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역량이란 특정 맥락에서의 요구 또는 과제를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능력으로, 지식, 기술, 태도를 아우르는 총체적인 개념이다(김이경, 정은하, 이슬아, 2025; 박수정, 김미정, 2015; 백유하 외, 2024) 이는 주로 인적자원개발 차원에서 논의되어 왔으며, OECD의 DeSeCo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학교 교육 맥락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기 시작하였다(김용민, 2023; 유영의 외, 2022). DeSeCo(Definition and Selection of Competencies) 프로젝트에서는 미래 사회에서 성공적으로 삶을 영위하기 위한 기본 능력으로 핵심역량을 제시하며, 이를 이질적 집단에서의 상호작용(interacting in heterogeneous groups), 자율적 행동(acting autonomously), 상호작용적 도구 사용(using tools interactively) 등으로 설명했다(OECD, 2005). 이 같은 핵심역량 패러다임은 역량을 하나의 요소가 아닌 포괄적 개념으로 재정립하며, 지식수준을 넘어 복잡한 과제에 대응하는 능력이라는 개념적 전환을 이끌었다(김용민, 2023).
DeSeCo 프로젝트를 계기로 역량이 강조되면서, 세계 각국에서 이를 국가 교육과정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김용민, 2023).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역량 중심 교육과정으로 표방하며 역량 기반 교육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였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6가지 핵심역량을 제시하였으며, 학교 교육 전 과정에서 이를 중점적으로 기를 것을 강조했다(교육부, 2015). 학생 수준의 역량 논의는 자연스럽게 이들을 지원하는 교사가 어떠한 역량을 갖춰야 하는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교육의 질을 제고하고 교육 목표를 극대화하는 핵심 요인으로서 교사의 역할이 주목되며, 교사의 역량이 학생들의 역량 신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전제로, 교사 역량 관련 논의가 크게 확대되었다(김선화, 현영섭, 2023; 김은주, 이진숙, 2018).
관련 연구가 누적되면서 연구동향 분석을 통해 그간의 논의를 종합하려는 시도가 나타났다. 이러한 시도는 특히 유아 교사 역량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이는 발달의 변화 폭이 큰 유아기 특성과 유아교육과정 및 방법이 지닌 특수성으로 인해, 유아 교사 역량의 개념적 기준을 정립하고 파편화된 논의를 종합할 필요성이 일찍부터 제기된 데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강민정, 김효단, 김경철, 2016). 반면, 초·중등 교사 역량과 관련해서는 개별 단위의 연구가 다수 축적되어 있음에도, 전체 연구 지형을 통합적으로 조망하고 구조화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교사 역량은 고정불변한 개념이 아닌 사회적 맥락과 상호작용하며 변화하는 속성을 갖는다(서지은, 윤소영, 임민정, 2024; 유영의 외, 2022). 즉, 시대를 초월하여 보편적으로 강조되는 역량이 있는 한편, 사회적 기대와 교육적 요구 변화에 따라 새로운 차원의 역량이 부각되기도 한다. 따라서 다수의 문헌을 단순히 종합·정리하는 수준을 넘어 교육 분야에서의 주요 사건이나 의미 있는 전환점을 기준으로 논의의 변화 흐름을 탐색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 4차 산업혁명, 디지털 대전환 등의 환경 변화에 주목하여 교사에게 새롭게 요구되는 역량을 규명하는 연구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박주연, 박남수, 서희전, 2020; 이강주 외, 2025; 이철현, 2022). 국가 교육과정 개정은 기본적으로 변화를 수반하며, 교육 실행의 주체인 교사의 역할 변화를 이끈다는 점에서, 이 역시 교사 역량의 논의 변화를 포착할 수 있는 주요한 준거로 삼을 수 있다. 실제로 교사 역량 연구 내에서 국가 교육과정 관련 논의가 하나의 주제 군집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김선화, 현영섭, 2023; 김예원, 최윤정, 2023), 2019 개정 누리과정 시행 시기에 유아 교사 역량 관련 연구 수가 크게 증가한 바 있다(강민정, 김효단, 김경철, 2016). 이는 교육과정의 변화가 교사 역량에 관한 학문적 논의를 활성화하는 외적 조건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교사 역량 연구에서 국가 교육과정에 대한 언급이 빈번했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 그쳐, 교사 역량 연구와 교육과정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계되어 있는지 양자 간의 관계를 해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국가 교육과정은 학교 교육의 전반적인 방향을 공식적으로 안내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권보은 외, 2024). 정책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고, 어떤 변화를 이끌었는지 분석하는 작업은 정책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Schwab(1971)이 교육과정과 실제 현장 간의 연결을 강조한 점을 고려할 때, 교사 역량에 관한 연구가 국가 교육과정이 제시한 방향성과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는지 검토하는 과정은 학술적으로 의미 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역량이 국가 교육과정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2015 개정 교육과정 시행 이후 초·중등 교사 역량 연구의 주제 변화를 살피고, 이를 교육과정 개정 내용과 연계하여 해석하고자 한다. 국가 교육과정이 학술 논의를 반영하여 구성된다는 점에서(권보은 외, 2024) 본 연구의 결과는 향후 교육과정 개발 과정에서 유용한 피드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기존 연구동향 분석에서 주로 활용된 분석 기준에 따른 분류, 저자 키워드 네트워크 분석, LDA 기반 토픽모델링 등의 분석 방법은 문장 내 순서나 맥락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권보람, 2025; 길완제 외, 2024; 김란, 김다니, 2022). 이러한 제약을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는 BERTopic을 활용하여 교사 역량 연구의 잠재적 주제 구조를 보다 정밀하게 탐색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II. 이론적 배경
교사 역량은 연구자의 관점 또는 접근 방식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되어 왔으나, 그 토대인 ‘역량’의 기본 특성을 공유하고 있었다. McClelland(1973)에 의해 정립된 ‘역량’은 성공적인 수행과 관련되며, 행동을 통해 파악되고, 동기, 특질, 자아개념, 인성, 소양, 가치, 태도 등의 내재적 특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김이경, 정은하, 이슬아, 2025; 백유하 외, 2024). 교사 역량은 기존의 역량 개념을 교사에게 적용한 것으로, 교육환경 맥락에서 교사가 교육활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를 포함하는 행동 특성으로 정의된다(박수정, 김미정, 2015).
