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교사 전문성은 다양한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개념 중 하나이다. 교육환경이 급변하는 최근에는 교사의 자율성에 기반한 전문성 함양 방안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2025년은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고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시기이다. 고교학점제에서는 학생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그 어느 교육과정 시기보다 변화의 폭이 크고, 고등학교 교사는 이전 교육과정과 비교하면 더 다양한 선택과목을 지도해야 한다. 이에 고교학점제에서 다양한 과목을 지도할 수 있도록 교사의 교과지도 전문성을 함양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고교학점제 실행의 직접적 주체이자 연구 결과물의 소비자인 교사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연구를 수행하고자 실행 연구(Action Research)에 기반하여 교사학습공동체를 구성하고 운영하였다. 교육 현장의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실행 연구는 ‘행위 당사자인 교사가 연구를 직접 수행하거나, 또는 실행 연구를 실시하는 전문연구자와 교사가 협력하여 모종의 개선 계획을 실제로 행하면서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용숙 외, 2005: 21)’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전통적인 연구 방식과 다르게 모든 참여자에게 학습, 문제 해결, 전문적인 발전의 기회를 제공한다(신경림 외, 2003: 239). 또한 Osterman & Kottkamp(1993)도 전문성 신장의 기회로서 실행 연구의 적합성을 강조한 바 있다(Mills, 2003, 강성우 외 역, 2005: 34에서 재인용). 실행 연구는 자신의 교육적 행동에 대한 성찰을 통해 전문성을 신장시키는 대표적인 교육 연구 방법일 뿐만 아니라, 연구 과정에서 교육 현장의 목소리 및 교사의 주도적 참여를 허용하여 연구 결과에 대한 현장 교사의 수용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Mertler, 2009: 18-22)이기 때문이다.
한편, 교사학습공동체는 교사 전문성 개발의 기제로서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효과를 인정받으면서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이제는 국가수준에서 교사학습공동체에 예산을 지원하며 필요한 분야의 역량을 기르게 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시·도교육청 단위에서의 지원까지로 확산된 상황이다. 시·도교육청은 ‘전문적 학습공동체’, ‘교원학습공동체’, ‘교사학습공동체’, ‘연구동아리’, ‘교과별 교육과정 학습동아리’, ‘교과연구회’ 등 다양한 명칭으로 예산을 지원하며 교사학습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자율성에 기반한 전문적 학습공동체라는 태동의 원리에 사로잡혀 그 효과성을 인정하면서도 체계적인 운영 방안을 제안하는 데에는 소극적인 편이었다. 따라서 교사학습공동체의 체계적인 운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연구자와 교사가 협력하는 실행 연구 기반의 교사학습공동체 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하여 교사학습공동체의 체계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2022 개정 교육과정 실행을 위한 교과지도 자료집 개발이라는 산출물을 만들어냄으로써 교사학습공동체 참여 교사뿐만 아니라, 고교학점제에서 다양한 선택과목을 지도하게 될 교사의 교과지도 전문성 함양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II. 실행 연구 기반의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근거와 모델
본 연구에서 ‘실행 연구 기반의 교사학습공동체’ 운영을 통해 교과지도 전문성 함양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 이유는 실행 연구와 교사학습공동체가 지닌 다음과 같은 특징 및 장점들 때문이다.
첫째, 실행 연구(Action Research)는 교육 현장이라는 실제적 맥락 속에서 교육 주체 스스로 자신의 실행을 반성적으로 성찰함으로써 교육적 실천의 개선 방안을 도출하는 연구를 의미한다. 이는 ① 교육 이론과 실제 간의 연계성 강화 ② 교실 현장의 개선 ③ 학교 전체의 개선 ④ 교사의 역량 강화 ⑤ 전문가로서의 교사의 자긍심 고취 및 전문성 발달 등에 긍정적 효과를 낳는 것으로 평가된다(Mertler, 2009: 19-22). 전통적인 방식의 교육 연구는 학교 현장에 속하지 않은 연구자들에 의해 수행됨으로써 객관적 설명력을 지닌 연구 결과를 도출하는 데 장점이 있지만 현장의 문제 해결에 실제성을 지닌 연구 결과를 제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된다. 이에 비해, 실행 연구는 교육 현장 속에 있는 주체가 문제를 발견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현장의 문제 해결에 좀 더 실제성이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개인 단위의 실행 연구가 아니라 여러 명의 참여진이 수행하는 협력적 실행 연구(Collaborative Action Research, CAR)는 연구 참여진들 간의 의견 교환 및 성찰, 해결 방안 모색 등 협력적 문제 해결 과정을 거침으로써 자연스럽게 서로의 역량을 강화하는 효과를 낳고 연구 결과로서의 해결 방안에 대한 설득력을 확보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라 평가된다.
