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사회 분야에서 AI 활용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교육에서의 AI는 단순한 교육 도구의 차원을 넘어 학습 환경의 핵심 요소로 통합되고 있다. 이는 인간과 기계 간 협업 지성을 함양하는 미래형 교육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학교 교육에서의 AI는 학습자 맞춤형 교육을 가능하게 하고, 교수·학습 경험을 확장하며, 교육 조직의 업무 효율성 향상에도 기여한다(한형종, 김근재, 권혜성, 2020). 그러나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많은 교사들이 AI 기술이나 심리적 부담감 등을 이유로 AI를 수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강민수 외(2023)는 현직 교사 면담을 통하여 교사들이 AI의 복잡한 작동 원리에 대한 부담, 수업 적용 과정에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 디지털 기술 활용 자체에 대한 심리적 장벽 등을 언급하며 AI 활용 수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하였다.
따라서 AI 활용 수업이 교육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술 도입 여부 그 자체보다는 이를 실제로 활용하고 교육적으로 구현해 내는 교사의 신념과 동기 등 내적 요인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Ertmer(1999)는 기술 기반 수업의 성공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요인으로 교사를 강조하였으며, Rogers(2003) 또한 혁신의 확산은 제도적 기반이나 물리적 인프라보다는 구성원들의 긍정적 인식과 수용 태도에 달려 있다고 보았다. 이는 AI와 같은 신기술을 교육에 도입할 때 교사의 수용 태도뿐만 아니라, 이를 결정짓는 동기 구조를 우선적으로 탐색해야 함을 시사한다. 더불어 현재 교사뿐만 아니라 향후 교단에 서게 될 예비교사가 AI 활용 수업에 대해 어떠한 신념과 태도를 지니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신념과 태도는 예비교사의 실제 AI 활용 가능성을 예측하는 주요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조우미, 이보람, 안혜령, 2023). 한편, AI 활용 수업에 대한 교사와 예비교사의 인식은 단순한 기술 수용을 넘어 실제 수업 실행의 가능성과 효과성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권성연, 2023). 초·중등교사를 대상으로 AI 활용 인식을 조사한 연구(김정원, 2024)에 따르면, 교사들은 AI 활용의 필요성 자체에는 전반적으로 공감하였으나 실제 수업에서의 적용에 대해서는 자신감, 준비 정도, 활용 용이성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는 교사들이 AI 수업의 효과성에 대해 인지하는 수준과 실제 수업 적용 사이에 차이가 존재함을 의미하며, 교사와 예비교사의 AI 활용 수업에 대한 인식을 이해하기 위해 기대-가치-비용에 기반한 동기 구조를 자세히 탐색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학습자의 행동을 설명하는 주요 동기 이론 중 하나로 기대-가치 이론(Expectancy-Value Theory)(Eccles et al., 1983)을 들 수 있다. 기대-가치 이론은 특정 과제에 대한 개인의 기대와 가치 인식이 행동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기대는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며, 가치는 과제의 흥미나 유용성, 중요성에 대한 개인의 인식을 의미한다(Eccles & Wigfield, 1995). 최근 연구들은 동기를 형성하는 데 있어 기대와 가치뿐만 아니라, 이를 저해할 수 있는 비용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하고 있다(Barron & Hulleman, 2015; Jiang & Zhang, 2023). 여기서 비용이란 과제를 수행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시간적, 정서적, 그리고 기회에 대한 부담을 인식하는 것을 의미한다(Jiang, Rosenzweig & Gaspard, 2018). 따라서 특정 과제를 수행하려는 동기는 성공에 대한 기대와 주관적으로 느끼는 가치에 따라 형성되지만, 기대와 가치의 수준이 유사하더라도 비용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 따라 동기의 양상과 그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즉, 예비교사가 수업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AI 활용이 재미있고 유용하다고 인식할수록 수용의도는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AI 활용 수업이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고 인식하면 AI 활용 수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및 수용의도는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기대-가치-비용의 동기 구조는 예비교사의 AI 수업 실행 의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이론적 틀을 제공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까지 교사나 예비교사의 AI 활용 수업에 대한 선행연구에서는 주로 변인 간 관계나 영향력을 살펴본 변인 중심 접근의 연구가 주를 이루었다. 이러한 접근은 예비교사 개인이 지닌 복합적인 내재적 동기 구조의 이질성을 밝히지 못하고, 그에 따른 AI 활용 수업 수용의도의 다양한 양상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한계가 존재한다(Saqr et al., 2024).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중등 예비교사의 AI 활용 수업에 대한 기대-가치-비용 하위 요인 간의 독립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잠재프로파일 분석(Latent Profile Analysis: LPA)을 실시하고자 한다. LPA는 개인 중심 접근을 통해 서로 다른 동기 유형을 실증적으로 도출함으로써, 변인 중심 접근 방법이 간과한 집단 내 이질성을 밝히고 중등 예비교사의 AI 활용 수업 수용의도를 보다 정교하게 이해할 수 있는 이점을 제공한다(Conley, 2012; Perez et al., 2019). 또한, 예비교사의 AI 수업에 대한 수용은 단순한 동기 수준의 차이뿐만 아니라, 기술에 대한 신념, 직업 정체성, 진로준비 상태와 같은 심리적·인지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기대-가치-비용 이론에 따르면, 개인의 동기 구조는 기대, 가치, 비용 인식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내적 요인에 의해 형성된다(Eccles & Wigfield, 2002). 선행연구에서는 개인혁신성, 전문직적태도, AI신뢰 등이 이러한 동기 구성 요인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찬원, 2024; Agarwal & Karahanna, 2000).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예비교사의 기대-가치-비용 잠재프로파일 소속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 요인으로 개인혁신성, 교직진로준비행동, 전문직적태도, AI신뢰를 설정하였으며, 인구통계학적 요인으로는 성별을 포함하였다.
