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우리나라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행정안전부(2023.1.15.)에 따르면 2022년에도 인구감소가 이어져서 2020년, 2021년에 이어 3년 연속 감소하였다. 통계청(2021.12.9., pp. 3-4)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20년 5,184만 명인 총인구는 2040년에 5,019만 명으로 감소하여 인구성장률은 –0.35%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인구감소 현상은 수도권도 예외가 아니어서 2040년 이후에는 세종을 제외한 전국의 16개 시·도에서 마이너스의 인구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였다(통계청, 2022.5.26., p. 7). 합계출산율은 2023년 기준 0.78명으로 나타나 2016년 1.17명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통계청, 2023.2.22., p. 3). 학령인구(6-21세) 역시 2020년 789만명에서 2040년에 447만명 수준으로, 342만명 정도 감소할 것이 예상되었다. 초등학교(6-11세) 인구는 2020년 272만명에서 2040년 181만명으로, 중학교(12-14세) 인구는 2020년 136만명에서 2040년 77만명으로, 고등학교(15-17세) 인구는 2020년 139만명에서 2040년 70만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었다(통계청, 2021.12.9., pp. 3-4, 14).
인구감소 문제뿐 아니라 지역별 인구 불균형도 심각한 문제이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0.24%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으며(하혜영, 김예성, 2021, p. 3), 코로나-19로 인해 지방에서 수도권으로의 청년층 인구 이동이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상호, 2020, p. 13). 이처럼 교육 및 일자리, 사회기반시설 등의 이유로 수도권으로의 인구 이동이 지속되고 있고 이로 인해 지방소멸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지방소멸지수2)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소멸주의 단계에 진입한 상황이다(허문구 외, 2022, p. 16). 2000년부터 20년간 지방소멸지수의 변화를 살펴보면 수도권과 광역시 지역들도 빠른 소멸과정을 경험하고 있으며, 전국의 228개 시군구 중에서 소멸고위험 지역에 해당하는 지역은 2010년까지 0개였다가 2015년 3개에서 2020년 22개로 5년 만에 7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허문구 외, 2022, pp. 18-20). 소멸위험지역의 경우 2022년 3월 기준 113곳으로, 전국 시군구의 약 절반(49.6%)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었다(한국고용정보원, 2022.4.29.).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2021년에 전국적으로 89개 지역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하였고 지방소멸 및 인구감소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2022년부터 10년간 ‘인구감소지역’을 포함한 15개 시·도 및 기초자치단체에 연간 1조원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지원하고 있다(행정안전부, 2021.10.18., 2022.8.16.).
인구구조의 변화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2년 세계 인구 중 유소년인구(0-14세)는 25.3%, 고령인구(65세 이상)는 9.8% 수준인 반면, 우리나라 인구 중 유소년인구는 11.5%, 고령인구는 17.5% 수준이다(통계청, 2022.9.5., p. 11). 이러한 인구구성비에 따라 2040년에 유소년인구는 8.8%로 감소하고 고령인구는 34.4%로 증가할 전망이어서 고령인구 구성비가 20년 후에는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통계청, 2021.12.9.). 지방의 인구 구성 상황은 더 심각한데, 고령화율이 높은 경북과 전남 등 초고령 상위 10위 지역의 경우 평균 고령인구 비중이 40.36%에 해당하고 있다(허문구 외, 2022, p. 19).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의 인구 이동의 경우 40대 미만의 인구 이동이 두드러지는데, 2020년 기준 20세 이상 40세 미만의 청년인구 중에서 54.5%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하혜영, 김예성, 2021, pp. 7-8). 이러한 상황으로 볼 때 인구감소 지역의 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청장년층 유출, 열악한 교육 환경, 고령화 심화와 같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및 지원이 필수적으로 요청된다(허문구 외, 2022, pp. 85-89).
한편, 미래 사회에 대한 전망은 다채롭고 예측불가능하기까지 하다. 국회미래연구원(2019, pp. 309-310, 364, 424, 427-428)의 2050년 미래시나리오 예측 연구에서는 현재 상태의 고착 및 유지 시나리오도 있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한 플랫폼 정부의 등장,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기술을 통한 스마트시티의 발전 및 초연결사회로의 전환, 유전자 조작을 통한 트랜스휴먼의 등장, 가상세계를 통한 다중정체성의 출현 등 현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미래의 모습들이 제시되었다. 정홍원 외(2021, pp. 99-102, 105-108)는 10년 후 미래 사회에는 시간 단위로 계약을 맺고 장소의 개념은 없는 긱(gig) 노동 형태가 활성화되고 수도권과 대도시 인구 집중화가 더 심화되는 각자도생의 사회, 또는 여성, 장애인, 이민자 등 개별적 특수성이 강화되어, 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매체나 공간보다는, 특수성을 위한 공간들이 지역 범위로 확대되는 에코챔버(echo chamber)3)의 사회 등으로 변화될 가능성을 언급하였다. 이처럼 기술의 진보와 인간의 다양성, 사회 거버넌스 등 여러 변수들의 선택과 발전 정도에 따라 미래 사회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띄게 될 것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학령인구 감소 및 미래 사회 변화라는 도전과 위기의 상황에서 미래 학교교육을 상상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학교교육의 방향을 탐색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미래에 인구감소는 지속되는 반면 인구 변화의 양상이 지역별로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2040년이라는 특정 미래 시점을 기준으로 지역별, 학교별 특성에 따라 나타날 미래학교 시나리오를 구체화하여 미래학교 시나리오를 통해 예상되는 쟁점들을 바탕으로 미래 학교교육을 위한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 및 미래학교 사례 연구, 미래 교육 시나리오 등에 대한 선행연구를 분석하고, 시나리오 방법론을 통해 3개의 미래학교 시나리오를 구체화하고, 미래 학교교육의 변화를 위한 정책적 개선 방안들을 제안한다.
II. 이론적 탐색
이 장에서는 미래학교 시나리오 구축을 위해 관련 선행연구들을 분석하고자 한다. 선행연구들은 미래 교육의 방향에 대해 시사점을 줄 수 있는 2015년 이후의 국내외 교육 관련 연구들로 국한하였다. 선행연구를 통한 이론적 탐색은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 미래학교 사례, 미래 교육 시나리오 연구로 구분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미래 사회의 다양한 변화 방향을 예측하여 주요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는 최근의 연구들을 분석하였다. 인구, 사회, 기술, 경제, 정치를 포함한 5개 분야의 메가트렌드를 탐색하고 교육에의 영향을 분석한 김경애 외(2015, pp. 101-106)의 연구는 인구학적 변화로 인해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심해지고, 생산인력 및 학생 수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학교 규모와 형태가 다양해질 수 있으며, 사회 변화로 인해 가족의 형태 및 기능이 변하게 되면서 교육 부문에서 정서 지원 및 사회성 교육에 대한 요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또한 기술 변화로 인해 로봇, 인터넷 강의 등을 활용하게 되면서 교사에게는 코칭, 맞춤형 컨설팅 등의 역할이 요구되고, 산업구조의 변화와 고용불안은 성인의 교육기회 요구를 확대하여 유연한 고등평생교육체제가 구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마지막으로 정치 변화에 따라 여성의 정치참여 및 사회진출이 확대되면서 교육과 보육에 대한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게 될 것이고 교육에서의 지방자치 및 학교의 자율권도 확대될 것이라고 보았다.
