이와 함께 교과서 윤문은 일반 텍스트의 윤문과 공통 속성을 지니면서도, 교육적 맥락이 강하게 반영된 정확성, 적절성, 공공성을 가치적 속성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뚜렷하게 변별되기도 한다. 또한 교과서 윤문은 교과서를 매개로 한 교사와 학습자 간의 교육적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돕는 행위로서, 집필진의 의도가 학습자에게 온전히 전달되는 동시에 학습자가 자신의 수준에서 그 내용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텍스트의 표현과 구조를 다층적으로 조율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이상의 전제 아래 본고는 우선적으로 교과서 윤문의 기준 틀에 주목하고자 한다. 교과서 윤문에서 가장 긴요한 것은 윤문 기준이다. 이 기준들이 잘 마련되어야 교과서 윤문이 타당한 잣대 아래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고, 윤문의 품질 역시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될 수 있으며, 이는 곧 교과서의 질 제고로 직결된다. 교과서 윤문의 기준 틀은 기준들의 산술적 모둠이 아니라 체계적 집합체에 해당한다. 각 기준들의 범주가 논리적 관계를 맺으며 설정되고, 설정된 기준들의 총합은 교과서 윤문의 바람직한 수준을 분명하게 드러내어야 한다.

이에 본고는 교과서 텍스트의 질 제고를 위하여 윤문이 이루어진 실제 사례를 분석함으로써, 교과서 윤문의 기준을 범주화하고 범주별 기준을 상세화하여 교과서 윤문의 기준 틀을 설정하고자 한다. 교과서 텍스트는 교수·학습의 자료이자 교수·학습 의사소통의 매개체로서 그 교육적 기능과 속성이 충분히 갖추어져야 하며, 교과서 윤문의 활동 또한 이러한 관점이 반영된 기준이 요구된다. 나아가 그 기준은 규범적 지침에 머무르지 않고, 교과서에서 실제로 확인된 오류와 그 수정 결과를 유형화함으로써 실증적 타당성을 갖춘 준거로 체계화될 필요가 있다.

II. 교과서 윤문 기준 틀 설정의 필요성

교과서 윤문 기준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한 선행 연구는 없지만, 좋은 교과서의 조건이나 교과서 개발 과정에서의 쟁점을 다룬 논의들은 다수 이루어졌기에 교과서 윤문 기준에 대한 간접적인 참고가 된다. 먼저 교과서의 본질적인 기능인 교육적 기능을 고려했을 때 요구되는 기본적인 조건은 학생들과 교사들이 사용하기 편리하고 다양한 창의적 학습 자료와 내용의 수록(박지현, 2015)이다. 선행 연구에서는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고,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내용과 표현(이광성, 2017)이나 학습자 수준과 발달에 맞는 적절한 내용과 표현(조상연, 2013; 박윤경, 정영선, 2018; 류수열, 2023), 정확한 내용과 일관된 용어의 표현(김정은, 김상한, 2020; 나경훈, 문현진, 2020), 학생의 학습에 적합한 내용과 소재(정광순, 박채형, 2013) 등 세부적인 표현은 다르지만 학생의 이해 가능성을 높이고, 교사의 수업 계획과 성공적인 실행을 위한 교과서의 교육적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학습자의 수준과 인지적 발달을 고려한 내용이나 활동 수준, 어휘의 문제를 강조하는 논의(조상연, 2013; 이광성, 2017; 이인혜, 정광순, 2020; 류수열, 2023; 이대현 외, 2024)들은 교과서가 학습자의 인지적 성장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전제한다. 이들 논의에서 말하는 교과서의 난도는 무조건 쉬운 것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의 발달과 교육 내용 및 학습 목표의 특성을 고려하여(이광성, 2017), 다소 어려운 어휘나 내용이라도 이를 통해 학습자가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적으로 유의미한 배려(류수열, 2023)가 필요함을 강조하기도 한다.

한편 우리나라의 교과서는 국가 수준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교육적 목표와 가치, 개발 주체의 가치와 신념을 반영함으로써 교육 내용을 표준화하고, 교육의 질적 수준을 균등화하는 공적 기능을 담당해 왔다. 이러한 공적 기능에 주목하여 교과서 내용이 시의성, 공정성과 윤리성, 중립성을 갖춰 기술되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되어 왔다(이광성, 2017; 박윤경, 정영선, 2018).

그러나 이러한 ‘좋은 교과서의 조건’들이 곧 교과서 윤문의 실행 장면에서의 기준으로 바로 쓰이기는 어렵다. 좋은 교과서의 조건과 달리 교과서 윤문의 기준은 이미 만들어진 텍스트를 수정·보완하는 특수한 성격을 지니기 때문이다. 교과서 윤문은 수정과 보완이 필요한 지점에 대한 판단에서 비롯되며, 그 판단은 타당해야 하며, 그 타당성 여부는 윤문의 잣대가 재고자 하는 것을 잘 쟀느냐에 따라 판가름이 난다. 따라서 교과서 윤문의 잣대, 즉 윤문의 기준은 얼추 완성된 모습을 갖춘 교과서를 더 좋은 상태로 개선하기 위한 과정과 수행을 뒷받침하며, 그러기에 교과서 윤문 기준들의 체계적 총합인 교과서 윤문의 기준 틀은 이상적인 ‘좋은 교과서의 조건’의 합(合)보다는 실무적 속성을 더욱 강하게 띤다.

그렇다면 이러한 성격의 교과서 윤문 기준 틀을 본격적으로 설정해야 할 필요성은 무엇인가?

첫째, 교과서 개발 단계에서 늘 윤문 단계가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그 윤문의 질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김명정, 전훈(2015)은 사회과 검정 교과서의 내용 오류 문제에 대해 아래와 같이 기술하였다.

유형별 오류 유형을 분석하면 크게 내용 오류와 표기·표현 오류로 구분할 수 있는데 표기·표현 오류가 각 권의 68% 수준을 차지할 정도로 많다. <표 4>의 마지막에 있는 ‘표기·표현 오류’를 제외한 나머지 유형 (경제 기준 미흡∼활용 부적절)은 모두 내용 오류에 해당하는데 다 합쳐도 전체 오류의 32% 수준으로 표기·표현 오류 건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김명정, 전훈, 2015, p. 6).

표기·표현 오류가 이렇게 많은 것은 교과서 개발진의 언어적 전문성이 충분히 발휘되기 어려운 여건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개발진은 본래 교과 내용의 전문가이지 국어 전문가가 아니며, 이들에게 고도의 국어 능력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 개발진이 미처 다듬지 못한 언어적 측면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된 절차가 윤문인 만큼, 감수를 거친 교과서에서조차 오류가 다수 남아 있다는 것은 결국 교과서 개발 단계에서 윤문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리고 이는 윤문 시행 자체의 외적 시스템뿐만 아니라 ‘윤문을 어떻게 했는가?’와 관련된 윤문의 내적 시스템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이러한 윤문의 내적 시스템 중 대표적인 것이 윤문 기준 틀이다.

둘째, 교과별 필요에 따른 임시적인 자체 기준 틀이 마련되고 있기 때문이다. <표 1> 은 도덕과 자체적으로 마련한 도덕 교과서 언어 표현 개선을 위한 분석 틀이다. ‘윤문 기준 틀’이라고 명명하지는 않았지만, 그 기능과 목적은 대동소이하다는 점에서 도덕과 자체적인 윤문 기준 틀과 등치하여 보아도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표 1. 도덕 교과서의 언어 표현 분석틀(이명준, 윤영돈, 2013, p. 112)
영역 원리 구분 / 교과서 내용
언어표현의 정확성 규범성 한글맞춤법, 표준어규정, 외래어 표기법,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문법성 문장 성분 간의 문제, 문장 내의 호응(일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 조사나 어미를 잘못 사용한 경우, 이어진 구나 문장에서의 문제, 중의적 표현의 문제, 피동/사동 표현의 문제, 부적절한 단어 사용 등.
언어표현의 적절성 응집성 • 텍스트의 논리성, 완결성, 체계성, 명료성
• 텍스트 간 일관성
설명문(명제적사고) • 윤리적 지식(사실, 개념, 절차)
• 윤리 이론 및 설명
이야기 (서사적사고) • 예화(동영상, 문학작품, 사례 등 포함)
• 활동(보조)텍스트 • 만화, 사진, 삽화
• 보조단의 도안, 개념∙인물 설명 등
용인성 텍스트에 대한 학습자의 수용 가능성 • 학습자의 이해 가능성
∙학습자의 상황 고려
• 학습자의 지적ㆍ도덕적 발달 수준
• 학습자의 경험 세계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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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석틀은 텍스트언어학의 텍스트성을 준용하여 도덕과의 상황에 맞게 짠 것이다. ‘정확성’과 ‘적절성’으로 양대 영역을 구분하고, 그 하위에 ‘규범성’, ‘문법성’, ‘응집성’, ‘용인성’이 구성된 짜임인데, 이러한 구성의 이론적 정합성을 확신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도 텍스트성의 독립적 기준인 ‘응집성’과 ‘용인성’이 ‘적절성’의 하위에 포함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이러한 이론적 정합성 측면의 문제들은 곧 교과서 윤문이라는 특유의 목적, 기능, 속성을 반영한 기준 틀의 설정이 필요하다는 방증이 된다.

