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교과서

중학생의 기초학력 통합지원 운영 실태 분석: 서울특별시교육청 사례를 중심으로1)

임유나1, 박상현2,*
Yoo-Na Lim1, Sang-Hyun Park2,*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대구교육대학교 부교수
2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연구위원
1Associate Professor, Daegu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2Research Fellow, Seoul Education Research & Information Institute
*교신저자, psh9340@hanmail.net

© Copyright 2025,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ShareAlike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sa/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Apr 03, 2025; Revised: Apr 24, 2025; Accepted: May 08, 2025

Published Online: May 31, 2025

요약

본 연구는 중학교의 기초학력을 중심으로 한 학생 중심의 통합지원 실태를 분석하는 데 연구의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서울특별시교육청을 사례로, 산하의 중학교와 교육지원청 내 지역학습도움센터를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여 8인의 업무 담당자를 심층면담하였다. 연구 결과, 기초학력 지원 대상 학생 중 교육복지 지원 대상과 중복되는 학생 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기초학력 미달 원인은 학습적 이유만이 아니라 인지 발달, 심리·정서적 문제, 가정환경과 돌봄 부재 등의 복합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학습지원대상학생 지원을 위해 학교 내 지원 외에 외부의 전문기관과 연계할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학교에서는 외부 연계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은 경향이 나타났다. 면담 참여자들은 기초학력 통합지원을 통해 학생이 현재의 학력이라도 유지하게 하는 것, 학교에 다니는 것 자체를 포기하지 않게 하는 것 등도 학생의 성장과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성과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았다. 단위학교 내 지원협의회는 형식적으로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었지만, 실질적인 협의회가 활발하게 운영되지는 않았다. 연구 결과에 기반하여, 본 연구에서는 학생 중심 지원 체계로의 실질적 전환을 위한 학생 중심의 사례 관리 체계 마련, 타 사업과의 연계를 강화한 기초학력 통합지원 확대, 교육지원청의 기초학력 통합지원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 단위학교 내 지원협의회의 역할과 기능 활성화, 중학생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 등을 제언하였다.

ABSTRACT

This study aims to analyze the current status of integrated, student-centered support systems designed to ensure basic academic abilities in middle school students. The research team conducted in-depth interviews with eight representatives from three middle schools and a local learning support center under the Seoul Metropolitan Office of Education. The findings reveal that a substantial proportion of students requiring basic academic support also qualify for educational welfare assistance, suggesting that various complex factors contribute to their learning difficulties. While external professional organizations can offer valuable support, schools often hesitate to actively engage in external collaborations. According to the interviewees, integrated support for basic academic abilities is essential for promoting students’ academic and personal growth by helping them maintain their current academic levels and preventing school dropout. Addressing these issues requires a long-term perspective. However, although school support councils composed of diverse members are established, they are not functioning effectively in practice. Based on the findings, this study offers several recommendations, including establishing a student-centered case management system, enhancing integrated support for basic academic abilities through stronger collaborations with related projects, reinforcing the role of the Office of Education as the control tower for integrated support, revitalizing school support councils to improve their functionality, and providing tailored support that considers the unique characteristics of middle school students.

Keywords: 기초학력; 기초학력 통합지원; 기초학력 보장; 학습지원대상학생; 중학교
Keywords: Basic Academic Ability; Integrated Support for Basic Academic Ability; Guarantee of Basic Academic Ability; Students with Learning Difficulties; Middle School

I. 서 론

학생들의 기초학력 보장은 우리 공교육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주요 과제 중 하나이다. 특히 지난 몇 년간 팬데믹(COVID-19) 사태를 겪으며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비율이 증가했고(교육부, 2022), 학생 간 학력 격차 역시 확대되었다는 결과도 나타났다(교육부, 2021; 서울교육정책연구소, 2021). 이렇게 학생들이 기초학력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인지적 측면의 어려움에 기인한다기보다는 정서적·사회적·신체적 특성과 관련될 수 있고, 가정환경과 학교생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에게는 우울, 불안, 낮은 자존감과 학습 동기와 같은 정서·행동 문제와 주의 집중 문제 등 심리·정서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김태은 외, 2018; Quílez-Robres, Moyano & Cortés-Pascual, 2021). 또한, 이들 학생에게 복수의 교육복지 정책사업이 중복 지원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나는 현상(이인숙, 김영미, 박지영, 2018; 정설미, 정동욱, 2022)은 가정의 어려움, 기초학력 부진, 심리·정서적 취약 문제 등의 요인들이 서로 복합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기초학력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으며, 학생의 학습뿐만 아니라 사회, 정서, 신체, 관계, 생활 등에 대한 종합적인 접근을 필요로 한다.

이에 최근에는 학생 중심 맞춤형 통합지원에 대한 필요가 커졌고, 기초학력 관련 정책도 변화하고 있다. 2022년 7월, 윤석열정부는 ‘국가교육책임제 강화로 교육격차 해소’를 120대 국정과제 중 하나(84번)로 발표하였고(대한민국정부, 2022), 도움이 필요한 학생의 수요에 맞는 통합지원과 사례관리 체계 마련을 이 과제의 주요 내용으로 포함하였다. 이어 교육부(2022)가 발표한 ‘제1차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2023~2027)’에서는 ‘기초학력 향상 다중 안전망 구축’을 핵심과제로 제시하면서 지원 대상 학생의 상황과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과 종합적 접근을 강조하였다. 또한, 교육부(2023)는 사업에 따라 분절된 학생지원 시스템을 학생 맞춤형 지원 플랫폼으로 개편하는 방안도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 구축’ 정책을 주요하게 추진하면서 선도학교와 시범교육지원청을 지정·운영하고, 학교통합지원센터(Wee 센터 등), 학습도움센터, 교육복지사업 등의 기존 사업 중 최소 2개 이상을 연계나 통합하여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하도록 하였다. 최근 2025년 1월에는 ‘학생맞춤통합지원법’도 제정되었다.

해외의 경우에도 학습 부진을 단순한 학업 성취 문제로 보지 않고, 인지·정서·환경적 요인을 포괄적으로 고려하는 통합지원 체계를 구축·운영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몇 가지 예를 들면, 미국은 RTI(Response to Intervention)와 이를 확장한 MTSS(Multi- Tiered System of Supports) 모델을 통해 학습과 사회·정서·행동 영역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다층적 개입체계를 마련하였다(McIntosh & Goodman, 2016; Zhang et al., 2023). 핀란드는 학습 부진 학생을 위해 보편적 지원(general support), 강화 지원(intensified support), 특별 지원(special support)으로 이어지는 3단계 지원 체계를 통해 학생의 학습과 심리·정서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며, 필요시 교내외의 전문가 간 협력적 개입을 강조하였다(Sabel et al., 2011). 영국 역시 SEN(Special Educational Needs) 지원 체계를 통해 학습, 행동, 정서 문제를 포괄하여 학생 개인별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Department for Education, 2015). 사실 이러한 해외 사례는 특수교육(special education) 맥락에서 출발한 것이지만, 현재는 일반학교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통합지원 접근으로 점차 확장·전환되고 있다. 학습 부진을 단순한 학업 성취 문제로 보지 않고, 다양한 요인을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학생 중심의 통합지원을 위해서는 복수의 사업추진 기관들의 상호 연계와 협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간의 지원을 보면 여러 사업을 주관하는 기관들이 공급자 중심의 관점에서 사업을 분절적으로 운영하는 경향을 나타냈다(박상현 외, 2021; 이혜영 외, 2011; 정재엽 외, 2020). 또한, 유사 관련 사업들이 중복해서 추진됨으로써 비효율성이 나타나고 단위학교에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문제도 있다. 예컨대, 기초학력 관련 사업의 학습지원대상학생은 교육복지 관련 사업의 주요 대상인 경제적 취약계층이나 학교 부적응 학생과 중첩될 가능성이 크다. 그 결과 일부 학생들은 다양한 사업의 지원을 받게 되는 반면, 대상자 기준에 다소 부합하지 못한 학생들은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거나 일부 단편적인 지원만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광범위한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학생 간 형평성 문제가 나타나게 된다.

통합지원과 관련하여 그간 수행된 선행 연구를 살펴보면, 대부분 교육복지에 초점이 놓인 통합지원 체계 연구(박상현 외, 2021; 정필운, 전윤경, 민수빈, 2023; 황성원 외, 2023)가 수행되었으며, 기초학력을 중심으로 한 통합지원 연구는 유관사업 연계 방안을 제안한 오상철 등(2014)의 연구와 초등학교급을 대상으로 통합지원의 실태를 파악한 최한올과 박상현(2024)의 연구 외에는 찾기 어렵다. 또한, 대다수의 기초학력 관련 연구들이 초등학교급을 대상으로 수행되어 온 경향이 나타나는데,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육의 상황과 학생 특성 차이에 따라 중학생의 경우 초등학생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고려가 필요하다. 예컨대, 기초학력 지도 방식으로 활용되는 방과 후 지도의 효과성에 대해 초등 교사보다 중학교 교사의 인식이 낮게 나타났다(민윤경, 2022). 또한, 기초학력 미달 요인에서 초등학교 시기에는 개인 요인과 가정 요인이, 중학교 시기에는 학교 요인의 영향력이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인다(김정아, 2021). 기초학력 도달에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는 다문화 가정 학생의 경우에도 초, 중학교 급에 따라 학습 지원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나타낸다(구영산, 2016).

이에 본 연구에서는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통합지원 정책이 교육 현장에서 구현되고 있는 실태를 중학교 학생에 초점을 두어 파악하고자 하며, 특히 서울특별시교육청을 사례로 대상을 선정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육부의 기초학력 정책과 연계하여 ‘서울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서울특별시교육청, 2022, 2024)을 수립하고, ‘다중 학습안전망을 통한 예방 및 촘촘한 지원’을 핵심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에 따라 단위학교에서는 학습지원대상학생 지원협의회를 필수로 구성하고 운영해야 하는데, 이 협의회에는 학습지원 담당 교원, 담임교사, 교과(전담)교사, 기초학력 협력 강사 이외에 보건교사, 교육복지 담당자, 전문상담(교)사, 특수교사도 포함된다. 학습 담당 교원 이외에 교육복지와 상담 인력이 포함되었다는 것은 통합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학교 안팎의 프로그램을 통해 학습 이외의 심리·정서 측면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팬데믹 이후 기초학력 지도를 위해 단위학교로 배부한 예산은 단위학교책임지도제, 협력강사, 맞춤형교육선도학교, 두드림학교, 키다리샘, 점프업 등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다양한 명목의 기초학력 예산이 학교에 교부되었을 때 단위학교가 겪는 부담도 결코 적지 않고(백혜조, 2022), 아무리 좋은 취지와 목적의 정책이나 사업이라도 단위학교가 느끼는 부담이 크다면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어렵게 된다. 또한, 기초학력 미달 학생과 관련된 사업 예산이 충분할 경우의 장점도 있지만, 개별 사업들이 분절적·형식적으로 운영될 가능성도 작지 않고 이러한 예산이 학생 중심 통합지원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는 문제도 존재한다.

본 연구는 서울시의 중학교를 대상으로 기초학력을 중심으로 한 학생 중심의 통합지원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학교 현장의 실태를 분석하는 데 연구의 목적을 두었다. 일반적으로 ‘기초학력 보장 지원’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형태의 학교 안팎의 지원 활동을 포괄하는 상위 개념이다. 이에 비해 ‘통합지원’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에 대해 단순한 학습 지원을 넘어 심리·정서·환경적 요인까지 고려하여 여러 기관, 자원, 전문 인력이 협력적으로 개입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즉, 다기관 협력형 통합적 지원을 말한다. 본 연구는 기초학력 보장 지원 전체를 통칭하기 위해 ‘통합지원’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핵심적 접근 방식으로서 ‘통합지원’에 주목하고 그 실태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연구 문제는 “서울시 중학생의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통합지원 운영 실태는 어떠한가?”로 설정하였으며, 이를 서울시교육청 산하의 단위학교와 교육지원청의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적인 면담을 통해 파악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단위학교와 교육지원청에서 이루어지는 기초학력 통합지원 상황을 이해하고 통합지원 방안 마련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을 것이다.