본 연구는 중등 예비교사의 AI 활용 수업에 대한 기대-가치-비용 잠재프로파일을 분류하고, 분류된 잠재프로파일 유형에 따른 수용의도의 차이 및 기대-가치-비용 잠재프로파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서 탐색해 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향후 중등 예비교사의 AI 활용 수업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맞춤형 교육 지원 방안 마련에 유용한 시사점을 제언하고자 하며, 이를 위해 설정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AI 활용 수업에 대한 기대-가치-비용 프로파일은 어떠한가?
연구문제 2. 기대-가치-비용 프로파일에 대한 개인혁신성, 교직진로준비행동, AI신뢰, 전문직적태도, 성별의 영향은 어떠한가?
연구문제 3. 기대-가치-비용 프로파일에 따른 수용의도의 차이는 어떠한가?
II. 이론적 배경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더불어 학습자 맞춤형 교육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확대되면서, 교육 현장에서의 AI 활용은 점차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AI 활용 교육은 일반적으로 AI에 대한 학습(Learning about AI)과 AI와 함께하는 학습(Learning with AI)으로 구분된다. 전자는 AI 기술 자체를 교육 내용으로 다루는 소양 중심 교육이며, 후자는 교수‧학습 과정에서 AI를 도구로 활용하여 자료를 구성하거나 수업을 운영하는 실천 중심 교육이다(정상준, 문정미, 2024; Holmes, Bialik & Fadel, 2019). 교실 수업에서 AI를 활용할 경우 학생의 몰입도, 학업성취도, 자기주도성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가 보고되고 있고, 맞춤형 학습 제공, 실시간 피드백, 학습 격차 해소 등 교육의 질적 향상을 가능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김현진 외, 2020; 박주형, 신혜숙, 2024). 따라서 예비교사 단계에서부터 AI 활용 역량을 강화하고, 긍정적인 수용 태도를 함양하는 것은 미래 교육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교사 양성의 핵심적 요소로 간주된다(정상준, 문정미, 2024).
AI 활용 수업이 학교 현장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 마련과 더불어, 수업 실행의 주체인 교사와 예비교사의 AI 활용에 대한 수용의도를 제고하기 위한 실천적 방안이 요구된다(김소희, 이영주, 2023). 본 연구에서 수용의도란 예비교사가 AI를 교수‧학습 활동에 통합하고자 하는 긍정적 태도와 실제 실행 의지를 의미하며, 이는 향후 실제 수업 실행 가능성과 밀접하게 관련된 개념이다(Venkatesh et al., 2003). 특히, 수용의도는 기술의 유용성에 대한 인식, 사용의 용이성, 준비 정도, 기술 활용에 대한 부담감 등 다양한 심리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박하은, 임규연, 2024).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예비교사의 AI 활용 수업을 단순한 기술 인식이나 태도 수준에서 설명해 왔으며, 정서적 반응이나 동기 구조와 같은 내면적 요인을 다각도로 다룬 연구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조우미, 이보람, 안혜령, 2023; 한형종, 김근재, 권혜성, 2020). 중등 예비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AI 수업 효능감과 내재가치가 수용의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지만, 동기 요인 간의 상호작용이나 구조적 관계를 분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김하늬, 정상준, 2024). 이에 본 연구는 예비교사의 AI 수용의도를 보다 깊이 있게 설명하고자, 기대-가치-비용 요인을 통합적으로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았다. 특히 예비교사의 수용의도는 단순히 인식 수준을 넘어 향후 실제 수업 현장에서 AI를 활용하려는 실행 의지와 밀접하게 연결되며, AI 활용 수업의 지속 가능성과 실질적 확산을 위해 고려되어야 할 핵심 요소(정상준, 문정미, 2024)로 판단된다.
