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문제행동을 일삼는 자녀에게 왜곡된 사고방식이나 감정 또는 태도가 형성된 데에는 부모답지 못한 부모의 영향력이 개입되었을 여지가 크다. 따라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도덕적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모의 인간성과 가치관이 건전해야 한다.
최근 자녀를 살해한 후 자살을 시도하는 부모의 사례가 자주 보도된다(원혜욱 외, 2025).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 사건의 원인으로 생존 경쟁 심화, 서민의 생활고 증가, 사회 양극화 심화, 정신건강 관리 시스템의 부재 등 사회 구조적 문제에 더하여 왜곡된 가족주의와 부모의 윤리의식 부족 등 문화적·윤리적 차원의 원인을 지적할 수 있다. 사회 구조적 원인 분석과 해결책은 사회과학이나 사회윤리 분야의 다른 연구 과제로 남기고 본 연구에서는 가정 교육이 원인이 되는 일부 사회 문제의 선제적 예방 차원에서 학교 교육에서 예비 부모의 소양과 윤리의식 제고를 위한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하려 한다.
예비부모교육이란 결혼 전의 부모가 되지 않은 사람 또는 장차 부모가 될 예비 부모로 하여금 부모 역할을 이해하도록 하고 준비시키는 교육이다(정옥분·정순화, 2008; 조성연, 2006; 한성심 외, 2008). 이처럼 예비부모교육의 성격은 이미 명확히 규정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 말하는 예비부모교육을 통해 길러야 할 부모로서의 소양은 자녀의 성장 단계별 발달상의 특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부모로서 갖춰야 할 지적·정서적·도덕적 역량을 의미하며, 여기에는 자기 성찰, 공감 능력, 정서 조절 능력, 의사소통 기술, 양육 역량, 부모효능감, 윤리의식이 포함된다(정옥분·정순화, 2019).
부모의 윤리의식을 지탱해 주던 유교 윤리가 무너져가는 상황 속에서 이를 대체할 새로운 윤리는 아직 우리의 현실에 정착되지 않았다. 이러한 일종의 윤리적 공백1) 상태에서 부모로서의 소양과 윤리의식은 지속적으로 약화됨으로써 부모의 양육 태도가 악화되고, 나아가 자녀의 탈선과 부모의 범죄 비율이 증가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미국의 경우 중고교 교육과정에 예비부모교육 프로그램은 주로 청소년의 혼전임신 예방과 아동 발달에 대한 이해 제고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경제발전 및 서구화 등에 따라 일상생활의 가치관이나 윤리의식, 성 의식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청소년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기의 성에 대한 태도는 더 개방적으로 변하고 성을 경험하는 연령도 계속 낮아지고 있지만 예비부모교육에 대한 관심은 부족하다(장영숙·조현진, 2009, p. 65).
가정은 아동의 최초 사회화 기관으로서, 부모는 자녀의 인격 형성 및 가치 내면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운전면허나 교사 자격 부여를 위해 일정 수준의 소양을 요구하는 것처럼 자녀 양육에서도 일정 수준의 소양, 즉 부모로서의 역할과 태도를 갖추도록 계도할 필요가 있다(김정미 외, 2010, p. 18).
이에 본 연구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예비부모교육을 공교육 체계에 공식적 교육과정으로 포함하기 위해 예비부모교육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내용과 학문적 근거를 탐색하며, 목표를 체계화하고자 한다. 또한 예비부모교육 교육과정 운영에 적합한 교수·학습 방법과 평가 방법을 밝히고자 한다. 본 연구의 제목에서 ‘예비부모교육의 체계화’는 예비부모교육의 내용, 목표, 방법, 평가의 체계화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본 연구의 내용과 방법은 다음과 같다. 국내외 예비부모교육 내용을 포함해 예비부모교육 관련 선행연구를 문헌연구 방법으로 고찰하고,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교육 목표 형식(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에 적합하도록 예비부모교육의 목표를 체계화한다. 이어서 예비부모교육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내용 요소를 선별하고, 각 내용 요소의 이론적 근거가 되는 관련 학문의 내용과 방법을 탐색한다. 다음으로 예비부모교육 관련 선행연구 및 2022 개정 교육과정 현황을 참고하여 예비부모교육의 성격에 적합한 교육 방법과 평가 방법을 제안한다. 따라서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II. 선행 연구 개관과 시사점
선행 연구의 선정 기준은 예비부모교육의 현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거나 향후 교육과정에 예비부모교육을 공식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예비부모교육의 체계화에 기여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선행 연구의 분석 기준은 다음과 같다. ‘예비부모교육’이라는 교육과정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의 성격, 목표, 내용, 방법, 평가가 구체화·체계화되어야 하며, 선행 연구 분석은 이에 기여할 수 있도록 실행되어야 한다. 예비부모교육과 관련된 선행 연구는 크게 네 부류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째는 부모로서 양육에서 갖는 자신감인 부모효능감(Parenting Self-Efficacy; PSE)의 증진에 관한 연구이다. 둘째는 자녀의 사회정서역량 함양을 위한 부모 교육 관련 연구이다. 셋째는 일반적인 (예비) 부모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 효과성 또는 만족도를 검증하는 형식의 연구이다. 넷째는 예비부모교육 관련 선행 연구를 분석·종합하여 예비부모교육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려는 연구이다.
부모효능감이란 부모가 양육자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신념, 즉 양육에서의 자신감을 의미하며(배민정·정윤경, 2024, p. 108), 부모효능감은 부모역할의 결정 요인으로서, 자녀의 정서 발달, 심리적 건강, 문제행동, 학교활동 참여, 학업능력 등 전반적인 적응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친다. 이 연구에서는 자녀와의 정서적 유대감 및 소통이나 어머니 자신의 정서 조절 능력과 같은 정서적 유능성이 부모효능감을 결정하는 중요 변인이 됨을 제시하였다. 다른 연구는 영유아 및 학령전기 아동을 둔 가정의 부모효능감 영향 요인을 분석하고, 부모효능감 증진을 위한 실질적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신혜원 외, 2025, p. 143). 다양한 부모 교육은 부모효능감 향상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효능감 증진을 위해서는 개인적 요인(연령, 경제적 수준)뿐만 아니라 환경적 요인의 고려가 필요하며, 환경적 요인 개선을 위한 맞춤형 정책 지원이 요구된다.
두 번째 부류의 연구에서는 자녀의 사회정서역량 함양을 위한 부모 교육의 중요성을 지적한다. 사회정서역량은 개인이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며, 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능력을 의미하며, 자기 인식, 자기 관리, 사회적 인식, 관계 기술, 책임 있는 의사결정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된다. 한유진 외(2019)의 연구에서는 가족 갈등 및 해체, 아동학대 사례의 증가 경향에 대응하여 부모 교육 활성화가 시급하며, 이를 위해 자녀와의 올바른 의사소통과 자녀의 정서·사회성 발달에 대한 교육이 절실한 것으로 파악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유아기 자녀와 부모 간 의사소통 촉진 프로그램이 부모-자녀간 의사소통, 유아의 공감 능력과 정서지능에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남임(2024)의 연구는 유아기 사회정서역량 강화를 위해 증거기반의 실제에 부합한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적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사회정서역량을 인지, 정서, 행동이 통합된 사회화된 행동양식이자 원만한 관계를 위한 지식·기술·태도의 총체라고 규정한다(김남임, 2024, p. 210). 사회정서역량을 안정적으로 형성하지 못하면 유아에게 정서적·행동적 문제, 초등학교 시기에 학업 부진 및 부적응 행동, 청소년기에 일탈과 비행 행동, 성인기에 사회 부적응이 나타날 수 있다.
세 번째 부류의 연구는 (예비) 부모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대상자에게 적용하여 교육 효과를 검증한다. 조영기, 김석우(2006)의 연구에서는 초등학생 학부모를 위한 부모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효과성을 통계적으로 검증하였다. 자녀 교육에서 자녀 양육 기술, 의사소통 방법, 과제해결 기술 등의 현실적 정보가 부모에게 필요하고, 이러한 필요 충족을 위해 추구할 궁극적 목표는 부모의 교육관 정립 및 양육태도의 개선이다(조영기·김석우, 2006, pp. 68-69). 장영숙, 조현진(2009)의 연구에서는 수능을 끝낸 고등학교 3학년 학생 2,957명을 대상으로 예비부모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였는데, 바람직한 부모 역할 등에 대한 자아 정체감을 형성하게 함으로써 장차 그들이 영위할 가정생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였다. 김정미 외(2011)의 연구는 고등학생을 위한 예비부모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프로그램을 적용 후 예비부모로서의 인식 변화를 조사하였다. 프로그램 내용은 ‘다름을 존중하기’, ‘대화기술 기르기’, ‘자기 관리 능력 기르기’, ‘책임과 헌신의 마음 가지기’이며, 분석 결과 프로그램을 실시한 실험집단이 비교 집단에 비해, 부모로서의 소양과 윤리의식 측면의 인식이 더 높게 나타났다.
