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서는 핵심 역량 함양에 필요한 각 교과의 깊이 있는 학습이 이루어질 여건이자, 학교 교육과 평생 학습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토대로 ‘기초소양’을 새롭게 제시하였다(교육부, 2024a). 기초소양은 “모든 유형의 학습이 이루어지기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조건”(교육부, 2022: 26)으로 정의되며, 언어·수리·디지털 소양이 그 핵심 요소로 설정되었다. 교육과정 총론은 이러한 기초소양이 특정 교과 학습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모든 교과를 통해 함양할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해야 한다”(교육부, 2024a: 10)고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기초소양이 교육과정의 핵심 개념으로 도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각론 수준에서는 이에 대한 구체적 지침이나 교과별 적용 방안을 찾아보기 어렵다. 기초소양이 모든 교과 역량의 함양에 기여한다고 명시되었음에도, 실제로는 수학과를 제외한 다른 교과에서 기초소양과 관련된 논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한편, 수학과 교육과정에서 기초소양은 “핵심 아이디어 중심의 통합적 교수·학습을 통해 수학 교과 역량을 함양하고 수리 소양을 갖추도록 한다”(교육부, 2024a: 5)고 제시되어 있어 기초소양으로서 수리 소양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기초소양의 핵심 요소로 수리 소양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타 교과에서는 기초소양으로서 수리 소양이 교과 학습에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하고 있다. 즉, 기초소양으로서의 수리 소양이 교과 학습의 기반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그 개념적 구조와 구성 요소를 명확히 정립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수리 소양에 대한 이해를 위해 관련 문헌을 검토하는 과정에서도, ‘수리력’, ‘수학적 역량’, ‘수리 소양’ 등 연구자마다 상이한 용어를 사용함에 따라 개념의 범위와 초점이 모호해지는 경향이 확인된다. 이러한 혼재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OECD를 비롯한 해외 연구에서도 ‘numeracy’, ‘quantitative literacy’, ‘mathematical literacy’ 등 다양한 용어가 사용되고 있으며, 이러한 개념들이 각국의 정책·연구 맥락에서 번역되는 과정에서 또다시 상이하게 해석되고 있다(Niss & Jablonka, 2014; OECD, 2018, 2020). 예를 들어, PISA에서는 실생활 맥락에서 수학적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을 mathematical literacy로, PIAAC에서는 성인의 수학적 활용 역량을 numeracy로 정의하지만(PIAAC Numeracy Expert Group, 2009), 국내에서는 이를 수리력 혹은 수리 소양으로 병기하며 혼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수리 소양이 기초학력, 수학 교과 역량, 일반적 문제해결력 등과 동일시되거나 중첩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박선화 외, 2020).
이러한 상황에서 기초소양으로서의 수리 소양을 체계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개념적 정합성과 구성 요소를 학문적으로 정련할 필요가 있다. 수리 소양은 단순한 계산 능력이나 수학적 지식의 숙달을 넘어, 다양한 맥락에서 수리적 정보를 해석하고 활용하는 통합적 역량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나아가 이는 교과 학습의 기초이자, 범교과적으로 핵심 역량을 함양하기 위한 인지적·정의적 토대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본 연구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된 기초소양으로서의 수리 소양의 개념을 명료화하고 그 구성 요소를 체계적으로 규명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선행 연구와 교육과정 문헌을 폭넓게 검토하여 수리 소양의 잠정적 구성 틀을 도출하고, 교육과정 및 교과교육 전문가의 합의를 통해 개념적 정합성과 구성 요소의 타당성을 검증함으로써, 수리 소양이 수학 교과를 넘어 다양한 교과 학습의 기반으로 작동할 수 있는 이론적 토양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Ⅱ. 선행 연구 고찰
수리 소양의 개념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유사한 개념들이 다양한 용어로 사용되어 온 현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수리 소양의 범위를 확장적으로 해석하여 관련 문헌을 폭넓게 조사하고 정리하였다. 먼저, 연구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우리나라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과 수학과 교육과정에서 제시된 수리 소양의 정의를 살펴보았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은 수리 소양을 단일 교과의 영역을 넘어 모든 교과의 의미 있는 학습을 지탱하는 핵심적 기초소양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교육과정 총론 해설」(교육부, 2022)은 수리 소양을 “다양한 상황에서 수리적인 정보를 이해하고 해석하며 활용하는 능력”으로 설명하면서, “기초적인 연산 능력”에서부터 “복잡한 문제를 수리적으로 해석하고 사고하며 추론을 통해 해결책을 도출하는 능력”, 나아가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정보를 추출하며 규칙성을 찾아내어 활용하는 능력”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학습 능력을 포괄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교육부, 2022: 27).
이러한 설명은 수리 소양을 수학 교과의 기본적 계산 활동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교과에서 요구되는 정보 처리 능력과 사고 과정을 포함하는 폭넓은 개념으로 제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수리 소양과 수학 교과 역량의 경계가 다소 모호하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수학과 교육과정에서는 수학 학습이 수리 소양의 기초가 되며, 수학 교과 역량을 함양함으로써 수리 소양을 갖출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리 소양과 수학 교과 역량이 유사하지만 동일하지 않음을 추론할 수 있으나, 총론에서 별도로 제시한 ‘기초소양’의 맥락 속에서 수학 학습이 수리 소양의 형성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해석이 제시되지 않았다.