둘째, 교사학습공동체(Teacher’s Learning Community)는 서구의 전문적 학습공동체(Professional Learning Community) 모델에 대한 국내 교육계의 논의에서 비롯한 공동체 모형으로서, 1990년대 말부터 학교 현장에서 자리 잡기 시작한 다양한 형태의 교사 공동체들을 통칭하는 개념이다(곽영순, 2020: 113-121). 서구의 전문적 학습공동체 모델은 학교교육의 위기에 대한 해결책 모색 과정에서 도출된 모델로서, 개인주의와 과중한 업무 등으로 고립화되는 교사 문화 및 장학 연수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다(곽영순, 2020: 107-113). 즉, 학교교육의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는 학교들에서는 공통적으로 전문적 학습공동체와 같은 공동체가 자리 잡고 있음이 발견되었는데, 이러한 전문적 학습공동체는 ‘교사들 간의 협력적 문화’를 확산하고 ‘수업에 관한 교사 상호 간의 배움 및 동료의식’을 강화함으로써 학교 문화를 개선하고 학생의 학업성취를 높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국내 상황에 맞게 변형하여 자리 잡기 시작한 다양한 형태의 교사 공동체를 통칭하는 개념이 ‘교사학습공동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실행 연구와 교사학습공동체는 교사의 전문성 함양 방안 모색에 매우 효과적인 연구 방법이자 교사 전문성 함양 모델이며, 교사학습공동체 자체가 실행 연구를 활성화하는 데 핵심적인 동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실행 연구와 교사학습공동체는 상호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에서는 실행 연구 기반의 교사학습공동체 운영을 통해 교과지도 전문성 함양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 구성 및 운영한 ‘실행 연구 기반의 교사학습공동체’는 전형적인 실행 연구나 학교 단위 교사학습공동체와는 차이가 있다.2) 첫째, 참여진의 다양성이다. 대체로 실행 연구의 주체를 현장 교사들로만 구성하는 경우가 많은데, 본 연구에서는 교과교육과정 개발 연구 경험이 있는 현장 교사, 대학 교수(공동연구원), 본원 연구진 등으로 구성하였다. 둘째, 이러한 다양한 구성원들 간의 협력을 통해 실행 연구 설계 및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방안을 마련하여 추진하였다. 즉, 교사학습공동체의 직접적인 구성원은 현장 교사들로 한정하되 교사학습공동체 전체 운영 과정에서 연구진의 의견을 반영하는 방식을 취하였고, 실행 연구 설계 및 진행 과정에서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참조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연구 당시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고시되었을 뿐 교과서 등이 개발되기 전이기 때문에 교사들이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 자료집 개발을 위해 참고할 수 있는 자료는 교육과정 문서에 불과했다. 따라서 교사의 주도성, 연구자와의 협력이 더욱 요구되는 상황이었고,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연구자와 현장 교사가 협력하는 교사학습공동체를 구성하고 운영하였다는 점이 일반적인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모델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Henson(1996: 55-56. 이용숙 외, 2005: 47에서 재인용)의 분류 틀(<표 1>)을 기준으로, 현장 교사들의 참여 정도를 나타내자면 ‘수준 2’와 ‘수준 3’ 중간 단계에 해당한다.
* 출처: Henson, 1996: 55-66. 이용숙 외, 2005, 47에서 재인용.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교사는 연구 문제 설정, 연수 수행, 연구 결과 사용상 연구자(수준3)이자 준파트너(수준2)로서 역할을 수행했고, 대학 교수 및 본원 연구진은 실행 연구 설계와 전체 연구 질문 설계와 과목별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연구 결과 정리 등을 담당하였다. 구성원 간의 이러한 협력을 통해 교육 이론과 실제 간의 연계성을 강화하면서 교과지도 전문성 함양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이 절에서는 본 연구에서 구성한 ‘실행 연구 기반의 교사학습공동체’의 운영 모델 및 절차를 제시하고자 한다.
