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교과서

중학교 2학년 기하 단원의 증명 관련 과제의 학습자 포지셔닝에 대한 분석

김한길 1 , *
Hangil Kim 1 , *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충남고등학교
1Chungnam High School
*제1저자 및 교신저자, hangil_kim@utexas.edu

© Copyright 2023,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ShareAlike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sa/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Oct 05, 2023; Revised: Oct 27, 2023; Accepted: Nov 13, 2023

Published Online: Nov 30, 2023

요약

최근 수학교육 연구에서는 학습자들의 수학에 대한 인지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정의적인 영역에 관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여러 연구자들은 질적연구 방법을 통해 여러 사례들을 분석하여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정의적 영역 발달에 있어 정체성 형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하지만. 국내의 연구에서는 교과서의 음성(Voice, 音聲)에 관한 연구가 없어, 증명 관련 활동에 대한 초점을 둔 연구가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증명 관련 활동에서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포지셔닝에 있어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교과서의 음성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중학교 2학년 기하 단원에 포함된 증명 관련 과제들의 음성을 Herbel-Eisenmann & Wagner (2007)의 분석틀을 한국어의 특성을 고려하여 ‘수학 교과서의 증명 관련 과제가 학습자들을 수학에 대하여 어떻게 포지셔닝하는가?’라는 연구 질문을 설정하고 분석하였다. 증명 관련 과제에서 자주 사용되는 진술의 형태는 예사높임의 ‘-시오’, 인지 동사와 결합하여 의문과 추측을 나타내는 ‘-ㄴ지’, 의문형인 ‘-것인가’가 있었다. 이러한 언어 요소와 결합한 동사들의 사용 빈도에 대해서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증명 관련 과제의 진술은 학습자와 교과서 저자의 관계를 대등하거나 학습자가 조금 더 높은 사회적 위치로 설정하고 ‘-ㄴ지’는 인지 동사와 결합하여 추측과 의문을 제시하지만 진위여부 보다는 참인 이유에 대한 학습자의 추론을 요구하는 형태로 진술되었다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본 연구 결과에 따라 ‘-ㄴ지’와 인지동사가 결합된 진술을 ‘-ㄴ지 결정(판단)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시오.’로 진술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ABSTRACT

In recent years, there have been research on examining learners’ affective domains as well as cognitive domains. Many researchers qualitatively investigated cases to explore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development of affection toward mathematics and identity formation. However, as there has been no study on the voice of the text in Korea, there has also been no study which examines the voice of the text in Korea with particular attention to proof and proving-related tasks. In this regard, with the research question how may textbook authors position learners through proving-related tasks?, there is a need of study that examines the voice of the text that may have impact on learners’ identity formation. This study examined the voice of the proving-related tasks in geometry at Grade 8 in Korean textbooks using the framework by Herbel-Eisenmann & Wagner (2007) with consideration of the Korean language. Frequent language forms used in proving-related tasks included ‘imperative form (-si-o)’ with less formality, ‘whether’ indicative of question or guess, ‘inquisitive form (-gut-in-ga?)’. Also, verbs combined with the aforementioned language forms were analyzed. As a result, the frequently used language forms were indicative of the social relationship between learners and authors as authors are equally or slightly deferring to learners and ‘whether’ combined with cognitive verbs was used to solicit learner’s reasoning about why a given conjecture holds true rather than evaluating the conjecture. The author suggests that textbook authors reconsider the expression verify whether and restate it using determine whether and explain the reason why when prompting students to evaluate conjectures.

Keywords: 교과서 분석; 기하; 중학교; 증명 관련 활동; 포지셔닝
Keywords: Geometry; Middle School; Positioning; Proving-related activities; Textbook Analysis

I. 서 론

최근 수학교육 연구에서는 학습자들의 수학에 대한 인지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정의적인 영역에 관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LeFevre 외, 2005; Radford, 2014; Sung 외, 2021). 이에 따라 여러 연구자는 정의적인 영역에 관한 연구를 학생과 수학의 관계를 수학 성취도와 수학 교과에 대한 태도 (Hemmings, Grootenboer, & Kay, 2011), 불안 (Emanet & Kezer, 2021) 등을 분석하는 방향과 수학이 학생의 수학에 대한 정체성 형성과의 관계 (Black 외, 2010)에 대하여 분석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전자의 경우에는 수학 성취도 점수와 수학 교과에 대한 태도, 불안 등을 척도화된 평가지 점수와의 관계를 양적으로 분석한 연구들(김영옥, 2009; 조규판, 2006)이 있고 이러한 연구 중 대표적인 연구로는 TIMSS와 PISA의 보고서들이 있다. 이러한 양적 연구들은 학생들의 태도와 성취도 간의 관계에 대한 경향성을 설명하고 수학교육에 있어 인지적인 영역과 정의적인 영역 간의 관계에 대한 중요성을 보여주지만, 학생들의 정의적 영역 발달에 대한 영향을 끼치는 다른 구인들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이에 따라 여러 연구자는 (Black 외, 2010; Cribbs 외, 2015; Horn, 2008) 질적연구 방법을 통해 여러 사례들을 분석하여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정의적 영역 발달에 있어 정체성 형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긍정적인 정체성 형성이 학업 성취도 및 향후 수학을 대하는 태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결론을 보고하였다 (Bohrnstedt 외, 2020; Gonzalez, Chapman, & Battle, 2020).