결국 이러한 상황은 학습을 통해 형성되는 수리 소양과 수학 교과 역량 간의 관계, 그리고 두 요소가 타 교과의 깊이 있는 학습을 어떻게 촉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따라서 본 장에서는 이러한 근본적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수학 교과 내에서의 수리 소양’, ‘수학 이외 교과에서의 수리 소양’, 그리고 ‘교과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학습 요소로서의 수리 소양’에 관한 국내외 문헌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기초소양으로서의 수리 소양 개념을 정련하고자 한다.
수리 소양과 관련된 개념은 mathematical literacy, numeracy, quantitative literacy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되어 왔으며, 이는 수학 학습의 목표를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그 의미와 범위가 달라진다. 즉, 수학을 학문적 지식의 습득으로 한정하지 않고 실제적 맥락에서 활용 가능한 능력으로 확장하려는 과정에서 개념적 분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러한 논의의 흐름 속에서 mathematical literacy는 가장 포괄적인 개념으로 이해된다.
Niss(2015: 410)는 수리 소양을 “수학이 교과의 범위를 넘어 실제 상황 속에서 의미 있게 기능하는 능력”으로 정의하며, 이를 수학의 외적 적용 역량으로 보았다. 반면 mathematical proficiency나 mathematical competencies는 수학의 내적 구조와 사고의 체계성에 초점을 둔 개념으로, 학문 중심적 성격이 강하다고 하였다. 이러한 구분은 수학을 단순한 지식의 습득 대상으로 보지 않고, 실제적 사고와 응용을 위한 인지적 기반으로 재해석하려는 관점을 반영한다. Jablonka(2003)는 수학적 지식(mathematical knowledge), 수리 소양(mathematical literacy), 수리력(numeracy)을 사회적 목적과 맥락에 따라 구분하면서, 각 개념이 지닌 기능적 차이를 명확히 하였다. 그는 수리력을 기본적인 연산이나 그래프·표 해석 등 기능적 기술에 초점을 둔 개념으로, 수학적 지식은 학문적 이해와 개념적 구조의 습득을 의미한다고 보았다. 반면 수리 소양은 수학적 지식을 사회적 맥락에서 비판적으로 적용하고 평가하는 능력으로 정의하였으며, 미디어 통계의 해석이나 정책 수립 과정에서의 데이터 활용을 대표적 사례로 제시하였다. 이러한 구분은 학교 수학의 경계를 넘어, 수학을 일상적 문제 해결의 도구로 확장하려는 교육적 흐름과 맞닿아 있다.
성인 교육 연구에서도 수리 소양은 일상생활의 맥락에서 재조명된다. Gal, Groenestijn, & Manly 등(2003)은 일상생활에서의 수학이 단일한 정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다양한 해결 전략과 판단을 요구하는 복합적 사고 활동임을 강조하였다. 그들은 세금 계산서 작성이나 대출 이자 비교와 같은 활동을 단순한 계산이 아니라 신념, 태도, 사고 습관 등 기질적 요인(dispositional elements)이 작용하는 수리적 행동(numerate behavior)으로 설명하였다(Gal et al., 2003: 11). 즉, 일상 속의 수학은 절대적 정확성을 추구하는 학문적 수학과 달리, 상황적 판단과 실용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 ‘맥락적 수학’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은 학교 수학에서 강조되는 정답 중심의 사고에 근본적 성찰을 요구한다. 수리 소양을 단순히 교과 지식의 숙달로 한정한다면, 이는 곧 수학 교과 역량과의 구분이 모호해질 수 있다. 따라서 수리 소양은 지식의 재생산 능력이 아니라, 현실 세계의 다양한 맥락 속에서 수학적 사고를 적용하고 의미를 해석하는 능력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박수민, 2023).
국내에서도 수리 소양에 대한 확장적 이해가 시도되어 왔다. 조윤정 외(2019)는 읽기·쓰기·셈하기의 기초 학습 능력을 문해력의 범주에서 재해석하며, 수리 문해력을 일상생활에서 수와 양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으로 정의하였다. 김태은 외(2019)는 기초수리력을 학습과 삶의 지속을 위한 기반 능력으로 규정하였으며, 이는 수리 소양의 맥락적·활용적 성격보다는 학습의 기능적 측면에 초점을 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이승미 외(2019)는 수리력을 “생활을 영위하고 학습을 수행함에 필요한 수량적·공간적 정보를 다루는 성향과 능력”으로, 박선화 외(2020)는 “일상생활과 학습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수학적 정보, 개념,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여 계산, 추론, 의사소통하는 능력”으로 정의하였다. 전자는 태도적 성향을, 후자는 지식의 이해와 기능적 활용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한편 조은영과 김래영(2023)은 사회적 변화에 따라 수학 소양의 개념을 “생활에 필요한 수학 기능” 중심으로 확장할 필요성을 제안하며, 추론, 의사소통, 정의적 태도 등을 포괄하는 통합적 관점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요약하면, 국내외의 논의는 수리 소양을 전통적 의미의 수학적 능숙도나 계산 기술에 한정하지 않고, 실용적이고 맥락적인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역량으로 정의한다. 나아가 이는 인지적 측면뿐 아니라 정의적·태도적 요인을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으로 자리 잡으며, 학교 수학과 사회적 실천을 연결하는 통합적 학습의 기반으로 이해될 수 있다.
