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교과서

음악과 교육과정의 음악 요소 관련 쟁점과 향후 연구 방향 탐색

이경언 1 , *
Kyung-eon Lee 1 , *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선임연구위원
1Senior Research Fellow,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제1저자 및 교신저자, eon@kice.re.kr

© Copyright 2023,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ShareAlike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sa/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Apr 05, 2023; Revised: Apr 28, 2023; Accepted: May 10, 2023

Published Online: May 31, 2023

요약

음악과 교육과정의 음악 요소 관련 내용은 제1차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현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과 방식으로 계속 수록되어 왔으며, 일관된 제시를 위한 연구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일관된 제시를 위해 우선적으로 규명되어야 할 음악 요소의 의미와 의의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는 부족한 형편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음악과 교육과정의 음악 요소 변천 과정에서 나타난 쟁점들을 분석하고, 음악 요소가 갖는 의미와 의의를 탐색함으로써 향후 음악 요소 관련 연구의 방향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음악 요소 관련 쟁점으로 음악 요소의 독립적/통합적 제시, 위계화, 분류 기준의 설정, 상세화의 네 가지가 도출되었다. 그리고 각각의 쟁점에 대한 상반된 의견이 제기되어 지속적으로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음악 요소와 개념의 의미 탐색을 통해 음악 요소, 음악 개념, 음악교과의 개념은 구별되어야 하며, 이들에 대한 개념이 명확히 정의되어야 음악 요소가 음악교과에서 갖는 의의도 밝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음악과 교육과정에 수록할 수 있는 음악 요소의 설정 연구, 음악 요소 제시 방식에 대한 연구, 음악교과의 구조를 밝히는 연구, 음악교과의 특성을 반영한 교육과정 설계 방식에 대한 연구가 수행될 필요성이 있음을 제안하였다.

ABSTRACT

Contents related to music element of music curriculum have been continuously included in various contents and methods from the 1st music curriculum to the present, and the need for research for consistent presentation has been steadily raised. However, there is a lack of in-depth research on the meaning and significance of music element that should be identified first for consistent presentation. Therefore, this study suggested the direction of future research related to music element of music curriculum by analyzing the issues that emerged in the process of changing music element and exploring the meaning and significance of music element.

The results of the study are as follows. First, four issues related to music element were derived: independent/integrated presentation, hierarchy, establishment of classification standards, and specification. And conflicting opinions on each issue were raised, indicating the need for continuous discussion. Second, it was suggested that music element, music concept, and music subject concept should be distinguished through the exploration of the meaning of music element and concept, and the significance of music element in music subject can be revealed only when these concepts are clearly defined. Based on these research results, a study on the setting of music elements that can be included in music curriculum, a study on the method of presenting music elements, a study on the structure of the music subject, and a study on the curriculum design method reflecting the characteristics of the music subject suggested the need to be performed.

Keywords: 음악 요소; 음악 개념; 음악교과 개념; 음악과 교육과정
Keywords: Music Element; Music Concept; Music Subject Concept; Music Curriculum

I. 서 론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음악 요소1) 관련 내용은 제1차 교육과정에서부터 악전, 음악의 기초 이론, 이론 학습, 악곡의 구성 요소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며 지금까지 수록되고 있다. 제시 방식 또한 목표, 활동, 영역으로 다양하게 제시되었으며, 2009 개정 교육과정 이후부터는 표의 형식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런데 2022년 4월 22일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 토론회에서 공개된 음악과 교육과정 1차 시안에서 2009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부터 제시되었던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가 삭제된 것이 드러나면서 음악 요소와 개념의 제시 방식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주목할 점은 이 체계표가 삭제된 것에 대해 교육과정 개발진의 국악 배제 의도가 드러난 것이라며 국악계가 반발하고 나선 점이다(https://www.chosun.com/culture-life/culture_general/2022/05/04/M5TZSKYH7BEQDHURIZP54S7UEQ/?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이 체계표가 국악의 요소와 개념만을 다룬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국악 배제 논란과 관련되어 있다고 국악계에서 판단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리고 이러한 국악계의 주장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내용이 음악과 교육과정 개정 기초 연구에 제시되어 있다.

교육과정이 개정을 거듭하면서 국악 관련 개념이 구체화되어 리듬, 가락 등에 있어 국악 용어와 일반 음악 용어가 구분되어 이분화되는 양상에 이르렀고, 이는 음악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소통하기 어려운 환경을 초래하였다. 이러한 국악만의 특수한 개념 구분은 음악에 대한 보편적 개념이나 영속적 이해에 어려움을 야기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음악에 핵심적으로 적용, 전이될 수 있는 공통적인 음악 개념/용어를 제시하는 등 국악 관련 내용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유창환 외, 2021: 40).

위의 내용은 교육과정 개발진의 국악을 포함한 음악 요소 및 개념에 대한 분명한 인식- 모든 음악에 핵심적으로 적용, 전이될 수 있는 음악 개념/용어가 존재하며, 국악은 그러한 보편적인 개념이나 영속적인 이해의 방해 요소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우여곡절을 거쳐 현재 고시된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는 ‘음악 요소’2)라는 명칭으로 이전과 같이 제시하고 있으며, 그 내용 또한 2015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에서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그 내용은 2015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과 다르지 않은데 명칭은 왜 바뀌었는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음악 요소와 음악 요소 및 개념이 본래 같은 의미였기 때문에 음악 개념이라는 명칭을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삭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음악 개념이라는 용어가 내용과 맞지 않는 것이었기 때문에 교육과정을 개정하면서 삭제한 것이라 볼 수도 있다.

그런데 교육과정 개정과 관련한 기초 연구에서는 ‘음악 요소 및 개념 체계표’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음악 요소/개념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유창환 외, 2021: 41). 따라서 교육과정 개정 연구진은 음악 요소와 음악 개념을 동일한 의미로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문서 전체적으로 음악 요소와 음악 개념 심지어 음악 용어와도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결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그렇다면 음악 요소와 음악 개념 중 음악 요소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한편 기초 연구에서는 ‘음악 요소 및 개념 체계표’ 개선과 관련하여 “음악 개념만을 추출 및 정리하는 정련화가 필요하며, 여러 음악 유형을 포괄하는 음악 개념의 통합화가 요청되고, 우리나라 맥락 및 문화를 고려한 논의가 필요하며, 분류 기준을 보다 명확히 설정하여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하고 있다(유창환 외, 2021: 213). 하지만 음악과 교육과정 개정 1차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토론회에서는 ‘음악 요소 및 개념 체계표’의 다양한 요소는 성취기준 해설에 배치하며, 이 근거는 음악교육 전문가들의 요구인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박지현, 2022: 9, 12). 기초 연구에서 문제로 삼았던 정련화, 통합화 등의 필요성은 1차 연구 결과 ‘음악 요소 및 개념 체계표’를 삭제하는 것으로 결론을 맺게 된다. 그렇다면 음악과 교육과정 개정 연구에서 의견 수렴 과정에 참여한 음악교육 전문가들은 ‘음악 요소 및 개념 체계표’의 삭제를 왜 요구한 것인가? 심지어 어떤 이유로 음악 요소가 성취기준 해설에 수록되어도 괜찮다고 생각한 것인가? 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발제문에서는 찾을 수 없다.