교사가 새로운 교수 방법이나 기술을 수업에 적용하는 실천은 단순한 제도적 요구나 환경적 조건만으로는 충분히 촉진되기 어렵다(강민수 외, 2023; Rogers, 2003). 이러한 실천의 기저에는 교사의 인지적·심리적 요인, 특히 해당 기술을 활용하려는 내재적 동기가 자리한다. 교사의 기대, 가치, 비용에 대한 인식은 기술 수용 여부는 물론 실천의 지속성과 창의성까지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김하늬, 정상준, 2024; 박종향, 신나민, 2018). 따라서 AI 활용 수업에 대한 수용의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동기를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본 연구에서는 Eccles 외(1983)의 기대-가치 이론(Expectancy-Value Theory)을 바탕으로 예비교사의 AI 활용 수업 실천 동기를 설명하고자 한다. 기대-가치 이론은 개인이 특정 과제에 참여하려는 동기를 설명하는 대표적 이론으로, 이후 비용 개념을 포함한 확장형 이론인 기대-가치-비용 이론 (Expectancy-Value-Cost Theory)(Barron & Hulleman, 2015)으로 발전하였다. 이 이론은 기대(성공에 대한 자기 신념), 가치(흥미, 유용성, 정체성과의 관련성), 비용(시간, 노력, 심리적 부담)이라는 세 요인을 통해 동기 구조를 다면적으로 설명한다. 초기에는 비용이 가치의 하위 요인으로 간주되었으나, 최근에는 동기를 저해하는 독립 요인으로 강조되며 그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Barron & Hulleman, 2015). 본 연구는 이러한 이론에 기반하여, 예비교사의 AI 활용 수업 동기를 기대, 가치, 비용 세 측면에서 살펴보고, 이들 요인이 어떻게 결합되어 수용의도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는 예비교사의 AI와 수업을 통합하는 역량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동기 기반 개입 전략 수립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의 기대-가치-비용 이론에 기반한 연구들은 주로 변인 중심 접근을 통해 기대-가치- 비용 간의 관계를 분석해 왔다(Bong, 2004). 그러나 예비교사의 동기는 단일 요인에 의해 설명되기보다는, 다양한 동기 요인들이 상호작용하여 복합적으로 구성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개인 중심 접근(Conley, 2012; Perez et al., 2019)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개인 중심 접근은 학습자 개개인의 동기 구성 양상을 유형화함으로써, 서로 다른 동기 구조를 가진 집단을 식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 개입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기대와 가치가 높고, 비용 인식이 낮은 ‘적응적 동기 유형’은 학업 지속성, 수업참여, 진로준비 행동 등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낸다는 선행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송주연 외, 2020; Nagengast et al., 2011). 강진영, 이우걸, 송주연(2022)은 예비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고가치-저비용’ 유형이 가장 높은 진로준비 행동과 만족도를 보였다고 밝혔으며, 이진(2023)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고기대가치-저비용’ 유형이 학업성취와 수업참여에서 가장 우수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보고하였다. 반면, Jiang & Zhang(2023)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높은 비용’ 유형이 ‘적응형’ 유형과 마찬가지로 수학과 영어 영역에서 높은 학업 참여를 보였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예비교사 집단 내에서도 동기 구조에 따라 AI를 수업에 활용하려는 동기 경향이 이질적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하며, 본 연구에서는 이를 밝히기 위해 잠재프로파일 분석을 활용하고자 한다.
AI 활용 수업 동기는 단순히 기술 이해 수준이나 제도적 요구보다는, 교사의 인지적·심리적 특성에 의해 형성될 수 있다. 기존 선행연구들은 주로 기술수용 상황이나 교직 진로 맥락에서 예비교사의 기대-가치-비용 인식이 교사 정체성, 진로 인식, 기술수용 태도 등 내면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고 보고하였다(고정완, 2019; 이지아, 유진은, 2019; 장나영, 박소영, 이유경, 2024). 이러한 연구에서 기대는 기술에 대한 자기효능감이나 혁신성, 가치는 직업적 신념이나 진로 성숙도와 관련되며, 비용 지각은 기술 불신, 불안, 실패 우려 등 정서적 요인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본 연구는 중등 예비교사의 AI 활용 수업에 대한 기대-가치-비용 동기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개인혁신성, 전문직적태도, 교직진로준비행동, AI신뢰를 설정하고, 인구통계학적 요인으로 성별을 설정하였다.
우선, 기술에 대한 개방성을 나타내는 개인혁신성은 예비교사가 새로운 기술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그 활용 가능성을 능동적으로 탐색하는 성향을 반영한다(Rogers, 2003). 개인혁신성이 높은 경우 AI 기술을 교수‧학습의 유용한 도구로 인식하며, AI 수업에 대한 기대와 가치 수준이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Agarwal & Karahanna, 2000). 다음으로, 전문직적태도는 교사로서의 사명감과 윤리의식, 책임감 등 직업적 정체성과 관련된 내적 신념으로, AI 수업을 교사의 책무로 해석하게 될 경우, 교수 효능감 및 수용의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정완, 2019). 또한, 교직진로준비행동은 예비교사가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고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행동으로, AI 활용 수업을 미래 직무 수행 역량의 일환으로 받아들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장나영, 박소영, 이유경, 2024). 한편, AI 기술이 제공하는 정보와 기능에 대한 신뢰 수준을 의미하는 AI신뢰는 지각된 유용성 및 수용 태도와 정적인 관련성이 예측된다는 면에서, AI 활용 수업에 대한 기대와 가치를 높일 것으로 가정된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김찬원, 2024)에서도, AI에 대한 신뢰가 높을수록 기술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기존 연구에서는 여성이 내재가치와 유용가치를 높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남성은 효능감 중심의 기대 인식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신혜숙, 박주형, 2020; 이성원, 함은혜, 2021). 따라서 성별에 따라 AI 활용 수업의 기대-가치-비용 프로파일이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남성은 효능감 중심의 기대를 강조하는 프로파일에, 여성은 내재가치와 유용가치를 중시하거나 가치와 비용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프로파일에 속할 가능성이 있다.