C. A. Mertler(2009: 31)는 다양한 실행 연구 모형들을 비교·검토한 후, 실행 연구의 일반적 절차를 ‘계획 → 수행 → 발전 → 반성’ 등 4단계로 설정하면서, 각 단계별 주요 내용을 [그림 1]과 같이 제시한 바 있다.
본 연구에서는 C. A. Mertler(2009)가 제안한 4단계 모형을 기반으로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모델을 개발하였다. 다만, 본 연구의 전체 맥락과의 연관성을 반영하여 [그림 2]와같이 수정, 설계하여 본 연구에서의 ‘실행 연구 기반의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모델’을 구안하였다. [그림 2]의 상단 부분은 본 연구가 ‘실행 연구 기반의 교사학습공동체’ 운영을 통해 교과지도 전문성 함양 방안을 도출하기로 결정하기 이전 단계에서 이루어진 사전 연구와 ‘실행 연구 기반의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간의 관계를 나타낸다. [그림 2]의 하단 부분은 C. A. Mertler(2009)의 4단계 모형에 따라 설계한 ‘실행 연구 기반의 교사학습공동체’ 운영의 세부 단계별 주요 연구 내용을 나타낸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실행 연구 실시 이전 단계]에서는 선행연구 분석 등을 통해 고교학점제에서의 교과지도 전문성의 개념을 설정하고, 전문성 구성 범주(안)을 도출했다.
[실행 연구 설계 단계]에서는 실행 연구 주제를 ‘고교학점제 실행을 위한 교과지도 전문성 함양 방안 도출’로 명료화하였다. 이 주제에 적합한 교사학습공동체 구성 및 운영 계획을 수립함과 동시에 교사학습공동체의 연구 주제 및 세부 연구 질문 개발 방향을 수립했다. 교사학습공동체는 교과별로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에 대한 이해가 높고, 교과지도 전문성 함양이라는 본 연구의 목적에 공감하여 자율적인 참여 의지가 높은 수준의 교사를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국어, 수학, 사회, 과학의 4개 교과를 연구대상으로 하였고, 선택과목의 변화 폭 등을 고려하여 국어 3명, 수학 3명, 사회 4명, 과학 5명을 섭외하여 4개의 교사학습공동체를 구성하였고, 고등학교 교사 총 15명이 참여하게 되었다. 교사학습공동체 구성 이후에는 이들을 대상으로 실행 연구 목적을 공유하고 연구 주제 및 연구 질문에 대해 이해하는 1차 워크숍을 실시하였다(워크숍. 2023.4.12.) 워크숍에서는 교사학습공동체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온라인 기반의 소통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연구의 방향을 수립하였다.
[실행 연구 실시 단계]는 총 네 단계로 구성하였다. ① 계획 단계에서는 교과별 교사학습공동체의 논의와 교과 간 비교·검토 등을 통해 연구 질문을 상세화하고 정련한 후, 연구 질문별 해결 계획을 수립하였다. ② 수행 단계에서는 연구 질문 해결을 위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새로운 예시자료를 개발하였다. ③ 발전 단계에서는 개발물의 검토 및 수정 작업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교사학습공동체에 참여하는 교사 외의 다른 현장 교사 대상으로 개발한 자료에 대한 검토를 받고, 검토 의견을 반영하여 수정안을 마련하였다. ④ 반성 단계는 2차 워크숍을 통해 교과별로 개발물을 공유하고 소통하며, 개발물 검토 및 수정을 통해 교과 간 일관성 및 차별성을 가져가야 할 부분을 점검하였다. 이후, 교사학습공동체 성과발표회(2023.8.22.)에서는 교사학습공동체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교사들로 하여금 개발물에 대한 검토 단계를 거쳐 최종 개발물을 도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교사학습공동체 성과발표회(2023.8.22.) 이후, 교과별 교사학습공동체 운영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수행하여 바람직한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방안을 도출하고, 교과지도 전문성 함양 방안 관련 정책 제언을 도출하였다.
본 연구를 위해 수행된 교사학습공동체의 교과별 협의회와 전체 모임의 개요를 정리하면 <표 2>와 같다.
교과별 교사학습공동체는 교과별 협의회를 9∼11회 진행하였다. 전체 교사학습공동체가 모인 경우는 총 3회이다. 교사학습공동체 이외에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경우는 교과별로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추가적인 작업을 수행하여 개발물의 질을 높이고자 하였다.