수리 소양의 개념이 시대와 맥락에 따라 확장되어 왔다는 점은, 그것이 수학 교과에 한정된 역량이 아니라 다양한 교과 학습에서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기초 능력임을 시사한다. 즉, 수리 소양은 특정 교과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교과에서 현상을 이해하고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범교과적 사고 자원으로 기능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수학 외 교과에서 수리 소양이 어떻게 반영·활용되는지를 탐색한 연구들은, 교과 간 연계성과 기초소양으로서의 수리 소양의 실천적 가능성을 보여준다.
박수민(2023)은 호주 국가 교육과정을 분석하여 지리, 과학, 체육 등 비수학 교과의 성취기준에서 수리 소양이 어떻게 내재되어 있는지를 검토하였다. 지리과에서는 그래프와 통계 도구를 활용하여 공간적 현상을 분석하는 활동이, 체육과에서는 측정과 데이터 분석을 통한 수행 전략 개발이, 과학과에서는 단위·기호·그래프·모델 등을 통한 자료 해석이 주요 사례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수리 소양이 교과별 성격과 학습 목표에 따라 다르게 구현되는 다층적 구성 개념임을 시사한다. 유사하게 Getenet(2022)은 영어, 사회(HASS), 과학, 체육(HPE), 예술 등의 교과에서 수리 소양이 통합되는 양상을 분석하였다. 그는 과학에서는 측정과 통계, 사회과에서는 데이터 해석과 비교, 예술에서는 공간감·비율·대칭과 같은 개념이 주로 활용됨을 보고하며, 학년이 높아질수록 이러한 수리 소양의 통합적 활용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는 학습자의 인지 발달과 교과 내용의 복합성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국내에서도 교과 간 수학 활용을 탐색하는 연구들이 지속되어 왔다. 최한나와 이종희(2023)는 중학교 수학, 사회, 과학 교과서의 그래프 활동을 분석하여, 사회·과학 교과서는 그래프 해석 중심, 수학 교과는 그래프 구성 중심으로 제시된다고 보고하였다. 이경원과 권오남(2022)은 ‘경제수학’과 ‘경제’ 교과서의 함수와 그래프 활용을 비교하여, 동일한 수학 개념이라도 교과의 맥락에 따라 학습의 목적과 의미가 다르게 형성된다고 지적하였다. 이는 수학이 한편으로는 학문적 개념 체계로서, 다른 한편으로는 교과 간 사고를 매개하는 언어적 도구로 기능함을 보여준다.
한편 사회나 과학 교과서에서 나타난 수학적 오류 분석 연구들(김상미, 2018; 한성수·윤영주, 2021; 강동승·이봉우, 2020)은 수학의 정확성 기준에 따라 타 교과를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이는 각 교과가 수학을 맥락적 이해의 도구로 재구성한다는 점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가진다. 즉, 교과에서의 수학은 오류가 아니라 교과 특유의 인식 방식에 따른 재해석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예술 분야에서도 수리 소양은 창의적 표현의 매개로 확장된다. 이종희(1999)는 미술 작품 속 대칭, 비율, 규칙성 등을 분석하며 미술과 수학의 구조적 연관성을 제시하였고, Hickman & Huckstep(2003), Gelfert(2017)은 예술과 과학 모두 패턴 인식과 추상화, 창의적 사고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공통된 인지 기반을 가진다고 하였다. 이는 수학을 단순한 계산 기술이 아닌, 사고를 구조화하고 미적 질서를 창출하는 언어로 바라보는 관점을 보여준다.
종합하면, 수리 소양은 교과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맥락에서 재구성되는 개념으로, 각 교과의 목표와 사고 양식에 따라 그 의미가 달리 실현된다. 다시 말해, 수리 소양은 교과 간 지식 전이의 촉매이자, 교과의 고유한 맥락 속에서 수학적 사고를 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게 하는 융합적·개방적 소양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수학 교육에서는 인지적 성취 중심의 접근을 보완하기 위해 학습자의 정의적·비인지적 특성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과 교육부(2015)의 「제2차 수학교육 종합계획」은 수학의 가치와 유용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고, 긍정적 태도와 정의적 특성의 함양을 주요 목표로 제시하였다. 이러한 흐름은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반영되어, PISA와 TIMSS는 흥미, 자신감, 가치 인식, 자기 효능감 등과 같은 비인지적 영역을 핵심 지표로 포함하고 있으며, 국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또한 관련 문항을 주기적으로 보고하고 있다(교육부, 2017).
비인지적 요인은 학습자의 내적 동기가 교과 학습의 지속성과 성취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임을 반복적으로 입증해 왔다(박선화 외, 2020; 김선희 외, 2023; 김철민·김선희, 2024). 수학 학습의 비인지적 성취를 구성하는 대표 요인은 흥미, 자기 효능감, 가치 인식, 끈기로 요약될 수 있으며, 이들은 학습자의 태도적 기반을 형성하고 인지적 성취를 지속적으로 뒷받침한다.