네 번째 부류의 연구는 예비부모교육 관련 선행 연구를 분석·종합하여 예비부모교육의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 정은미(2017)의 “예비부모교육 프로그램에 관한 연구 동향 분석”은 문헌 연구 방법을 통해 국내 학술지에 발표된 예비부모교육 프로그램 실시 관련 12건의 논문을 선정하여 예비부모교육 프로그램의 목적, 구성 내용, 효과 등 연구 동향을 파악함으로써 예비부모교육 프로그램의 개발 및 운영의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프로그램 목적으로는 자아존중감 향상, 예비 부모로서의 자질, 지식, 태도 함양, 의사소통 능력증진 등이 설정되었고, 프로그램 구성 내용으로는 자신과 부모의 관계를 성찰하여 자신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부모됨이나 부모 역할을 인식하도록 하는 내용,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법 등이 있었다. 문소희 외(2021)의 “예비부모교육 프로그램의 효과에 관한 메타분석”은 학위 논문 및 학술지 논문 23편을 선정하여 메타분석을 통해 예비부모교육 프로그램의 효과 관련 연구를 종합하여 변인에 따른 효과 크기를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참여 대상 측면에서 중·고등학생 대상의 교육 효과가 대학생이나 군인 대상의 교육 효과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고,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정규 수업 시간을 활용하되 실습과 체험활동 중심의 교육이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하였다. 프로그램의 총 회기 수와 전체 기간에 따른 효과 측면에서 회기 수가 많고 장기적으로 실시될수록 부모교육의 효과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중·고등학생의 경우 가정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 활용을 통해 예비부모교육 프로그램을 의무화하는 것, 전문적 교육을 받은 중·노년층이 영유아 돌봄센터와 연계한 청소년 봉사활동에서 예비부모교육 전수자 역할을 하는 것, 대학에 예비부모교육 과목의 개설·유지 방안, 생애주기별 (예비)부모교육 시스템 제도화 등을 제언하였다.
남민우, 이운지(2017)의 “예비부모교육 관련 중등 교육과정 분석 및 교사·학생 인식 조사 연구”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예비부모교육 관련 교과 및 내용을 분석하고, 2016년 현재 실행 중인 예비부모교육에 대한 인식을 설문을 통해 조사하여 예비부모교육의 개선방안을 제안하였다. 연구 결과, 국가 교육과정에서는 중학교 6개 교과, 고등학교 2개 교과에서 예비부모교육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다. 고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은 예비부모교육의 효과성에 대해 보통 수준으로 인식하는 데 비해, 교사들은 예비부모교육이 중요하고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응답하여 예비부모교육 개선의 필요성을 시사하였다. 예비부모교육의 방법으로 정규 교과 수업보다는 비교과 수업 형태를 선호하고, 일반 강의식 수업보다는 실습·체험활동, 토의·토론, 발표 등의 방법을 요구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선행 연구로부터 얻게 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부모 소양과 부모 윤리 교육은 부모효능감의 향상을 지향해야 하며, 자녀의 발달단계에 따른 발달 과업의 달성을 위한 (예비) 부모로서의 지식과 기능, 태도 향상을 목표로 해야 한다. 부모효능감의 향상을 위해 자녀와의 정서적 유대감과 소통을 강화하고 (예비) 부모의 정서 조절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부모 소양과 부모 윤리 교육은 개인적 요인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도 결정되므로 정책적 지원이 요청된다. 둘째, 부모의 양육 역량과 사회정서역량, 그리고 부모-자녀간 의사소통은 자녀의 정서지능, 공감 능력, 사회정서역량에 영향을 미친다. 부모의 양육 역량과 부모-자녀간 의사소통을 개선하기 위한 증거기반 부모 교육이 요구되며, 증거기반 부모 교육의 내용은 현장 적용 후 피드백을 통한 연구 개선으로 순환적으로 예비부모교육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셋째, 자아정체성을 형성하는 시기인 청소년기에 부모가 되기 이전 실시하는 예비부모교육은 부모로서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를 함양하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예비부모교육은 1회성 교육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체계적인 정규교육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예비부모교육 프로그램은 교육 대상자의 요구도를 수용하되 전문가의 개발 및 수정을 통해 체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행 연구는 예비부모교육의 성격, 목표, 내용, 방법, 평가의 일부만을 조명하는 데 비하여 본 연구는 선행 연구를 종합하고 관련 학문을 고찰함으로써 예비부모교육 전반의 체계화를 도모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예비부모교육의 성격, 목표, 내용, 방법, 평가의 종합적 시안을 제안하고자 하며, 공교육 제도 내에서 체계화된 예비부모교육이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과정 시간을 통해 초중고 학교급에서 연계, 확대되어 실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III. 예비부모교육의 내용과 근거 학문
선행 연구의 고찰로부터 예비부모교육에는 부모로서 필요한 지식, 기술(기능), 태도가 포함됨이 밝혀졌다. 부모에게 필요한 태도는 가치와 규범에 대한 인식에 바탕을 두며(Coleman, 1988), 양육에 대한 자신감을 갖기 위해 자녀의 양육 기술을 수단으로 필요로 한다(정옥분·정순화, 2019, pp. 25-35). 이에 윤리학과 유아교육학이 요청된다. 부모로서 필요한 지식에는 사실상 이 세상의 모든 지식이 포함될 수 있지만, 지식 교육의 기능이 학교와 사회로 분산되어 있는 현 시점에서 부모로서 필수불가결한 지식은 인간의 출생 이후 성장에 따라 나타나는 특성에 관한 지식이라 할 수 있다(함희근, 2022). 이에 인간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추구하는 인간학과 인간 발달단계에 따른 특성과 심리를 다루는 발달심리학이 요청된다. 또한 부모에게 필요한 기술은 자신을 성찰하고 자녀와 소통하며 자녀의 문제를 대화를 통해 풀어나갈 수 있는 기술이다(Gordon, 2000). 이에 상담심리학과 인간관계론이 요청된다.
예비부모교육의 근거 학문으로서 윤리학은 예비 부모의 가치·태도 함양을 위한 핵심적 근거를 제공한다. 윤리학은 자녀 양육과 훈육·교육이라는 실천에서 바람직한 목적을 타당한 방법으로 추구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 윤리학은 예비 부모에게 도덕 원리를 체득하고 도덕적 덕목을 갖추도록 하여 장차 부모로서 바람직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예컨대 도덕 원리를 제시하는 윤리학으로서 칸트 윤리학은 인간의 이성에 의거한 원리 중심의 윤리를 제시한다. 도덕 원리 중심의 윤리학은 일반적인 도덕적 행위 지침이나 행위에 대한 도덕성 평가 원리를 제시함으로써 인간의 행위 전반을 규율하고자 한다. 도덕적 덕목을 갖추게 하는 덕 윤리학은 인간의 이성에 근거한 행위 원리보다는 행위자의 도덕적 품성을 강조한다. 즉 덕 윤리학에서 도덕은 이성보다는 행위자의 품성에 의해 좌우된다고 보고 성숙하고 도덕적인 품성을 갖추도록 덕행의 반복적 실천을 통한 습관화가 중요하다고 여긴다. 원리 중심의 윤리학과 덕 윤리학은 상호보완적 관계에서 예비부모교육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기여해야 한다.
자녀 양육과 훈육 그리고 교육에 있어서 필요한 덕목이 사랑, 인내심, 지혜, 용기, 공정함, 책임감, 배려, 겸손 등으로 제시될 수 있다. 그런데 칸트에 따르면 덕목들은 행위자의 ‘목적이자 동시에 의무’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공통적 도덕 원리로 수렴될 수 있다(임마누엘 칸트, 2012, pp. 461-462). 따라서 어떤 덕목이 덕목으로서 타당한지 검증하기 위해서 그 덕목이 우리의 목적이자 동시에 의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
한편 목적이자 동시에 의무에 해당하는 이념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으로부터 부모에게 필요한 모든 덕목이 연역적으로 제시되거나 습득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덕 윤리학의 관점에서 부모에게 필요한 덕목이 무엇일지 체계화하여 제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유아나 아동과 같이 아직 충분히 이성적 사고가 발전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칸트 윤리학과 같이 이성 중심의 윤리학을 교육하는 것은 다소 적절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예비부모교육에서 피교육자의 이성적 성숙도에 따라 덕 윤리학과 원리 중심의 윤리학의 비중이 다르게 결정되어야 한다.
예비부모교육에서 자녀의 발달 과정의 특징을 이해하기 위해 인간학과 발달심리학이 요구된다. 개별 과학의 연구 성과를 넘어 인간의 특성을 규명하고 인간이 지향해야 할 인간다운 모습을 그리는 인간학은 인간의 다양한 모습에 대한 전인적인 이해의 바탕 위에서 바람직한 부모상과 바람직한 자녀상을 제시하는 데 기여한다. 인간학은 ‘인간은 무엇이며 우주의 여러 존재 사이에서 그의 지위는 무엇인가?’를 묻는다. 즉 인간학은 인간의 고유한 본질과 특성, 목표를 규명하고자 한다(진교훈, 1994, pp. 24-30). 이것을 위해 인간학은 인간과 관련된 현상에 본질직관을 시도하는 현상학적 접근뿐만 아니라, 현상 너머의 구조와 메커니즘, 본질, 근원 등을 탐구하는 형이상학적 접근도 활용한다. 인간학은 경험 과학이 정립한 인간에 관한 지식에 매몰되지 않고 인간의 품위와 가치, 자유를 새롭게 근거지우고자 한다(진교훈, 1994, pp. 24-32). 그러므로 인간학은 현상적 인간만이 아닌 이상적 인간상의 규명에도 도움을 준다.
