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교육부는 2021년 11월 24일 ‘2022 개정 총론 주요사항(시안)’ 발표를 통해 국가·사회적 요구와 교육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모든 학생이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교육과정 개정의 비전으로 설정하였고, 개정의 중점으로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 함양이 가능한 교육과정, 학습자의 삶과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과정, 지역·학교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 및 책임교육 구현, 디지털·AI 교육환경에 맞는 교수·학습 및 평가체제 구축을 제시하였다(교육부, 2021a, p.9). 특히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 함양이 가능한 교육과정을 위해 미래 사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초소양과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선하고자 하였다(교육부, 2021a, pp. 9-10).
기초소양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교육과정 구성의 중점으로 “인문·사회·과학기술 기초소양을 균형 있게 함양”(교육부, 2015, p. 3)하는 방향을 설정함으로써 제시된 바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언어, 수리, 디지털 소양을 기초소양으로 강조한다. 기초소양은 여러 교과를 학습하는 데 기반이 되며, 총론과 교과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보았다(교육부, 2021a, p. 13). 언어 소양은 언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호, 양식, 매체 등을 활용한 텍스트를 대상, 목적, 맥락에 맞게 이해하고, 생산·공유·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 구성원과 소통하고 참여하는 능력으로, 수리 소양은 다양한 상황에서 수리적 정보와 표현 및 사고 방법을 이해·해석·사용하여 문제해결·추론·의사소통하는 능력으로, 디지털 소양은 디지털 지식과 기술에 대한 이해와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비판적으로 이해·평가하여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생산·활용하는 능력으로 제시된다(교육부, 2021a, p. 13).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문서의 ‘교육과정 구성의 중점’에서는 “모든 학생이 학습의 기초인 언어·수리·디지털 기초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하여 학교 교육과 평생학습에서 학습을 지속할 수 있게 한다.”고 제시된다(교육부, 2022a, p. 5). 기초소양은 “학교 교육 기간을 포함한 평생학습에 필요한” 것이며, “교과의 깊이 있는 학습에 기반”이 되며, “언어·수리·디지털 기초소양은 모든 교과를 통해 함양”해야 하는 것이 된다(교육부, 2022a, pp. 9-10). 총론 문서에서 기초소양에 대해 이와 같이 제시되고 있지만 기초소양 교육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현되어야 할지에 대해서는 많은 과제를 남기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기초소양은 기초학력과 관련하여 강조된다. 총론 문서상 ‘Ⅱ. 학교 교육과정 설계와 운영’에서 학교는 “학교 교육 기간을 포함한 평생학습에 필요한 기초소양과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며 학습 격차를 줄이도록 노력한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즉, 미래 교육의 방향에서 기초학력이 3R’s의 수준과 범주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보고 학교는 여러 교과를 학습하는 데 기반이 되는 기초소양(언어, 수리, 디지털 소양)을 집중적으로 지도하여 학생 간 학습 격차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된 것이다(교육부, 2022b, p. 47). 정부에서는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보장하여 능력에 따라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하여 2021년에 ‘기초학력 보장법’을 제정하기도 하였다(박선화 외, 2022). 우리나라 초·중학교 학생들의 기초학력은 국가 수준의 기초학력 진단도구를 통해 평가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와 기술의 발전 등 사회의 변화 속에서 기초학력에 대해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기존의 기초학력과는 다른 새로운 개념을 요구하고 있다(박선화 외, 2020).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개정의 방향으로 설정된 기초소양 교육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초소양의 개념을 명료화하고, 기초소양과 역량의 관계 등 검토해야 할 사항들이 많은 상황이다. 이제까지 언어 소양, 수리 소양1), 디지털 소양 각각에 초점을 두고 이루어진 연구들은 다수 있으나[예.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기초 문해력과 국어과 교육과정의 대응(이경화, 2022); 국가 교육과정에서 기초학력으로서의 수리력 도입 방안(김선희, 이승미, 2020);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디지털 리터러시 재개념화(정재원, 신윤희, 2022) 등], 기초소양에 초점을 두고 기초소양의 의미, 교육과정과 평가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다룬 연구는 거의 없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기초소양의 개념을 탐구하고, 외국의 기초소양 평가에 대한 동향을 살펴보고, 우리나라 기초소양 평가를 위한 방향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기초소양은 언어, 수리, 디지털 소양으로 제시된다. 디지털화와 빅 데이터가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모든 학생들이 디지털 활용 능력을 갖추는 것은 필수적이지만,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은 디지털 소양을 기르는 데 기초가 되므로(OECD, 2019, p. 4) 본 연구에서는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에 초점을 두고 살펴보고자 한다.
이 연구는 외국의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 교육에 대한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의 기초소양 평가에 대한 방향을 탐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해외 사례로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BC) 주와 호주의 사례를 선정하였다. BC 주와 호주는 최근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응하는 교육과정 개혁을 통해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의 기초가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BC 주는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을 학교와 삶에서 성공하는 데 필수적인 능력으로 강조하고(BCMoECC, 2023, p. 6), ‘기초능력평가’(Foundation Skills Assessment: 이하 FSA)를 통해 평가한다.2) 호주는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을 국가 교육과정에서 지향할 ‘일반 능력’(General Capabilities)으로 강조하고 있다. 호주의 일반 능력은 학생들이 성공적으로 살아가도록 준비시키는 데 필요한 지식·기능·행동·성향을 의미한다(ACARA, 2023). 호주3)는 이러한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에 대해 ‘온라인 형성평가 이니셔티브’(Online Formative Assessment Initiative: 이하 OFAI)를 통해 능력의 발달 모습을 나타내는 ‘국가 학습 진척도’(National Learning Progression)를 제시한다. 호주의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은 일반 능력으로서 강조되고 있지만, 학생들이 삶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이러한 능력을 살펴보는 것은 기초소양을 학교 교육 기간을 포함한 평생학습에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기초소양 교육의 방향을 정립해나가는 우리나라에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BC 주의 언어 소양 및 수리 소양과 관련된 선행연구로는 문해력을 기초학력으로 설정하고 BC 주의 정책을 분석하여 국가 수준 교육과정과 평가의 방향을 탐색한 이경남(2022)의 연구가 있고, 호주의 언어 소양 및 수리 소양과 관련된 선행연구로는, 미국, 영국, 호주, 한국 등의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서답형 문항과 채점 체제를 고찰한 심재호, 노은희, 김명화(2012)의 연구가 있다. 하지만 이 연구들은 기초소양에 초점을 두고 이루어진 연구는 아니므로, 기초소양에 초점을 두고 BC 주와 호주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 기초소양의 평가 방향을 탐색하기 위해 첫째, 기초소양의 의미와 우리나라 기초학력 평가의 동향을 살펴보고, 둘째, BC 주와 호주의 최근 교육과정 개정에서 언어 소양 및 수리 소양 교육의 방향 및 평가 동향을 살펴보고, 셋째, 이 국가들의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의 평가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정리하고, 넷째, 이러한 특징들이 우리나라 기초소양 평가의 방향 설정에 주는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II. 기초소양과 기초학력
본 장에서는 소양 및 기초소양의 의미와 언어 소양 및 수리 소양의 의미를 알아보고자 한다. 그 다음 기초소양과 관련된 기초학력의 의미를 파악하고 우리나라의 기초학력 평가 동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본래 ‘소양을 갖춘’(literate)이라는 말은 읽고 쓰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러한 의미가 점차 ‘음악적으로 소양을 갖춘’, ‘컴퓨터의 소양을 갖춘’ 등과 같이 특정 영역에서 지식을 갖추었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Jerald, 2009, p. 37). 즉, 소양이라는 용어는 ‘맥락 특수성’(context-specific)을 가지며, 금융 리터러시, 미디어 리터러시와 같이 다양한 소양으로 제시되기도 한다(OECD, 2019, p. 4).
