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평가

성취평가제와 석차 등급제의 연계성 탐색: 실제자료와 모의자료 기반 비교 연구1)

김희경1, 신중휘2,*, 김성훈3
HeeKyoung Kim1, Junghwi Shin2,*, Seonghoon Kim3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선임연구위원
2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
3한양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1Senior Research Fellow,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2Associate Research Fellow,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3Professor, Hanyang University
*교신저자, edusjh91@kice.re.kr

© Copyright 2025,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ShareAlike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sa/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Jul 03, 2025; Revised: Jul 28, 2025; Accepted: Aug 04, 2025

Published Online: Aug 30, 2025

요약

학생 간 과도한 경쟁을 완화하는 내신 성적 산출 방식으로 석차 5등급제가 2028 대입 개편안에 제시되었다. 이에 본 연구는 석차 5등급제와 기존 9등급제의 특성과 성취평가제와의 연계성을 비교·검토하기 위해 실제자료 분석과 모의자료 분석을 수행하였다. 먼저, 실제자료를 활용한 예비 분석 결과, 공통 과목의 A 수준 학생 중 약 90%는 9등급제에서는 1∼4등급, 5등급제에서는 1∼2등급에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E 수준 학생의 경우 9등급제에서는 약 80%가 6∼9등급, 5등급제에서는 90% 이상이 3∼5등급에 해당하였다. 이후 실시한 모의자료 분석에서는 학생 수, 성적 분포, 성적 산출 단위를 조합한 총 90개 조건을 구성하여, 성취평가제와 두 석차 등급제 간의 연계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였다. 그 결과, 석차 5등급제는 9등급제에 비해 1등급 공백 발생 빈도가 낮고, 상위권 학생 간의 경쟁을 완화하며, 성취평가제와의 연계성 측면에서도 보다 유리한 구조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석차 5등급제의 도입 가능성과 적용에 대한 실증적 단서를 제공하지만, 대학 입시와 같은 실제 적용 환경에서는 잠재적인 문제점을 보다 면밀히 검토하고 보완할 필요가 있다.

ABSTRACT

The five-level relative grading system has been proposed as a new method for calculating school grades in the 2028 college admissions reform plan. This study aims to examine the characteristics of the five-level and existing nine-level relative grading systems and evaluate their alignment with the standards-based assessment system. To this end, both empirical data analysis and simulated data analysis were conducted. The preliminary analysis using empirical data revealed that approximately 90% of students at Level A in common subjects were distributed within levels 1 to 4 under the nine-level system and levels 1 to 2 under the five-level system. Conversely, among Level E students, about 80% were classified into levels 6 to 9 in the nine-level system, and over 90% fell into levels 3 to 5 in the five-level system. The subsequent simulation analysis was based on 90 conditions, combining factors such as the number of students, score distribution, and units of score calculation, to comprehensively assess the alignment of both grading systems with the standards-based assessment framework. The results showed that the five-level system had a lower incidence of empty top-grade bands, helped mitigate excessive competition among high-achieving students, and exhibited stronger structural alignment with the standards-based approach. These findings suggest the feasibility and effectiveness of implementing the five-level grading system; however, potential issues in real-world application contexts, such as college admissions, need to be carefully examined and addressed.

Keywords: 성취평가제; 석차 9등급제; 석차 5등급제; 내신 성적; 대입 개편
Keywords: Standards-Based Assessment; Nine-Level Relative Grading System; Five-Level Relative Grading System; School Grades; College Admissions Reform

I. 서론

성취평가제는 2012년 중학교를 시작으로 2014년 고등학교까지 도입되었으며, 현재까지 10년 이상 운영되어 오고 있다. 성취평가제는 상대적인 위치를 기준으로 ‘누가 더 잘했는가’를 평가하는 규준참조평가 방식이 아니라 국가 교육과정에 근거하여 교과목별로 ‘무엇을 얼마나 성취했는가’를 기준으로 학생의 성취수준을 판단하는 준거참조평가 제도이다(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24). 즉, 학생 간의 비교나 서열화보다는 교육목표에 대한 도달 정도(학업성취율)에 초점을 두어, ‘경쟁’을 완화하고 교육의 본질적 가치인 ‘학습’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이다. 성취평가제에서는 학생의 교육 목표 도달 수준, 즉 성취수준(A/B/C/D/E)을 기준 성취율(90%, 80%, 70%, 60%)로 판별하고 있다.