II. 기초학력 통합지원의 의미와 관련 정책

1. 기초학력과 기초학력 통합지원의 의미

기초학력보장법에서는 기초학력을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의 학생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학교 교육과정을 통하여 갖추어야 하는 최소한의 성취기준을 충족하는 학력”으로 정의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3조 제1항에 의하면, ‘최소한의 성취기준’이란 “국어, 수학 등 교과의 내용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필요한 읽기·쓰기·셈하기를 포함하는 기초적인 지식, 기능 등”을 의미한다. 기초학력보장법 제정 당시 교육부(2019)는 기초학력 개념을 “문장과 수를 해석하고 일상생활을 해나갈 수 있는 역량”, 즉 “학교 교육과정을 통하여 갖춰야 하는 읽기·쓰기·셈하기와 이와 관련된 교과(국어·수학)의 최소 성취기준을 충족하는 학력”으로 정의한 바 있다.

이렇듯 주로 주요 교과에 대한 성취도나 학습 기반으로 공유되었던 기초학력의 개념은 역량 함양이 학교 교육의 주요 방향이자 목적으로 부각한 이후 이루어진 최근의 연구들(김유리 외, 2020; 김자영 외, 2022; 김태은 외, 2019)을 통해 필수 학습 능력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자기관리, 공동체 역량과 같은 학습지원 차원의 능력을 포함하는 것으로 재개념화를 요청받아 왔다. 해외에서도 기초학력은 단순한 교과 지식 습득을 넘어 배움과 삶에 대한 역량 차원에서 문해력과 수리력, 기본적인 학습 기능과 학습 전략 습득, 사회적·정서적 발달, 효율적인 인지 처리 능력, 언어능력, 가지조절능력 등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개념으로 나타나고 있다(Belafi, Hwa & Kaffenberger, 2020; Graham et al., 2007).

기초학력에 대한 개념 확장은 통합지원이라는 개념 형성 및 정책적 방향과도 밀접하게 연계된다. 기초학력 통합지원의 의미는 크게 내용적 측면과 전달체계 측면의 두 가지 살펴볼 수 있다. 먼저, 내용적 측면에서 통합지원은 ‘종합적(교육부, 2022)’, ‘총체적(김자영 외, 2022)’, ‘통합적(조윤정 외, 2019; 박상현 외, 2021; 박정길 외, 2021)’ 등의 다양한 표현으로 사용되는데, 공통적인 핵심 사항은 학습 이외에 정서, 행동, 사회성, 가정환경 등을 포괄하고 개별 학생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달체계 측면에서는 앞의 [그림 1]에도 나타나듯 개별 학생을 중심으로 복수의 공급 기관이 서로 연계하거나 통합해서 수요자에게 협력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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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학습지원대상학생을 중심으로 한 통합지원 개념도 출처: 교육부(2022: 1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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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역량으로서나 신학력관에 기반한 기초학력 개념 변화를 고려하면 통합지원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즉, 기초학력의 범위가 확장될 경우 통합지원 체계는 인지적 측면에 초점을 둔 교과 학습 능력 증진을 위한 ‘부가적’ 지원의 의미가 아니라, 개별 학생을 중심으로 기초학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지원하는 체계들을 종합적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으로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해외의 경우에도 각국의 기초학력 정책은 다양한 특징을 보이지만 학생 중심의 맞춤형 교육, 조기 개입과 예방, 학교와 지역 사회의 협력, 교사의 전문성 강화 등을 주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김유리 외, 2020; 이예다나, 손승현, 2022). 특히 핀란드는 학생의 기초학력 보장을 단순히 학습 부진을 개선하는 차원으로만 보지 않기 때문에 평등한 교육을 받을 학생의 권리보장과 개인의 복지 증진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원정책을 종합적으로 실행하는 통합지원의 모습을 나타낸다(이은주, 2022).

2. 기초학력 통합지원 관련 주요 정책

그간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특히 기초학력 통합지원과 관련한 최근의 정책에 대해서는 2022년 10월 교육부가 발표한 ‘제1차 기초학력보장 종합계획(2023~2027)’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초학력보장 종합계획에서는 최근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지속해서 증가하는 현상과 팬데믹으로 인해 심화된 기초학력 저하 및 학습 결손을 국가적 수준에서 지원하고 극복해야 할 것을 강조하였다. 이에 따른 주요 정책목표는 인공지능 기반 기초학력 진단 및 지원체계 구축(2025년까지)과 국가-지역-학교 연계 기초학력 안전망 완성(2027년까지)으로 설정되었다.

기초학력보장 종합계획이 포함하는 세부 과제는 ‘진단, 지원, 예방, 기반’ 측면으로 구성된 네 개 핵심과제 안에서 구체화 되었다. 첫째, ‘진단’ 측면에서 교육부는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과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응시대상을 확대하고, 표준화된 도구를 활용하여 단위학교를 중심으로 심층적인 진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둘째, ‘지원’ 측면에서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지원은 학교 정규수업, 학교 내 종합적 지원, 학교 밖 전문적 지원으로 구성되는 3단계 ‘다중 안전망 구축’을 통해 이루어진다. 셋째, ‘예방’ 측면은 기초학력 미달 예방과 교육결손을 학습, 심리, 정서적 측면의 종합적인 접근과 학생별 상황 및 특성에 따른 맞춤형 지원을 통해 접근하고자 하는 것이다. 단순히 ‘학습결손’ 해소가 아니라 ‘교육결손’ 해소로 접근하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 영역은 ‘기반’ 측면이다. 학습지원을 위한 기반을 내실화하기 위해 교과 및 담임교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담당교원의 업무환경을 개선하며, 안정적인 재정 투입을 골자로 한다. 이 외에도 교원양성과정에 학습지원에 관한 교육 내용 반영과 교원양성기관의 자체 프로그램 개발·운영, 국가·시도 기초학력지원센터 운영 등이 포함되었다.

이와 같은 국가적 종합계획 아래, 본 연구의 연구 대상이 소재한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도 ‘기초학력 보장 시행계획’(서울특별시교육청, 2022, 2024)이라는 종합계획을 마련하여 다양한 기초학력 관련 세부 사업들을 구체화하였다. 서울시교육청이 그리는 기초학력 보장 정책의 비전은 ‘더 질 높은 학교 교육 실현’에 놓이며, 목표는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 보장’에 있다. 서울시의 기초학력 보장 시행계획은 크게 ‘학습지원대상학생 선정(진단), 다중 학습안전망을 통한 예방 및 촘촘한 지원(예방 및 지원), 기초학력 보장 기반 강화(기반)’의 중점과제에 따라 추진된다. 2024학년도 시행계획은 ‘체계 구축, 진단 활동, 통합 지원, 전문 지원, 역량 강화’의 5개 영역과 12개 과제로 재구조화되었으나, 2023학년도 시행 계획과 같은 비전과 목표 아래 거의 유사한 추진 계획을 담고 있다. 첫째, 교육청은 다층적·전문적 진단을 통해 학습지원대상학생을 선정하고, 단위학교의 기초학력 보장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학습지원 담당교원 지정과 관련 직무연수 이수 의무화, 이들 교원이 담당하는 수업 시수나 업무분장 등에 대한 학교장의 재량권 부여, 대상 선정·지원 심의를 위한 지원협의회의 필수 구성·운영, 다층적 진단을 통한 대상 선정, 필요 시 외부의 전문적 진단을 통한 선정과 연계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둘째, 다중 학습안전망 중 정규수업과 연계한 기초학력 지원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기초학력과 밀접한 주요 교과(국어, 수학 등)에 대한 기초학력 협력강사 계속 지원(중학교는 1~3학년 학급별 주당 2시간 협력수업), 기초학력 맞춤형 교육 선도학교 운영과 학습자 특성을 고려한 교수·학습 설계 역량 강화, 에듀테크를 통한 개별 진단 및 피드백, AI기반 학습 자료 제공 및 학습 환경 구축 등과 같이 ‘모든 학생의 학습을 보장하는 맞춤형 수업 운영’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 외에도 대상 학생에게 학습적인 부분 외에 정서·심리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모든 학교에 두드림학교 예산을 교부하고 있으며, 방과 후, 주말, 방학 중 다양한 방식으로 학습지도 및 학습코칭, 읽기 지도, 학생의 심리·정서 지원, 관계성 함양을 위한 활동을 운영하는 ‘키다리샘’ 운영비 및 지도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공립학교에서 교당 1~3명의 ‘학습지원 튜터’ 채용, ‘학교로 찾아가는 학습상담’ 내실화, 난독(산)·경계선 지능 학생 지원 확대, 학생 맞춤형 지원을 위한 지역사회 연계 강화를 추진하여 학교 밖 지원을 연계하고 있다.

셋째, 서울시교육청은 기초학력 보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통합지원의 방향을 포함하여 기초학력과 학습지원대상학생에 대한 단위학교와 교원의 이해 및 지도 전문성 함양 지원, 보호자의 기초학력 보장 관련 교육활동에 대한 인식 제고와 공감대 형성 및 가정 연계 지도를 위한 역량과 홍보 강화, 기초학력 시행계획의 추진 지원과 교원 연수, 성과 관리 및 사례 공유 등 기초학력 보장정책의 실행과 확산에 기여할 서울기초학력지원센터 운영을 세부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교육부 및 서울시교육청의 정책적 방향과 과제를 바탕으로 ‘진단, 예방 및 지원, 기반’의 세 측면으로 연구 틀을 구성하였다. 이때 예방과 지원을 하나의 영역으로 구성한 것은 연구 대상인 서울시교육청 정책 과제와의 연계를 밀접하게 고려하는 동시에,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선정하여 이루어지는 지원 사업은 예방과 보장을 별개로 구분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기초학력 보장 지원이 곧 차후의 학습 부진을 예방하는 지원이라는 점을 고려하였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첫째, 중학생의 기초학력 통합지원 대상 진단과 선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둘째, 기초학력 미달 예방과 보장 지원 차원에서 중학생의 기초학력 통합지원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셋째, 중학생의 기초학력 통합지원의 기반을 이루는 운영 체계는 어떠한지를 파악하고자 한다.

III. 연구 방법

1. 면담 내용

본 연구에서는 기초학력 보장 관련 정책으로 제시된 통합지원의 내용이 실제 중학교 현장과 학교 밖 교육지원청의 지역학습도움센터에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현황과 실태를 파악하고, 필요 사항을 도출하기 위해 사례를 선정하여 심층면담을 실시하였다. 연구진은 2장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교육부(2022)와 서울시교육청(2022, 2024)의 기초학력 보장에 관한 정책 검토 내용을 바탕으로 심층면담을 위한 기본 틀을 마련하고, 면담 내용을 세 가지 핵심과제인 ‘진단을 통한 학습지원대상 선정’, ‘다중 학습안전망을 통한 예방 및 지원’,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기반’ 영역을 중심으로 <표 1>과 같이 구성하였다. 이때, 지역학습도움센터 담당자 면담은 단위학교의 내용과 유사하게 진행하되, 기관 특성을 고려하여 문항을 추가 구성하였다.