경험 과학적 측면에서 아동의 발달 과정과 심리 특성을 밝히려는 학문은 발달심리학이다. 궁핍한 환경에서 태어났다는 공통점이 있어도 어떤 아이는 범죄자로 성장하고, 어떤 아이는 훌륭한 성인으로 성장한다. 발달심리학자는 그 비밀이 발달심리학의 이해에 달려 있다고 본다(곽금주 외, 2007, p. 6). 세상을 이해하고 인지하는 방식이 나이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고 발달하는지 밝히고자 하는 인지발달이론, 인간의 자아가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전 생애에 걸쳐 어떻게 발달하는지 밝히고자 하는 자아발달이론, 도덕성 발달의 과정을 밝히고자 하는 도덕성발달이론 등이 발달심리학에 포함된다. 인간 발달단계의 특성을 깊이 이해하는 것은 그 자체로 부모의 소양일 뿐만 아니라, 자녀의 시기별 부모의 올바른 처신과 대처를 위한 바탕이 된다.
유아교육학은 양육 역량을 실질적으로 신장시킴으로써 부모효능감을 함양하게 한다. 유아교육학은 부모가 자녀를 이해하고 양육하는 데 필요한 ‘이론적 기반’과 ‘실천적 기술’을 제공한다. 아동발달의 개념과 이론은 유아교육에 관한 지식의 기초이고, 유아교육이 행해지는 물리적 환경과 사회적 환경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유아교육 프로그램의 내용으로서 놀이, 창작활동, 언어와 문자, 과학 및 수학, 그리고 사회 및 인성학습은 유아의 전인적 성장을 위한 실천적 기술을 제공한다(Bernard Spodek 외, 1987, p. 21). 이것은 결과적으로 아동의 건강한 성장과 가족의 전반적인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한다. 유아교육학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부모효능감을 신장시킨다. 첫째, 유아의 인지·정서·사회성의 발달, 행동 특성, 놀이의 중요성을 이해시킴으로써 아이의 행동을 적절하게 해석하고 대응할 수 있게 한다. 둘째, 무조건적인 훈육이나 감정적 반응이 아닌,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양육 방법을 제시하여 부모가 안정된 태도로 양육할 수 있게 한다. 셋째, 유아교육학을 통해 배운 이론과 사례는 육아 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 상황에서 부모가 침착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효과적인 양육자는 아동의 능력을 개발하는 데 있어 다양한 전략을 성공적으로 통합할 수 있다. 아동은 스스로 혹은 양육환경 속에서 타인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사람과 상황에 대한 태도를 발달시키고, 중요한 인지적, 사회적 기술을 숙달해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즉 아동에게 상호작용의 질과 학습경험이 아동의 발달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Bernard Spodek 외, 1987, p. 18). 유아교육학은 (예비) 부모의 양육 역량 향상에 기여하는데, 양육 역량은 아이를 건강하고 바르게 키우는 데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를 말한다. 첫째, 유아교육학은 놀이, 언어, 사회성 발달을 위한 자극 방법을 알려주며, 이로써 아이의 전인적 발달을 도와준다. 둘째, 유아교육학은 감정 조절과 의사소통 기술을 향상시키는데, 구체적으로 아이의 정서와 욕구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법, 효과적인 대화법 등 의사소통 방법을 가르치며, 이는 부모-자녀 관계를 긍정적으로 만든다. 구체적인 사례로, 유아교육학을 공부한 후, 아이가 떼를 쓸 때 감정 조절 기법을 활용하여 차분히 대처하여 효과적으로 아이를 진정시킨 부모는 이전보다 더 높은 자아 효능감 즉 부모효능감을 경험한다. 셋째, 유아교육학은 양육 스트레스 감소에도 기여하는데, 아이의 행동이나 발달에 대한 근거의 이해는 부모의 불안을 줄이고 스트레스를 낮추며 건강한 양육 환경을 조성하게 한다.
예비부모에게 꼭 필요한 정서적 이해, 관계 형성 기술, 그리고 자기 성찰 능력을 함양하는 데 있어 기여할 수 있는 배경 학문이 상담심리학과 인간관계론이다. 상담심리학의 노하우를 통해 예비부모는 미래의 자녀에 대해 내담자를 대하는 상담자의 태도로 자녀가 직면한 문제를 스스로 풀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줄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상담은 다음과 같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상담은 정서적으로 괴로움을 겪는 사람에게 필요한 지지와 위안을 준다. 또한 상담은 정서적 치유만이 아니라 개인의 인생에 지침을 만들어 가는 것을 도울 수 있다. 상담의 또 다른 촉진적인 부분은 내담자가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다른 사람이 말하기 어려운 것을 상담자가 피드백을 통해 말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상담은 내담자가 타인과 건강하고 파괴적이지 않은 관계를 형성하는데 도움을 준다. 즉 상담자는 재부모(reparenting)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상담자와의 따뜻한 관계를 통해 내담자가 과거의 주요 인물로부터 받은 고통을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내담자는 더 효율적인 삶을 살고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울 수 있다. 효과적인 상담을 통해 궁극적으로 내담자는 자신의 감정과 사고를 파악하고, 자신을 신뢰하며, 적극적인 삶을 사는 귀중한 방법을 배울 수 있게 된다(백지숙 외, 2011, p. 113).
상담심리학은 성공적 상담에 필요한 관계 형성을 위해 공감적 이해, 수용적 존중, 진실성의 태도를 상담자가 견지할 것을 요구한다. 내담자의 자기 탐색, 내담자 자신에 대한 통찰 및 자각을 촉진하기 위해 상담심리학은 다양한 상담 기법을 제공한다(백지숙 외, 2011, pp. 133-135). 상담심리학은 부모가 자녀를 대하는 태도, 자녀와의 대화 방법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다음으로 인간관계론이 예비부모교육에 기여할 수 있는 측면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바람직한 인간관계 형성을 위해 타인에 대한 태도 측면에서 자신에게 어떤 개선이 필요한지 성찰하는 데 기여한다. 즉 상대방을 평가하고 책임을 추궁하는 대화태도, 규칙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상대방의 행위를 통제하려는 태도, 상대방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대하는 태도 등을 개선해야만 정상적 의사소통과 바람직한 인간관계가 가능하다(노중균, 2009, pp. 48-50). 비판, 비난, 불평하지 않기, 칭찬하고 인정하기, 미소와 관심 보여주기 등의 방법은 친구를 사귀기 위해 인간관계론이 제시해주는 방법인데(도나 데일 카네기, 2025), 이것은 자녀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 개선에도 적용될 수 있다. 둘째, 자녀 및 배우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언어적·비언어적 방법으로 경청, 공감, 긍정적 피드백과 같은 기초적인 대인관계 기술을 배우고 실천함으로써 자녀 및 배우자와의 관계를 건강하게 형성하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다(노중균, 2009, pp. 87-117). 셋째, 가족 내 갈등 관리에 해당하는데, 부모-자녀간, 혹은 부부간 갈등이 생겼을 때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갈등의 원인을 파악하여 합리적으로 해소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노중균, 2009, pp. 208-225). 인간관계론은 효과적인 의사소통과 갈등 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므로 부부간 소통을 강화하고 협력적이고 존중하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IV.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예비부모교육 관련성 분석
남민우, 이운지(2017)의 연구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예비부모교육 관련성을 분석하였다. 이 연구의 분석 대상이 현행 교육과정이 아니므로 추가로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예비부모교육 관련 내용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교육과정에서 예비부모교육의 체계적 시행을 주장하는 본 연구의 논지 전개에 앞서 현행 교육과정에서의 예비부모교육 실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행 2022 개정 교육과정과 예비부모교육의 관련성이 분석된 선행 연구는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이므로 여기에서 다루고자 한다.
예비부모교육 관련 내용을 가장 많이 다루고 있는 교과는 실과(기술·가정)이고 특히 ‘아동발달과 부모’ 과목에 집중되어 있다. 그밖에 예비부모교육 관련 성취기준이 드러나는 교과는 보건, 도덕, 체육이다. 다음은 2022 개정 교육과정 문서(총론 및 각 교과 교육과정) 분석을 통해 예비부모교육 관련 교과별 내용 요소와 성취기준을 정리한 것이다. 교육과정 분석 기준은 “1. 나에 대한 이해, 2. 나의 행복 점검하기, 3. 성 차이와 올바른 성문화, 4. 사춘기 이해하기, 5. 이성교제와 결혼, 6. 임신과 출산, 7. 인간·생명의 존엄성, 8. 가족·가정의 중요성, 9. 맞벌이와 보육, 10. 부모교육 개념과 기초이론, 11. 자녀(아동) 발달 단계, 12. 자녀 양육기술, 13. 자녀 양육관·양육태도, 14. 자녀 의사소통기술, 15. 부모 인성과 역량, 16. 부모역할 수행, 17. 좋은 부모 되기 마음가짐 및 자아성찰”로서 남민우·이운지(2017)의 2015 교육과정 분석기준을 적용하였다.