본 연구와 유사하게 교사 역량에 관한 학문적 논의를 종합적으로 고찰한 선행연구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특정 학교급을 중심으로 연구 동향을 분석한 사례를 살펴보면, 리우잉, 정정희(2024)는 분석 틀에 기초한 코딩과 키워드 네트워크 분석으로 유아교사의 디지털 역량 관련 논문 80편의 논의 지형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해당 연구에서는 관련 변인을 탐색하는 연구가 두드러졌으며, 예비 유아교사, 디지털 리터러시, 테크놀로지 자아효능감 등이 주요 키워드로 나타났고, 그중 디지털 리터러시가 높은 중심성을 보였다. 서지은, 윤소영, 임민정(2024)은 키워드 네트워크 분석과 토픽 모델링을 병행하여 323편의 영유아교사 전문성 관련 논의를 종합적으로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교사효능감, 상호작용, 교수몰입, 스트레스, 행복감, 직무만족, 원장, 경력, 지원체계, 교사교육, 조직문화 등의 키워드가 높은 빈도를 보였으며, 도출된 토픽은 크게 교사의 내적 요인(교수 활동 전문성에 대한 교사 요인, 정서적 요인, 전문성 향상을 위한 학습 경험)과 외적 요인(직업 안정성 요인, 환경적 요인, 전문성 지원 및 강화 요인)으로 구분되었다. 더불어, 염지숙, 조형숙, 박지희(2014)는 유치원 교사의 핵심역량을 기준으로 학술논문 81편을 분류하여 연구 동향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분석 결과, 핵심역량 가운데 교육과정 운영과 교직 인성 및 전문성 개발에 관한 연구가 특히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김은주, 이진숙(2018)은 49편의 논문과 연구보고서를 대상으로 언어 네트워크 분석을 실시하여 초·중등 교사 역량의 연구 동향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초등교사의 경우, 학생이해 역량, 의사소통 역량, 관계형성 역량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진 반면, 중등교사 역량으로는 교수기술적용역량, 교과 전문성, 상담능력이 더 높은 관심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특정한 사건이나 시점을 기준으로 논의의 변화 양상을 살핀 연구를 찾아볼 수 있었다. 김예원, 최윤정(2023)은 키워드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코로나19 전후의 교사 역량 논의를 비교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교수역량, 창의성, 의사소통 역량은 코로나19 전후 모두에서 높은 빈도를 보였으나, 디지털 리터러시, 미디어 리터러시, TPACK 등은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부각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코로나 이전, 이후 두 시기 모두에서 역량 기반 교육과정에 관한 클러스터가 나타났으며, 코로나19 이후에는 2022 개정 교육과정과 2019 개정 누리과정과 관련된 클러스터가 새롭게 나타나, 교사 역량 연구가 국가 교육과정 논의와 밀접하게 연계되어 수행되고 있음을 보고하였다. 유영의 외(2022)는 DeSeCo 프로젝트, 2015 개정 교육과정, Education 2030 등 역량 중심 교육에서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되는 시기를 기준으로 유아교사 역량 연구의 추이를 살폈다. DeSeCo 프로젝트와 함께 핵심역량 논의가 본격화된 1기에는 핵심역량의 개념과 구성요소를 체계화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으며,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시행된 2기에는 예비 유아교사에게 요구되는 역량에 관한 연구가 두드러졌다. Education 2030 이후의 3기에는 놀이, 2019 개정 누리과정, 창의융합역량 등의 키워드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이전보다 다양한 주제의 연구가 전개되었음을 확인하였다. 강민정, 김효단, 김경철(2016)은 유아교육 선진화 정책과 누리과정이 시행된 시점을 기준으로 유아교원 역량 연구의 시기별 흐름을 살펴보았다. 연구 내용을 인식 및 요구 조사, 요소 및 타당화, 프로그램 개발, 관련 변인 및 기타, 방안 탐색, 교육과정 분석으로 분류하여 시기별 편수를 비교한 결과, 인식 및 요구 조사, 요소 및 타당화,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된 연구가 소폭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상의 선행연구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특징과 한계가 확인된다. 연구 대상 측면에서 영유아 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진 반면, 초·중등 교사 역량을 중심으로 논의를 종합하는 시도는 제한적이었다. 다음으로, 분석 방법의 측면에서는 연구자가 사전에 설정한 범주에 문헌을 직접 배분하는 코딩 기반 접근과 저자 키워드를 활용한 키워드 네트워크 분석이 주로 활용되어 왔다. 마지막으로, 논의의 변화 흐름을 살피는 과정에서 개정 교육과정이 주요한 기점으로 활용되어 왔으나, 교사 역량 연구의 변화 양상과 교육과정 개정 흐름 간의 관련성을 구체적으로 포착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하였다.
본 연구는 교사 역량 연구의 논의 변화와 교육과정 개정 간의 관련성 탐색을 주요 연구문제로 설정하였다. 따라서 본 절에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으로 이행되면서 두드러지는 개정 내용상의 차이를 살펴 분석 결과 해석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 초·중등 교육과정 총론과 각 학교급 교육과정 해설서를 바탕으로 2015 개정 교육과정 대비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새롭게 부각되거나 강화된 내용을 <표 1>과 같이 정리하였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다양한 지식과 아이디어를 통합하는 융합적 사고와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생성하는 창의성을 강조하였다(교육부, 2015). 한편,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사회의 불확실성과 다양성이 확대되는 맥락에서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으로의 성장’을 미래 교육의 비전으로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가치로 포용성과 주도성에 주목하였다(교육부, 2022). 이때, 포용성은 공동체적 소양과 상호 존중의 가치를 대표하는 것으로, 주도성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설계하고 개척하는 것에서 나아가 주변 세계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책임 있는 태도와 실천으로 해석하였다(교육부, 2023a). 이처럼 2015 개정 교육과정과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역량 중심 교육이라는 공통된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각각의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핵심 가치와 방향성에 있어 차이를 보였다.
2015 개정 교육과정 대비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다음과 같다. 먼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학습자 맞춤형 교육과정의 구현을 전면에 내세운 점을 들 수 있다.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기반한 교육과정 운영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부터 주요하게 다뤄졌다. 이를 위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과 편제 개선으로 선택 과목을 다양화하고, 진로 지도 및 이수 정보 안내에 관한 지침을 두어 과목에 대한 학생의 이해를 제고하는 데 주력하였다(교육부, 2017a). 반면,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과목 선택의 범위를 넓히는 차원을 넘어 학생 주도의 진로 및 학습 설계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진로연계교육을 새로 도입하여 학교급 전환 시기의 적응을 돕고,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탐색하여 능동적으로 학습 경로를 설계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를 확대함으로써(교육부, 2023a) 주도성에 기반한 학생 성장을 꾀하였다. 특히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개별성을 교육과정 구성의 중점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전 교육과정과 구별되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마다 선행 학습 정도, 학습 능력, 학습 선호도, 학습에 대한 동기가 상이하므로 교사가 학생의 준비 정도, 학습에 필요한 시간과 속도, 선호하는 학습 방법, 학생의 흥미와 관심 등을 면밀히 파악하고 학습의 소재, 자료, 활동, 환경 등을 다양화하여 개별 학생 맞춤 학습 지원을 실현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교육부, 2023a). 이렇듯 교육과정 개정을 거쳐오면서 학생 중심 교육과정의 흐름은 학생의 선택권 보장에서 개별 맞춤 학습 지원과 주도적 학습 경로 설계로 그 층위가 한층 더 깊어진 양상을 보였다.
