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교과서

초등 국어 교과용도서의 검정 전환에 대한 델파이 조사1)

차경미1,*, 이경남2, 박혜영3,**
Kyung-mi Cha1,*, Gyeong-nam Lee2, Hye Young Park3,**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
2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
3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위원
1Associate Research Fellow,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2Associate Research Fellow,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3Research Fellow,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교신저자, ph716@kice.re.kr

© Copyright 2021,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ShareAlike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sa/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Apr 05, 2021; Revised: Apr 30, 2021; Accepted: May 13, 2021

Published Online: May 31, 2021

요약

정부의 ‘교과용도서 다양화 및 자유발행제 추진 계획(안)(교육부, 2018)’과 관련하여 초등 3~6학년의 사회, 수학, 과학과의 검정 전환이 확정된 가운데 국어과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의 검정 전환 가능성과 타당성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국어과 교과용도서의 집필, 검정, 발행에 참여한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델파이 방법을 활용하여 초등 국어 교과용도서의 검정 전환 타당성에 대해 조사하였다. 총 두 차례에 걸쳐 이루어진 조사 중, 1차 조사에서는 헌법 정신 및 교육적 중립성, 교육과정 구현에 있어서 초등 국어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의 적절성과 타당성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물었다. 그 결과 다수의 전문가들은 교육과정 해석의 자율성과 다양성 추구 면에서 현재의 국정 발행 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특히, 국어과의 역량 계발 및 다양한 제재를 활용한 교수·학습의 효과성,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수·학습 방법 및 평가의 적용이나 학습자 개별화 평가와 관련하여 검정 제도가 효과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1차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차 조사에서는 초등 국어 교과용도서를 검정으전환하기에 적절한 시점, 교과용도서 선정과 개발의 고려 사항 등 초등 교과용도서의 검정 제도로의 전환 시 대두될 수 있는 문제점과 그 해결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였다. 전문가들은 초등 국어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를 검정으로 전환한다면, 차기 개정 교육과정 고시부터 조속히 전환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검정 전환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초등 국어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가 검정으로 전환될 경우, 단위 학교에서의 교과용도서 선정과 관련된 문제, 교육과정에 대한 과잉·과소 해석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하였으며, 그 해결 방안으로 교과용도서 안내(홍보) 자료 제공, 교육과정 해설 자료, 집필 기준 및 검정 기준의 개발 등과 관련된 구체적인 방안을 제안하였다.

ABSTRACT

The aim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validity of textbook authorization system for elementary Korean language textbook. To this end, Delphi surveys were conducted with 30 experts. The first Delphi survey consisted of questions related to the current common standards, the characteristics of Korean language education, and problems with the textbook authorization system. Based on the results of the first survey, the 2nd Delphi survey was organized mainly on the problems that could arise when the system was switched to the textbook authorization system, including the timing of the transition of the textbook publication system, and matters to be considered in relation to the selection and development of textbooks, and their solutions. As a result, it was confirmed that experts negatively perceived the role of the government publication system in relation to the autonomy and diversity of interpretation of the curriculum and educational neutrality. In addition, in relation to the competency development of the Korean language and the effectiveness of teaching and learning using various materials, the application of various and creative teaching and learning methods and evaluations, and the individualized evaluation of learners, the textbook authorization system develops better textbooks than the government publication system. In addition, experts say that if the system of textbook publication is switch to authorization system, it should be changed immediately from the next revised curriculum. However, despite the validity of such conversion, many experts pointed out problems related to the selection of textbooks at a school and over/underinterpretation of the curriculum may occur. As a solution, specific measures related to the provision of textbook guide (publicity) materials, curriculum explanatory materials, and development of publication standards and authorization standards were proposed.

Keywords: 초등 국어; 국어 교과서; 국어 교과용도서; 국정 발행 제도; 검정 발행 제도; 델파이 조사
Keywords: Elementary korean-language education; Korean language textbook; government publication system; textbook authorization system; Delphi method

I. 서 론

초등 국어 교과용도서2)는 교수요목기 이후부터 현행 2015 개정 교육과정기까지 모두 국정으로 개발되었다(허강 외, 2000; 박태호·강동훈, 2014; 노명완 외, 2012). 공교육의 기반을 이루는 초등교육의 경우 기초·기본교육적 측면이 강하여 그동안 주로 단일화, 표준화된 교육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국정으로 교과용도서가 발행되어 왔다. 특히 국어 교과의 경우 “국어는 대한민국의 공용어로서 사고와 의사소통의 도구이자 문화 창조와 전승의 기반(교육부, 2015: 3)”이라는 점에서 국정 유지 경향성이 보다 뚜렷하였다.