성취평가제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2014년부터 전국 중등학교를 대상으로 과목별 평균 및 성취수준별 분포 등을 분석하는 성취평가 실태 조사가 지속적으로 수행되어 왔다(서민희 외, 2014; 손민정 외, 2015; 김인숙 외, 2016, 2017, 2018, 2019; 박종임 외, 2020, 2021; 김경희 외, 2022, 2023; 김희경 외, 2024). 이러한 실태 조사는 준거참조평가에서 제기될 수 있는 성적 부풀리기와 같은 문제를 완화하고, 성취평가제의 신뢰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고등학교 성취평가제는 고교학점제 및 대입과 연계된다는 점에서, 중학교에 비해 운영의 복잡성과 민감성이 높다.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2025년 고등학교 1학년부터 학점이수 인정기준(최소 성취수준 달성 및 출석률 2/3 이상)이 적용된다(교육부, 2021). 이에 따라 각 학교에서는 [그림 1]과 같이 기존 성취평가제의 5단계 성취수준(A/B/C/D/E) 외에도 최소 성취수준(학업성취율 40%)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을 위한 책임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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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고교학점제에서의 성취평가제 적용 출처: 김수진 외 (2023), 김수진 외(2024)를 재구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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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대입과 관련하여 교육부는 2023년 10월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하였고, 같은 해 12월에는「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확정안」을 통해 고등학교 내신 석차 9등급제를 폐지하고, 보다 간소화된 석차 5등급제로 개편할 것을 발표하였다(교육부, 2023b, 2023c).

참고로, 석차 9등급제는 2004학년도부터 고등학교 내신 성적에 적용되어 왔다. 이 제도는 2002년 8월 교육부가 발표한 「대입제도 개선안」에 따라 도입된 것으로, 고등학교 학생들의 학업 성취 수준을 전국 단위에서 상대적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성적을 표준화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석차 9등급제는 동일 과목 수강자 집단 내에서 상위 4% 이내를 1등급, 다음 7%는 2등급으로 분류하는 누적 백분율 기준의 상대평가 방식으로, 성적을 1등급부터 9등급까지 구분하는 체계이다. 그러나 이러한 세분화된 석차 9등급제는 학생 간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고, 학습의 본질보다는 점수에 집중하는 풍토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자 보다 완화된 등급 구간을 설정한 석차 5등급제 도입이 추진된 것이다. 석차 9등급제와 석차 5등급제의 구간 비율 및 누적 비율을 비교하여 <표 1>에 제시하였다.

표 1. 석차 9등급제 및 석차 5등급제 구간 비율 및 누적 비율
구분 9등급 5등급
구간 비율(%) 누적 비율(%) 구간 비율(%) 누적 비율(%)
1등급 4 4 10 10
2등급 7 11 24 34
3등급 12 23 32 66
4등급 17 40 24 90
5등급 20 60 10 100
6등급 17 77
7등급 12 89
8등급 7 96
9등급 4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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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입 개편안에 따라 2025년 고등학교 1학년부터 예술·체육 교과 및 교양, 과학탐구실험 과목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성취평가제(절대평가)와 석차 5등급제를 병기하기로 하였다. 준거참조평가인 성취평가를 본격적으로 내신에 적용하기에 앞서, 성취평가와 석차5등급을 병행하도록 한 정책이 발표된 것은 성취평가제 체제로의 안정적인 이행을 위한 과도기적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성취평가제가 고교 내신에 전면적으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과도기적 단계로 운영 중인 석차 등급제와의 연계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석차 9등급제 및 5등급제를 거쳐 성취평가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제도적 장단점을 실증적 데이터 분석을 통해 파악하는 것은, 향후 내신 체제 전환에 따른 정책적 보완책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의의가 있다.

본 연구는 2028년 대입 제도 개편으로 내신 체제가 석차 9등급제에서 석차 5등급제로 전환됨에 따라, 성취평가제와 석차 5등급제 간의 연계성을 점검하기 위해 실제자료 및 모의자료 분석 연구를 수행하였다. 석차 5등급제는 기존 석차 9등급제에 비해 학생 간의 과도한 경쟁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편으로는 석차 5등급제가 충분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석차 5등급제가 석차 9등급제와 비교하여 갖는 장단점과, 성취평가제와의 연계 가능성을 실제자료와 모의자료2)에 기반하여 분석하고, 이를 통해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II. 실제자료 분석

1. 실제자료 분석 개요

2025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을 시작으로 공통과목 및 일반선택과목 대부분에서 성취평가제(A∼E)와 석차 5등급제(1∼5등급)가 병기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공통과목(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중심으로 분석을 수행하였다. 현재 공통과목은 학년에 따라 석차 9등급제와 석차 5등급제가 혼재 적용되고 있어, 두 석차 등급제를 비교 분석하기에 적합하다. 본 연구에서는 2023년 전국 고등학교로부터 성취평가 관련 자료를 수집하여 실제자료를 구축하였다. 자료 수집은 2024년 3∼4월에 걸쳐 이루어졌으며, 총 고등학교 수는 2,416개교였다. 데이터 정제 과정에서는 학교명 오기재, 과목명 표기 오류, 성취수준 산출 오류(예: 특정 성취수준의 비율이 100% 이상인 사례) 등의 사례는 제외하였다. 실제자료 분석에 포함된 고등학교 수는 2,413개교였으며, 구체적인 학교 유형별 학교 수 및 공통과목 수강자 수는 <표 2>에 제시하였다.