수학교육에 있어서 증명 관련 활동이 갖는 중요성은 여러 연구 및 세계 여러 나라의 공식적인 교육과정 문서에서 재차 강조되고 있다. 예를 들면, National Council of Teachers of Mathematics (2000)에서는 증명을 비롯한 증명 관련 활동을 한 과정 규준으로서 설정하며 전 학령기의 모든 학생이 갖춰야 할 소양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러 연구에서는 증명의 역할을 수학적 사실을 입증하는 도구임은 물론 수학적 이해의 발달 (Epstein & Levy, 1995)과 사고의 도구 (Dawkins & Weber, 2017)임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예비교사들의 증명 개념과 시각에 관한 연구(Basturk, 2010; Coe & Ruthven, 1994; Harel & Sowder, 1998; Kim, 2022)와 학생들의 시각에 관한 연구에서는 증명에 대한 이해가 형식적 정당화(증명)와 경험적 정당화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더 발달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증명에 관한 연구 중 Harel & Sowder (1998)는 증명 스키마를 증명에 대한 확신을 주는 근거를 어디에서 찾는지에 따라 분류하였다. 이러한 증명 스키마 중 권위적 증명 스키마(Authoritarian Proof Scheme)를 가진 학생들의 경우 증명에 대한 확신의 근거를 책이나 수학적 권위를 가진 교사, 연구자들로부터 찾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권위적 증명 스키마를 가진 학생들에게는 증명은 수학적 권위가 있는 수학자나 교사, 또는 교과서의 저자가 행하는 하나의 의식으로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므로 학생들이 증명을 대함에 있어서 자신이 할 수 있다는 생각과 증명을 하는 수학적 공동체에 자신이 속해 있음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 있다. 하지만, 국내의 연구에서는 교과서의 음성(Voice, 音聲)에 관한 연구가 없어, 증명을 비롯한 증명 관련 활동에 대한 초점을 둔 연구가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증명과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정체성 형성에 있어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교과서의 음성과 그에 따른 학습자 포지셔닝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중학교 2학년 기하 단원에 포함된 증명 관련 과제들의 음성을 Herbel-Eisenmann & Wagner (2007)의 분석틀을 바탕으로 한국어적 특성을 고려하여 ‘수학 교과서의 증명 관련 과제가 학습자들을 수학에 대하여 어떻게 포지셔닝하는가?’라는 연구 질문을 설정하고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중학교 2학년 기하 단원의 증명 관련 과제들을 Herbel-Eisenmann & Wagner (2007)의 분석틀로 몇몇 언어적 요소들에 초점을 두어 분석한 결과를 한국어적 특성에 따라 해석하고, 학습자들을 어떻게 포지셔닝하는지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일부 증명 관련 과제의 진술 형태에 대해 재고하고 다른 형태로 진술할 것을 주장하고자 한다.

II. 교과서의 음성에 관한 선행 연구

교과서의 음성에 관한 선행 연구에 대한 효과적인 논의를 위하여 ‘증명’과 ‘증명 관련 활동’에 대한 정의를 먼저 제시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증명’의 개념을 Stylianides (2007)가 제시한 정의를 채택하였다.

수학적 증명이란, 다음의 특징을 갖는 어떤 수학적 주장에 대한 연결된 순서의 주장들을 의미한다:

  1. 교실 공동체에 의해 받아들여진 참이고 추가적인 정당화가 없이 사용 가능한 사실들(받아들여진 사실들의 집합)을 사용한다;

  2. 유효하고 교실 공동체의 인지적인 범위 내에 있거나 알려진 유효한 추론의 형태(주장의 형식)를 사용한다;

  3. 교실 공동체의 인지적인 범위 내에 있거나 알려진 적절한 표현의 형태(주장 표상의 형식)로 의사소통된다. (p. 291)

‘증명 관련 활동’은 NCTM (2000)과 Ellis 외 (2009)에서 제시된 증명 관련 활동들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일정한 패턴 또는 규칙성 파악하기’, ‘추측(가설) 형성하기’, ‘추측(가설) 검증하기’, ‘증명의 일부 또는 전체 완성하기’로, 증명 관련 과제는 증명 관련 활동을 수반하는 과제로 정한다.