III. 자료 분석 대상 및 방법

1. 자료 분석 대상

본고는 한국교과서연구재단의 교과용도서 수정·보완 온라인시스템4)에서 제공하는 교과별 수정‧보완 내역 현황 자료 가운데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반영된 국어과 교과서의 수정‧보완 내역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수정‧보완 시스템은 한국교과서연구재단이 운영하는 교과서 모니터링단, 교육부나 민원 등의 외부 요구 및 출판사 자체의 필요에 따라 편찬이 완료되어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교과용도서를 수정‧보완한 결과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온라인으로 관리하며 교과서의 실제 수정 내역을 제공한다(박윤경, 정영선, 2018, p. 131). 2007 개정 교육과정부터 최근 2022 개정 교육과정이 반영된 모든 교과의 국‧검‧인정 교과서 및 교과용 지도서에 대한 약 44만 건(2024년 11월 기준)의 수정‧보완 내역이 제공되고 있으며, 제공된 자료는 교과서의 지속적 질 관리 과정에서 나타나는 언어적 수정 양상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신뢰성 높은 1차 자료이다.

수정‧보완 시스템의 내역은 편찬 시기와 교과서 유형, 과목, 학교급 등에 따라 자료를 선별하여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수정 내역별 메타 정보 및 수정 전후의 내용을 구조화하여 제공한다. 따라서 연구 목적에 따라 자료의 선별이 용이하며 그 수정 방향 및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교과서가 현장에 적용된 이후 교사, 학부모, 학습자, 교육 관련 기관 등 다양한 사회적 주체들이 제기한 언어 관련 문제점과 개선 요구가 반영된 자료로서, 교과서 개발 및 편찬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되지 못했거나 놓친 부분, 현행 교과서 표기·표현의 지침 외에도 조정이 이루어진 부분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수정·보완 내역은 본래 교과서 발간 이전 조사 및 감수 단계에서, 곧 개발 과정의 윤문에서 포착되었어야 할 언어적 조정의 유형이나 양상을 사후적으로 보여준다. 이를 고려하면 수정·보완 내역은 교과서 윤문이 실제로 다루어야 할 언어적 조정의 범위를 드러내 주는 자료가 된다.

물론 교과서 윤문 활동의 실제 양상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교과서 개발 과정에서 집필진이 작성한 원고본, 현장 적합성 검토를 위한 개고본, 현장 검토본, 수정본을 거쳐 국립국어원 등 관련 기관의 감수를 받는 감수본과 교육부 담당자의 최종 점검을 위한 결재본에 이르기까지 과정에서 이루어진 수정 사항들이(교육부, 2023, p. 123) 더 적합한 자료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들 자료는 비공개 자료로 현실적으로 접근이 어렵다는 점, 일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라도 수정 및 반영 내역을 체계화하기 어렵다는 점 등에서 연구 자료로 확보하는 데 결정적 제약이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그 대안으로, 공개되어 있고 수정 전후 내역이 구조화되어 있는 수정·보완 시스템의 자료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이 논의에서는 국어 교과서의 수정‧보완 내역을 우선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 각 항목이 어떤 관점에서 수정된 것인지를 범주화하고 그 세부 내역을 유형화하여 교과서 윤문의 기본 기준 틀을 구성하는 것이 이 연구의 목표이다. 특히 기준 틀 구성을 위해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의 수정‧보완 내역을 분석 대상으로 삼은 것은 다음의 사항을 고려한 결과이다. 교과서 윤문의 기준 틀을 구성하려면 특정 학년이나 학교급에 치우치지 않은 전 학년의 수정 사례가 확보되어야 한다. 학습자의 발달 단계에 따라 요구되는 언어적 조정의 양상이 달라지므로, 일부 학년의 자료만으로는 기준의 범주와 유형을 온전히 구성하기 어렵다. 2015 개정 교과서는 2017년 초등학교 1‧2학년군의 교과서의 개발을 시작으로 2020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의 교과서까지 전 학년 개발이 완료되어 현장에 적용된 가장 최근의 전 학년 교과서라는 점에서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며,5) 따라서 학년별 수정‧보완 내역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자료의 신뢰성 측면에서도 수정‧보완 내역은 참조할 만하다. 교과서 수정‧보완 작업에는 교과 전공 교원, 교육 연구기관, 행정기관의 전문가 등이 참여하며, 이 중에는 국어교육 전공자와 국립국어원 등 언어 관련 연구 기관의 전문가도 포함된다(교육부 공고 제2020-273호, 국정 교과용도서 수정‧보완 지침 제정(안) 참고). 이는 수정‧보완 내역이 현장의 요구를 수합하여 반영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 개발 단계에서 윤문에 준하는 전문적 언어 판단을 거쳐 조정된 결과임을 뜻한다. 국어 교과서의 경우 해당 작업에 참여하는 교원이 국어교육, 국어에 관한 전문성을 지닌 전문가라는 점에서 다른 교과의 수정‧보완 내역에 비해 국어과의 결과는 언어의 형식이나 표현의 조정 양상이 풍부하게 나타나리라 예상하였다. 특히 범교과적 제재와 수행 활동을 다루는 국어과의 특성상 언어적 조정의 사례가 다양한 층위에 걸쳐 나타난다는 점, 본 연구의 연구진 역시 국어교육 전공자로서 수정‧보완 내역에 포함된 교과 내용 차원의 수정과 언어 표현 차원의 수정을 변별하여 분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이다.

이렇게 선정한 자료를 분석함에 있어, 본고가 이 자료에서 도출하고자 하는 것은 개별 수정의 내용이 아니라 그 수정을 낳은 판단의 유형이다. 이러한 판단의 유형은 조정이 이루어진 시점에 크게 좌우되지 않으므로, 배포 이후의 수정 사례로부터 도출한 기준이라도 개발 단계의 윤문에 참조될 수 있다.

2. 자료 분석 방법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국어과 교과서의 수정‧보완 내역은 수정‧보완 시스템의 상세 검색 기능을 통해 학교급별로 데이터화하여 추출하였으며6), 연구 목적인 교과서 윤문의 기준 설정에 부합하는 자료를 선별하기 위해 언어 층위의 수정‧보완이 이루어진 내역을 정제하여 최종 분석 대상으로 정리하였다. 수정‧보완 시스템에서 추출한 2015 개정 국어과 교과서의 수정‧보완 내역의 학교급별 내역을 정제 전후로 나누어 보면 <표 2> 와 같다.

표 2. 2015 개정 국어과 교과서 수정·보완 내역
구분 정제 전 정제 후
초등학교 2,176 511
중학교 793 210
고등학교 861 255
합계 3,830 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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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분석 대상 자료는 다음의 사항을 고려하여 정제하였다. 첫 번째 기준은 언어적 층위의 수정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어문 규범과 관련한 사항, 어휘와 관련한 용어 선택, 의미의 조정, 문장 구조 차원의 조정, 문장 연결, 단락 구성 등 텍스트 전반의 언어적 층위에서 이루어지는 수정 내역을 포함하였다. 둘째, 삽화나 그림, 도표 등 시각 자료를 대상으로 한 수정이라도, 해당 자료 내에 포함된 단어, 구, 문장 등의 수정이 이루어졌다면 분석 대상에 포함하였다. 삽화 속 설명문, 제목, 범례 등이 이에 해당된다.

반면 다음의 사항은 최종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수정‧보완 내역의 다수를 차지하는 교과서의 판권 사항 변경, 저자명 변경, 페이지 번호 수정, 목차 재배치 등 출판사의 편집 영역에 해당하는 항목은 우선 제외하였다. 이와 더불어 삽화, 그림, 도표 자체의 교체나 위치 변경, 색상이나 크기 등 시각적 디자인 요소를 중심으로 한 수정도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또 교과의 내용 지식과 관련된 수정 중, 윤문자의 경험이나 지식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수정, 교과 전문가의 심화된 지식에 따라 수정이 이루어진 경우는 집필진의 내용 감수 영역으로 보고, 분석에서 제외하였다7).