표 1. 면담 내용
분석 측면 주요 내용
진단 • 학생의 기초학력 진단 방식
• (지역학습도움센터용) 운영의 목적 및 업무
• 학습지원대상학생 선정의 기준과 방식
• 학습지원대상학생의 기초학력 저해 요인
예방 및 지원 • 학교 내 통합적 지원 실태: 정규수업을 통한 학습지원, 심리·정서나 복지 측면의 지원
• (지역학습도움센터용) 센터에서의 학습지원 및 통합적 지원
• 학교 밖 전문적 지원과의 연계 실태: 학교 밖에서의 전문적 지원 체계나 프로그램
• (지역학습도움센터용) 교육지원청 외부 지역 사회와의 연계 사항
• (학교 안과 밖) 통합지원의 성과와 한계: 통합지원의 효과에 대한 인식과 이유, 대표적 사례
기반 • 기초학력 통합지원 체계와 운영 실태: 학습지원 업무 담당자와 타 업무 담당자 간 연계와 협력(정보 공유나 관리 등), 학습지원대상학생 지원협의회 조직, 운영 방식
• 기초학력 통합지원 활성화 방안: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원 요구 사항, 통합지원을 활성화하거나 통합지원 체계가 잘 운영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이나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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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면담 대상

본 연구에서는 서울시교육청(본청)의 추천을 통해 타 기관과 비교해 기초학력 통합지원 정책에 협조적이라고 판단되는 3개 중학교와 1개 교육지원청 지역학습도움센터를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였고, 8인의 업무 담당자를 면담하였다. 면담 참여자는 각 학교와 센터에서 면담 당시 통합지원 관련 주무를 담당하고 있던 부장과 장학사, 지원사 등 업무를 중심으로 특정하였기 때문에 참여자 특성을 고르게 표집하기는 어려웠으나, 현장에서 기초학력 통합지원의 실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이들로 볼 수 있다. 대상교와 센터의 특징 및 면담 참여자의 기본 정보는 <표 2>와 같다.

표 2. 연구 대상 및 특징
학교/교육지원청 학교/센터 특징 면담 참여자
담당업무 성별 연령 교직경력
H중학교 (J교육 지원청) • 전교생 약 330명. 학습지원 대상은 약 10%(32명)
• 교육복지 집중지원 대상 45명. 이 학생들은 학습지원대상학생과 상당수 겹침(약 65% 정도 중복)
• 지역 특성상 군인 가정의 자녀가 60~70% 정도 재학. 다문화 가정, 보호자의 시간적·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가정의 학생이 많음
학습지원 담당부장 62 37
교육복지 담당부장 55 30
D중학교 (J교육 지원청) • 전교생 약 240명. 기초학력 부진 학생이 약 20%(50여 명)
• 교육복지 집중지원 대상 50여 명. 학습지원대상과 중복되는 학생이 많음
• 다문화 가정이 많아 기본적인 문해력이 떨어지는 학생이 많고, 여러 개의 운동부가 있어 운동을 중단하는 학생들이 학습지원 대상으로 포함되는 경향
• 기초학력 미달의 경계에 있는 학생(7명)도 담임교사의 추천과 ‘학습지원대상학생 지원협의회’의 결정에 따라 지원 대상으로 포함
학습지원 담당부장 56 28
지역사회 교육 전문가 35 10
S중학교 (G교육 지원청) • 전교생 약 300명. 이중 학습지원 대상은 약 10%(31명)
• 교육복지 지원 대상 학생도 10%(30명). 단, 해당 학생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중복 대상은 10명 정도
• 2011년부터 운영한 혁신학교의 문화 속에서 교사와 학부모는 상당히 협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음. 교육복지 차원의 교사 모임이 잘 구축되어 학교 부적응 등의 문제를 가진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고 있음
학습지원 담당부장 37 11
교육복지 및 진로상담 담당부장 50 26
N교육 지원청 지역학습 도움센터 • 총괄책임인 센터장과 팀장 외에 업무담당 장학사 1인, 행정 인력인 학습도움지원사 2인이 센터 운영
• 학생 지도 인력인 학습상담봉사자를 30여 명 선발하여 단위학교와 연결함.
• 복합적 요인을 지닌 학습지원대상학생에게 개별화되고 전문화된 프로그램을 지원함으로써 개별 맞춤형 통합지원을 강화함.
• 교육지원청 내·외부 위원들을 학생통합협의체로 구성하여 통합지원에 대한 지원과 협조, 자문을 받을 수 있는 협업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음
담당 장학사 44 20
학습도움 지원사 44 1 (해당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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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료 수집 및 분석

면담 참여자를 대상으로 사전에 본 연구의 목적과 취지, 조사 방식과 일정 등을 안내하여 단위학교와 교육지원청의 기초학력 관련 계획 및 운영 문서, 성과 보고 문서 등의 자료를 수집하였고, 면담 전 수집 자료들을 검토한 후 조사를 실시하였다. 면담 조사는 2023년 7월 18일부터 10월 27일까지 대상 학교와 교육지원청을 방문하여 이루어졌다. 모든 면담은 면담 참여자의 담당업무와 역할에 따른 깊은 소통을 위해 개별 면담으로 진행하였고, 각 면담에는 2~3명의 연구진이 함께 참여하였다. 면담하는 과정에서 반구조화된 면담 방식에 따라 일부 질문의 내용은 축소나 추가되었다. 면담의 과정에서 연구 윤리의 준수를 위해 면담 참여자에게 사전에 참여 여부를 재확인하고 연구참여동의서와 수당 지급용 개인정보동의서를 수집하였다. 면담 조사의 전 과정은 참여자의 동의하에 녹취하였고, 익명성 보장 및 녹취록과 분석 결과에 대해 삭제 요청이 가능함을 안내하였다.

면담 후 전사한 녹취록은 면담 대상에 따라 각기 20~30페이지 분량으로 작성되었고, 연구진은 코딩 방법에 대한 내용을 합의한 후 전사된 자료를 반복해서 읽으며 본 연구의 조사 항목에 따라 개방 코딩을 실시하였다. 이때 개방 코딩 작업은 세 개의 분석 영역에 따라 수행되었고, 개방 코딩 결과(초안)에 대해 연구진이 상호 검토 및 논의하며 주요 범주로 묶는 축 코딩을 실시하였다. 한편, 분석 내용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삼각검증을 실시하였다. 삼각검증은 동일 면담 문항에 대해 같은 기관 참여자의 응답 경향 및 서로 다른 기관 참여자들의 응답 경향을 비교·대조하고, 학교와 센터의 계획서, 운영 결과 보고서 등 수집한 문서 자료와 면담 내용을 상호 비교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또한, 면담 녹취록과 분석 초안은 면담의 맥락과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 연구진이 교차 검토하여 해석의 일관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분석 과정에서 나타난 의문 사항에 대해서는 전화로 추가 질문하거나 관련 자료를 요청하여 이해를 보완하였다. 최종 분석 결과는 기초학력 지원 및 교육복지 분야에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현장과 학계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초점 집단(focus group)을 통해 주요 분석 범주(대범주 내 하위범주의 분리와 재구성)와 해석의 적절성, 실태 분석 결과의 타당성, 용어 사용 문제 등에 대한 검토를 거쳐 확정하였다.

IV. 중학교 기초학력 통합지원 실태 분석 결과

1. 중학교 기초학력 지원 대상 선정과 영향 요인
가. 기초학력 진단 및 지원 대상 선정
(1) 진단평가와 교사의 추천에 의한 대상 선정

대상 중학교에서는 3월 초에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진단평가(D중)를 실시하거나, 1, 2학년 대상 및 3학년의 경우 일부 학생들(2학년 성적이 국영수 40점/E등급 미만)을 대상으로 한 진단평가(H중, S중)를 통해 학습지원대상학생을 선정하는 과정을 시작한다. 진단평가 결과를 통해 일차적으로 학습지원대상학생이 확인되면, 특수학급이나 운동부 등의 학생은 그 특성을 고려하여 대상에서 제외하거나(H중 사례), 선정 기준의 ‘경계선’ 학생에 대한 담임 추천 등을 통해 추가하는 과정을 거친다.

세 개 중학교 모두 학습지원대상학생을 선정하는 데 있어서 단지 진단평가 결과의 객관적 수치만을 고려하는 것은 아니었다. 교사들은 진단평가 결과에 따라 확인된 지원 대상이 아닐지라도 경계 기준 아래로 떨어질 수 있는 학생, 수업 참여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 학생 성장을 위해 지속적인 학교의 지원이 필요한 학생 등도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었다. 이렇게 기초학력에 대한 학습지원대상학생 선정은 진단평가 등을 통해 수치화된 학력 수준뿐만 아니라 “교사의 관찰과 지원협의회의 협의 과정을 통한 교사의 판단”을 통해 이루어진다.

(2) 진단 단계에서 지원 대상 중학생 학부모의 받아들임

단위학교에서 진단의 과정을 거쳐 학습지원대상학생을 특정하고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지원을 시작하고자 해도, 자녀가 기초학력 학습지원 대상이라는 것, 그리고 그에 따라 정규수업 안팎으로 이루어지는 추가적인 지도, 지원에 대한 학부모의 이해와 수용은 학생에 대한 적절한 지원을 시작할 수 있는 전제가 된다. 사례 중학교 학부모의 경우 대부분 자녀가 학습지원대상학생으로 선정된 것에 대해 크게 부정적이거나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지원 대상 학생을 프로그램에 참여시키는 데 있어서 학부모의 거부나 항의로 인한 어려움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 학습부진이 어느 정도 누적돼 있기 때문에, 초등학교 때부터 있고 그래서 어느 정도 그걸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중략> 그리고 또 학부모님들이 바쁠 수가 있어요. 그래서 그것까지 매번 신경 쓰기에는... 그게 초등학교랑은 다른 면인 것 같아요. 중학교 정도 되니까 초등학교 때 이미 누적된 아이들을 봐왔고 본인이 힘드니까 이런 거에 덜 부정적이건 아닐까... [D중, 학습지원 담당 교사]

부모님께 진단 결과표를 다 보내드렸어요. <중략> 3학년 같은 경우는 성적이 밑으로 내려온 아이들이 있어서 그 내용을 보내드렸어요. 프로그램 신청서를 받을 때 별로 어려움은 없어요. 부모님들 자기 자녀가 공부를 못한다는 걸 이미 알고 있고 결과표는 이제 거의 통보 비슷한 거죠. 부모님이 안 하겠다는 분은 한 명도 없었고요, 대신에 이제 아이들이 안 하려고 그러죠. [H중, 학습지원 담당 교사]

면담에 참여한 교사들은 중학교 학부모의 경우 이미 경험적으로 자녀가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자녀가 기초학력 지원 대상자라는 “현 상황을 수용”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다만, 대상 학생의 참여 여부는 별개의 “난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나. 기초학력 미달 영향 요인
(1) 인지적, 정서적, 학습적, 환경적 문제로 인한 학습의 어려움

면담 참여자들은 학생의 기초학력이 미달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인지 발달 문제, 학습 동기 부재, 부진의 누적 문제에 따른 심리·정서적 위축, 환경과 돌봄 문제’ 등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먼저, 경계성 지능에 있는 학생들과 같이 인지적으로 역량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고, 어떠한 이유에서 부진이 계속적으로 누적되어 온 경우가 있다.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역량이 절대 되지 않는 대표적인 학생들이 경계선 지능 아이들이 있고, 두 번째 경우는 인지적으로는 무리가 없는데 학습을 해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거나 경우, 탈북학생이나 기초가 너무 아예 없는 상황에서 초등학교를 입학해서 부진이 누적돼버리는 경우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N지역학습도움센터, 장학사]

또한, 면담 참여자들은 학습지원대상학생이 기초학력 미달에 이르는 영향 요인에 대해 기초학력 부진이 단지 인지적, 학습적 측면에 의해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고 단언하였다. 학생의 가정환경(사회 경제적 배경)과 학생이 겪는 정서적 문제 등이 학습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특히 교육복지 담당자들은 부모의 사회 경제적 여건의 어려움이 결국 자녀의 학습과 생활에 대한 관심이나 돌봄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제가 겪은 바로는 교육복지 집중지원 학생 중에서 90% 이상은 기초학력 미달이었었거든요. 물론 다른 학교는 조금 더 낮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이제 전에 ○○구에 있었는데, 10년 넘게 봤을 때 한 거의 90%는 기초학력 미달이었습니다. <중략>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부모님들이 생업에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뺏기시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까 자녀들한테 학습적으로 신경을 써줄 수 있는 것들이 부족했었던 것 같아요. [D중, 교육복지 담당 교사]

실제로 사례 중학교 모두 학습지원대상학생과 교육복지 집중지원 학생의 대상 중복이 적지 않다. H중학교의 경우 65% 이상이 동일 지원 대상에 해당하며, S중학교는 33%의 학생이 중복된다. 학습지원 대상 중 많은 학생이 학습 및 인지적 어려움을 겪는 것 외에도 사회 경제적, 심리·정서적 측면 등의 문제를 동시에 겪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학생 지원의 초점은 업무나 내용이 중심이 되기보다는 “대상 학생이 중심이 되는 지원 체계”가 마련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 부정적 학습 경험에 의한 학생 자존감 하락과 체념

기초학력 부진은 학생들의 부정적인 학습 경험에 기인하기도 한다. 면담 참여자들은 학생이 자신의 수준, 역량을 넘어서는 과도한 학습 내용이나 학습량을 소화해야 하는 경우 과제 수행에 대한 성공보다는 실패의 경험을 겪게 되고, 그러한 경험이 학습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형성하는 것으로 보았다. 특히 학교 교육에서보다는 사교육에서의 과도한 학습 요구에 따른 실패 경험 때문에 학습에 대한 흥미와 동기를 상실하는 사례가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된다.