전 세계적인 메가트렌드를 분석하여 교육과의 연관성을 제시한 OECD(2019)의 연구는 교육에 영향을 주는 5가지 메가트렌드로 세계화(globalisation), 민주주의(democracy), 안전 이슈(security), 고령화(ageing), 현대 문화(modern cultures)를 제시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메가트렌드와 함께 교육과의 연관성으로 글로벌 역량 및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 구축, 성인 이후의 민주주의 참여 촉진을 위해 조기 시민 참여 활동, 사이버 위험으로부터 학생을 보호하고 디지털 회복력을 기를 수 있는 교육, 평생학습의 중요성 및 세대 간 소통 강조, 양질의 영유아 교육 및 보육에 대한 필요성 등을 논의하였다(한국교육개발원, 2020, pp. 33, 53, 73, 91, 109; OECD, 2019, pp. 18, 36, 54, 72, 90). 이와 유사하게 최상덕 외(2020, pp. 220-228)는 2045년 한국의 교육 관련 핵심 이슈를 제4차 산업혁명(디지털 혁명), 소득 양극화 및 사회 갈등, 저출산·고령화, 기후변화, 다문화화의 5가지로 제시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미래에는 인공지능과 효과적으로 협업하는 역량과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창조적인 역량이 요구되며, 소득 양극화, 사회 갈등, 삶의 질 하락 등이 더 심각해질 수 있어서 다른 인재와의 경쟁에서 이기는 역량보다는 다양한 의견을 가진 인재들을 포용하고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학교지식과 교육과정 재구조화를 논의한 정영근 외(2021)의 연구에서는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 탐색을 위해 과학, 산업·경제, 환경, 사회·문화, 정치·국제, 아동·청소년, 정보·인공지능의 7개 분야를 설정하고 각 분야의 메가트렌드를 제시하였다. 총 31개로 제시된 메가트렌드는 미래의 진보 및 발전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한편, 불안과 유해 요인이 양산되는 그림자도 담고 있는 등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고 분석되었다. 지금까지 살펴본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 연구들은 공통적으로 저출산·고령화, 인공지능의 발달, 가족 형태의 변화, 기후변화 등을 제시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미래 교육 역시 학령인구의 감소, 평생학습체제 구축, 직업 형태의 변화 및 다양화, 학교 및 교사의 역할 변화, 협력과 문제해결 역량 강조 등 불확실한 미래 세계에 적응하고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교육 시스템 및 교육 정책 등이 요청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음으로 미래학교 사례 및 운영 모델을 탐색하고 있는 연구들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현재에도 다양한 방식의 미래학교들이 운영되고 있는데,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을 탈피하고 있는 학교, 시간표나 수업시간 등의 시간적인 개념을 확장하거나 유연하게 운영하는 학교, 학년의 통합이나 무학년제 등 연령 구분이 없는 학교,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학교 등 다양한 미래학교의 형태를 통해 미래학교의 방향을 상상해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국내외 미래학교 사례 및 모델을 탐색하고 있는 5개의 연구를 살펴보았다.
첫째, 계보경, 유지현(2016)은 테크놀로지 시대 미래학교의 변화 트렌드를 분석하고 새로운 학교 모델들을 검토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교육이 ‘도제교육’과 ‘학교교육’의 시기를 거쳐 ‘평생학습’의 시기로 진입 중이며, 이러한 평생학습의 시기에는 교육의 책임이 부모와 개인에게 옮겨가고, 교육 콘텐츠는 ‘학습하는 방법을 학습(learning to learn)’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교육의 장소가 가정, 직장, 학습센터 등 다양한 장소에서 학습이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보았다(계보경, 유지현, 2016, pp. 10-11). 이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미래학교로 알려져 있는 11개의 학교 사례들을 분석하고, 미래학교의 변화 방향을 역량의 확대, 시간적 확대, 공간적 확대, 공급자의 확대, 소비자의 확대 등 다섯 가지 특성으로 제시하였다.
둘째, 박종필(2016, pp. 49-54)은 미국의 School of the Future 사례를 분석하여 학교 및 교사 교육에 주는 시사점으로 교원 연수 및 사전 교육의 중요성, 기존의 학교 예산을 통해 운영 및 지속될 수 있는 모델 개발과 학교 차원에서의 예산 확보를 위한 노력 필요, 정보과학기기나 첨단시설의 강조보다는 교실 내에서 이루어지는 수업과 교육과정에 초점을 두어 추진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 보장,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학생 및 학부모와의 의사소통 통로의 확보 필요 등을 제시하였다. 셋째, 김현진 외(2017, pp. 88-89)는 현재의 법과 제도, 학교 문화의 수용 범위 내에서 운영되는 점진적 변화의 미래학교, 법과 제도의 개정 및 문화적 혁신을 보여주는 파괴적 변화의 미래학교, 두 수준의 변화를 부분적으로 채택한 점진-파괴적 변화의 미래학교의 3가지 미래학교의 유형을 제시하였다. 파괴적 변화의 초등학교 모델에서는 역량 기반 무학년제 및 홈스쿨링 연계학기의 맞춤형 교육이 이루어지는 학교-가족-지역사회 연결 모형을, 점진-파괴적 변화의 고등학교 모델에서는 역량 중심 융합 교과 및 진로 탐색 인생학기를 운영하는 학교 모형을, 파괴적 변화의 중·고 통합학교 모델에서는 역량 기준 도달에 따라 진급이 이루어지고 연구자로서의 교사가 상주하는 학교 모형을 제시하였다.
넷째, 정제영, 이청민, 김가경(2019)은 국내외에서 시도된 다양한 미래학교 사례를 통해 미래학교의 방향으로서 개인별 학습시스템,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을 위한 유연한 교육과정, 문제해결에 중심을 둔 문제 기반 학습, 개개인의 성취에 초점을 맞추는 절대평가 지향을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Wyatt 외(2021)는 미국 대도시에 위치한 학교-대학 파트너십 사례 연구를 수행하여 미래학교 모델의 4가지 요소로 100∼120명의 3, 4, 5학년으로 구성된 다연령 학생들, 학생의 이동과 다양한 집단 구성을 위한 개방적이고 유연한 물리적 학습 환경, 1명의 리더 교사 디자이너와 2명의 자격증을 가진 교사, 3명의 예비교사로 구성된 협력교사팀, PBL 수업을 통한 학습자 중심 교육과정을 제시하였다(Wyatt et al., 2021, pp. 60-62). 이 연구는 이러한 사례 연구를 통해 기존의 학년, 교과, 시간표 등으로 대표되는 ‘학교교육의 법칙(grammar of schooling)’에 대해 도전하고자 하였다(Wyatt et al., 2021, p. 65).
미래학교 사례 연구들은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무학년제 및 홈스쿨링 운영, 다양한 수준의 학생, 다양한 장소에서의 학습을 고려한 유연한 교육과정 등 기존의 교실, 학년, 시간표 등의 틀을 깨는 미래학교 모형들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선행연구들은 디지털 기술의 활용 등을 강조하기보다 수업과 교육과정에 초점을 두어 미래학교가 추진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기술적 혁신이나 공간적 혁신을 포함하면서도 교육과정적 혁신에 초점을 두어 미래학교의 방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미래 교육 방향에 대한 논의를 위해 미래 교육 시나리오 관련 선행연구들을 분석하였다. 미래 예측은 불확실하고 여러 가지 변화 방향성을 다각도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미래 시나리오를 제시함으로써 미래의 변화상에 대한 여러 가능성들을 준비할 수 있도록 미래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다(홍선주 외, 2017, pp. 123-124).
첫째, 김경애 외(2015)는 원리, 목표, 형태, 재정투자의 4개 변인들의 조합에 따라 예상, 희망, 좌절의 3가지 미래 교육 시나리오를 제시하였다. 예상 1위 시나리오인 ‘한 지붕 세 가족’ 시나리오에서는 시장화의 원리를 바탕으로 학교 밖 온·오프라인 경험들을 학점으로 인정해 주면서 학력인정체제가 네트워크화된 형태로 확대되고 평등성이라는 목표를 위해 교육 재정투자를 확대한다. 희망 1위 시나리오인 ‘모두가 주인공’ 시나리오에서는 시장화나 자본주의의 원리보다 교육을 둘러싼 공공성의 원리가 더욱 강조되며, 보편적 이익과 혜택이 모두에게 공유될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최고의 공교육을 보장하기 위해 꾸준히 재정투자를 확대한다. 마지막으로 좌절 시나리오인 ‘의자 게임’ 시나리오에서는 시장화 및 수월성을 추구하고 사회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여 기존의 집합형 학교 모형을 유지하며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교육투자를 감축한다(김경애 외, 2015, pp. 129-156). 이 연구는 희망 시나리오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미래 교육이 공공성, 평등성, 네트워크화, 재정확대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둘째, OECD(2020)는 학교교육의 확대, 교육 아웃소싱, 학습 허브로서의 학교, 삶의 일부로서의 학교의 4가지 미래 학교교육 시나리오를 제시하였다. ‘학교교육의 확대’ 시나리오에서는 공교육에의 참여는 계속 확대되고 졸업장은 여전히 경제적, 사회적 성공의 수단이 된다. ‘교육 아웃소싱’ 시나리오에서는 학교교육의 대안으로 민간이나 지역사회 기반 등 다양한 교육의 형태들이 등장하여 학습자의 속도대로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는 유연성이 강화된다. ‘학습 허브로서의 학교’ 시나리오에서는 학교의 기능은 남아 있지만 능력을 검증하는 시스템이 다양화되면서 학력편중주의로부터 벗어나 개별화된 학습 방식이 강화되고, 교사와 함께 다양한 전문가들이 혼재한다. ‘삶의 일부로서의 학습’ 시나리오에서는 학교 시스템이 서서히 해체되면서 학습의 기회가 무료로 제공되고, 디지털 기술을 통해 교육뿐 아니라 삶의 문제해결이 이루어지면서 교육과 일, 여가의 구분이 희미해진다(박은경, 2020, pp. 4-10; OECD, 2020, pp. 43-53). OECD는 이러한 복수의 미래 시나리오를 통해 다양한 미래의 도전들을 고려하고 이에 대해 준비할 필요가 있음을 제안하고 있다.