위 기준에 따라 제외한 사례는 크게 세 유형으로 정리된다. 첫째, 교과의 전문적 개념이 포함된 기술에서 텍스트 맥락에서는 정오의 판단이 어려우며, 교과 전문가의 검토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경우이다. 예컨대 ‘주어진 두 홑문장을~[중학교 국어 3-1(이삼형 외), p. 79]’의 ‘홑문장’을 ‘두 문장’으로, ‘설득 전략이란 말하는 이가 청자를 설득하여 개인의 태도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전략을 말한다[중학교 국어 3-1(류수열 외), p. 73].’의 ‘개인의 태도 변화’를 ‘개인의 신념, 태도, 행동의 변화’로, ‘‘-는’은 해요체나 하십시오체[언어와 매체(방민호 외), p. 106]’의 ‘해요체’를 ‘해(요)체’로 수정한 경우 등이다. 이들의 수정 사항은 교과서 텍스트의 논리적 전개나 문맥만으로는 수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이루어지기 어렵고, 교과의 전문 지식과 교수·학습 맥락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는 점에서 언어 조정이 아닌 내용 감수 영역에 해당한다. 둘째, 교육과정 정책 및 용어의 변화를 반영하여 수정한 경우이다. ‘(2) 읽기의 생활화[중학교 국어 2-2(이은영 외), p. 191]’를 ‘(2) 한 권 읽기의 생활화’로 수정한 예가 이에 해당한다. 이는 표현상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과정에서 강조된 정책 내용을 교과서에 반영하기 위한 수정이다. 셋째, 내용의 전면 교체가 이루어진 경우로, ‘오구-죽음의 형식(이윤택)[심화국어(석은동 외), p. 98]’이 ‘살아 있는 이중생 각하(오영진)’로 교체된 예가 이에 해당한다. 이는 특정 표현의 조정이 아니라 학습 제재로 삼을 텍스트 자체를 교체한 것으로, 내용 구성 차원의 결정에 해당한다. 이상의 내용 차원의 수정은 전체 연구진의 숙의를 거쳐 합의된 경우에 한하여 분석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연구자의 주관이 개입할 가능성을 줄이고자 하였다.

최종 분석 대상으로 선별된 자료는 두 단계의 접근을 결합하여 범주화하였다. 먼저 정확성, 적절성, 공공성이라는 대범주는 전영주 외(2026)에서 이미 정립된 기준을 그대로 준용한 것이다. 이것들은 교과서 텍스트의 가치적 속성으로서, 본고에서는 이를 연역적으로 적용하여 분석의 상위 틀로 삼았다. 이는 윤문을 위해 이해해야 할 교과서 텍스트의 기본 방향을 분석 범주로 삼은 것으로, 각 수정 항목의 전후의 내역을 비교하며 주된 목적과 기대 효과를 기준으로 분류하되, 복합적 특성을 보이는 사례의 경우 가장 두드러진 특성을 중심으로 범주를 부여하였다.

이와 달리 각 대범주에 속하는 세부 유형은 사례 분석 과정에서 귀납적으로 도출하였으며, 이때 개방 코딩 방식을 활용하였다(Strauss & Corbin, 1998). 코딩은 연구진의 공동 숙의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다. 먼저 개별적으로 분석 대상 자료를 분담하여 검토하면서 각 사례의 유형을 명명하였으며, 이후 교차 검토와 합의를 거쳐 세부 유형의 명칭과 정의를 반복적으로 수정·보완해 나갔다. 예를 들어 띄어쓰기 오류를 바로잡은 사례는 그 목적이 형식적 정확성의 확보에 있으므로 대범주를 ‘정확성’으로 분류하고, 그 안에서 ‘띄어쓰기’라는 세부 유형으로 명명하였다. 이렇게 도출된 세부 유형들은 개념적 공통성을 기준으로, 필요한 경우에 한해 하위 범주로 묶었다. 그 결과 상위의 대범주는 연역적으로 주어지고, 그 아래의 하위 범주와 세부 유형은 자료로부터 귀납적으로 구성되는, 대범주-하위 범주-세부 유형의 위계적 기준 틀이 도출되었다.

이상의 교과용 도서 수정·보완 온라인시스템이 제공하는 국어 교과서의 수정‧보완 내역에 대한 자료 선별 및 분석의 절차를 정리하면 [그림 1]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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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교과서 윤문 기준 설정을 위한 교과서 수정‧보완 내역 분석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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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기준 틀의 설정

1. 범주 설정에 따른 범주 기준의 상세화

2015 개정 국어과 교과서의 수정‧보완 사례 총 976건의 내역을 정확성, 적절성, 공공성의 틀에 따라 범주화한 결과는 다음의 <표 3> 과 같다.

표 3. 2015 개정 국어과 교과서 수정·보완 내역 범주화 결과
학교급 \ 대범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전체
빈도(개) 비율(%) 빈도(개) 비율(%) 빈도(개) 비율(%) 빈도(개) 비율(%)
정확성 265 51.86 115 54.76 176 69.02 556 56.97
적절성 205 40.12 83 39.52 53 20.78 341 34.94
공공성 41 8.02 12 5.71 26 10.20 79 8.09
합계 511 100 210 100 255 100 976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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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 전 학교급을 통틀어 ‘정확성’(56.97%)에 대한 조정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적절성’(34.94%)과 ‘공공성’(8.09%)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엄정한 감수를 거쳐 현장에 배포된 교과서라 하더라도, 표기와 문법, 어휘의 규범적 정확성을 다듬는 일이 여전히 윤문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학습자의 수준에 맞춘 어휘 선택이나 교수·학습의 소통성을 고려한 적절성의 비중 역시 결코 작지 않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교과서가 편찬 단계에서 적절성의 측면까지 충분히 다듬어지지 못한 채, 그 몫이 배포 이후의 수정으로 넘어왔음을 시사한다. 공공성은 사례의 수 자체로는 가장 적었으나, 뒤에서 상술하듯 그 구체적인 내역은 상당히 다양한 편이었다.

학교급별로 보면, ‘정확성’은 모든 학교급에서 가장 빈도가 높은 범주였는데, 그중에서도 고등학교에서 그 비율이 두드러졌다. 이는 고등학교 교과서에 전문 용어나 한자어처럼 표기 판단이 까다로운 어휘가 상대적으로 많이 쓰이고, 학술적 개념을 다루는 서술의 비중이 높아 어휘와 의미의 정밀성을 점검할 여지가 그만큼 컸던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적절성’은 초등학교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는데, 발달 단계가 낮은 학습자일수록 이해 가능성을 고려한 표현의 조정이 윤문의 중심 과제가 되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한편 ‘공공성’은 비중 자체가 크지 않으나 고등학교에서 10.20%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사회문화적 주제나 다양한 관점과 해석을 폭넓게 다루는 고학년 교과서의 특성상, 언어의 가치 중립성과 포용성을 점검할 여지가 그만큼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어지는 절에서는 각 범주의 세부 유형을 중심으로 윤문의 세부 기준을 유목화하고자 한다.

가. 정확성 중심의 윤문 기준 상세화

국어과 교과서의 수정‧보완 내역 중 ‘정확성’ 기준은 ‘표기의 정합성’과 ‘표현의 정밀성’의 두 가지 하위 범주로 구분되었다. 두 기준은 모두 교과서 텍스트가 오류 없이 정확해야 한다는 요구에서 비롯되지만, 그 정확성이 작동하는 층위가 다르다. ‘표기의 정합성’이 맞춤법이나 띄어쓰기처럼 언어의 형식적 표기가 규범에 맞는가에 관한 것이라면, ‘표현의 정밀성’은 어휘와 문장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왜곡 없이 담아내는가에 관한 것이다. 전자가 형식 층위의 정확성을, 후자가 의미 층위의 정확성을 다룬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1) 표기의 정합성

‘표기의 정합성’ 기준은 정확성으로 분류된 사례 중,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외래어 표기 등, 규범을 적용하여 표기를 수정하거나 교과서 내 개념이나 부호 등의 형식적 요소를 일관되게 적용한 사례들을 분류한 것이다. 이 범주에 포함된 세부 유형은 ‘표기 규범 준수’와 ‘표기 방식 통일’로 구분될 수 있으며, 각 유형에 포함된 내용과 사례, 비율은 <표 4> 와 같다.

표 4. 정확성 – 표기의 정합성 범주의 세부 유형
세부 유형 주요 내용 예시 사례 비율(%)
표기 규범 준수 맞춤법, 띄어쓰기, 오기 수정 체험학습 → 체험 학습(초등 3-2)
지내 보다 → 지내보다(초등 5-1)
살럿 → 샬럿(초등 6-2)
국가 대표 → 국가대표(초등 6-2)
왈왈 짓는 → 왈왈 짖는(중 1-1)
사방을 한번 휘돌아보고야 → 사방을 한 번 휘돌아보고야(중 2-1)
맞춰 보세요! → 맞혀 보세요!(중 3-1)(암행어사) 출도 → 출두(고등 국어)
이산화탄소 → 이산화 탄소(고등 심화국어)
30.64
표기 방식 통일 교과서 내 일관된 표기 방식 적용,
교과의 관습적 부호 사용과 적용
내용을 ____로 표현하여 → 내용을 ____(으)로 표현하여(중 2-2)
‘ㅁ, ㄴ’의 영향을 받아 → ‘ㄴ, ㅁ’의 영향을 받아(고등 국어)
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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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기 규범 준수’ 기준은 주로 < 한글 맞춤법 >, < 표준어 규정 > 등 어문규범에 따라 한글 및 부호, 로마자 등을 표기하거나,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단어를 기준으로 단어를 정확하게 사용함으로써 언어의 형식적 신뢰성과 일관성을 확보하려는 사례를 유형화한 것이다. <표 4> 의 예시에서 보듯,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경우, 맞춤법의 오류 외에도 언어 사용 경험에 기대어 자주 접하는 표현을 한 단어로 표기하거나(체험학습 → 체험 학습), 사전에 등재된 한 단어를 두 단어로 띄어 쓰는 경우(국가 대표 → 국가대표)가 잦았다. 고등학교의 경우는 ‘(암행어사) 출도 → 출두, 이산화탄소 → 이산화 탄소’ 등 친숙하지 않은 단어나 전문 용어의 띄어쓰기 오류 등을 수정한 사례가 다른 학교급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았다.