III. 실행 연구 기반의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결과
교과지도 전문성을 개념화하기 위해서 먼저 고교학점제 관련 정책 현황을 분석하여 교사의 역할 변화상을 도출하였다. 이후 교사 전문성 개념을 다룬 선행 연구 분석, 교사 전문성 영역 및 구성 요소를 다룬 선행 연구 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를 종합하여 고교학점제에서의 교과지도 전문성 개념을 <표 3>과 같이 설정하고, 전문성의 구성 범주(안)을 <표 4>와 같이 마련하였다3).
본 연구에서의 교과지도 전문성은 고교학점제가 추구하는 교육 목표에 기반한 교과지도를 위해 교사가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할 전문성으로 개념화하였다. 이에 터해 교과지도 전문성의 구성 범주(안)을 설정하였고, 교사 전문성 개념 및 하위 구성 요소에 관한 선행연구들 중 ‘교과 전문성’을 교사 전문성의 독립적인 하위 구성 요소로 다룬 연구(김혜숙, 2003; 박용호 외, 2012; 정제영 외, 2014), 교과 전문성과 유관하다고 볼 수 있는 개념(수업 지도, 수업 역량, 교과 지식 또는 이해, 실천 등의 개념)을 다룬 연구(조동섭, 2005; 이혜정, 2010; 김정원 외, 2011; 백선희·강호수·심우정, 2021) 등을 분석하여 구성하였다. 이와 같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교과지도 전문성의 하위 구성 범주를 크게 ‘고교학점제 실행을 위한 교과지도 전문성 개발 준비 → 실행 → 성찰 및 재구성’의 세 가지 층위로 구분하고 <표 4>와 같이 6가지 구성 범주 및 15가지 하위 구성 역량을 설정하였다. 교과지도 전문성의 구성 범주는 실행 전과 실행 후 단계에 모두 성찰을 포함하도록 구성하여 교사의 자율성에 기반한 전문성 신장 추구라는 특성이 강조되도록 하였다.
C. A. Mertler(2009: 72-77)에 따르면, 실행 연구는 연구 주제(research topic)를 명료화하고 연구 주제의 세부 탐구 내용을 연구 질문(research question)으로 상세화하여 표현함으로써 체계적인 연구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특징이며,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특징을 반영하여 교사학습공동체에서 탐구할 연구 주제를 ‘고교학점제 실행을 위한 교과지도 전문성 함양 방안 도출’로 설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세부 연구 질문을 상세화함으로써 운영의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자 하였다.
연구 질문은 선행연구 및 자료 분석, 전문가협의회, 교사학습공동체와의 워크숍 등의 과정을 거쳐 상세화하였고, <표 4>에 제시한 교과지도 전문성 구성 범주(안)을 고려하였다. 이러한 절차를 통해 확정한 교과별 교사학습공동체 연구 질문은 <표 5>와 같다.
<표 5>에 제시한 바처럼 교과별 교사학습공동체의 연구 질문은 크게 ‘교과지도 이전, 교과지도, 교과지도 이후’의 3단계로 설정하였다. 또한 교과지도 이전과 이후 단계는 교과 공통의 연구 질문을 설정하고 교과지도 단계의 연구 질문은 교과별 특성을 고려하여 차별화하였다. 연구 질문을 만든 후에는 각 연구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고교학점제 도입기 현장 지원 자료 및 2022 개정 교과교육과정 분석 → 교과별 과목지도 예시자료 개발 → 교과지도 전문성 함양을 위한 교과별 연수 예시(안) 개발 탐색 등의 작업을 순차적으로 수행하였다. 이때, 교과별 교사학습공동체 참여진은 각 연구 질문별로 교과지도 전문성을 함양할 수 있는 구체적인 예시자료를 개발하고, 개발 과정에 대한 성찰을 기반으로 교과지도 전문성 함양 연수 프로그램 개발 작업을 수행하였다. 이를 통해 고교학점제에서의 2022 개정 교과교육과정 실행을 위한 교과지도 전문성 함양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교과지도 예시자료는 각 교과별로 연구진과 교사학습공동체 주도로 개발하되, 학교현장의 실제 상황에 부합하며, 개발 절차를 따라하면 누구라도 교과지도 전문성을 키울 수 있고, 다양한 과목 및 현장 상황에 맞게 변형할 수 있도록 개발 방향을 설정하였다. 교과별 예시자료는 현장 교사 중심의 전문가협의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여 2022 개정 교육과정에 개설된 과목 중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더 많이 요구되는 과목을 중심으로 선정하였다. 그 결과 국어는 교과지도 절차가 드러날 수 있도록 <독서 토론과 글쓰기>, <문학과 영상>, <매체 의사소통> 과목을 중심으로 예시자료를 개발하였고, 수학은 현재 시점에서 관심도와 필요성에 대한 요구가 높은 <인공지능 수학>, 사회는 신설 과목인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세계>, 과학은 다양한 디지털 기술과 도구를 활용해야 하는 <융합과학 탐구>가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개발된 예시자료는 사회과를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사회과의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세계> 과목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처음 신설되었으며, 융합선택 과목으로 다양한 세부 전공을 가지고 있는 사회과 교사들이 지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융합선택 과목인 만큼 교사가 이전 교원 양성 대학에서 학습한 것만으로는 전문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어 과목에 대한 교과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많이 필요한 과목이라 할 수 있다.