본 연구는 지금까지 제시한 내용들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첫째, 음악 요소와 음악 개념의 의미는 같은가 또는 다른가? 같다면 두 가지 중 어떤 용어를 써도 무방한 것인가? 둘째, 음악 요소와 개념은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인가? 어느 곳에 어떤 방식으로 제시되어도 괜찮은 것인가? 셋째, 모든 음악에 핵심적으로 적용, 전이될 수 있는 공통적인 음악 개념이란 무엇이며, 음악교과에서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한편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음악 요소의 문제를 다룬 선행 연구들은 두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음악과 교육과정 개정을 위한 기초 연구로, 본격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교육과정을 개발하기 시작한 제4차 음악과 교육과정부터의 개정 연구들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제4차 교육과정 개정 연구 보고서는 교과별이 아닌 총론과 각론이 통합된 형태로 제시되었고, 이로 인해 음악과 관련 내용도 소략하여 음악 요소에 대한 내용은 담겨 있지 않다. 따라서 제5차 교육과정부터의 개정 연구들을 참고할 수 있다(성경희 외, 1986; 성경희 외, 1992; 신계휴 외, 1996; 성경희 외, 2005b; 이경언 외, 2011; 이경언 외, 2015). 둘째는 음악과 교육과정 문서 분석이나 운영 실태 분석을 통해 음악 요소와 관련된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제안한 연구들이다(김용희, 2005; 김은주, 2020; 석문주 외, 2011; 성경희 외, 2004; 성경희 외, 2005a; 오지향 외, 2014: 이동남, 2008; 이인효 외, 1998; 정은정, 2022; 정채원, 2012; 주형미 외, 2020; 주형미 외, 2021). 하지만 이 연구들에서는 교육과정기별로 음악 요소와 관련된 내용만을 다루고 있어 본 연구에서 탐색하고자 하는 음악 요소의 의미와 의의, 위상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지금까지 제시한 연구의 배경에 따라 본 연구의 목적은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음악 요소의 변천 과정과 그 속에서 나타난 쟁점들을 분석하고, 음악 요소가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갖는 의미와 의의를 탐색함으로써 향후 음악과 교육과정 연구에 시사를 줄 수 있는 음악 요소에 대한 연구 방향을 제안하는 것이다.

II.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음악 요소 제시 방식과 내용의 변천과 쟁점

1.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음악 요소의 제시 방식과 내용의 변천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음악 요소 및 개념 체계표’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9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부터이다. 하지만 음악 요소와 관련된 내용은 제1차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부터 제시되었다. 음악과 교육과정기별로 음악 요소의 제시 방식과 내용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 <표 1>과 같다.

표 1.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음악 요소의 제시 방식과 내용
교육과정기 내용 체계 제시 방식 제시 내용 관련 명칭 (제시 위치)
제1차 (초등) 가창, 기악, 감상, 창작, 음악의 생활화 학년별로 영역별 지도 목표에 포함하여 관련 활동 제시 박자, 리듬, 음정, 음계, 빠르기, 가락, 조, 악곡의 종류와 형식, 화음, 악전, 악기 등 악전(학년별 목표)
(중등) 가창, 기악 연주, 감상, 음악의 기초 이론, 창작 학년별로 영역별 지도 목표와 음악의 기초 이론 영역에 관련 활동 제시 악전, 화성학, 형식, 화음, 음정 음계 음악의 기초 이론, 악전(교과 및 학년별 목표)
제2차 가창, 기악, 창작, 감상 학년별로 영역별 지도 목표와 내용에 포함하여 관련 활동 제시 박자, 리듬(꼴), 음정, 음계, 가락(꼴), 조, 빠르기, 음색, 화음, 화성, 악곡의 종류와 형식, 연주 형태, 악기 편성 및 인성, 악전 등 악전 및 기타 이론 학습(지도상의 유의점)
제3차 가창, 기악, 창작, 감상 학년별로 영역별 지도 목표와 내용에 포함하여 관련 활동 제시 박자, 리듬(꼴), 음정, 음계, 가락(꼴), 화성, 조, 빠르기, 셈여림, 음색, 음악의 종류와 형식, 연주 형태, 악기, 악전, 인성과 악기의 음색 등 악전 및 기타 이론 학습(지도상의 유의점)
제4차 기본 능력, 표현 능력, 감상 능력 영역에 내용 제시 리듬, 가락, 화음, 형식, 빠르기, 셈여림, 음색 특정한 명칭 없음
제5차 표현, 감상 학년별로 영역별 내용에 포함하여 관련 활동 제시 악곡의 구성 요소(박자, 리듬, 가락, 조, 화음, 형식, 빠르기, 셈여림, 음색, 악곡의 짜임새), 악곡의 종류와 형식, 연주 형태 악곡의 구성 요소 (학년별 목표, 내용)
제6차 이해, 표현, 감상 영역에 내용 제시 리듬, 가락, 화음, 형식, 빠르기, 셈여림, 음색, 음질 음악의 구성 요소와 개념(교과 목표)
제7차 이해, 활동 영역에 내용 제시 리듬, 가락, 화성, 형식, 셈여림, 빠르기, 음색 악곡의 구성 요소 (학년별 내용)
2007 개정 활동, 이해, 생활화 영역에 내용 제시 박, 박자, 장단, 장단의 세, 리듬꼴, 계이름, 음이름, 오선 악보, 정간보, 조, 음계, 가락, 시김새, 화음, 형식, 셈여림, 빠르기, 악기의 종류와 음색, 악곡의 특징과 종류 등 음악 개념, 음악의 요소(목표, 교수ㆍ학습 방법, 평가)
2009 개정 표현, 감상, 생활화 표에 내용 제시 [음악 요소 및 개념 체계표] 박, 박자, 장단, 장단의 세, 음길이, 리듬꼴, 장단꼴, 말붙임새, 음높이, 음이름, 계이름, 율명, 음계, 가락, 장단음계, 토리, 시김새, 소리의 어울림, 종지, 화음, 형식, 셈여림, 빠르기, 한배, 음색 음악 요소 및 개념 (내용 체계, 체계표)
2015 개정 표현, 감상, 생활화 표에 내용 제시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 2009 개정과 동일(구체적인 예시는 삭제하거나 변경) 2009 개정과 동일
2022 개정 연주, 감상, 창작 표에 내용 제시 ‘음악 요소’ 2015 개정과 동일 음악 요소, 음악 개념, 음악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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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표에서 제시한 내용을 제시 방식과 제시 내용, 관련 명칭과 제시 위치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한다.

가. 음악 요소의 제시 방식

제시 방식은 두 가지 기준, 즉 영역에의 포함 여부와 요소 분류의 여부에 따라 살펴볼 수 있다(<표 2> 참조).