최근의 소양에 관한 논의는 학생들이 학교 교육을 통해 길러야 할 역량과 관련되어 이루어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Jerald(2009)는 세계화와 사회·경제의 변화는 학생들이 소양과 역량 등 능력을 개발할 것을 요구하게 되었다고 한다. 최근에 사용되는 소양의 의미는 어떤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많은 것을 ‘알기만 하는’ 것보다는 그 지식을 교실 밖 실제 세계의 문제에 적용하기 위해 성공적으로 도전하는 것을 강조하게 되었다(Jerald, 2009, p. 37). 그러므로 그는 소양을 ‘실제적인’(practical)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또한 소양과 역량을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소양은 “교과의 지식과 기능을 적용하여 실생활 문제를 다루는 능력”이며, 역량은 “소양을 근간으로 하여 삶의 여러 영역에 걸쳐 자신의 능력들을 끌어내어 복합적인 방식으로 그것들을 통합하여 새로운 맥락이나 상황에 맞게 사용하는 능력”이다. 역량은 문제해결력, 비판적 사고력, 협력과 같은 좀 더 광범위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Jerald, 2009, p. 45).
OECD는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역량과 함께 학생들이 길러야 할 기초소양을 제시하기도 한다. OECD는 ‘미래교육과 역량 2030’(Future of Education and Skills 2030) 프로젝트를 통해 ‘OECD 학습 틀 2030’(OECD Learning Framework 2030)을 제시한다. 학습 틀 2030에서는 변혁적 역량 세 범주(새로운 가치 창출하기, 긴장과 딜레마 조정하기, 책임감 갖기)와 함께 ‘학생의 주도성’(student agency)을 강조하는데, 학생의 주도성이란 세계에 참여하는 책임감을 의미하며, 목표를 설정하고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을 파악하는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다(OECD, 2018, pp. 5-6).
학습 틀 2030에서는 평생학습을 위해 교육과정 전반에 걸쳐 다루어져야 할 핵심적인 기능·지식·태도 및 가치를 ‘핵심 기반’(core foundation)으로 제시한다(OECD, 2019, p. 4). OECD는 핵심 기반을 학생 주도성 및 변혁적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기반으로 본다. 모든 학생들은 사회의 책임 있는 기여자이자 건강한 구성원이 되기 위한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이러한 견고한 기반이 필요하다. 핵심 기반은 크게 ‘인지적’, ‘건강’, ‘사회·정서적’ 기반으로 구성되며, 인지적 기반은 언어 소양, 수리 소양과 디지털 소양, 데이터 소양으로 구성된다.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은 디지털 소양과 데이터 소양을 기르는 데 기초가 된다. ‘건강 기반’에는 신체·정신적 건강과 웰빙이 포함되며, ‘사회·정서적 기반’에는 도덕·윤리적 측면이 포함된다(OECD, 2019, p. 4).
이후 OECD는 ‘기초소양’(Foundational Literacies)으로 언어 소양, 수리 소양, 정보·통신기술(ICT) 소양/디지털 소양, 데이터 소양, 신체/건강 소양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초소양은 변혁적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능력이다(OECD, 2020, p. 16). 또한 OECD는 이러한 기초소양과 함께, 지식·기능·가치 및 태도를 포함하는 ‘복합적 능력’(Compound Competencies)을 제시하는데, 여기에는 미디어 소양,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소양, 컴퓨팅 사고/프로그래밍/코딩, 금융 소양, 글로벌 능력, 기업가정신이 포함된다. 요약하면, 기초소양은 변혁적 역량의 함양에 필수적인 것이며, 핵심 기반은 학생 주도성 및 변혁적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기반이 되므로, 기초소양은 역량을 기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된다.
최근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은 기존의 3R’s로 불리는 전통적인 읽고 쓰고 셈하는 단순 기능에서 벗어나 더 포괄적이며 높은 수준의 사고력을 요하는 것으로 정의되고 있다(온정덕 외, 2020).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서 언어 소양은 읽기와 쓰기 기능을 넘어서서 학습자에게 언어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과 이해가 개발되도록 하는 것이고, 수리 소양은 기존의 셈하기가 아닌 수학적 사고와 탐구를 강조하는 것이 된다(OMoE, 2023).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은 범교육과정 및 통합교육(cross-curricular and integrated learning)의 접근으로 다루어져야 한다고 강조된다(OMoE, 2023). 그러므로 언어 소양은 국어를 비롯한 언어 교과에서만, 수리 소양은 수학 교과에서만, 디지털 소양은 정보 교과에서만 다루어지는 교과 특수적인 접근을 취하는 것은 아니다(온정덕 외, 2020).
‘언어 소양’(literacy)은 ‘문해력’ 혹은 ‘문식성’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공식적인 학교에서 언어 소양 교육은 국어과 교육에서 특히 읽기와 쓰기를 통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언어 소양의 정의는 변화해왔지만, 언어 소양은 인간의 의사소통을 뒷받침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능력으로 받아들여진다(온정덕 외, 2020). 언어 소양은 OECD(2019Y, p. 48)에 의하면,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세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읽고, 쓰고, 말하고, 듣는 능력”이며, 구체적으로는 “다양한 형식, 맥락, 목적으로 텍스트 및 시각적 정보를 이해·해석·사용·생성하는 능력(의미 만들기)”으로 정의된다. 언어 소양은 “아이디어에 대해 읽고, 쓰고, 듣고, 말하고, 보고, 표현하고, 토론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기 위해 풍부하고 다양한 형태의 언어와 이미지를 사용하는 능력”으로, 우리가 정보를 공유하고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해주며, 개인의 성장과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필수적인 도구가 된다(OMoE, 2023).