최근 10여 년간 교과용도서 발행에 대한 국가의 정책 방향성은 교과용도서의 ‘자율화 및 다양화’로 요약할 수 있다. 2010년 교육부는 ‘교과서 선진화 방안(교육과학기술부, 2010)’을 통해 인정도서를 대폭 확대하고, 학회나 공공기관도 검정도서 출원이 가능하도록 하여 보다 재미있고 다양한 교과용도서 제작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교과용도서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였다. 현 정부 역시 ‘교육 민주주의 회복 및 교육자치 강화’를 100대 국정 과제 중 하나(국정 과제 76)로 제시하고 있으며, 이의 실현을 위해 ‘교과용도서 다양화 및 자유발행제 추진 계획(안)’ (교육부, 2018)을 수립·발표하였는데, 이를 통해 교과용도서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높이고, 교과서의 품질을 향상하며, 교사·학생의 선택권을 확대·보장하고자하였다(교육부, 2018: 4). 이러한 정책의 시행으로 현재 국정도서인 초등 사회, 수학, 과학 교과목이 검정으로 전환될 예정이며, 2022년에는 3~4학년군, 2023년에는 5~6학년군의 교과용도서가 검정도서로 발행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초등 교과용도서의 검정 전환 확대로 인해 사회, 수학, 과학의 검정 전환 이후에는 초등 3~6학년에서는 국어, 도덕 교과용도서만 국정으로 남게 되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초등 국어 교과용도서의 검정 전환 가능성과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하여 초등 국어 교과의 교육적 목적을 충실히 구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발행 제도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와 함께 향후 발행 제도의 전환이 가져올 수 있는 문제점 등을 탐색하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선제적으로 탐색할 필요가 있다. 본고는 이러한 배경에서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조사하여 초등 국어 3~6학년 국정도서의 발행 제도 전환에 대한 타당성과 향후 발행 제도 전환 시에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과 대응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하였다. 특히, 기존과 같이 초등교사 중심의 설문조사가 아니라, 초등교사, 국어교육과 교수 등을 대상으로 전문가 델파이 조사를 실시하여 관련 주제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탐색하고자 한다.

II. 초등 국어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에 관한 선행 연구 검토

1. 초등 교과용도서의 검정 전환에 대한 선행 설문조사

Ⅱ장에서는 초등 국어 교과용도서의 발행 제도에 관한 선행 연구들을 살펴보았다. 먼저 초등 교과용도서의 검정 전환에 대해 다룬 조난심 외(2000; 2004; 2005)와 교육부(2017), 홍후조· 민부자·이림(2017), 교육부(2018)의 연구를 살펴보았다.

조난심 외(2000; 2004; 2005)의 연구는 초등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와 관련된 대규모 조사 연구이다. 일련의 연구에서 제시된 초등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 검정 전환에 대한 찬반 비율은 다음 <표 1>과 같다.

표 1. 초등 검정 전환에 대한 찬반 의견(조난심 외, 2000: 55; 조난심 외, 2004: 51; 조난심 외, 2005: 21)
검정 전환 찬반 의견 조난심 외(2000) 조난심 외(2004) 조난심 외(2005)
응답 결과 조사 대상 응답 결과 조사 대상 응답 결과 조사 대상
찬성 71.1% 총 389명[교사(28.3%), 교수 및 연구자(21.6%), 교육 행정직(8.0%), 출판사 관계자(14.4%), 학부모(27.8%) 51.7% 총 455명[교사(46.4%), 교장·교감(10.3%), 교육행정직(11.0%), 연구자(5.5%), 출판사 관계자(5.5%), 학부모(13.6%)] 41.7% 총 14,302명[교사(40.3%), 교장·교감(2.6%), 교육행정직(4.9%), 학부모(49.2%), 교수(2.7%), 출판사 관계자(0.4%)]
반대 27.6% 47.2% 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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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연구를 살펴보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검정 전환에 대한 반대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표집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소속 집단에 따라 검정 전환 찬반에 대한 의견이 현저한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집단 간 의견 차이를 살펴보면, 조난심 외(2005)에서는 교사와 학부모의 찬성 비율이 약 40%, 반대 비율이 약 60%호 반대 비율이 더 높은 반면, 대학 교수 및 출판사 관계자들은 찬성 비율이 각각 74%와 71%로 반대보다 훨씬 높았다. 다시 말해, 교과용도서를 선정하여 학생들을 직접 가르쳐야 하는 교사, 그리고 학생들의 전학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와 학력 격차 등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은 초등 교과용도서의 검정 전환에 반대하는 성향이 뚜렷이 나타났다. 반면에 교과용도서 개발과 보다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연구자 및 출판사 관계자들은 검정 전환에 찬성하는 경향이 뚜렷하였다. 그 결과 연구자 및 출판사 관계자의 비율이 36%로, 다른 연구에 비해 높았던 조난심 외(2000)의 경우 검정 전환 찬성 비율이 71.1%로 높게 나타난 반면, 연구자 및 출판사 관계자의 비율이 11%, 3.1%인 조난심 외(2004), 조난심 외(2005)에서는 검정 전환에 찬성한 비율이 각각 51.7%, 41.7%에 그쳤다.