III. 연구 방법
본 연구에서는 D광역시 및 K시에 소재한 2개 사범대에 재학 중인 예비교사 307명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성별 및 학년에 따른 분포는 <표 1>과 같다. 남학생 36.5%, 여학생 63.5%이며, 학년별로는 2학년이 전체의 35.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응답 학생들의 전공은 인문․사회계열이 60.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고, 다음으로 자연계열 25.4%, 예체능계열 14.3% 순이었다.
본 연구에서는 AI 활용 수업에 대한 예비교사의 기대를 측정하기 위하여 교수효능감을 기대의 구인으로 개념화하였다. 교수효능감은 교사가 특정 교수 상황에서 바람직한 학습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판단을 의미하며, 이를 학습참여 효능감과 교수학습 효능감 두 개의 요인으로 측정하였다(Tschannen-Moran & Woolfolk Hoy, 2001). 이를 위하여 TALIS 2018(OECD, 2019)의 교수효능감 척도를 활용하였으나, 원척도의 하위 요인 중 학급경영 효능감은 예비교사의 실제 경험과의 부합성이 낮다고 판단하여 제외하였다. 최종적으로 기대 요인의 척도는 AI 활용 수업에서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신념을 측정하는 학습참여 효능감 4문항과 다양한 교수 방법을 적용해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다는 신념을 측정하는 교수학습 효능감 4문항, 총 8개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다음으로 가치는 특정 과업이나 활동에 대해 개인이 부여하는 전반적인 중요성, 흥미, 효용성 및 성취 가능성에 대한 주관적 판단을 의미한다(Eccles & Wigfield, 2002). 본 연구에서는 중등 예비교사의 AI 활용 수업에 대한 가치를 측정하기 위하여 내재가치, 유용가치, 달성가치 세 개의 하위 요인을 설정하였다. 각 하위 요인은 Conley(2012)가 개발한 가치 척도를 활용하였으며, 원척도의 ‘수학’이라는 내용을 ‘AI 활용 수업’이라는 맥락에 적합하도록 문항을 수정·번안하여 사용하였다. 다만, 요인 분석 결과 내재가치와 유용가치 문항들이 동일 요인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예비교사가 AI 활용 수업에 대해 느끼는 흥미와 유용성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통합적으로 인식되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내재가치와 유용가치를 하나의 요인으로 통합하여 분석에 활용하였다. 달성가치는 예비교사가 AI 활용 수업을 통해 자신의 교육 목표나 과업을 성공적으로 성취하는 것을 중요하게 인식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AI 활용 수업에 대해 중등 예비교사가 인식하는 비용은 기회비용, 노력비용, 정서비용 세 개 하위 요인으로 구성하였다. 이를 위해 이순정, 윤미선(2023)과 정상준, 문정미(2024)의 척도를 활용하였고, 본 연구에서는 ‘전공’ 또는 ‘AI 활용 공부’를 ‘AI 활용 수업’이라는 연구 맥락에 맞게 문항을 수정하였다. 구체적으로 기회비용은 AI 활용 수업을 준비하고 수행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자원으로 인해 교사가 희생해야 하는 가능성에 대한 인식 정도, 노력비용은 AI 활용 수업을 위해 교사가 투입해야 하는 노력 정도, 정서비용은 AI 활용 수업에서 느끼는 심리적 부담이나 불안감 정도로 정의하였다. 각 척도별 문항 예시, 문항 수 및 신뢰도는 <표 2>에 요약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수용의도를 향후 교사가 되어 AI 기술이나 도구를 수업에 적극 활용하려고 하는 의지의 정도로 정의하였다. 수용의도 척도는 Venkatesh 외(2003)가 개발한 척도를 김소망(2021)이 수정 및 보완한 척도를 활용하였으며, 총 5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기대-가치-비용 프로파일의 영향 요인으로 개인혁신성, 교직진로준비행동, AI신뢰, 전문직적태도를 포함하였다. 먼저, 개인혁신성은 예비교사가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 데 있어서의 개방성과 적극성 정도로 정의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Agarwal & Karahanna(2000)의 문항을 기반으로, 박하은, 임규연(2024)이 중학교 교사의 AI 활용 교육 수용 연구에서 수정·보완한 총 5개 문항의 척도를 활용하였다. 교직진로준비행동은 예비교사가 미래 교직 생활을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고,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일련의 행동으로 정의하였다. 