셋째, 류광모(2021)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한 교육적 대응 시나리오를 학교자치형, 교육자치-일반자치 기능 강화형, 중앙집권형 시나리오의 3가지로 제시하였다. ‘학교자치형’ 시나리오에서는 단위학교가 중심이 되어 교육과정 자치가 이루어지고 학교 안에서 돌봄 및 방과후 학교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보았다. ‘교육자치-일반자치 기능 강화형’ 시나리오에서는 학교가 지자체와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교육이 학교뿐 아니라 외부 기관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으며 학교의 기능이 네트워크화된다. ‘중앙집권형’ 시나리오에서는 학령인구의 감소가 국가개입이 불가피한 국가의 재난 상황이라고 보고 교육부 대신 인구 수 유지를 위한 새로운 컨트롤타워가 등장하여 교육, 보육, 의료, 복지, 일자리 등이 통합되어 운영될 것이라고 보았다.
넷째, 이강주 외(2021)는 디지털 전환 미래 교육 시나리오 도출을 위해 교사의 역할, 교육 경험, 교육 거버넌스, 공간 변화, 교육 운영의 주체, 평가의 6개 변인을 설정하고, 지난 25년 동안의 미래 교육 관련 학술논문의 경향성을 분석하는 빅데이터 군집분석을 통해 미래 교사와 학교의 역할 변화 시나리오, 학교를 둘러싼 거버넌스와 학교 공간 변화 시나리오, 교육 운영 주체와 학생평가 변화 시나리오를 제시하였다. 이를 종합하여 미래 학교교육에서 교사는 학습자들의 다원화된 학습경험의 촉진자 역할을 수행하고, 학교는 지역의 학습허브센터로서 기능하며, 학습자들의 학습역량 이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측하였다(이강주 외, 2021, pp. 352-358).
지금까지 살펴본 미래 교육 시나리오는 다양한 미래의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상상력을 자극하고 현재 우리에게 개선이 필요한 사항들을 지적해 준다. 시나리오 연구는 미래 시점의 교육의 모습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 목적을 두기보다는 복잡함과 애매함이 특징인 미래 사회의 다채로운 특징들을 극단적인 관점들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현재의 우리가 어떤 선택들을 해나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게 해준다(김경애 외, 2015, pp. 128-129). 선행연구들은 현재 학교교육의 문제들이 거의 변화되지 않거나 오히려 강화되는 암울한 미래를 예측하기도 하고 학교가 조금 더 유연하게 운영되거나 해체되는 등 파격적인 방식으로의 변화 방향도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에는 학령인구 감소라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미래 연구들이 많았고 학령인구 감소를 가정하더라도 지역별, 학교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학령인구 감소의 미래 상황과 지역별 차이를 고려한 미래학교 시나리오 연구를 통해 미래 교육을 위한 정책적 변화와 개선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III. 연구 방법
본 연구에서는 연구 방법으로 시나리오 방법론과 델파이 조사 방법을 사용하였다. 이 장에서는 먼저 미래 연구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시나리오 방법론을 설명하고 본 연구를 위해 도출한 변인을 제시하였다. 다음으로 본 연구의 시나리오 도출을 위해 실시한 델파이 조사의 문항, 개요, 분석 방법에 대해 제시하였다.
미래 연구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시나리오 방법론은 미래를 하나의 모습으로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모습으로 예측함으로써 미래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방법론이다(최항섭 외, 2005, pp. 38-39). 보통 인구추계예측, 경제성장예측과 같은 단선적 예측은 과거의 데이터를 토대로 하여 그 추세가 미래에도 지속될 것을 가정한 상태에서 이를 수식화하여 예측한다. 그러나 교육, 계층, 과학기술의 변화 등과 같이 과거의 데이터만으로 그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영역에서는 미래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변인들을 설정하고 이 변인들이 미래에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에 따라 여러 가지 가능성들을 조합하여 미래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예측하는 시나리오 방법론이 적합한 방법론이 될 수 있다.
시나리오 방법론으로는 2x2 시나리오 방법론, 복합시나리오 방법론 등이 많이 활용된다. 2x2 시나리오 방법론은 2개의 변인을 도출하여 그 변인들의 발생가능성 2가지를 조합한 상황들을 사분면에 배치하는 것이다. 이 방법론은 신속하고 간편하기 때문에 가장 널리 활용되며, 4개의 시나리오 중 최상의 시나리오와 최악의 시나리오를 도출하여 각각의 상황에 맞는 전략을 준비할 수 있다. 그러나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을 2개로 제한하는 것과 단순한 미래 예측 등의 한계가 있어서(최항섭, 이명진, 2009, pp. 19-20) 최근에는 2개 이상의 중요한 변인들을 도출하고 이 변인들의 조합을 통해 보다 다양한 미래 시나리오들을 도출하는 복합시나리오 방법론이 더 널리 활용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복합시나리오 방법론 중에서 여러 변인들의 조합으로 인해 너무 많은 수의 시나리오들이 도출되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시나리오들 중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들을 선별하고 발생가능성 1위 시나리오, 발생가능성 2위 시나리오 등으로 위계를 설정하는 ‘위계적 복합시나리오 방법론’을 사용하였다. 위계적 복합시나리오는 미래의 모습을 다양하게 예측하는 동시에 가장 발생가능성이 높은 미래의 모습들을 위계적으로 제시함으로써, 미래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고 정책적으로도 어떤 부분에 먼저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지를 보다 분명하게 제시해 준다는 장점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 미래학교 사례, 미래 교육 시나리오에 대한 선행연구에서 제시된 변인 및 전문가 의견 등을 고려하여 2040년 미래학교 시나리오의 변인으로 다음 <표 1>과 같이 학령인구 분포, 학교 운영, 교육 공간, 교육 거버넌스의 4가지를 도출하였다.
변인 1 학령인구 분포 |
변인 2 학교 운영 |
변인 3 교육 공간 |
변인 4 교육 거버넌스 |
---|---|---|---|
범주 1-A 수도권 집중 |
범주 2-A 초·중·고 중심 |
범주 3-A 학교 공간 중심 |
범주 4-A 정부 주도 |
범주 1-B 지역 균형 |
범주 2-B 다양한 형태 |
범주 3-B 탈학교화 |
범주 4-B 학교/지역사회 주도 |
첫 번째 변인은 ‘학령인구 분포’이다. 김경애 외(2015)는 인구 변화를 한국 사회의 주요 메가트렌드로 제시하면서 학령인구 감소를 미래 사회의 주요한 변인으로 보았다. 정영근 외(2021, p. 124)의 연구에서도 사회·문화 분야의 메가트렌드 중 하나로 ‘인구동태 및 가족의 변화’를 제시하면서 저출산·고령화 현상의 심화 및 경제 양극화와 빈부격차, 그에 따른 인구 이동이 도시화를 촉진하고 메가시티를 형성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이 채택된 지 거의 20년이 되어가고 공공기관들의 지방이전이 실행되었지만 인구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오히려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앞으로도 우수한 인력들이 수도권으로 계속 집중되고 이에 따라 자본과 인프라 역시 수도권으로 계속 집중될 것인지, 아니면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의 실현으로 학령인구가 전국적으로 분산될지를 2040년의 미래 상황에서 교육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변인이라고 보았다. 이 학령인구 분포 변인에서는 ‘수도권 집중 분포’ 대 ‘지역 균형 분포’라는 2개의 대립되는 상황을 범주로 설정하였다.
두 번째 변인은 ‘학교 운영’이다. 김현진 외(2017, p. 181)는 미래학교의 유형을 기존 교육체제 속에서 유연한 운영을 하는 점진적 변화의 미래학교와 학년군제, 무학년제, 홈스쿨링 등을 운영하는 파괴적 변화의 미래학교 등으로 제시하였다. OECD(2020, pp. 57-59)는 ‘학교와 학교교육’의 변화에 따라 학교가 지금과 같이 유지되는 대규모 학교교육이나 학교교육의 전반적인 변화를 가정하는 학교 재구조화 등으로 미래 학교교육의 방향이 달라질 것으로 보았다. 인구감소와 관련하여 특정 지역의 학령인구 감소가 더 가속화될 경우 지역 특성 및 상황에 따라 초 1-4학년만 다니는 학교, 초 5-중 3이 다니는 학교, 초1-중3 학교, 중1-고3 학교, 고 2-3학년만 다니는 학교 등 다양한 학년 및 학교급으로 구성된 학교가 등장하게 될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때 2040년에도 현재와 같은 초·중·고 중심의 학교 운영 방식이 유지될 것인지, 아니면 지역의 특성과 상황을 반영하여 다양한 학년과 학교급으로 구성되는 학교 형태로 운영하게 될 것인지가 중요한 변인이 된다고 보았다. 이 학교 운영 변인에서는 ‘초·중·고 중심 학교 운영’ 대 ‘다양한 형태의 학교 운영’이라는 2개의 대립되는 상황을 범주로 설정하였다.