표 2.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음악 요소의 제시 방식
항목 분석 기준 세부 기준 관련 음악과 교육과정
음악 요소 제시 방식 영역에의 포함 여부 영역에 포함 영역으로 제시 제1차 중등, 제4차, 제6차, 제7차, 2007 개정
영역 내 목표, 내용으로 제시 제1차 초등, 제2차, 제3차, 제5차
영역과 독립적으로 제시 2009 개정, 2015 개정, 2022 개정
요소 분류 여부 요소 분류가 있는 경우 명칭을 통한 분류 제4차, 제6차, 제7차
가로선을 통한 분류 2009 개정, 2015 개정, 2022 개정
요소 분류가 없는 경우 2007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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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영역에의 포함 여부와 관련하여 우선, 영역에 포함하여 제시하는 경우는 제1차 중등에서 2007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까지가 해당된다. 이 경우에도 다시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뉘는데, 독립적인 영역으로 제시하는 방식과 영역 내에서 학년 목표와 지도 내용에 제시하는 방식이다. 독립적인 영역으로 제시하는 경우는, 제1차 중등의 ‘음악의 기초이론’, 제4차의 ‘기본능력’, 제6차, 제7차, 2007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의 ‘이해’ 영역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영역 내에서 제시하는 경우는, 학년 목표에서 “2/4·4/4·3/4 박자와 그 리듬을 칠 수 있으며~”로 제시하고 지도 내용에 “2/4·4/4·3/4 박자 표현”과 같이 제시하는 것으로, 제1차의 초등, 제2차, 제3차, 제5차 음악과 교육과정이 해당된다. 다음으로, 영역과 독립적으로 제시하는 방식은 2009 개정에서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까지가 해당된다. 이들 교육과정에서는 ‘음악 요소 및 개념 체계표’,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 ‘음악 요소’와 같이 표의 형식으로 음악 요소를 제시하고 있다.

둘째, 요소 분류 여부와 관련한 분석은 요소를 구분하여 명확하게 제시하기 시작한 제4차 음악과 교육과정부터 제5차 교육과정을 제외한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까지 해당된다. 먼저, 리듬, 가락, 화음 등으로 요소 분류가 명확하게 되어 있는 경우는 제4차, 제6차, 제7차 음악과 교육과정이다. 그리고 명칭을 통한 분류는 아니지만 가로선을 통해 분류를 하고 있는 경우는 2009 개정~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에서이다. 다음으로, 요소 분류가 되어 있지 않은 교육과정은 2007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이다.

위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 <표 2>와 같다.

나. 음악 요소의 제시 내용

제시 내용은 음악 이론과 관련된 내용을 제시하는 경우, 음악 요소를 추출하여 제시하는 경우, 기존 요소를 세분화하여 제시하는 경우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한다.

첫째로 음악 이해와 관련된 모든 내용을 제시하는 경우는 제1차, 제2차, 제3차 음악과 교육과정을 들 수 있다. 이들 교육과정에서는 음악의 기초 이론과 악전을 망라하여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악전은 보표, 조기호, 음부, 휴지부, 박자, 줄임표, 꾸밈듬, 빠르기표 등을 말하며(교육인적자원부, 2001: 123), 기초 이론은 악전, 화성학, 형식, 화음, 음정, 음계 등을 말한다(교육인적자원부, 2001: 121, 125).

둘째로 음악 요소를 추출하여 제시하는 경우는 제4차에서 제7차 음악과 교육과정까지를 들 수 있다. 제4차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리듬, 가락, 화음, 형식, 빠르기, 셈여림, 음색의 일곱 가지 내용을 기본으로 하여 이후 교육과정에서 일부 요소의 가감이 있었지만 이 형태가 제7차 음악과 교육과정까지 이어지고 있다.

셋째는 앞에서 추출된 일곱 가지 요소를 세분화하여 제시한 경우로, 2007 개정~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이 이에 해당한다. 2007 개정 이전 교육과정에서 리듬, 가락 등 명칭 분류에 따라 그 하위 요소로 제시된 내용들이 분류 명칭이 없이 제시되면서 박, 박자, 장단, 장단의 세 등의 세부 내용들이 동일한 수준으로 제시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국악의 내용이 추가된 것과도 관련이 있다. 2007 개정 교육과정 이전에는 관련 용어가 나타나지 않거나 리듬 안에서 장단을, 가락 안에서 시김새를 제시하는 것과 같이 서양 음악의 용어에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제시하다가 2007 개정 교육과정부터는 구체적인 내용들을 제시하기 시작하였으며, 2009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부터는 토리, 말붙임새, 한배 등 국악의 특징을 지칭할 수 있는 용어들이 추가되었다.

다. 음악 요소 관련 명칭과 제시 위치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음악 요소와 관련된 명칭은 크게 세 가지로 제시되어 있다. 음악의 기초 이론과 악전, 음악 또는 악곡의 구성 요소, 음악의 요소와 개념이 그것이다.

첫째, 음악의 기초 이론과 악전이라는 명칭은 제1차, 제2차, 제3차 교육과정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학년별 목표나 지도상의 유의점에 제시되어 있다. 예를 들어, 제1차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는 3학년부터 6학년까지 창작 영역의 지도 목표에 “악전(樂典) 지도는 아래와 같다.”라고 제시하고, 박자표의 뜻, 조표, 나타냄표 등의 의미를 알고 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2차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는 지도상의 유의점에 “악전 및 기타 이론 학습은 모든 학습 활동을 통하여 먼저 그 용법만을 충분히 이해케 한 다음 학년이 높아짐에 따라(4학년부터) 서서히 그 쓰기와 이름을 지도하도록 하였다.”고 제시하고 있다.

둘째, 음악 또는 악곡의 구성 요소라는 명칭은 제5차, 제6차, 제7차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다. 이때 이 명칭은 학년별 목표, 교과 목표, 내용에 제시되어 있다. 예를 들어, 제5차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는 3학년 목표에서 “악곡의 구성 요소에 대한 감각을 기르며, 개성에 따라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라고 제시하고, 내용에서 “악곡의 구성 요소를 감지하고, 표현한다.”로 제시하고 있다. 한편, 제6차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는 교과 성격과 목표에서 각각 음악의 기초적인 구성 요소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셋째는 음악의 요소, 음악의 개념으로 표현하는 경우로, 2007 개정~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이 이에 해당한다. 이 용어는 목표, 내용 체계, 교수·학습 방법, 평가, 체계표 등 다양한 곳에서 등장한다.

따라서 제시 내용과 명칭을 비교해 볼 때, 악전과 음악의 기초 이론은 음악 이론을 아우르는 내용으로 볼 수 있으며, 음악(악곡)의 구성 요소, 음악의 요소, 음악 개념은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음악과 교육과정의 음악 요소 관련 쟁점

교육과정기별로 음악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 음악과 교육과정 운영 실태 분석 연구, 음악과 교육과정 개선 연구 등의 선행 연구들에서 제기된 음악과 교육과정의 음악 요소 관련 쟁점들을 정리하면 다음 <표 3>과 같다.