1. 수학교육에서 음성(Voice, 音聲)과 포지셔닝에 관한 선행 연구

본 연구에서는 음성의 개념을 Herbel-Eisenmann (2007)이 제시한 교과서의 저자와 독자의 역할과 그들 간의 예상되는 관계를 설정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이 정의를 바탕으로 교과서에 제시된 과제의 음성은 교과서의 저자와 독자인 학습자들의 역할과 그들의 관계를 설정하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Herbel-Eisenmann (2007)은 음성에 관한 연구를 위하여 사회언어학의 연구들을 분석하고 그 결과들을 바탕으로 몇몇 특징적인 언어적인 형태들을 분석하였다. 그러한 언어적인 형태들로는 ‘명령형’과 ‘형식(modality)’이 있는데 ‘명령형’은 다시 ‘포용적(inclusive)’ 또는 ‘배타적(exclusive)’으로 분류하고 각 유형에 속하는 동사들을 설정하였다. 이러한 ‘명령형’에 속하는 동사들을 통해 교과서의 저자들이 독자인 학생들을 수학의 공동체의 일원으로 간주하는지에 대한 함의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수학교육학 분야의 음성에 관한 연구에 관한 메타 연구인 Ryve (2011)에서는 음성에 관한 연구는 주로 대화 (78%)를 바탕으로 분석하였고 글을 자료로 분석한 연구는 9%에 그친다고 하였다.

교과서의 음성에 관한 연구들은 교과서 저자들의 언어 선택이 의도된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Morgan, 1996). 언어 선택은 “저자들의 세상에서의 물리적, 인지적, 사회적, 문화적, 개념적인 위치를 반영한다고 한다” (Kress, 1993, p. 173). 이러한 포지션을 Harre & van Langenhove (1999)는 “일반적인 개인 특성이 한 개인에게 권리, 의무, 또는 책임을 개인 간, 그룹 간 그리고 내적 행동들의 가능성에 영향을 받는 다양한 형태로 구조화된 복잡한 군” (p. 1)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Moghaddam 외 (2008)는 권리와 의무들의 배정은 역할의 시작이 된다고 주장했다. 한 사람의 포지션은 권리, 의무, 책임 등이 그 사람에게 어떠한 방식으로 구조화된 결과이고 역할이 그 포지션에 의해 규정된다는 측면에서 생각해본다면, 교과서의 음성은 그 교과서 저자가 그들의 의도적인 언어 선택을 통해 학생들에게 과제들을 제공하는 형태와 그로 인해 규정될 수 있는 학생들의 포지션과 역할에 대한 이해를 가능케 한다. 기존 증명 교육에 대한 연구들에서 보고된 바와 같이 증명은 일부 학생들에게만 국한되거나 소수의 수학자들에 행해진다는 (Basturk, 2010; Knuth, 2002) 관점은 학생들이 증명 관련 활동을 대함에 있어 자신들이 직접 증명을 하거나 추측을 형성하는 등의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포지션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에서는 교과서의 음성을 분석함으로써 교과서 저자가 학생들에게 과제 수행을 요구하는 언어적 특성에 대하여 알아보고 이에 따라 학생들의 증명 관련 과제에 대한 포지셔닝을 분석하고자 한다.

2. 국내외의 증명 관련 활동에 관한 교과서 분석 연구

교과서 분석은 수학교육의 한 연구 방법으로서 여러 학자들은 교과서에 포함된 기회들의 특성에 대해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Cai & Cirillo, 2014; Miyakawa, 2017; Stein, Remillard, & Smith, 2007; Stylianides, 2014; Valverde 외, 2002). 특히, Yackel & Hanna (2003)은 수학교육자들이 증명과 추론을 가르침에 있어 마주하는 어려움은 “큰 규모로 성공적으로 잘 실행되며 추론으로써 수학을 촉진시키는 교실 수학 실천의 형태를 교사들이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수단을 개발하는 데에 있다고 했다” (p. 234). 이러한 관점에서 증명과 추론에 관한 교과서에 제시된 기회, 과제의 특성을 분석하는 연구는 수학교육학자들에게 교과서라는 교수 수단을 개발하는 데에 대한 고려할 만한 사항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 형성과 자아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교과서 저자와 학습자들의 포지셔닝에 대해 분석하고자 한다.