또한 ‘표기 규범 준수’의 사례에는 언어 규범 지식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만으로 텍스트의 정확성을 구현하기 어려운 경우도 포함되었다. ‘한 번’과 ‘한번’, ‘맞춰 보세요! → 맞혀 보세요!’와 같은 수정 사례는 문맥에 따라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지내 보다 → 지내보다’, ‘감싸 안다 → 감싸안다’와 같은 본용언과 보조 용언의 띄어쓰기 오류의 사례는 단어의 사전 등재 여부를 우선 점검하되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에 부합하는 표현으로 띄어쓰기 적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사례는 규범 표기 준수에도 의미 맥락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8)

한편, ‘표기 방식 통일’은 표기 규범 준수와는 관계없이 교과서 전체에 표기 방식을 통일하기 위한 수정 사례를 구분한 것이다. 여기에는 교과가 관습적으로 사용하는 부호 사용의 방식도 포함된다. 예컨대, 편집 형식에 따른 들여쓰기나 내어쓰기의 적용과 같은 기본적인 수정에서부터, 용어 제시의 일관성을 위한 조정, ‘( )와 → ( )와/과’와 같은 이형태 표기 방식의 통일, 국어과에서 관습적으로 사용하는 매개 모음 표기(-로써 → -(으)로써)나 의존 형태소 표시를 위한 붙임표 표기(놀+(으)ㅁ → 놀-+-(으)ㅁ)의 정확한 사용, ‘‘ㅁ, ㄴ’의 영향을 받아 → ‘ㄴ, ㅁ’의 영향을 받아’와 같은 배열 순서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사례는 앞서 확인한 표기 규범 준수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낮은 비중으로 나타나지만, 그 중요성은 가볍지 않다. 주지하듯, 교과서는 여러 집필자의 협업으로 작성되고 전문 감수 기관의 검토를 거쳐 완성되는 종합적 산물이므로, 그 결과물을 통합하고 매만지는 과정에서 일관된 표기 방식을 준수하는 것은 언어적 혼선을 방지하고 통일성을 부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2) 표현의 정밀성

‘표현의 정밀성’은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를 왜곡 없이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수정의 사례를 중심으로 분류한 기준이다. 여기에는 ‘정확한 어휘 사용’, ‘정확한 문장 구성’, ‘정확한 의미 표현’의 단어, 어법, 담화 차원의 조정이 이루어진 세부 기준들이 포함된다. 각 세부 기준의 내용 및 예시는 <표 5> 와 같다.

표 5. 정확성 – 표현의 정밀성 범주의 세부 유형
세부 유형 주요 내용 예시 사례 비율(%)
정확한 어휘 사용 정확한 의미와 용법에 맞는 단어의 교체와 수정 태양열 → 태양광(초등 4-1), 논증 방식 → 논증 방법(중 3-2)
매듭을 만들 → 매듭을 지을(초등 3-2), 손목에 걸면 → 손목에 차면(초등 3-2)
그 밖에 → 그 밖의(고등 독서), ‘ㅋ, ㅌ’를 → ‘ㅋ, ㅌ’을(고등 언어와 매체)
문화재 → 국가유산(중 3-2), 터키 → 튀르키예(증 1-1)
14.34
정확한 문장 구성 정확한 의미 표현을 위한 문법적 요소의 수정 뜻 모르는 표현 → 뜻을 모르는 …(초등 4-2)
아버지께서 눈을 크게 뜨며 → …뜨시며(초등 5-2)
의견이 모아지지 않는구나 → 모이지 않는구나(초등 5-2)
답은, 우리는 … 존엄성을 부여받았습니다 → 답은, 우리는 … 부여받았다는 것입니다(중 3-2)
급급하는 것은 → 급급한 것은(고등 국어)
2.05
정확한 의미 표현 담화 차원에서 판별할 수 있는 단어나 문장, 단락 전체의 오류 수정 공원이나 산에 갈 때에는 → 공원이나 산에 가서는(초등 2-2)
북한 이탈 학생과의 대화 → 북한 이탈 학생의 대화(중 3-2)
주인공이 인력거를 끄는 것을 보아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의 이야기 → … 자동차가 많지 않았던 시대의 이야기(중 3-2)
하연 30세, 막내딸 → 하연 24세, 막내딸(고등 심화국어)
하식 24세, 아들 → 하식 30세, 아들(고등 심화국어)
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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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정확한 어휘 사용’은 정확하고 정교한 의미 표현을 위해 단어 수준의 교체나 수정이 이루어진 경우로, ‘표현의 정밀성’ 범주에서 가장 높은 빈도를 차지하는 유형이다. ‘태양열 → 태양광’, ‘논증 방식 → 논증 방법’과 같이 개별 단어의 정교한 의미, 개념에 맞는 정확한 단어로 교체가 이루어진 경우, ‘매듭을 만들 → 매듭을 지을, 손목에 걸면 → 손목에 차면’과 같이 공기 관계를 고려하여 수정이 이루어진 경우를 포함하며, ‘그 밖에 → 그 밖의, ‘ㅋ, ㅌ’를 → ‘ㅋ, ㅌ’을’과 같은 정확한 조사 사용, ‘문화재 → 국가유산, 터키 → 튀르키예’와 같은 공식적인 용어의 변화로 인한 교체도 이 유형에 포함하였다. 이 유형에 포함된 사례들은 개별 단어의 의미나 용법을 고려하여 오류를 판별하여 수정한 경우를 분류한 것으로, 문장 문맥에서 그 오류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경우를 이 유형에 포함하였다.

‘정확한 문장 구성’은 <표 5> 의 예시 사례와 같이 문장 수준의 호응 오류나 높임, 시제, 피사동 등의 문법 요소의 수정을 통해 의미를 정확하게 표현하고자 한 유형의 기준이다. 이 유형의 경우 수정 내역 중 가장 사례 수가 적은 유형으로(초등학교 13건, 중학교 4건, 고등학교 2건, 전체 2.05%) 교과서 편찬 과정에서 이루어진 표기·표현 조사 및 감수의 과정에서 어법상의 문제를 상당수 해결하였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9)

마지막으로 ‘정확한 의미 표현’은 담화 수준에서 판별할 수 있는 단어나 문장, 단락 전체의 오류와 그 수정 사례를 유형화한 기준이다. <표 5>의 예시에서 보듯, ‘공원이나 산에 갈 때에는 → 공원이나 산에 가서는’, ‘북한 이탈 학생과의 대화 → 북한 이탈 학생의 대화’와 같이 어법이나 단어 선택의 오류가 없더라도 해당 구절이 포함된 단락, 글 전체의 맥락에서 정확한 의미를 표현하지 않은 경우들이 이 유형에 포함된다. 여기에는 ‘주인공이 인력거를 끄는 것을 보아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의 이야기 → … 자동차가 많지 않았던 시대의 이야기’처럼 정보의 오류를 수정한 경우, ‘하연 30세, 막내딸 / 하식 24세, 아들 → 하연 24세, 막내딸 / 하식 30세, 아들’과 같이 내용상 논리적 오류를 수정한 경우도 포함될 수 있다. 이들 사례는 단어·문장·담화 차원의 오류가 글 전체의 의미를 왜곡하여 수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앞서 ‘정확한 어휘 사용’이나 ‘정확한 문장 구성’이 단어 혹은 문장 수준에서 의미 정확성을 다루는 것과 달리 글 전체나 단원, 교수‧학습 활동의 맥락 속에서 의미의 정확성을 판단해야 하는 유형이다.

이상의 ‘정확성’의 범주로 구분될 수 있는 사례 유형들은 규범과 형식적 정확성과 일관성을 위한 ‘표기의 정합성’과 의미와 내용 전달의 정확성을 위한 ‘표현의 정밀성’으로 구분될 수 있었다. 특히 각각의 세부 유형에서는 규범과 문법적 지식의 적용을 통한 교정 수준 수정만이 아니라 텍스트 전체의 구조와 형식, 의미의 유기적 관계를 고려한 수정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정확성’은 교과서 윤문의 가장 기본적인 관점으로서, 교과서 텍스트의 정합성을 보증하기 위한 준거가 되며, 언어 규범 – 표현 구조 – 의미 전달의 관계를 고려한 다층적 실천에 대한 기준으로 재정의되어야 할 것이다.