초등학교 때부터 학원 많이 다니잖아요. 근데 학생, 학부모하고 상담해보면 학원에 대한 맹신도가 되게 높아요. 학원에 가면 선행을 많이 한단 말이에요. <중략> 학원 공부가 어려워지는 시점이 되면 기초 기본이 안 된 애들은 무너지기 시작하는데 그때부터 좌절하고 성공한다는 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많이 생기는 것 같더라고요. 아이들이 그러면서 이제 학업에 흥미를 잃어가는 케이스가 정말 가장 많은 것 같아요. [S중, 교무기획 및 학습지원 담당 교사]

초등학교 때부터 뒤처지기 시작해서 누적되어 간 부정적인 학습 경험은 “학생의 자존감 하락과 자신의 처지에 대한 현실 수용”으로 연결되고 있었다. 위축된 학생의 심리·정서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효과적인 지도 자체가 어려우므로 지도 교사들은 작은 성공에 대한 칭찬을 통해서라도 학생들의 자존감을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초등학생이면 조금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중학생이잖아요. 초등학교 때 이미 뒤처졌어요. 이미 그 상태에 너무 익숙해 있는 거죠. 나는 쟤보다 못해... \<중략> 저는 제일 먼저 자존감을 살려주려고 노력을 해요. 조금 잘하면 막 안아주면서 “잘할 줄 알았어, 진짜 잘했어.” 이렇게 막 극찬을 해주고 하니까 애들이 되게 좋아하고, 제 수업에는 결석생이 없어요. 1번이 자존감을 회복시켜주는 일이거든요. 근데 그게 참 어렵지만, 그 방법을 썼더니 효과는 좋아요. [H중, 교육복지 담당 교사]

2. 중학교 기초학력 미달 예방 및 지원
가. 단위학교 내에서의 통합적 지원
(1) 지원협의회를 통한 지원 내용의 결정: 학습지원과 정서적 지원

단위학교에서는 기초학력 책임지도에 필요한 사항들의 논의와 결정을 위해 지원협의회를 구성하고 있으며, 사례 중학교에서 학습지원대상학생 지원 내용은 ‘학습지원대상학생 교내 지원협의회’의 협의를 통해 결정된다. 먼저, 학습지원 측면에서 H중학교는 방과 후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국, 영, 수 과목을 지도하고, 이와 동시에 학습 동기가 없거나 우울감으로 학습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학생에게는 ‘학습코칭’ 프로그램을 함께 적용하여 정서적 지원도 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D, S중학교에서도 방과 후에 정규교사 또는 협력 강사 지원 대상 학생의 학습을 지도하고, 동시에 필요 학생에게는‘학습코칭(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례 중학교 모두 방과 후 교내에서 학습지도와 학습코칭이 이루어지는 점은 동일하나, H중학교의 경우에는 ‘○○아카데미’라는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대상 학생들에게 프로그램 인지도 및 참여도를 높이며 더욱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점이 특징적이다. 한편,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은 D중학교에서는 다문화 학생의 한국어 습득 문제로 인한 기초학력 미달이 많은 점을 고려하여 다문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수업 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정규수업 시간에는 협력 강사를 투입하여 다문화 학생의 학습을 직접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다문화 학생에 대한 이와 같은 지원은 기초학력 담당과 교육복지 담당(지역사회교육전문가), 상담교사 등으로 구성된 ‘학습지원대상학생 지원협의회’에서 “다문화 학생에 대한 상호 정보교환과 통합지원”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협력 강사분들 있잖아요. 그게 좀 많이 효과적인 것 같아요. 일단 우리는 다문화 학생이 많으니까 이 학생들 대상으로 했어요. 어느 쪽 사업인지는 모르겠는데, 다문화 교실에서 한국어 수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문화 학생들이 수업에 관한 걸 직접 지도받으니까 도움이 되는 것들이 있고요. 그다음에 기초학력에서 튜터 선생님 오셔서 하고 있는데, 수업 시간에 하는 거니까 도움이 되어서 운영을 계속 해왔더라고요. [D중, 학습지원 담당 교사]

사례 중학교에서는 학교 내 학습지원 프로그램 외에도 문화체험이나 심리·정서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도 계획하여 운영하고 있다. 예컨대, H중학교는 문화 체험활동으로 ‘비즈공예, 제과제빵’과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였고, D중학교는 ‘상담, 북 콘서트, 볼링’ 등의 심리·정서적 지원을 학습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에서 실시하고 있다. 동시에 D중학교 학습지원 담당 교사는 학력 외에 가정 문제나 교우 문제와 같은 다른 이유로 학교 수업을 거부하거나 잘 참여하지 않아 누적되는 여러 문제가 학습 부진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기초학력 사업이 아니더라도 교육복지 사업을 통해 운영하는 여러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기초학력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아 연계하였다. S중학교의 경우에도 학생의 심리·정서 지원을 위해 ‘토닥토닥 키다리샘’ 및 학교 자체적으로 ‘미술놀이, 클라이밍, 스포츠 몬스터’ 등과 같은 여러 활동을 제공하고 있었다.

D와 S중학교의 사례와 같이 단위학교에서 기초학력 대상 학생의 심리·정서적 지원은 기초학력 지원 사업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교육복지 사업이 운영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기초학력 지원 대상 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형태로 연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초학력 지원 대상자와 교육복지 지원 대상자가 중복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사업 간 연계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 교육복지 사업과의 연계를 통한 통합적 지원

면담 참여자들은 학습 부진이나 학교 부적응 학생들에게는 “학습하게 하는 것 이전에 학교생활에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활동이나 프로그램으로 접근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았다. 중학교 시기의 학생들은 학습지원 프로그램 참여 이전에 등교하는 것 자체가 문제인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학생들은 학교에 대한 마음이 열린 상태여야만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학습지원 담당 교사와 교육복지 담당 교사가 함께 공유하고 있는 통합지원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다.

이 학교는 다문화 반도 따로 있는데 한국어가 거의 안 되는 학생들이 상당히 있어요. <중략> 학교를 안 나오고 그래서 다문화 애들이 어떻게든지 학교에 좀 재미를 붙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요청하셨어요. 그런데 학습하고 관련이 있으면 사실 애들은 그렇게 흥미를 느끼지 않거든요. 그 아이들이 화장하는 거 좋아하고 미용에 그나마 좀 욕구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교육복지 프로그램으로 미용 관련해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서 진행을 하고, 건강 요리를 배우는 것들을 넣어 가지고 조금 더 학교 적응력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습니다. [D중, 교육복지 담당 교사]

이와 관련하여 특히 S중학교에서는 이미 교육복지 사업 차원의 다양한 프로그램(미술 치료 수업, 명상 수업, 클라이밍, 산행, 진로 체험 여행 등)을 운영하면서 교사뿐만 아니라 학교 관리자 차원에서도 학생의 심리·정서적 지원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면담 참여자는 학교가 제공하는 정서 지원 프로그램이 스트레스가 많은 학생, 불안한 학생, 긍정적 에너지가 필요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S중학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교육복지 영역에서 사업 예산 확보가 충분히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사실상 심리·정서 지원 사업은 기초학력 대상 학생을 초점화하여 운영된 것이 아니라 교육복지 대상 학생 지원으로 운영된 것이지만, 교육복지 지원 대상이 기초학력 지원 대상자와 상당수 중복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학생을 중심으로 보았을 때는 여러 사업이 상호 연계적으로 작동하여 기초학력 제고를 위한 기반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나. 학교 밖 전문적 지원과의 연계
(1) 기초학력 제고를 위한 학교 밖 전문적 지원의 낮은 활용

사례 중학교에서는 학습지원대상학생의 기초학력 향상 지원을 위해 단위학교 내 정규수업 및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하여 학습뿐만 아니라 학교생활 적응 지원, 심리·정서적 지원 등을 함께 접근하는 동시에, 학교 밖 전문적 지원과의 연계도 구축하고 있었다. 예컨대, H중학교에서는 지원 대상 학생들이 학교 인근의 복지센터에서 관심 있는 활동이나 한국어 학습 등을 할 수 있도록 연계하였다. 다만, 학생 관심 기반의 여러 활동은 학습지원 대상인 동시에 교육복지 지원 대상인 학생에게 제공되고 있으며, 학습지원 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계는 거의 한글 교육에 국한되고 있었다. 외부 전문기관과의 연계에서 있어서 기초학력 분야와 교육복지 분야가 구분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이 지역에 센터들이 되게 많거든요. 우리 학교는 ○○복지센터랑 되게 가까워서 복지 대상과 학습이 겹치는 아이들 중에서 ○○복지센터에서 영화, 연기 같은 거 공부하고 꾸미기도 하고 활동도 하고 발표도 하고 이런 거 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다문화 아이들 중에 ○○ 아카데미 참여가 어려운 정도로 우리말이 안 되는 아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외부기관으로 가서 한국어 배우고 오는 프로그램도 있고, 우리 학교로 와서 우리 말 가르쳐주는 프로그램도 신청해서 하고 있어요. 학습지원대상학생 중에서 외부기관하고 연계한 거는 한글입니다. [H중, 학습지원 담당 교사]

한편, D중학교나 S중학교의 경우에는 학습지원으로 학교 밖 기관과 연계하고 있지는 않았다. 단위학교 차원에서 접근하는 외부의 전문적 기관과의 연계는 학생 참여 저조로 인한 학생 수 미충족, 지원 대상자 간 시간 조정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프로그램 자체가 성립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 교육복지를 위한 학교 밖 전문적 지원의 높은 활용

학습지원과는 상대적으로 교육복지 지원 차원에서는 단위학교와 외부기관과의 연계가 상대적으로 잘 구축되어 있었다. 예컨대, 교육복지 담당 교사가 지역사회 기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홍보하여 참여하도록 하거나, 공동 사업을 계획하여 운영하기도 한다. 또한, 청소년 센터와의 연계를 통해 전문가나 자원봉사자의 지원을 받아 프로그램을 더욱 풍성히 하기도 한다. 이는 교육복지 사업의 경우 교육청이 정기 회의를 주관하고 거점학교를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지속적인 소통을 하는 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 D중학교의 교육복지 담당 교사는 학생이 초등학생 때부터 교육복지 지원을 받아왔을 때 외부기관 연계와 소통이 해당 학생의 성장을 추적하여 이해하고 지원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았다. 교육복지 관련 외부 지원의 긍정적 측면에 비추어 보았을 때, 외부기관 연계를 통한 학습지원 강화 방안 마련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지역 기관하고 거의 하루도 안 빼고 매일 연락하는 것 같아요. 교육복지 프로그램들은 학교 자체로 하는 건 없고 지역 기관에서 공동 사업을 한다든지, 프로그램 연계를 많이 하고 있고, 강사 인력풀 지원과 같은 최소한의 협력이라도 하고 있습니다. <중략> 제가 이 학교 막 와서 파악이 덜 됐을 때 지역 기관 선생님이 어떤 학생을 초등학교 때부터 봐오셨더라고요. 그래서 인수인계도 받고 사례 이관도 하고, 진짜 지역 기관하고의 네트워킹이 정말 필수고 서로 없어서는 안 돼요. 프로그램 같은 경우도 지역 기관하고 같이 했을 때 훨씬 더 자원이 풍성해져서... [D중, 교육복지 담당 교사]