다음으로 디지털·AI 교육환경에 기초한 미래형 교수·학습 방법과 평가 체제 구축이 본격화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기술·가정 교과 하위에 포함되었던 ‘정보’를 독립된 교과로 분리하고 관련 시수를 확대하였으며, 디지털 기초소양 함양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였다(교육부, 2023a). 디지털 기초소양은 디지털 환경에서 필요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분석·관리하고 소통하며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으로, 단순한 기기 활용 능력을 넘어 프로그래밍의 원리 이해, 정보 보안 및 윤리 의식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교육부, 2023a).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디지털 매체가 교수·학습 자료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된 것과 달리,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수·학습 및 평가 체제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그 외연이 확장되었다(교육부, 2017a; 교육부, 2023a).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과 AI 도구를 활용한 교수·학습 방법의 다양화와 자기 주도 학습 지원을 강조하며, 데이터 기반의 개별화된 수업 및 평가 체제를 지향점으로 삼았다(교육부, 2023a). 이로써 교사는 디지털·AI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를 수업에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하며, 학습 데이터를 분석하여 학생의 학습 상황을 정교하게 파악하고 이에 기반한 맞춤형 피드백과 적절한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학습자의 다양성을 바라보는 관점을 확장하였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다문화 가정 학생, 장애 학생, 귀국 학생 등 특정 집단에 대한 특별한 배려와 지원에 초점을 두었다면(교육부, 2017a),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이를 개인적·사회문화적 배경의 다양성 차원으로 조명하였다(교육부, 2023a).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다양한 문화, 언어, 능력, 성별, 종교, 성 정체성 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교육환경 조성을 강조하며, 문화적 배경의 다양성을 활용한 수업 활성화를 도모하였다(교육부, 2023a). 아울러 이전보다 구체화된 세부 지침을 마련하여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적 요구에 부응하는 실질적 지원의 토대를 강화하는 한편, 개인의 특성이나 사회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교육의 기회 및 학습 경험에서 부당한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교육부, 2023a). 이는 학생들의 다양한 배경과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학습 소외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교수·학습 과정에서 다양성의 가치를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교사의 역할을 상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중앙집권적 교육과정 결정 구조에서 벗어나 교육과정 분권화를 본격적으로 도모한 제6차 교육과정 이래로,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는 계속해서 추진되어 왔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이러한 교육과정 자율화·분권화 양상이 한층 더 확장되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학교자율시간을 도입하여 학교가 새로운 과목이나 활동을 자율적으로 개설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교과(군)뿐만 아니라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해서도 시수 증감 기준을 마련함으로써(교육부, 2023b)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설계 유연성을 더욱 제고하였다. 나아가 학교, 교사, 학부모, 시·도교육청, 교육부, 지역사회 등 다양한 교육 주체 간 상호 존중에 기반한 협력체계 구축을 강조하며(교육부, 2023a), 이를 통해 학습자에게 최적화된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 같은 움직임 속에서 교사에게는 단순한 교육과정의 실행자를 넘어 교육과정 설계 및 운영의 주체로서의 역할이 기대되며, 지역사회 인프라, 학교 여건, 학생의 특성을 고려한 교육과정 재구조화 역량의 중요성이 더욱 두드러졌다.
마지막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책임교육 구현’을 공고히 하였다는 점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과 차별성을 갖는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농산어촌학교 및 소규모학교에 대한 지원 체제 마련 지침을 별도로 신설하여 지역 간, 학교 간 교육 격차 완화를 모색하였고, 기초소양 학습을 통해 모든 학생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성취에 도달하는 것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였다(교육부, 2023a). 특히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학습 결손 발생 시 보충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일차적으로 학습 결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주목했다(교육부, 2023a). 이처럼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자율성 확대와 책무성 강화를 병행하는 구조로 재편되었으며, 이에 따라 교사에게는 학생의 학업 성취를 보장하기 위한 보다 높은 수준의 책무성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III. 연구 방법
본 연구는 교육과정 개정 시기별 교사 역량 연구의 주제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학술논문의 초록을 분석 대상으로 설정하였다. 분석 자료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운영하는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를 활용하여 수집하였다. DBpia, KISS, SCHOLAR, e-Article, KOREASCHOLAR 등 여러 학술정보 서비스 기관과 연계된 RISS를 활용함으로써, 관련 문헌을 최대한 누락 없이 포괄적으로 확보하고자 하였다. 검색 조건은 논문의 제목과 초록에 모두 ‘교사 역량’이 포함된 국내 학술논문으로 설정하였고, 기간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확정·고시일을 반영하여 2016년부터 본 연구의 자료 수집 시점인 2025년 12월까지 게재된 논문을 포함하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1차적으로 894편의 논문이 수집되었다.
1차 수집된 논문 가운데 중복 문헌 4편을 확인하여 제거하였으며, 논문의 제목과 초록을 검토하여 연구 목적과 관련이 없는 문헌을 추가로 선별하였다. 영유아 교사 역량 관련 연구, 교사가 아닌 학생 또는 학부모의 역량에 관한 연구, 학원이나 어학당 교사 등 공교육 이외의 맥락에서 교사 역량을 논의한 문헌은 분석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러한 선별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450편의 문헌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다음으로, 선정된 450편의 문헌에서 초록을 csv 파일로 저장하고, 교육과정 개정 시기를 기준으로 자료를 분류하였다. 2015 개정 교육과정 확정·고시일은 2015년 9월 23일, 2022 개정 교육과정 확정·고시일은 2022년 12월 22일이나, 학술논문이 연도 단위로 검색되는 점을 고려하여 2015 교육과정 시기를 2016년~2022년으로, 2022 교육과정 시기를 2023년~2025년으로 정하였다. 시기별 자료 수는 2015 교육과정 시기 290편, 2022 교육과정 시기 160편으로, 2015 교육과정 시기의 자료가 더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2015 교육과정 시기를 2배가량 더 길게 설정한 결과로 풀이된다.