표 3. 음악과 교육과정의 음악 요소 관련 쟁점
교육과정기 쟁점
제4차 • 음악을 이루는 기초 개념 요소 영역 및 표현 영역이 하나로 배워질 수 있도록 기본 능력에 관련된 내용(리듬, 가락 등)들은 표현 능력 영역에 포함되어야 함(성경희 외, 1986: 35)
제5차 • 급변하는 산업사회에서 수업이 많은 음악과 정보를 다 배울 수는 없기 때문에 음악의 기초 개념을 배우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음악과 교육과정으로 바뀌어야 함(성경희 외, 1992: 9)
제6차 • 음악과에서 ‘이해’ 영역은 표현과 감상 활동을 통하여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해-표현-감상 순서로 된 영역 제시 방식으로 인해 음악적 이해가 있어야 음악 활동을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하게 할 우려가 있음(신계휴, 1997: 163).
• 이해 영역의 음악 요소가 상세화 되어 있지 않아 교사들이 그 내용만을 가르치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음(신계휴, 1997: 164).
• 전통음악의 개념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지 않아 현장에서 어떠한 내용을 어떠한 수준으로 가르쳐야 하는지 논란이 있음(신계휴, 1997: 173).
• 이해 영역의 리듬, 가락, 화음, 형식, 빠르기, 셈여림, 음색 등의 기초 개념을 각 학년에서 조금씩 학습하도록 분산 배치하고 있어 각 개념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어렵게 되어 있음(이인효 외, 1998: 99).
제7차 • 개념의 양이 많고 수준도 다소 높음(성경희 외, 2004: 54).
• 브루너의 나선형 교육과정 이론에 따라 요소의 위계를 설정하여 제시한 것은 객관적 근거가 없음(성경희 외, 2004: 99).
• 민요 음계, 가락의 흐름 등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개념들이 있음(성경희 외, 2004: 100).
• 가락과 화성은 서양 조성음악 위주의 분류이며, 가락은 현대음악이나 비서구 음악에 적용하지 않음. 또한 화성은 서양의 공통 관습시대 음악에 적용되는 개념임. 빠르기와 리듬을 별도로 제시하기 어려우며, 빠르기와 셈여림의 변화는 표현 요소로 제시해야 함(김용희, 2005: 279).
• 이해와 활동의 통합적 수업이 권장되는 만큼 이해와 활동 영역으로 분리되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있음(김용희, 2005: 280).
• 이해 영역에서 제시하고 있는 음악의 기본 요소 7가지 중 빠르기와 셈여림은 연주적 속성이며, 리듬, 가락, 음색 등은 음 자체의 속성이고, 형식, 화음 등은 음 구성의 속성임 또한 가락이라는 용어에 ‘리듬’이 포함되어 있어 가락과 리듬을 분류하는 것은 무리가 있음(성경희 외, 2005a: 93).
2007 개정 • 이해 영역의 하위 영역의 명칭과 구분이 없다면 리듬, 가락 등의 개념요소들이 뒤섞여 있어 개념을 이해하는데 혼란을 야기할 것임(이동남, 2008: 10).
•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조, 한배 등 국악 전문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음(이동남, 2008; 10).
• 이해 영역이 독립적인 성취기준으로 제시되었을 경우 학교 현장에서 이론 학습에 치우친 수업이 이루어질 우려가 있으며, 활동 영역은 내용과 활동의 통합된 형태로 제시되는 데 반해 이해 영역은 내용으로만 제시되어 제시 방식에서 일관성이 없음(이경언 외, 2011: 32).
2009 개정 • 기존의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는 이해영역을 독립적으로 다루지 말고 활동과 통합하여 가르칠 것을 계속하여 강조하여 왔으나 교과서나 실제 음악수업에서는 ‘이해’를 음악적 활동과 분리하여 음악수업을 ‘이론’수업으로 여기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였음(석문주 외, 2011: 165).
• 요소와 개념이 전반적으로 위계가 없으며, 가락 요소는 수준이 높아 학생들이 학습하는데 어려움을 겪음(정채원, 2012: 55).
• 체계표가 음악 요소 및 개념을 감상 영역에서 중점적으로 활용하도록 제시하고 있어 다른 영역에서의 적용에 어려움이 있으며, 이해 영역의 삭제로 평가를 통해 음악을 개념적으로 이해하고 적용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음(이경언 외, 2015: 26).
2015 개정 • 세부적인 음악 요소와 개념을 최대한 줄임으로써 국악 관련 요소와 개념이 상당히 삭제됨. 포괄적으로 제시된 요소와 개념을 교과서에 구현하기 위해서는 세부 요소와 하위 개념을 선정하고 이를 구체화 및 체계화하는 작업이 필요함(한윤이, 2016: 254).
• 음악 요소와 개념이 매우 포괄적인 범위에서 나타나 연계성과 위계성 측면에서 보다 체계적이고 상세하게 제시되어야 함(주형미 외, 2020: 376).
• 구체적인 수준과 위계의 차이가 불분명하며 내용이 포괄적으로 제시되어 있음. 이로 인해 교과서 집필진에 따라 교육과 정의 해석이 달라지면서 교과서 내용의 조직과 구성에서 편차가 커질 수 있다는 또 다른 측면의 한계를 낳게 됨(김은주, 2020: 151).
• 3~4학년군의 수준과 양은 낮고 적어 5~6학년군부터 높은 수준과 많은 양의 요소와 개념을 학습하도록 되어 있음(주형미 외, 2021: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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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쟁점을 도출할 수 있다.

가. 음악 요소의 독립적/통합적 제시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음악 요소와 관련된 문제 중 가장 많이 제기된 것이 음악 요소를 독립적으로 제시할 것인가 아니면 활동(표현, 감상 등) 영역과 통합적으로 제시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음악 요소를 독립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은 두 가지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첫째는 이해 영역의 삭제로 평가를 통해 음악을 개념적으로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질 것이라는 점(이경언 외, 2015: 26), 두 번째는 개념적 접근법은 음악과 교육과정의 내용을 단계적으로 조직하는 합리성을 근거로 우리나라 교육과정에 적용되어 온 것인데 특별한 대안적 이론 확립 없이 오랜 기간 발전되어 온 영역을 취사선택하는 것은 성급한 시도라는 점(오지향 외, 2014: 204~205)이다.

그리고 음악 요소를 활동 영역과 통합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음악 미적 경험을 가능하게 하려면 포괄적인 음악적 능력을 길러주어야 하며, 이는 음악 요소와 표현 영역이 하나로 배워질 때 가능하다는 점(성경희 외, 1986: 335), 둘째, 기능 훈련 중심의 음악교육에서 개념 중심의 학교 음악교육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점(신계휴, 1997: 163), 셋째, 이해 영역이 독립적으로 제시되었을 경우 이것을 음악적 활동과 분리하여 음악 수업을 이론 수업으로 여기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였다는 점(석문주 외, 2011: 165)이다.

그런데 음악 요소의 제시 방식에 대한 이러한 상반된 의견은 공통적인 배경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두 의견 모두 ‘음악을 개념적으로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제4차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는 포괄적 음악교육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 악곡의 기본 개념을 강조하였으며, 제6차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는 ‘음악의 개념에 대한 이해의 강조’를 교육과정 개정의 중점으로 제시하면서 음악에서의 개념적 접근법이 강조되어 왔다. 그리고 이는 제7차 교육과정까지 이어지다가 2015 개정 교육과정부터 다시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개념 중심의 음악교육, 개념적 접근법을 강조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해 영역을 독립시켜야 한다는 입장과 이해 영역을 활동 영역에 통합하여 제시해야 한다는 두 가지 상반된 의견이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나. 음악 요소의 위계화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음악 요소와 관련하여 중요하게 제기된 것 중 하나가 위계화 문제이다. 이 문제는 제6차, 제7차 음악과 교육과정과 같이 나름의 위계를 설정하여 제시한 교육과정에 대해서는 위계 설정의 근거가 명확하지 않거나 위계 설정이 불필요하다는 문제를, 음악 요소를 포괄적으로 제시하기 시작한 2007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부터는 위계가 없다는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으로 상반된 의견이 나온 것이다.