한편, 학교의 상황에 따라 차이가 나타나기도 하였는데, 단위학교 내에서 자체적으로 교육복지 사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는 S중학교의 경우에는 교육복지 차원에서의 외부기관 연계는 잘 구축되어 있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S중학교에서 단위학교 차원의 사업을 충실히 운영하는 이유는 중 하나는 학생들이 방과 후에 외부기관으로 이동해서 참여할 여력이 없어 교육복지든 기초학력 사업이든 외부기관 연계를 통한 학생 참여는 끌어내기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저희가 추천해서 외부로 나가는 학생은 현재 없는 것 같고 저희는 학교 안에서 웬만하면 해결을 하는 것 같아요. <중략> 저희는 학교 안에서 사업을 많이 하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애들이 방과 후에 너무 바빠요... 그래서 Wee 센터라든지 약간 학교에서 멀리 떨어져서 어디 가는 것 자체가 진입 장벽이 커요. [S중, 진로상담 및 교육복지 담당 교사]

다른 한편으로, 학습지원 담당 교사의 업무 운영 경험과 외부 연계에 대한 이해도도 영향 요인이 된다. 단위학교에서 기초학력 담당 업무는 선호하지 않는 영역이라 업무 담당자가 해마다 바뀌는 학교가 많고, 그렇기에 담당자의 업무 이해와 연속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습지원 업무 담당자는 단위학교 내의 사업 운영을 우선할 수밖에 없으며, 외부 연계까지 고려하는 것은 여의치 않다. 학생 중심의 통합지원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단위학교 내 특정 교사의 노력과 희생에 의지하기보다는 기초학력 지원 사업 시스템적으로도 체계적인 접근과 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3) 교육지원청 학습도움센터의 단위학교와 학교 밖 전문기관 연계 지원

단위학교의 기초학력 지원은 1단계로 정규수업 시간에 교실에서, 2단계로 정규수업 시간 외의 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이루어지고, 마지막 3단계가 외부의 지원을 받는 형태로 나아간다. 3단계의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 즉 단위학교에서 노력을 기울인다고 해도 변화가 어려운 전문적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을 외부기관과 연계하는 역할은 단위학교 차원에서도 할 수 있지만, N교육지원청에서는 학생과 외부기관을 연계하는 역할을 ‘지역학습도움센터’가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N교육지원청 내 지역학습도움센터에서는 학습지원 담당 교사들을 대상으로 지역학습도움센터의 지원에 대한 안내 연수를 하고, 단위학교로 지원 신청 공문을 발송한다. 그리고 단위학교에서 교육청의 연계 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선정하여 신청하면, 지역학습도움센터는 자체 기준에 따라 대상 학생을 선정하게 된다. 선정은 학교에서 시행한 진단 검사 결과가 미도달이며 특수교육 대상자가 아닌 학생을 우선 대상으로 한다. 그리고 진단 검사 결과가 도달이더라도 단위학교에서 심리·정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추천한 학생들도 대상자가 될 수 있다. 프로그램이 시작될 때 센터에서 사전검사를 다시 실시하여 어떤 지원이 어느 정도 필요한지를 결정하고 개별 맞춤식 지원을 하고 있다.

N지역학습도움센터에서는 한글 교육을 강화한 ‘찾아가는 학습상담’과 학생의 학습 동기를 높이기 위한 ‘찾아가는 학습도움연극’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기관 연계 차원에서 난독 및 경계선 지능 학생 진단과 중재, 다문화 학생을 위한 언어치료, 학생통합심리검사를 지원하고 있다. 이때, 센터 운영의 목적을 ‘학습을 통한 성장’에 두고 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학습할 마음이 없는 학생은 Wee 센터나 전문의를 연계하여 심리적 치료가 이루어진 후에 학습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교육복지와도 연계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N지역학습도움센터에서는 학교의 지역사회 전문가와 연계하여 학생의 사회 경제적 배경과 관련한 정보도 얻고 지원 내용을 협의, 조율하고 있었다.

지역청마다 좀 다르긴 한데 학교에 지역사회 전문가분이 계세요. 그러니까 지역사회 전문가의 교육청 담당이라고 보시면 되는데 그분하고 연계해서 하고 있어요. 왜냐면 이게 학생이 어느 정도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는지, 대외비적인 내용이 많기 때문에 이 학생에 대해서 좀 협의하고 조율할 부분도 많아요. [N지역학습도움센터, 장학사]

단위학교에서 직접 학생과 외부기관을 연계할 수도 있지만, 학교 입장에서는 학교 차원에서 난독, 경계선 지능, 언어치료 등의 전문적 지원을 제공하거나 외부기관과 학생을 연계해 주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교육청 차원의 지원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업무상 편리성도 있지만, 교육지원청의 지역학습도움센터라 신뢰하고 안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센터에서는 지원 필요 대상 학생 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적절한 연계 기관을 충분히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난독이나 경계성 지원을 할 기관 개수 자체가 원래 부족해서 저희가 선정이 어렵습니다. 기관이 있어도 너무 영세해서 학생 3명 지원할 수 있는데 MOU 맺고 그러긴 어렵잖아요. 또 타당도 1급이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있고... [N지역학습도움센터, 장학사]

다. 기초학력 통합지원을 통한 학생의 변화와 성장
(1) 실질적인 학력 향상, 그리고 즐거움을 통해 성장 발판 만들어 주기

학습지원대상학생에게 학습지원 외에 심리·정서 지원, 학습코칭 등의 지원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졌을 때 중학교 현장에서 느끼는 성과는 여러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먼저, 정규수업 시간에 수업이 어려운 학생들을 별도의 소규모 집단으로 구성하여 이루어지는 학생 맞춤형 집중지원은 학생의 “실질적인 학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러한 효과는 특히 학습지원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H중학교에서 두드러지게 언급되었다. 소속 학급 내에서와는 다르게, 자신과 비슷한 학습 수준에 있는 친구들과 학습 외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경험하면서 형성되는 교우 관계 역시 학습지원대상학생의 사회·정서적 측면도 긍정적으로 전환하여 학력 향상 성과로 연결되고 있었다.

아이들이 일반 수업 시간에는 하나도 못 알아듣겠는데 ○○ 아카데미에서 한 네다섯 명 데리고 비슷한 수준의 애들끼리 모여서 수업하고 그러면 저게 저런 거였구나... 하면서 되게 좋아해요. 나 오늘 이것만큼 풀었는데, 이만큼 맞았는데, 하면서 자존감도 많이 올라가고... <중략> 가장 큰 문제는 아이들의 정서적인 거, 나 원래 못하니까 그냥 잘해봐야지 하는 의욕 자체가 없다는 건데, 마음먹은 애들은 결국 성적이 많이 올라서... 학력 성장을 보인 애들이 꽤 있어요. [H중, 학습지원 담당 교사]

하지만 이러한 학력 향상은 단기간에, 또는 모든 학생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성과로 보기는 어려웠다. 물론 지원을 하지 않는 것에 비해 어떠한 정도로든 효과를 보이는 면은 있겠지만, 학생마다 상황과 특성이 다를 뿐만 아니라 중학교 단계에서는 이미 학습 부진이 크게 누적되어 있어 학력 향상이 크게 눈에 띄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면담에 참여한 교사들은 “조금이라도 학력 향상의 효과를 보인다면, 모두가 아니라 몇 명이라도 학력이 향상된다면” 그 자체가 성과일 것으로 생각하였다. 또한, 교사들은 대상 학생들이 학력이 더 떨어지지 않게 유지 시키는 것, 학교생활 자체를 포기하지 않게 하는 것, 자신을 지원하고 지지하는 누군가가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도 향후의 학교생활과 학생 성장, 더 나아가 삶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콩나물 물주기’를 통해 콩나물이 어느 순간 자란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장기전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았다.

우리가 열 명을 지원한다면 열 명을 다 똑같이 살릴 수는 없더라도 이렇게 한두 명만이라도 살리면 그것도 굉장히 보람이라고 생각해요. 사실은 이게 우리가 몇 회기 이거 한다 해서 금방 변화되는 것도 아니고, 저는 ‘콩나물의 물주기’라고 생각하거든요. 얘가 자라는지 안 자라는지도 몰라요. 어떨 때는 좀 답답하기도 해요. <중략> 그런데 콩나물이 어느 순간 자란 것처럼, 얘도 뭔가 나중에 어려울 때 뭐 할 때 ‘학교 다닐 때 나를 품어주고 내 얘기를 들어주던 누군가가 있었지.’ 이것만으로도 살아갈 발판이 되지 않을까... 저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지금까지 왔습니다. [H중, 교육복지 담당 교사]

이와 같은 인식은 S중학교 교사와 N지역학습도움센터의 업무 담당자에게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즉, 꼭 지원 사업을 통해 국, 영, 수 보충 학습을 시키는 것이 아니더라도 예술, 체육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습지원대상학생이 즐거움과 안정을 우선 경험하게 된다면, 그러한 긍정적 경험이 결국 ‘학생 성장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공부도 공부지만 우선은 얘네들이 원하는 거, 학교에서 친구들 관계라든가 이런 면에서 좀 더 안정감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게 먼저라고 생각하고 지원해 주고 있어요. <중략> 그러니까 베이스를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지금 수학을 가르쳐주고 영어를 가르쳐주는 건 아니지만, 밑에 이렇게 저변을 만들어 줄 수 있고 학교와 친구들과의 긍정적인 관계가 만들어지면 수업에 참여하는 데 훨씬 좋겠다고 생각해요. [S중, 진로상담 및 교육복지 담당 교사]

원래 안 되는 친구들 있잖아요. 궁극적으로 성적을 올리는 건 학교 내라고 생각을 해요. 저희 센터가 찾아가는 학습 상담에서 목표를 두는 것은 학급에서 학습에 참여할 수 있는 정도의 태도, 역량 그런 것들을 갖추게 해주는 거죠. 동기를... <중략> 선생님 설명을 들을 수 있게 하는 정도, 그 정도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아이가 성적이 쑥 올라가지는 않아도 수업 시간에 좀 더 선생님 말을 듣고 공부에 대한 호기심이 조금은 생기게 하는... [N지역학습도움센터, 장학사]

(2) 가정환경을 고려한 학생 맞춤형 연계 지원(학습지원과 마음돌봄)과 학생 성장

면담 참여자들은 통합지원의 효과이자 성과를 학생의 변화와 성장으로부터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학생의 학습 부진이나 동기의 결여는 단지 학습적, 심리·정서적 측면의 지원만으로 개선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학생의 성장 배경과 가정환경, 가정상황이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사례 학교에서는 기초학력 통합지원을 학생의 가정환경을 고려한 교육복지 차원의 지원과 연계하여 학생 맞춤형 연계 지원의 형태로 접근하였고, 다년간 이루어진 노력의 과정에서 나타난 학생의 학교생활 변화와 성장을 큰 성과로 느끼고 있었다.