덧붙여, 조난심 외(2000; 2004; 2005)에서는 초등 전체 13개 교과목(국어, 도덕, 사회, 수학, 과학, 실과, 체육, 음악, 미술, 영어,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을 대상으로 검정 전환 찬성, 반대 순위를 물었다. 그 결과 조사에 따라 다소 순위 변동이 있으나 국어 교과는 도덕 교과 다음으로 검정 전환 반대 의견이 가장 뚜렷한 교과로 나타났다. 또한 검정 전환 반대 사유는 ‘국민 공통 기본 교육과정이기 때문에(63.9%, 조난심 외, 2004: 55)’, ‘국민 공통 기본 교육과정 시기의 초등학교의 교과서는 국정으로 족하기 때문에(48.9%, 조난심 외, 2005: 25)’, ‘교사의 이동과 학생들의 잦은 전학으로 학교마다 서로 다른 교과서를 사용하게 되면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에(26.6%, 조난심 외, 2005: 25)’ 등으로 조사되었다.

다음으로 교육부 차원에서 2017년 9월 이루어진 설문조사(교육부, 2017)와 교육부 수탁 연구(홍후조·민부자·이림, 2017)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2017년 12월 실시 설문조사의 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두 조사 모두 다음 <표 2>와 같이 국정도서를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과가 도출된 바 있다.

표 2. 초등 국어 국정 체제 선호(유지) 비율(홍후조·민부자·이림, 2017: 45, 59)
2017년 9월 설문조사(교육부, 2017) 2017년 12월 설문조사(홍후조·민부자·이림, 2017)
국정 (유지) 선호 비율 주요 조사 대상 국정 (유지) 선호 비율 주요 조사 대상
비고 87.1% ● 총 556명[교사(79.7%), 교수 (6.7%), 교장·교감(5.6%), 전문직(3.6%), 수석교사(3.2%)]
● 초등 교과용도서 심의진, 현장 적합성 검토 연구학교, 내용 전문가, 학습자 중심 연구회 등
91.1% ● 총 8,942명[초등교원 대상: 1· 2학년 담당 교사(25.6%), 3·4 학년 담당 교사(25.9%), 5·6 학년 담당 교사(24%), 교과전담 교사(12.8%), 교장·교감(10.2%), 수석교사(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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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결과는 앞서 조난심 외(2000; 2004; 2005)의 결과에서 살펴보았듯이, 중등과 달리 여러 교과목을 한 교사가 가르치고 교과용도서도 선택해야 하는 초등 교원의 특성 및 이로 인한 어려움과도 어느 정도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2017년 9월 이루어진 조사는 조사 참여자의 약 80%가 초등 교사이며, 2017년 12월에 이루어진 조사는 조사 참여자의 약 90%가 초등 교사이다(교장·교감 제외). 한편, 홍후조·민부자·이림(2017)에 제시된 국정 유지 찬성 이유는 다음 <표 3>과 같다. 국어과의 경우 ‘국민 기초·기본교육’, ‘교육 기회 균등 보장 및 교육 격차 해소’, ‘교육과정의 중복 이수, 누락 등 방지’, ‘국가 사회적 통합 및 문화 창달 등’, ‘교과 교육 목표 달성에 유리’ 순으로 그 이유가 제시되었다.

표 3. 국어 교과의 국정 유지 찬성 이유(복수 응답, 홍후조·민부자·이림, 2017: 61)
국정 유지 찬성 이유 비율(%)
국민의 기초·기본교육 책임 84.5
교육 기회 균등 보장 및 교육 격차 해소 59.6
교육과정의 중복 이수, 누락 등 방지 47.5
국가 사회적 통합 및 문화 창달/도덕적 토대 구축/국가 사회적 토대 구축에 기여 33.6
교과 교육 목표(역량, 학습 효과) 달성에 유리 22.6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일체화에 더 적합 19.1
교과서 정책 반영 및 관리 용이 15.9
다양하고 풍부한 교수·학습 자료 제시 6.3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과정 기준 해석 및 구현 4.3
미래 지향적 외형 및 내적 체제 구현 가능 2.2
학교 실정에 맞는 교과서 선정 가능 2.0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 제시 1.6
기타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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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 이루어진 관련 설문은 2018년 12월 교육부가 초등교사 1,73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이다(교육부, 2018). 해당 조사에서는 58.7%의 교사가 초등 검정도서를 확대하는 데 동의하였으며, 39.3%가 부동의라고 응답하였다. 찬성 이유로는 “교사의 교과서 선택권 강화로 교육과정 재구성 등을 통해 창의적인 수업을 구현할 수 있다.”, “현장 교원의 집필 기회가 확대돼 현장 친화적인 교과서 개발을 기대한다.” 등이 제시되었다. 해당 시기는 초등 3~6학년의 사회, 수학, 과학 교과용도서의 검정 전환 정책이 발표되기 이전이므로 이러한 응답 결과를 국어, 도덕에만 국한하여 해석할 수는 없지만, 교사만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검정 전환에 대한 긍정 의견이 우세하게 도출되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다만, 교과에 대한 구분 없이 검정 전환 확대 의견만을 물어 응답 결과가 다소 피상적일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한편, 해당 연구에서는 검정 확대 시 개선이 필요한 과제로 ‘교수·학습 지원 및 교육 콘텐츠 제공(66.0%)’, ‘현장 교원의 교과서 집필 확대(47.1%)’, ‘교과서 관련 행정 업무 경감 지원(42.3%), 교과서 선정·활용 연수 확대(22.9%, 복수 응답)’가 제안되어 참조가 된다(교육부, 2018: 21-23).