표 2. 2023년 학교 유형별 학교 수 및 공통과목 평균 수강자 수
학교 수(개) 수강자 수 평균(표준편차)
국어 통합사회 한국사 수학 통합과학 영어
일반계고 1,735 202
(114)
203
(114)
197
(109)
203
(113)
202
(114)
202
(114)
외국어고 30 46
(26)
46
(26)
42
(27)
46
(27)
46
(26)
46
(27)
과학고 20 84
(29)
85
(31)
76
(24)
86
(29)
85
(29)
84
(29)
자사고 33 323
(73)
324
(73)
314
(79)
326
(73)
327
(71)
323
(74)
직업계고 543 38
(26)
37
(24)
36
(23)
37
(25)
38
(25)
38
(25)
국제고 8 148
(38)
148
(38)
12953) 147
(37)
128
(53)
149
(39)
예술고 27 61
(49)
61
(49)
60
(48)
61
(48)
61
(49)
61
(49)
체육고 17 68
(33)
70
(32)
58
(25)
66
(32)
68
(31)
68
(32)
총계 2,413 112
(113)
116
(115)
116
(112)
113
(114)
111
(113)
112
(113)

주1: 여러 학년이 수강하도록 개설된 과목의 경우, 수강자 수는 학년별 학생 수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음.

주2: 학교 유형은 일반계고에 일반고와 자공고를 포함하고, 직업계고에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를 포함하고, 자사고와 특목고(외국어·과학·국제·예술·체육고)를 각각 따로 분류하여 분석함(영재·대안·특수학교는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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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자료 분석에 앞서, 2023학년도 고등학교 성취평가 결과에 기반한 실제자료 분석을 통해 성취평가제와 석차 9등급제 및 석차 5등급제 간의 연계성을 예비적으로 검토하고, 모의자료 분석 설계를 위한 기초 정보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2023학년도 각 단위학교에서 성취평가 결과로 산출한 성취수준 A 및 E 수준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석차 9등급제에서는 어느 등급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석차 5등급제에서는 어느 등급에 해당하는지를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성취평가제 결과와 석차 등급제 간의 관계를 파악하고, 이후 모의자료 설계의 타당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2. 실제자료 분석 결과

공통과목에서 성취수준 A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석차 9등급제 및 5등급제에서 각각 어느 등급에 분포하는지를 비교한 결과는 [그림 2]에 제시하였다. 예를 들어, 국어 과목의 경우 성취수준 A 학생들은 9등급제 기준으로 1등급 19.5%, 2등급 27.6%, 3등급 27.4%, 4등급 16%에 해당하여, 전체 A 수준 학생의 90% 이상이 1∼4등급에 넓게 분포하였다. 반면, 동일한 학생들을 5등급제 기준으로 보면 1등급 43.8%, 2등급 42.9%로, 약 87%가 1∼2등급에 집중되어 있었다. 국어와 마찬가지로 통합사회, 한국사, 수학, 통합과학, 영어 과목에서도 성취수준 A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석차 9등급제에서는 주로 1∼4등급까지 고르게 분포하는 반면, 석차 5등급제에서는 대부분 1∼2등급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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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2023년 공통 과목 A 수준 내의 내신 석차 9등급과 5등급 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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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공통과목에서 성취수준 E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석차 9등급제와 5등급제에서 각각 어느 등급에 분포하는지를 비교한 결과는 [그림 3]에 제시하였다. 국어 과목의 경우, E 수준 학생들은 9등급제 기준으로 5등급 10.1%, 6등급 22.2%, 7등급 27.8%, 8등급 22.1%, 9등급 15.2%에 해당하여, 전체 E 수준 학생의 약 97%가 5∼9등급에 분포하였다. 반면, 동일한 학생들을 5등급제 기준으로 보면 3등급 17.1%, 4등급 47%, 5등급 34.4%에 해당하여, E 수준 학생의 약 99%가 3∼5등급에 집중되어 분포하였다. 국어와 마찬가지로 통합사회, 한국사, 수학, 통합과학, 영어 과목에서도 성취수준 E 학생들은 석차 9등급제에서는 5∼9등급까지 넓게 분포하고, 석차 5등급제에서는 주로 3∼5등급에 분포하는 경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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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2023년 공통 과목 E 수준 내의 내신 석차 9등급과 5등급 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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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제시한 실제자료 분석 결과에서는 공통과목에서 성취수준 A 및 E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석차 9등급제와 석차 5등급제에서의 분포를 확인하였다. 그 결과, 공통과목에서 성취수준 A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석차 9등급제 기준으로 90% 이상이 1∼4등급에 분포하였다. 석차 5등급제 기준으로는 대부분의 성취수준 A 학생들이 1∼2등급에 집중되어 있었다. 또한, 성취수준 E 학생들의 경우에도, 석차 9등급제에서는 대부분 5∼9등급에 해당하였고, 석차 5등급제에서는 3∼5등급에 분포하였다. 이러한 실제자료 분석 결과는 석차 9등급제보다 석차 5등급제에서 석차 등급과 성취평가제 5단계 성취수준(A∼E) 간의 연계성이 보다 밀접하게 나타나며, 이에 따라 학생들이 자신의 성취수준을 바탕으로 석차 등급을 쉽게 예측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실제자료 분석 결과는 각 학교의 성취도 분포 특성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한계를 가진다. 이에 본 연구는 보다 정교한 분석을 위해 다양한 성적 분포를 반영한 모의자료를 생성하고, 이를 통해 석차 9등급제 및 5등급제와 성취평가제 간 연계 양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데이터 기반 분석 결과에 기반하여 보다 실질적인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III. 모의자료 분석