예컨대, 가정상황 자체가 돌봄이 이루어지지 못했고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한 S중학교 3학년 수진이(가명)는 중학교 1학년에 입학해서부터도 거의 말을 하지 않았고, 친구와의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등 학습 부진을 포함한 복합적인 문제를 보인 학생이다. 수진이의 상황을 파악한 S중학교에서는 수업 내 지원과 대학생 봉사 연계 학습지원, 그리고 상담과 스포츠 참여 등을 할 수 있도록 하였고, 다행히 수진이는 학교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수진이는 돌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서 그런지 1학년 들어왔을 때 이렇게 눈만 뜨고 있고 말을 거의 하지 않는 여학생이었다고 들었어요. 친구들 관계, 교류 전혀 없고 학습 지체에 있는 상태였고... <중략> 학교에서 상담 선생님이 상담도 계속했고, 선생님과 또 대학생 언니들 계속 붙여서 영어 수업, 수학 수업 기초 따라갈 수 있게 수업하셨고, 또 학교에서 하는 거의 모든 프로그램을 다 참여를 했을 건데 농구도 매일, 방학 때도 매일 나와서 했어요. [S중, 진로상담 및 교육복지 담당 교사]

또한, 수진이에게는 교육복지 차원의 지원과 학교 밖 지원 연계도 함께 이루어졌다. 학교의 학습지원, 지역사회 청소년을 위한 모임에서 여성용품 등의 지원 및 복지관 연계, 보건교사의 마음 돌봄 등을 통해 가정에서 느끼기 어려운 심리적, 물질적, 학습적 돌봄과 지원을 받은 수진이는 어쩌면 수진이가 본래 가지고 있었던 성향인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모습을 점차 발현해 나갔다. 3학년 중반에 들어 수진이는 기초학력 부진 대상 학생 명단에서 벗어난 상황이다. 하지만 수진이가 공부에 대한 의지를 표현했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학습지원 대학생과 연계하여 수진이의 학습을 계속해서 지원하고 있다.

부모의 부재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의 통합지원 사례도 의미 있는 성과로 나타났다.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S중학교 1학년 용희(가명)는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이다. 용희가 어릴 때부터 복지관 차원의 지원이 있어 왔고 용희는 지역사회 모임에서도 주시하고 있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무리 없이 용희의 어려운 가정환경에 정보를 얻고 파악할 수 있었다. 용희는 학습에는 전혀 관심이 없지만, 태권도를 잘하고 좋아하여 태권도 사범이 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다. 용희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과 용희가 희망하는 진로를 고려하여 S중학교에서는 보호자 및 협의체의 협의를 통해 용희가 태권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비용을 지원해 왔다.

한편, 교육지원청에서도 학생의 상황과 특성을 고려하여 부서 간 업무 협력과 연계를 통한 지원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N교육지원청에서는 한국말을 하지 못하는 다문화 가정 학생인 아름이(가명)의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 우선 다문화 담당 부서에서 한국말 교육을 지원하도록 하고, 한국말을 할 수 있는 시점에 지역학습도움센터로 연계하여 한글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하였다. 중학교 3학년인 아름이는 현재 초등학생 수준까지 한글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이에 따라 향후에는 센터 지원을 종료하고 학교 내 지원을 통해 기초학력을 향상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 방향을 전환하고자 한다.

용희와 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나 아름이와 같이 언어 문제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등에 대한 지원 사례를 보면, 학교나 교육지원청 등에서는 학생의 상황과 특성에 따라 지원의 방향과 내용을 다르게 접근하고 있었다. 학생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이해를 바탕으로 개별화된 맞춤형 연계 지원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3) 학부모의 협력으로 함께 끌어내는 학생의 성장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학생 지원은 학교나 교육지원청, 그리고 외부의 노력과 지원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지원 대상 학생의 학부모가 가지는 지원에 대한 인식과 태도가 학생 성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컨대, S중학교 진우(가명)의 경우 수업 시간에 해결하지 못한 것을 과제로 내면 가정에서는 진우 어머니가 진우가 과제를 마저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었다. 학교와 가정의 협력적 노력의 결과, 진우는 학습력도 좋아졌고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학교에서는 아직 1학년인 진우가 지금과 같은 협력적 지원을 받게 된다면 중학교를 졸업할 때는 학습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학년 1학기부터 해오던 진우 같은 경우에는 일단 어머님의 지지가 정말 컸어요. 방과 후 선생님이 진우가 느리다 보니까 수업 시간에 다 못하면 과제 형태로 내주시는데 어머님이 붙잡고 앉아서 같이 해 주시는 거예요. 그래서 진우는 어느 정도 수행력이 빨라졌고, 단계 단계를 밟아가고 있어요. 이 상태로만 같이 협력해서 3학년까지 가면 졸업할 때는 어떤 학생에게도 뒤처지지 않을 만큼 충분히 실력이 올라갈 거라고 지도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더라고요. [S중, 교무기획 및 학습지원 담당 교사]

기초학력 지원 대상이 된 자녀에 대한 학부모의 지지와 지원, 학교와의 협력은 학생 성장과 학력 향상에 매우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 학부모의 이해와 협력적 지원을 끌어낼 수 있는 노력이 병행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라. 기초학력 통합지원의 어려움과 한계
(1) 학교에 대한 불신, 학교 내 지원 및 학교 밖 연계 지원을 거부하는 학부모

위의 진우 사례처럼 기초학력 지원 대상 학생의 학부모가 학력 향상과 학생 성장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동하기도 하지만, 면담 참여자가 느끼는 학생 지원의 어려움과 한계 요인 중 하나도 학부모로부터 도출되었다. 예컨대, S중학교 다현이(가명)는 사회성에 문제가 있고, 학교생활에도 성실하지 못하여 이런 문제에 대해 학부모와 논의하려고 해도 학부모가 자녀의 문제를 부정하고 교사의 관심에 무례하게 대응하고 있어 학교는 다현이를 지원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학습지원대상학생의 부모가 학교와 방향을 함께 하지 못하고 거부하는 상황에서는 교사도 별도로 학생을 지원할 방법이 없는 것으로 인식하였다.

지역학습도움센터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는데, 특히 중학교 학부모들은 학교 내에서의 지원까지는 수용하더라도 학교 밖 연계에는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지원이 많이 필요한 학생들인데 학부모들의 동의가 잘 구해지지 않아서 도움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일 때 안타까워요. 특히 중학생 학부모님들은 학교에서 권하니까 그리고 우선 학교에 남아서 무언가 더 배운다고 하면 그거는 괜찮은데, 학교 밖에서 하는 것은... 봉사자님하고도 그렇고 저희하고도 거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요. 그냥 학생들하고만 소통하고 있어요. [N지역학습도움센터, 지원사]

교사들은 학생이 배움에 대한 의지와 열망을 가지게 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학교 차원의 노력은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었다. 오히려 학부모 대상 교육도 필요할 것으로 보았는데, 학교의 지원을 신뢰하지 못하는 학부모는 아무리 부모 교육이나 안내를 하려고 해도 참여하지 않는다는 어려움을 함께 호소하였다. 학교 안팎에서 학습지원대상학생을 통합적으로, 충실하게 지원하기 위해서는 학부모의 인식 변화를 함께 도모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 학습지도보다 더 어려운 학생의 참여 끌어내기

기초학력 지원에서 사례 중학교 교사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또 다른 어려움은 학습지원대상학생의 참여를 지속적으로 끌어내는 것 자체에서 나타났다. 학생의 방과 후 일정도 문제지만 부진이 누적되고 학습에 흥미가 없는 학생들, 학습에 무기력한 학생들에게 추가적인 학습을 위해 학교에 머물도록 설득하는 것부터 한계에 부딪히는 것이다. S중학교의 경우에는 학습이 아닌 흥미 기반 활동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해도 학생들이 참여하지 않는 상황을 호소하기도 하였다. 특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 참여가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귀찮은 거지 애들이... 1, 2학년은 “싫어요. 안 해요.” 이런 애가 별로 없어요. 근데 이상하게 3학년들이 잘 빠져서 좀 전에도 ○○ 아카데미 빠진 애들하고 실랑이 하느라고... <중략> 3학년 같은 경우는 그냥 해도 잘 모르겠고, 부진 상태가 좀 오래되다 보니까 좀 적당히 개기면 졸업인데 약간 이런 느낌도 있고 해서... 오히려 3학년이 더 열심히 해야 하잖아요. 지금 3학년들을 제가 안 가르치는 애들이다 보니까 담당 선생님께 안내했는데도 안 나와요. [H중, 학습지원 담당 교사]

그래도 교사들은 학습지원대상학생에 대한 교사의 마음 씀과 역량이 학생의 참여도를 높이는 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았고, “학습지도 이전에 학생과 교사의 마음과 마음이 만나도록 하는 것”이 먼저일 것으로 보았다. 이들 학생 특성상 학습에 초점을 두고 교사와 학생이 만나도록 하는 상황은 “서로가 그냥 수고하는 일”이 될 뿐이라는 것이다. 통합지원이 더욱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어떤 선생님 학생들은 100% 다 와요. 어떤 반은 한두 명밖에 안 와요. 선생님의 역량과 많이 맞물려요. <중략> 아이들하고 굉장히 친밀하면서 서로 마음과 마음끼리 만나야 비로소 독서를 하든 수학을 하든 재밌게 흡수하지, 무조건 너 대상이니까 와서 수업해, 억지로 자리에 앉아 있기는 해도 얘가 머릿속에서 계속 딴생각하면 서로가 그냥 수고하는 것뿐이죠. 그래서 저는 교사 개개인의 역량과 마음과 마음끼리 만나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학생과 교사의 마음이. [H중, 교육복지 담당 교사]

3. 기초학력 지원 기반
가. 통합지원 체계의 운영 실태
(1) 지원협의회를 통한 학생 이해와 학생 지원의 연속성 확보

단위학교에서는 기초학력 책임지도를 위해 ‘학습지원대상학생 지원협의회(이하 지원협의회)’를 조직하여 통합지원 사항 전반을 계획·운영하고 있다. 지원협의회의 인적 구성은 교감, 업무 담당 교사(학습, 복지), 교과교사, 보건교사, 상담교사 등을 포함하여 학교에 따라 다양한 구성으로 나타났다. 면담에 참여한 교사들이 보인 지원협의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대상 학생의 경험과 성장은 누적해서 일어나는 데 비해 담임교사나 지도교사가 보는 학생의 현재 상황은 학생 삶의 단편(斷片)에 불과한데, 지원협의회를 함께 이루고 있는 교육복지 담당 교사나 상담교사의 경우에는 학생을 좀 더 긴 호흡으로 바라봐 온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지원협의회를 통해 지원 대상 학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듬해에 교사 전보나 담당 업무 변경으로 인해 업무의 연속성이 끊어지더라도 집단으로 구성된 지원협의회가 그러한 공백이나 학생 지원의 연속성을 보완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의체에서 기초학력 쪽에서 학습 프로그램을, 교육복지에서 문화체험을 서로 연계하는 계획을 나누지는 않는데, 학생들에 대한 사례 파악은 좀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협의체에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애들에 대해 공유하는 장이 되다 보니까 그때 얘가 이런 특성이 있었구나... <중략> 학생 사례를 들으면 지속적으로 그게 영향력이 생기는 것 같아요. [D중, 교육복지 담당 교사]

이렇게 지원협의회를 만들어 놓으면 제가 만약에 다른 학교로 간다고 해도 여기 안에 있던 사람들이 내년에 또 같은 협의회에 들어가잖아요. 교과부장들이랑 학년부장들이 다 바뀌지는 않잖아요. 겹치는 사람들이 ‘작년에 이렇게 이렇게 운영했더니 성과가 좋았다고 해요.’ 그러면 그게 이어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협의체가 필요한 것 같아요. [H중, 학습지원 담당 교사]

(2) 지원협의회 구성 및 운영의 이상과 현실의 간극

지원협의회 운영 상황은 학교에 따라 다르게 전개되고 있었다. H중학교의 지원협의회는 한 달에 1회 정도로 운영되고, 이 외에도 사안 발생에 따른 운영이 추가되었다. 기초학력 통합지원의 전체적인 계획 수립 시에는 지원협의회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되, 그 외에는 관련자만 참석하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많은 인원이 지원협의회에 포함된 D중학교의 경우에도 학습지원대상학생과 관련한 주요 사항을 지원협의회에서 결정하고 있는데, 공식적으로는 1학기 초 운영 계획 수립 시 한 차례 운영된 것에 그친 상황이다. 적정한 지원협의회 구성 규모와 운영 시기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원협의회에 대한 인식과 활용 양상도 학교 상황에 따라 다소 다르게 나타나고 있었다. H중학교 면담 참여자들은 교사의 담당 업무에 따라 분절적으로 이루어지는 학생 지원이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지원협의회를 통해 “업무에 따라 분화되는 지원이 아니라 학생을 중심에 둔 지원”이 필요하고 이루어져야 한다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는 편이다. 아직은 이상적인 방향과 실제 현실 사이에는 시스템적인 간극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교사 차원에서 학생 지원을 위한 협의를 해나가고 있었다.