교과지도 이전 단계의 예시자료는 1) 고교학점제 정책의 핵심 내용 소개, 2) 2022 개정 교과교육과정의 주요 변화, 3) 2022 개정 교과별 과목 중 새로운 전문성이 요구되는 과목 안내, 4) 학생의 과목 선택 지도를 위한 과목 안내 자료 및 진로·학업 설계 지원 자료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세계> 과목 안내 자료(연구 질문 4번)의 일부를 제시하면 [그림 3]과 같다.
이 자료는 기본적인 교과 정보뿐만 아니라 이수 경로, 내용 체계, 교과 이해를 위한 단원별 참고 도서 등의 정보와, 교과와 관련된 진학 및 진로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교과 관련 진학 및 진로 정보는 기존처럼 단순히 과목과 학과를 연결하기보다는 해당 과목과 연관된 다양한 계열의 학과와 그 학과에서 배우게 될 내용을 소개하고, 이 과목 이수와 관련된 진로와 과목 이수를 통해 직업인으로서 어떤 소양을 갖게 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기존보다 조금 더 확장된 시각을 갖게 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세계> 과목의 교과지도 단계에서는 5) 학기 단위 과목 지도를 위한 교육과정 설계, 6) 수업 준비를 위한 필요 자료, 7) 교수학습 방법 및 평가 방법, 8)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 방안, 9) 디지털 도구 활용 역량 함양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5)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세계>의 학기 단위 지도를 위한 교육과정 설계 자료는 3학년 1학기, 주당 3학점 기준안과 2학년 2학기, 주당 4학점 기준안 2가지를 개발하였다. 학습 지도에 따른 평가 계획 역시 이에 맞추어 2가지 안을 개발하였다. 6) 수업 준비에 필요한 자료는 신설 과목이라는 점에서 먼저 이 과목의 핵심 개념을 추출하였고, 이들 핵심 개념을 단원별로 설명하고 추가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출처를 제시하였다. 그리고 과목 지도에 필요한 도서와 인터넷 사이트, 논문, 보고서 등의 목록을 선별하여 제시함으로써 수업을 준비하는 교사들이 다양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였다. 7) 교수학습 방법 및 평가 방법 예시를 위해서는 성취기준을 2개 선정하고, 각각에 대한 수업 실행 및 평가 방안을 구안하였고, 출력만 하면 수업 시간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다양한 활동지 또한 개발하였다. 8)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는 예방에 초점을 맞추어 지도 방법을 안내하는 자료를 개발하였다. 9) 디지털 도구 활용 역량과 관련해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디지털 기초 소양 교육과 연계하여 지리 영역에서 많이 활용하고 최근 그 활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는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를 수업에서 활용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는 10차시의 연수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이 중 1-5차시는 교사 대상의 연수 동영상도 함께 제작하였다. 연수 동영상은 개발에 참여한 교사들의 연구 모임을 통해 실제 연수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였다.
교과지도 단계에서 개발한 자료의 일부를 제시하면 [그림 4]와 같다.
좌상은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이 과목의 핵심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한 설명 자료이고, 우상과 우하는 단원별로 정리한 관련 도서와 사이트 자료이다. 좌하는 수업 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활동지로, 기후취약 계층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활동에서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다.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세계>는 신설 과목이라는 점에서 가급적 교사들이 수업 준비를 위해 자료를 참고할 수 있도록 선별된 핵심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고, 직접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활동지 등을 제공하고자 노력하였다.