흥미는 특정 과제나 활동에 대해 느끼는 긍정적 정서와 주의 집중 상태로, 학습 참여를 유도하고 지속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동기 요인이다(Hidi & Renninger, 2006; Krapp, 2002). 수리 소양의 관점에서 흥미는 단순히 수학 지식의 습득 과정에서의 일시적 관심이 아니라, 실제 맥락 속에서 수리적 사고의 유용성과 즐거움을 경험할 때 강화된다(Eccles & Wigfield, 2002). 자기 효능감은 학습자가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신념으로(Bandura, 1977), 수학 성취 수준과 문제 해결의 질을 예측하는 핵심 요인으로 제시되어 왔다(Pajares & Miller, 1995; 임선아, 2012). 효능감이 높은 학습자는 수리적 과제를 도전 가능한 과제로 인식하며 실패를 학습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반면, 효능감이 낮은 학습자는 지식을 보유하고도 적용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인다. 가치 인식은 학습자가 수학과 수리적 지식의 유용성과 중요성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의미하며(Eccles & Wigfield, 2002; Seah, 2019), 학습 지속 의지와 태도를 결정짓는 요인이다. 수학을 자신의 삶과 사회 속 실질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지식으로 인식할 때, 학습자는 수학을 ‘가치 있는 실천적 지식’으로 내면화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끈기는 학습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실패를 극복하고 과제를 지속하려는 성향으로(Duckworth & Quinn, 2009), 자기 조절과 장기적 학습 성취의 핵심 요인이다. 수학 학습의 위계적 특성상 끈기는 학습의 깊이와 지속성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다(이현숙·송미영, 2015).
결국 흥미, 자기 효능감, 가치 인식, 끈기는 수리 소양을 단순한 인지적 능력으로 한정하지 않고, 학습자가 수리적 정보를 의미 있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이끄는 심리적·동기적 기반으로 기능한다. 이러한 요인들은 교과 학습을 넘어 일상과 사회적 맥락에서의 수학적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내적 토대로서, 기초소양으로서 수리 소양이 작동하기 위한 필수적 심리 조건이라 할 수 있다.
Ⅲ. 연구 방법
본 연구는 기초소양으로서의 수리 소양 개념을 명료화하고 그 구성 요소를 체계적으로 도출하기 위하여 델파이(Delphi) 기법을 활용하였다. 델파이 조사는 특정 주제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를 반복적으로 수집·분석하고, 그 결과를 환류하여 점진적으로 합의된 결론을 도출하는 방법이다(Landeta, 2006). 이는 경험적 근거가 부족하거나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주제에 대해 전문가 집단의 판단을 종합함으로써 신뢰도 높은 합의된 의견(consensus)을 얻는 데 적합하다(Turoff, 1970).
델파이 조사의 핵심은 전문가들이 독립적으로 응답하고, 각 회차 결과를 피드백 받아 자신의 의견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점에 있다. 이와 같은 비대면·반복적 의사소통 구조는 특정 개인의 영향력이나 집단 편향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전문 영역의 시각을 균형 있게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이종성, 2001). 조사는 일반적으로 2~3회 이상 반복 수행되며, 회차별로 응답의 평균과 분산, 서술형 의견 등을 제시하여 전문가들이 타인의 견해를 참고하면서 합의 수준을 높여간다. 이러한 과정은 설문조사와 전문가 협의의 장점을 결합한 절차로, 집단의견의 분포를 파악하고 세부적인 수정·보완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과정 및 정책 연구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초·중학교 수리 소양의 실태를 분석하고 기초소양으로서 수리 소양의 함양 및 이를 통한 교과 교육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먼저, ‘수리 소양’의 개념을 정립하고 개념에 기반한 구성 요소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본 델파이 조사를 통해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서 기초소양으로 제시된 수리 소양 개념을 정련하여 이후 연구의 준거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그림 1]과 같이 수리 소양 개념 및 구성 요소 도출을 위하여 수리 소양 개념과 관련된 선행 연구를 분석하고, 분석 결과를 토대로 수리 소양 개념 및 구성 요소 초안을 개발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두 차례의 델파이 조사를 진행하였다. 델파이 조사의 전문가 의견을 반영하여 수정·보완을 거쳐 수리 소양 개념 및 구성 요소 최종안을 도출하였다.