토픽모델링은 대량의 문서 집합에 존재하는 잠재적인 주제를 발견하는 기법으로, 잠재 의미 분석(Latent Semantic Analysis, LSA)과 잠재 디리클레 할당(Latent Dirichlet Allocation, LDA) 등이 주로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단어의 사용 빈도만을 고려하는 Bag of Words(BoW)에 근거하여 단어들의 순서나 의미관계를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권보람, 2025). 한편,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는 단어나 문장의 의미를 벡터로 표현하는 임베딩 기법이 발전하며 분류, 검색 등 다양한 과제에서 성과를 보여왔는데, 이러한 임베딩의 문맥적 표현 능력에 주목하여 이를 토픽 모델링에 적용하는 흐름이 나타났다(Grootendorst, 2022). 초기에는 말뭉치의 통계적 정보를 활용한 임베딩 기법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ELMo, GPT, BERT 등 신경망 기반의 사전 학습된 언어 모델이 발전하면서 문맥을 반영한 임베딩 벡터 추출이 가능해졌고, 이를 활용한 토픽 모델링 기법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이상엽, 2023).
BERT(Bidirectional Encoder Representations from Transformers)는 2018년 구글에서 발표한 딥러닝 기반의 언어 모델로, 자연어 처리에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수다르산 라비찬디란, 2021; 아즈마 유키나가, 2024). 이는 트랜스포머(Transformer)의 인코더 구조를 기반으로 양방향 셀프 어텐션(self-attention)을 구현하여 문장의 앞뒤 문맥을 동시에 고려하는 특징을 갖는다(아즈마 유키나가, 2024). BERTopic은 이러한 트랜스포머 기반 언어 모델의 임베딩 기능을 활용하여 문서를 벡터로 변환하고, 이를 군집화한 뒤 c-TF-IDF를 통해 토픽 표현을 생성하는 토픽 모델링 기법이다(Grootendorst, 2022). BERTopic은 특히 토픽 표현을 도출하는 방식에서 뚜렷한 차별성을 갖는다. 기존의 임베딩 기반 군집 분석에서는 주로 군집의 중심점(centroid)에 인접한 단어들이 해당 군집을 가장 잘 대표한다고 가정하며, 이를 토대로 토픽을 정의해 왔다. 하지만 실제로 군집이 항상 중심점 주위에 구(sphere) 형태로 분포하지는 않기 때문에, 이러한 가정이 모든 경우에 적용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토픽 표현이 왜곡될 위험이 있다(Grootendorst, 2022). 이를 개선하기 위해 BERTopic은 기존의 TF-IDF를 클래스 단위로 변형한 c-TF-IDF를 도입하였으며, 수식은 아래와 같다.
문서 기반의 TF-IDF와 달리 c-TF-IDF는 군집을 하나의 클래스(class)로 간주하여 단어의 가중치를 계산한다. 위 식에서 tft,c 는 단어 t가 클래스 c에서 사용되는 빈도를 의미하며, 에서 A는 클래스당 평균 단어의 수를, tft는 단어 t가 모든 클래스에서 사용된 횟수를 나타낸다(Grootendorst, 2022). 이를 통해 특정 군집 내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면서도 다른 군집과 구별되는 단어들을 포착할 수 있으며, 군집의 고유한 특성을 반영하는 단어 산출을 통해 보다 정교하게 토픽을 표현하고 그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BERTopic은 문서 임베딩, 차원 축소, 군집화, 그리고 토큰화 및 가중치 산출 등을 통해 군집의 의미를 표현하는 토픽 표현의 단계로 구성된다(Grootendorst, 2022). 나아가 산출된 주요 단어를 추가적으로 다듬거나 토픽명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표현 미세 조정 단계를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이때, 각 단계는 독립성을 갖추고 있어 특정 알고리즘이나 모델에 고정되지 않으며, [그림 1]과 같이 여러 기법을 유연하게 조합할 수 있다(Grootendorst, n.d.). 이처럼 BERTopic은 모듈화를 이루고 있어 다양한 하위 모델 조합에서 토픽 생성의 품질이 유지되며, 사용자가 자신만의 토픽 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한다(Grootendorst, n.d.).
교사 역량 관련 국내 학술논문의 초록을 수집한 뒤, 구글 코랩(Google Colab) 환경에서 BERTopic을 활용하여 토픽 분석을 실시하였다. BERTopic의 모듈 구조에 기초하여 한국어 초록 데이터 처리에 적합한 모델과 알고리즘을 조합하였으며, 구체적인 분석 파이프라인은 [그림 2]와 같다.
BERTopic은 기본적으로 Sentence-BERT(SBERT) 프레임워크에 기반하여 문서를 임베딩한다(Grootendorst, 2022). SBERT는 BERT를 문장 임베딩에 적합하도록 변형한 것으로, BERT 수준의 정확도를 유지하면서도 빠른 처리 속도를 특징으로 한다(Reimers & Gurevych, 2019). 임베딩을 위해 다양한 사전학습 모델을 활용할 수 있으나, 영어의 경우 ‘all-MiniLM-L6-v2’가, 영어 이외의 언어의 경우 다국어 모델 ‘paraphrase- multilingual-MiniLM-L12-v2’가 기본값으로 설정되어 있다. 한국어는 실질적인 의미를 가진 단어 또는 어간에 조사, 접사, 어미 등의 문법 요소가 결합되는 교착어로,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다국어 모델로는 이러한 언어적 특성을 세밀하게 반영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한국어 말뭉치로 사전 학습된 KR-SBERT 계열의 ‘snunlp/KR-SBERT-V40K-klueNLI-augSTS’를 활용하였다. 이는 문장 및 문단을 768차원의 밀집 벡터(dense vector)로 변환하는 모델로, klueNLI(한국어 자연어 추론 데이터셋)와 augSTS(증강된 문장 의미 유사도 데이터셋)으로 미세 조정(fine-tuning)을 거쳐 KR-SBERT-V40K 계열 중 문서 분류 정확도가 가장 높다고 보고되고 있다(Park & Shin, n.d.).
다음으로 UMAP(Uniform Manifold Approximation and Projection)을 활용하여 고차원 임베딩 벡터를 저차원 공간으로 축소하는 작업을 거쳤다. 데이터의 차원이 커지면 데이터 포인트 간 거리 차이가 줄어들어 공간적 근접성(spatial locality)이라는 개념이 모호해지는 이른바 차원의 저주(curse of dimensionality) 문제가 발생하므로(Aggarwal et al., 2001) 이를 완화하기 위해 고차원 데이터를 더 작은 차원의 데이터로 변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UMAP은 차원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고차원 데이터의 지역적(local) 및 전역적(global) 구조를 더 잘 보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McInnes et al., 2018), HDBSCAN, k-Means 등의 군집화 알고리즘의 정확도와 연산 효율을 높여준다는 이점이 있다(Allaoui et al., 2020).