음악 요소의 위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은 학년군별 위계가 명확하지 않아 교과서 집필진에 따라 교육과정의 해석이 달라지면서 교과서 내용의 조직과 구성에서 편차가 커질 수 있다는 점(김은주, 2020: 151), 음악 수업 구성을 위한 개념 선정의 위계와 계열성 판단이 쉽지 않은 점(주형미 외, 2020: 201)을 그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결국 음악 수업과 교과서 구성을 위해 음악 요소의 위계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음악 요소의 위계를 설정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의 근거와 대안은 세 가지이다. 우선, 배워야 할 음악 요소들을 학년(군)별로 분석 배치할 경우 오히려 음악 개념 학습을 집중적으로 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본 개념 학습 단계와 기능 학습 단계를 구분하여 전자를 필수 과정으로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이인효 외, 1998: 99). 다음으로, 음악 이론 사항들을 별도로 구분하여 단계화시켜 교사들은 수업에서 지도하는 주요 내용(수업 목표)을 이해 영역에서 제시하게 되므로 음악의 구성 요소에 의한 위계성의 확보를 유보하고 활동 중심의 내용을 구체화하여 단계별로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다(성경희 외, 2004: 166). 마지막으로, 브루너의 나선형 교육과정 철학은 음악적 내용을 담기에는 무리한 부분이 있다는 의견이다. 쉬운 것에서 점차 난이도를 높여가는 원칙은 쉽지만 실질적으로 어떤 악곡, 어떤 악기, 어떤 요소가 쉽다고 할 수 있는지 객관적인 원칙과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성경희 외, 2004: 99~100). 이와 같이 음악 개념 학습을 더 잘하기 위해 이해 영역을 분리해서 필수적으로 지도해야 한다는 입장, 이론 중심 수업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해가 아닌 활동을 위계화 해야 한다는 입장, 음악 요소를 위계화 할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 등 음악 요소 위계의 설정에 문제를 제기한 내용은 그 근거와 대안이 모두 다름을 알 수 있다.

다. 음악 요소 분류 기준의 설정

음악 요소 분류 기준 설정의 문제는 제7차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리듬, 가락 등의 요소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하위 요소들을 제시한 것에 대해 리듬, 가락 등의 분류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과 2007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부터 이러한 분류 기준 없이 음악 요소를 제시하는 것에 대한 비판 의견이 나오면서 쟁점으로 부각되었다.

우선, 리듬, 가락 등의 분류 기준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은 그 용어들의 속성이 같지 않다는 점과 분류가 적절하지 않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즉, 가락과 화성은 서양 조성음악 위주의 분류라 현대음악이나 비서구 음악에 적용되지 않으며, 화성은 서양의 공통 관습시대 음악에 적용되는 개념이다(김용희, 2005: 279). 또한 빠르기와 셈여림은 연주적 속성이며, 리듬, 가락, 음색은 음 자체의 속성이고, 형식, 화음 등은 음 구성의 속성이다(성경희 외, 2005a: 93). 결국 리듬, 가락, 화음, 형식, 빠르기, 셈여림, 음색 등의 음악 요소가 모든 시대, 모든 지역의 음악을 일반적으로 지칭하고 분류할 수 있는 기준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제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음악 요소를 구분하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주장의 배경으로는 음악 요소의 구분이 없다면 리듬, 가락 등의 요소들이 뒤섞여 개념을 이해하는데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는 점(이동남, 2008: 10), 국악 관련 개념들이 함께 제시되면서 리듬, 가락과 같은 서양 음악의 구성 요소 분류를 생략하게 되어 음악 개념의 위계와 계열성 판단이 어려워졌다는 점(주형미 외, 2020: 201)을 들 수 있다. 결국 음악 요소를 분류하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음악 개념의 명확한 이해와 위계의 명확한 제시를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제기한 것이다.

라. 음악 요소의 상세화

음악 요소의 상세화 문제는 제7차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이해 영역을 독립적으로 제시하여 이로 인해 학습해야 할 내용의 양이 많아지게 되었다는 지적과 반대로 2007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부터 음악 요소가 포괄적으로 제시되면서 음악 요소의 상세화 요구가 나오면서 쟁점으로 부각되었다.

음악 요소의 양이 많다는 의견은 활동과의 통합적 지도 권고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이론 학습을 위한 별도의 시간이 요구된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성경희 외, 2004: 166). 그리고 음악 요소의 상세화 요구는 현장에서 어떠한 내용을 어떠한 수준으로 가르쳐야 할 지 알기 어렵다는 점(신계휴, 1997: 173), 음악 수업 구성을 위한 개념 선정의 위계와 계열성 판단이 쉽지 않다는 점(주형미 외, 2020: 201)을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결국 두 상반된 의견 모두 음악 수업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III.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음악 요소의 의미와 의의

1. 음악 요소와 개념의 의미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음악(악곡)의 구성 요소, 음악의 요소, 음악 개념은 <표 1>에서의 제시 내용과 명칭을 통해 살펴본 바와 같이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분류 내용은 교육과정기마다 그리고 연구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다음 <표 4>와 <표 5>는 각각 음악의 요소와 개념의 의미와 분류에 대해 교육과정과 선행 연구에서 제시한 것이다.