초·중학교 공통 교육과정에 해당하는 실과(기술·가정)에서는 ‘인간 발달과 주도적 삶’과 ‘생활환경과 지속가능한 선택’ 영역에 예비부모교육 관련 내용이 제시되어 있다. ‘인간 발달과 주도적 삶’ 영역에서는 아동기와 청소년기 발달의 이해, 가정생활과 가족 간 소통, 가족원의 다양한 요구 파악, 가정일 수행 참여, 청소년기 자아 정체성 형성, 의사소통과 갈등관리, 가족 간 배려와 돌봄, 성인지 감수성 함양, 성폭력과 가정폭력 대응, 다름을 존중하는 공동체 가치 등을 다루고 있다. ‘생활환경과 지속가능한 선택’ 영역에서는 생활공간 청결히 하기, 의식주 생활에서 건강을 추구하기 등을 다루고 있다. 관련 성취기준 코드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고등학교 일반 선택 과목인 ‘기술·가정’에서는 ‘소비자와 생활복지’, ‘인간과 성장하는 관계’ 영역에서 예비부모교육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소비자와 생활복지’에서는 저출생 고령사회에서의 생애 설계, 자산 형성과 가계 재무 설계, 일과 생활의 균형을 존중하는 태도, 경제적 자립과 건전한 자산 형성에 대한 적극적 태도 등을 다룬다. ‘인간과 성장하는 관계’ 영역에서는 인간발달에 대한 이해를 통한 존중과 돌봄 실천, 삶의 위기 경험의 치유와 회복을 위한 회복탄력성 신장, 성과 사랑, 성년기의 독립과 결혼, 부모됨의 선택과 역할, 가족 간 소통과 협력 등을 다룬다. 관련 성취기준 코드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고등학교 진로선택 과목인 ‘생활과학 탐구’는 실과(기술·가정)의 학습내용을 심화, 발전시킨 과목으로 융·복합학문인 생활과학 분야의 진로를 설계하는 데 중점을 두므로(교육부, 2022a, p. 77). 직접적으로 예비부모교육과 연관된 내용은 많지 않다. 예비부모교육 관련 내용은 ‘인간행동과 생활과학’ 영역에서 인간 발달 이론과 발달 특성 탐구하기, 가족복지 및 아동 상담에 대한 인식, 인간의 특성에 대한 긍정적 태도 등이다. 관련된 성취기준 코드는 다음과 같다.
고등학교 융합 선택 과목인 ‘아동발달과 부모’는 2015 개정 교육과정 시기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과목으로서, 아동발달에 대한 이해와 양육에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융합하여 개설한 과목이다(교육부, 2022a, p. 115). 이 과목은 청소년기 학습자가 성인기를 준비하며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장차 자녀를 건강하게 돌볼 수 있는 성숙한 사회구성원의 역량을 함양하는 데 중점을 둔다. 따라서 이 과목의 거의 모든 내용이 예비부모교육에 포함된다. 아동발달과 부모는 ‘부모됨의 준비’와 ‘아동발달과 돌봄’의 두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모됨의 준비’ 영역에서는 부모됨의 의미 이해와 건강한 부모됨의 가치 존중을 추구하고, ‘아동발달과 돌봄’ 영역에서는 아동이 발달적 측면에서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 요구되는 가정과 사회의 책임을 다룬다. 아동발달과 부모 과목의 예비부모교육 관련 성취기준 코드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중학교 선택 과목인 보건은 ‘건강증진과 질병예방, 정서와 정신건강, 성과 건강, 건강안전과 응급처치, 건강자원과 건강문화’로 5개의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비부모에게 필요한 교육의 외연을 넓혀서 보면 5개 영역 모두 예비부모교육 내용에 포함될 수 있으나, 예비부모교육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영역은 ‘성과 건강’이다. ‘성과 건강’ 영역에서는 임신이나 피임 및 성적자기결정권 등 출산과 연관된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관련 성취기준 코드는 다음과 같다.
초·중·고등학교 도덕과 교육과정에서 예비부모교육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내용은 가정 생활의 윤리, 성윤리, 사랑과 성의 관계 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초등학교 공통 과목 도덕에서는 ‘타인과의 관계’ 영역에서 가족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효와 우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가족을 사랑하는 태도가 무엇인지 다루고 있다. 중학교 공통과목 도덕에서는 ‘타인과의 관계’ 영역에서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 성(性)의 도덕적 의미, 가정의 의미, 가족 간 민주적 소통, 성윤리, 성에 대한 편견 극복 등을 다루고 있다. 고등학교 선택과목 현대사회와 윤리에서는 ‘생명윤리와 생태윤리’ 영역에서 사랑과 성의 인격적 가치, 사랑과 성의 관계, 출생과 생명의 가치, 결혼과 가족의 윤리, 효와 배려, 생명 존중, 사랑과 책임의 자세 등을 다루고 있다. 도덕과에서는 주로 가치와 태도를 중심으로 예비부모교육의 정신적·규범적 기반을 제공한다. 예비부모교육과 관련된 성취기준 코드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초등학교 체육과 교육과정에서 예비부모교육과 관련되는 내용은 운동과 건강한 생활 습관의 실천이다. 중학교 체육과 교육과정에서 예비부모교육과 관련되는 내용은 건강 활동 실천을 통한 자신과 공동체의 안전 추구이다. 고등학교 일반 선택 과목인 체육1에서는 신체활동의 효과, 생애주기별 건강 관리 방법, 긍정적 자아존중감 등 학습 요소가 예비부모교육과 관련되어 있다. 체육과에서는 건강의 향상을 통한 가정 생활의 신체적 기반 강화에 기여한다. 예비부모교육과 관련된 성취기준 코드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예비부모교육은 실과(기술·가정)에 가장 체계적으로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고, 특히 고등학교 ‘아동발달과 부모’ 과목은 예비부모교육 관련 대부분의 영역을 다룬다. 다만 ‘아동발달과 부모’는 주로 실과(기술·가정)의 관점에서 접근하므로 보건, 도덕, 체육 등 예비부모교육 관련 다른 교과의 모든 내용까지 다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아동발달과 부모’는 고등학교 선택과목이어서 선택하지 않은 학생들의 예비부모교육을 담당할 수 없고, 한 학기 동안만 교육되므로 지속성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중학교 선택인 보건 과목은 ‘성 건강·임신·이성 교제’ 중심의 예비적 단계의 교육에 기여한다. 도덕·윤리는 가치·태도 이해 차원에서 예비 부모의 정신적, 규범적 측면의 교육을 제공한다. 체육은 건강관리를 통한 자아 존중감 향상과 공동체 유지를 추구하므로 간접적인 예비부모교육의 기초 형성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현행 2022 개정 교육과정 체제에서 여러 교과에서 예비부모교육의 일부를 교육하도록 하고 있으나 초·중·고등학교를 연계하여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예비부모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V. 예비부모교육 목표의 체계화
예비부모교육 목표의 체계화에 앞서 예비부모교육 프로그램의 목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은미(2017)는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예비부모교육 관련 실증적 연구를 문헌연구 방법으로 조사하여 예비부모교육 프로그램의 목적 분석 결과를 <표1>과 같이 제시하였다.