이를 측정하기 위해 최윤경, 김성회(2012)가 개발한 척도를 기반으로, 장나영, 박소영, 이유경(2024)이 예비교사를 대상으로 활용한 문항을 사용하였으며, 총 6개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AI신뢰는 AI가 제공하는 정보나 출처에 대해 예비교사가 가지는 신뢰의 정도로 정의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김찬원(2024)이 대학 학습자의 ChatGPT 사용의도 연구에서 사용한 4개 문항을 연구 맥락에 맞게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마지막으로, 전문직적태도는 교육에 대한 신념과 열정에 대한 인식으로 정의하였으며, 윤연진(2014)이 중등 예비 체육교사를 대상으로 개발한 교직전문성 척도 중 전문직적태도에 해당하는 6개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분석을 위하여 SPSS 25.0과 Mplus 8.3 프로그램을 사용하였고, 구체적인 분석 절차는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대상의 일반적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기술통계 분석을, 각 변인 간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Pearson 적률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둘째, 중등 예비교사의 AI 활용 수업에 대한 기대-가치-비용 프로파일을 도출하기 위하여 잠재프로파일 분석(Latent Profile Analysis: LPA)을 실시하였다. 군집변인은 총 7개 요인으로 구성되며, 학습참여효능감과 교수학습효능감은 기대를, 내재·유용가치와 달성가치는 가치를, 기회비용, 노력비용, 정서비용은 비용을 측정하는 요인이다. 최적의 잠재프로파일 수를 결정하기 위해 AIC(Akaike Information Criterion), BIC(Bayesian Information Criterion), SSA-BIC(Sample-Size Adjusted BIC) 적합도 지수(작은 값일수록 더 나은 모형으로 해석)를 활용하였고, LMR-LRT와 BLRT(Bootstrap Likelihood Ratio Test)를 통하여 모형 간 비교 검증을 실시하였다. 또한, 모형의 분류 질을 판단하기 위하여 Entropy 값(1에 가까울수록 우수한 분류)을 검토하였다. 마지막으로, 잠재프로파일 소속을 예측하는 영향 요인(개인혁신성, 교직진로준비행동, AI신뢰, 전문직적태도, 성별)의 효과 검증은 R-3STEP(Asparouhov & Muthén, 2014)을, 잠재프로파일 유형에 따른 수용의도의 차이 분석에는 BCH(Bolck, Croon & Hagenaars, 2004) Mplus 명령어를 활용하였다. 본 연구의 분석모형은 [그림 1]에 제시하였다.
IV. 연구결과
본 연구에서 사용된 주요 변인의 기술통계치 및 상관분석 결과는 <표 3>에 제시하였다. 각 변인의 평균을 살펴본 결과, 대부분 3점 이상의 수준을 보였으며, 전문직적태도(M=4.44)와 교수학습효능감(M=4.12)의 평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노력비용(M=2.32)과 기회비용(M=2.82)은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기대-가치-비용 하위 요인 간 상관분석 결과, 기대는 내재·유용가치 및 달성가치와 정적 상관(.41∼.63)을 나타냈으며, 비용의 세 하위 요인 간에도 유의한 정적 상관(.43∼.50)이 확인되었다. 또한, 기대와 가치 요인들은 정서비용과도 유의한 정적 상관(.22∼.44)을 보였다. 한편 수용의도는 기대 및 가치 요인뿐만 아니라 기회비용, 정서비용과도 정적 상관(.12∼.81)을 나타내었다. 한편, 영향 요인인 개인혁신성, AI신뢰, 전문직적태도와 기대, 가치, 정서비용 간에 유의한 정적 상관(.20∼.46)을 보였다. 반면, 교직진로준비행동은 교수학습효능감과 유의한 정적 상관(.12)을 보였고, 비용의 모든 하위 요인과 유의한 부적 상관(-.12∼-.22)을 보였다.
기대-가치-비용에 따른 잠재프로파일 수를 결정하기 위해 2개부터 7개까지 잠재프로파일 모형을 비교 분석하였다. 모형 적합도 분석 결과(<표 4> 참조), 적합도 지수(AIC, BIC, SSA-BIC)는 프로파일의 수가 증가할수록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특히 2->3집단 모형 간에 모든 지수에서 가장 큰 폭의 감소가 나타났으며 모형 개선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BLRT는 모든 모형 간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나, LMR-LRT에서는 2, 3, 4집단 모형 간에서만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또한, Entropy는 3집단 모형에서 .864로 가장 우수한 분류의 질을 나타내었다. 모형이 4집단 이상으로 확장할 경우 정보지수의 개선 폭이 미미하고 집단 비율이 지나치게 편중되어 해석 가능성이 저하되는 경향이 관찰되었고, 실제로 3집단 모형의 집단 비율은 66.4%, 27.4%, 6.2%로 극단적으로 작은 집단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러한 통계적 지표와 이론적 간명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본 연구는 예비교사의 기대-가치-비용을 설명하는 최적의 잠재프로파일 구조로 3개 집단 모형을 선정하였다.