세 번째 변인은 ‘교육 공간’이다. 김현진 외(2017, p. 263)는 미래학교의 학습환경과 조직의 특징으로 전통적 형태의 교실과 첨단기술이 공존하는 점진적 변화의 미래학교와 온라인 캠퍼스 및 플랫폼 활용 수업을 진행하는 파괴적 변화의 미래학교 유형을 제시하였다. 이강주 외(2021, p. 349)는 교육이 진행되는 공간 변인에 따라 단일 공간 교육과 다중 공간 교육의 방향으로 구분하는 등 미래 시나리오 연구에서 중요한 변수로 논의되고 있는 것이 교육 공간의 변화이다. 2040년에도 현재의 학교 공간 중심이 지속될 것인지, 아니면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라 탈학교화가 이루어져 여러 공간(온라인/오프라인)에서 교육이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변화할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 교육 공간 변인에서는 ‘학교 공간 중심’ 대 ‘탈학교화’라는 2개의 대립되는 상황을 범주로 설정하였다.
마지막 네 번째 변인은 ‘교육 거버넌스’이다. 이강주 외(2021, p. 349)는 교육 거버넌스 변인을 핵심영역으로 하여 중앙집권형 교육 거버넌스와 지방분권형 교육 거버넌스로 구분하였다. OECD(2020, pp. 61-63)는 교육 거버넌스의 변화에 따라 전통적인 공공체제, 새로운 공공체제, 네트워크체제, 사회자율체제 등으로 미래 학교교육의 방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보았다. 본 연구에서도 2040년에 교육부와 교육청 등 정부가 여전히 교육을 주도하고 있을 것인지, 아니면 지역의 다양한 특성과 상황을 반영하여 학교와 지역사회가 교육을 주도하게 될 것인지를 미래학교에서의 중요한 변인이라고 보았다. 이 교육 거버넌스 변인에서는 ‘정부 주도 교육’ 대 ‘학교/지역사회 주도 교육’이라는 2개의 대립되는 상황을 범주로 설정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시나리오 방법론을 통해 미래학교 시나리오를 도출하기 위해 앞서 제시한 4개 변인에 따른 미래학교의 변화 방향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조사하는 델파이 조사를 총 2회에 걸쳐 온라인으로 실시하였다. 델파이 조사 문항은 크게 ‘발생가능성’과 ‘바람직한 미래’의 두 부분으로 구성하였고, 각 변인의 대립되는 2가지 상황 중에서 선택하도록 하였다. ‘발생가능성’ 부분에서는 4개의 변인별 발생가능성을 묻는 문항(4문항)과 각 변인과 다른 변인의 관련성을 묻는 문항(6문항), 그리고 ‘바람직한 미래’ 부분에서는 4개의 변인별 바람직한 미래를 묻는 문항(4문항)의 총 14문항으로 구성하였다. 각 변인과 다른 변인의 관련성을 묻는 문항의 경우 어느 정도의 연관성이 있는지를 강도(5점 척도)와 함께 선택하게 하였다. 2차 조사에서는 1차 조사와 동일하게 문항을 구성하였으며, 추가적으로 각 변인별 발생가능성을 묻는 문항과 바람직한 미래를 묻는 문항에 대하여 응답 선택의 이유를 묻는 문항을 추가하였다.
델파이 조사 대상은 교사, 교수, 시·도 교육청 관계자, 연구기관 전문가 등 교육계 전문가 50명과 교육계 외부 전문가 20명을 포함하여 총 70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였다. 조사 기간은 1차는 2022년 7월 18일-22일, 2차는 2022년 8월 4일-10일 동안 진행되었다. 델파이 조사가 완료된 뒤에는 조사된 원자료를 바탕으로 분석을 위한 부호화(coding)와 데이터 전처리(data pre-processing)를 진행하였고 분석은 STATA 프로그램을 활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4개 변인들의 조합성을 통해 시나리오들을 도출하기 위해 일반형태분석(General Morphological Analysis, 이하 GMA) 시나리오 방법론에서 사용하는 교차일관성평가(Cross Consistency Assessment)를 수행하였다.
GMA 시나리오 방법론은 기존의 시나리오 방법론을 활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비논리성, 비효율성의 문제를 극복하게 해 준다. 2x2 시나리오 방법론의 경우 변인들의 범주 조합들을 무조건적으로 시나리오로 채택하는데, GMA 시나리오 방법론은 이때 발생할 수 있는 비논리성을 극복하게 해 주는 장점이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총 4개의 변인들을 채택하였고 각 변인별로 2개의 범주들을 설정하였기 때문에 범주들 간의 연관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16개의 범주 조합들을 모두 시나리오로 채택하고 설명해야 하는 비효율성이 생겨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GMA 시나리오 방법론을 활용하여, 범주 조합들 간의 발생가능성을 측정하고 발생가능성이 너무 낮은 범주 조합들을 시나리오에서 제외시키는 동시에 발생가능성이 높은 범주 조합들을 위계적으로 선택하여 보다 효율적인 방식으로 시나리오들을 도출하였다.
교차일관성평가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교차영향분석(Cross Impact Analysis)을 확장변형한 것으로, 모든 변인들의 모든 범주들이 서로 어느 정도의 상호영향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한 ‘관계의 강도’를 토대로 측정하여 이를 위계적으로 제시하는 방법론이다. Ritchey(2013, p. 5)에 의하면, 교차일관성평가를 통해 변인의 특수 범주들 사이의 조합에서 관계가 불가능하거나 불일치하는 경우 또는 그 조합에서 일관성이 결여되거나 크게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그 조합들을 시나리오 작업에서 제거하고 의미 있는 조합들만 시나리오로 활용할 수 있다. 이 과정을 거치게 되면 변인들의 수많은 범주 조합들 중 의미가 없는 것들을 최대한 찾아내어 제거한 후 최종적으로 의미 있는 조합들만을 가지고 보다 효율적으로 시나리오 작업을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Johansen, 2018, p. 119).
IV. 미래학교 시나리오
이 장에서는 델파이 조사 결과와 이를 통해 도출된 미래학교 시나리오를 제시하고자 한다. 델파이 조사 결과 총 16개의 조합이 구성되었고 이 중 발생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 발생가능성이 두 번째로 높은 시나리오,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시나리오의 4가지 시나리오가 도출되었다. 분석 결과 발생가능성이 두 번째로 높은 시나리오와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시나리오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나 총 3개의 2040년 미래학교 시나리오를 구체화하였다. 예상 시나리오는 특정 지역의 학령인구 감소 상황을 고려하여 작성하였고 시나리오와 함께 개선이나 지원이 필요한 여러 쟁점 사항들을 논의하였다.
1, 2차 델파이 조사를 통해 각 변인들에 대한 미래의 발생가능성과 바람직한 미래를 질문한 항목에 대한 분석 결과를 제시하면 다음 <표 2>와 같다.
2차 델파이 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각 변인의 ‘발생가능성’과 ‘바람직한 미래’의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령인구 분포 변인에 대한 발생가능성 조사 결과, 87.1%의 전문가들이 2040년 미래의 초·중·고 학령인구는 수도권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반면, 전국적으로 분산되어 지역 균형 분포를 이룰 것이라고 예측한 전문가들은 12.9%에 불과했다. 학령인구가 수도권에 주로 분포될 것으로 예측한 이유를 살펴보면, 학령인구 분포와 가장 연관이 있는 학부모들의 일자리와 교육 환경을 포함한 다양한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된 점을 주요한 이유로 제시하였다. 반면에 소수이지만 교육과 삶에 대한 생각의 변화, 지능정보기술의 발달, 재택근무의 확산으로 수도권 과밀화 현상이 해소되어 학령인구의 전국적 분포를 예측한 전문가들도 있었다.
둘째, 학령인구 분포 변인에 대한 바람직한 미래 조사 결과, 전문가들의 97.1%가 2040년에 학령인구가 전국적으로 분산되어 있는 모습이 바람직한 교육의 미래 모습이라고 응답하였다. 반면, 학령인구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모습이 바람직한 교육의 미래 모습이라고 응답한 전문가는 2.9%에 불과하였다. 학령인구의 지역 균형 분포가 바람직하다고 응답한 전문가들은 국가의 균형 있는 발전, 교육의 질과 다양성 확보, 공정한 교육 기회 제공 등을 그 이유로 제시하였다.