수리 소양의 개념 및 구성 요소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대안적 방향을 모색하기 위하여 델파이 조사를 실시하였다. 델파이 조사는 교육과정 및 교과 교육 전문가, 교육정책 담당자, 현직 교사 등 21명을 대상으로 수행되었으며, 참여자는 교육과정 개발 및 연구 수행 경험이 풍부한 유경험자로 구성하였다. 1차 조사는 2025년 4월 8일~4월 11일, 2차 조사는 4월 23일~4월 27일에 실시하였다. 1차와 2차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는 동일하며, 참여자 구성은 <표 1>과 같다.
| 구분 | 인원(명) | 전공 분야(명) | |
|---|---|---|---|
| 교사 | 초등교사 | 2 | 초등 교육(2) |
| 중등교사 | 2 | 수학(1), 생물(1) | |
| 정책 담당자 및 연구자 | 교육과정 | 3 | 교육과정(3) |
| 교과교육 | 10 | 국어교육(2), 수학교육(2), 과학교육(2), 사회교육(2), 미술교육(1), 음악교육(1) | |
| 교육평가 | 1 | 교육평가(1) | |
| 교수학습 | 3 | 교육심리(2), 교육공학(1) | |
1차 델파이 설문지는 선행연구 검토 및 전문가 FGI(Focus Group Interview)를 통해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하였다. 설문 문항은 수리 소양 개념 및 구성 요소의 정의와 적절성, 그리고 개념 정립 시 고려해야 할 이슈 등을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문항의 유형은 개방형 문항과 Likert 4점 척도의 문항으로 구분하였다. 개방형 문항은 수리 소양의 개념 정의를 위한 주요 내용 및 방향성, 적절성 판단의 근거, 개념 및 구성 요소 정의에 대한 고려 사항과 쟁점 등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기 위해 포함하였다. Likert 4점 척도 문항은 ‘전혀 적절하지 않다(1점)’부터 ‘매우 적절하다(4점)’까지의 범위로 구성하여, 중립적 응답을 방지하고 전문가 판단의 명확성을 확보하였다. 또한, 각 문항 옆에는 응답자가 추가 의견을 기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였으며, 설문 말미에는 문항 전반에 대한 종합적 의견을 서술할 수 있도록 하였다. 1차 설문 문항의 구성은 <표 2>와 같다.
2차 델파이 설문지는 1차 조사 결과를 분석한 후, 전문가 의견의 집중도와 문항별 평균 평정값을 반영하여 재구성하였다. 먼저 1차 조사에서 4점 척도로 평정된 각 문항의 평균값을 산출하고, 이를 2차 설문지에 ‘전문가 1차 평균’으로 제시하였다. 동시에 각 응답자의 1차 평정값을 병기하여, 전문가가 전체 평균과 자신의 응답을 비교한 후 수정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응답자는 평균값과 자신의 응답 간 차이를 고려하여 동일하거나 수정된 점수를 다시 기입하였으며, 만약 자신의 응답이 전문가 평균과 현저히 다른 경우 그 이유를 서술하도록 하였다. 또한 1차 조사에서 제시된 개방형 의견 중 다수의 전문가가 제안한 새로운 구성 요소나 논점을 검토하여, 2차 설문지에 신규 문항으로 추가하였다. 2차 설문지 또한 각 문항 옆에 자유 의견란을 두고, 설문 전반에 대한 총괄 의견을 기입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Ⅳ. 연구결과
1차 델파이 조사 결과, 먼저 수리 소양 개념 정의를 위한 주요 내용 및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살펴보면 크게 ‘수리 소양의 범주 및 역할’, ‘수리와 수학의 개념 구분’, ‘수리 소양과 교과 학습과의 관계’와 관련된 의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표 3>은 이러한 전문가 의견을 항목별로 정리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각 주제별 세부 의견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수리 소양의 범주 및 역할’과 관련된 의견에 대해서는, 기초소양으로서 수리 소양이 다양한 교과 학습을 지원할 뿐 아니라, 나아가 일상생활의 문제 해결에도 기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제시되었다.
둘째, ‘수리와 수학의 개념 구분’과 관련해서는 수학이 학교 교육을 위한 과목의 개념이라면, 수리는 수학의 이론이나 이치를 포함하면서도 일상생활 및 다양한 분야에서의 수학적 사고와 활용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셋째, ‘수리 소양과 교과 학습과의 관계’와 관련해서는 수리 소양이 기초소양의 하나로 교과 학습을 지원하는 동시에,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교과 학습을 통해 수리 소양이 함양되어야 한다고 명시된 점을 고려할 때, 수리 소양과 교과 수업은 상호 지원적 관계로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앞서 제시한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여, 본 연구에서는 수리 소양의 주요 내용과 방향성을 다음의 <표 4>과 같이 정리하였다.
본 연구에서 도출한 수리 소양의 개념 초안에 대한 적절성을 검토한 결과, 총 21명 중 ‘적절하다’는 의견이 11명(52.4%),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9명(42.8%), ‘기타’가 1명(4.8%)으로 나타났으며, 세부 내용은 <표 5>에 제시하였다.
적절하다고 보는 의견은 본 연구에서 제시한 수리 소양의 정의가 ‘수리 정보를 이해, 해석, 적용하는 능력’으로 수리 소양의 핵심을 간결히 제시하고 있으며, 특히, 단순한 인지적 능력에 국한하지 않고 태도와 동기를 포함함으로써 학습자의 적극적인 학습 자세를 강조하였다고 보았다. 이는 수학 교과 역량과 차별화되는 지점으로, 수리 소양을 다양한 교과 학습을 위한 기초적이고 범교과적인 역량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보았다. 반면, 적절하지 않다고 보는 의견으로는 수리 소양의 정의에서 ‘교과의 특성’ 및 타 교과와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으며, 초·중등 교과에 한정된 점을 지적하였다. 또한 수리 소양은 교과를 넘어 다양한 학습 상황과 일상생활 전반에서 활용 가능한 범교과적 역량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으며, 또한, 단순한 이해와 해석을 넘어 인식의 능력까지 포함하고, 수학이 아닌 ‘수리’의 개념적 구분도 반영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앞서 제시된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아래와 같이 수리 소양의 개념을 수정하였다(<표 6> 참조).