나. 적절성 중심의 윤문 기준 상세화

국어과 교과서의 수정‧보완 내역 중 ‘적절성’의 관점으로 분류된 사례는 총 341건(34.94%)으로, ‘정확성’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적절성으로 분류된 사례들은 ‘학습자의 인지 적합성’과 ‘교수‧학습의 소통성’의 두 가지 하위 범주로 유형화하였다. 이 두 범주는 모두 학습자가 교과서 텍스트를 이해하고 학습 활동을 수행하도록 돕기 위한 조정이라는 점에서 일부 중첩되나, 학습자의 인지 발달과 이해 가능성에 초점을 둔 어휘와 문장 차원의 조정을 전자로, 교수·학습 활동의 맥락과 의도 전달에 초점을 둔 조정을 후자로 구분하였다. 이는 학습자 자체적 요인과 그 외의 교수·학습 활동 요인이 그 세부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반영하였기 때문이다.

1) 학습자의 인지 적합성

‘학습자의 인지 적합성’ 기준은 학습자의 발달 단계, 인지 수준, 이해 능력을 고려하여 교과서 텍스트를 조정한 범주로, 그 가운데 ‘학습자 중심 어휘 선택’은 전체 적절성 범주 중 2.87%를 차지한다. 비중이 크지는 않으나, 학년군에 따라 어휘 조정의 양상이 사뭇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유형은 학습자의 일상적 언어 경험에서 보다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어휘나 학습자의 발달 수준에 적합한 표현으로 조정한 경우를 포괄한다.

<표 6> 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박수를 쳤습니다 → 손뼉을 쳤습니다’와 같이 학습자들에게 익숙한 단어로 대체하거나, ‘인물 → 나오는 사람’, ‘작가 → 글쓴이’처럼 추상적 개념어를 구체적으로 풀어쓴 표현으로 전환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중학교의 경우 ‘시상(詩想) → 시를 짓는 데 실마리가 되는 생각’, ‘애지중지했던 → 아꼈던’과 같이 한자어나 사자성어를 쉬운 우리말로 풀어쓰는 수정이 주를 이루었다.

표 6. 적절성 – 학습자의 인지 적합성 범주의 세부 유형
세부 유형 주요 내용 예시 사례 비율(%)
학습자 중심 어휘 선택 학습자의 인지 및 발달 수준, 이해에 적절한 어휘 선택 박수를 쳤습니다 → 손뼉을 쳤습니다(초등 1-2)
인물 → 나오는 사람, 작가 → 글쓴이(초등 5-1)
시상(詩想) → 시를 짓는 데 실마리가 되는 생각(중 2-2)
애지중지했던 → 아꼈던(중 1-1)
감수성을 길러 줄 → 감수성을 고양할(고등 문학)
2.87
간결한 문장 구성 학습자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문장 구성의 간결화 완성한 영상 광고를 함께 보며 보완하고 고치기 → …광고를 함께 보며 고치기(초등 6-1)
부모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보여 주신 말과 행동을 보며 → 우리 부모님께서 보여 주신 말과 행동을 보며(초등 6-1)
자신이 쓴 글과 짝이 쓴 글에서, 적절한 설명 방법이라 생각한 부분을 찾아 그 내용을 쓰고… → 자신이 쓴 글과 짝이 쓴 글에서 적절한 설명 방법이 사용된 부분을 찾고, 그 이유를 써 봅시다(중 2-2)
위의 대화에서 ‘지호’는 ‘찬우’의 의견을 물어보며 선택권을 부여하고, 강당 정리를 자청하며 ‘찬우’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 → …선택권을 부여하여 ‘찬우’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고등 언어와 매체)
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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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고등학교에서는 역방향의 조정도 확인된다. ‘감수성을 길러 줄 → 감수성을 고양할’과 같은 사례는 고등학교의 경우 보다 학술적인 어휘로 교체되는 사례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어휘 선택의 적절성 기준이 단순히 ‘쉬운 말’의 여부가 아니라 학년군에 따른 학습자의 발달 수준과 교과 학습의 심화 정도에 따라 달리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 유형으로 분류된 사례들에서 어휘 수준 조정에 대한 일관된 원칙이나 체계적 기준을 찾기는 어려웠는데, 여기서 윤문 과정에서의 어휘 선택이 윤문자의 직관에 의존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간결한 문장 구성’ 기준은 의미 자체에는 오류가 없으나 불필요한 중복 표현이나 수식어를 덜어내거나 긴 문장을 나누어 학습자의 인지 부담을 줄인 사례를 묶은 것이다. ‘완성한 영상 광고를 함께 보며 보완하고 고치기 → 완성한 영상 광고를 함께 보며 고치기’처럼 의미가 겹치는 표현을 삭제하거나, ‘부모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보여 주신… → 우리 부모님께서 보여 주신…’처럼 군더더기 구절을 덜어 문장을 단순하게 만든 경우가 대표적이다. 문장이 간결해지면 학습자가 과제의 요구를 명확히 파악하기 쉬워진다는 점에서, 이러한 조정 역시 학습자의 이해 가능성을 높이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 교수‧학습의 소통성

‘교수‧학습의 소통성’ 기준은 교육적 상황 맥락에서 효과적인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교과서 텍스트를 조정한 것으로 판단되는 사례들을 포괄하는 범주이다. 이 범주의 기준들은 ‘맥락에 적합한 표현’, ‘명확한 의도 표현’, ‘문체‧어조 수정’의 세 가지 세부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각 기준들의 내용 및 예시는 <표 7> 에서 확인 가능하다.

표 7. 적절성 – 교수‧학습의 소통성 범주의 세부 유형
세부 유형 주요 내용 예시 사례 비율(%)
맥락에 적합한 표현 교수학습 목표, 상황, 내용에 적합한 표현 뻐드렁니가 말했어요 → 뻐덩니가 말했어요(초등 3-1)
물건의 이름을 소리 내어 읽고, 읽을 수 있는 것을 바구니에 담아 봅시다 → …장보기 수레에 담아 봅시다(초등 1-1)
함께 토론하며 협력합니다 → 함께 이야기하며 협력합니다(초등 6-1)
그림에 나오는 학급 알림판의 이름을 새롭게 지어 봅시다 → …새말로 지어 봅시다(초등 5-6)
토의 주제에 따라 자신의 의견을 쓰고 그 의견이 좋은 까닭을 써 봅시다 → 자신의 주장을 쓰고 주장에 알맞은 근거를 들어 봅시다(초등 5-6)
3.18
명확한 의도 표현 학습 활동 및 수행의 의도를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표현 사진이나 입장권을 붙여 봅시다 → 여행하며 얻은 자료를 붙여 봅시다(초등 5-1)
「즐거운 단풍 구경」의 흉내 내는 말을 몸으로 표현해 봅시다 → …에서 흉내 내는 말을 찾아 몸으로 표현해 봅시다(초등 1-2)
사례 1에서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 …우리말 사용과 관련한 문제점은 무엇인가요?(초등 2-2)
영철이가 한 말에 민수가~ → 예절을 지키지 않은 영철이의 말에 민수가~(초등 3-4)
대명사 중에는 → 인칭 대명사와 지시 대명사 중에는(고등 언어와 매체)
주제가 잘 형상화되어 있는지 → 주제를 잘 형상화하였는지(고등 문학)
15.78
문체‧어조 수정 교과서, 교육용 텍스트에 적합한 문체 놀이터에 친구가 있니? 없니? → 놀이터에 친구가 있나요? 없나요?(초등 1-2)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 중 →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는 중(초등 5-1)
이를 통해 개인의 권리를 보호받는다 → 이를 통해 개인의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다(중 3-1)
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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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맥락에 적합한 표현’ 기준은 교수·학습 활동의 목표, 교과서에 수록된 다른 자료, 교과의 개념 체계 등 교육적 상황의 다양한 맥락을 고려하여 표현을 조정한 사례들에서 도출하였다. ‘뻐드렁니가 말했어요 → 뻐덩니가 말했어요’는 제재로 활용된 문학 작품의 표현을 정확히 반영하기 위한 수정으로, 원전에 대한 충실성을 살린 경우이다. ‘…바구니에 담아 봅시다 → …장보기 수레에 담아 봅시다’는 교과서 삽화에 제시된 쇼핑 카트 그림에 부합하도록 표현을 조정한 경우로, 교수·학습 활동을 위해 제시된 시각 자료와의 일치성을 고려한 것이다.