표 4. 음악의 요소와 개념의 의미
연구자(출처) 구분 의미
문교부 (1987: 154) 기본 개념 • 악곡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중요한 요소인 동시에 악곡을 구조적으로 파악시키기 위한 학습 과정에서 중요한 학습 대상
성경희 (1988: 20) 음악의 개념 • 음악의 본질적 특성과의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서 얻어진 개개인의 주관적인 의미나 아이디어
이홍수 (1989: 150) 음악의 개념 • 음악을 이루는 데에 기본이 되는 공통 요소의 개념과 음악 행위의 본편적인 원리, 그리고 음악적인 의미들
정세문 (1991: 35) 음악의 구성 요소 (기본 개념) • 음악의 구성요소와 기본개념은 외형상으로는 같은 명칭이나 내용적인 면에서는 차이점이 있음
• 기본 개념은 악곡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사용하여야 하는 기본적인 자료인 동시에, 악곡을 구조적으로 파악하는 학습의 과정 속에서는 기본적인 능력으로 사용하여야 하는 음악의 여러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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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 음악의 요소와 개념의 분류
연구자(출처) 구분 분류
Wink·Willams 저, 김경순 역 (1979: 18, 44) 음의 요소 음높이(높·낮이), 음색(음질), 장단(길고·짧음), 다이나믹(셈·여림)
음의 배합 방법 • 선율(멜로디): 길이(length), 진행(movement), 윤곽의 미(contour)
• 율동(리듬): 장단(duration), 박(beat), 박자(meter), 속도(tempo)
• 화음(chords): 3도 화음, 4도 화음, 3도 화음의 확장
윤양석 (1987: 15) 음악 구조의 영역 기초적 요소 리듬, 선율, 화성, 음색, 형식
음악 표현 의 기초사항
성경희 (1988: 21) 음악의 개념 본질 개념 본유 개념 • 음의 물리적 특성에 기초한 것으로 음악을 이루는 기초 요소
• 음높이, 음의 강도, 음의 길이, 음색
구성 개념 • 음악적 아이디어를 배열하여 건축하는 과정에서 고려되고 쓰여지는 개념
• 형식, 짜임새(texture), 유형(style) 등
관습 개념 • 습관적으로 쓰여져 내려오며 인정되어 온 음악의 개념
• 가락, 리듬, 화음, 형식, 빠르기, 셈여림, 음색
MMCP의 음악과 교육과정 (성경희, 1988; 22에서 재인용) 음악의 본질 개념 음의 고저, 리듬, 셈여림, 음색, 형식
하와이 음악과 교육과정 (성경희, 1988; 23에서 재인용) 음악의 기본 개념 음의 고저, 장단, 셈여림, 형식, 음색, 빠르기, 스타일
이홍수 (1989: 133) 음악의 구성 요소 흐름결, 가락, 화음, 형식, 구조, 조직, 빠르기, 셈여림, 음색, 음질
정세문 (1991: 35~38) 음악의 구성 요소 (기본 개념) 1차적 기본 개념 • 음악의 모든 분야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 담당
• 리듬(박자, 장단), 가락(음고, 장단), 화성(화음, 연결)
※ 독보력 및 청기력 포함
2차적 기본 개념 • 음악을 예술적으로 보다 더 깊고 아름답게 하기 위해 각자 특성에 따라 그 역햘을 분담하는 개념
• 형식(가락과 관련), 속도(리듬의 시간성과 관련), 강약(박자감, 즉 리듬감과 관련), 음색(화성과 관련)
민은기 외 (2000; 46) 음의 속성: 높이(pitch), 길이(length), 세기(intensity), 음색(tone color 또는 timber)
노동은 (2001: 29) 음향적 재료 음재료 • 음이라는 물리적 진동으로 구성되어 있는 모든 것
• 음의 속성:(이것으로 선율과 화동음을 만들어 냄), 음길이(이것으로 사람 목소리나 악기 편성이 정해짐), 음세기(이것으로 셈여림 관계가 생김), 음빛깔(이것으로 사람 목소리나 악기 편성이 정해짐)
• 음계, 음높이, 음길이, 음세기, 음빛깔, 템포, 아티쿨레이션 등
구성 원칙 음악적 반복, 변주, 조옮김, 이동반복
미학적 균형, 대조, 변화
Ulrich Michels 저, 홍정수 외 편역 (2005: 107) 음의 속성 • 선율과 화음에서의 음높이
• 템포, 리듬, 박절에서의 음길이
• 셈여림 관계에서의 음의 강도
• 악기 편성에서의 음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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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요소와 개념의 의미에서는 연구자들 모두 다른 정의를 내놓고 있다. 악곡 구성의 요소나 자료, 감각으로 또는 주관적인 의미나 아이디어로 설명하기도 하며, 요소의 개념, 원리, 의미를 포괄한 것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그런데 문교부(1987), 성경희(1988), 정세문(1991)의 개념 정의는 음악 요소와 개념을 동일한 것으로 전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홍수(1989)의 정의와 구별된다. 특히 성경희(1988)는 “음악을 만드는 본질적 요소들에 대한 개인의 음악적 이해는 곧 음악의 본질 요소에 대한 아이디어, 즉 음악적 개념이 형성됐다는 뜻이기 때문에 음악을 이루는 기본 요소를 기본 개념이라고 부르는 것”(20) 이라고 하여 음악 요소와 개념이 동일한 이유를 설명한다. 하지만 음악 개념을 개인의 주관에 의한 주관적인 의미나 아이디어라고 하면 이것이 음악 요소와 동일하다고 하는 전제와 오히려 맞지 않게 된다. 이 설명은 음악 요소에 대한 이해가 음악 개념의 형성을 의미한다는 것이지 음악 요소가 음악 개념이라는 것에 대한 설명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요소와 개념에 대한 정의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요소는 “사물의 성립이나 효력 발생 따위에 꼭 필요한 성분 또는 근본 조건”(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View.do?word_no=243111&searchKeywordTo=3)을 말하며, 개념은 “여러 관념 속에서 공통된 요소를 뽑아내어 종합하여서 얻은 하나의 보편적인 관념”(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View.do)이다. 따라서 음악 요소는 음악을 성립시킬 수 있는, 음악이기 위해 꼭 필요한 성분이자 조건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음악 개념은 그러한 공통 요소를 뽑아내어 종합하여서 얻은 음악에 대한 보편적인 관념이다. 이는 개념의 형성 과정을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개념은 사물·과정이 여러 가지로 비교되어 사고 속에서 그 구성 요소로 나누어지고(분석), 그 본질적 특징들이 비본질적 특징들로부터 구별되어(추상), 이러한 본질적 특징들이 개괄되는 과정 속에서 형성된다.”(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87383&cid=41978&categoryId=41985) 따라서 음악 개념은 음악이 무엇인가라는 음악의 정의로부터 나오는 결과인 것이지 음악 요소 그 자체는 아니다. 이는 예술의 개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예술의 요소라고 말할 수 없는 것과 같다. 따라서 음악의 개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음악의 요소를 통해 그 특성을 설명할 수는 있으나 음악의 요소로 대체할 수는 없다.

한편 연구자들은 음악의 요소와 개념의 이러한 밀접한 관계로 인해 연구자 저마다의 음악 개념을 음악 요소를 통해 정의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것은 음악 요소에 대한 분류를 통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표 5>에서는 음악 요소와 개념을 분류할 때 사용하는 가장 기초적인 구분으로 ‘음의 요소’, ‘본유 개념’, ‘음의 속성’이라는 용어가 제시되어 있다. 이들은 대부분 음높이, 음세기, 음길이, 음빛깔의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되며, 노동은(2001)의 분류에서만 음세기, 음길이, 음빛깔의 세 가지로 구성된다. 이들은 음의 물리적 특성에 기초한 것이기 때문에 음악보다는 음의 요소나 속성으로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음의 배합, 구성과 관련해서는 ‘음악 배합 방법’, ‘구성 개념’, ‘2차적 기본 개념’ 등의 용어가 사용된다. ‘음의 배합 방법’으로는 선율, 리듬, 화음을, ‘구성 개념’으로는 형식, 짜임새, 유형 등을, ‘2차적 기본 개념’으로는 형식, 속도, 강약, 음색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특별한 용어를 제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음높이는 선율과 화음에, 음길이는 템포, 리듬, 박절에, 음의 강도는 셈여림에, 음색은 악기 편성에 관계되는 것으로 설명하는 사례도 있다(Ulrich Michels 저, 홍정수 외 편역, 2005: 107). 따라서 음악을 배합하거나 구성하는 방법과 관련한 내용도 연구자마다 다름을 알 수 있다.