| 수리 소양 개념(초안) |
|---|
| • 수리 소양은 교과의 특성에 맞게 수리 정보를 이해 및 해석하고 맥락에 맞게 이를 적절히 활용·적용하는 능력으로, 이를 지원하는 태도와 동기를 포함한다. |
| 수리 소양 개념(1차 델파이 결과) |
|---|
| • 수리 소양은 ① 일상 생활과 ② 각 교과 학습을 지원하는 능력으로, ③ 수리적 정보를 ④ 인식, 이해, 해석하고 ⑤ 응용하는 인지 과정과 ⑥ 이러한 과정을 촉진하는 태도와 동기를 포함한다. |
마지막으로, 수리 소양의 구성 요소에 대한 적절성을 검토한 결과, 총 21명 중 ‘적절하다’는 의견이 13명(61.9%),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6명(28.6%), ‘기타’가 2명(9.5%)으로 나타났으며, 세부 내용은 아래 <표 7>에 제시하였다.
적절하다고 보는 의견은 수리 소양을 인지적·비인지적 영역으로 구분한 방식은 기존 예시보다 단순하면서도 명확하여 이해하기 쉽다고 하였으며, 이는 수학 교과 역량과의 개념적 구분을 가능하게 하며, 2022 교육과정의 방향성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고 보았다. 특히, 비인지적 요소(태도, 동기 등)를 포함함으로써 기존의 인지 중심 관점에서 학습자의 실천적 태도와 가치 인식까지 포괄하는 균형 잡힌 관점 전환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반면, 적절하지 않다고 보는 의견으로는 ‘교과 학습 과정에서’라는 표현은 수리 소양의 활용 범위를 제한할 우려가 있어, 일상과 개인적 상황까지 포괄하는 표현으로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하였으며. 수리적 과정의 하위 요소 제시에 대한 검토를 요구하였다. 아울러, ‘교과 학습 과정’이라는 용어는 ‘다양한 교과 학습 과정’으로 수정하여 포괄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였다.
앞서 제시된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내부 검토 과정을 거쳐 다음의 <표 8>과 같이 수리 소양의 구성을 수정하였다.
| 영역 | 수리 소양 구성 요소(초안) | |
|---|---|---|
| 설명 | 요소 | |
| 인지적 영역 | • 교과 학습 과정에서 수리적 정보를 읽고 처리하는 과정 | • 수리적 정보 (용어와 기호), 수리적 과정 |
| 비인지적 영역 | • 수리적 정보를 읽고 처리하는 과정에 대한 태도나 동기 등 | • 흥미, 자기 효능감, 가치 인식, 동기, 수학적 실천 역량, 수학적 태도 |
2차 델파이 조사에서는 1차 조사에서 수정된 수리 소양의 주요 내용과 방향성, 개념, 구성 요소의 적절성을 4점 척도로 평가하여 그 타당성을 검증하였다. 델파이 문항 분석은 2차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각 문항에 대해 리커트 4점 척도에 따른 응답 빈도, 평균값(M), 표준편차(SD), 내용 타당도 비율(CVR: Content Validity Ratio)을 산출하여 제시하였다. 내용 타당도 판단을 위해서는 델파이 패널 수에 따른 최소 CVR 값을 적용하였으며(Ayre & Scally, 2014), 본 연구의 패널 수는 총 21명으로, 이에 따른 CVR의 수용 기준값은 .42로 설정하였다.
먼저, 수정된 수리 소양 전반의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타당성, 유용성, 설명력, 보편성, 이해 용이성의 다섯 영역에 대한 전문가 평가를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모든 영역의 CVR 값이 기준치인 .42 이상으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타당성이 확보된 것으로 판단된다. 구체적으로는 타당성 영역이 평균 3.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해 용이성은 평균 3.15로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보였다(<표 9> 참조).
수리 소양의 주요 내용과 방향성에 대한 전문가 평가 결과, 모든 문항의 CVR 값이 기준값인 .42를 상회하였다. 세부적으로는 ‘수리 소양’의 범주 및 역할이 평균 3.85로 가장 높은 점수를 보였으며, ‘수리 소양’과 교과 학습의 관계는 평균 3.5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나타냈다(<표 10> 참조).
| 내용 | 응답 인원 | M | SD | CVR | |||
|---|---|---|---|---|---|---|---|
| 1 | 2 | 3 | 4 | ||||
| • ‘수리 소양’의 범주 및 역할 | 0 | 0 | 4 | 17 | 3.85 | .36 | 1.00 |
| • ‘수리’와 ‘수학’의 개념 구분 | 0 | 2 | 5 | 14 | 3.6 | .66 | .81 |
| • ‘수리 소양’과 교과 학습의 관계 | 1 | 0 | 8 | 12 | 3.5 | .74 | .90 |
추가적으로, 수리 소양의 주요 내용 및 방향성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살펴본 결과, 수리와 수학의 포함관계 및 범위와 관련하여 두 개념을 보다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있었다. 또한 ‘상호 지원’의 의미가 분명히 드러나도록, 수리 소양과 교과 학습이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다 구체적으로 기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이에 따라, 앞서 언급된 전문가 의견을 반영하여 수리 소양의 주요 내용 및 방향성을 <표 11>과 같이 수정하고 최종안을 도출하였다. 구체적으로, 수리 소양은 수학을 단순히 포함하는 개념으로 보지 않고, 수학의 이론과 이치를 바탕으로 일상생활에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두도록 수정하였다. 또한, 수리 소양과 교과 학습의 관계에 대해서는 양자가 서로 어떠한 영향을 주고받는지 구체적으로 기술하였다.