교과지도 이후 단계에서는 10) 교사 간 과목 지도 경험 공유, 11) 교과지도 전문성 함양 방안을 정리하였다. 10) 교사 간 과목지도 경험을 효과적으로 공유하고 확산시키는 방법으로 교과 중심의 교과연구회 및 교사 모임 활용, 교사학습공동 활용, 신설 과목 또는 융합과목 중심의 교사 연수 활성화, 온라인 소통 공간 활성화, 수업 나눔을 통한 과목 지도 경험 공유와 성찰 등이 제시되었다. 11) 교과지도 전문성 함양 방안과 관련해서는 교사학습공동체 참여 경험을 통해 교사들이 경험한 교과지도 전문성의 변화와 성장의 내용, 애로사항의 경험 등을 제시하였고, 교과지도 전문성 함양을 위한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 결과가 제시되었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교과별 연수 프로그램을 사회과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결과를 중심으로 제시하면 <표 6>과 같다.
사회과에서는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세계> 과목을 중심으로 15차시 연수 프로그램을 제안하였고, 1차시는 60분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계획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교사학습공동체의 연구 결과물을 자료집 형태로 개발하였고, 연수 프로그램은 이 자료집을 활용하여 실시할 수 있도록 하였다. 따라서 각 차시별로 활용할 수 있는 자료집의 면수를 함께 제공하였다. 연구 주제가 교사의 교과지도 전문성 함양이라는 점에서 각 차시에서 다루는 핵심 내용이 본 연구에서 도출한 교과지도 전문성의 범주(<표 4> 참조)에 따른 하위 역량과의 관계성을 밝히는 방식으로 연수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이를 통해 해당 연수를 통해 기를 수 있는 역량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고자 했다. 이 연구에서는 15차시의 연수 프로그램을 구성하였으나 이 프로그램은 교사들이 필요한 주제를 중심으로 차시를 늘이거나 일부 차시만을 연수로 구성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것을 제시하였다. 특히 디지털도구 활용 역량 키우기는 3차시로 제안하였지만 교사별로 해당 역량의 편차가 클 수 있다는 점, 실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고,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수업 사례와 병행하여 운영하거나 도구 활용 실습 이후 수업 사례를 소개하는 등의 변형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다양한 활용 방안을 제안하였다.
IV.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결과의 성찰
교사학습공동체 참여 교사들은 본 연구에서 설계한 ‘실행 연구 기반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과정 및 결과를 바탕으로 성찰하며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1) 교사학습공동체 참여 과정을 통한 인식의 변화, 2) 교과지도 전문성이 함양된 구체적인 내용, 3)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과정 및 절차에 대한 개선 의견 등으로 구분하여 성찰의 결과를 제시하고자 한다.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결과 성찰에 대해서는 교사와의 면담 내용을 기록하였고, 이 중 핵심적인 내용을 발췌하여 제시한다.
첫째, 교사학습공동체와 함께 하는 작업을 통해 고교학점제로 인해 교사에게 요구되는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고, 참여 교사는 어떤 준비가 필요하다고 느꼈는지에 대한 성찰 결과, 교사들은 이번 교사학습공동체 참여를 통해 기존 관성에서 벗어나 고교학점제가 가져올 변화 대비 전문성 향상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함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교육과정이 변하더라도 달라질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고교학점제에서는 학생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과목 개설, 수업 설계 능력 향상을 위해 실질적으로 노력해야 하고, 이러한 점을 이번 교사학습공동체 참여를 통해 더 강하게 인식하에 되었어요. (A교사)
저는 구체적으로는 교육과정 설계자로서의 능력, 교육과정 편성 운영을 위한 교육과정 문해력, 학생 요구에 부응하는 신설 과목 지도 능력, 책임교육(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 수행 전문성, 학교 내 교사와의 협업과 더불어 학교 밖 자원을 활용한 지도 능력, 에듀테크 활용 능력 등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다만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교사 업무가 과중하게 되는 점은 걱정이 됩니다. (B교사)
둘째, 연구 질문을 해결하기 위한 자료 개발 과정에서 어떤 교과지도 전문성이 함양되었다고 인식하는지에 대한 성찰 결과, 고교학점제에 대한 이해, 고교학점제 실행을 위한 학기 단위 과목 지도 및 수업 설계 전문성, 교육과정 문해력, 자료 개발 능력이 향상되었다고 답했다. 또 새로운 과목 지도를 위해 새로운 역량을 키우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협력적 전문성 함양을 위한 활동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상황에서는 전문성 향상의 필요를 느끼거나 그걸 키울 만한 기회가 적었었는데, 이번 교사학습공동체 활동을 통해서 한 학기 분량의 수업을 체계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연구 질문과 같은 체계적인 틀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어요. (C교사)