국내외의 교과서 분석 연구는 다양한 내용 영역과 학년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 교과서 분석 연구들은 중학교의 기하 영역 (Bergwall, 2021; Bergwall & Hemmi, 2017; Fujita & Jones, 2014; Miyakawa, 2017; Otten, Males, & Gilbertson, 2014; Zhang & Qi, 2019)에 대해 이루어졌거나 지수, 로그 , 다항식 등의 대수 영역에 포함된 특정 개념들에 대해 이루어졌다 (Bieda 외, 2014; 서희주, 이선영, 한선영, 2019; 정혜윤 & 이경화, 2016; 한인기, 2005). 이러한 연구들은 교과서 분석에 있어서 분석 단위를 ‘과제’ (Davis 외, 2014), ‘블록’(Fujita & Jones, 2014)으로 설정하고 각 연구팀의 연구 목표에 따라 각기 다른 분석틀로 결과를 보고했다. 예를 들어 Davis 외 (2014)는 ‘과제’로 분석 단위를 설정하고 각 과제의 특성을 분석한 반면, Fujita & Jones (2014)는 ‘블럭’으로 규정하여 증명이 도입되는 단원의 도입부를 분석하였다. 앞에 언급된 연구들은 중학교 교과서를 대상으로 분석했으나 Bieda 외 (2014)Charalambous 외(2010)는 초등학교 교과서를 분석하였다.

증명 관련 활동 또는 증명에 초점을 둔 교과서 분석 연구는 예상되는 증명 관련 활동의 종류, 기대되는 답변의 유형 등에 대한 질적 분석이 주를 이루고 음성에 관한 연구는 진행되지 않았다. Stylianides (2014)는 교과서를 분석하면서 증명 관련 과제들에서 기대되는 증명 관련 활동의 종류와 빈도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수학적 주장을 뒷받침하는 ‘보증(Warrant)’의 종류에 대해 보고하였다. 또한, 기대되는 수학적 주장의 유형을 증명 또는 비증명으로 구분하여 학생에게 증명이 기대되는 빈도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Fujita & Jones (2014)는 기대되는 증명 및 추론의 형태를 ‘분명한 패턴 발견하기’, ‘추측하기와 발견하기’, ‘비증명 논증: 경험적’, ‘비증명 논증: 설명’, ‘증명 논증: 직접 증명’, ‘증명 논증: 반박하기와 같은 다른 추론’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그 외 다른 교과서 분석 연구에서도 유사하게 교과서 간 비교 (Bergwall & Hemmi, 2017; Fujita & Jones, 2014; 정혜윤 & 이경화, 2016) 또는 개별 교과서에 포함된 증명 관련 활동의 종류와 기대되는 답변 유형 (Fujita & Jones, 2014; Stylianides, 2014)에 대해 분석하였다. 하지만, 증명 관련 활동에 초점을 둔 교과서 분석 연구에서 ‘음성’과 그에 따른 학생에 대한 포지셔닝에 대한 연구는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교과서에 제시된 증명 관련 과제들의 특성을 음성과 포지셔닝의 관점에서 분석하고자 한다.

III. 연구 방법

1. 자료 수집

본 연구에서는 한국의 중학교 2학년 교과서 기하 단원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기하 단원에 해당하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교사용 지도서를 참고하여 교과서별로 범위를 특정하였고 한국 교과서 검인정위원회의 자료(연월)를 참고하여 10종의 검정 교과서에서 자료를 추출하였다.

2. 자료 분석

‘과제(task)’란 개별 정답으로 구분되는 단위로서 Davis 외 (2014)의 교과서 분석 연구의 과제에 대한 개념을 바탕으로 설정하였으며, 정답이 다른 과제들은 서로 다른 과제로 간주하였다. 다음과 같은 과제의 경우, 두 개의 하위 과제가 포함된 형태로 진술되어 있고 각 하위 과제가 별개의 정답과 함께 제시되어 두 개의 과제로 분석하였다.

‘과제’를 수치화하여 분석하기 위해 각 교과서의 기하 단원을 먼저 분석하여 과제의 개수를 산출하고 그 결과를 각 교과서의 기하 단원에 해당하는 교과서 쪽수의 10퍼센트 해당하는 교과서 쪽을 표본으로 추출하여 다른 수학 교사의 코딩 결과와 비교하였다. 그 수학 교사는 약 10년의 중, 고등학교 교육경력이 있고 석사학위를 취득하여 본 연구의 코딩 과정에 대한 이해가 있다고 볼 수 있었다. 그 표본에 대한 코딩 비교 결과, 97.3%의 퍼센트 동의를 보였다.