수리 소양의 개념과 관련된 평가 결과, 모든 문항의 CVR 값이 기준값인 .42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세부 항목별로는 ‘③ 수리적 정보’가 평균 3.9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하였으며, ‘④ 인식’과 ‘⑤ 응용하는 인지 과정’은 각각 평균 3.1과 3.05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나타냈다(<표 12> 참조).
수리 소양의 개념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살펴본 결과, 1차 델파이 조사 이후 수리 소양 개념에 ‘인식’을 추가한 것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있었다. 특히 ‘인식’의 의미가 다른 인지 과정과 비교할 때 모호하고 포괄적이라는 점에서, 수리 소양의 개념에 ‘인식’을 포함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표 13> 참조).
앞서 제시된 수리 소양의 주요 내용 및 방향성 관련 전문가 의견을 반영하여, 수리 소양의 개념을 수정하고 최종안을 도출하였다(<표 14> 참조). 특히, 기존 수정안에 포함되어 모호한 의미를 가졌던 '인식'이라는 표현을 삭제함으로써 수리 소양의 개념을 더욱 명확하게 확립하고자 하였다.
| 수리 소양의 개념(1차 델파이 결과) |
|---|
| • 수리 소양은 일상 생활과 각 교과 학습을 지원하는 능력으로, 수리적 정보를 인식, 이해, 해석하고 응용하는 인지 과정과 이러한 과정을 촉진하는 태도와 동기를 포함한다. |
| 수리 소양의 개념(최종안) |
|---|
| • 수리 소양은 일상 생활과 각 교과 학습을 지원하는 능력으로, 수리적 정보를 이해, 해석하고 응용하는 인지 과정과 이러한 과정을 촉진하는 태도와 동기를 포함한다. |
다음으로, 수리 소양의 구성과 관련하여 모든 문항의 CVR 값이 기준값인 .42보다 높게 확인되었으며, 인지적 영역과 비인지적 영역의 설명 및 구성 요소가 대체로 적절한 것으로 평가되었다(<표 15> 참조).
수리 소양의 구성 요소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주로 비인지적 영역의 범주 및 정의와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표 16> 참조). 예를 들어, 수리 소양을 교과 기반이 아닌 범교과적·일상적 맥락에서의 능력으로 규정하였음에도, 비인지적 영역에서 ‘수학 교과 학습’이나 ‘교과 학습’이 포함되어 있어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비인지적 영역의 행동적 요소인 노력, 끈기 등도 포함하는 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수리 소양의 구성 요소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크게 두 가지 핵심 사항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비인지적 영역을 정의할 때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지능'과 같은 용어, '수학 교과'라는 단어, 그리고 기존의 수리 소양 정의와 중복되는 내용을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둘째, 현재 제시된 구성 요소들의 범주가 지나치게 포괄적이므로, 각각의 요소가 무엇인지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공통으로 제시되었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피드백을 수용하여, 포괄적인 ‘가치’ 범주 대신 학생의 관점에서 비인지적 요소를 나타내는 ‘가치 인식’으로 명칭을 변경했으며, ‘태도’ 범주 대신 연구자가 행동적 영역으로 해석하는 ‘끈기’로 수정하였다. 이처럼 전문가 의견을 반영한 결과, 최종적인 수리 소양 구성 요소는 <표 17>과 같이 정의하였다.
Ⅴ.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 제시한 수리 소양의 개념은 기존 교육과정 문서에 개괄적으로만 언급된 수리 소양의 정의를 명확히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특히 수리 소양의 구성 요소를 인지적 영역과 비인지적 영역으로 구분하고, 각 영역의 세부 요소들을 구체화한 것이 특징이었다. 무엇보다 수리 소양의 인지적 영역을 수학 교과에만 국한하지 않고 여러 교과를 포괄하여 해석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관점의 확장은 개별 교과에 따라 수리 소양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모습을 [그림 2]와 같이 시각화할 수 있다. [그림 2]는 학생 K의 교과별 수리 소양을 인지적 영역(수리적 정보, 수리적 과정)과 비인지적 영역(흥미, 가치 인식, 자기 효능감, 끈기)을 중심으로 보여주는 프로파일 예시로, 이는 교과에 따라 구성 요소의 수준은 달라질 수 있으나 핵심적인 구조는 동일하게 유지됨을 시사한다. 즉, 수리 소양은 특정 교과에 한정된 능력이 아니라, 교과의 특성과 학습 맥락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현되는 범교과적 역량임을 시각적으로 강조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수리 소양에 대한 개방적이고 통합적인 시각은 기존의 인지 능력 중심 접근법에서 탈피한 것이다. 이는 수리 소양이 단순히 교과 지식 습득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범교과적 학습의 토대가 되며 실제 생활 맥락에서 발휘되는 기초 소양임을 강조한다. 즉, 수리 소양을 수학적 지식이나 단순 계산 능력의 적용으로만 한정하지 않고, 학습 과정에서 나타나는 흥미, 가치 인식, 자기 효능감, 끈기와 같은 정서·동기적 특성을 포함하는 종합적인 개념으로 새롭게 구성하였다. 이러한 통합적 접근 방식은 지식과 기능뿐만 아니라 태도와 가치 차원까지 기초 소양의 영역을 확장하여 이해하려는 OECD Learning Compass 2030 등 최근의 국제 교육 담론과 궤를 같이 한다. 더 나아가, 이는 국내 교육에서 교과 역량을 구성하는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 영역과도 일치하는 특징을 가진다.