연구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꼼꼼히 살펴보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교과서만 훑어보았을 때는 보이지 않던 큰 그림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전문성 향상에 도움이 되었어요. (D교사)
교육과정은 추상적인 진술이고, 저희가 참고할 수 있는 자료는 교육과정 문서 수준이었는데, 이걸 수업으로 구체화하려면 실질적인 자료 수집이나 탐색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 과정을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나누면서 집단 지성을 발휘한다면 훨씬 풍부하고 다양한 자료가 개발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어요. (E교사)
새로운 과목에 대한 수업 자료 개발, 수업 설계 작업을 하면서 디지털도구 활용 능력, 공학 도구를 활용한 수업 설계 능력 등이 실질적 향상되었고, 각종 에듀테크 활용 능력도 향상되었어요. (F교사)
셋째, 추후 교과지도 전문성 함양을 위해 교과 중심의 교사학습공동체를 운영할 때의 유의점과 개선점에 대한 성찰 결과,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의 확보, 강사 인력풀의 지원,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프로그램 및 운영 방안 마련과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교사학습공동체 운영에서도 시간적인 압박감을 느꼈어요. 그리고 융합과목적 내용을 지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교과 외 자원이 필요해요. 교과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교사학습공동체 운영을 위해서는 시간이 확보되어야 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강사 인력풀이 만들어지면 좋겠어요. 이번 한번만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평가원에서 해주신 것처럼 운영 주체가 마련되면 좋겠고, 함께 할 수 있는 적정 인원이 확보되어야 해요. (J교사)
교육부 및 교육청 차원의 연수는 범교과적인 성격이 대부분이라 교과 중심의 수업 연구와는 거리가 멀었는데 이번 교사학습공동체는 교과 중심으로 연구했다는 점에서 교과교과로서 전문성을 키우는데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조금 더 분명하게 파악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I교사)
본 연구에서 설계하여 운영한 ‘실행 연구 기반 교사학습공동체’는 공동 작업을 통해 많은 성찰과 새로운 생각들을 갖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고교학점제에서의 2022 개정 교과교육과정 실행을 위한 교과지도 전문성 함양 방안’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었다.
첫째, 현장 맞춤형 교과지도 전문성에 대한 인식 정립과 확산이 필요하고, 현장의 필요를 담아내는 연구가 확산될 필요가 있다. 둘째, 교과지도 전문성 함양을 위해서는 자발적 탐구 중심의 교사학습공동체 운영이 확대되어야 하고 교사학습공동체 운영의 현실적인 제약을 줄여줄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셋째, 시·도교육청 및 국가 차원에서 운영되는 교사 전문성 함양 연수 역시 전통적인 전달식 연수 방식에서 벗어나, 교과지도라는 실천적 행위의 전문성을 함양하는 데 필요한 실제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개선될 필요가 있다.
V.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고교학점제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맥락에서 교사의 교과지도 전문성 함양 방안 마련을 위해 고교학점제 실행의 직접적 주체이자 연구 결과물의 소비자인 교사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연구를 수행하고자 실행 연구(Action Research) 기반의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모델을 개발하여 적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실행 연구 기반의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모델은 3단계(실행 연구 실시 이전 단계 → 실행 연구 설계 단계 → 교사학습공동체 중심의 실행 연구 실시 단계)로 설계하였다.
교사학습공동체는 국어, 수학, 사회, 과학의 4개 교과를 중심으로 총 15명의 고등학교 교사로 구성하였다. 이들은 약 6개월에 걸쳐 연구진과 협력하며 교과 지도 전문성 함양을 위한 실천 과정을 거쳤다. 먼저 교과지도 전문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교사학습공동체의 연구 질문을 상세화 하였으며, 연구 질문 해결의 관점에서 교과지도 전문성 함양을 위한 예시자료 및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교사학습공동체 운영의 결과물로 ‘2022 개정 교육과정 실행을 위한 교과 자료집’ 4종(국어, 수학, 사회, 과학)이 산출되었다. 마지막으로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결과를 성찰하였다.