1. 모의자료 분석 개요

본 연구에서는 석차 5등급제의 석차 9등급제 대비 장단점 및 성취평가제와의 연계성을 검토하기 위해 다양한 학교 상황을 반영한 모의자료를 생성하였다. 이를 위해 학생 수(3가지), 성적 분포(10가지), 성적 산출 단위(3가지)를 조합하여 총 90개 조건(3×10×3=총 90개 조건)을 설정하였고, 조건당 100회의 반복 실험을 수행하였다. 각 조건에서는 성취평가제 성취수준 5단계(A∼E)와 석차 등급(석차 9등급, 석차 5등급)을 산출하였다. 성취평가제 성취수준 5단계(A∼E)를 산출하는 과정에서는 고정 분할점수를 적용하였다. 성취평가제에서 성취수준을 구분하는 고정 분할점수는 A는 90점 이상, B는 80점 이상∼90점 미만, C는 70점 이상∼80점 미만, D는 60점 이상∼70점 미만, E는 60점 미만으로 설정되어 있다. 세부적인 모의자료 생성 조건은 <표 3>에 제시하였다.

표 3. 모의자료 생성 조건
조건 내용
성취수준 또는 석차 등급 구분 성취평가제 5단계 성취수준 A/B/C/D/E*
* 고정 분할점수 적용(A/B 분할점수= 90, B/C 분할점수= 80, C/D 분할점수= 70, D/E 분할점수= 60)
석차 9등급
석차 5등급
학생 수 20, 50, 100명
※ 인원 수가 13명 이하인 소인수 과목은 석차 등급을 산출하지 않음.
성적 분포 정적편포 (평균=20, 표준편차=20)
(평균=30, 표준편차=20)
(평균=40, 표준편차=20)
정규분포 (평균=50, 표준편차=20)
부적편포 (평균=60, 표준편차=20)
(평균=70, 표준편차=20)
(평균=80, 표준편차=20)
(평균=85, 표준편차=15)
(평균=90, 표준편차=10)
(평균=95, 표준편차=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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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산출 단위 정수, 소수점 첫째 자리, 소수점 둘째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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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구체적으로, 학생 수 조건은 20명, 50명, 100명으로 설정하였다. 이는 앞서 제시한 2023학년도 성취평가 실제자료를 살펴본 결과, 공통과목의 수강자 수 평균이 100명을 소폭 상회하고, 학교 유형에 따라 소규모 선택과목 수강자 수 평균이 약 20명 수준인 경우(외국어고, 과학고, 국제고, 직업계고 등)도 존재한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일반적으로 과목에 따른 수강자 수가 20명에서 100명 범위 사이에 분포한다고 가정하였다. 물론 이보다 적은 인원이 수강하는 과목도 존재하나, 석차 9등급 산출 기준에 따르면 수강자 수가 13명 이하3)인 과목의 경우, 석차 등급을 산출하지 않으므로 실험 조건에서 제외하였다.