2. 국어과 교과용도서의 검정 발행 제도의 검정 전환 관련 연구

다음으로 국어과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의 검정 전환과 관련된 연구를 살펴보았다. 초등 국어 교과용도서는 제1차 교육과정기 이후 현재까지 국정도서 발행 제도를 유지해 왔기에 초등 국어과 교과용도서의 검정 전환 문제를 본격화한 연구는 이루어진 바 없다. 다만 2000년대 이후 윤여탁(2005), 박영목(2006), 정혜승(2011) 등에서 국어과 교과서 전반을 대상으로 검정 제도 도입의 의미를 다룬 적이 있다.

먼저 윤여탁(2005)에서는 국어과 발행 제도의 검정 전환의 당위성을 1) ‘도구 교과적 특성과 문화 교과적 특성을 가진 국어 교과의 특수성 반영 용이’ 2) ‘외형 체제 개선, 다양한 교수·학습 활동의 개발로 인한 국어교육 질 제고’ 3) ‘다양성 실현’ 4) ‘국어교육 전문가 발굴 및 육성 가능’으로 제시하였다. 또한 박영목(2006)은 검정도서로서 국어 교과서가 지닌 장점과 단점을 살펴보았는데, 검정 전환에 따라 시장 경제 논리 및 자율화·다양화 논리로 인해 오히려 국어 교과의 특수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면서 질 높은 검정도서가 개발되기 위한 국어 교과서의 내적·외적 체제를 제안하였다. 정혜승(2011)은 검정 제도 도입의 근간 이념이라고 할 수 있는 교과서의 다양성을 주제로 검정 전·중·후 단계에서 국어과 교과서의 다양성을 구현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이들 연구는 국어과 발행 제도의 검정 전환의 당위성과 타당성에 대해 논의한 동시에, 검정 제도의 올바른 실현을 위한 여러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 연구에 참고가 된다. 그러나 이들 연구는 특정 학교급을 염두에 두지 않고 거시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진 연구라는 점, 또한 문헌 연구의 성격을 띠어 정책적으로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 7차 교육과정 시기에 이루어진 연구라는 점에서 현재 시점에서의 논의를 포함하지 못한다는 제한점이 있다. 반면에 본 연구는 현행 2015 개정 교육과정기에서 초등 3~6학년이라는 학교급(학년) 특성은 물론 국어의 교과 특성을 고려한 초등 국정도서의 검정도서로의 전환과 이에 따른 예상 문제점을 모색한다는 점, 전문가 집단의 심층적 의견을 바탕으로 검정 전환 정책의 타당성과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앞서 논의한 연구와 차별화된다.3)

이상의 선행 연구로부터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초등 국정도서의 검정 전환 이슈는 피조사자로 누구를 선정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대단히 상이하게 도출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책적 차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현장 교사들뿐 아니라 다양한 전문가들을 포함한 타당한 조사 대상자의 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이상의 조사들은 초등 교과용도서의 일부 검정 전환 정책(교육부, 2019)이 시행되기 이전에 이루어졌으며, 초등 3~6학년의 사회, 수학, 과학 교과용도서의 검정 전환이 확정된 현시점에서 초등 교과용도서의 검정 전환 확대에 대해 조사하였을 경우에는 이와는 다른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높다. 셋째, 지금까지의 조사에서 제시된 검정 전환 반대 또는 국정 유지 찬성 이유들은 향후 초등 국어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를 검정 제도로 전환하는 데 있어 우려되는 부분 혹은 쟁점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향후 조사에서는 이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탐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III. 조사 방법

본고에서는 초등 국어 교과용도서의 검정 전환과 관련하여 그 타당성을 확인하는 한편, 관련된 쟁점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2차례 델파이 조사를 실시하였다. Ⅱ장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주로 초등 교원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기존 설문조사에서는 초등 국어의 검정 전환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도출된 바 있다. 이는 중등과 달리 여러 교과목을 한 교사가 담당하고, 이에 따라 여러 교과용도서를 선정해야 하는 초등 교원의 어려움과 어느 정도 관련을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본고는 비록 소수라 할지라도 교과용도서 발행 체제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 및 배경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심층적으로 의견을 구하는 델파이 조사 방법을 택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먼저 조사 참여자의 경우, 본고의 연구 범위가 초등 3~6학년 국어 교과용도서의 검정 전환에 대한 것이므로 , 초등 3~6학년 국어 담당 경험이 있는 교사 14명을 포함하였다(<표 4>). 교육대학 국어교육과 소속 교수 10명을 포함하였다. 국어의 경우 초등에서는 검정을 실시한 전례가 없으므로 검정 심사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참여시키기 위해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소속 교수 2명을 추가로 포함하였다. 여기에 일반교육학 전공 교수 1명과 교과서 행정·정책을 담당하는 기관 관계자 1명을 포함하였으며, 교과용도서 출판을 담당하고 있는 출원사 관계자 2명을 포함하였다.