‘함께 토론하며 협력합니다 → 함께 이야기하며 협력합니다’는 국어과 교수·학습 맥락에서의 용어 사용을 고려한 수정이다. 해당 문장이 포함된 단원은 제재나 학습 목표가 토론과는 무관하므로, 학생들의 의견을 나누는 활동을 ‘토론’으로 지칭하는 것은 국어과의 교과 개념 체계상 적절하지 않다. ‘…새롭게 지어 봅시다 → …새말로 지어 봅시다’는 일상어를 국어과 학습 용어로 전환한 것이며, ‘토의 주제에 따라 자신의 의견을 쓰고 그 의견이 좋은 까닭을 써 봅시다 → 자신의 주장을 쓰고 주장에 알맞은 근거를 들어 봅시다’ 역시 일상어를 국어과 학습 용어로 전환한 경우이다. 이들 사례는 윤문 과정에서 제재의 원전, 교과서 안의 다른 구성 요소, 교과 고유의 개념 체계 등 교수·학습을 둘러싼 여러 층위의 맥락이 함께 고려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명확한 의도 표현’ 기준은 적절성 범주에서 가장 높은 빈도(15.78%)를 보인 기준이다. 이 기준은 의미가 부정확하거나 오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학습자가 교수·학습의 의도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모호한 진술을 구체화하거나 교수·학습 맥락상 강조해야 할 부분을 부각한 경우가 포함된다. ‘사진이나 입장권을 붙여 봅시다 → 여행하며 얻은 자료를 붙여 봅시다’는 그 대표적인 경우로, ‘사진이나 입장권’으로 대상을 예시함으로써 활동 범위를 지나치게 한정하는 문제가 있다. 이를 ‘여행하며 얻은 자료’라는 상위 개념으로 조정함으로써 학습자가 보다 넓은 범위에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례 1에서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 사례 1에서 우리말 사용과 관련한 문제점은 무엇인가요?’는 학습자가 주목해야 할 관점을 구체화한 사례이며, ‘…에서 흉내 내는 말을 몸으로 표현해 봅시다 → …에서 흉내 내는 말을 찾아 몸으로 표현해 봅시다’는 ‘찾아’라는 수행 동사를 추가하여 학습 활동의 단계를 명시적으로 제시한 경우이다.

‘문체‧어조 수정’ 기준은 8.40%를 차지하며, 교과서라는 공적 텍스트, 교육용 텍스트에 적합한 문체와 어조로 조정한 사례들에서 도출되었다. 초등학교의 경우 ‘놀이터에 친구가 있니? 없니? → 놀이터에 친구가 있나요? 없나요?’와 같이 상대높임의 등급을 높여 교과서 언어에 적합한 화계로 조정하거나,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 중 →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는 중’처럼 문어적 표현을 구어적 표현으로 전환하여 문체를 자연스럽게 조정한 사례가 있다. 중학교에서는 ‘…개인의 권리를 보호받는다 → …개인의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다’처럼 단정적 진술에 ‘~수 있다’를 추가하여 어조를 완화한 사례가 확인되었다. 이는 학습자의 다양한 해석과 사고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상의 ‘적절성’으로 범주화한 기준들은 학습자의 인지적 특성과 교수·학습 상황이라는 교과서 텍스트의 특수한 맥락을 고려한 언어적 조정의 양상이 반영된 것들이다. 특히 ‘명확한 의도 표현’이 적절성 범주에서 가장 높은 빈도(15.78%)를 차지한 점은 교과서 윤문에서 학습자의 능동적 학습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언어적 명료화가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에서 적절성 비율이 40.12%로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학습자의 발달 단계가 낮을수록 이해 가능성을 고려한 어휘와 문장 조정이 보다 활발히 이루어짐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교과서 윤문 기준을 정립하는 데 있어 학습자의 발달 단계와 교수·학습 맥락을 보다 체계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학년군별 학습자의 언어 발달 수준에 따른 어휘 선택 기준과 문장 복잡도 기준, 교과 고유의 개념 체계와 학습 목표를 반영한 표현 조정 기준 등을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적절성 차원의 윤문 기준이 체계화되어야 할 것이다.

다. 공공성 중심의 윤문 기준 상세화

국어과 교과서의 수정‧보완 내역 중 ‘공공성’의 관점에서 분류된 기준들은 앞서 살펴본 ‘정확성’이나 ‘적절성’과 달리 별도의 하위 범주를 설정하지 않고, 하나의 대범주 아래 ‘사회적 타당성’과 ‘언어의 공정성’이라는 두 가지 세부 유형으로만 구분하였다. 이들 유형에 해당하는 사례와 내용은 아래 <표 8>과 같다.

표 8. 공공성 범주의 세부 유형
세부 유형 주요 내용 예시 사례 비율(%)
사회적 타당성 정치‧사회적 편향을 배제한 중립적 표현 사용
보편적 가치와 윤리 의식을 반영한 언어 수정
‘다듬은말’(순화어) 사용
로봇세를 거둬 실직자를 지원하고 국민에게 기본 소득을 지급하자는 뜻이다. → 인간에게 필요한 비용을 로봇세로 보충하려는 것이다.(초등 6-2)
사랑하니까 걱정하는 거란다. 친구들과 즐겁게 놀고 너무 늦지 않게 들어오렴. → 그래, 알았다. 즐겁게 놀고 너무 늦지 않게 들어오면 좋겠구나. 아빠도 이제 걱정을 덜 하도록 노력하마.(초등 4-2)
물론 그 결과 지금은 한국에서 제일 값비싼 화가가 됐지만……, → 물론 그 결과 지금은 한국에서 제일 잘나가는 화가가 됐지만……,(고등 문학)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 누리 소통망 서비스(SNS)(고등 심화국어)
2.97
언어의 공정성 차별적 의미를 지닌 표현의 수정
성별‧연령 고정관념의 중립적 표현 전환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 유발 표현의 완화
손이 여자애처럼 작고 고운 아이였다. → 손이 작고 고운 아이였다.(초등 5-1)
자연은 어머니의 따뜻한 품이자 우리의 영원한 안식처이다. → 자연은 우리의 영원한 안식처이다.(초등 6-1)
딸마저 소박맞고 와서 같이 살고 있다. → 딸은 남편과 사별한 후 와서 같이 살고 있다.(고등 문학)
다운 증후군을 앓고 있다니 → 다운 증후군이 있다니(초등 5-1)
장애인 실업자들이 일반인 실업자보다… → 장애인 실업자들이 비장애인실업자보다…(고등 화법과 작문)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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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성’으로 분류된 사례들은 교과서 편찬의 제도적 기준과 긴밀히 맞닿은 윤문 활동의 한 면모를 보여준다. 이 가운데 ‘사회적 타당성’ 기준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가치와 인식에 맞추어 표현을 다듬은 사례를 묶은 것이다. 특정 정치‧사회적 담론을 직접 드러내기보다 누구나 받아들일 만한 중립적 표현을 택하거나, 긍정적 태도와 존중의 언어 표현을 강화하며, 사회 인식을 반영해 표현을 순화하거나 조정한 방식 등이 이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로봇세를 거둬 실직자를 지원하고 국민에게 기본 소득을 지급하자는 뜻이다. → 인간에게 필요한 비용을 로봇세로 보충하려는 것이다.’로 수정한 사례는 정치‧경제적 쟁점을 함의한 ‘실직자’, ‘기본 소득’과 같은 표현을 보다 중립적이고 보편적인 언어로 조정한 것이다. ‘…값비싼 화가 → …잘나가는 화가’와 같이 물질적 가치에 초점을 둔 표현보다는 긍정적이고 관용적인 가치 기준을 반영한 중립적 표현으로 순화한 경우도 있다. 또한 ‘…사랑하니까 걱정하는 거란다. → …이제 걱정을 덜 하도록 노력하마.’처럼 감정 표현 방식에서 상호 존중과 공감을 드러내는 방향으로 조정된 사례도 포함된다. 아울러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누리소통망 서비스(SNS)’로 바꾼 사례는 외래어를 고유어로 바꾼 국립국어원의 ‘다듬은말’을 반영한 것으로, 국어 순화의 정책을 교과서 언어에 반영한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사회적 타당성’ 기준이 사회적으로 권장할 만한 가치와 보편성을 드러내는 데 초점을 둔 것과 달리, ‘언어의 공정성’ 기준은 사회적으로 지양해야 할 차별 표현을 제거하고 학습자의 배경과 특성을 고려한 균형 있는 언어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 유형의 기준이다. 특정 사회 집단에 대한 차별이나 편견을 유발할 수 있는 표현을 수정하거나, 다양한 정체성과 특성을 반영해 언어의 포용성과 형평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에서 이루어진 수정 사례들이 이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손이 여자애처럼 작고 고운 아이였다.’, ‘자연은 어머니의 따뜻한 품이자 우리의 영원한 안식처이다.’에서 ‘여자애처럼’, ‘어머니의 따뜻한 품이자’를 삭제한 사례는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이나 성역할 은유를 제거하고 중립적‧보편적 표현으로 전환한 경우에 해당한다. 더하여 ‘딸마저 소박맞고 와서 같이 살고 있다 → 딸은 남편과 사별한 후 와서 같이 살고 있다’로 수정한 사례는 ‘소박맞다’라는 표현이 상대에게 버림받았다는 인상을 주는 표현으로, 특히 여성에 대한 전통적 낙인과 편견을 내포하고 있다. 이를 중립적이고 설명적인 서술로 조정함으로써, 불필요한 가치 판단을 배제하고 인물의 상황을 사실 중심으로 전달하고 있다. 또한 질병이나 장애와 관련된 표현을 수정한 경우도 포함된다. ‘다운 증후군을 앓고 있다니 → 다운 증후군이 있다니’는 ‘앓고’가 장애를 질병처럼 인식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병리적 편견을 줄인 조정이다. 같은 맥락에서 ‘일반인 → 비장애인’으로 수정한 사례는 ‘일반인’이라는 표현이 비장애인을 기준으로 정상성을 설정하고, 장애인을 예외로 간주하는 이항 구도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포용적이고 중립적인 표현으로 바꾼 것이다.