성적 분포 조건은 다양한 성취 특성을 가진 학교 상황을 반영할 수 있도록 평균 20점부터 95점까지의 범위를 고르게 포함하였다. 이 중에서도 평균이 높은 성적 분포(즉, 부적편포)를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한 것은 본 연구의 주요 목적 중 하나인 ‘1등급 공백 발생 빈도 비교’를 고려한 설정이다. 표준편차는 기본적으로 20으로 설정하되, 평균이 85점인 경우 15, 평균이 90점 이상인 경우 10으로 조정하였다. 이는 실제자료에서 평균이 높을수록 표준편차가 작아지는 경향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고등학교 현장 일부에서는 1등급 공백 발생을 완화하기 위해 성적을 소수점 단위로 산출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성적 산출 단위 역시 모의자료 생성 조건에 포함하였다.

2. 모의자료 분석 결과

모의실험 조건별로 성취평가제 성취수준(A∼E) 및 석차 등급(석차 9등급, 석차 5등급)의 평균 인원을 비교한 결과를 [그림 4]∼[그림 12]에 제시하였다. 대표적으로 성적 분포 평균이 40점, 60점, 85점인 경우에 대한 결과를 제시하였다. 각 그래프에서 파선은 성취수준 A에 해당하는 누적 인원을, 점선은 성취수준 D에 해당하는 누적 인원을 나타낸다. 이러한 기준선을 통해 성취수준 A 또는 E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석차 등급 상 어느 구간에 분포하는지 비교할 수 있도록 하였다.

먼저 성적 분포 평균이 60점인 경우([그림 4]∼[그림 6])를 살펴보면, 성취수준 A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석차 9등급제를 기준으로 할 경우 1∼2등급에 분포하지만, 석차 5등급제를 기준으로 하면 대부분 1등급에 해당함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실제 2023학년도 고등학교의 전체 평균이 60점대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유사한 성적을 가진 학교에서 성취수준 A에 해당하는 학생이 석차 5등급제 하에서 대체로 1등급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성취수준 E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석차 9등급제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 5∼9등급에, 석차 5등급제를 기준으로 하면 3∼5등급에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모의실험 결과 및 실제자료 분석 결과를 종합해보면, 학생이 본인의 성취수준(A∼E)을 바탕으로 석차 등급을 예측하는 데 있어, 9등급제보다 5등급제가 상대적으로 더 명확하고 수월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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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성취평가 및 석차 등급 평균 인원 비교(학생 수=20 / 평균=60, 표준편차=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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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성취평가 및 석차 등급 평균 인원 비교(학생 수=50 / 평균=60, 표준편차=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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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성취평가 및 석차 등급 평균 인원 비교(학생 수=100 / 평균=60, 표준편차=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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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성적 분포 평균이 40점인 조건에서의 성취평가제 성취수준(A∼E) 및 석차 등급(석차 9등급, 석차 5등급)의 분포는 [그림 7]∼[그림 9]에 제시하였다. 이 조건은 일반적인 고등학교 평균보다 성적 수준이 낮은 학교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성적 평균이 60점이었던 조건과 비교해보면, 성적 평균이 40점인 조건에서도 성취수준 A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석차 9등급제와 석차 5등급제 모두에서 대체로 1등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성취수준 E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석차 9등급제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 3∼9등급에, 석차 5등급제 기준으로는 2∼5등급에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즉, 성적 평균이 낮은 조건에서는 성취수준 A 학생은 석차 9등급제와 5등급제 모두에서 대체적으로 1등급으로 분류되는 경향이 있지만, 성취수준 E 학생은 석차 등급 범위가 넓고 불분명한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jce-28-3-267-g7
그림 7. 성취평가 및 석차 등급 평균 인원 비교(학생 수=20 / 평균=40, 표준편차=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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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성취평가 및 석차 등급 평균 인원 비교(학생 수=50 / 평균=40, 표준편차=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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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e-28-3-267-g9
그림 9. 성취평가 및 석차 등급 평균 인원 비교(학생 수=100 / 평균=40, 표준편차=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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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분포 평균이 85점인 조건에서의 성취평가제 성취수준(A∼E) 및 석차 등급(석차 9등급, 석차 5등급)의 분포는 [그림 10]∼[그림 12]에 제시하였다. 이 조건은 일반적인 고등학교의 성적 평균보다 높은 수준의 학교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성적 평균이 60점이었던 조건과 비교해보면, 평균이 85점인 조건에서는 성취수준 A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석차 9등급제에서는 1∼5등급, 석차 5등급제에서는 1∼3등급에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취수준 A 학생들의 석차 등급이 평균 60점이었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넓게 분포함을 의미한다. 한편, 성취수준 E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석차 9등급제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 8∼9등급, 석차 5등급제를 기준으로 하면 5등급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jce-28-3-267-g10
그림 10. 성취평가 및 석차 등급 평균 인원 비교(학생 수=20 / 평균=85, 표준편차=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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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 성취평가 및 석차 등급 평균 인원 비교(학생 수=50 / 평균=85, 표준편차=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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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2. 성취평가 및 석차 등급 평균 인원 비교(학생 수=100 / 평균=85, 표준편차=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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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적으로 학교의 성적 평균이 높을수록 성취수준 A에 해당하는 학생이 여러 석차 등급에 분포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석차 등급제에서는 규준참조평가의 특성을 기반으로, 학생 개개인의 성취기준 도달 정도가 아닌 규준집단 내 상대적인 위치에 따라 등급이 결정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즉, 동일한 성취수준을 갖고 있더라도 어떤 학교에 속하느냐에 따라 석차 등급(석차 9등급, 석차 5등급)에서 유불리가 발생할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석차 5등급제의 경우 석차 9등급제에 비하여 이 문제를 다소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 수행한 모의실험 분석에서는 석차 5등급제와 석차 9등급제 각각에 대해 최고점 동점자 비율이 1등급 비율을 초과하여 ‘1등급 공백’이 발생하는 빈도를 비교하였고, 그 결과를 <표 4>에 제시하였다.