이밖에 ‘음악의 기초적 요소’, ‘음악의 본질 개념’, ‘음악의 기본 개념’, ‘음악의 구성 요소(기본 개념)’에 속하는 내용들도 연구자마다 다르다.

그런데 성경희(1988)가 제시한 ‘관습 개념’이라는 용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습관적으로 사용하여 내려오며 인정되어 온 개념을 말한다고 하여 이에 속하는 것으로 가락, 리듬, 화음, 형식, 빠르기, 셈여림, 음색의 일곱 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제4차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부터 제7차 음악과 교육과정까지 음악이나 악곡의 구성 요소나 개념으로 제시되었던 것들이다. 따라서 이 시기의 교육과정에 제시된 음악 요소나 개념이 학문적, 이론적 바탕 위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사용되면서 굳어진 개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음악 요소와 개념의 의의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음악 요소는 그것을 무엇으로 정의, 분류하는가와 상관없이 음악을 구성하는 필수적인 재료임과 동시에 교육적으로도 음악을 구조적으로 파악하게 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내용이 된다. 음악 요소가 음악교육에서 갖는 의미는 제4차, 제6차, 제7차, 2007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의 내용 체계에서 하나의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을 보아서도 알 수 있다. 특히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음악 요소의 습득은 “음악을 잘 이해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음악에 대한 통찰력과 문제해결력을 갖게 하고 나아가 더 나은 음악적 성장을 하게 하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성경희 외, 1992: 172).

이와 같이 음악 요소 또는 개념이 제4차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부터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그것이 음악에 대한 통찰력과 문제해결력을 갖게 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된 것은 개념적 접근법의 도입과 관계가 있다. “음악 수업에 있어서의 개념적 접근법은 음악의 기본이 되는 개념들을 배움으로써 음악의 본질적인 개념 및 구조, 그리고 그들의 상호 관계 등을 이해하도록 하여 음악적 문제에 접했을 때 학생들로 하여금 음악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는 데에 주목표를 둔 음악 수업 방법이다.”(성경희, 1988: 172에서 재인용). 그리고 이러한 개념적 접근법은 브루너의 구조중심 교육과정 이론의 기본 이념을 기초로 한 교수·학습 방법이다(성경희, 1988: 171).

브루너의 구조중심 교육과정은 학문중심 교육과정으로도 불리며, 지식의 구조의 아이디어에 입각한 교육과정 혁신 운동이라 할 수 있다. 지식의 구조란 한 교과를 이루고 있는 ‘기본 개념과 원리’ 또는 ‘핵심적 아이디어’를 가리키며, 각각의 학문은 그것을 이루는 개념과 원리 그리고 그 개념과 원리의 특이한 관련 방식(즉 구조적 특징)에 의하여 그 성격이 규정된다(유한구, 1998: 63~64). 그런데 이홍우 외(2003)에서는 ‘지식의 구조’에서 ‘구조’라는 용어의 특별한 의미가 드러나야 한다고 강조한다(259).

한 사물이나 현상의 구조라는 것은 반드시 여러 개의 요소와 요소들이 서로 특이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을 가리킨다. 요소와 요소들이 관계를 맺고 있는 특이한 방식이 곧 그 사물과 현상의 ‘구조적 특징’이며, 사물이나 현상이 서로 구별되는 것은 이 구조적 특징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조의 의미에 관하여 대단히 중요한 점은, 구조를 이루고 있는 하나하나의 요소는 그것이 구조 속에 들어와 있는 한 모두 그 구조의 ‘구조적 특징’을 나타내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구조의 특징이 요소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요소들이 구조의 특징에 지배된다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이 구조의 기본 성격이다. … 그리하여 물리학을 … ‘지식의 구조’로서 가르친다는 것은 물리학의 개념과 원리가 물리학의 구조적 특징(물리학다운 점)을 반영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지식의 구조를 학습한다는 것은 학문의 기저를 이루는 핵심적인 개념과 원리를 학습하여 ‘지식의 상호 관련성을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게 된 상태’를 의미한다(박희경, 2016: 41에서 재인용).

한편 지식의 구조로서의 교육 내용의 조직 형태로 제안된 것이 나선형 교육과정으로, 동일한 구조, 동일한 개념과 원리가 점점 깊이와 폭을 더해가면서 심화되어 나가도록 조직된 교육과정이다(이홍우 외, 2003: 262). 음악교과에서는 제6차와 제7차 교육과정에서 리듬, 가락, 화음/화성, 형식, 빠르기, 셈여림, 음색의 일곱 가지 음악 요소에 대해 나선형 교육과정의 원리를 적용하여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음악의 요소를 학습하는 것이 음악교과의 구조를 학습하는 것이 되고, 이를 통해 음악교과 지식의 상호 관련성을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과연 그러한가?

이와 같은 브르너의 지식의 구조는 ‘이해’라는 용어로 그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Wiggins와 Mctighe(2005)는 인간의 바람직한 앎의 상태를 ‘이해’로 설명하는 최근의 학습 과학 연구에 기반하여 ‘이해 중심 교육과정(Understanding by Design)’으로 설계 원리를 구체화하였다. 이 원리에서 ‘이해’는 단편적인 사실들 간의 상호 관련성을 일정한 원리에 의해 파악한 것으로, 지식을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고 유창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이러한 원리의 적용을 위해 교육 내용이 빅 아이디어(big idea)를 중심으로 선정되고 조직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박희경, 2016: 41~42).

이러한 교육과정 설계 원리는 2015 개정 교육과정부터 전 교과에 적용되기 시작하였으며,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도 2015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는 핵심 개념과 일반화된 지식으로,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는 핵심 아이디어로 표현된다.

그런데 교육과정 설계의 측면에서 빅 아이디어는 지식의 구조를 현대에 재해석한 것이기 때문에 양자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지식의 구조의 적용이 음악의 요소와 개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빅 아이디어는 음악 교과 내용 전체(개념, 기능, 태도를 아우르는)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차이는 음악 요소와 개념, 음악교과의 내용에 대한 의미와 범위 규정과 관련하여 큰 의미를 갖는다. 예를 들어 제6차와 제7차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는 지식의 구조를 음악 요소에 적용하고 있으며, 2015 개정과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는 빅 아이디어를 내용 전체로 확대하였다. 같은 교육과정 설계 원리를 다른 대상과 범주에 적용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또한 음악 요소(A)와 개념(B)을 동일시하는 경우 음악 개념(B)의 학습을 개념적 학습법의 대상(C)으로 하다 보니 개념적 학습법의 대상(C)이 음악 요소(A)가 되어 버리는 논리적 오류를 지닌 삼단논법이 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결국 이러한 오류는 A, B, C의 관계가 잘못 설정된 데에서 발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홍수(1998)의 정의에서와 같이 음악 개념을 음악의 구성 요소의 개념, 음악 행위의 보편적인 원리, 음악적인 의미들의 총체로 보게 되면, 즉 음악 요소의 개념을 음악 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개념 요소로 파악하게 되면 “음악의 본질적 특성과의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서 얻어진 개개인의 주관적인 의미나 아이디어”로서의 음악 개념의 의미에 조금 더 다가설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음악 개념도 개념적 접근법의 대상이 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이는 다음 장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하도록 한다. 따라서 음악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는가는 개념적 학습법에 대한 이해와도 직접적으로 관련되며, 음악 요소의 의의를 밝히기 위해서도 음악 요소, 음악 개념의 의미가 먼저 명확하게 정의되어야 한다.