앞서 도출된 3개 잠재프로파일의 하위 요인별 평균은 <표 5>에 제시하였다. 분산분석 및 사후검증(Scheffé)을 실시한 결과, 기회비용 및 노력비용을 제외한 모든 요인에서 세 프로파일(C1, C2, C3)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즉, C2가 가장 높고, C3, C1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노력비용은 세 프로파일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기회비용에서는 C2와 C3 집단 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으나, C1과 나머지 두 집단 간에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각 프로파일별 특징을 살펴보면, 먼저 첫 번째 프로파일(C1)은 전체의 6.2%(n=19)로 세 프로파일 중 가장 작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이 집단은 AI 활용 수업에 대한 기대와 가치 인식 수준이 매우 낮고, 비용 인식 중 정서비용은 낮은 반면 기회비용과 노력비용은 평균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특성을 종합하면, 이들은 AI 활용 수업의 필요성과 유익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으면서 감정적 부담이나 회피 경향도 크지 않은, 즉 수업 자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회피하지도 않는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집단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특징을 반영하여 이 프로파일을 AI 활용 수업에 대한 ‘비관여형(Disengaged Integrator)’으로 명명하였다.
두 번째 프로파일(C2)은 전체의 27.4%(n=84)로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이 집단은 AI 활용 수업에 대한 기대와 가치 인식 수준이 높은 반면, 비용 인식에서는 기회비용과 노력비용이 평균 수준, 정서비용은 세 집단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이 집단이 AI 활용 수업의 필요성과 효과성에 대한 인식은 높지만, 실제 수업 적용 시 심리적 불안이나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이들은 AI 기술 활용의 중요성을 인지하면서도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데 있어 심리적 장벽을 경험하고 있는 상태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이 프로파일은 높은 동기를 기반으로 하지만 불안감에 의해 실행이 제약될 수 있는 특징을 보유한다는 면에서 ‘불안동기형(Anxious Implementer)’으로 명명하였다.
세 번째 프로파일(C3)은 전체의 66.4%(n=20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이 집단은 기대와 가치 요인에서 중간 수준을 보였고, 비용 요인 전반에서도 과도하게 높거나 낮지 않은, 비교적 안정된 인식을 나타냈다. 특히 기대와 가치가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면서도 불안이나 부담 등 부정적 인식이 크지 않아, 실제 수업에서 AI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고 균형 잡힌 태도를 가진 집단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들은 AI 수업에 대한 긍정적 태도와 실천 의지가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실천을 위한 심리적 기반이 마련된 상태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 프로파일은 AI 활용 수업에 대한 인식과 실행 가능성이 가장 조화롭게 결합된 유형으로 판단되어, ‘균형실천형(Balanced Practitioner)’으로 명명하였다. 집단별 잠재프로파일 양상은 [그림 2]에 제시하였다.
개인혁신성, 교직진로준비행동, AI신뢰, 전문직적태도 및 성별이 잠재프로파일 소속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하여 R-3STEP을 활용한 다항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표 6> 참고). 먼저 개인혁신성, AI신뢰, 전문직적태도가 높을수록 중등 예비교사는 ‘비관여형(C1)’이나 ‘불안동기형(C2)’보다 ‘균형실천형(C3)’에 속할 가능성이 유의하게 높았는데, 즉, C1 및 C2 대비 C3에 속할 승산이 최대 각각 0.04∼0.35배까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개인혁신성, AI신뢰, 전문직적태도가 높을수록 ‘비관여형(C1)’보다 ‘불안동기형(C2)’에 속할 가능성이 유의하게 높았고, C1 대비 C2에 속할 승산은 최대 각각 0.12∼0.28배까지 증가하였다. 반면, 교직진로준비행동이 높을수록, ‘불안동기형(C2)’ 및 ‘균형실천형(C3)’ 보다는 ‘비관여형(C1)’에 속할 가능성이 유의하게 높았다. 즉, C2나 C3 대비 C1에 속할 승산이 최대 6.95배까지 증가하였다. 마지막으로 여자가 남자에 비하여 ‘불안동기형(C2)’보다는 ‘균형실천형(C3)’에 속할 승산이 0.45배 높았다.
중등 예비교사의 AI 활용 수업에 대한 기대-가치-비용 프로파일에 따른 수용의도 차이를 분석한 결과는 <표 7>에 제시하였다. 분석 결과, 세 프로파일 간 수용의도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모두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균형실천형(C3)’이 가장 높은 수용의도를 나타냈으며, ‘불안동기형(C2)’이 중간 수준, ‘비관여형(C1)’은 다른 두 프로파일에 비해 가장 낮은 수용의도를 나타냈다.