표 4. 모의실험 조건별 석차 5등급제 및 석차 9등급제 1등급 공백 발생 빈도
성적 분포 학생 수 성적 산출 단위 100회 반복 실험 중
1등급 공백 발생 빈도
평균 표준편차 석차 5등급제 석차 9등급제
20 20 20 정수 0 3
소수점 첫째 자리 0 1
소수점 둘째 자리 0 0
50 정수 0 0
소수점 첫째 자리 0 0
소수점 둘째 자리 0 0
100 정수 0 0
소수점 첫째 자리 0 0
소수점 둘째 자리 0 0
30 20 20 정수 0 3
소수점 첫째 자리 0 0
소수점 둘째 자리 0 0
50 정수 0 0
소수점 첫째 자리 0 0
소수점 둘째 자리 0 0
100 정수 0 0
소수점 첫째 자리 0 0
소수점 둘째 자리 0 0
40 20 20 정수 0 6
소수점 첫째 자리 0 1
소수점 둘째 자리 0 0
50 정수 0 0
소수점 첫째 자리 0 0
소수점 둘째 자리 0 0
100 정수 0 0
소수점 첫째 자리 0 0
소수점 둘째 자리 0 0
50 20 20 정수 0 5
소수점 첫째 자리 0 0
소수점 둘째 자리 0 0
50 정수 0 0
소수점 첫째 자리 0 0
소수점 둘째 자리 0 0
100 정수 0 0
소수점 첫째 자리 0 0
소수점 둘째 자리 0 0
60 20 20 정수 0 9
소수점 첫째 자리 0 2
소수점 둘째 자리 0 1
50 정수 0 0
소수점 첫째 자리 0 0
소수점 둘째 자리 0 0
100 정수 0 0
소수점 첫째 자리 0 0
소수점 둘째 자리 0 0
70 20 20 정수 0 9
소수점 첫째 자리 0 1
소수점 둘째 자리 0 0
50 정수 0 1
소수점 첫째 자리 0 0
소수점 둘째 자리 0 0
100 정수 0 0
소수점 첫째 자리 0 0
소수점 둘째 자리 0 0
80 20 20 정수 7 59
소수점 첫째 자리 0 16
소수점 둘째 자리 0 0
50 정수 2 51
소수점 첫째 자리 0 1
소수점 둘째 자리 0 0
100 정수 0 50
소수점 첫째 자리 0 0
소수점 둘째 자리 0 0
85 15 20 정수 7 48
소수점 첫째 자리 0 10
소수점 둘째 자리 0 3
50 정수 0 42
소수점 첫째 자리 0 0
소수점 둘째 자리 0 0
100 정수 0 31
소수점 첫째 자리 0 0
소수점 둘째 자리 0 0
90 10 20 정수 8 69
소수점 첫째 자리 0 11
소수점 둘째 자리 0 0
50 정수 1 58
소수점 첫째 자리 0 0
소수점 둘째 자리 0 0
100 정수 0 41
소수점 첫째 자리 0 0
소수점 둘째 자리 0 0
95 10 20 정수 100 100
소수점 첫째 자리 94 99
소수점 둘째 자리 66 97
50 정수 100 100
소수점 첫째 자리 99 100
소수점 둘째 자리 61 100
100 정수 100 100
소수점 첫째 자리 100 100
소수점 둘째 자리 66 100