<표 1>에 열거된 내용을 고찰하면 예비부모교육의 목표는 일차원적이지 않음을 알 수 있고, 부모가 알아야 할 지식 측면, 부모가 갖춰야 할 기능 또는 기술 측면, 부모가 지녀야 할 태도 측면으로 분류할 수 있다. 즉 예비부모교육 프로그램의 목표를 그 특성에 따라 구조화하면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로 나눌 수 있다. 이와 같은 세 차원의 분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목표 분류의 체계를 따른 것이다. <지식·이해> 측면은 예비 부모가 이해하고 알아야 할 지식을 의미하고, <과정·기능> 측면은 예비 부모가 갖춰야 할 사고·정서·행위의 과정이나 기술 및 기능을 의미하며, <가치·태도>의 측면은 예비 부모가 길러야 하는 바람직한 가치와 태도를 의미한다. 프로그램 목표를 이와 같은 세 차원으로 분류하고, 차원별 목표를 통합하면 <표2>와 같다.
| 차원 분류 | 예비부모교육의 목표 요소 (<표1> 내용 분류) | 차원별 목표 요소의 통합 |
|---|---|---|
| 가치·태도 | 이상적인 가족상 정립, 원가족에 대한 분노 해소 바람직한 부모 역할에 대한 인식 정립 및 태도 형성 예비 부모로서 올바른 인식 및 기본 자질 형성 예비 부모로서 태도를 고취, 출산친화적 가치관 형성 예비 부모로서의 태도와 가치 함양 |
부모 윤리의식 |
| 학습된 무기력 개선, 부모 역할 만족도·양육 태도 향상 | 부모 효능감 | |
| 지식·이해 | 예비 부모로서 지식 고취 | 자녀의 발달 및 심리 특성 이해 |
| 과정·기능 | 자아존중감 향상, 긍정적인 자기의식 함양 건강한 대인관계, 예비 부모로서 기술 고취 아동에 대한 이해와 공감 능력 증진 >의사소통 능력 증진, 부모-자녀 간 의사소통 향상 공감·수용 반응 증가, 심리적 안녕감 |
사회정서역량 |
<표 2>를 보면 <지식·이해> 측면의 목표는 자녀의 발달 특성이나 심리 특성 이해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학문은 발달심리학과 인간학임을 알 수 있다. <과정·기능> 측면의 목표는 자녀와의 의사소통기술을 포함한 사회정서역량 강화이고, 바탕이 되는 학문은 상담심리학과 인간관계론임을 알 수 있다. <가치·태도> 측면의 목표는 부모 윤리의식, 부모효능감 함양이고, 근거가 되는 학문은 윤리학과 유아교육학임을 알 수 있다.
예비부모교육의 목표와 근거 학문을 도식화하면 위와 같다. 예비부모교육의 목표를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의 차원으로 구분할 수 있지만 하나의 목표 요소는 다른 두 차원과 연관되어 있다. 예컨대 ‘부모효능감’이라는 목표 요소는 ‘가치·태도’의 차원에 해당하지만, 부모효능감이 성공적으로 발현되기 위해서는 자녀의 발달 특성이나 심리 특성, 발달 과업에 대한 이해가 요구되고 의사소통기술을 포함한 사회정서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림1]에서 화살표는 이러한 상호작용이나 의존·협력관계를 의미한다. 이하에서 예비부모교육의 목표를 구성하는 세 가지 차원에 관하여 상세히 논구하고자 한다.
지식·이해의 차원에서 예비 부모가 갖춰야 할 것은 자녀의 성장 단계에 따른 발달 특성과 심리 특성에 대한 이해이다. 인간은 성장 단계에 따라 상이한 발달적·심리적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그것을 알아야만 자녀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가능하고 나아가 적절한 양육, 훈육, 교육이 가능하며 바람직한 부모-자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녀의 성장 단계를 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로 나누었을 때 시기별로 발달 과업이 다르고, 발달 특성 및 심리 특성이 다르며, 인지적 발달 수준, 도덕성 발달 수준이 다르다. 부모는 자녀의 발달 수준과 심리 특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바람직한 대처를 할 수 있다.
성장 단계에 따른 발달 특성의 예로, 인간은 태어날 때 여느 포유동물보다도 불완전한 상태에 있다.2) 뿐만 아니라 인간의 유아기는 포유류 동물 중에서 가장 길어 성인이 되는 데 거의 20년이 걸린다(진교훈, 1994, p. 66). 소나 말의 경우에는 출산 후 수 시간이면 사족 보행을 할 수 있는데, 인간의 경우는 이족 보행을 하는 데 적어도 9개월에서 길게는 일 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인간학의 관점에서 인간의 영유아기에 불완전성이 클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기까지 성장 기간이 가장 긴 것은 인간의 다양한 자아실현을 위한 가소성과 학습 능력의 폭이 모든 생물 중에서 가장 크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인간의 가소성과 학습 능력은 주어진 환경에 대한 적응을 넘어 환경의 개조를 가능케 한다. 동물은 태어난 후 짧은 시간 동안에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자신의 본능과 본성을 실현할 수 있는 신체 구조를 완성하게 되지만, 폭넓은 가소성과 학습 능력은 갖지 못한다(진교훈, 1994, pp. 64-67). 부모의 입장에서 아기의 성장을 위한 유아기가 길어 답답함과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인간학적 관점에서 영유아기의 불완전성과 긴 성장 기간은 인간의 가소성과 학습 능력을 위해 필요함을 상기해야 한다.
성장 단계에 따른 심리 특성의 예로서 자녀는 생후 2-7년의 시기에 사고의 결함에 해당하는 자기중심성(egocentrism)을 보인다(곽금주 외, 2007, pp. 203-204). 자기중심성 시기에 접어든 자녀가 타인의 입장에서 자신의 행동을 반추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성찰의 폭과 깊이 측면에서 성인만큼 다각적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깊이 고려한 성찰이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발달심리학적 관점에서 지적하는 자기중심성 시기의 한계는 생물학적 한계이므로 부모는 여유 있는 마음으로 자기중심적 시기를 벗어날 때까지 그 한계를 인정하고 기다려주어야 한다. 성인 수준의 탈중심적 사고나 역지사지의 사고를 2-7세의 자녀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죄책감이나 무력감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
합당한 부모 역할 수행은 자녀의 성장 단계별(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 발달 특성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자녀의 발달 특성에 부합하는 부모의 역할을 명확히 이해함으로써, 가정 내 양육 환경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자녀의 성장 단계별 발달 수준에 적합한 양육 방식과 상호 작용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Havighurst, 1952, pp. 2-6). 유아기(0-5세) 발달단계의 특징은 애착 형성, 감정 조절 능력 발달, 모방 중심 학습 등이다. 따라서 민감한 반응과 일관된 돌봄을 바탕으로 처벌보다는 설명과 공감 중심의 감정 코칭 방식, 언어·정서 발달을 위한 놀이 중심 상호작용이 필요하다(Erikson, 1950, pp. 247-251). 유아기에 조성된 신뢰감은 자녀의 심리적 안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동기(6-12세)에 접어들었을 때, 자녀의 논리적 사고가 시작되고 또래 관계의 중요성이 증가하며 도덕성 발달 초기 단계가 나타난다. 따라서 아동기 자녀의 부모는 훈육 측면에서 명확한 규칙을 제시하고 일관된 지도를 해야 하며 아동의 행동 결과에 대한 인식을 강조해야 한다. 양육 측면에서는 자율성과 책임감을 기를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아동에게 권한을 부여해 나갈 필요가 있다(Baumrind, 1971, pp. 18-20). 청소년기(13-18세)에 자녀는 자아정체성을 확립해야 하고, 독립성을 강화해 나가며, 비판적 사고가 가능하고 가치관이 형성되어 나간다. 따라서 청소년기 자녀의 부모는 자녀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존중하고,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면서도 일관된 관심을 유지해야 한다(Steinberg & Silk, 2002, pp. 107-110). 자녀가 겪는 문제 상황에 대해 자녀와 함께 문제를 논의해 해결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바람직하다(Baumrind, 1991, pp. 62-65).
부모가 자녀에 대하여 베풀어야 할 덕이 동일하더라도 그것의 표현 형식은 자녀의 발달 특성과 심리 특성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예를 들어 배려의 덕은 유아기에는 일관된 돌봄의 태도로, 아동기에는 규칙의 필요성 설명으로, 청소년기에는 자녀의 자율성과 독립성 존중으로 달리 표현되어야 한다. 청소년기 자녀를 아동기의 자녀처럼 대하거나 유아기의 자녀를 청소년기의 자녀처럼 대한다면 의도한 결과를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역효과에 직면하게 된다.
과정·기능 측면은 예비 부모가 갖춰야 할 사고, 정서, 행위의 차원에서 갖춰야 할 기술, 기능, 과정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사회정서역량이 이에 해당한다. 사회정서역량이란 감정을 이해하고 관리하기, 긍정적인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타인을 위한 공감을 느끼고 보여주기,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수립하고 유지하기,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내리기 등의 활동에 필요한 지식, 태도, 기능을 효과적으로 적용하는 능력이다(Clark McKown 외, 2019, p. 4). 예비 부모에게 사회정서역량은 자녀의 성장뿐만 아니라 부모 자신과 가족 전체의 행복, 그리고 건강한 관계 형성에 중요하다. 첫째, 부모의 사회정서역량은 자녀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자녀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도록 도울 수 있는 능력이다. 또한, 자녀가 또래 및 타인과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능력이다. 부모의 사회정서역량은 자녀의 정서 및 사회성 발달을 촉진하기에 중요하다. 자녀의 발달에 있어 생애 초기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부모가 자녀의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면, 자녀는 세상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감을 형성하고 건강한 자아를 발달시킨다(Bowlby, 1969, pp. 194-201; Erikson, 1950, pp. 247-251). 부모가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고 타인과 원만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자녀에게 강력한 사회정서 학습의 기회가 되고 이후 성장 과정의 사회성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둘째, 부모의 사회정서역량은 배우자와의 건강한 관계 형성 능력을 의미한다. 즉 서로의 감정을 존중하고, 효과적으로 소통하며, 갈등을 건설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능력이다. 이는 육아라는 공동의 험난한 과정을 함께 헤쳐 나가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인 토대가 된다. 자녀는 부모가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소통하는 모습을 보면서 건강한 인간관계를 학습한다(Cummings & Davies, 2010, pp. 14-18). 또한, 육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견의 차이나 갈등을 지혜롭게 해결하는 능력은 부부의 연대감을 강화하고, 자녀에게 안정적인 정서적 기반을 제공한다.