차원 축소를 거친 후, HDBSCAN(Hierarchical Density-Based Spatial Clustering of Applications with Noise)을 활용하여 군집화를 수행하였다. HDBSCAN은 밀도 기반 군집화 알고리즘으로, 데이터가 밀집된 영역을 군집으로 인식한다. 이때 모든 데이터를 일괄적으로 군집에 할당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군집에도 속하지 않는 노이즈(noise)의 존재를 상정하기 때문에 관련 없는 문서가 특정 군집에 할당되는 것을 방지하며, 이로써 토픽 표현의 정교화를 도모한다(Grootendorst, 2022). 또한 위 알고리즘은 고정된 이웃 반경(ε, epsilon)을 사용하는 대신, 이를 연속적으로 변화시키며 각 단계마다 군집이 어떻게 형성되고 사라지는지를 추적하여 다양한 밀도의 군집을 탐지할 수 있다(McInnes et al., 2017). BERTopic은 기본적으로 한 문서는 하나의 토픽(군집)에만 속할 수 있다는 가정을 전제로 하나, HDBSCAN은 각 문서의 토픽 소속 확률(topic probability)을 함께 산출하는 soft clustering 접근을 취하고 있어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는 효과가 있다(Grootendorst, 2022).
군집화 이후에는 각 군집의 의미를 해석하기 위해 토픽 표현 작업을 거쳤다. 먼저 KoNLPy 라이브러리의 Okt 형태소 분석기를 활용하여 텍스트를 명사 단위로 토큰화하였고, CountVectorizer를 활용하여 문서-단어 행렬을 생성하였다. 이때, 단일 명사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의미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 n-gram(1,2)를 적용하여 unigram과 bi-gram을 함께 고려하였다. 이로써 ‘수업’과 같은 단일 명사와 ‘다문화 수업’, ‘디지털 수업’ 등의 복합 명사가 함께 추출될 수 있도록 하였다. 더불어 토픽 해석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불용어를 선별하였다. 논문의 초록을 분석 대상으로 하는 본 연구의 특성상 ‘연구’, ‘목적’, ‘결과’, ‘분석’, ‘대상’ 등의 범용 학술 용어가 빈번하게 등장하였으며, ‘교사 역량’이라는 상위 주제 하에서 문헌을 수집하였기 때문에 ‘교사’, ‘역량’, ‘교육’ 등의 단어가 높은 빈도로 나타났다. 이 같은 단어들은 교사 역량 내 세부 토픽을 변별하는 데 기여하지 못하므로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아울러 c-TF-IDF를 적용하여 토픽별로 가중치가 높은 상위 10개의 주요 단어와 대표 문서(representative documents)를 추출하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토픽명을 정하고 각 토픽의 특성을 해석하였다.
IV. 분석 결과
BERTopic은 c-TF-IDF를 기반으로 토픽별 주요 단어들을 도출하고 각 문서(초록)의 토픽 확률을 계산한다. c-TF-IDF는 단순 빈도가 아닌 토픽 내 상대적 중요도를 반영하여 단어를 추출하므로, 도출된 주요 단어들은 각 토픽의 특성을 보다 변별력있게 드러낸다. 본 연구에서는 토픽 해석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c-TF-IDF 값이 높은 상위 10개 단어와 각 토픽에 대한 소속 강도(topic probability)가 높은 대표 문서(초록)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단어 수준과 문맥적 해석을 병행하였다. 아래 결과 해석은 군집화 과정에서 어느 토픽에도 분류되지 않은 outlier(토픽–1)를 제외한 유효 토픽들을 중심으로 수행하였으며, 토픽 번호가 낮을수록 더 많은 문서(초록)를 포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2015 교육과정 시기의 초록을 대상으로 분석을 수행한 결과, <표 2>와 같이 7개의 토픽이 도출되었다. 토픽 0은 ‘척도 개발 및 타당화’ 관련 내용으로, 척도, 측정, 요인, 도구, 문항, 개발, 타당도, 검증, 전문가, 평가 등이 주요 단어로 나타났다. 위 토픽에서는 세계시민교육, 창의융합교수, 교육과정 개발, 진로교육 등 다양한 범주에서 측정 도구 개발 논의가 이뤄졌다. 산출된 토픽 가운데 토픽 0의 비중이 가장 높은 만큼 교사 역량의 실제 수준을 진단·점검하는 실증적 접근에 대한 연구적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토픽 1은 ‘수업 역량’ 관련 주제로, 주요 단어로 수업, 교수, 과정, 실행, 온라인, 설계, 평가, 디지털, 수학, 창의 등이 등장하였다. 위 토픽에서는 교사 양성 단계에서의 교과 수업 역량 함양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였고, 특히 수학 교과 관련 논의가 두드러졌다. 또한 수업 역량 개발에 있어 협력과 성찰 측면이 강조되었으며, 온라인 수업 운영과 디지털 테크놀로지 활용 수업 관련 논의가 포함되었다.
토픽 2는 특수, 직무, 소진, 만족도, 관계, 사회, 영향, 매개 효과, 효능감, 지원 등을 주요 단어로 하며, ‘특수교사의 직무역량과 심리·정서 요인’에 관한 연구로 구성되었다. 위 토픽에서는 중도중복장애 학생 지도, 전환교육 수행 능력 등 특수교육 맥락에서 교사 역량을 조명하고, 사회정서역량, 직무 만족도, 심리적 소진, 효능감 등의 심리·정서 요인에 주목하여 요인 간 영향 관계를 탐색하는 시도가 돋보였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지지와 교육공동체 구현이 함께 언급되며, 특수교사 개인 차원을 넘어 조직 및 환경적 지원체계로 관심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토픽 3은 ‘다문화 인식 및 다문화 교육’에 관한 내용으로, 다문화, 다문화 교수, 효능감, 다문화 태도, 다문화 감수성, 상호작용, 영향, 인식, 관계, 효과 등이 주요 단어로 나타났다. 위 토픽에서는 교사의 다문화 교수 경험에 대한 내용과 다문화 교육역량 관련 요인의 구조적 관계를 살피는 연구가 집중되었다. 특히 다문화 감수성에 대한 논의가 두드러졌으며, 문화 존중과 상호작용 참여 및 자신감 측면이 부각되었다.
다음으로, 토픽 4는 ‘학교폭력 및 위기 상황 대처’에 관한 연구로, 학생, 학교폭력, 지도, 상담, 예방, 이해, 사안, 위기, 역할, 관계 등이 주요 단어로 등장하였다. 위 토픽에서는 학교폭력 예방 및 대처를 위한 교사 역량을 규명하는 연구가 중심을 이뤘으며, 청소년기 전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위기 현상과 문제 행동을 분석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역량이 논의되었다. 이때, 사후 대응뿐 아니라 예방 차원의 지도 역량이 중요하게 다뤄졌으며, 교사와 학생 간의 긍정적 관계 형성과 비폭력적 학급풍토 조성, 문제 상황에 대한 예측과 적극적인 개입이 특히 강조되었다.