첫째, 학교 운영 변인에 대한 발생가능성 조사 결과, 55.7%의 전문가들이 2040년 미래의 학교는 다양한 학년 및 학교급으로 구성된 형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반면, 전문가들의 44.3%는 2040년이 되어도 현재의 초·중·고 중심의 학교 운영 방식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학교 운영의 미래 모습은 4개의 변인들 중에서 전문가들의 예측이 가장 엇갈리는 결과로 나타났다. 2040년에는 다양하고 유연한 형태의 학교 운영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한 전문가들은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학령인구의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인한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보았다. 반면에 2040년에도 현재와 같은 초·중·고 중심의 학교 운영 방식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 전문가들은 다양한 학교 운영 방식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관련 연구와 노력, 재정적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둘째, 학교 운영 변인에 대한 바람직한 미래 조사 결과, 82.9%의 전문가들이 2040년에 지역 특성 및 상황에 따라 다양한 학년 및 학교급으로 운영되는 학교 형태가 바람직한 미래 모습이라고 응답하였다. 반면 현재와 같이 초·중·고 중심의 학교 운영이 유지되는 교육이 바람직한 미래 모습이라고 응답한 전문가는 17.1%였다. 2040년에는 다양하고 유연한 학교 운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응답한 전문가들은 지역의 요구, 개인의 요구가 다양해질 것이므로 그에 따른 선택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반면에 2040년에도 현재와 같은 초·중·고 중심의 학교 운영 형태가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 전문가들은 다양한 학교 운영으로 인한 평가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 대국민 합의의 필요성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첫째, 교육 공간 변인에 대한 발생가능성 조사 결과, 70.0%의 전문가들이 2040년에는 학교 공간을 벗어나 다양한 공간에서 교육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반면, 전문가들의 30.0%는 2040년이 되어도 현재와 같이 물리적 공간으로의 학교 중심으로 교육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하였다. 2040년에는 다양한 공간에서 교육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측한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학습 방식의 다양화 예상, 다양한 공간에서의 교육 실현, 수요자 중심 교육으로의 변화 등을 꼽았다. 반면에 2040년에도 여전히 학교 공간 중심 교육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한 전문가들은 현재의 학교 기능이 지니고 있는 보수성이 2040년에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둘째, 교육 공간 변인에 대한 바람직한 미래 조사 결과, 전문가들의 87.1%가 2040년에 학교 공간을 초월하는 교육이 바람직한 미래 모습이라고 응답하였다. 반면, 현재와 같이 물리적 공간으로의 학교가 교육 공간의 중심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응답한 전문가는 12.9%였다. 2040년의 교육은 학교 공간 중심이 아닌 여러 공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 전문가들은 교육 수요자 중심의 교육 및 학교 외 다양한 공간을 통한 학습이 필요하다고 본 반면에, 2040년 미래에도 학교 공간 중심으로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 전문가들은 보편적 교육의 장소가 유지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첫째, 교육 거버넌스 변인에 대한 발생가능성 조사 결과, 65.7%의 전문가들이 2040년에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교육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반면, 전문가들의 34.3%는 2040년에도 교육부와 교육청과 같은 정부기관이 여전히 주도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2040년에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교육을 주도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학교 및 지역사회의 요구와 특성 반영, 지역사회 연계 교육 필요, 학교와 지역사회의 역할 확대, 정부 주도 교육의 한계를 꼽았다. 반면, 정부 주도의 교육을 예측한 전문가들은 교육의 책무성과 형평성 측면에서 국가 수준의 큰 방향 제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었다.
둘째, 교육 거버넌스 변인에 대한 바람직한 미래 조사 결과, 92.9%의 전문가들이 2040년에 학교와 지역사회가 교육을 주도하는 미래가 더 바람직한 미래 모습이라고 응답하였고, 정부가 교육을 주도하는 미래가 더 바람직하다고 응답한 전문가는 7.1%에 불과하였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교육을 주도하는 미래가 더 바람직하다고 응답한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학교의 자율성 확대 필요, 지역 연계 교육 필요, 학교 및 지역사회의 특성과 요구 반영 등을 들었다.
본 연구의 4개 변인에 대한 총 16개 조합 중 발생가능성 분석 결과, 가장 많은 전문가들이 선택한 조합은 38.6%의 발생가능성을 보인 ‘학령인구의 수도권 집중 분포’-‘다양한 형태의 학교 운영’-‘교육 공간의 탈학교화’-‘학교와 지역사회 주도 교육’ 조합이었다. 2순위로는 20.0%의 발생가능성을 보인 ‘학령인구의 수도권 집중 분포’-‘초·중·고 중심의 학교 운영’-‘학교 공간 중심’-‘정부 주도 교육’ 조합이 나타났다. 이 2개의 상위 조합 외에는 8.6%를 기록한 3개의 조합이 도출되었는데, 상위 2개의 조합과 차이가 많이 나므로 본 연구에서는 상위 2개의 조합을 발생가능성에서 의미 있는 시나리오로 채택하였다.
다음으로 바람직한 미래 모습에 대한 선호도 분석 결과, ‘학령인구의 지역 균형 분포’-‘다양한 형태의 학교 운영’-‘교육 공간의 탈학교화’-‘학교와 지역사회 주도 교육’이라는 미래의 모습이 74.3%의 압도적인 수치로 나타났다. 2순위 조합 선호도는 7.1%, 3순위 조합 선호도는 5.7%로 1순위 선호도와 매우 큰 차이를 나타내므로 사실상 바람직한 미래로의 의미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 한편, 선호도가 가장 낮은 조합으로는 선호도가 가장 높은 조합의 범주들을 반대로 선택한 조합이 되며, 이는 ‘학령인구의 수도권 집중 분포’-‘초·중·고 중심의 학교 운영’-‘학교 공간 중심’-‘정부 주도 교육’ 조합이다.
이상과 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표 3>과 같이 4개의 미래학교 시나리오를 도출하였다.
위의 <표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시나리오3: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시나리오’와 ‘시나리오4: 발생가능성이 두 번째로 높은 시나리오’는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나 2040년 미래학교 시나리오로 총 3개의 시나리오를 제시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델파이 조사를 통해 발생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로 ‘학령인구의 수도권 집중’-‘다양한 형태의 학교 운영’-‘교육 공간의 탈학교화’-‘학교와 지역사회 주도 교육’ 조합이 나타났으며, 발생가능성은 38.6%이다. 이 시나리오의 이름을 “집중형: 나아지긴 하나 더 집중되는” 시나리오로 정하고, ○○도 지역의 중규모4) 도시형 초·중 통합학교를 사례로 하여 예시 시나리오를 제시하고자 한다. 집중형 시나리오에 따라 예상해 보는 2040년 미래학교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1. 학교의 전반적인 특성
이 학교는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다니는 초·중 통합학교5)이다. 이 학교는 학교 규모 적정화 및 학급당 학생 수 적정화에 따라 학급당 20명 미만의 학생들이 3개 학급으로 구성되어 있고 총 학생 수는 260명이다. ○○도 지역의 도시에 위치한 학교로서 학생들이 계속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문화 학생의 비율이 높아 약 35%의 학생들이 다양한 가정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주변에 물적, 인적 자원이 풍부하게 분포되어 있다.
2. 학교 공간 구조 및 학습 공간
이 학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공간 구분이 없다. 초등학교의 경우 학급 교실이 있지만 많은 수업이 해당 교과 교실이나 학교 외부에서 이루어진다. 중학교의 경우 보통 교과 교실로 학생들이 이동하여 수업한다. 학생들은 학교의 다양한 공간에서 수업을 듣고 지역 도서관이나 박물관에서 수업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학교라는 공간이 지역으로 확장되어 교육이 이루어지고 집에서나 여행지에서도 온라인 수업에 접속해서 참여할 수 있다. 수업 시간 외에도 온라인 학습방에서 교사와 학생이 자유롭게 만나고 소통하며 학습 자료 및 수업 동영상을 온라인에서 다운받을 수 있고 과제 제출 역시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할 수 있다.