반성적 성찰 결과, 참여 교사들은 교사학습공동체 참여를 통해 교과지도 전문성 향상의 필요성을 확고히 인식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교사학습공동체의 협력적 운영은 교사들로 하여금 교육과정 문해력, 수업 설계 및 평가 전문성, 디지털 도구 활용 능력 등 실질적인 전문성을 체득하게 하였으며, 교과 간 협력의 필요성과 효과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 질문 중심의 탐구 구조와 예시자료 개발 과정을 통해 교사들은 고교학점제에서 요구되는 새로운 전문성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그 함양 방안을 실천적으로 체득하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2022 개정 교육과정 문서 이외에 참고할 수 있는 선행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교과 자료집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고 현장 교사로서 시간적 압박감을 느꼈다고 했다. 시간적 압박이나 교사를 충분히 지원하기 어려운 환경은 본 연구에서의 교사학습공동체 이외에 학교 현장에서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는 교사학습공동체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반영하여 본 연구에서는 향후의 개선 방향을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교과지도 전문성 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모델 개발 및 적용이 필요하다.
교사학습공동체가 연구 주제를 설정하고 추진하는 과정은 대부분 실행 연구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도교육청의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실태에 대한 분석 결과(김혜숙 외, 2023: 109-117), 대부분의 시·도교육청에서는 심사를 통해 대상을 선정하고 예산을 지원하며 간단히 결과를 보고 받는 것이 보편적인 상황이었다. 즉, 행정적 측면에서만 운영이 체계화되어있을 뿐 실제 교사학습공동체 운영의 질은 교사의 역량에만 맡겨진 측면이 강했고, 구체적인 운영 모델을 제시한 사례를 발견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교사만의 실행 연구에서 벗어나 본 연구에서 제안하고 실천한 바처럼, 연구자와 교사와의 협력, 학교 내와 학교 밖, 지역 내 교사학습공동체 등 다양한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모델이 개발되고 적용될 필요가 있다.
둘째, 교과지도 전문성 함양을 위한 교사학습공동체 운영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교사학습공동체 운영의 체계화를 위해서는 국가 수준의 점검 및 관리가 필요하다. 현재는 시·도교육청 단위에서 예산을 지원하며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교사학습공동체의 운영 결과가 교사 전문성 향상에 효과적이라는 점은 인정하고 있지만 자율적인 학습공동체라는 미명에 갇혀 체계적인 지원과 관리는 미흡한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교사의 선호나 관심을 벗어나는 경우는 중요한 내용이라도 연구 주제로 선정되지 않거나 교사 간 친목 모임 수준으로 전락한 사례도 있었다. 2015 개정 교육과정기 적용 초창기에는 국가수준에서 교사학습공동체를 선정하고 예산을 지원했었다. 이후 안착화 과정을 거치면서 시·도교육청으로 업무가 이관되었다. 이러한 사례처럼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및 2022 개정 교육과정 적용 초기에는 국가수준에서 체계적인 안을 마련하여 필수적인 연구 주제를 중심으로 교사학습공동체를 선정하여 운영하고 그 결과를 적극적으로 환류시킴으로써 질 관리와 운영의 체계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교사학습공동체 운영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 교사학습공동체에 참여하고 싶지만 업무 부담, 시간 부족 등의 어려움을 겪고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면 경기도교육청에서 실시한 바 있는 연수 학점화 정책 등이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교사학습공동체 활동 시간을 연수 학점으로 인정하면서 교사 부담을 줄여주고 자연스럽게 교사학습공동체가 활성화되는 성과를 보았다. 이처럼 교사학습 공동체의 연구 시간을 보장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학교 단위로 다양한 교사학습공동체 운영이 활성화된다면 교과 간 융합 및 협업의 기회 또한 확대되어 학교교육의 질을 제고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성과 확산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현재 에듀넷 티클리어 등의 교육 포털을 통해 교사 전문성 함양을 위한 다양한 자료가 제공되고 있기는 하지만, 교사학습공동체의 운영 결과에 대해서는 시·도교육청에 간단한 결과 보고서를 제출하고 일부 시·도교육청에 한해서 운영 사례와 매뉴얼을 제시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시·도교육청의 자료를 분석하면 교사학습공동체의 탐구 주제들이 편중되거나 중복되고 형식적인 운영에 그치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수하고 긍정적인 사례를 확신시킬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을 통해 운영 성과를 확산시킬 뿐만 아니라 인적 자원 교류를 통해 긍정적 효과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다른 교사들의 참여와 활용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