셋째, 부모의 사회정서역량은 문제 해결 능력 및 책임감 있는 의사결정 능력을 의미한다. 사회정서역량은 육아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면 문제, 식사 문제, 훈육 문제 등 다양한 문제를 합리적으로 분석하고, 가능한 해결책을 탐색하며, 아이와 가족에게 가장 바람직한 결정을 내리는 능력이다. 육아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의 연속이다. 부모가 당황하거나 감정적으로 대처하기보다는 차분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능력은 자녀의 안정적인 성장을 돕는다. 가정에서 부모의 정서 반응과 문제 해결의 방식은 자녀가 스스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방식의 중요한 모델이 된다(Morris, Silk, Steinberg, Myers, & Robinson, 2007, pp. 367-372).
의사소통기술은 사회정서역량의 일부이다. 부모의 의사소통기술은 부모-자녀 관계의 질을 좌우하고 자녀의 심리나 정서적 측면에서 건강한 발달을 지원하며, 가족 전체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바탕이 된다. 구체적으로 의사소통기술은 예비 부모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며, 왜 필요한가? 첫째, 자녀와의 긍정적인 관계 형성 및 애착 증진을 위해 필요하다. 효과적인 의사소통은 부모가 자녀의 생각, 감정, 요구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반응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것은 자녀가 부모를 신뢰하고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는 기반이 된다(Bowlby, 1969, pp. 194-201; Ainsworth, Blehar, Waters, & Wall, 1978). 안정적인 애착은 자녀의 정서적 안정감, 사회성 발달, 자기 효능감 증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둘째, 자녀의 사회성 및 정서 발달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하다.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자녀는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며,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기른다(Denham, 1998, pp. 61-66). 그리고 문제 해결 능력, 갈등 조절 능력 등 사회성 발달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게 된다. 부모가 개방적이고 존중하는 의사소통을 할 때 자녀는 자신감을 가지고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셋째, 의사소통기술은 훈육의 효과를 증진시키고 문제행동을 감소시킨다. 명확하고 일관된 의사소통은 자녀에게 적절한 행동 기준과 기대치를 전달하는 데 도움을 주어 문제행동을 막아준다(Patterson, 1982, pp. 57-65). 또한, 자녀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 부모는 자녀가 일으키는 문제행동의 근본적인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넷째, 부부 간의 건강한 관계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 쉽지 않은 과업인 자녀 양육은 부부 관계에 많은 변화를 파생시키고 위기를 가져올 수도 있다. 효과적인 의사소통은 부부가 서로의 양육 철학과 가치관을 공유하고, 의견 차이를 조율하며, 갈등을 건강하게 해결하는 데 필수적이다. 부부 간 의사소통은 부부가 공동의 양육 목표를 설정하고, 협력적인 부모 역할을 수행하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된다. 다섯째, 의사소통기술은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되고 회복 탄력성을 증진시켜 준다. 부모 역할 수행은 예상치 못한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예비 부모는 자녀 양육에 대한 불안감, 정보 부족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경험할 수 있다. 효과적인 의사소통 기술은 이러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주변의 도움을 요청하거나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며 가족의 심리적 적응을 돕는다(Walsh, 2016).
부모에게 필요한 인간 발달에 대한 지식, 사회정서역량과 같은 기능이나 능력을 모두 갖춘다 하더라도 부모가 갖춰야 할 가치와 태도가 없다면 부모 역할 수행의 방향이나 목적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부모 윤리의식은 자녀 양육과 교육의 방향이나 목적을 부여하고, 부모효능감은 육아의 어려움을 이겨낼 기운을 북돋아주고 자녀에게는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 도덕과 교과교육학에 의하면 모델링을 통해 교사의 도덕적, 비도덕적 언행이 관찰을 통해 학생에게 내면화된다. 마찬가지로 부모의 언행과 그 안에 담긴 삶의 태도와 윤리의식은 자녀의 모방과 학습의 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부모가 배려와 공감을 실천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줄 때, 자녀는 그 행동을 윤리적 규범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부모로서 보여주어야 할 모범적인 삶의 태도와 윤리의식을 부모가 갖추지 못하면 자녀는 부정적인 가치관을 내면화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편으로는 예비 부모의 성장 과정에서 주어지는 교육을 통하여, 다른 한편으로는 예비 부모들 자신의 지속적인 노력을 통하여 바람직한 삶의 태도와 윤리의식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왜 중요한지 알아야 한다. 자녀를 인간다운 인간으로 성장시키고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부모의 역할을 이해해야 한다. 좋은 부모됨에 대한 인식과 바람직한 부모의 역할 인식의 중핵은 모두 부모 윤리의식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부모 윤리의식은 부모로서 갖춰야 할 도덕성을 의미한다. 부모 윤리의식의 내용으로 사랑과 성 윤리, 책임 있는 양육 태도, 부모 역할 이해 및 실천 태도를 들 수 있다. 부모 윤리의식을 학교 교육에서 다룸으로써 우리 사회의 윤리적 기초를 강화할 수 있다. 왜냐하면 부모 윤리의식이 강화됨으로써 자라나는 세대의 일탈 가능성을 낮추고, 가정에서부터 범죄를 예방하며, 사회 성원의 사회화 과정이 원활해지고 사회통합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부모윤리의식, 즉 부모가 갖춰야 할 도덕성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첫째, 사랑과 성 윤리이다. 가정의 탄생은 진실하게 사랑하는 두 남녀 사이의 결합에서 시작된다. 부부 사이에서 2세가 잉태되고 이는 출산으로 이어진다. 가정의 탄생 과정에서 필요한 윤리가 사랑과 성윤리이다. 사랑과 성 윤리는 현행 중·고등학교 도덕과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다. 현행의 중·고등학교 도덕·윤리 교육과정에서는 사랑과 성 윤리 측면에서 자유주의, 중도주의, 보수주의 시각을 균형 있게 다루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일부 교과서에서는 예비 부모로서 책임 있는 사랑과 성 윤리를 견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충분히 진술했는지 의문이 남는다. 따라서 예비부모교육에 적합한 사랑과 성 윤리 및 생명윤리가 부모 윤리 교육내용에 포함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책임 있는 부모의 관점에서 볼 때, 성행위는 두 인격의 만남으로서 사랑이 수반되어야 하며, 성행위는 임신과 출산으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과정의 일부이므로 성행위의 시점부터 인간 생명에 대한 책임이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혼외 자녀의 문제도 결국 성행위의 시점에 인간 생명에 대한 책임 문제나 인격적 사랑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성행위의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생긴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책임 있는 양육 태도이다. 이것은 아이를 낳고 기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책임, 즉 경제적 지원, 정서적 지지, 안전한 환경 제공, 교육 등을 회피하지 않고 성실히 이행하려는 태도를 뜻한다. 무책임한 양육은 아이의 신체적, 정서적 발달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준다. 책임감 있는 부모는 자녀의 성장을 위해 자녀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고, 자녀에게 또는 가정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회피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이러한 태도는 자녀에게 안정감과 신뢰감을 주며, 자녀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을 학습하는 모델이 된다.
셋째, 부모 역할 이해와 실천 태도이다. 부모 역할 이해와 실천 태도에 자녀의 인권과 존엄성 존중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는 자녀를 한 명의 독립적인 인격체로 존중하고, 아이의 인권을 존중하는 태도이다. 즉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이 아닌, 고유한 개성과 잠재력을 가진 존재로 인식하여 자녀의 성장을 도우려는 태도이다. 이러한 태도는 자녀가 건강한 자아존중감을 형성하고, 세상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는 데 필수적이다.
부모 역할 이해와 실천 태도에는 공정하고 일관된 훈육 원칙이 포함된다. 자녀를 훈육할 때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반응이 아니라 미리 정해진 원칙과 기준에 따라 공정하고 일관성 있게 대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이것은 자녀가 옳고 그름을 배우고, 사회의 규칙을 이해하며, 자기 조절 능력을 키우는 데 중요하다. 부모의 감정에 따라 훈육 방식이 달라지거나, 형제자매를 차별하는 등의 불공정한 대우는 자녀에게 혼란과 분노를 유발하고,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방해한다. 윤리적 훈육 원칙은 자녀에게 예측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여 안정감을 느끼게 하고, 스스로 도덕적 판단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다.