* 1등급 공백 발생 빈도가 0이 아닌 경우 음영 표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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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결과, 성적 평균이 높아질수록, 그리고 성적 산출 단위가 소수점 둘째 자리 → 소수점 첫째 자리 → 정수로 변화할수록, 1등급 공백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석차 9등급제에서는 성적 산출 단위 = 정수이고 학생 수 = 20명인 조건에서 성적 평균과 관계없이 1등급 공백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다. 반면, 석차 5등급제에서는 성적 평균 = 80점 이상이면서 성적 산출 단위 = 정수인 조건에서만 1등급 공백이 발생하였다. 이를 통해 석차 5등급제가 석차 9등급제에 비해 1등급 공백 발생 빈도를 상당 수준 낮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IV.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석차 9등급제와 석차 5등급제를 비교 분석하고 성취평가제와의 연계성을 탐색하고자 모의자료 분석 및 이를 위한 실제자료 예비분석을 수행하였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다양한 조건(학생 수, 성적 분포, 성적 산출 단위)에 따라 성취평가 및 석차 등급의 평균 인원, 석차 등급에서 1등급 공백 발생 정도를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의 분석 결과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첫째, 2023학년도 실제자료에서 나타난 고등학교 공통과목 평균 성적(약 60점)과 유사한 조건에서는, 성취수준 A에 해당하는 학생이 석차 5등급제에서는 주로 1등급에, 석차 9등급제에서는 1∼2등급에 해당했다. 둘째, 석차 9등급제는 성적 산출 단위가 정수이고 학생 수가 20명인 조건에서 성적 평균과 상관없이 1등급 공백이 발생하였으나, 석차 5등급제는 성적 평균이 80점 이상이면서 성적 산출 단위가 정수인 경우에만 1등급 공백이 발생했다.

이는 석차 5등급제의 기존 석차 9등급제 대비 학생 간 불필요한 경쟁을 완화하는 효과를 일부 확인시켜준다. 성취평가제에서 성취수준 A를 받은 학생이 석차 5등급제에서 주로 1∼2등급에 분포함으로써, 학생 입장에서는 자신의 석차 등급을 예측하기가 더 용이해지는 장점이 있다. 또한, 석차 5등급제는 석차 9등급제와 비교하여 최고점 동점자로 인한 1등급 공백 발생 가능성을 현저히 낮춤으로써, 상대적으로 불필요한 고난도 문항 출제 필요성이나, 소인수 과목 개설 기피 현상 등의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 연구에서 도출한 분석 결과에 대해 9명의 현장 교사와 3명의 측정·평가 전문가의 의견을 2024년 8월7일∼8월8일에 개최된 ⌜고교학점제 도입 및 대입 개편에 따른 성취평가 방안 워크숍⌟을 통해 수렴하였다. 먼저, 성적 산출 단위(정수, 소수점 첫째 자리, 소수점 둘째 자리)에 대한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조사하였다(<표 5> 참조). 조사 대상 교사들 중 대다수가 점수 상의 서열화가 아니라 학생의 성취기준 도달 여부를 중시하는 성취평가의 취지를 고려할 때 정수 단위 성적 산출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는 소수점 단위 성적 산출이 학생의 변별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에 기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일부 교사들은 석차 등급 산출 시 동점자로 인한 1등급 공백의 발생 문제를 방지하고, 보다 정확한 점수 산출을 위해 소수점 첫째 자리 또는 둘째 자리까지의 성적 산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하였다. <표 5>는 성적 산출 단위에 대한 교사 인식을 요약한 것이다.