표 4. 델파이 조사 참여자 구성
구분 인원
초등교사 • 초등 3~6학년 담당 경험 교사 14명
국어교육과 교수 • 교육대학교 교수 10명
• 사범대학 교수 2명
기타 전문가 • 일반교육학 및 교과서 행정·정책 전문가 2명
• 출원사 관계자 2명
총계  3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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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연구진은 가능한 수준에서 델파이 조사 참여자들의 소속 권역이 고르게 분포되도록 하였다. 초등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이 전국적으로 분산되어 있다는 점, 초등 국어 검정 교과서 개발 시 출원사별 집필자 구성이 지역 기반의 교육대학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여러 지역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교사와 교수의 비율에 큰 차이가 없도록 안배하였다. 덧붙여 교과서 집필(출판) 또는 심사(심의) 참여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포함하도록 하였으며, 전체 30명 중 약 87%에 해당하는 26명이 이러한 참여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여 제시하면 다음 <표 5>와 같다.

표 5. 델파이 조사 참여자 인적 구성 (단위: 명)
근무처 초등학교 대학교 기타
13 14 3 30
소속 권역 서울 경기 인천/강원 충청 영남 호남/제주
7 7 6 4 3 3
교육 및 연구(업무) 경력 1~10년 11~20년 21~30년 31년 교과서 집필(출판) 및 심사(심의) 참여 경험자
6 13 10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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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파이 조사 문항은 5점 리커트 척도를 이용하여 문항의 타당성 정도를 평가하고 그 이유를 서술하는 유형(척도형+서술형)과, 척도에 대한 평가 없이 의견을 서술하는 서술형 유형으로 구성되었다. 1, 2차 델파이 문항은 문헌 조사와 전문가 협의회 등을 바탕으로 개발되었으며, 특히 1차 델파이 조사 문항의 경우, 실질적으로 델파이 조사의 방향 전반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파일럿 테스트4)를 거쳐 최종 문항을 확정하였다. 1차 델파이 조사지는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와 관련하여 현재의 공통 기준과 관련한 문항들과, 국어과의 교과 특성과 관련된 문항들로 구성되었으며, 1차 델파이 조사는 2020년 8월에 실시되었다. 2020년 9월에 실시된 2차 델파이 조사에서는 초등 국어과 발행 제도를 국정에서 검정으로 전환하는 것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1차 델파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사지의 문항을 구성하였으며, 이 문항들은 주로 전환된 발행 제도의 적용 시점, 교과용도서 선정·개발 등과 관련해서 고려해야 할 측면이 나 문제점 등에 대한 것들로 이루어졌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여 제시하면 다음 <표 6>과 같다.

표 6. 델파이 조사 문항 내역
구분 시기 주제 문항 수
유형
척도형+서술형 서술형
파일럿 테스트 2020. 7. 1차 델파이 조사지 문항 초안 16 3 19
1차 델파이 조사 2020. 8. 교육과정, 헌법 정신 및 교육의 중립성 관련 4 - 18
성격 및 목표, 역량 관련 4 -
제재 관련 5 -
교수·학습 및 평가 관련 3 -
방행 제도 전환 시 발행할 수 있는 문제점 및 해결 방안 - 2
2차 델파이 조사 2020. 9. 발행 제도 전환 시 적용 시점 2 1 12
교과용도서 선정 3 -
교과용도서 개발 2 4
총계(1차-2차) - - 23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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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파이 조사 결과는 척도형+서술형의 경우 척도에 대한 양적 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때, 델파이 조사 문항의 타당도 비율(Content Validity Ratio, 이하 CVR)5)을 활용하였다. 델파이 참여자가 30명일 경우 CVR의 임계치는 .33이므로(Lawshe, 1975: 568), 이 임계치를 기준으로 문항의 타당성 여부를 판단하였다. 또한 문항의 평균과 표준편차, 척도별 분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당 문항의 응답 결과를 분석하였다. 덧붙여 이러한 결과가 도출된 이유를 질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기재한 서술 응답 내용을 참고하였다. 서술형 문항의 경우는 쟁점과 관련된 문제점이나 이에 대한 해결 방안 등에 대해 전문가들의 자유로운 의견을 청취하는 성격이므로 전문가들의 의견을 그 성격이 유사한 것끼리 묶어 종합적으로 분석하였다.

IV. 조사 결과

1. 초등 국어 국정 제도의 역할과 검정 전환의 효과

연구진은 먼저 1차 델파이 조사에서 초등 국어과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에 따른 교육과정의 구현, 헌법적 가치 수호, 교과 내용의 중립성, 다양한 교육 내용 구현, 교과 내용의 질적 제고, 국어 교과의 특성 반영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인식을 살펴보았다. 또한 발행 제도에 따라 초등 국어과의 교육 내용을 구현하는 데 있어서 그 차이가 있다고 인식하는지 조사하기 위해 문항 범주를 국어과의 목표, 역량, 교수·학습 및 평가 등으로 구성한 후 그 결과를 분석하였다. 현재 초등 3~6학년의 경우 국정 발행 제도를 택하여 교수학습이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국정 발행 제도가 이와 관련하여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항을 제시하였다. 또한 검정 발행 제도의 경우 현재 초등 3~6학년에는 적용되고 있지 않은 편찬 제도이므로, 검정 발행 제도를 도입했을 경우의 기대 효과에 대해 묻는 문항을 제시하였다.