언어 소양의 의미에서 텍스트는 문자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텍스트를 포함하는 것으로 확장되어 개념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호주의 교육과정에서는 텍스트를 “의사소통을 위한 수단”으로 정의하며, 텍스트는 서면, 음성, 다중모드(multimode), 인쇄, 디지털 및 온라인 형식일 수 있다고 한다. 다중모드의 텍스트는 인쇄 텍스트, 시각적 이미지, 사운드트랙 및 영화나 컴퓨터 프리젠테이션 매체와 같은 다양한 의사소통의 형식으로 언어를 결합한다(ACARA, 2020a, p. 8).
‘수리 소양’(numeracy)은 전통적으로 ‘셈하기’로 알려져 왔으며, 여기에는 기본적인 자연수, 분수, 소수의 수개념과 사칙 연산이 포함되었다. 하지만 1930년대부터 Brownell이 ‘의미 있는 산술’을 주장하면서, 단순 반복에 의한 계산 연습이 아닌, 학생들의 삶과 연관된 맥락에서 수와 연산의 원리에 바탕을 둔 수학적 탐구가 중요해졌다(온정덕 외, 2020). 최근 수리 소양의 개념은 수 개념의 기본적인 이해와 사칙연산과 같은 기본적인 산술 능력을 일상생활에 적용하는 능력에 더하여 다양한 삶의 국면에서 수 감각 및 공간 감각은 물론 유용한 수학의 일부분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능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다루어지고 있다(온정덕 외, 2020). 수리 소양은 읽기와 쓰기 능력만큼 중요한데, 수학은 오늘날의 생활 방식과 많은 부분 얽혀 있어 수학적 아이디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없이는 세상의 정보들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으므로, 수학에 대한 자신감과 능력은 오늘날의 복잡한 정보 사회에서 생산적인 참여로 이어지게 하는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다(OMoE, 2023).
수리 소양은 OECD에 의하면, “수학적 정보와 아이디어에 접근하고 이를 사용·해석·전달하여 다양한 상황의 수학적 요구에 관여하고 관리하는 능력”이며, 나아가 “일상생활에서 디지털을 포함하여 수학적 도구, 추리, 모델링 등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된다(OECD, 2019, p. 48). 수리 소양은 “다양한 맥락에서 수학을 공식화·사용·해석하는 개인의 능력”으로, 여기에는 수학적으로 추론하고 현상을 기술·설명·예측하기 위해 수학적 개념·절차·사실 및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포함된다(OMoE, 2023). 수리 소양은 개인이 세계에서 수학이 하는 역할을 인식하고, 건설적·참여적·반성적인 시민에게 필요한, 근거가 충분히 있는 판단과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다(OMoE, 2023).
기초학력은 “교육을 받는 데 기초적으로 필요한 학습 능력”을 의미한다(서울대학교 교육연구소, 1995). 학습자들이 장차 살아가야 할 정보화 시대에서 학습자들은 학교 교육 이외에도 평생에 걸쳐 배움을 계속해야 하는 평생학습 시대를 맞이하게 됨에 따라, 많은 국가들은 평생교육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에서 기본적으로 반드시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지 기초학력의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었다(정혜영, 2010, p. 158). 우리나라 교육부(2022b)도 기초학력의 개념이 3R’s의 수준과 범주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보고, 학생들에게 필요한 핵심역량을 길러주어야 할 미래 교육의 방향에서 기초소양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였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총론 문서에서 학교는 “학교 교육 기간을 포함한 평생학습에 필요한 기초소양과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며 학습 격차를 줄이도록 노력한다.”(교육부, 2022a, p. 4)로 밝힘으로써 기초학력을 기초소양과 관련하여 제시한다.
2021년 9월 24일 기초학력 보장법이 공포되기도 하였는데, 이는 학생들의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국가의 책무성을 강화하고자 한 것이었다(박선화 외, 2020). 최근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나며, 특히 코로나19 이후 교육격차의 심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어 국가 차원의 기초학력 보장은 매우 시급한 문제로 여겨졌다. 이 법은 학습지원 대상 학생에게 필요한 지원을 함으로써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보장하여 능력에 따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그 기반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교육부, 2021b).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학력 및 기초학력의 개념을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새롭게 정의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박선화 외, 2020). 기존의 활용되거나 논의되고 있는 기초학력의 개념은 대체로 국어, 수학을 대상으로 한 읽기, 쓰기, 셈하기의 3R’s를 제시하고 있으며, 그와 관련된 최소 성취기준이나 평가기준의 하 수준에 도달한 정도를 의미하고 있다거나(이승미 외, 2019, p. 43) 기초학력을 지나치게 기존의 특정 과목에 국한하여 보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이승미 외, 2021, p. 2). 김경희 등(2019)은 새로운 학력의 개념을 “학교 교육의 결과로서 지식·기술·태도를 총체적으로 활용하여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상태”(p. 29)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기도 하였다. 4차 산업혁명 시대로 표현되는 현재 및 미래 사회에서 학력은 지식과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강조하고 있으며, 기초학력의 개념도 개인적·사회적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초 역량으로 규정되고 있다(박선화 외, 2020).
학생들이 기초학력을 갖출 것이 강조됨에 따라, 미래 사회의 요구에 부합하는 학력의 개념을 기반으로 기초학력을 규정하고, 새로운 기초학력의 개념에 기반한 기초학력 진단도구가 개발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증대되었다(박선화 외, 2020). 학교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초·중학교 학생들의 기초학력 진단을 위한 기존의 진단 도구에는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와 ‘초등학교 3학년 국가 수준 기초학력 진단평가’가 있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영역에서 표집평가로 실시되며, 평가 결과를 통해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성취기준에 도달한 정도를 ‘우수’, ‘보통’, ‘기초’의 세 성취 수준으로 제시한다. 기초학력 진단평가는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의 기초학력 수준을 진단하는 평가로 읽기, 쓰기, 기초수학 관련 지식과 기능의 이해 및 적용 능력을 평가한다(박선화 외, 2020, pp. 68-69). 이러한 기초학력 진단검사들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미래 사회의 변화에 부합하는 새로운 기초학력의 개념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교과 기반 평가로 이루어지고 있어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박선화 외, 2020, p. 71).