3. 학교 교육과정 및 교수·학습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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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성 및 전환교육: 학교 교육과정 구성의 자율성이 높아 학교의 특성을 살린 과목인 ‘삶과 진로’(다양한 직업과 자신의 진로를 연계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과목으로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 5년간 이루어짐), ‘문화의 이해’(세계의 다양한 문화에 대한 학습을 통해 나와 너를 이해하는 과목임) 등이 개설되며 프로젝트 수업이 운영된다. 초·중 연계 교육을 위해 교과 연계 수업 및 초·중 연계 동아리 활동, 무학년 체육대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초·중 전환기 교육을 위해 초등학교 6학년에서는 중학교 선배, 중학교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중학교 생활이 궁금해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학교 1학년에서는 입학 초기 적응 프로그램과 초등학교 선생님과 함께하는 자유학기제 활동 등 전환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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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 교사의 자유로운 이동 및 융합 수업: 학교급이나 교과의 벽을 허물고 초·중 교육과정 연계 및 교과 간 융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초·중 교육과정 연계를 위한 교과별 초·중 전문적학습공동체 및 교과 간 융합 수업을 위한 수학-과학-미술, 국어-음악 등의 교과 간 전문적학습공동체도 운영하고 있다. 초·중 교사의 학교급 이동이 자유로워 예체능 교사의 경우 초·중 교과 수업을 모두 가르치고 있으며 타교과 교사들도 초·중 연계 동아리 활동 등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학교급별, 학년별, 교과별 및 교과 간, 초·중 전환교육 프로그램, 초·중 연계 프로그램, 지역 연계 프로그램 등을 위한 다양한 전문적학습공동체 운영을 통해 교사 모임 및 연구를 활성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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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 활용 및 지역연계·체험학습: 디지털이 생활화된 학생들을 위해 서책형 교과서와 디지털 교과서가 병행되어 사용되고 있다. 학생들은 음악 활동 시간에 패드를 사용해 악보를 보며 악기를 연주하고 패드에 직접 악보를 그려 넣거나 악보에 가사를 창작해서 적어 넣기도 한다. 주변 지역의 다문화센터를 방문하여 문화체험학습을 진행하고, 학부모를 강사로 모셔 베트남어 수업이나 베트남 요리 특강 등 지역연계학습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학생 및 학부모를 위한 KSL(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강좌를 방과후에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와 같은 집중형 시나리오 상황에서 예상해 볼 수 있는 쟁점 사항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교육 격차, 통합운영학교의 법·제도적 문제, 다문화 학생의 높은 비율 등이다. 첫째,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교육 격차 문제이다. 학령인구 감소에도 학령인구가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현상은 2040년에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였다. 이로 인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교육 격차 문제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는데, 비수도권에서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작은학교화되거나 폐교될 가능성 및 지역 소멸을 우려하는 반면 수도권에서는 과밀학급으로 인해 소외학생이 발생하거나 과잉경쟁을 우려하게 되는 양극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수도권 인구집중으로 인해 교육 관련 인프라나 사교육 시장 등이 현재보다 더 수도권으로 몰릴 경우 양적인 격차뿐 아니라 질적인 격차가 유발될 가능성도 있다.
둘째, 통합운영학교의 법·제도적 문제이다. 통합운영학교는 1998년에 처음 도입되어 2020년 기준 전국에 100개교가 넘게 운영되고 있지만 법·제도적 제약으로 인해 실질적 통합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운영되고 있다(교육부, 2020; 변윤섭, 2021, p. 16). 초·중등교육법 제30조6)에 따라 2개 이상의 학교를 통합하여 운영할 수 있지만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어 20년 넘도록 교육과정의 연계 등의 실질적 통합은커녕 학교 시설이나 예산 통합 등의 물리적 통합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법·제도적으로 1개의 학교로 인정되지 못하여 교육과정적인 고려나 지원이 없고, 교사자격체제의 분리로 인해 학교급 간 교차지도가 불가능하며, 초·중·고 수업시간의 차이나 학교급의 문화 차이 등도 존재한다. 시나리오상에서 제시된 바대로 ‘통합학교’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법·제도적 근거 마련은 물론 학교급의 벽을 넘어 유연하고 탄력적인 학교 운영이 가능하도록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셋째, 다문화 학생의 높은 비율 관련 쟁점이다. 일부 지역의 경우 다문화 학생이 전체 학생 수의 30% 이상의 높은 비율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지 않더라도 비다문화 학생과 다문화 학생 간의 언어 및 문화 차이로 인해 의사소통이나 이해가 어려울 수 있다. 또한 다문화 학생 부모와의 언어적 차이로 인해 가정과의 연계 교육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학교 내의 다문화 학생의 출신국가가 다양할 경우 학교 차원에서 다문화 학생의 다양한 언어, 문화, 음식 등을 고려하여 교육하기 어려울 수 있다.
본 조사 결과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학령인구의 지역 균형 분포’-‘다양한 형태의 학교 운영’-‘교육 공간의 탈학교화’-‘학교와 지역사회 주도 교육’ 조합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현재 한국의 교육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 시나리오의 명칭을 “분산형: 지금과는 모두 다른” 시나리오로 명명하고, ○○북도 지역의 학생 수가 안정적인 농산어촌에 위치하는 소규모 초등학교를 사례로 구체적 예시 시나리오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분산형 시나리오에 따라 예상해 보는 2040년 미래학교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1. 학교의 전반적인 특성
이 학교는 ○○북도 농촌 지역에 위치한 소규모 초등학교이다. 학년별로 학생 수가 균일하지는 않지만 총 학생 수는 50명 내외로 매년 고르게 유지되고 있는 학교이다. 학부모는 주로 지역 농업에 종사하거나 관련 산업체(회사, 공장 등) 근무자이다. 이 학교는 한 학년이 한 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 반 학생 수가 8명 내외이다. 학교 통학 거리가 먼 학생은 지자체가 운영하는 차량을 이용하여 등하교를 하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학교 운영에 학부모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서 학부모를 통한 지역 기반 학교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부모는 자녀 재학 동안 학교 직원(예: 보조 교사, 시설 운영 도우미 등)으로 채용될 수 있다. 지역의 공동체 의식을 도모하기 위해 학생 및 지역 주민을 위한 행사(예: 운동회, 음악회, 영화 상영회 등)를 매년 주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2. 학교 공간 구조 및 학습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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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AI 교육환경 구축: 이 학교에는 친환경 건물과 스마트 교실이 구축되어 있다. 교실 앞면 벽 및 측면의 유리창이 칠판 패널로 구축되어 있어서 다양한 모둠 구성과 발표 활동이 가능하다. 수업은 보통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하여 교실에서 하고, 일부 교과 수업 관련 가상 체험 학습을 위해서 종종 메타버스 체험실로 이동하여 학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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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시설 복합화 및 공유: 이 학교에는 다양한 전자책이 구비된 전자도서관과 가상 체험 학습을 위해 구비된 4D 영화관이 있는데, 이 시설은 지역 주민에게도 개방되어 있어서 학교 수업 시간 외에는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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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연계 돌봄 교육 운영: 이 학교에는 별도의 돌봄 교실이 구축되어 있지 않고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은 하교 후 마을 단위에서 주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돌봄 쉼터 공부방(기존 마을 시설을 활용하여 구축함)으로 이동하여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거나 돌봄 교사의 도움으로 숙제를 한다. 일부 학생은 학교 수업을 보충하기 위해 공부방에 구축된 기기를 활용하여 온라인 강의를 수강한다.