가. 교육과정, 헌법 정신 및 교육적 중립성 구현

먼저 초등 국어과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와 교육과정, 헌법 정신 및 교육의 중립성과 관련된 문항의 분석 결과는 다음 <표 7>과 같다.

표 7. 교육과정, 헌법 정신 및 교육적 중립성 구현에 대한 국정 발행 제도의 역할 관련 문항 및 분석 결과 (1차 델파이)
문항 분석
1. 초등 국어과 국정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는
1-1. 교육과정 해석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담보하고, 단위 학교 및 교사 수준의 교육과정 및 교육 내용을 창의적으로 구현·구성하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평균 타당도별 빈도수 및 백분위(%) CVR
2.30 1점 2점 3점 4점 5점 합계
표준 편차 9 9 7 4 1 30
1.15 30.0% 30.% 23.3% 13.3% 3.3% 100% -.67
1-2. 헌법에 제시된 대한민국의 정통성 및 국가 체제, 평화 통일 정책 등을 부정하거나 왜곡하지 않는 교과용도서를 개발하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평균 타당도별 빈도수 및 백분위(%) CVR
3.87 1점 2점 3점 4점 5점 합계
표준 편차 2 0 7 12 9 30
1.07 6.7% 0.0% 23.3% 40.0% 30.0% 100% .40
1-3. 교과 내용의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교과용도서를 개발하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평균 타당도별 빈도수 및 백분위(%) CVR
3.43 1점 2점 3점 4점 5점 합계
표준 편차 1 5 11 6 7 30
1.14 3.3% 16.7% 36.7% 20.0% 23.3% 100% -.13
1-4. 특정 종교, 인물, 인종, 상품, 기관 등을 선전하거나 비방하지 않고, 남녀의 역할, 장애, 직업 등에 대한 편견이 없는 교과용도서를 개발하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평균 타당도별 빈도수 및 백분위(%) CVR
3.77 1점 2점 3점 4점 5점 합계
표준 편차 0 4 7 11 8 30
1.01 0.0% 13.3% 23.3% 36.7% 26.7% 10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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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를 살펴보면, 1-1 문항의 경우 CVR이 임계치 .33보다 낮은 -.67로 나타나 타당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국정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는 교육과정 해석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담보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그 이유로 국정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의 특성상 교과서의 내용이 다소 교조적이며, 평균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교과서를 개발하기 때문에 자율성과 다양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의견이 주로 제시되었다. 1-2 문항의 분석 결과 CVR이 임계치보다 다소 높은 .40으로 나타나 타당하다고 분석되었다. 긍정의 의견이 다소 높게 나타난 까닭은 ‘교과용도서가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기보다는, 이는 교과용도서의 발행 제도와는 관련 없다고 여겨지기 때문.’ 등과 같이 헌법적 가치 수호는 발행 제도와 관련이 없다는 취지에서 긍정적으로 응답한 전문가가 많았기 때문이다. 1-3 문항에서는 CVR이 -.13으로 나타나 타당하지 않다고 분석되어, 국정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는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 구체적인 의견을 보면, 국정 교과용도서는 국가의 철학, 교육 이념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중립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마지막으로 1-4 문항은 CVR이 임계치보다 낮은 .27로 나타나 타당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구체적 의견을 살펴보면, 심의 과정을 통해 이데올로기, 차별, 사회적 이슈에 대한 문제를 적절히 다루고 있다고 생각하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반면 부정 의견을 제시한 전문가는 일부 작품, 제재에서 남녀 성 고정관념, 다문화, 장애 등에 대한 편견이 잔재되어 있다는 의견도 제시하였다.

나. 국어과의 성격 및 목표, 역량 관련 국정 제도의 역할 및 검정 제도의 효과

다음으로 국어과의 성격 및 목표, 역량과 관련하여 현행 초등 국어과 국정 발행 제도의 역할과, 발행 제도를 검정으로 전환할 경우의 효과를 묻는 문항을 제시하였다.