박선화 등(2020)의 연구에서는 사회·문화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문해력과 수리력의 개념이 확장·변화되고 있다는 최근의 동향을 반영하여, 기초학력 진단을 위해 문해력과 수리력의 수준별 성취기준을 개발한 바 있다. 이어 박선화 등(2022)의 연구는 기초학력 진단에 적합한 성취기준별 예시문항을 개발하고 타당성을 검토하였다. 박선화 등(2020)의 연구는 문해력과 수리력의 수준을 각각 4수준으로 구분하고, 국가 교육과정의 분석을 통해 문해력의 경우 169개, 수리력의 경우 198개의 성취기준을 개발하였다. 이 연구에서 제시하는 문해력, 수리력의 개념 및 구성 요소는 다음 <표 1>과 같다.
출처: 박선화 외(2020), p. 8을 참조하여 재구성함
문해력의 구성 요소 중, ‘이해하기’의 읽기 영역은 ‘해독·유창하게 읽기’, ‘내용 확인하기’, ‘추론하기’, ‘비판·평가하기’의 핵심 요소로 구성된다. 읽기 영역의 수준별 성취기준을 제시하면 다음 <표 2>와 같다. <표 2>에서 핵심 요소의 수준은 구분되어 있으나, 각 수준에서 예를 들어, ‘글을 읽고 낱말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와 같은 성취기준이 각 수준마다 반복되고 있어 수준별 차이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출처: 박선화 외(2020), p. 186을 참조하여 재구성함
수리력의 구성 요소 중, ‘개념 및 원리’는 ‘수와 연산’, ‘변화와 관계’, ‘도형과 측정’, ‘자료와 가능성’의 영역으로 구성된다. ‘수와 연산’ 영역의 수준별 성취기준을 제시하면 다음 <표 3>과 같다. <표 3>의 내용을 보면 수와 연산에 대해 주로 지식과 단순 기능 위주의 내용이 세세한 단계별로 나열되어 있다.
출처: 박선화 외(2020), p. 257을 참조하여 재구성함
III. 캐나다 BC 주와 호주의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 평가
본 장에서는 캐나다 BC 주와 호주의 최근 교육과정 개정에서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 교육의 방향 및 평가 동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의 평가와 관련하여 BC 주의 FSA와 호주의 OFAI가 설정한 국가 학습 진척도를 살펴본다.
최근 BC 주 교육부는 교육 비전으로 ‘학생의 성공’(Vision for Student Success)을 설정하고, 21세기의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교육받은 시민’(educated citizens)을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교육 개혁을 해왔다. 교육 개혁은 모든 학습자가 자신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둔다(BCMoE, 2023). BC 주에서는 2016년부터 새로운 교육과정이 실행되고 있으며, 교육과정 개혁은 ‘교육과정 재설계’(Curriculum Redesign)로 불린다. 미래 사회에 학생들을 준비시키기 위해 교육과정이 학습자 중심적이고 유연해야 하며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에 중점을 두는 동시에 개념 기반 및 역량 중심 접근(concept-based and competency-driven approaches)을 통해 심층 학습을 지원해야 한다고 한다(BCMoE, 2023). BC 주는 변화하는 세상에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핵심역량을 ‘의사소통’(의사소통, 협업), ‘사고’(창의적 사고, 비판적·반성적 사고), ‘개인적·사회적 역량’(개인적 자각과 책임감, 긍정적인 개인적·문화적 정체성, 사회적 자각과 책임)으로 설정하였다(BCMoE, 2023).
교육과정 재설계는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의 견고한 기초에 초점을 맞추고, 삶의 모든 영역에서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유능한 시민을 길러내는 데 목적을 둔다. BC 주의 재설계된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생각하고, 배우고, 성장하는 방식을 존중하며 지속적인 변화에 대비하는 성공적인 평생학습을 준비하도록 한다(BCMoE, 2023).
BC 주에서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은 BC 교육과정의 기초이며 K-12 시스템 내의 모든 학습 영역(교과)에서 성취를 위한 기반으로, 학교와 삶에서 성공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 된다(BCMoECC, 2023, p. 1). 언어 소양은 “다양한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의미를 만들고 관련 맥락에서 다양한 방식 및 목적으로 의사소통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능력”을 의미하며, 수리 소양은 “주어진 상황에서 정보를 해석하고, 식별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학적 이해를 적용하고, 해결책을 분석하고 의사소통하는 능력”을 의미한다(BCMoECC, 2023, p. 6).
BC 주의 FSA는 학생들의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을 평가한다. FSA는 4학년과 7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되며, 평가 결과는 학부모, 학생, 교사에게 제공된다. FSA는 뒤처진 학생이 없도록 학생의 성취도에 대한 조기 정보를 얻고, 교육 시스템의 주요 결과를 모니터링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BCMoECC, 2023). FSA의 설계 및 개발은 ‘주평가 자문단’(Advisory Group on Provincial Assessment)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BCMoECC, 2023, p. 1).
본 연구에서 FSA에 대한 검토는 《기초능력평가 해설》(Foundation skills assessment: specifications)(BCMoECC, 2023)을 중심으로 하였다. 이에 의하면, FSA가 추구하는 주요 방향은 ‘핵심역량의 반영’, ‘깊이 있는 사고의 측정’, ‘범교육과정 기능의 반영’, ‘원주민 관련 내용 반영’, ‘자아 성찰의 기회 제공’ 등이다. 특히 ‘범교육과정 기능(Cross-curricular skills)의 반영’을 통해 학습의 모든 영역에 걸쳐서 습득되고 적용되는 언어 소양 및 수리 소양의 기능을 반영하고자 한다(BCMoECC, 2023, p. 3). 주정부 평가의 기준과 기대치는 주의 교육 목표인 ‘교육받은 시민’을 반영하는 데 초점을 두어 설계되며, BC 주의 평가는 주 교육과정과 연계되고 주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학생이 길러야 할 핵심역량과도 연계된다(BCMoECC, 2023, p. 1).
FSA의 문항은 구성형 문항과 선택형 문항으로 이루어지며, 각 문항에 대해서는 Webb의 DOK(Depth of Knowledge)가 적용된다. DOK는 사고의 복잡성에 따라 수준을 분류한 것으로, 단순한 사실이나 정보를 상기하는 수준부터 중요한 개념을 이해하고 조직적 구조를 사용하여 아이디어들을 연결하는 수준, 지식을 적용·종합·분석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기까지 지식의 깊이를 반영한다. 이에 기반하여 FSA는 ‘초보’(Emerging)→‘진행’(On Track)→‘확장’(Extending)의 숙련도가 나타나도록 학생의 성과를 설명한다(BCMoECC, 2023, p. 16).