3. 학교 교육과정 및 교수·학습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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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중심 무학년 수업: 이 학교는 교과 융합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프로젝트 및 주제 중심 수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주제 중심 수업 진행시 무학년 수업을 통해 협업 교육을 도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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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AI 기기 활용 수업: 이 학교에서는 디지털 기기 및 AI 로봇 등을 활용한 수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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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맞춤형 온라인 수업: 교사는 디지털 교과서의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를 활용하여 수업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학생의 학습 이력을 관리하며, 각 학생의 성취 수준을 고려한 보충 및 심화 학습을 위해 온라인 강의를 학교 수업과 연계하여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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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연계 수업: 이 학교는 지역 기반 시설 및 인력을 활용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분산형 시나리오의 경우 학교 교육과정 개발 전문성, 지역 연계 교육 및 방과후 돌봄 운영, 디지털 기기의 유지 및 보수 등과 같은 쟁점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첫째, 학교 교육과정 개발 전문성의 문제이다. 지역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교육과정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학교 단위의 교육과정 개발 및 적용이 필수적이다. 다양하고 특색 있는 교육과정의 실질적인 운영을 위해서 학교가 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권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지역 기반 시설 및 인력을 활용한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하며, 교사가 지역 기반 학교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둘째, 지역 연계 교육 및 방과후 돌봄 운영과 관련된 쟁점이다. 지역 연계 학교교육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지역 시설과 인력을 지속적이며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교육의 범위를 지역사회로까지 확장하기 위해서는 운영 주체를 교육청과 지자체로 확대하여 학교교육에 대한 책임 의식을 공유하고 지역 기반 시설 및 인력 활용을 위해 행·재정적 지원과 협조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초등학교에서는 방과후 돌봄 교육이 학교 운영의 주요 쟁점이다. 돌봄은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는 학교 업무가 아닌, 교육청과 지자체가 같이 협업하여 운영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학교에 도입되는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의 유지와 보수 문제이다. 다양한 디지털 기기가 구축되어 있는 스마트 교실 사용을 위해서는 이를 관리할 인력 및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 스마트 교실, 메타버스 체험실, AI 로봇 등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학교 자체 인력과 예산으로는 어려우며, 이를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룰 수 있고 필요 시 새로운 컨텐츠를 다운받거나 업데이트할 수 있는 전문적인 인력 지원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지자체 및 교육청의 예산 및 행정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본 조사 결과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시나리오는 ‘학령인구의 수도권 집중 분포’-‘초·중·고 중심의 학교 운영’-‘학교 공간 중심’-‘정부 주도 교육’ 조합으로 나타났다.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시나리오는 발생가능성이 두 번째로 높은 시나리오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발생가능성은 20.0%이다. 이 시나리오는 현재 교육 체제와 거의 흡사하다는 점에서 “위기형: 지금 그대로” 시나리오로 명명하고, ○○남도 지역의 학생 수가 감소하는 농산어촌 면지역에 위치한 공간적 고립도7)가 높은 소규모 중학교를 사례로 하여 구체적 예시 시나리오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위기형 시나리오에 따라 예상해 보는 2040년 미래학교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1. 학교의 전반적인 특성
이 학교는 ○○남도 지역에 위치한 중학교로, 1학년 학생은 없고 2학년 2명, 3학년은 5명으로 전교생 7명인 학교이다. 이 학교는 ◇◇◇ 농사를 주로 짓는 면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인근에 초등학교는 한 학교가 있으나 다른 중학교나 고등학교는 없어서 이 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학생은 대부분 이 지역을 떠날 수밖에 없다. 또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모는 자녀가 고등학생이 되면 지역 거점 도시 또는 수도권에 소재한 학교로 진학시키고 싶어 한다.
이 지역 거주민 중에는 결혼하지 않은 사람도 적지 않고, 결혼한 경우라도 청장년층의 자녀들은 일자리가 많고 다양한 인프라를 갖춘 서울 등의 대도시로 떠나서 산다. 특별히 △△씨는 40대에 귀향하여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짓는 선택을 하였지만 초등학교 및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와 부인은 수도권에 남아서 생활하고 있다.
2. 학교 공간 구조 및 학습 공간
이 학교는 학생 수 급감으로 인해 유휴 교실이 많아져서 이를 활용하여 도서관, 체육관, 수영장 등의 시설을 확충하였다. 이는 재학생들의 교육 환경 개선과 지역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 마련뿐 아니라 외부 지역 학생들의 유입을 위한 소규모 학교의 자구책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외부 학생이 유입된 사례는 없었으며 지역 주민의 학교 시설 이용도 많지 않다.
3. 학교 교육과정 및 교수·학습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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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교육과정으로 인한 맞춤형 학습의 어려움: 이 학교는 국가 교육과정에 따라 학교 교육과정을 운영하므로 학생들의 학업 수준이나 지역 특성 등을 고려한 교육과정 운영이 어렵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수준의 수학조차 모르는 학생들이 있어도 수학 교사는 교육과정에 명시된 내용을 모두 가르치지 않으면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 같아 교과서 내용을 모두 다루는 데 초점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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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수 부족으로 인한 교과 교육과정 운영의 어려움: 중학교 체육 교육과정에서는 다양한 게임 및 스포츠에 참여하여 경쟁 상황과 구조를 경험하도록 하고 있으나, 학생 수가 모두 2명인 2학년을 대상으로 경쟁 영역의 수업을 하기는 어렵다. 2학년과 3학년이 같이 수업을 한다고 하여도 전체 인원이 7명이므로 배구, 농구, 야구 등 대부분의 스포츠 게임을 경험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 운영을 시도하였으나 인근 지역에 중학교가 없고 가장 가까운 학교 역시 학생 수는 비슷한 형편이어서 전교생이 다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하여도 최소한 3개 학교가 모여야 게임이 가능하였다. 더군다나 학생들이 버스로 이동하여 한 곳에 모이기 위해서는 버스 대절, 학생 안전 등 교사가 수업 이외에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뿐 아니라 학생 이동에 따르는 시간 소요가 많아서 다른 교과 교육과정 운영이 어렵다는 점도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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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회교사 활용: 소규모 학교인 이 학교에는 음악, 도덕, 미술 교사가 없어서 이 교과에 대해서는 다른 학교의 교사로부터 수업을 순회 지원받고 있다. 한편, 이 학교에 재직하는 체육, 정보, 기술·가정 교과의 교사는 다른 학교의 수업을 지원하기 위해 일주일에 많게는 3일 정도를 이 학교에서 근무하지 않는다. 소규모 학교는 교사 수가 적어 교사 한 명이 담당하는 학교 업무가 많은 편인데, 일부 교사는 순회교사로 다른 학교 수업을 지원해야 하므로 학교에 남아있는 교사의 업무는 더욱 가중된다. 한편, 순회교사 제도를 활용하여 교육과정을 운영할 경우에는 특정 교과 수업을 특정 요일에 편성해야 하고 시간표 변경이 어려워 연간 수업시수를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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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와 연계한 교육과정 운영의 어려움: ○○교사는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려고 해도 교사 수가 워낙 적어 뜻이 맞는 교사를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 한편, ○○교사는 1시간 정도 소요되는 대도시에서 출퇴근하므로 이 지역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또한 지역 주민 대부분은 노인들로 구성되어 있어 특색 있는 지역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지역의 협조와 참여를 유도하기 어렵다.
이러한 위기형 시나리오 상황에서 예상해 볼 수 있는 쟁점 사항은 학령인구의 수도권 집중 분포로 인한 지역 소멸, 소규모 학교 운영의 어려움, 국가 교육과정 및 대입제도의 문제 등이다. 첫째, 학령인구의 수도권 집중 분포로 인한 지역 소멸 문제이다. 학령인구의 수도권 집중 분포는 지역의 정주 여건 및 인프라 등 교육 외적인 요인의 영향이 크고 교육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인구가 급감하는 지역에서는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한 학교 통폐합, 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젊은층 유출, 지역 주민의 고령화 등으로 인한 지역 소멸의 문제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와 같은 학령인구의 수도권 집중 분포로 인한 교육 내적, 외적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비수도권 지역의 다양한 지역 인프라 구축 및 지역 인재 육성 방안 등이 필요하다.
둘째, 소규모 학교 운영과 관련한 문제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소규모 학교가 증가하고 있는데 소규모 학교에서는 학생 수 부족으로 인해 교육과정 운영에 어려움이 많아 이를 고려한 별도의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 지원이 필요하다. 주변의 학교들과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관련한 행정처리 문제 및 타교과 운영의 어려움 등이 존재한다. 또한 소규모 학교에서 활용하고 있는 순회교사 제도와 관련한 어려움도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다. 순회교사를 학교 소속으로 할 경우 순회교사는 소속 학교의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고 여러 학교를 순회함으로 인해 과중한 업무를 감당해야 하는 한편, 소속 학교에서는 교원 수 부족 및 다른 교사들의 업무 가중 등 이중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소규모 학교에서 활용하는 순회교사 제도는 해당 학교 교사의 업무를 과중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취약점이 있다.
셋째, 국가 교육과정 및 대입제도의 문제이다. 현재와 같은 국가 교육과정이 지속된다면 인구감소 지역의 특성이나 소규모 학교라는 학교의 특성을 고려한 자율적 교육과정 운영이 어려울 것이다. 국가 및 정부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만 제공하고 자율성의 범위를 넓혀서 지역 및 학교 특성에 맞는 학교 운영 및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하도록 보장하고 지원해야 한다. 또한 수능 위주의 대입제도는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수도권 및 대도시 지역으로의 이동을 심화시키고 특색 있는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경쟁 위주의 대입제도를 개선하여 지역에 따라 다양화, 특색화할 필요가 있다.