표 8. 국어과의 성격 및 목표, 역량 관련 국정 제도의 역할 및 검정 제도의 효과 관련 문항 및 분석 결과 (1차 델파이)
문항 분석
2. 초등 국어과 국정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는
2-1. 언어적 문제 해결 능력을 신장할 수 있는 교과용도서를 개발하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평균 타당도별 빈도수 및 백분위(%) CVR
2.93 1점 2점 3점 4점 5점 합계
표준 편차 0 12 10 6 2 30
0.94 0.0% 40.0% 33.3% 20.0% 6.7% 100% -.47
2-2. 실질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교과용도서를 개발하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평균 타당도별 빈도수 및 백분위(%) CVR
2.80 1점 2점 3점 4점 5점 합계
표준 편차 0 14 10 4 2 30
0.92 0.0% 46.7% 33.3% 13.3% 6.7% 100% -.60
3. 초등 국어과 국정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를 검정 제도로 전환할 경우,
3-1. 비판적‧창의적 사고 역량을 제고할 수 있는 교과용도서를 개발하는 데 보다 효과적이다. 평균 타당도별 빈도수 및 백분위(%) CVR
4.17 1점 2점 3점 4점 5점 합계
표준 편차 0 2 4 11 13 30
0.91 0.0% 6.7% 13.3% 36.7% 43.3% 100% .60
3-2. 자료‧정보 활용 역량을 제고할 수 있는 교과용도서를 개발하는 데 보다 효과적이다. 평균 타당도별 빈도수 및 백분위(%) CVR
4.30 1점 2점 3점 4점 5점 합계
표준 편차 0 3 1 10 16 30
0.95 0.0% 10.0% 3.3% 33.3% 53.3% 100%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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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문항은 모두 CVR이 매우 낮게 도출되어 초등 국어과 국정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가 언어적 문제 해결 능력 신장을 위한 교과용도서 및 실질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교과용도서를 개발하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의견이 수렴되었다. 그 이유로는 ‘지역이나 학교에 따라 성취 수준이 다른데 국정은 1종이므로 수준에 맞는 선택이 불가능함.’, ‘국정의 무게감과 책무성으로 인해 다양한 문제 해결력 또는 의사소통 능력 신장에 필요한 상황이나 자료 활용에 제약이 있을 수 있음.’ 등이 제시되었다.

3번 문항은 평균, CVR, 5점 응답률이 모두 높게 도출되었으며, 초등 국어과 발행 제도를 검정으로 전환할 경우, 비판적·창의적 사고 역량, 자료·정보 활용 역량을 제고할 수 있는 교과용도서를 개발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수렴되었다. 비판적·창의적 사고 역량과 관련하여, ‘다양한 체제 구성을 통해 역량 제고를 위한 창의적인 구성이 가능함.’, ‘비판적·창의적 사고 능력을 배양하는 측면에서는 단일화된 교과서 체제와 내용이 부정적 역할을 함.’ 등을 들어 국정 교과서의 경우 교과서 구성 체제가 ‘단일’함에 비해, 검정의 경우 다양한 교과서 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자료·정보 활용 역량의 경우 보다 더 긍정적인 답변이 많이 도출되었는데, 검정의 경우 ‘변화하는 시대 특성과 학생들의 취미 및 생활양식에 맞는 다양한 자료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음.’, ‘다양한 재제, 내용을 담을 수 있는 검정 교과서 체제가 자료·정보 활용 역량을 기르는 데 유리함.’ 등이 제시되었다. 특히, 검정 제도에서 ‘디지털 교재’ 등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 역시 학습자의 자료·정보 활용 역량을 신장시키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하였다.

다. 국어과 제재 관련 국정 제도의 역할 및 검정 제도의 효과

다음으로 국어과의 ‘제재’ 활용과 관련하여 현행 초등 국정 제도의 역할 및 검정 제도로의 전환 시의 효과에 대해 질문하였다. 구체적인 문항 및 타당성 평가 결과는 <표 9>와 같다.

표 9. 국어과 제재 관련 국정 제도의 역할 및 검정 제도의 효과 관련 문항 및 분석 결과(1차 델파이)
문항 분석
4. 초등 국어과 국정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는
4-1. 공감, 경청, 배려 등과 같은 언어 인성 교육을 강조하는 교과용도서를 개발하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평균 타당도별 빈도수 및 백분위(%) CVR
3.23 1점 2점 3점 4점 5점 합계
표준 편차 0 6 14 7 3 30
0.90 0.0% 20.0% 46.7% 23.3% 10.0% 100% -.33
4-2. 실제의 국어 현상에 대한 탐구를 통해 국어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교과용도서를 개발하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평균 타당도별 빈도수 및 백분위(%) CVR
2.53 1점 2점 3점 4점 5점 합계
표준 편차 3 13 11 1 2 30
0.97 10.0% 43.3% 36.7% 3.3% 6.7% 100% -.80
5. 초등 국어과 국정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를 검정 제도로 전환할 경우,
5-1. 학습자의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읽기 제재를 활용하는 교과용도서를 개발하는 데 보다 효과적이다. 평균 타당도별 빈도수 및 백분위(%) CVR
4.43 1점 2점 3점 4점 5점 합계
표준 편차 0 0 1 15 14 30
0.57 0.0% 0.0% 3.3% 50.0% 46.7% 100% .93
5-2. 다양한 문학 작품 향유를 통한 경험의 확장과 심성 계발을 할 수 있는 교과용도서를 개발하는 데 보다 효과적이다. 평균 타당도별 빈도수 및 백분위(%) CVR
4.30 1점 2점 3점 4점 5점 합계
표준 편차 0 1 3 12 14 30
0.79 0.0% 3.3% 10.0% 40.0% 46.7% 100% .73
5-3. 지식 및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는 다양한 매체 언어 자료를 활용한 교과용도서를 개발하는 데 보다 효과적이다. 평균 타당도별 빈도수 및 백분위(%) CVR
4.73 1점 2점 3점 4점 5점 합계
표준 편차 0 0 0 8 22 30
0.45 0.0% 0.0% 0.0% 26.7% 73.3% 100%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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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문항의 경우 긍정적으로 답한 전문가도 상당수 있었으나 중립 의견을 제시한 전문가 수가 많아 CVR이 -.33으로 도출되었다. 긍정적으로 답한 전문가들의 경우 현행 국정 교과서의 제재(언어 자료나 문학 작품)나 예문 등에 언어 인성과 관련된 내용이 많이 제시되어 있으며, 국정 제도가 초등교육의 본질로서 태도나 인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하였다. 반면에 중립 의견 또는 부정 의견을 제시한 전문가들은 국정 교과서가 언어 인성과 관련된 교육 내용의 표준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다양한 언어 자료와 맥락을 제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하였다. 4-2 문항의 경우 CVR이 -.80으로 나타나 국어 현상에 대한 탐구나 국어에 대한 흥미와 관련하여 현행 초등 국어과 국정 제도가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주를 이루었다. 부정적 의견들은 대체로 국정 교과서용도서 발행 제도가 ‘실제성’과 ‘최신성’ 높은 교과용도서를 개발하는 데 취약하다고 하였다.