BC 주의 모든 교육과정은 언어 소양의 개발을 포함하여 ‘교육받은 시민’의 개발을 지원하도록 설계되었다(BCMoECC, 2023, p. 8). 언어 소양 평가의 경우, 초점을 두는 것은 범교육과정적 특성을 지니는 능력을 측정하고자 하는 것이다. 언어 소양의 기능에는 사회 또는 과학 교과 등에서 볼 수 있는 그래프 또는 데이터 분석, 인포그래픽에 제시된 정보 해석과 같은 다양한 작업이 포함될 수 있다. FSA에서 다루어지는 텍스트는 광범위한 교육과정 영역에서 선택되어 학생들은 응답에서 다양한 학습 영역을 통합할 수 있고, 신문, 잡지와 같은 생활 속의 매체에서도 선택된다(BCMoECC, 2023, p. 8). 언어 소양의 구성형 문항은 ‘텍스트의 의미 분석과 구성(이해와 의사소통)’, ‘개인적 소통(의사소통)’으로 구성되며, 선택형 문항은 ‘텍스트의 의미 분석과 구성(이해)’, ‘자아 성찰’로 구성된다(BCMoECC, 2023, p. 15).
수리 소양 평가의 경우, 수학 교육과정 전반에 걸쳐 다루어지는 내용을 반영한다. 수리 소양의 구성 요소는 ‘수와 양’, ‘연산’, ‘규칙성’, ‘공간 관계’, ‘자료와 가능성’이다(BCMoECC, 2023, p. 10). 수리 소양의 구성형 문항은 ‘실생활의 문제해결에 수리 기능의 사용(추론·분석, 이해·해결, 의사소통·표현)’으로 구성되며, 선택형 문항은 ‘실생활의 문제해결에 수리 기능의 사용, 자아 성찰’로 구성된다(BCMoECC, 2023, p. 15).
언어 소양의 ‘텍스트의 의미 분석과 구성(이해와 의사소통)’ 중, ‘이해’의 채점 루브릭(Scoring Rubric)과 수리 소양의 ‘실생활의 문제해결에 수리 기능의 사용’ 중, ‘추론·분석’의 채점 루브릭을 제시하면 다음 <표 4>와 같다.
출처: BCMoECC(2023), p. 18, p. 21을 참조하여 재구성함
<표 4>를 통해 언어 소양, 수리 소양에서 점차 향상되는 학생의 수준을 구분하고 각 수준에서 학생 수행의 특징을 보여주는 점을 볼 수 있다. 특히 ‘스냅샷’(snapshot)을 통해 해당 수준의 전반적 특징을 개략적으로 나타냄으로써 각 수준에 대한 이해를 제공해 준다. 수리 소양의 경우, ‘추론·분석’의 기능에 대한 수준별 발달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호주의 경우 2008년 공표된 ‘멜버른 선언’에서 ‘호주 교육과정’(Australian Curriculum)의 목적은 모든 학생이 세계 수준의 교육을 받도록 하며 학생이 변화하는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융통성 있고, 높은 성취를 이루는 다재다능한 사람이 되도록 필요한 기능을 준비시키는 것으로 제시되었다. 멜버른 선언은 호주의 청소년을 위한 교육 목표로서, 첫째, 호주의 학교 교육은 평등과 수월성을 장려하고, 둘째, 모든 청소년들이 ‘성공적 학습자’, ‘자신감 있고 창의적인 개인’, ‘적극적이고 지식을 갖춘 시민’이 되도록 지원받아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AEM, 2019). 최근 2019년에 공표된 호주 청소년의 교육 결과를 향상시키기 위한 ‘앨리스 스프링 교육 선언’은 이전의 멜버른 선언을 계승하는 것으로, 호주 교육과정이 오늘날의 호주 학생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극대화하도록 지원하는 세계적인 수준의 교육을 위한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였다(AEM, 2019, p. 2).
멜버른 선언은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 그리고 주요 학문의 지식이 젊은 호주인을 위한 교육의 초석이며, 호주의 국가 교육과정은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보았다(AEM, 2019). 또한 호주 교육부는 멜버른 선언의 교육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필수 기능을 의미하는 ‘일반 능력’을 설정하였는데, 이는 ‘언어 소양’, ‘수리 소양’, ‘디지털 소양’, ‘비판적·창의적 사고’, ‘개인적·사회적 능력’, ‘윤리적 이해’, ‘문화상호간 이해’로 구성되었다(ACARA, 2023). 호주의 경우,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은 일반 능력으로 제시되고 있다.
OFAI는 호주 교육과정이 설정한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의 일반 능력에 대해 국가 수준의 학습 진척도를 개발하여 제시한다. OFAI는 ‘국가 학교개혁 협약’에 따른 정책의 일환으로 주 및 준주의 교육부 장관이 참여하는 프로젝트이며, NSW, Victoria, Queensland의 기존 자료를 활용·조정하여 모든 관할권을 포함하는 국가 수준의 평가 은행을 설립하고자 한 것이다(AGDoE, 2020). OFAI는 호주 전역의 학생 학습 및 학생 성취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며, 교사는 이를 통해 교육에 정보를 제공받고 평가 과정을 개선하기 위한 학습 진척도, 온라인 자료 및 전문 학습을 개발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OFAI는 교사에게 다음과 같은 도구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첫째, 학생들이 학습의 과정에서 어디에 있는지를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식별한다. 둘째, 다음 단계에서 해야 할 일에 대해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린다. 셋째,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속적으로 발전하도록 학생의 학습을 모니터링한다(AGDoE, 2020). 2019년 12월 교육 위원회는 ‘국가 학습 진척도’의 공통된 정의에 합의했다. 학습 진척도는 ‘호주 교육과정·평가 및 보고 기관’(Australian Curriculum, Assessment and Reporting Authority: ACARA)에서 개발하며, 호주 교육과정과 연계되어 OFAI의 기반으로 사용된다(AGDoE, 2020).