이러한 두 세부 유형의 기준에 해당하는 사례들은 학습자의 다양성과 정체성을 존중하고, 교과서 언어가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을 재생산하지 않도록 조율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성별, 장애, 지역, 외모 등 다양한 사회적 범주에 대한 언어적 민감성을 반영하여, 교과서 편찬 기준이 요구하는 ‘공정성과 중립성’을 실현하려는 시도인 것이다. 교과서가 공적‧제도적 기준에 따라 만들어지는 교육 매체라는 점에서, 공공성과 관련된 윤문 활동은 단순한 표현 다듬기를 넘어 사회적 책임을 짊어진 언어 실천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사회적 타당성’과 ‘언어의 공정성’ 기준은 각각 2.97%, 5.12%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가장 낮다. 그러나 개별 사례의 특성이 뚜렷한 데다, 공공성이 아우르는 여러 가치가 한 사례에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하나의 수정 사례가 두 유형에 걸치거나 그 경계가 흐려지기 쉬워, 기준을 잘게 나눌수록 오히려 분류와 적용에 혼선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공공성의 기준을 엄격하게 세분화하기보다, 윤문이 지향하는 사회적 가치의 방향을 읽어 내는 틀로 접근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공공성에 기반한 수정 사례를 ‘사회가 지향하는 표현을 채택한 사회적 타당성’과 ‘사회가 지양하는 표현을 제거한 언어의 공정성’이라는 두 축으로 구분하게 되었다.

2. 교과서 윤문 기준 틀의 종합적 설계

지금까지 수정‧보완 온라인시스템이 제공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준한 국어과 교과서를 대상으로 한 수정‧보완 내역을 분석하여 그 결과를 범주화하고 상세화한 결과를 도식화하면 [그림 2]와 같다.10)

jce-29-3-113-g2
그림 2. 국어과 교과서의 수정 및 보완 내역의 범주별 구성과 비율
Download Original Figure

[그림 2]는 대범주-하위 범주-세부 유형 간 위계에 따라 실제 수정 및 보완의 비율이 공간 면적에 반영된 선버스트형 차트로서, 총 976건의 조사 분석 대상인 국어과 교과서 수정 및 보완 결과치가 어떤 기준에 따른 것인지와 범주 간 상이한 비율이 지시하는 대로 이 수정 및 보완의 종합적 방향과 특성이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조사 대상인 국어과 교과서가 아닌 타 교과일 때에는 동일 기준이더라도 그 결과치에 따라 비율이 달라질 것이므로 그 교과 특유의 차트가 생성될 것이다.

한편, [그림 2]에 반영된 실제 값들을 빼고 대범주-하위 범주-세부 유형의 위계 아래 논리적으로 배열된 기준들의 체계를 구조화하면, 교과서 윤문의 기준 틀이 도출될 수 있다. <표 9>가 바로 그 결과이자, 본고의 최종 결과물이다. 이는 교과서 텍스트가 지향해야 할 정확성, 적절성, 공공성의 관점을 반영하며, 각 관점에 따라 고려할 수 있는 교과서 윤문의 원리, 수행해야 할 내용을 구체화하기 위한 기준 틀 또는 준거 틀이 된다.

표 9. 교과서 윤문의 준거 틀
범주 세부 유형 및 내용
정확성 표기의 정합성 표기 규범 준수 어문 규범에 따른 정확한 표기
표기 방식 통일 규범 표기 이외의 문서 작성 과정에서의 표기 방식의 일관성
표현의 정밀성 정확한 어휘 사용 의미와 용법, 개념에 맞는 정확한 어휘 선택 및 사용
정확한 문장 구성 어법에 맞는 문장 구성
정확한 의미 표현 담화 차원에서 판별할 수 있는 단어, 문장, 단락 전체의 오류 수정
적절성 학습자의 인지 적합성 학습자 중심 어휘 선택 학습자의 인지 및 발달 수준, 이해에 적절한 어휘 선택
간결한 문장 구성 학습자의 이해 정도를 높이기 위한 문장 구성의 간결화
교수‧학습의 소통성 교수학습 맥락에 적합한 표현 교수학습 목표, 상황, 내용에 적합한 표현
명확한 의도 표현 교수학습의 의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한 표현
문체(어조) 수정 교과서, 교육용 텍스트에 적합한 문체와 어조 표현
공공성 사회적 타당성 사회적으로 지향해야 할 가치를 반영한 언어 선택
언어 공정성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이나 편견을 유발하는 표현의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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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기준 틀에서 대범주는 교과서 텍스트 일반의 가치적 속성에서 연역된 것으로 교과 보편적 성격을 지니는 반면, 하위 범주와 세부 유형은 국어과 사례로부터 귀납된 것이므로 각 유형의 목록과 상대적 비중에는 교과 특수성이 개재될 수 있다. 예컨대 ‘표기 방식 통일’에 포함된 매개 모음 표기나 의존 형태소의 붙임표 사용과 같은 사례는 국어과에서 관습적으로 사용하는 표기 방식과 관련되며, 타 교과에서는 해당 교과의 기호 체계나 단위 표기에 관한 사례가 이 유형을 채우게 될 것이다. 따라서 본고의 기준 틀은 타 교과 자료를 통해 검증되고 보완되어야 할 시론적 모형에 해당한다. 후속 연구에서 타 교과의 수정 내역을 동일한 틀로 분석함으로써 교과 보편적으로 유지되는 기준과 교과별로 달리 구성되어야 하는 기준이 구분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교과서 윤문 활동의 학년별 차이나 기준의 교과별 상세화 등으로 논의가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V. 논의 및 제언

교과서 윤문은 “교과서 텍스트가 사용될 구체적 교육 맥락 속에서 기대되는 소통적 기능을 부족함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텍스트의 언어적·교육적·사회적 타당성을 종합적으로 조정하여 최적화하는 전문적 실천(전영주 외, 2026, p. 176)”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특수한 전문성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교과서 윤문의 기준 틀이 상세하게 설정된 바가 없었다. 이에 본고에서는 실제 국어 교과서를 수정한 내역을 상세히 검토하여 각각의 수정 사례들에서 귀납적으로 추출한 기준들을 바탕으로 논리적 체계를 세워 교과서 윤문의 기준 틀을 설정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논의와 제언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이 세 가지 항목으로 추려진다.

첫째, 교과서 윤문 개념이 정위(正位)되어야 한다. 앞서 확인하였듯 976건의 조정 가운데 적절성으로 분류된 사례가 341건(34.94%), 공공성으로 분류된 사례가 79건(8.09%)으로, 두 범주를 합하면 420건(43.03%)에 이른다. 이들은 학습자의 발달 수준, 교과의 개념 체계, 교수·학습 활동의 의도, 사회적 가치 등을 고려한 판단으로, 어문 규범과 문장·어휘 차원의 점검을 중심으로 구성된 현행 표기·표현 감수 지침의 체계로는 포착되기 어려운 층위에 속한다. 이는 현행의 명명과 그에 따른 지침이 실제로 수행되고 있는 조정의 범위를 담아내지 못함을 보여준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교과서 표기·표현 조사 및 감수는 ‘윤문’으로 명명하고, 그 개념이 역시 명확하게 언급되어야 한다. 윤문은 교과서의 언어 집필자의 의도를 전달하면서도 학습자의 원활한 이해를 도모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 맥락에 맞게 최적화된 언어 표현, 교과 언어의 관습성과 사회적으로 타당한 가치를 반영하여 실행하는 언어적 조정의 총체이다. 이때 ‘교과서 윤문’은 교과서의 윤문이기에, 과정과 결과에서 규범성, 정확성만이 아닌 교육의 맥락과 상황을 고려한 적절성, 사회문화적 가치를 고려한 공공성의 관점이 ‘교육’이라는 거시적인 맥락 아래 명시적으로 강조, 반영되어야 한다.