본 연구 결과를 실제로 적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리 소양 관련 정보를 교과 교육과정에 직접 통합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연구 분석에 따르면, 수리 소양은 단순히 계산 능력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개별 교과의 맥락 안에서 표, 그래프, 수치 자료 등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 의미를 구성해내는 능력을 폭넓게 포괄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이러한 수리 소양을 기초 소양의 중요한 축으로 설정하고, 교과 학습과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학생들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했으나, 현재 교육과정에서는 수리 소양과 교과 학습 간의 구체적인 연계성이 미흡한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교육과정 개발 시 다음의 사항들을 중점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첫째, 교육과정에 교과 학습에 필수적인 기본적인 수리 소양 요소들을 명확히 제시하고, 더 나아가 수업 운영에 필요한 학습 자료 유형 및 활용 기능을 구체적으로 명시할 것을 제안한다. 이는 교과서에 포함된 수리적 자료(데이터, 통계 등)가 단순히 부가적인 내용이 아니라 해당 교과의 학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적인 도구임을 분명히 하여, 학생들이 교과 개념을 보다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둘째, 교육과정 내 교수·학습 및 평가 영역을 안내하는 부분에서 수리 소양과의 연계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본 연구에서 조사한 바와 같이, 교사들은 수리 소양이 학생들의 개별 교과 학습 성취에 영향을 미친다고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리 소양을 교과 수업 내에서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각 개별 교과 학습에 필요한 수리 소양의 종류와 함께 실제적인 지도 방법을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2022 개정 사회과 교육과정에서 "수리적 접근에 치우치지 않도록"(교육부, 2024b: 234)과 같이 다소 추상적인 지침을 제시하는 대신, 수리 소양이 교과 내에서 수행하는 기능을 구체적인 예시나 분류표 등을 통해 더욱 명료하게 제시할 것을 제안한다([그림 3] 참조). 즉, 수리 소양은 기초 소양으로서 개별 교과 학습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그 위상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교과 교육과정 내에서 해당 교과의 맥락에 맞춰 필요한 수리 소양의 요소를 명확히 하고, 교수·학습 및 평가 과정 전반에서 이들 요소 간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도는 수리 소양이 실제 교과 학습에 효과적으로 활용되도록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효과적인 수리 소양 함양을 위해서는 반복적인 학습이 중요하지만, 수학 이외의 다른 교과에서 수리 소양을 반복적으로 지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여러 어려움이 따른다. 특히 중등학교에서는 교사들이 다른 교과의 내용이나 진도를 파악하기 어려워 수리 소양을 연계하여 반복적으로 교육하는 것이 더욱 힘들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사용 지도서의 구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교과 단원별로 해당 내용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수리 소양 요소를 명시하고, 이를 활용하여 지도할 수 있는 관련 사례나 수업 팁을 추가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지도서에 단원별로 수리 소양 관련 '수업 팁'을 제시하면, 교사가 해당 단원의 학습에 필요한 수리 소양을 미리 파악하고 이를 자신의 수업 계획에 효과적으로 반영하여 지도할 수 있을 것이다([그림 4] 참조).
단원 학습에 필요한 수리적 내용이나 수리적 처리 과정을 담은 교수·학습 지침을 제공하는 것은 교사들이 교과 수업을 더욱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이는 교과 간의 협력 수업을 활성화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도 있다. 교사용 지도서에 포함된 수리 소양 관련 정보는 학생들이 해당 내용을 학습 중에 직접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게 도와주어, 개별 교과 학습의 성취도를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관련 선행연구에 대한 검토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델파이 조사를 거쳐 수리 소양의 개념 정의와 핵심 구성 요소를 도출하였으며, 나아가 학교 현장의 수업에서 이 개념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고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였다. 마지막으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수리 소양 연계 교과 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제안하고자 한다. 이 지원 체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우선 각 교과가 요구하는 수리 소양의 고유한 특성을 밝히는 연구가 필수적으로 수행되어야 하며, 이후 수리 소양이 교과 수업에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이를 활용한 교수·학습 지침 및 구체적인 예시 자료를 개발하는 연구가 반드시 이어져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