복지 업무는 부장님이 하시고 기본 학력은 제가 하고, 이렇게 딱 이원화돼서... 이거는 잘못된 거죠. 다른 경우도 부장은 수련 활동 담당, 기획은 방과 후 담당 이런 식으로 찢어서 업무를 하니... [H중, 학습지원 담당 교사]

D중학교의 경우에는 지원협의회를 통해서가 아니더라도 교사 간 상황 공유가 자연스럽게,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교육복지 담당 교사, 진로교사, 상담교사 등 교육복지 관련자들 간의 학생 정보 공유로 보이며, 기초학력 학습지원 협의로 보기는 어려웠다. 또한, 학습지원 담당 교사와의 공유나 협의는 언급되지 않았다. 학생에게 나타나는 문제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동하지만, 학교 업무에서는 기초학력 학습지원과 심리·정서 지원을 다른 프로그램으로 분리 인식하는 경향도 있었다.

개인적인 공유는 많이 하는 편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통합지원팀도 운영하지만, 꼭 그 회의 자리가 아니더라도 저희 상담 선생님이라든지 진로 선생님들 몇 분이 교육복지 프로그램에서 진행하는 멘토링을 해주고 계시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대상 아이들의 상황에 대해 항상 공유를 해주세요. 꼭 회의를 하지 않아도 선생님들이랑 이야기하면서... [D중, 교육복지 담당 교사]

S중학교는 지원협의회가 잘 구축된 모습이었지만 타 중학교와 마찬가지로 협의회를 주기적으로 운영하지는 않고 있었다. S중학교의 경우 매달 2회의 수업 연구회가 학년별로 이루어지고 있고, 비교과 교사들로 구성된 ○○○ 모임에서 학생에 대한 협의가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어 특별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안이 없다면 지원협의회를 개최할 필요가 없다고 인식하였다. 지원협의회를 통하지 않더라도 학생에 대한 정보 교류와 협의가 수시로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통합지원을 위한 협의회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S중학교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 모임은 사실상 교육복지 협의체에 해당하여 학습지원 담당 교사가 함께 참여하지 않고 있다. 즉, 기초학력과 교육복지 지원 대상 학생이 중복되는 비율이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연계가 이루어지는 부분도 있겠지만, 일의 내용상으로는 ○○○ 모임이 기초학력 지원과 밀접하게 연계되지는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초학력 향상을 중심으로 한 모임의 활성화 방안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학습도움센터를 운영하는 교육지원청에서도 학습지원대상학생의 복합적인 요인을 진단하고 선정하며, 통합적 지원을 하기 위한 협업시스템으로서 ‘학생통합협의체’를 구성하고 있다. 이 협의체는 내부 위원으로 ‘학교통합지원센터 과장, 팀장, 담당 장학사, Wee 센터 실장, 초·중등교육지원과 장학사, 교육협력복지과 장학사 및 교육복지조정자’를 구성하여 기초학력과 교육복지를 연계하고 있었다. 또한, 외부 위원으로 ‘다문화 담당 장학사, 지역 교육복지센터 센터장,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 임상심리사’ 등을 두어 학교 밖 연계를 통한 통합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일반 교육지원청의 지역학습도움센터는 연간 4회 이상, 시범 교육지원청은 연간 10회 이상 수시로 협의체를 운영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교육지원청에서는 학생 지원 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를 단위학교에서처럼 다양한 통로를 통해서 하기 어려우므로 협의체를 적절히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예산 운용과 업무 단절에 따른 지원 중복과 학생 유치 경쟁

단위학교에서 느끼는 통합지원의 어려움은 예산 운용과 관련해서도 크게 나타났다. 사업 운영을 위해 학교에 배부된 예산은 해당 사업에 대해서만, 또는 해당 영역에 대해서만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예산 운용의 융통성이 없다. 또한, 부서별로 계획된 유사 사업이 많아 “학생 유치 영업 경쟁”이 나타나 인기, 비인기 프로그램이 나뉘기도 하는 고충도 있었다.

저희는 영역별로 예산이 내려오면 꼭 영역별로 예산을 사용해야 하거든요. 그게 학습 영역이랑 심리 ·정서 영역, 문화체험 영역, 보건 복지 영역, 복지실 운영, 이렇게 해서 5개의 영역을 꼭 이제 기본으로 잡고 가야 해서 영역별로 하나 이상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래서 학습 같은 경우는 비슷한 사업들이 너무 많아서 저희끼리는 이런 말을 많이 하거든요. 서로 영업하듯이 유치 경쟁을 해야 한다고... 학생들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아이들을 먼저 선점하는 사람이 어떻게 보면 잘 운영하는, 그리고 인기, 비인기 이렇게 돼버리는 것이 고충이긴 합니다. [D중, 교육복지 담당 교사]

다른 한편으로, H중학교와 S중학교 면담 참여자 중 일부는 기초학력 대상자와 교육복지 대상자가 많은 부분 중복되긴 하지만 기초학력과 교육복지 사업의 목적이 상호 다르고, 예산이 분리되어 있으며 예산에 따라 사업이 다양화될 수 있기 때문에 학생 특성과 필요에 따라 별도로 운영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보았다. 또한, 학생들이 필요에 따라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기도 하였다. 예컨대, 학습지원은 불필요하지만 심리·정서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은 교육복지 예산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사업 운영 및 대상의 중복성과 효율성을 고려한다면 기초학력 관련 사업으로 운영되는 심리·정서 지원 프로그램과 교육복지 사업으로 운영되는 심리·정서 지원 프로그램을 분리해서 운영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저희가 하는 목적과 상담복지부에서 하는 목적이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각 부서에서 돌아가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아요. 또, 아이들 입장에서 교무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기초학력에서 하는 프로그램, 상담복지부에서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냥 학교에서 하는 프로그램이잖아요.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크게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에요. [S중, 교무기획 및 학습지원 담당 교사]

나. 기초학력 향상과 통합지원 활성화를 위한 현장의 필요
(1) 학습지원의 영역과 교육복지 영역의 통합

면담에 참여한 교사들은 학생을 중심에 놓고 보면 겹치는 사업이나 프로그램이 너무 많다는 것에는 동의하였고, 이를 통합하여 집중적, 지속적으로 운영할 방안이 있다면 적용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또한, 교육청이 새롭게 하달하는 사업이 기존의 사업과 어떻게 차별화되는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아 도리어 학교 현장에 혼란을 주기도 하며, 사업 운영의 지속성도 떨어뜨리는 것으로 인식하였다. 학습지원 영역과 교육복지 영역에 중복되는 부분이 많은 데 비해 예산은 분리된 것이 근본적인 문제인데, 단위학교에서 예산이나 프로그램을 통합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통합지원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학생 지원의 영역과 목적을 중심으로 통합이 가능한 영역을 타진해 보고, 종래 사업을 통합 및 재구조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과 통합지원의 우수 사례 개발, 보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주 새로운 사업이 생기는 것 같아요. 두드림이 생겼는데 두드림이 있는 상태에서 또 다른 명칭의 비슷한 성격의 프로그램. 결국은 교육복지 대상이 되는 아이들을 데리고 학습부진이나 기초학력으로 이름만 달라진 느낌이 들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분산해서 똑같이 하느니 ‘한 부서에서 효율적으로 운영하자’라는 명목하에 사업비를 통합해서 운영하면 좋겠어요. [D중, 교육복지 담당 교사]

(2) 온오프라인으로 적용 가능한 자료와 프로그램 개발·보급

기초학력 향상 중심으로 필요한 지원에 대해 면담 참여자들은 학생을 위한 지원 외에도 단위학교와 교사를 위한 지원 필요에 대한 의견을 많이 제시하였다. 먼저, 교사들은 학습지원대상학생 지도를 위한 자료와 프로그램 개발, 보급에 대한 바람을 크게 나타냈다. 학습지원대상학생 지도에 참여하는 교사들은 정규수업을 위한 수업 준비 외에도 소수의 지원 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자료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각기 기울이고 있었다. 물론 학생의 학습 특성과 수준에 따라 지도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에 지도교사의 노력이 별도로 필요한 면이 있겠으나, 기존의 자료들은 문제 풀이 중심이라 지원 대상 학생에게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방과 후 학습에 꾸준히 참여하기 어려운 학생들이 온라인으로도 흥미를 느끼며 참여 가능한 자료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면 학교 내에서의 지원과 연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견도 제시하였다. 일반 학생들과는 다른 특성, 요즘 학생들의 상황과 특성을 고려한 자료와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지금도 퇴근 안 하는 게 내일 학습 자료 만들고 있는 거거든요. 그냥 기존에 나와 있는 문제집 풀어, 문제 풀어 이렇게 해서는 애들이 아무 느낌이 없어요. 흥미를 끌기 위해서 그런 거 만들고 있으려니까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들어요. 선생님들이 지도하는 게 가장 효과가 좋다면 선생님들이 기초학력 프로그램 운영할 수 있게끔 자료를 좀 만들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교육청에서 내려온 것도 보면 너무 형식적이고 도움이 되지는 않더라고요. [H중, 학습지원 담당 교사]

(3) 통합지원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인적·물적 인프라 확보

기초학력 통합지원 준비와 운영을 함께 할 인력 지원의 필요도 언급되었다. 학습지원대상학생들은 사실상 일대일의 지원을 제공하는 게 가장 효과를 크게 가져올 수 있는데, 일대다 상황에서는 교사도 공통 학습지도에 더 초점을 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력과 관련해서는 학생을 지도할 강사를 구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나타났다. 현재 강사를 뽑는 일을 단위학교에서 하고 있는데 이 경우 담당 교사는 수업을 제대로 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사 구하는 문제에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고, 이러한 것도 교사들로 하여금 학습지원 업무를 꺼리게 하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강사에 대한 보상도 현실화하는 등 인력풀을 확보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방과 후 강사님들을 뽑으면서 정말 애를 많이 먹었는데 사람이 잘 안 뽑혀요. <중략> 지리적인 특성도 있을 거고 그다음에 돈을 얼마 안 주잖아요 사실은... 인력풀을 국가 차원이든 교육청 차원이든 시 차원이든 해서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교육청에 문의해 봤었는데 교육청도 거기에 대한 고민이 진짜 많으시더라고요. 전문 인력들을 다 이제 학원 가거나 돈 많이 주는 데 가지 학교를 안 온다는 거예요. 그런 인력풀이 절실하더라고요. [S중, 교무기획 및 학습지원 담당 교사]

지역학습도움센터 담당자도 학생들을 지원할 수 있는 기관과 인력 확대를 통해 지도 학생 수를 적정화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였다. 통합지원을 필요로 하는 학생 수는 늘어나는 데 비해 연계할 수 있는 기관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외부 기관 입장에서는 교육지원청과 연계하였을 때 얻는 이득이 크지 않아 연계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을 만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찾아가는 학습 상담과 같이 지역학습도움센터에서 학교로 보내는 학습상담봉사자들이 겪는 어려움도 지역학습도움센터 차원의 인력 확보에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상담봉사자는 보통 4명의 학생을 담당하게 되는데, 그중 한 명의 학생이라도 부정적인 행동을 하게 되면 다른 학생 지도는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지원 인력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함께 지원 대상 학생의 특성에 따라 지도 학생 수의 융통성 있는 적용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기초학력 보장과 삶을 위한 지원 사이의 적절성과 균형성 검토