부모 역할 이해와 실천 태도를 갖추기 위해 예비부모에게 부모로서의 덕(德)의 함양이 요구된다. 이것은 부모로서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의 문제를 의미한다. 부모에게 체화된 덕은 자녀에게 모범이 되는 삶의 태도를 보여주게 된다. 덕 윤리에서 강조하는 덕목들은 아이에게 말로 가르치는 것보다 부모의 행동을 통해 직접 보여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부모가 사랑과 배려를 실천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용기를 내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자녀는 자연스럽게 그 덕목들을 배우고 내면화하게 된다.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므로 부모의 말과 행동, 태도는 자녀의 인성과 가치관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예비 부모는 덕의 함양을 통해 훗날 부모가 되었을 때 장기적 관점에서 자녀의 전인적 성장을 지원하게 된다. 즉 자녀의 학업 성취에만 얽매이지 않고, 정서적 안정, 사회성 발달, 도덕적 성숙 등 삶의 전반적인 측면을 고려하는 부모로 성장할 수 있다. 덕 있는 부모는 아이의 개성을 존중하고, 실패를 통해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며, 아이 스스로 잠재력을 발견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예비부모는 사랑, 인내심, 지혜, 용기, 공정성, 책임감, 배려, 겸손 등 좋은 부모가 갖춰야 할 핵심적인 성품과 덕목을 내면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덕목은 단편적인 행동 지침이 아니라 부모의 사고방식과 행동 전반에 걸쳐 발현된다. 육아는 예측 불가능하고 복잡한 여정이어서, 모든 상황에 적용될 수 있는 완벽한 규칙이나 지침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부모가 유연하게 대처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리려면, 내면에 올바른 품성과 덕목을 갖춰야 한다. 인내심이 있는 부모는 아이의 시행착오를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지혜로운 부모는 아이의 발달단계를 고려해 적절한 훈육 방식을 선택할 것이다.
부모효능감은 부모가 자신의 육아 역량에 대해 갖는 믿음과 자신감이다(Coleman & Karraker, 1998, pp. 48–50). 즉 ‘나는 자녀를 잘 키울 수 있다.’, ‘나는 육아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다.’와 같이 육아에 대한 주관적인 자기 평가이자 기대를 뜻한다. 부모효능감의 필요성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부모효능감은 성공적인 육아를 해내는 데 기여한다. 부모효능감이 높은 예비 부모는 자신이 아이를 잘 돌보고, 적절하게 상호작용을 하며, 훈육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는 육아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을 형성하고, 실제 육아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동기를 부여한다. 부모가 되기 전에는 육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불안감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초보 부모의 경우, 육아에 대한 정보 부족이나 주변의 조언 등으로 인해 자신감이 결여될 수 있다. 높은 부모효능감은 이러한 불안감을 감소시키고, 육아 시작 단계에서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게 하여 성공적인 육아 수행을 위한 첫걸음을 뗄 수 있게 한다.
둘째, 부모효능감은 육아 스트레스 대처 및 적응력 증진에 기여한다. 육아는 기쁨만큼이나 많은 스트레스와 어려움을 동반한다. 부모효능감이 높은 부모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므로 좌절하거나 포기하기보다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 수면 부족, 아이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 경제적 부담 등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는 부모의 정신 건강을 해치고,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신이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부모는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육아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다.
셋째, 부모효능감은 자녀와의 긍정적인 상호작용 및 애착 형성을 촉진한다. 자신의 육아 역량을 신뢰하는 부모는 자녀에게 안정적이고 일관된 반응을 보이며, 자녀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이것은 자녀가 부모를 신뢰하고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부모의 불안정하거나 자신감 없는 태도는 아이에게 불안감을 전가할 수 있다. 반면 자신감 있는 부모는 자녀의 감정에 공감하고, 적절한 사랑과 지지를 제공함으로써 자녀가 세상을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곳으로 인식하도록 돕는다. 이것은 자녀의 정서 발달 및 사회성 발달에 매우 중요한 기반이 된다.
VI. 예비부모교육의 교수·학습 및 평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실과(기술·가정) 교과 ‘아동발달과 부모’ 과목에 명시된 교수·학습 및 평가의 내용이 대부분 적절하고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아동발달과 부모’의 교수·학습 및 평가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예비부모교육의 체계화 측면에서 교수·학습 및 평가 측면에서 보완할 측면을 첨언하고자 한다.
첫째, 예비부모교육의 교수·학습을 위해 중․고등학교의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남민우, 이운지, 2017, pp. 155-156).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함으로써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예비 부모로서의 소양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교육부, 2022a, pp. 122-123). 창의적 체험활동은 교과와의 상호 보완적인 관계 속에서 학생의 전인적인 성장을 위하여 학교가 자율적으로 설계·운영할 수 있는 경험과 실천 중심의 교육과정 영역이다(교육부, 2022b, p. 9).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과정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에 걸쳐 개설되어 있고, 선택과목이나 학교 특성과는 관계 없이 모든 학생이 참여할 수 있으므로 예비부모교육을 펼칠 수 있는 적절한 교육과정이다. 또한 창의적 체험활동은 예비부모교육과 관련 있는 다양한 교과 교사들이 협력을 통해 학제적 성격을 지닌 예비부모교육을 풀어감으로써 예비부모로서의 입체적 역량 함양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적절한 통로이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자율·자치활동 영역, 동아리 활동 영역, 진로 활동 영역으로 나뉘는데, 예비부모교육과 관련된 예시 활동으로는 동아리 활동 영역에서 지역 사회 봉사활동(지역사회 육아기관 봉사활동), 진로 활동 영역에서 긍정적 자아 개념 형성(부모윤리의식의 기초, 사회정서역량), 생애 탐색(인간 발달에 대한 이해), 가치관(부모윤리의식, 부모효능감) 확립 등을 들 수 있다(교육부, 2022b, p. 16). 이러한 관련성 이외에도 예비부모교육을 위해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야 할 중요한 근거는 범교과 학습이다. 범교과 학습 주제의 경우 관련 교과 교육과정에서 우선 교육하고 필요시 창의적 체험활동에서 다루도록 하고 있다(교육부, 2022b, p. 34). 현재 범교과 학습의 주제 예시 항목에 예비부모교육은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안전·건강 교육, 인성 교육, 인권 교육, 경제·금융 교육, 환경 교육 등의 범교과 학습 주제들이 예비부모교육과 밀접하게 관련되어있고, 예비부모교육은 그 자체로도 앞서 제시한 개인적·사회적 필요성에 의해 범교과 학습 주제에 포함되어야 한다.
둘째, 예비부모교육은 학생들의 발달 단계, 학습 수준, 관심, 흥미 등 다양한 학습자 요구를 고려하여 학생 맞춤형 활동을 중심으로 교육을 전개하고, 예비부모로서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를 갖출 수 있도록 수업을 계획해야 한다(교육부, 2022a, p. 123). 학생과 교사가 생각하는 예비부모교육의 효과적인 교수·학습 방법으로 1순위는 실습과 체험활동이었다(남민우, 이운지, 2017, p. 156). 2-4순위 중 학생과 교사가 공통적으로 효과적이라고 본 방법은 견학, 방문, 영화/비디오 관람이었다. 따라서 예비부모교육 교수·학습방법으로는 실습이나 견학 등 직접 체험 또는 영상 매체를 통한 간접 체험과 같이 체험을 중심으로 한 방법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강의, 토론, 발표와 같은 언어적 수단에 주로 의존하는 기존 방법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교육 현장의 요구와 거리가 있다. 참고로 영국은 학교 교육과정으로 가정과목(Home Economics)에서 예비부모교육을 실행하는데, 학생이 지역 내 육아센터나 유아 놀이 공간을 방문하여 여섯 차례 유아를 관찰할 기회를 제공하고, 호주에서는 9-10세 학생에게 예비부모교육 관련 선택 과목을 통해 가상 현실 육아 프로그램을 수행하게 하거나 지역 여건에 따라 보육 관련 센터에서 50시간 이상 봉사활동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남민우, 이운지, 2017, p. 144).
셋째, 예비부모교육의 평가 모형으로 목표중심 평가 모형이 적합하다고 판단된다. 예비부모교육의 목표가 명확하게 설정될 수 있으므로 ‘교육목표가 얼마나 달성되었는가?’를 묻는 접근방식이 타당하다. 그리고 예비부모교육의 평가는 상대평가를 지양하고 P/F 평가로만 접근하거나 절대평가를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상대평가는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자료로 쓰이게 되고 학생들은 배우는 내용 자체보다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만 교과 내용을 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상대평가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받은 학생들이 부모됨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질 우려도 있다. 예비부모교육은 학업성적의 차원에서 벗어나 모든 학생들이 인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바람직한 부모가 되기 위해 필요하므로 교양 필수 과목의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입시와는 무관하게 장차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에 걸맞게 운영되어야 한다.