이어 토픽 5는 ‘2015 개정 교육과정과 역량 기반 교육 체제 담론’에 관한 것으로, 주요 단어로는 핵심역량, 교육과정, 관점, 교수, 평가, 디지털, 인성, 변혁, 교과, 모델 등이 추출되었다. 위 토픽에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핵심역량 패러다임을 중심으로 역량 중심 교육의 방향과 교사의 역할에 관한 논의가 두드러졌으며, 교사의 핵심역량을 체계화하고 개념 프레임워크를 구안하는 시도가 나타났다. 또한 OECD Education 2030의 변혁적 역량을 교사 역량 논의에 접목하며 국제 교육 흐름과 연계되는 양상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토픽 6은 ‘예비교사 교육’에 초점을 두며, 주요 단어로는 예비교사, 프로젝트, 협동, 창의, 도전, 집단, 적용, 개발, 실험, 강의 등이 도출되었다. 위 토픽에서는 예비교사의 역량 함양을 위한 교수 전략과 교육 프로그램에 관심을 두고 그 효과를 살피는 연구가 중심을 이뤘다. 특히 창의 역량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으며, 협동 및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적용하여 역량 수준의 변화 양상을 분석한 연구가 두드러졌다. 이를 통해 교수자 중심의 강의식 수업을 넘어, 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촉진하는 활동 중심의 예비교사 교육을 지향하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2022 교육과정 시기의 초록을 대상으로 분석을 수행한 결과, <표 3>과 같이 5개의 토픽이 도출되었다. 토픽 0은 다문화, 요인, 영향, 관계, 인식, 매개, 효과, 교수, 수업, 효능감 등을 주요 단어로 한 ‘구조적 관계 분석’에 관한 논의였다. 위 토픽에는 교사 역량과 관련 변인 간의 영향 관계를 살피는 연구가 중심을 이루며, 특히, 다문화 교육역량, 수업 역량, 심리 요인 측면의 논의가 빈번했다. 토픽 0은 2022 개정 교육과정 시기에 도출된 토픽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2015 개정 교육과정 이후, 역량 기반 교육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면서 교사 역량의 이론적 토대를 정립하는 것에서 나아가, 교사 역량을 강화하는 요인과 그 작동 경로를 규명하려는 시도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토픽 1은 ‘실천 중심 교사 양성과 교사 정체성’ 관련 주제로, 주요 단어로는 예비교사, 양성, 실천, 현장, 교육과정, 경험, 참여, 정체성, 탐구, 전문성 등이 나타났다. 위 토픽에서는 현장 맥락을 고려한 실전 중심 교사 양성에 초점을 두고 모의수업, 학습 조력 프로그램, 수행 기반 평가 체제 등이 논의되었다. 더불어 위 토픽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교사 정체성을 역량 발현과 교육 실천의 기반으로서 조명하였다는 점이다. 교사가 갖춰야 할 역량을 규정하거나 수행 과제를 제시하는 수준을 넘어, 교사 스스로 자신의 경험을 해석하고 의미화하는 과정에 관심을 두며, 교사 역량 담론이 교사의 내면과 주체성 차원으로 심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어 토픽 2는 인공지능, 융합, 개발, 활용, 프로그램, 이해, 도구, 문항, 기술, 윤리를 주요 단어로 하며, ‘AI 교육역량 개발 및 측정’에 관한 연구로 구성되었다. 위 토픽에서는 AI 융합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역량 분석이 두드러졌으며, AI에 대한 이해부터 수업과 평가에서의 활용, 나아가 AI 윤리적 측면까지 포괄적으로 다뤄졌다. 또한 이러한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연수 프로그램 개발과 역량 측정을 위한 척도 개발 연구가 확인되었다.
한편, 토픽 3의 경우 토픽 2와 유사하게 디지털 기반 교육환경을 비추고 있으나, 위 토픽에서는 ‘정보 활용과 맞춤형 교육’에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앞선 논의와 구별되었다. 토픽의 주요 단어로 디지털, 디지털 리터러시, 요구, 수업, 디지털 활용, 소양, 데이터, 맞춤, 특수, 컴퓨터 등이 등장하였으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고 다양한 문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으로서 디지털 리터러시가 강조되었다. 이와 동시에, 위 토픽에서는 개별 학습 지원에 대한 논의가 두드러졌다.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학습 데이터 수집이 가능해지면서 데이터 분석 및 활용 역량과 이를 바탕으로 한 개인 맞춤형 학습 설계가 중점적으로 논의되었다. 특히 특수교육 분야에서 장애로 인해 제한될 수 있는 학습 경험을 보완하고 학습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접근으로서 디지털 활용에 주목하였으며, 이 같은 맥락에서 교사가 갖춰야 할 역량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다.
마지막으로 토픽 4는 ‘글로벌 역량’에 관한 내용으로, 글로벌, 성찰, 수업, 한국, 인식, 관점, 역할, 교수, 국가, 학교 등이 주요 단어로 나타났다. 위 토픽에서는 세계화 흐름 속에서 글로벌 교육, 특히 세계시민교육의 필요성이 부각되며 학생의 글로벌 역량 함양을 위한 교사 역량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교사의 글로벌 역량으로 다양한 문화와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와 글로벌 이슈에 대한 감각,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태도가 논의되었고 글로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책임과 협력에 기반한 실천 역량이 강조되며, 그 일환으로 공적개발원조(ODA) 관련 논의가 나타났다. 이 같은 토픽 산출을 통해 교사 역량 논의가 국내 학교 맥락을 넘어 국제적 실천 맥락으로 확장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5 교육과정 시기와 2022 교육과정 시기 교사 역량 연구의 토픽을 종합하면 <표 4>와 같다. 비교 분석 결과, 2015 교육과정 시기에는 7개의 토픽이, 2022 교육과정 시기에는 5개의 토픽이 나타났으며, 공통적으로 연구 방법과 관련된 토픽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다만, 2015 교육과정 시기에는 ‘척도 개발 및 타당화’가, 2022 교육과정 시기에는 ‘구조적 관계 분석’이 부각되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또한 교사 양성 과정에서의 예비교사 역량에 대한 관심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2015 교육과정 시기의 토픽 6과 2022 교육과정 시기의 토픽 1 모두 예비교사의 역량 함양을 위한 교수·학습 방안과 교육 프로그램에 주목하였으며, 실천 역량과 현장 맥락을 강조하였다는 점이 유사했다. 이는 교육환경 변화에 따라 교사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확대되면서, 양성 단계에서부터 이를 체계적으로 개발해 나가고자 하는 연구적 관심이 지속된 결과로 해석된다.