둘째, 교과서 윤문의 범위는 문장 수준이 아닌 텍스트 차원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앞서 확인한 사례 가운데는 어법이나 단어 선택에 오류가 없더라도 단락과 글 전체의 맥락에서 비로소 오류가 판별되는 경우, 제재의 원전이나 교과서 내 다른 구성 요소와의 관계를 함께 고려해야 판단이 가능한 경우들이 다수 확인되었다. 이처럼 정확한 표기와 표현의 선택항은 단어 차원의 어문 규범만이 아니라 텍스트 차원의 맥락적 의미를 통해 결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윤문에는 형태의 정확성, 어법의 정확성을 넘어 의미의 정확성, 적절성, 공공성을 고려할 수 있는 내용 차원의 접근이 요구된다. 논문에서 제시한 교과서 윤문의 기준 틀은 이러한 범위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결과이다. 다만 윤문자는 교과서 개발 과정의 후반부에서 윤문 작업을 수행하므로, 내용 차원에 관여할 수 있는 범위가 그 시기상 한정될 수 있다. 이러한 제약은 윤문의 결과를 집필진이 다시 검토하여 수용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을 통해 일정 부분 보완될 수 있으나, 그 역시 개발 주체 간의 협업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따라서 윤문의 범위를 텍스트 차원으로 확장하는 일은 윤문자 개인의 역량 문제라기보다, 윤문이 개발 과정에 어떻게 배치되고 다른 개발 주체와 어떻게 연계되는가의 문제로 함께 다루어질 필요가 있다.

셋째, 윤문의 전문성에 대한 가치 확인과 공유가 요청된다. 윤문은 교육용 텍스트로서 교과서의 맥락과 가치를 인식하고, 집필자인 교과 전문가와 학습자 혹은 교사, 사회를 연결하는 매개적 활동으로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언어적 조정의 총체이다. 앞서 살펴본 조정 사례들이 학습 활동의 의도를 파악하여 모호한 진술을 구체화하거나 일상어를 교과의 학습 용어로 전환하는 등 어문 규범이나 문법 지식만으로는 수행될 수 없는 판단을 요구하였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에 따라 교과서 윤문자의 정체성도 재규정되어야 한다. 교과서 윤문자는 단순히 국어전문가로서의 역할만을 수행하는 존재가 아니다. 교과서의 교육적, 사회문화적 역할을 인식함으로써 ‘교과서’라는 장르의 언어를 다루는 특화된 전문가로서 교과서 윤문자의 정체성을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윤문자는 교과서 개발 과정의 후반부에서 외부자적 존재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 개발진의 하나로 능동적 참여자로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AI의 급속한 고도화에 따라 규범적 차원의 교정, 교열의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협소한 표기·표현 조사 및 감수는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현실 변화를 고려할 때 교과서 윤문자의 정체성과 역할에 대한 특화된 가치를 명확히 하고, 이를 교과서 개발과 사용 과정에 관여하는 모든 참여자들이 공유할 필요가 있다.

본고에서는 국어과 교과서의 수정‧보완 내역을 밑자료로 삼아 대규모 사례들을 분석하여 상향식으로 교과서 윤문의 기준들을 추출하고 이것들을 논리적 관계를 따져 범주 간 위계를 설정하여 기준 틀을 설정한 것이다. 따라서 교과서 윤문 활동의 교과별 차이, 학년별 차이 등을 고려하지 못하였다. 아울러 실제 윤문 장면에서 이 기준이 유효하게 작동하는지는 국어교육 전문가와 교과별 교육 전문가, 윤문 실무자의 검토를 통해 별도로 확인될 필요가 있다. 이상의 남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후고를 기약한다.

Notes

1) 전영주 외(2026)는 교육적 목적의 텍스트로서 교과서의 특수성에 주목하여, 그 언어적 조정이 단어나 문장 수준의 오류를 바로잡는 교정·교열의 협소한 관점으로는 온전히 설명될 수 없다고 본다. 이에 교과서 텍스트의 가치적 속성인 정확성·적절성·공공성에 근거하여, 교과서를 둘러싼 교육적 맥락과 사회적 가치까지 포괄하는 광의의 개념으로 교과서 윤문을 정립하였다. 다만 해당 연구는 교과서 윤문의 개념을 정립하는 것에 집중하였으며, 교과서 윤문의 구체적 방향을 제시하지는 못하였다. 본 연구는 전영주 외(2026)의 논의를 잇는 후속 연구로서, 실제 교과서 수정 사례를 분석하여 교과서 윤문의 구체적 기준 틀을 마련하고자 한 것임을 밝힌다.

2) 교과서 윤문은 교과서 개발 과정의 후반부에 이루어지나, 윤문의 결과를 집필진이 다시 검토하여 그 수용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이 포함되기도 한다. 전영주 외(2026)에서도 윤문을 교정·교열과 구별한 기준은 ‘활동의 시점이나 범위’가 아니라 ‘판단의 준거, 곧 텍스트가 쓰일 자리에서 기대되는 기능을 수행하는가’에 두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 준거는 조정이 이루어지는 시점과 무관하게 작동하므로, 교과서 배포 이후의 수정·보완 역시 같은 준거 위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3) 교과서 윤문에 대해서는 소극적 관점과 적극적 관점이 모두 마련되어 적시에 적용될 필요가 있다. 소극적 관점은 교과서 윤문을 교과서 내용 개발과는 별개로 이루어지는 사후의 언어적 조정으로 이해하는 입장으로, 어문 규범과 문법적 기준에 따라 표현을 교정하고 문장을 다듬는 작업에 초점을 둔다. 반면 적극적 관점은 교과서 윤문을 교과서 내용 개발과 긴밀한 연관성 아래 이루어지는 교과서 텍스트 완성의 최종 단계로 간주하며, 교과서 텍스트를 교육 목적과 학습자의 이해에 부합하도록 최적화하기 위한 총체적인 언어적 조정 과정으로 이해한다. 이에 따르면 윤문은 표현 층위에서만의 수정을 넘어, 해당 표현과 관련된 내용의 구조와 조직, 정보의 배열, 개념 간 연결, 학습자의 이해를 고려한 제시 방식 등을 함께 고려하는 차원에서 언어적으로 조정하는 작업이다. 따라서 윤문의 정의 역시 전자는 협의의 정의, 후자는 광의의 정의가 가능하며, 실제 교과서 개발 과정에서는 목적과 상황에 따라 두 관점이 선택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3) 본고는 교과서 윤문을 교과서의 교육적 기능을 구현하는 적극적인 개발 과정으로 이해하는 후자의 관점이 보완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는 입장에 선다. 이러한 적극적 관점의 윤문에 대한 접근은 텍스트의 질을 표기·표현의 문법적 정확성이 아니라 독자의 이해와 학습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매개하는가라는 기능적 차원에서 규정해 온 Armbruster & Anderson(1985)Beck et al.(1991) 등에 의해 뒷받침될 수 있다.

4) 홈페이지 주소는 https://www.textbook.or.kr으로서, 이하에서는 ‘수정‧보완 시스템’으로 약칭하고자 한다.

5)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는 자료 수집 기점을 기준으로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와 고등학교 1학년까지만 적용되어 전 학년의 수정·보완 이력을 확인하기 어렵다.

6) 정제 전의 원시 데이터는 2017년부터 2024년 11월까지 생성된 자료이다. 다만,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이 적용된 교과서의 경우 학년별로 그 시기가 상이하기 때문에 모든 수정·보완 내역이 동일한 시기에 구성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1, 2학년 국어 교과서의 경우 2017년에 처음 현장에 적용되어 2023년까지 활용되었기 때문에 수정‧보완 내역이 생성된 시기는 2017년~2023년까지이다. 반면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 과정에 적용되는 교과서의 경우, 2020년 처음 현장 적용되어, 2024년인 자료 수집 기점에서도 사용되고 있으며, 수정‧보완 내역의 경우 2020년부터 2024년 11월 사이로 그 생성 시기를 상정할 수 있다.

7) 이는 교과서 편찬 및 개발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실제 절차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다만 그 절차와 명칭은 국정과 검정에 따라 구별된다. 검정도서의 경우 심사본에 대한 기초 조사 단계에서 내용 오류와 표기·표현 오류를 함께 조사하며, 본심사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 국립국어원 등 전문기관에 감수를 요청할 수 있다(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 제9조 제2항·제4항). 반면 국정도서의 경우 개발 과정의 감수본 단계에서 국립국어원 등의 표기·표현 감수가 이루어진다(교육부, 2023, p. 123).

8) 이후 지침을 구체화하는 연구에서는 이와 관련한 다양한 사례를 보완한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예컨대 동형의 언어 표현, 동사와 형태가 같지만 접사로 쓰였거나(‘-하다’, ‘-드리다’, ‘-받다’, ‘-시키다’ 등), 의존 명사와 형태가 같지만 어미 ‘-듯이’의 준말인 ‘-듯’으로 쓰인 경우 등도 반드시 문장 내 의미를 우선 파악하여 수정 방향이 결정되어야 한다. 띄어쓰기가 규범적 차원의 문제만이 아니라 형태의미적 차원에서도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구체적인 지침이 요구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9) 분석 대상 교과서가 국어 교과서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결과는 교과서 집필진의 전공 특성이 반영된 결과일 수도 있다. 국어과 교과서 집필진의 경우 기본적으로 문법 규칙에 부합하는 올바른 문장 구성에 대한 민감성이 높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타 교과의 수정·보완 내역 결과와의 비교를 통해 의미 있게 분석할 지점이 있는지도 향후 연구로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10) [그림 2]는 연구진이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성형 AI(Anthropic Claude)를 활용하여 시각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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