수용의도 | 사후분석 | χ2 (df=2, 304) | ||
---|---|---|---|---|
평균 | 표준오차 | |||
C1 비관여형 | 2.61 | .18 | C1 vs C2 | 34.554*** |
C2 불안동기형 | 3.73 | .04 | C1 vs C3 | 110.697*** |
C3 균형실천형 | 4.63 | .06 | C2 vs C3 | 167.454*** |
2>3>1 |
V.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중등 예비교사의 AI 활용 수업에 대한 수용의도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자, 기대-가치-비용 이론(Barron & Hulleman, 2015; Eccles et al., 1983)에 기반한 동기 프로파일을 탐색하고 이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 및 맥락적 요인을 분석하였다. 아울러, 도출된 프로파일에 따른 수용의도의 차이를 검증함으로써, 예비교사의 AI 활용 수업 수용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기대-가치-비용에 대한 인식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함을 실증적으로 제시하고자 하였다.
첫째, 중등 예비교사의 AI 활용 수업에 대한 기대-가치-비용 프로파일은 ‘균형실천형(66.4%)’, ‘불안동기형(27.4%)’, ‘비관여형(6.2%)’의 세 가지로 도출되었다. ‘균형실천형’은 기대와 가치가 평균 이상이며 비용은 낮게 인식하는 비교적 안정된 동기 구조를 지닌 유형으로, AI 활용 수업 실행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집단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송주연 외, 2020; 이진, 2023)에서 확인된 ‘중간기대가치비용형’, ‘평균기대-가치-비용형’과 유사하며, 기대와 비용 간 균형이 학습자의 실제 행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Dietrich & Lazarides(2019)의 주장과도 일치한다. 반면, ‘불안동기형’은 높은 기대와 가치에도 불구하고 정서비용을 높게 인식하는 유형으로, 송주연 외(2020)의 연구에서도 도출된 ‘고기대-가치-비용형’과도 맥을 같이 한다. 또한, 정서적 요인이 동기 실행을 억제할 수 있다는 기존 연구(송주연, 2018; Jiang & Zhang, 2023)의 결과와도 일치한다. 마지막으로 ‘비관여형’은 기대와 가치 수준이 낮으며, 비용조차 비교적 낮게 인식하는 유형으로, AI 활용 수업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과 수용 의지가 가장 낮은 집단이다. 이 유형은 과제 중요성 자체를 낮게 평가할수록 노력에 대한 부담도 함께 낮아지는 경향을 반영하며, 우연경, 송주연(2018)의 ‘저기대가치-과제비용형’과 유사한 패턴이다. 이는 기대와 가치가 높더라도 정서비용이 억제 요인으로 작용하거나, 정서적 부담이 낮더라도 기대와 가치가 결여되면 수용 행동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은 수용 동기의 구조적 복합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결과는 예비교사의 AI 활용 수업 수용 동기가 단일 요인이 아닌, 기대-가치-비용 간의 상호작용과 심리적 균형에 따라 유형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예비교사의 교육과정 내 AI 관련 지원을 차별화하고, 유형별로 정서적 부담 완화 또는 기대-가치 제고에 초점을 맞춘 정책적 개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둘째, 중등 예비교사의 기대-가치-비용 프로파일에 따른 AI 활용 수업에 대한 수용의도의 차이는 같다. ‘균형실천형’이 가장 높은 수용의도를 보인 반면, ‘비관여형’은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독일 대학생의 경우 동기도 있지만 정서적 불안감을 동시에 비슷하게 느끼는 유형이 학기 초보다 학기 말 성취에서 더 높은 결과를 얻었다는 연구(Dietrich & Lazarides, 2019) 결과와도 일치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불안동기형’의 경우 동기 수준은 가장 높았음에도 정서비용이 억제 요인으로 작용하여 수용의도가 낮아졌다는 점이다. 높은 비용과 적당한 수준의 기대와 가치로 특징 지어지는 Jiang & Zhang(2023)의 ‘높은 비용’ 프로파일이 수학과 영어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학업참여를 보였다는 결과와도 부분적으로 일치한다. 이는 기대-가치-비용 요인 간 상호작용에서 정서비용이 동기 실행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대로, ‘비관여형’은 정서비용이 낮았음에도 수용의도가 매우 낮았는데, 이는 기대와 가치의 인식 없이는 어떠한 긍정적 행동도 유발되기 어렵다는 점을 재확인하였다(우연경, 송주연, 2018). 이러한 결과는 AI 활용 수업 수용을 예측함에 있어서 기대-가치-비용이 심리적으로 균형을 이루는 상태가 핵심 조건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예비교사의 내재적 동기와 심리적 안정성을 함께 고려한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를 위해 세 가지 동기 유형에 따라 차별화된 교육 개입 전략이 요구된다. 동기 구조가 안정적인 ‘균형실천형’에게는 실행 의지를 실제 역량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AI 활용 수업 설계 실습, 프로젝트 기반 학습 활동, 모의수업 등의 실천 중심 교육이 효과적일 수 있다. 반면, ‘불안동기형’에게는 정서적 불안을 완화하고 자신감 향상을 위한 선배 또는 현직 교사와의 1:1 멘토링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AI 수업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과 동기가 낮은 ‘비관여형’에게는 AI의 교육적 의미를 각인시키는 사례 기반 학습, 흥미 유발 중심의 체험형 프로그램 등 기초 역량 교육이 필요하다. 