V. 논의 및 제언
본 연구에서는 집중형, 분산형, 위기형 시나리오의 3개 시나리오와 이와 관련된 쟁점 사항들을 제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2040년 미래 학교교육의 변화 방향은 학령인구의 변화를 반영한 학교교육의 재설계, 통합운영학교 및 소규모 학교 등 다양한 학교 운영이 가능한 학교 운영의 다변화, 학교의 디지털 교육 환경 구축 및 온라인 수업을 통한 교육 공간의 확장, 학교 교육과정의 자율화 확대를 위한 교육 거버넌스의 분산이라고 보고 이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첫째,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하여 학교교육을 재설계하는 방향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미래학교 시나리오를 통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교육 격차 및 학령인구의 수도권 집중 분포로 인한 지역 소멸 문제 등이 쟁점으로 제시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탄력적인 학제 및 학교 운영, 지역 교육력 제고를 통한 지역 인재 양성 및 지역 인프라 구축, 과밀학급 해소 정책을 통한 학령인구 분산 지원 등 전반적인 학교교육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학생에 따라 개별화된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국가 교육과정이 대강화되고 유연한 방식으로 교육과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과 학교 특성을 고려하여 학제의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학령인구가 지역에 균형 있게 분포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교육력을 높여 양질의 교육을 어디에서나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지역에서 지역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에 교육 인프라를 포함한 교통, 환경, 문화, 편의시설 등의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여 아이들이 교육이나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방지하고 지역 인재에게 진학 및 고용의 기회를 주거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지원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과밀학급 해소 정책을 통해 수도권에만 집중되어 있는 학령인구를 분산시키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학생 수 28명 이상인 과밀학급 비율이 경기도의 경우 43.2%, 서울의 경우 11.6%이며, 30명 이상인 학급도 전체의 8.4%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교육부, 2022, p. 32). 이러한 지역별 편차가 교육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전국적으로 과밀학급 해소 정책을 일관되고 단계적으로 시행하여 학급당 20명 이하의 학생 수로 적정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인구감소와 관련한 정책들이 작은 학교 육성 정책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정책의 방향을 과밀학급을 해소하고 학교 규모를 적정화하기 위해 작은 학교로 학생들을 분산시키거나 새 학교를 설립하는 등의 방향 전환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인구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별 학교 배치를 재구조화하거나 정책의 방향 역시 경제적 효율성에 목적을 두기보다는 학생의 웰빙과 행복에 초점을 맞추는 변화가 필요하다.
둘째, 다양한 학교 운영이 가능하도록 학교 운영의 다변화를 꾀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미래학교 시나리오를 통해서도 소규모 학교 및 통합운영학교 운영과 관련한 여러 쟁점들이 논의되었다. 다양한 형태의 소규모 학교 운영, 순회교사 최소화 및 교육청 소속으로 전환, 통합운영학교의 법적인 지위 보장 등을 통해 지역과 학교가 상생하는 방향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지역 및 학교 상황을 고려하여 거점형, 캠퍼스형, 기숙사형 등 다양한 형태의 소규모 학교를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1∼3학년의 경우 걸어서 통학할 수 있는 거리의 캠퍼스형 학교를 다니도록 하고 4∼6학년의 경우 다소 거리가 멀어지더라도 몇 개의 학교를 통합한 거점형 학교를 다니도록 하여 학생 수를 확보하여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전제상 외(2020, pp. 41-42)는 소규모 캠퍼스학교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을 담당하고 인근 거점학교에서는 초등학교 고학년을 담당하는 ‘캠퍼스형 연계 모델’을 제안하면서, 저학년 중심의 캠퍼스학교에서는 학생들의 돌봄과 개별화 교육에 초점을 두어 운영하고 거점학교와 캠퍼스학교 간에 행정 업무 및 학교 시설을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또한 순회교사 제도를 최소화하고 만약 순회교사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 교과의 경우 순회교사를 특정 학교 소속이 아닌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 소속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방안을 통해 순회교사로 인한 소규모 학교의 교원 수 부족이나 교사들의 업무 가중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원해야 한다. 통합운영학교 운영과 관련해서도 여러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통합운영학교는 이름만 통합일 뿐 서로 다른 학교급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고려할 때, 현행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하여 통합학교를 새로운 학교 유형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통합운영학교에서 교육과정 계획, 예산 편성 및 운영, 교직원 회의 등을 보다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통합운영학교가 법적인 지위를 가지는 학교 종류의 하나로 규정되어야 한다. 또한 통합운영학교의 교차지도가 가능하도록 현재 초등학교와 중등학교로 구분되어 있는 교사 자격을 복수로 취득할 수 있는 방안 및 중등학교 교사가 다(多)교과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 역시 필요하다.
셋째, 학교의 디지털 교육 환경 구축 및 온라인 수업, 지역 연계 교육 등을 통해 교육 공간이 확장되도록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미래학교 시나리오를 통해서도 학교 공간 관리 및 지역 연계 교육 등이 필요하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교육 공간의 확장을 위해서는 디지털·AI 교육 환경 구축 및 지원, 교사의 역할 및 전문성 제고, 학교 시설의 복합화 등이 요구된다. 미래학교는 단순히 건물이나 물리적 공간만의 의미가 아니라 공간 그 자체가 학습을 지원하고 촉진하는 스마트한 공간으로 변화될 필요가 있다. 학습에 필요한 디지털 교과서, AI 로봇, 3D 프린터기, VR 기기, 스마트 교실, 메타버스 체험실 등 디지털·AI 교육 환경을 구축하여 교실 및 학교 내에서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 및 디지털 기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학생의 활동과 결과를 기록하고 교수·학습 활동을 지원하는 학습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제공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디지털·AI 기기와 인터넷 기반의 새로운 학교 시설들은 지속적인 유지 및 관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지자체 및 교육청의 행·재정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교육 환경 변화에 따라 각종 스마트 기기 및 AI를 활용한 개별 맞춤형 수업을 설계하고 학생의 학습 과정 이력을 관리 및 평가하는 등 에듀테크 환경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교사의 전문성이 더욱 요구된다. 교사는 교실 내에서 교과 내용 지식을 주로 전달하는 전통적 관점의 교사 역할에 국한되지 않고 지역 및 학교 특성을 고려한 학교 교육과정 설계 및 운영 전문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 연계 전문가, 학생의 학습 이력 관리자 등 보다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수업 전문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교사의 역할뿐 아니라 학교 공간의 역할 또한 변화하게 될 것이다. 학교는 배움과 삶을 연결하는 평생학습의 공간으로서, 공간적으로는 지역사회로까지, 시간적으로는 삶으로까지 확장되는 학습생태계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전제상 외, 2020, pp. 113-115). 이를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와의 연계는 필수적이며, 지역 기반 시설을 활용하는 학습뿐만 아니라 학교 시설의 복합화를 통해 지역 주민들이 학교 시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학교와 지역사회 연계 방안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학교 교육과정의 자율화 확대를 위한 교육 거버넌스 분산으로의 변화가 요구된다. 델파이 조사 결과,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학교와 지역사회가 교육을 주도하는 미래가 더 바람직한 미래 모습으로 보고 있었으며, 이와 관련하여 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성 보장 및 지역 기반 시설과 인력 활용 등의 쟁점이 해결될 필요가 있음이 지적되었다. 이를 위해 특색 있는 교육과정 운영 지원, 교사의 전문성 향상 지원, 지자체 및 교육청과의 협업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가 교육과정에서는 최소한의 공통 기준만을 제시하고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역 및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 다문화교육 프로그램, 생태학습 프로그램, 기후위기대응 프로그램 등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특화된 학교를 지역마다 육성하기 위한 학교 및 지역사회의 노력과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대입제도를 개선하여 지역에 맞는 인재를 육성하고 선발하는 방식으로 다양화할 필요가 있으며 더 이상 경쟁 위주의 교육이 아닌 학생 한 명 한 명의 재능과 소질을 살려 교육하는 협력 위주의 교육을 가치 있게 여기는 인식의 전환이 요구된다. 학교의 특색 있는 교육과정의 운영을 위해 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지원할 필요가 있고 교사가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학교 환경을 조성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지역 기반 시설 및 인력을 활용한 지역 연계 교육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및 교육청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지자체가 학교교육에 참여하여 지역의 시설 및 인력풀 정보를 제공하고 이와 관련한 예산을 지원하도록 하고, 교육청에서는 매년 지역 연계 교육 계획을 교사와 함께 설계하는 등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업하는 방식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상호(2020, p. 15)는 지역 소멸 예방을 위해 디지털 기술을 지역공동체 내부에 부족한 의료, 교육, 복지, 문화적 자원과 연결시켜 지역 간 격차를 완화하고 지역 친화적인 방식으로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삶이 학습과 하나가 되고 학습이 교실 안에서뿐 아니라 밖에서도 이루어지며 디지털로 인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이 사라지는 시대에는 기존에 구분되고 막혀 있던 것들을 서로 연결시켜 주고 학교와 교육청, 지자체가 서로 협력하고 지원하며 교사와 학부모,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지역과 학교의 특성을 살린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하도록 여러 규제 및 획일화된 원칙들을 유연한 방식으로 적용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학령인구의 감소, 지역 간 격차,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 등 다양한 변화와 위기 속에서 미래 학교교육의 발전적인 방향을 위해 다같이 협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