VII. 결론 및 제언
예비부모교육은 자녀의 전인적 성장 및 인격 형성과 사회성 함양, 화목한 가정과 건강한 사회의 실현에 기여한다. 예비 부모의 소양과 윤리의식을 높이기 위한 예비부모교육이 공교육 체계 내에서 확대되어야 한다. 다양한 개인적, 사회적 문제가 부모의 소양 및 윤리의식 부족에서 비롯되며, 교육적 기능이 약화된 현대 사회의 가정이 예비부모교육을 담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본 연구의 Ⅲ장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드러난 예비부모교육 관련 내용을 조사한 결과, 실과(기술·가정)에 비교적 종합적으로 반영되어 있고, 중학교 선택인 보건 과목에는 ‘성 건강, 임신, 이성 교제’ 중심의 교육이 제공되며, 도덕·윤리는 가치·태도 차원에서 예비부모교육을 제공한다. 체육은 건강관리를 통한 자아 존중감 향상과 공동체 유지 추구로 간접적으로 예비부모교육을 지원한다. 현행 2022 개정 교육과정 체제에서 여러 교과에서 예비부모교육의 일부를 교육하도록 하고 있으나 초·중·고등학교를 연계하여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예비부모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본 연구의 Ⅳ장은 예비부모교육 프로그램의 목표가 기존 연구들에서 일관되지 않고 다양하게 제시되어 왔음을 지적하며, 이를 체계적으로 재구조화하려는 데 초점을 둔다. 먼저 여러 선행연구에 나타난 예비부모교육의 목표를 종합·분석한 뒤, 예비부모교육의 목표를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의 세 차원으로 구분하고, 차원별 목표 요소를 정립하였다. 즉 ‘지식·이해’ 차원의 목표 요소로 ‘자녀의 발달 및 심리 특성 이해’를, ‘과정·기능’ 차원의 목표 요소로 ‘사회정서역량’을, ‘가치·태도’ 차원의 목표 요소로 ‘부모 윤리의식’과 ‘부모 효능감’을 제시하였다. 더불어 각 목표 요소의 의미와 필요성 및 하위 구성요소를 설명하였다.
본 연구의 Ⅴ장에서는 예비부모교육의 근거 학문을 제시하였다. 윤리학은 예비 부모의 가치 및 태도 함양을 위한 근거를 제공하고, 예비 부모에게 도덕 원리를 체득하고 도덕적 덕목을 갖추도록 하여 장차 부모로서 바람직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도덕 원리 중심의 윤리학과 도덕적 덕목 중심의 윤리학은 예비부모교육을 위해 상호보완적으로 기여해야 한다. 인간학은 인간의 다양한 모습에 대한 전인적 이해의 바탕 위에서 자녀를 이해하도록 하고, 현상적 인간만이 아닌 이상적 인간상을 규명함으로써 바람직한 부모와 자녀의 모습을 제시하고자 한다. 발달심리학은 아동의 발달 과정과 심리 특성을 밝히고자 하며 인지발달, 자아발달, 도덕성발달 등을 포함한다. 인간 발달단계 특성의 이해는 부모의 올바른 처신과 대처의 기초가 된다. 유아교육학은 부모가 자녀를 이해하고 양육하는 데 필요한 이론과 기술을 제공하여 양육 역량을 신장시킴으로써 부모 효능감을 함양시킨다. 상담심리학은 공감적 이해, 수용적 존중, 진실성 등 상담자의 태도를 통해 자녀가 직면한 문제를 스스로 풀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능력을 길러줄 수 있다. 인간관계론은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위해 태도의 개선 방향, 대인관계 기술, 효과적 의사소통과 갈등 해소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예비 부모의 가정 운영에 기여할 수 있다. 예비 부모의 소양과 윤리의식의 함양은 다양한 학문 영역과 관련 학과의 협력을 통해 가능하므로 교육 내용을 정련하고 교육과정을 정비하는 등 예비부모교육의 체계화를 위해 학제적 협력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Ⅵ장에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아동발달과 부모' 과목에 명시된 교수·학습 및 평가의 내용이 대부분 적절하지만 다음과 같은 측면의 보완을 요청하였다. 첫째, 예비부모교육을 위해 중·고등학교의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예비부모교육의 효과적인 교수·학습 방법으로 실습, 체험활동이며 구체적으로 견학, 방문, 영화/영상 관람이다. 셋째, 예비부모교육의 평가 모형으로 목표중심 평가 모형을, 평가 방법으로는 P/F 평가를 중심으로 하되, 부분적으로는 절대평가로 보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본 연구는 기존 예비부모교육 연구들이 프로그램 효과나 인식 조사 중심으로 분절적으로 수행되어 온 한계를 넘어, 예비부모교육의 목표, 내용, 방법, 평가 및 운영 방향을 통합적으로 체계화하였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의를 가진다. 특히 본 연구는 예비부모교육의 목표를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목표 체계인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의 차원으로 구조화하고, 이를 인간학·발달심리학·윤리학·유아교육학·상담심리학·인간관계론 등과 연계하여 학제적으로 정당화하였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성을 지닌다. 이것은 예비부모교육을 단순한 부모 역할 훈련이 아니라 인간 이해와 윤리적 성숙, 사회정서역량 함양을 포함하는 전인교육의 관점에서 재개념화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본 연구는 예비부모교육을 개인의 선택적 교양 수준이 아니라 공교육 체계 내에서 지속적·체계적으로 다루어야 할 교육과정의 영역으로 제안하였다는 점에서 정책적 함의를 가진다. 특히 2022 개정 교육과정 분석을 통해 예비부모교육 관련 요소가 여러 교과에 분산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학교급 간 연계와 창의적 체험활동 중심의 통합적 운영 체제로 발전시킬 필요성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교육과정 정책 논의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본 연구는 저출생, 가족 해체, 아동학대, 부모의 양육 불안 등 현 시대의 사회 문제를 예방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정책 및 교육복지 정책과의 연계 가능성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학교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예비부모교육의 목표 체계와 교수·학습 및 평가 방향을 제안함으로써 향후 교과서 개발, 프로그램 설계, 교사 연수 및 학교 기반 부모준비교육 운영의 실천적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실습·체험 중심 활동과 사회정서역량 기반 접근을 강조함으로써 예비부모교육이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실제적 부모 역할 수행 역량을 기르는 교육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였다.
예비부모교육에서 가치·태도 차원의 교육은 예비 부모의 목적의식을 형성한다면, 과정·기능 차원의 교육(의사소통능력을 포함한 사회정서역량)은 부모의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과 방법 차원의 능력을 신장시킨다. 그리고 예비부모교육의 지식·이해 차원의 교육은 자녀에 대한 정확하고 올바른 이해를 통해 부모 역할 수행을 위한 방법의 선택에 기여하고, 부모의 목적의식 형성에도 기여한다. 세 가지 차원 중 어느 하나만 결여되어도 예비부모교육은 절름발이 교육이 될 수밖에 없다. 수단·방법의 활용 능력이나 자녀 발달 특성 및 심리 특성에 대한 이해 없이 부모로서의 목적의식만으로 부모 역할이 수행될 수 없고, 수단·방법 활용 능력과 자녀에 대한 이해만 강조하고 바람직한 목적의식 교육이 방치된다면 예비부모교육의 방향성이 실종될 것이다. 따라서 예비부모교육을 위한 관련 교과들 간의 관계는 주종관계가 될 수 없고 수평적 협력관계여야 한다.
선행연구를 보면 고등학교에서 교사와 학생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각 교과의 교육내용에 담긴 예비부모교육의 효과성이나 만족도 측면에서 비교적 낮게 평가한 반면, 예비부모교육의 중요성이나 향후 확대 필요성은 상대적으로 높게 인식하였다(남민우, 이운지, 2017, pp. 153-154). 그러므로 예비부모교육은 중요하며 확대·개선할 필요가 있지만, 교육과정상 관련 교과에 배정된 시수는 변경하기 어려우며 내용 요소의 수와 교과서 전체 면수는 감축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는 윤리교육과나 가정교육과 등 예비부모교육 관련 교과가 선택과목으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아 정규 교과목을 통해서는 모든 학생에 대한 공통적인 예비부모교육을 진행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모두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중고등학교에서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의 일부를 예비부모교육을 위해 활용할 수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정규 교과목 이외의 시간이므로 시간표상 교과별 배정 시수 조정을 거치지 않아도 예비부모교육을 위한 시간으로 활용될 수 있고, 고등학교의 특성 및 유형과 무관하게 모든 학생들에게 제공될 수 있다. 또한 창의적 체험활동에는 모든 교과의 교사가 참여할 수 있으므로 학제적 방식으로 교과 간 협력이 필요한 예비부모교육에 적합하다. 다만 각 교과의 예비부모교육 관련 내용요소의 수나 범위에 따라 예비부모교육에서 교과별 할당 시간은 차별화되어야 할 것이다.
청소년기는 자아정체성이나 자아 인식, 그리고 자아개념을 형성해 나가는 시기이므로 예비 부모로서 올바른 가치관, 태도, 기능과 기술, 인간 발달에 대한 지식 등을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김정미 외, 2010, p. 20). 따라서 예비부모교육의 내용을 학생의 발달 과정에 적합하게 체계화하여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시기에 지속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실시해야 한다. 중고등학교 청소년기는 정체성과 가치관이 정립되는 시기이므로 부모윤리의식과 사회정서역량의 기초를 강화할 수 있는 교육이 제공되어야 한다. 바람직한 부모가 되기 위한 준비는 단기간에 완성되기 어려우며 장기간에 걸친 체계적인 교육과 내면화를 통해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