IV. 논의 및 제언

지금까지 음악과 교육과정의 음악 요소 관련 쟁점을 분석하고, 음악 요소의 의미와 의의에 대해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음악 요소 관련 쟁점 분석 결과는 다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음악 요소의 활동(영역)과의 통합적 제시 여부와 관련하여 음악 요소를 독립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과 통합하여 제시해야 한다는 상반된 의견이 제시되었다. 하지만 이들의 배경은 개념 중심의 음악교육, 개념적 접근법을 적용한 음악교육을 위한 것으로 동일하였다. 둘째, 음악 요소의 위계화에 대해서 음악 수업과 교과서 구성을 위해 위계가 필요하다는 입장과 위계가 불필요하거나 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으로 나뉘었다. 후자의 경우 그 근거는 음악 이해에 대한 집중적인 학습을 위해, 활동 중심의 수업을 위해, 위계 설정의 원칙과 근거가 없으므로 등으로 다양하였다. 셋째, 음악 요소 분류 기준의 설정과 관련하여 리듬, 가락 등 제시한 용어들의 속성이 같지 않아 분류 기준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과 음악 개념의 계열성 판단을 위해 기존과 같은 분류가 필요하다는 상반된 의견이 제시되었다. 넷째, 음악 요소의 상세화와 관련하여 이론 중심 학습에 대한 우려로 인해 상세화가 불필요하다는 입장과 음악 수업에서 계열성 판단을 위해 상세화가 필요하다는 상반된 의견이 나왔다. 결국 음악 요소에 대한 통합 제시 여부, 분류 기준 설정, 위계화, 상세화와 관련된 문제는 계속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위에서 제기된 쟁점들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위해 음악 요소의 의미와 의의에 대해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우선, 음악 요소와 음악 개념의 의미에 대해 양자를 동일한 것으로 해석하는 입장과 음악 요소를 음악 개념의 일부로 해석하는 입장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음악교육에서의 개념적 접근법 나아가 구조중심 교육과정, 이해중심 교육과정의 설계 원리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음악 요소를 음악 개념을 설명하는 하나의 요소로 보아야 한다는 점을 제안하였다. 그리고 음악 요소와 개념의 의미와 차이가 밝혀져야 음악 요소가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차지하는 의미 또한 명확하게 밝혀질 것임을 제시하였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향후 추진되어야 할 연구의 방향을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음악과 교육과정에 수록할 수 있는 음악 요소를 설정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 음악 요소는 음악이 되기 위한 근본 조건이자 특성이기 때문에 음악 요소에 대한 설정은 필수적이다. 이때 논의는 두 가지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한 가지는 특정 시대와 특정 문화권의 특성만을 반영하는 것인 아닌 음악교과의 일반적인 특성을 나타낼 수 있는 음악 요소에 대한 규명이다. 이때의 음악 요소는 음의 속성, 음 구성의 속성, 연주 속성 등이 뒤섞인 것이 아닌 일관된 속성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다른 한 가지는 특정 시대와 문화권의 음악과 관련하여 학습하여야 할 음악 요소에 대한 것이다. 예를 들어 리듬, 가락, 화성과 같이 서양 조성음악을 설명할 수 있는 요소와 장단, 토리와 같이 국악을 설명할 수 있는 요소를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이는 요소와 요소가 관계를 맺는 특이한 방식이 국악과 서양 조성음악의 구조적 특징을 나타내는 것이고, 국악과 서양음악의 구조적 특징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각각의 요소들이 설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음악과 교육과정에 수록해야 할 음악 요소를 선정하였다면 이것을 어떤 방식으로 제시해야 하는지를 밝혀야 한다. 음악 요소가 음악을 이해하는데 근본적이며 중요한 내용이라는 점은 틀림없지만 음악 이해를 위한 모든 내용은 아니다. 특히 제4차 교육과정 개정 때부터 지속적으로 강조되어온 교육내용 적정화, 성취기준 중심의 내용 진술 등의 개정 방향에 따라 음악 요소만을 위한 영역 설정과 성취기준 제시는 어렵게 되었고, 이러한 제시 방식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이에 2009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부터 표의 형식으로 제시되고 있으나 이 또한 내용과의 연계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문제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음악 요소를 음악 내용과 연계하여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시 방식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음악교과의 구조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많은 선행 연구들에서 개념 중심의 음악교육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때 개념은 음악 요소 또는 음악 개념이 아닌 음악교과의 개념과 원리이자 핵심적인 아이디어이다. 또한 핵심적인 아이디어 또는 빅 아이디어는 교육 내용의 선정과 조직에서 중심이 된다. 따라서 음악교과의 구조는 음악교과에서 가르쳐야 할 내용이 무엇인가를 밝히는 것과도 관련된다. 모든 교과는 그것을 이루는 개념과 원리 그리고 이들의 특이한 관련 방식(구조적 특징)에 의해 그 성격이 규정되며, 교과를 지식의 구조로 가르칠 때 교과를 교과답게 가르칠 수 있다(유한구, 1998: 64~65). 따라서 음악교과의 구조를 규명함으로써 학교에서 가르쳐야 하는 음악교과의 내용과 이 내용들에 대한 교수·학습 방법에 대한 기준이 파악될 수 있다.

넷째, 개념 중심의 음악교육을 위해 음악교과의 구조를 규명하는 연구는 음악과 교육과정을 핵심 개념과 원리를 중심으로 설계하는 것이 음악교과의 특성에 맞는 것인지에 대한 연구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지식의 구조를 중심으로 한 교육과정 설계는 내용뿐만 아니라 내용 조직의 방식과 교수·학습 방법과도 연계되어 있다. 지식의 구조를 가르치기 위해 나선형으로 교육 내용을 조직하고, 그것을 가르치는 방법으로서의 탐구학습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음악과에서도 이것을 적용하기 위해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나선형 조직 방식을 적용했으나 음악교과의 개념과 원리가 아닌 음악 요소만을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음악교과의 구조가 가진 특수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제시한 내용이 위계에 맞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정 교육과정 설계 이론을 모든 교과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은 모든 교과가 같은 구조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 가능하다. 이것이 모든 교과에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방식이 아닌 음악교과의 특성을 반영한 교육과정 설계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이유다.

Notes

1) 음악 이해와 관련해서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는 음악 이론, 음악(악곡)의 구성 요소, 음악 요소, 음악 개념, 음악 지식 등 다양한 명칭들을 사용하고 있어 본 연구에서는 음악 요소로 통일하여 제시한다. 다만, 내용에 따라 구분이 필요한 경우 음악 요소와 개념을 함께 사용하도록 한다.

2) 이하 내용에서 ‘음악 요소’,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와 같이 ‘ ’로 표시할 때에는 표의 형식을 지칭하는 것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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