표 5. 성적 산출 단위에 대한 교사 인식 조사
구분 사유
정수로 산출하는 것이 적절하다. - 학생들의 변별보다 성취기준의 달성을 지향하는 성취평가제의 취지를 고려할 때, 정수 단위 산출이 성취기준을 달성한 학습자들에게 동일한 점수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취평가제의 취지에 부합한다.
- 정수로 산출하는 경우 학생 간 미세한 성적 차이에 대한 부담을 줄여 경쟁을 완화하고, 학습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중시하는 고교학점제의 성취평가제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1등급 공백 우려를 고려할 때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산출하는 것이 적절하다. - 현재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정수로 산출하면 평균 85점 수준의 학급에서 약 7%의 확률로 1등급 공백이 나타날 수 있다. 상위권 학교의 소수학급의 경우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성적을 산출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보다 정확한 성적 표기를 위해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산출하는 것이 적절하다. - 결시 등으로 인한 지필평가, 수행평가 인정점 계산 시 정수 또는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산출하도록 제한하면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비율에 따른 환산점수 계산 시 소수점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는데, 학생들 간의 성적 차이를 드러내야 하는 상황이 있다면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표기가 도움이 될 것이다.
- 평가별 반영 비율 등으로 인해 소수점이 생기기 마련인데, 나이스에서 정수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생긴다. 원점수와 최종 성적 산출에 대한 일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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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적으로 볼 때, 석차 5등급제는 성취평가제와의 연계성 측면에서 석차 9등급제보다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현장 교사 및 전문가는 대입 제도와의 연계를 고려한 보완책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았다. 특히, 중상위권 학생들의 1등급 경쟁 심화 우려, 학교 유형 간 유불리 발생 가능성을 예방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교사의 평가권을 온전히 보장하고, 교사의 성취평가 결과를 학생, 학부모, 대학에서 신뢰할 수 있으려면 교사들의 평가 전문성이 신장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지원 계획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여,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첫째, 석차 5등급제는 석차 9등급제에 비해 1등급 학생의 비율이 4%에서 10%로 확대되어 표면적으로 경쟁 완화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기대는 어느 정도 본 연구의 모의실험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5등급제에서 1등급 공백 발생 빈도가 감소한다는 모의실험 결과도 장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과 별개로 학교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양상을 사전에 예측하고 이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컨대, 워크숍(고교학점제 도입 및 대입 개편에 따른 성취평가 방안 워크숍, 2024. 8. 7.∼8. 8.)에 참여한 교사들은 석차 5등급제 도입으로 중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1등급과 2등급의 체감 격차가 심화되면서, ‘1등급에 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할 수 있음을 우려하였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고, 제도 도입의 본래 취지인 경쟁 완화를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대입 전형과의 연계 측면에서 적절한 보완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둘째, 석차 등급제에서는 규준참조평가 특성상 규준집단 내 상대적인 위치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어떤 학교에 속하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작용할 수 있는 반면, 성취평가 결과인 성취수준은 학생 개개인이 성취기준에 도달한 정도에 대한 정보를 직접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지표라는 데에 의미가 크다.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성취평가 결과를 내신에 반영하는 완전한 이행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성취평가제의 내실화 및 신뢰성을 제고하고, 무엇보다 교사의 평가 전문성을 신장시킬 필요가 있다.

셋째, 2025년부터 도입되는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진로·적성에 기반한 과목 이수와 대학 진학 간의 연계가 가능하도록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세심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실제로 석차 9등급제에서 종종 발생하는 ‘1등급 공백’은 불필요한 고난도 문항 출제, 소인수 과목 개설 기피 등의 문제를 일으키며, 결과적으로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보다는 내신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게 함으로써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의 모의실험 결과를 통해 석차 5등급제가 석차 9등급제에 비해 1등급 공백을 완화한다는 점을 확인하였으나, 향후 궁극적으로 성취평가제를 내신에 본격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쟁점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기반한 정교한 개선 방안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에 성취평가제의 주요 쟁점에 대한 연구로는 박혜영 외(2022)를 들 수 있는데, 이 연구에서는 성취평가제 모니터링 체제 강화를 포함하여 성취평가 결과의 신뢰성 제고를 위한 다각도의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바 있다. 또한 고교학점제와 연동된 성취평가제 운영 내실화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사의 주체적 자가 점검 및 컨설팅 중심의 모니터링 체계가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석차 5등급제와 기존 석차 9등급제의 비교를 통해 성취평가제와의 연계성은 어떠한지, 다양한 학교 상황(성적 분포와 학생 수, 성적 산출 단위)을 반영하여 모의실험 분석을 통해 데이터 기반의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이 연구는 해당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기초연구로서, 실제 2023학년도 성취평가 실제자료를 참고하여 모의실험 자료의 생성 조건을 설정하였다. 그럼에도, 이 연구에서 설정한 실험 조건이 학교 현장의 모든 상황을 포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보다 정교한 학교 특성 조건(예를 들어, 학생 간 성취도 격차가 크거나 작은 학교 등)을 반영하여 실험 조건을 설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Notes

1) 이 논문은 ‘2023년 중등학교 성취평가제 운영 실태 분석’(김희경 외, 2024) 보고서의 일부 내용을 수정·보완한 것임.

2) 본 연구에서의 실제자료는 전국 고등학교에서 수집된 학생 성적과 성취수준 실제 데이터를 의미하며, 모의자료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라 통계적 기법으로 생성된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의미한다.

3)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석차 5등급제가 적용되는 교과목(2025학년도 입학생부터 적용)의 경우, 수강자 수가 5명 이하인 경우 석차 등급을 산출하지 않는다(교육부, 2025). 그러나 본 연구의 목적은 석차 5등급제 및 석차 9등급제에 따른 석차 등급 산출 결과를 비교하는 것이므로 기존 석차 등급 미산출 기준을 참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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