학습 진척도는 시간이 경과하여 숙련도가 증가함에 따라 학생들이 일반적으로 습득하는 기능·이해·능력을 기술하는 것으로, 연령이나 학년 수준에 관계 없이 학생들이 교육과정의 특정 측면에서 일반적으로 진행하는 학습 경로를 나타낸다(AGDoE, 2020). 학습 진척도는 교사가 학생이 도달한 학습 단계를 확인하고, 기능과 지식의 격차를 식별하고, 학습 진행을 위한 다음 단계를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설계되었다(AGDoE, 2020). 호주 국가 교육과정의 다른 일반 능력과 달리,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에서는 능력의 발달을 나타내는 진척도가 제시된다. 언어 소양의 진척도는 영어 교육과정의 ‘학년 수준 기대’와, 수리 소양의 진척도는 수학 교육과정의 ‘학년 수준 기대’와 각각 연결된다(ACARA, 2020a; 2020b). ‘기대’는 우리나라 교과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에 해당한다. 본 연구에서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의 학습 진척도에 대한 검토는 <국가 언어 소양 학습 진척도 3.0.>(National literacy learning progression version 3.0.)(ACARA, 2020a)과 <국가 수리 소양 학습 진척도 3.0.>(National numeracy learning progression version 3.0.)(ACARA, 2020b)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호주 교육과정에서 언어 소양은 학생이 학교에서 학습하고 생산적으로 사회에 참여하는 능력의 기본으로 설정된다. 학생들은 학교와 일상생활에서 배우고 소통하며 사회에 효과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언어를 해석하고 사용하는 지식·기능·성향을 개발함으로써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언어 소양은 모든 학습 영역(교과)의 학습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다(ACARA, 2023). 언어 소양은 주로 영어 교육과정을 통해 길러질 수 있지만, 다른 학습 영역의 학습을 통해 더욱 강화되고 구체화되며 확장된다(ACARA, 2020a, p. 8).
‘언어 소양 진척도’(Literacy Progression)는 영어 교육과정의 기반이 되는 언어 소양에 대한 관찰 가능한 지표를 나타낸다(ACARA, 2020a, p. 9). 이를 통해 언어 소양 개발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제공함으로써, 교사들에게 학년 수준의 기대 이상 또는 이하에 해당하는 학생들을 위한 교수·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개념적 도구를 제공한다. 진척도는 학생들이 기초 학년(Foundation)부터 10학년에 이르기까지 호주 교육과정에서 언어 소양에 대해 요구하는 사항에 성공적으로 참여하도록 지원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ACARA, 2020a, p. 9). 언어 소양 진척도는 모든 학습 영역에서 교사가 학생의 언어 소양 개발을 정확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언어 소양 개발에 대한 보다 세분화된 설명을 제공함으로써 영어 교육과정을 보완한다. 하지만 진척도는 영어 교육과정을 대체하지는 않는다(ACARA, 2020a, p. 9). 진척도는 기대되는 기능이 개발되는 양상을 설명하지만, 모든 학생이 모든 진도 수준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균일하게 향상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진척 수준의 지표는 규범적 목록은 아니며, 진척도는 체크리스트로 사용하도록 설계되지는 않았다(ACARA, 2023). 언어 소양 진척도는 학생들이 호주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언어 소양을 기르기 위해 학교와 교사가 모든 학습 영역에서 지원하도록 설계되었다(ACARA, 2020a, p. 9).
언어 소양은 ‘읽기·보기’, ‘말하기·듣기’, ‘쓰기’로 구성된다. 이 중, 읽기 영역은 ‘텍스트 이해’, ‘음운 인식’, ‘음운 지식 및 단어 인식’, ‘유창성’의 하위 요소로 구성된다(ACARA, 2023). ‘텍스트 이해’(Understanding texts: UnT)에 대한 기초 학년(F)부터 10학년에 해당하는 진척도를 제시하면 다음 <표 5>와 같다. 진척도에는 진척 ‘수준’과 이에 따른 ‘지표’(indicator)가 함께 제시된다.
호주 교육과정과의 연계 | 학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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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하위 요소 | 진척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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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이해 | UnT1a | UnT1b | UnT1-4 | UnT4-5 | UnT5 | UnT6 | UnT7 | UnT7-8 | UnT8-9 | UnT9 | UnT10 | UnT10-11 | UnT11 |
출처: ACARA(2023); ACARA(2020a), pp. 31-39를 참조하여 재구성함
호주 교육과정에서 수리 소양은 학생의 학교 학습과 사회에의 참여에 있어서 기본이 된다. 수리 소양은 학생들이 다양한 상황에서 수학을 사용하는 데 필요한 지식·기능·행동·성향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학생들이 세계에서 수학의 역할을 인식하고 이해하며 수학적 지식과 기능을 목적에 맞게 사용하는 성향과 능력이 포함된다(ACARA, 2023). 수리 소양을 통해 학생들은 수학이 교실 밖에서도 지속적으로 사용된다는 것과 다양한 상황에서 수학적 기능이 적용된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ACARA, 2020b, p. 6).
수리 소양을 위해 필요한 기능과 이해는 수학 교육과정을 통해 제시된다. 수학 교육과정은 ‘수와 대수학’, ‘측정과 기하학’, ‘통계와 확률’에 대한 필수 수학적 기능과 지식을 제공하며(ACARA, 2020b, p. 6), 이해, 유창성, 추론 및 문제해결의 수학적 능력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둔다(ACARA, 2020b, p. 7). 호주 교육과정에서 학생들은 학교의 학습 영역과 보다 폭넓은 생활에서 자신 있게 수학을 사용할 수 있는 지식과 기능을 개발하면서 수리 소양을 갖게 된다(ACARA, 2023).
‘수리 소양 진척도’(Numeracy Progression)는 학생들이 호주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수리 소양을 기르기 위해 학교와 교사가 모든 학습 영역에서 지원하도록 설계되었다(ACARA, 2020b, p. 7). 수학적 기능과 지식을 교육과정 전반에 걸쳐 적용하면 다른 학습 영역의 학습을 풍부하게 할 수 있으며, 수리 소양을 더 넓고 깊게 개발할 수 있다. 진척도는 학생들이 상호작용하는 수학적 아이디어는 학생의 삶과 관련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ACARA, 2020b, p. 6). 수리 소양 진척도는 교사가 수학 교육과정에서 학생의 수리 소양 개발에 대한 세밀한 이해를 하도록 도울 수 있다. 진척도는 수학 교육과정을 대체하지 않으며, 체크리스트로 설계되지 않았다(ACARA, 2020b, p. 7).