2015 교육과정 시기에서 2022 교육과정 시기로 넘어오면서, 일부 논의가 재편·축소되는 양상을 포착할 수 있었다. 2015 교육과정 시기, 특수교사 관련 논의(토픽 2)와 다문화 교육 관련 논의(토픽 3)가 독립 토픽으로 도출된 것과 달리, 2022 교육과정 시기에는 해당 논의가 별도의 토픽으로 분리되지 않고, 다른 토픽의 하위에서 다뤄졌다. 특수교사 관련 논의의 경우, 2015 교육과정 시기에는 특수교육 전반을 포괄하는 맥락에서 교사 개인의 심리·정서 요인과 조직 및 환경적 지지 기반에 관한 논의가 두드러진 반면, 2022 교육과정 시기에는 토픽 3(정보 활용과 맞춤형 교육)에 포함되어 디지털 교육환경에서 요구되는 역량 차원에서 다뤄졌다. 다문화 교육 관련 논의 또한 이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2015 교육과정 시기에는 다문화 교육 자체가 하나의 중심을 이루며 다문화 교수, 다문화 인식, 다문화 감수성 등 관련 요인 간 관계를 탐색하는 연구가 활발히 전개되었다. 그러나 2022 교육과정 시기에 이르러 ‘구조적 관계 분석’이 독립 토픽(토픽 0)으로 추출되면서 다문화 교육 관련 논의가 토픽 0의 세부 주제로 편입되었다. 한편, 시간이 지나면서 축소된 논의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학교폭력 및 위기 상황 대처(토픽 4)는 2015 교육과정 시기에 독립 토픽으로 등장할 만큼 비중있게 다뤄졌으나, 2022 교육과정 시기에는 관련 논의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앞서 특수교사 및 다문화 교육 관련 논의가 재구성된 것과 달리, 위 토픽의 경우 실제로 논의가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반대로, 2015 교육과정 시기에는 도출되지 않았으나, 2022 교육과정 시기에 새롭게 부상한 토픽이 확인되었다. 먼저, 교사의 글로벌 역량에 관한 토픽이 새롭게 등장했다는 점이 의미 있다. 2015 교육과정 시기에는 국내 교육 현장의 문화적 다양성에 기초한 다문화 교육 관련 논의가 집중되었다면, 2022 교육과정 시기에는 국가 간 교류 확대, 국제적 이슈 다각화에 따라 국제 시민으로서의 역량 발현이 강조되며 교사의 글로벌 역량 관련 논의가 두드러졌다. 또한, 디지털 관련 논의가 독립 토픽으로 도출된 점 역시 주목할 만한 변화로 볼 수 있다. 2015 교육과정 시기 연구에서는 디지털 관련 요소가 수업 역량(토픽 1)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다뤄졌다면, 2022 교육과정 시기에는 AI 교육역량(토픽 2)과 정보 활용 및 맞춤형 교육(토픽 3)으로 독립되어 나타났다. 특히 2022 교육과정 시기의 두 토픽은 디지털 맥락을 공유하면서도 테크놀로지 활용 측면과 데이터 활용 및 분석 측면으로 구분된 점이 특징적이다.
이어 교육과정 개정 시기별 토픽의 변화 양상이 교육과정 개정 내용과 어떠한 관련성을 갖는지 탐색하였다. 2022 교육과정 시기 연구에서 교사의 ‘글로벌 역량’ 관련 토픽의 출현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포용성과 주도성을 강조한 것과 밀접하게 연결되었다. 이 시기 교사 역량 연구에서는 세계시민으로서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 함양에 관심을 두고, 이를 위한 교사 역량으로 글로벌 사회에 대한 이해와 글로벌 이슈에 대한 감각, 책임감과 협력에 기반한 실천 역량 등이 논의되었다. 이 같은 논의 흐름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공동체적 소양과 주변 세계의 긍정적 변화를 이끄는 책임감을 교육과정의 핵심 가치로 제시한 것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2022 교육과정 시기 연구에서 ‘AI 교육역량’과 ‘정보 활용 및 맞춤형 교육’이 독립 토픽으로 도출된 것은 디지털·AI 교육환경에 기반한 미래형 교수·학습과 평가 체제 구축을 본격화한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내용과 관련지어 볼 수 있다. 이 시기 교사 역량 연구에서는 AI 융합교육 역량에 대한 논의가 두드러졌으며, 에듀테크 활용에서 나아가 윤리적 측면까지 폭넓게 다뤄졌다. 이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단순한 기기 활용을 넘어 기술에 대한 이해와 윤리 의식을 포함하는 개념으로서 디지털 기초소양을 강조한 것과 대응된다. 아울러 이 시기 교사 역량 연구에서 학습 데이터 분석 및 활용 역량과 이에 기초한 개인 맞춤형 학습 지원이 활발하게 논의된 점은 데이터 기반의 개별화된 수업 및 평가 체제를 지향점으로 삼은 교육과정의 방향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이처럼 교육과정과 교사 역량 연구 간 연계 지점이 확인되는 한편, 교육과정 차원에서 강조하고 있으나 실제 연구에서 충분히 조명되지 못한 부분도 존재했다. 교육과정 개정을 거치면서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따른 교육과정 편성·운영은 선택 과목 다양화에서 나아가 학생 주도의 학습 경로 설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졌다(교육부, 2017a; 교육부, 2023a). 그러나 본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학생의 자율성, 주도성을 지원하기 위한 교사 역량 논의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이러한 학술적 공백은 향후 학생 주도의 학업 설계 과정에서 교사의 역할과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대한 탐색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고 있는 만큼 교사의 진로 지도 및 상담 역량에 관한 논의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학교 교육과정의 자율권 확대는 교육과정 개정 시기마다 꾸준히 추진되었으며, 교사의 역할 또한 교육과정 실행자에서 의사결정자, 설계자로 확장되었다(교육부, 2023a). 특히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재량권을 확대하는 것을 넘어 교육과정의 ‘설계’라는 개념을 도입하였으며, 이를 위한 다양한 교육 주체 간 협조 체제 구축을 강조하였다(교육부, 2023a). 이처럼 교육과정 설계·운영이 유연화됨에 따라 교사의 교육과정 전문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나, 이를 중점적으로 다룬 연구는 부족한 수준이었다. 이러한 간극은 국가 교육과정의 방향 및 의도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교육과정 문해력, 학생 특성과 학교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교육과정 재구성 역량, 동료 교사 및 지역사회와의 협력적 교육과정 운영 역량 등 교육과정 설계 및 운영 과정에서의 교사 역량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논의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특수교육 대상 학생과 다문화 가정 학생에 대한 지원을 특별한 배려 차원이 아닌 ‘정당한 편의 제공’, ‘다양한 교육적 요구’로 규정하며, 교수·학습 과정에서의 참여 제한을 경계한다. 또한 문화를 비롯하여 언어, 능력, 성별, 종교, 성 정체성 등 보다 다양한 특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교육환경 조성을 강조한다(교육부, 2023a). 반면, 교사 역량 연구에서는 특수 및 다문화 관련 논의가 독립 토픽에서 하위 논의로 재편되는 등 교육과정의 변화 기조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 양상을 보였다. 교육과정에서 학습자 다양성에 대해 더욱 폭넓은 관점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학생의 다양한 배경 및 특성을 고려하여 학습 경험에서의 차별과 소외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교사의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보다 다층적인 맥락에서 다양성의 가치를 교육적으로 구현하는 교사 역량으로 논의가 심화·확장될 필요성이 확인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으로 이행되면서, 모든 학생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성취에 도달하도록 보장하는 책임교육이 더 적극적으로 고려되었다. 특히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이르러, 학습 결손을 사후적으로 보완하는 차원을 넘어 선제적인 ‘예방’ 측면이 한층 강조되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교육부, 2023a). 하지만 본 연구의 분석 결과, 교사 역량 연구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책임교육 구현에 있어 교사 역할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학습 결손 위기 학생의 조기 발견과 예방 지도, 지속적인 학습 참여를 이끄는 교사의 역량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가 요구된다.