이처럼 예비교사의 동기 구조 유형에 기반한 맞춤형 전략을 교원양성 교육과정에서 지원될 수 있도록, AI 수업 실행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셋째, 중등 예비교사의 기대-가치-비용 프로파일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본 결과, 개인혁신성, 전문직적태도, AI신뢰가 높을수록 예비교사는 ‘균형실천형’에 속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기술 변화에 대한 개방성과 교사로서의 정체성이 수업에서 AI를 활용하려는 긍정적 동기를 형성하는 주요 기반임을 보여준다(이대용, 김석우, 2012; 이철현, 2022). 개인혁신성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긍정적 수용 태도로, 예비교사가 AI 활용의 유용성과 흥미를 보다 높게 인식하게 하는 핵심 요인으로 해석된다(Agarwal & Karahanna, 2000). 또한, 전문직적 태도는 교사로서의 책임감과 효능감, 교육의 질에 대한 민감성을 반영하며, 이는 AI 기반 수업과 같은 새로운 시도에 대한 긍정적 태도로 연결(Fleming & Watts, 1990)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AI에 대한 신뢰는 기술 활용에 대한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심리적 저항을 감소시키는 역할(김찬원, 2024)을 하면서 동기 형성의 안정된 토대를 제공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교직진로준비행동은 오히려 ‘비관여형’과 관련이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진로 탐색 과정이 반드시 교수 전략에 대한 관심이나 수업 실천 의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여학생이 ‘균형실천형’에 속할 가능성이 더 높게 나타난 결과는, 단순히 성별에 따른 기술 수용 태도의 차이만이 아니라, 교육에 대한 책임감, 정서적 민감성, 기술의 도구적 가치 인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AI 활용 수업 수용을 촉진하기 위한 동기 강화 전략은 성별에 따른 접근 방식의 차이를 고려할 필요성이 제안된다. 아울러, 예비교사의 동기 유형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정서적 요인과 사회문화적 배경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교육적 지원이 요구된다. 특히, 기술 수용에 영향을 주는 내적 태도와 환경적 요인 간의 상호작용에 주목하여, 초기 교사 교육 단계부터 AI 활용에 대한 긍정적 경험과 신념을 형성할 수 있도록 구조적 개입이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예비교사의 AI 활용 수업에 대한 기대-가치-비용 프로파일을 바탕으로 수용의도를 제고하기 위한 실질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예비교사의 전문직적태도와 AI신뢰를 높이기 위해 AI의 교육적 유용성 및 효과성을 강조하는 사례 중심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현장실습과 연계한 체계적인 운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둘째, 개인혁신성이 낮은 예비교사를 위한 맞춤형 기술 멘토링 및 AI 활용 가이드북 개발 등 차별화된 지원 전략을 통해 AI 기술에 대한 심리적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다. 셋째, 교직진로준비행동을 촉진하기 위해 대학 교직과정에 AI 기반 수업 설계 및 운영 역량 강화를 위한 실습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교원양성 정책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AI 활용 수업에 대한 예비교사의 동기 및 수용의도를 다차원적으로 프로파일링하여 기존 연구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던 기대-가치-비용 간의 상호작용과 영향 요인을 실증적으로 규명함으로써, 관련 학문 분야의 이론적 확장에 기여하였다.
또한, 본 연구는 예비교사의 AI 활용 수업 수용에 있어 정서 및 동기 요인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동기 구조를 탐색함으로써, 기존의 연구(조우미, 이보람, 안혜령, 2023; 한형종, 김근재, 권혜성, 2020)가 주로 인식이나 태도와 같은 단편적인 요인 분석에 머물렀던 한계를 보완하였다. 특히 본 연구에서 정서비용이 수용의도에 미치는 영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점을 바탕으로 기대-가치-비용 이론 내에서 정서비용의 독립적 역할을 강조할 수 있는 새로운 하위 이론적 틀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AI 활용 수업 수용 맥락에서 정서비용이 단순히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조건에서는 동기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설을 설정하고 후속 연구를 위한 방향성을 제안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제한점을 기반으로 한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특정 지역 사범대학 소속 예비교사를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연구결과의 일반화에는 제한이 있다. 후속 연구에서는 다양한 지역과 유형의 교원양성기관을 포함한 표본 확대가 요구된다. 또한, 본 연구는 단일 시점의 데이터를 활용하였으므로, 예비교사들의 AI 활용 수업에 대한 동기 구조가 시간의 흐름이나 실습 경험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확인할 수 없다. 후속 연구에서는 종단적 접근을 통해 기대-가치-비용 구조의 변화 양상을 추적하고, 실제 수업 실천과의 관계에 대한 분석이 제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