과제 중 ‘증명 관련 과제’를 증명 관련 활동을 수반하는 과제로 정의하고 증명 관련 활동은 ‘일정한 패턴 또는 규칙성 파악하기’, ‘추측(가설) 형성하기’, ‘추측(가설) 검증하기’, ‘증명의 일부 또는 전체 완성하기’로 규정하였다. 과제들에 대해 증명 관련 활동을 수반하는지에 대해 코딩하였고 10퍼센트의 과제를 표본으로 추출하여 다른 수학 교사의 코딩 결과와 비교하였다. 그 결과, 93.4%의 퍼센트 동의를 보였다.

증명 관련 과제들의 진술 형태를 개방 코딩(Creswell & Poth, 2016)의 형태로 코딩하여 증명 관련 과제에서 사용되는 진술의 형태를 구분하여 코드를 개발하였다. 일차적인 분석을 통해 정의한 코드들을 이용하여 반복적인 코딩을 통해 정의한 코드들은 표1과 같다.

표 1. 코드
언어 요소 동사
-시오 구하다
고르다
채우다
-ㄴ지 표시하다
설명하다
-것인가 확인하다
결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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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코드를 이용하여 각 증명 관련 과제의 언어 요소를 분석하면서 ‘-시오’와 ‘-ㄴ지’가 함께 사용된 과제들에 대해서는 중복 코딩을 허용하였다. 예를 들면, “주어진 삼각형이 이등변삼각형인지 말하시오.”로 진술된 과제의 경우에는 ‘-시오’와 ‘-ㄴ지’의 코드를 모두 적용하였다.

Herbel-Eisenmann & Wagner (2007)은 교과서가 학생들을 어떻게 포지션하는가에 대해 밝히기 위하여 교과서의 과제들에서 사용되는 몇 가지 언어적 형태들에 초점을 두었다. 그 언어적 형태들은 아래의 질문 각각에 대하여 설정되었다. 먼저, 그들의 분석틀을 이루는 핵심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1. 교과서가 수학에 대해서 학생들을 어떻게 포지션 할 수 있는가?

  2. 교과서가 동료 학생들에 대해 학생들을 어떻게 포지션 할 수 있는가?

  3. 교과서가 학생들의 교사에 대해 학생들을 어떻게 포지션 할 수 있는가?

  4. 교과서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학생들을 어떻게 포지션 할 수 있는가?

  5. 교과서가 그들의 경험에 대해서 학생들을 어떻게 포지션 할 수 있는가? (p. 9)

본 연구에서는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 증명 관련 과제들을 분석하였다. 그 질문에 대하여 Herbel-Eisenmann & Wagner (2007)는 개인적 대명사(personal pronouns), 형태(modality)와 이러한 형태들을 구체화할 때 함께 제시되는 도식(figure)에 초점을 둔 분석을 하였으나 본 연구에서는 형태와 과제의 진술 형태의 한국어적 특성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하였다. 특히, 교과서의 저자와 독자의 사회적 관계를 내포할 수 있는 높임법의 사용과 관련하여 분석하고 일부 증명 관련 과제의 진술 형태가 독자가 수행할 증명 관련 활동에 어떠한 함의를 갖는지 분석하였다.

IV. 결과

본 절에서는 연구 방법절에서 언급한 바대로 형태(modality)와 과제의 진술 형태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보고하고자 한다. 한국어는 영어와 달리 형태(modality)를 표현하는 조동사(auxiliary verb)가 포함된 표현이 교과서에 제시되지 않아 교과서 증명 관련 과제들에 사용된 표현을 중심으로 한국어가 내포하는 사회적인 관계에 대한 함의를 분석하였다. 사회적인 관계는 한국어의 높임법 표현을 통해 드러나므로 (인용), 높임표현을 분석함으로써 교과서의 저자와 독자의 사회적 관계를 분석해보았다. 본 절은 중학교 2학년 기하 단원의 증명 관련 과제들에서 주로 사용되는 표현인 ‘-시오’, ‘-ㄴ지’, ‘-것인가’에 대한 양적 분석과 질적 분석으로 구성하였다.