V.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교육과정 개정 시기별 교사 역량 연구의 동향을 분석하고, 시기 간 논의 변화 흐름을 교육과정 내용과 연계하여 살펴봤다. 교사 역량 관련 국내 학술논문 초록 450편을 대상으로 BERTopic 기반 토픽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주요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2015 교육과정 시기 연구에서는 ‘척도 개발 및 타당화’, ‘수업 역량’, ‘특수교사의 직무역량과 심리·정서 요인’, ‘다문화 인식 및 다문화 교육’, ‘학교폭력 및 위기 상황 대처’, ‘2015 개정 교육과정과 역량 기반 교육 체제 담론’, ‘예비교사 교육’ 등 7개의 토픽이 등장하였고, 2022 교육과정 시기 연구의 경우, ‘구조적 관계 분석’, ‘실천 중심 교사 양성과 교사 정체성’, ‘AI 교육 역량 개발 및 측정’, ‘정보 활용과 맞춤형 교육’, ‘글로벌 역량’ 등 5개의 토픽이 도출되었다.
둘째, 두 시기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연구 방법에 관한 토픽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2015 교육과정 시기에는 ‘척도 개발 및 타당화’가 두드러졌으며, 2022 교육과정 시기에는 변인 간 영향 관계를 분석하는 ‘구조적 관계 분석’에 관한 연구가 집중되었다. 또한 예비교사의 실천 역량에 대한 관심이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교사 양성 과정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증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뤄졌다.
셋째, 2015 교육과정 시기에서 2022 교육과정 시기로 접어들면서 특수교사, 다문화 교육, 학교폭력 및 위기 상황 대처에 관한 논의는 약화·축소된 반면, AI 교육, 정보 활용 및 맞춤형 교육, 글로벌 역량 관련 논의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시기와 달리, 2022 교육과정 시기 연구에서는 교사의 국제적 역할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부각되었으며, 수업 역량의 하위에서 언급되었던 디지털 관련 논의가 독자적인 토픽을 이루며 보다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양상을 보였다.
넷째, 교사 역량 논의가 교육과정 개정 방향과 일정 부분 호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 교육과정 시기 연구에서 글로벌 역량 관련 토픽의 등장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포용성과 주도성을 핵심 가치로 강조한 것과 긴밀하게 연결되며, AI 교육역량과 정보 활용 및 맞춤형 교육이 독립 토픽으로 도출된 점은 디지털·AI 교육환경에 기반한 미래형 교수·학습 및 평가 체제 구축을 본격화한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주요 방향과 대응되었다.
본 연구는 기존의 단순 빈도 기반 분석 방식에서 나아가 문서 임베딩을 활용하여 언어의 의미관계와 문맥을 고려한 토픽 분석을 수행하였으며, 클래스 기반 토픽 표현 방식으로 각 토픽의 특성을 보다 분명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방법론적 의의를 지닌다. 아울러 주요 단어와 대표 문서를 함께 검토하여 토픽의 의미를 세밀하고 입체적으로 해석하였다는 점이 유의미하다.
특히 국가 교육과정 개정 시기를 분석 기준으로 하여 초·중등 교사 역량 논의의 변화 흐름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선행연구와 차별되며, 단순한 연구 동향 기술을 넘어 교사 역량 연구와 국가 교육과정 간의 관련성을 실증적으로 탐색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토픽 변화 양상이 전적으로 교육과정 개정에 기인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나, 교육과정 개정과 교사 역량 연구 간 유사한 논의 패턴을 포착하여 둘의 연계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나아가 교육과정에서 강조하고 있음에도 실제로 논의가 미진한 부분을 밝혀 후속 논의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이로써 교육과정 정책과 학술 논의 간 연결성을 제고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제한점 및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먼저 분석 문헌의 시기적 불균형이 존재한다. 본 연구는 2015 교육과정 시기(2016년~2022년)와 2022 교육과정 시기(2023년~2025년)로 구분하여 토픽 변화를 살폈는데, 2022 개정 교육과정이 비교적 최근에 고시된 만큼 위 시기의 문헌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이는 연구 시점상 불가피한 제약이나, 추후 문헌이 상당 부분 축적된 시점에 후속 연구를 통해 균형 있는 비교 분석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분석 텍스트를 초록으로 한정하였다는 점을 한계로 들 수 있다. 초록은 논문의 주요 내용을 압축적으로 제공하나, 연구의 세부적인 논의와 맥락을 충분히 반영하긴 어렵다. 최근 언어 모델의 발전으로 대용량 텍스트의 처리 속도와 성능이 크게 향상되고 있는 만큼, 후속 연구에서 보다 풍부한 정보를 담고 있는 결론 부분을 분석 대상으로 활용한다면 더욱 심층적인 토픽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토픽 해석의 타당성과 관련하여, 본 연구에서는 c-TF-IDF 값이 높은 상위 단어와 해당 토픽에 대한 소속 확률이 높은 대표 문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토픽명을 부여함으로써 해석의 객관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 역시 토픽의 의미를 규정하는 과정에서 연구자의 주관적 판단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향후 연구에서는 전문가 검토 등을 통해 토픽 해석의 타당성을 보완하는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BERTopic이 다양한 하위 모델 조합에서도 토픽 생성의 품질이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모델 설정에 따라 분석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지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후속 연구에서 본 연구와 상이한 모델을 적용하여 분석 결과를 비교해 본다면 본 연구 결과의 타당성을 확보하고 교사 역량 연구의 지형에 대한 다각적인 이해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