수리 소양은 수학 교육과정과 마찬가지로, ‘수와 대수학’, ‘측정과 기하학’, ‘통계와 확률’로 구성된다. 이 중, 수와 대수학 영역은 ‘숫자와 자릿값’, ‘계산 과정’, ‘덧셈’, ‘곱셈’, ‘분수’, ‘비례적 사고’, ‘수의 규칙성과 대수적 사고’ 등의 하위 요소로 구성된다(ACARA, 2023). ‘숫자와 자릿값’(Number and place value: NPV)에 대한 학년 및 진척도를 제시하면 다음 <표 6>과 같다. <표 5>와 <표 6>에서 보면 언어 소양, 수리 소양 진척도의 지표에서 모두 해당 수준에 따른 특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실생활과 연결된 상황을 함께 제시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호주 교육과정과의 연계 | 학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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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하위 요소 | 진척도 | ||||||||||
---|---|---|---|---|---|---|---|---|---|---|---|
텍스트 이해 | NPV1-3 | NPV4 | NPV4-5 | NPV6-7 | NPV7-8 | NPV8 | NPV9 | NPV10 |
출처: ACARA(2023); ACARA(2020b), pp. 10-14를 참조하여 재구성함
IV. 캐나다 BC 주와 호주의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 평가의 특징
앞 장에서 캐나다 BC 주와 호주의 교육과정 개정과 함께 언어 소양 및 수리 소양 교육의 방향 및 평가 동향을 살펴보았다. BC 주와 호주의 사례에서는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미래 사회에 필요한 능력의 맥락에서 강조한다. BC 주는 21세기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모든 학습자가 성공하도록 교육과정 재설계의 교육 개혁에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핵심역량을 설정하고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에 중점을 두었다. 교육과정 재설계에서 학교와 삶에서 성공하는 데 필수적인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의 견고한 기초를 갖추는 데 초점을 맞추었고,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을 지속적인 변화에 대비하는 성공적인 평생학습을 준비하게 하는 것으로 보았다. 호주 교육부는 역동적인 사회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체제를 준비하기 위해 학생이 길러야 할 필수 기능인 일반 능력을 설정하였고,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의 일반 능력은 교육의 초석이 되며, 국가 교육과정은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보았다.
BC 주와 호주의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의 평가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은 모든 교과를 통해 학습되고 모든 교과의 학습에 필요한 범교육과정의 성격을 갖는다. BC 주에서는 교육과정의 기초인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이 모든 학습 영역에서 성취를 위한 기반이 된다고 보고, FSA가 추구하는 주요 방향의 하나인 ‘범교육과정 기능의 반영’을 통해 학습의 모든 영역에 걸쳐서 습득되고 적용되는 언어 소양 및 수리 소양의 기능을 반영하고자 하였다. 언어 소양의 평가에서 초점을 두는 것은 범교과적 특성을 지니는 언어 소양을 측정하고자 하는 것이었고, 이러한 기능에는 사회 또는 과학 교과 등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작업이 포함되었다. 텍스트는 광범위한 교육과정 영역에서 선택되어 학생들은 응답에서 다양한 학습 영역을 통합할 수 있다. 호주의 언어 소양 진척도는 학생들이 언어 소양을 기르기 위해 학교와 교사가 모든 학습 영역에서 지원하도록 설계되었다. 언어 소양은 모든 학습 영역의 학습을 위해 필수적이며, 주로 영어 교육과정을 통해 길러질 수 있으나 다른 학습 영역의 학습을 통해 더욱 강화되고 구체화되며 확장된다. 수리 소양 진척도 또한 학생들이 수리 소양을 기르기 위해 학교와 교사가 모든 학습 영역에서 지원하도록 설계되었다. 수리 소양을 위한 기능과 이해는 수학 교육과정에 제시되어 있으나, 학생들은 학교의 학습 영역과 보다 폭넓은 생활에서 자신 있게 수학을 사용할 수 있는 지식과 기능을 개발하면서 수리 소양을 갖게 된다. 수학적 기능과 지식을 교육과정 전반에 걸쳐 적용하면 다른 학습 영역의 학습을 풍부하게 할 수 있으며, 수리 소양을 더 넓고 깊게 개발할 수 있다. BC 주와 호주에서는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의 범교육과정적 접근을 강조하며 이러한 접근이 언어, 수학 교과 및 다른 교과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 언어 소양 및 수리 소양과 교과들과의 관계를 제시한다.
둘째,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의 평가에서 실생활과의 연결을 강조한다. BC 주 FSA의 언어 소양 평가에서 다루어지는 텍스트는 신문, 잡지와 같은 생활 속의 매체에서도 선택되고, 수리 소양의 문항에서 ‘실생활의 문제해결에 수리 기능의 사용’ 영역이 제시되었다. 호주의 언어 소양, 수리 소양 진척도의 지표에서 모두 실생활과 연결된 상황을 함께 제시하고, 수리 소양 진척도에서는 학생들이 상호작용하는 수학적 아이디어는 학생의 삶과 관련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셋째,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의 평가에서 능력(기능)이 발달되는 모습을 나타낸다. BC 주와 호주의 사례에서는 학생의 능력 수준의 특징과 수준에 따라 향상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FSA는 ‘깊이 있는 사고의 측정’의 주요 방향을 강조하며, 문항에 대해서는 사고의 복잡성에 따라 수준을 분류한 DOK를 적용하였다. 이러한 사고의 수준을 반영하여 언어 소양, 수리 소양의 채점 루브릭을 통해 점차 높은 수준으로 향해가는 모습이 드러나도록 하고 스냅샷을 통해 각 수준에서 학생 수행의 특징을 보여주는 경향을 볼 수 있었다. 또 FSA의 주요 방향으로 ‘범교육과정 기능의 반영’이 강조되었고, 특히 수리 소양의 문항을 추론·분석 등 ‘실생활의 문제해결에 수리 기능의 사용’ 영역으로 구성하고 채점 루브릭에서 기능(사고력)이 발달되는 모습을 제공하였다. 호주에서도 시간 경과에 따라 학생들이 습득해 나가는 기능·이해·능력을 설명하는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의 진척도를 통해 기대되는 일반 능력이 발달되는 양상을 지표로 설명하며, 지표에서 해당 수준에 따른 특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
넷째,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의 평가는 주 혹은 국가 수준 교육과정과의 연결을 강조하며 설계된다. BC 주 FSA의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의 평가는 주의 교육 목표인 ‘교육받은 시민’을 반영하도록 설계되며, 주 교육과정 및 주 교육과정에서 지향하는 핵심역량과 연계되며, FSA가 추구하는 주요 방향 중 하나는 ‘핵심역량의 반영’이었다. 언어 소양 평가의 텍스트는 광범위한 교육과정 영역에서 선택되고, 수리 소양 평가는 수학 교육과정 전반에 걸쳐 다루어지는 내용을 반영한다. 호주의 학습 진척도는 호주 교육과정과 연계되며, 언어 소양의 진척도는 영어 교육과정의 학년 수준 기대와, 수리 소양의 진척도는 수학 교육과정의 학년 수준 기대와 연결된다.