1. ‘-시오’, ‘-ㄴ지’, ‘-것인가’ 표현의 사용 빈도 및 교과서별 분포

국내 10종의 중학교 2학년 수학 교과서의 ‘기하’ 단원에서 분석한 ‘과제’, 그중 증명 관련 활동을 수반하는 ‘증명 관련 과제’들의 수는 아래의 표와 같다. 과제의 수는 교과서별로 최소 243개에서 최대 407개까지 다양하게 나타났고 평균은 302.2개, 표준편차는 43.4개로 나타났다. 증명 관련 과제들의 수는 32개에서 129개까지 분포하였고 평균 69.2개, 표준편차 28.5개로 나타났다. 증명 관련 과제의 수를 기하 단원에 포함된 전체 과제의 수에 대한 비율로 생각할 경우, 평균적으로 22.9%의 비율을 차지하였다.

표 2. 교과서별 과제, 증명 관련 과제의 수
교과서 과제의 수 증명 관련 과제의 수
고호경 외, 2018 297 36
주미경 외, 2018 266 32
강옥기 외, 2018 304 56
박교식 외, 2018 287 55
황선욱 외, 2018 243 80
김원경 외, 2018 344 90
김화경 외, 2018 309 75
장경윤 외, 2018 407 129
류희찬 외, 2018 272 46
이준열 외, 2018 293 93
평균 302.2 69.2 (22.9%)
표준편차 43.4 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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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 관련 과제’들에 사용된 표현들로는 ‘-시오’, ‘-ㄴ지’, ‘-것인가’가 있다. 이에 해당하는 과제들은 그림 1, 그림 2와 같이 ‘빈칸에 써넣으시오’, ‘주어진 사각형이 평행사변형이 되는지 말하시오’의 형태로 진술되어 있다. 이 두 표현의 특징은 과제의 진술에 예상 독자(학생)를 지칭하는 언어적 요소는 포함이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있다. 이러한 독자를 지칭하는 일인칭 대명사의 부재는 다른 증명 관련 과제들에서도 모두 나타났다. 이러한 독자를 지칭하는 대명사의 부재가 특징인 표현은 Morgan (1996)에 따르면 교과서로부터 인간의 존재를 불명확하게 하고 수학적 활동의 모습과 저자와 독자 간의 거리감을 늘려 공식적이고 형식적인 관계를 설정한다는 것이 있다. 또한, 독자 또는 독자를 지칭하는 대명사의 부재는 수학 교과서의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밝힌 바 있다.

jce-26-4-75-g1
그림 1. 과제 예시 (김원경 외, 2018, p.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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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e-26-4-75-g2
그림 2. ‘-시오’로 진술된 과제 예시 (고호경 외, 2018, p. 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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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e-26-4-75-g3
그림 3. ‘-시오’로 진술된 증명 관련 과제 예시 (박교식 외, 2018, p. 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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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e-26-4-75-g4
그림 4. ‘-ㄴ지’ 예시 (이준열 외, 2018, p.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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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과제들에 사용된 표현은 ‘-시오’로 표현되는 ‘하오체’의 예사높임법, ‘-ㄴ지’와 인지 동사(말하다, 결정하다 등)가 결합한 형태가 있다. 전자의 경우 예사높임의 한 방법으로 화자(교과서 저자)가 독자(독자인 학생)들을 조금 높거나 대등한 사회적 관계를 나타내는 것이다 (나동숙, 2016; 임지룡, 2015). 후자의 경우, 의문과 추측의 의도를 표현하여 독자로 하여금 의문과 추측에 관한 판단을 표현하도록 요청하는 것이 있다 (이금희, 2016). 또, ‘-것인가’로 표현된 의문형이 있었다. 이러한 언어적 형태의 분석을 교과서별로 행한 결과는 아래의 표와 같다.

표 3. 교과서별 언어 요소 사용 빈도
교과서 하오체(-시오) -ㄴ지 -것은?
고호경 외, 2018 36 (100%) 0 (0%) 0 (0%)
주미경 외, 2018 32 (100%) 0 (0%) 0 (0%)
강옥기 외, 2018 56 (100%) 0 (0%) 0 (0%)
박교식 외, 2018 55 (100%) 2 (3.6%) 0 (0%)
황선욱 외, 2018 80 (100%) 1 (1.3%) 0 (0%)
김원경 외, 2018 90 (100%) 8 (8.9%) 5 (5.6%)
김화경 외, 2018 60 (80%) 0 (0%) 15 (20%)
장경윤 외, 2018 129 (100%) 1 (0.8%) 0 (0%)
류희찬 외, 2018 46 (100%) 0 (0%) 0 (0%)
이준열 외, 2018 93 (100%) 6 (6.5%)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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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언어 요소별로 결합한 동사 중 여러 교과서에서 2개 이상의 교과서에 사용된 동사들만을 찾아 분석한 결과는 표와 같다. 본 연구는 각 교과서별 음성을 비교하는데에 그 연구 목적이 있으므로 한 교과서에서만 쓰였거나 한 과제에 두 개 이상의 동사가 사용된 것 중 증명 관련 활동을 유도하는 동사들에 대해서만 분석하였다. 본 분석에서 제외된 동사들로는 ‘예상하다’, ‘그리다’, ‘토의하다’가 있다. 또한, ‘써넣다’는 ‘채우다’와 유사한 의미로 사용되어 ‘채우다’로 코딩하였다.