마지막으로, 면담을 통해 중학교 단계에서 학습 역량과 흥미가 모두 떨어져 학습지원이 이상적인 효과를 내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국·영·수 교과 중심의 학습지원은 오히려 학생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학생이 자신의 삶을 잘 꾸려나갈 수 있게 하는 분야를 개척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교사의 솔직한 마음도 볼 수 있었다. 중등 단계의 학생들에게 국·영·수 위주의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지원과 삶을 위한 지원 사이의 적절성과 균형성을 어떻게 정립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애들이 만들기 활동 이런 걸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만들기 활동을 복지실에서 많이 했어요. 다 기준 미달인데 손재주가 있어서 만들기는 또 엄청 잘하는 아이도 있어요. 그래서 제가 “너는 야 제과제빵 쪽으로 가면 성공하겠다.”... 공부는 정말 바닥이어도 저는 그 기초학력 책임지도 하면서 교육청이 너무 이렇게 국영수 위주로 그러지 말고 그냥 특기적성 쪽으로 좀 이렇게 해줘도 훨씬 뭔가 하나 잘하는 거 있으면 얘가 나중에 먹고 사는 데 지장 없으면 되지 않겠는가... 너무 국영수 위주 기초학력으로만 초점을 맞추는 거 아닌가... [H중, 교육복지 담당 교사]

그럼에도 중학교 교육은 보통교육이자 의무교육으로서 기능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초학력을 향상하기 위한 지원은 중요할 것이다. 다만, 정말 학습에 의지가 없는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교과 학습에만 초점을 두어 접근하기보다는 학생의 삶, 진로와 연계되는 차원에서 우선 접근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학생이 자신의 삶과 진로에 대한 방향성을 가지고 준비하도록 하면서, 학생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학습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형태의 지원으로 폭넓게 접근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V. 결 론

본 연구는 기초학력을 중심으로 한 학생 중심 통합지원에 초점을 두어, 중학교에서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한 통합지원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을 사례로 선정하고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심층면담을 실시하였다.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학생 중심 통합지원에 관한 연구가 아직 미흡한 상황에서, 본 연구는 중학교 학습지원대상학생을 중심으로 학교 내외 통합지원 실태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특히 학습 부진의 원인과 지원의 필요를 단순한 인지적 요인에 한정하지 않고 심리·정서·환경적 요인을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학교 및 지역 수준의 통합지원 체계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성이 있다. 주요 결과를 진단, 예방 및 지원과 성과 인식, 기반 측면에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초학력 미달 진단과 관련하여 학습지원대상학생은 단위학교의 진단평가 결과 외에도 교사의 추천에 따른 지원협의회의 협의 과정을 통해 선정된다. 선정 결과를 보면, 학교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기초학력 지원 대상 학생 중 교육복지 지원 대상과 중복되는 비율이 33~65%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원인은 학습적 이유만이 아니라 인지 발달, 심리·정서적 문제, 가정환경과 돌봄 부재 등의 복합적 요인에 의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단위학교에서는 학습 이외에도 학생의 심리·정서적 지원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직접 개설하거나 학교 밖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초학력 사업 예산과 내용만으로는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기 어렵거나 교육복지 사업이 운영하는 좋은 프로그램이 있는 경우 지원 대상 학생이 교육복지 사업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연계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학교의 조직이나 관리자 및 담당자의 의지와 역량에 따라 통합지원 수준에는 차이가 존재하였다.

둘째, 단위학교에서는 교육지원청의 학습도움센터를 통하거나 자체적인 접근을 통해 더욱 심도 있거나 특별한 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외부의 전문기관과 연계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학교가 학생의 학습지원을 위해 외부 기관 연계하기는 쉽지 않기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은 경향이 있으며, 기초학력 업무 담당자의 업무에 대한 이해와 경험도 외부 기관 연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학교가 개설한 프로그램에 학생을 참여시키는 것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외부 기관으로 학습하러 가게 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프로그램 자체가 성립되기도 쉽지 않았다. 한편, 단위학교는 교육지원청의 학습도움센터가 중재하는 기관 연계에 대해서는 신뢰를 보이는 편이나, 학습도움센터 차원에서도 전문성과 책임감을 가진 외부 기관 확보는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나타났다.

셋째, 면담 참여자들은 기초학력 지원을 통해 학생이 아주 조금이라도 학습 능력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거나 전체 중 몇몇 학생이라도 효과를 보인다면 그 자체가 기초학력 통합지원과 노력의 성과가 될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당장에는 학력 향상의 모습을 보지 못하더라도 학생이 현재 학력이라도 유지하게 하는 것, 학교에 다니는 것 자체를 포기하지 않게 하는 것, 자신을 지지하는 누군가가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 등도 학생의 성장과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았다. 학교 현장의 이러한 실태와 인식에 비추어 보면, 기초학력 지원 사업은 단지 학습적 측면으로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인지적, 심리·정서적, 사회적 지원 등 통합지원의 중요성은 커진다. 사실상 지원의 내용으로 본다면 인지적, 학습적 지원이 가장 성과를 보기가 어렵고, 학습이 아닌 흥미 위주의 프로그램을 구성해도 학생 참여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넷째, 단위학교에서는 기초학력 통합지원을 위한 기반으로 여러 업무를 통합하는 인적 구성을 통한 지원협의회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협의회는 기초학력 지원과 관련하여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안을 협의 및 결정하는 기능 외에도 교원 전보나 담당 업무 변경으로 인해 업무가 단절될 수 있는 상황에서 담당자의 공백이나 변경, 학생 지원의 연속성을 보완하는 데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교육지원청의 통합지원 지침에 기반하여 구성되는 지원협의회가 형식적으로는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하는 체계는 갖추고 있었지만, 실질적인 협의회가 활발하게 운영되는 것은 아니었다. 이는 교육복지 분야의 모임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으로 파악되었다.

본 연구는 기초학력 통합지원 체계의 초기 운영 실태를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구체적 실행 전략이나 정책 모델을 제시하는 것은 연구 범위를 넘어선다. 그러나 이상의 실태 분석 결과를 토대로, 중학생의 기초학력 통합지원이 학교 현장에 안착하여 내실 있게 이루어지기 위해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한 사항을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기초학력은 비단 문해력, 수리력 수치로만 파악되는 것은 아니며, 다면적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다. 학생이 가진 복합적 요인에 따라 기초학력 지원 대상이 교육복지 지원 대상과 상당수 중복되는 점을 고려한다면,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지원은 타 사업과의 연계를 강화하여 통합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특히, 통합지원은 업무나 지원 내용이 중심이 되기보다는 학생이 중심이 되는 지원 체계로의 실질적인 전환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나이스(NEIS)와 연계된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부서에서 학습지원대상학생을 통합적,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기초학력 관련 세부 사업의 통합과 예산 운용에 대한 단위학교의 자율성 확대를 검토해야 한다. 단위학교의 가장 큰 요구는 기초학력 관련 세부 사업들이 많기 때문에 이를 통합하고 유연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세부 사업을 모두 시행해야 하는 것이 아니기에 학교와 학생 특성에 따른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동시에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들이 기초학력 통합지원의 틀 안에서 어떻게 분류되고 유목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교육청 차원의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학교별 컨설팅이나 대안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둘째, 학생 중심의 통합지원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단위학교와 몇몇 교사의 노력이나 헌신을 기대하기보다는 교육지원청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고 단위학교와 외부 기관 연계 활성화와 관련된 조직과 기능 검토 등을 통해 기초학력 지원 사업 자체도 시스템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점검하여 체제를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교육지원청 차원에서도 기초학력 관련 학습도움센터, 학교폭력 및 위기 학생 관련 학교통합지원센터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 교육복지 사업과 관련 지역교육복지센터도 있다. 학습지원 및 교육복지 세부 사업들이 다양하게 많고, 교육청과 교육지원청 내에서도 세부 사업별 담당자가 달라 사업 운영과 관리가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단위학교에서 통합지원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학교가 복합적 원인을 가진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교육청과 교육지원청 수준에서도 단위학교와 학생에게 학습, 상담, 복지 등을 통합적으로 접근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셋째, 단위학교 학습지원대상학생 지원협의회의 협력과 운영이 실질화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지원협의회는 단위학교에서 기초학력 보장 지원 체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현재는 학교 내 각종 위원회 수준에서 지원협의회가 분리되어 있고, 기초학력 및 교육복지 등의 기본계획에서 각각 협의체를 구성하도록 한 것도 어려움을 가중한다. 본 연구를 통해 보면 기초학력 통합지원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학교에서는 기초학력 세부 사업별로 담당자가 다 분리되어 있고 권한도 거의 동등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민주적으로 보이지만 담당자 간에 협력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반해 학생 중심으로 통합지원이 잘 이루어지는 학교를 보면 단위학교 내에서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이 존재하고, 핵심 담당자에게 상당한 권한이 부여된다. 기초학력 지원협의회가 실질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예컨대, 각종 기본계획 마련 시 여러 협의회를 통합 운영할 수 있되 사안에 따라서는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상시적인 협의가 가능한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학교 관리자는 학교 내 관련 부서와 역할을 재정립하는 동시에 통합지원 담당교원의 수업 시수, 업무분장 등 근무 여건을 조정하여 이들이 기초학력 업무를 지속해서 해나갈 수 있는 여건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넷째, 기초학력 미달 문제에 타당하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통합지원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본다. 또한,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통합지원의 목적은 학생들의 기초학력 향상에 초점이 놓여야 할 것이다. 다만, 학습 결손이 누적된 중학교 지원 대상 학생의 인지적, 학습적 특징을 고려한다면 학교급 구분 없이 동일한 관점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중학생의 경우에는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생각해보며 자신의 미래 삶 속에서도 학교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의미 있다고 느낄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과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 면담을 통해 학습 역량과 흥미가 모두 떨어져 학습지원이 효과를 내기 어려운 중등 단계의 학생들에게 “주지교과 중심의 학습지원은 오히려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학생이 자신의 삶을 잘 꾸려나갈 수 있는 분야를 개척해나가도록 지원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하는 교사들의 고민을 볼 수 있었다. 초중등교육은 보통교육이자 의무교육으로서 기능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초학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은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학습에 의지가 없는 학생에게 교과 학습에만 초점을 두어 접근하기보다는 학생의 삶, 진로와 연계되는 차원에서 우선 접근하는 방법도 때로는 필요하다. 즉, 학생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진로를 설정하고 자신의 삶과 진로에 대한 방향성을 가지고 준비하도록 하면서 해당 진로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기초학력, 기초소양을 함양하도록 하는 맞춤형 지원이 현실적일 것이다.

본 연구는 기초학력 통합지원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교육부의 ‘제1차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2023~2027)’ 및 서울시교육청의 정책 초기 추진 상황과 운영 실태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기적으로 다소 아쉬움이 있다. 또한, 서울시교육청의 사례를 중심으로 실태 분석을 진행하였기 때문에 시도교육청 간 차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통합지원이라는 연구의 주요 논의 방향성과 정책적 맥락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아울러, 정책 시행 초기 단계의 특성상, 기초학력 통합지원의 효과성을 검증할 수 있는 충분한 객관적 통계자료나 실증적 성과 자료가 아직 축적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교 및 지역 차원에서 통합지원 체계가 구축·운영되는 실태와 초기 운영상의 과제 및 지원 요구를 중심으로 분석한 본 연구의 결과는 정책적·실천적 함의를 제공할 것이다. 향후 다양한 지역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통합지원의 실태와 효과를 중장기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후속 연구가 이루어지길 제안한다.

Notes

1) 본 연구는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교육정책연구소에서 발간한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통합지원 운영의 실태 분석 및 발전 방안(박상현 외, 2023)’의 일부를 수정․보완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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