V. 기초소양 평가의 방향 설정에 주는 시사점
우리나라 역시 캐나다 BC 주 및 호주와 같이 미래 사회에 필요한 능력으로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에서 학생들이 미래 사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역량과 기초소양을 기르는 것을 강조하였고, 총론 문서에서 언어 소양, 수리 소양의 기초소양은 학습의 기초이며 학교 교육 기간을 포함한 평생학습에 필요한 것임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맥락은 BC 주와 호주의 방향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으며, BC 주와 호주의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의 평가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통해 우리나라 기초소양 평가의 방향 설정에 주는 시사점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언어 소양 및 수리 소양의 평가는 국가 교육과정과 연계되어 범교육과정적 접근을 강조하며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총론 문서에서 기초소양은 교과의 깊이 있는 학습에 기반이 되며, 모든 교과를 통해 함양해야 하는 것이라고 제시되지만, BC 주와 호주의 사례를 참조하면, 언어 소양 및 수리 소양과 국어, 수학 교과를 포함한 교과들과의 관계가 좀 더 분명히 탐구되고 교육과정 관련 문서에서 제시될 필요가 있다. 기존의 기초학력 진단검사들에 대해 주로 교과 기반 평가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언어 소양 교육은 국어 교과에만, 수리 소양 교육은 수학 교과에만 한정되지 않고 이루어질 필요가 있고, 범교육과정적 접근의 언어 소양, 수리 소양 교육으로 국어, 수학 교과뿐 아니라 타 교과의 학습에도 기반이 되고 타 교과의 학습을 통해 언어 소양, 수리 소양이 더욱 강화되어 길러질 수 있다.
BC 주의 FSA와 호주의 학습 진척도를 통해 언어 소양 및 수리 소양의 평가에서도 범교육과정적 접근이 강조됨을 볼 수 있었다. 범교육과정적 접근은 언어 소양 및 수리 소양의 평가에도 반영되어 교육과정과 평가가 일관되게 설계될 필요가 있다. 앞서 Ⅱ장, ‘나. 기초학력 평가의 동향’에서 살펴본 우리나라 문해력과 수리력의 수준별 성취기준은 국가 교육과정의 분석을 통해 개발되었지만, 교과 간 연결을 강조하며 언어 소양, 수리 소양의 진단도구가 구성될 필요가 있다.
또한 BC 주의 FSA는 교육 목표인 ‘교육받은 시민’ 및 핵심역량을 반영하고, 주 교육과정과 연계될 것을 강조하였고, 호주의 학습 진척도는 호주 교육과정 및 학년 수준 기대와 연계되었다. 기초소양 교육은 교육 목표-핵심역량-교육과정-수업-평가가 서로 연계되는 종적 차원과 교과 영역 간 연계되는 횡적 차원을 확보하는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그 방향이 설정되고 설계될 필요가 있다.
둘째,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의 평가는 실생활의 맥락을 반영하며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BC 주 FSA와 호주의 언어 소양, 수리 소양 진척도에서 실생활과의 연결이 강조되었다. 앞서 우리나라 문해력과 수리력의 수준별 성취기준의 개발에서 문해력, 수리력의 구성 요소로서 ‘학습 상황’과 함께 ‘일상생활’의 ‘맥락’이 설정되었지만, 실생활의 맥락을 고려하고 제시하는 방향에 보다 초점을 두어 평가도구를 구성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언어 소양, 수리 소양을 실생활 맥락과 관련하여 문제해결에 적용하게 하여 학교 교육과 실생활을 연결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 교육은 학생들이 세상을 이해하고 의미를 구성해 나가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셋째,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의 평가에서 능력(기능)의 발달을 보여주는 틀을 제공해 줄 필요가 있다. BC 주 FSA의 채점 루브릭과 호주의 학습 진척도에서는 능력이 발달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앞서 Ⅱ장, ‘나. 기초학력 평가의 동향’에서 살펴보았듯이, 우리나라는 문해력의 수준별 성취기준의 경우 학년군별 발달의 특징과 수준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경향이 있었고, 수리력의 수준별 성취기준의 경우 주로 지식과 단순 기능 위주의 내용이 세세한 단계별로 나열되어 있었다. 기존의 기초학력 진단검사들은 미래 사회의 변화에 부합하는 새로운 기초학력의 개념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되는데, 미래 사회에 대비하는 기초소양 및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교사 및 학교 현장에서 언어 소양, 수리 소양이 학년(군)별로 어떻게 발달하는지 이해하고 수업 및 평가에 반영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BC 주의 FSA에서는 채점 루브릭의 수준별로 스냅샷 등 학생 수행의 특징을 보여주는 경향을 볼 수 있었고, 호주에서도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의 진척도 지표에서 해당 수준에 따른 특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특히 OFAI는 학습 과정을 점검해나가는 ‘형성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학습 진행의 경로를 나타내는 학습 진척도를 제시하였는데, 학습 진척도는 학생 학습 및 학생 성취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것으로, 교사가 이를 통해 학습 지도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으며 학습 및 평가 과정을 개선하게 하는 것이었다. 학생이 단순히 내용을 아는 데 머물기보다는 아는 것을 바탕으로 실생활의 문제해결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 및 역량을 강조하는 새로운 학력을 강조하는 패러다임으로의 변화를 고려할 때 단순한 3R’s를 뛰어넘는, 사고력을 강조하는 언어 소양, 수리 소양의 발달 모습을 제시해 줄 필요가 있다. 앞서 Ⅱ장에서 살펴보았듯이,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기초소양은 주로 기초학력과 관련하여 강조되고 있고,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이전과는 달리 새롭게 개발하려는 노력도 진행되어 왔다. 물론 기초학력 진단검사는 학생들의 기초소양을 측정하는 평가로서 잘 설계될 필요가 있으나, 기초소양에 대한 강조는 단지 학생의 학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기초학력 진단검사의 실시라는 정책으로 제한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언어 소양 및 수리 소양 등 기초소양 교육은 학교에서의 학습과 학교 교육 이후의 삶에서도 평생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기본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학교 교육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종합적인 패러다임 속에서 탐색되고 구현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