표 4. ‘-시오(하오체)’에 결합한 동사들의 종류와 사용 빈도
교과서 구하다 고르다 말하다 채우다 표시하다 설명하다 확인하다 결정하다
고호경 외, 2018 6 (16.7%) 0 0 7 (19.4%) 0 17 (47.2%) 0 0
주미경 외, 2018 0 31 (96.6%) 0 0 0 1 (3.1%) 0 0
강옥기 외, 2018 0 32 (57.1%) 0 0 0 23 (41.1%) 0 0
박교식 외, 2018 17 (30.9%) 0 8 (14.5%) 15 (27.3%) 0 4 (7.3%) 2 (3.6%) 0
황선욱 외, 2018 53 (66.3%) 0 0 8 (10.0%) 0 14 (17.5%) 0 1 (1.3%)
김원경 외, 2018 21 (23.3%) 0 0 0 48 (53.3%) 11 (12.2%) 4 (4.4%) 0
김화경 외, 2018 32 (42.7%) 0 4 (5.3 0 0 18 (24.0%) 0 0
장경윤 외, 2018 54 (41.9%) 0 1 (0.8%) 32 (24.8%) 16 (12.4%) 19 (14.7%) 1 (0.8%) 1 (0.8%)
류희찬 외, 2018 32 (69.6%) 0 6 (13.0%) 0 0 8 (17.4%) 0 0
이준열 외, 2018 49 (52.7%) 0 10 (10.8%) 0 25 (26.9%) 0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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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지’가 포함된 형태가 포함된 형태로 기술된 증명 관련 과제들은 ‘확인하다’, ‘결정하다’, ‘말하다’와 같은 동사들과 결합한 특징이 있다. 이러한 유형의 증명 관련 과제가 포함된 교과서와 과제의 수는 박교식 외 (2018)의 경우 2개, 김원경 외 (2018)의 경우 8개, 장경윤 외 (2018)의 경우 2개, 이준열 외 (2018)의 경우 6개이고 그 외의 교과서들에서는 해당되는 증명 관련 과제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ㄴ지’가 포함된 형태로 진술된 증명 관련 과제들은 장경윤 외 (2018)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확인하다’ 또는 ‘말하다’의 동사와 결합한 형태로만 기술된 특징이 있었다.

표 5. ‘-ㄴ지’와 결합한 동사의 종류와 빈도
교과서 -ㄴ지
확인하다 결정하다 말하다
박교식 외, 2018 2 0 0
김원경 외, 2018 8 0 0
장경윤 외, 2018 1 1 0
이준열 외, 2018 0 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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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2학년 기하 단원에 제시된 증명 관련 과제들의 진술에 사용된 표현들은 화자(교과서 저자)와 독자(학생)의 관계에 대한 해석을 가능케 한다. 첫째, ‘-하시오’는 격식체로서 예사높임의 표현으로 화자와 독자의 심리적, 사회적 거리가 있고 독자가 화자에 비해 대등하거나 조금 높은 관계에 있으되 화자가 더 낮은 위치에 있지 아니함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하시오’의 표현으로 진술된 증명 관련 과제들은 독자인 학생들을 화자인 교과서 저자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지위로 설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둘째, ‘-ㄴ지’가 포함된 증명 관련 과제들은 ‘가설을 검증’하는 과제들로써 ‘-인지’로 기술된 수학적 가설에 대한 추측과 의문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이금희 (2016)에 따르면 ‘-ㄴ지’가 ‘알다’, ‘말하다’와 같은 인지 동사와 결합된 형태의 모문으로 기술된 경우에 ‘-ㄹ지’에 비하여 추측, 의문의 막연성이 약화된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ㄴ지 말하시오’의 형태로 기술된 증명 관련 과제들은 독자에게 제시된 추측, 의문에 대한 어느 정도의 막연함을 제거한 채로 수학적 참, 거짓을 판단하게끔 요청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막연함이 약화된 수학적 추측, 의문을 제시함으로써 독자인 학생들로 하여금 참, 거짓여부 판단의 대상이 되는 추측, 의문이 거짓이기 보다는 참일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으로부터 가설을 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주어진 가설의 진위여부 보다는 참인 이유를 말하도록 요구되는 형태로 진술이 되어 있다고 보인다.

V. 토의

본 연구에서는 중학교 2학년 기하 단원에 제시된 증명 관련 과제들에 대해 화자인 교과서 저자와 독자인 학생들의 사회적 관계를 내포할 수 있는 음성에 대하여 Herbel-Eisenmann & Wagner (2007)의 연구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주로 사용된 표현인 ‘-시오’, ‘-ㄴ지’를 중심으로 한국어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화자와 독자의 사회적 관계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교과서의 저자들은 ‘-시오’로 표현되는 예사높임의 표현은 격식체로서 사회적으로 독자와 화자가 거리감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나동숙, 2016; 임지룡, 2015). 또한, 독자를 지칭하는 대명사가 증명 관련 과제에서 부재함에서 오는 교과서 저자와 독자 간의 형식적이고 거리감 있는 관계를 설정한다는 해석도 가능케 한다(Morgan, 1996). ‘-ㄴ지’로 표현되는 가설(추측)을 검증하는 과제들은 어느 정도 막연함이 제거된 가설을 제시함으로써 독자인 학생들이 제시된 가설이 참일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금희, 2016). 더욱이 ‘-ㄴ지’로 진술된 증명 관련 과제에 결합된 동사의 대부분이 ‘확인하다’라는 사실은 독자에게 가설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보다는 참임을 확인하기를 요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독자인 학생들이 ‘-ㄴ지’로 서술된 가설을 검증하는 과제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과제를 탐구하는 것보다는 주어진 수학적 사실을 이해하고 그 이유를 생각하기를 요구하는 과제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가설을 검증하는 과제가 본 과제의 취지에 맞게 재진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가설의 진위여부에 대한 판단과 그 이유를 설명하도록 요구하는 형태인 “‘-ㄴ지’ 결정(판단)하고, 그 이유를 말하시오.”로 가설 검증하기 과제를 진술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또한, Herbel-Eisenmann & Wagner (2007)의 연구에서 제시된 사례들과 달리 한국의 중학교 2학년 기하 단원의 증명 관련 과제들에는 독자인 ‘개인’을 지칭하는 표현이 사용되지 않은 특징이 있었다. Morgan (1996)에 따르면 이러한 ‘개인’을 지칭하는 대명사의 부재는 전형적인 다른 수학 교과서들과 결을 같게 한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를 통해 보고된 결과들은 교과서의 저자와 교사들에게 교과서에 제시된 증명 관련 과제들의 음성과 그에 따른 학생들의 포지셔닝 그리고 가설(추측)을 검증하는 과제들에 대해 고려할 부분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교과서의 저자들에게는 교과서 집필의 단계에서 과제들을 서술하면서 가상의 독자인 학생들을 사회적으로 어떠한 위치로 설정하는지에 대해 자신들이 의도적으로 형성하고자 하는 사회적 관계와 언어 표현으로 규정되는 사회적 관계, 수학과 독자 간에 형성되는 관계의 괴리(gap)가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다음으로, 교사들에게는 교과서에 서술된 과제들을 실제 실행하면서 교과서에 제시된 과제들을 자신들의 언어로 발화하여 실행할 때 표현에 변화를 주어 자신들의 교수 의도와 학생과의 사회적 관계 설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고, 더 나아가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긍정적인 정체성 형성에 대한 교사의 의도에 따라 과제를 선택, 실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 연구는 증명 관련 과제들이 특정한 단원과 학년에서 추출되어 향후 연구를 통해 연구 결과들에 대한 재분석이 필요하다. 이전에 기술한 바와 같이 중학교 2학년 기하 단원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기에 학교급별, 학년별, 교과목 및 내용 영역별 특성에 따라 다른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 또한, 증명 관련 과제들만을 대상으로 분석이 이루어졌기에 다른 과제들을 포함한 분석에 따라 본 연구에서 심층적으로 분석되지 아니한 표현들에 대한 해석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초중등 교육과정에 걸쳐서 교과서의 저자와 독자 간에 사회적 관계 형성에 영향을 주는 음성의 변화에 관한 종단적인 연구와 실제 독자들의 수학 교과서의 음성에 대한 인식과 포지셔닝에 대한 영향에 관한 연구로 모든 학생들이 수학을 할 수 있는 (NCTM, 2000) 교육환경 조성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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