5번 문항은 평균, CVR, 5점 응답률 등이 모두 높게 도출되어, 국어과의 제재(읽기 제재, 문학 작품, 매체 언어 자료) 활용과 관련해서 검정으로의 전환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데 전문가들은 의견의 합치를 보았다. 제재 활용과 관련하여 검정으로 전환 시, 다양한 집필진에 의해 다양한 자료들이 활용된 교과서가 개발될 것이라고 기대하였으며, 검정 전환이 되면 출판사가 각종 독서 자료나 부진 학습자 또는 영재 학습자를 위한 다양한 보조 자료들을 개발 및 지원할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덧붙여 교과서 선정과 관련하여 학습자의 흥미는 매우 중요한 고려 사항이므로 학습자의 특성(수준이나 흥미 등)을 고려한 다양한 제재가 많이 발굴될 것이라고 하였다. 특히 다양한 매체 언어 자료 활용과 관련된 5-3번 문항의 경우 CVR이 1.00으로 도출되었으며, 전문가들은 검정 제도로의 전환 시 출판사의 역할을 근거로 현재보다 훨씬 다양한 매체 자료(디지털 콘텐츠 등)가 활용될 것이라 기대하였다.

라. 국어과 교수·학습 및 평가, 기타 관련 국정 제도의 역할 및 검정 제도의 효과

다음으로 국어과 교수·학습 및 평가 등과 관련하여 현행 초등 국정 제도의 역할 및 검정 제도로의 전환 시의 효과에 대해 질문하였다. 구체적인 문항 및 타당성 평가 결과는 <표 10>과 같다.

표 10. 국어과 교수·학습 및 평가, 기타 관련 문항 및 분석 결과(1차 델파이)
문항 분석
6. 초등 국어과 국정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는
6-1.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수‧학습 방법을 적용한 교과용도서를 개발하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평균 타당도별 빈도수 및 백분위(%) CVR
2.43 1점 2점 3점 4점 5점 합계
표준 편차 4 11 13 2 0 30
0.82 13.3% 36.7% 43.3% 6.7% 0.0% 100% -.87
6-2. 학습자의 개별적 특성을 타당하게 평가하는 교과용도서를 개발하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평균 타당도별 빈도수 및 백분위(%) CVR
2.40 1점 2점 3점 4점 5점 합계
표준 편차 4 13 10 3 0 30
0.86 13.3% 43.3% 33.3% 10.0% 0.0% 100% -.80
7. 초등 국어과 국정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를 검정 제도로 전환할 경우,
7-1. 최신의 다양한 국어 교수·학습 및 평가 자료(다양한 매체 자료 포함)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교과용도서를 개발하는 데 보다 효과적이다. 평균 타당도별 빈도수 및 백분위(%) CVR
4.43 1점 2점 3점 4점 5점 합계
표준 편차 0 0 2 13 15 30
0.63 0.0% 0.0% 6.7% 43.4% 50.0% 100%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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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 문항은 CVR이 모두 매우 낮게 나타나 전문가들은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수·학습 방법 적용과 학습자 개별 평가에 있어 초등 국정 교과용도서 제도가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6-1 문항은 CVR이 -.87로 나타났는데, 전문가들은 현행 국정도서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 중 하나로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수·학습 방법을 뽑았으며, 교육 내용이 달라져도 비슷한 교수·학습 방법이 반복적으로 적용되며, 단원 구성 체제가 획일적이라고 하였다. 6-2 문항 역시 CVR이 -.80으로 나타났다. 국정 제도는 제도의 성격상 학습자 개별화 평가를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7-1 문항은 평균, CVR, 5점 응답률 등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검정으로 전환 시, 출판사들의 경쟁 속에서 교과서에 대한 업데이트나 온라인 서비스 등이 활성화되어 다양한 교수·학습 및 평가 자료를 지원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하였다. 다만, 다양한 자료가 제시될 것임에는 분명하지만, 이에 대한 적정성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마. 검정 전환 시 예상되는 장점

마지막으로 초등 3~6학년 국어과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를 검정으로 전환할 경우 예상되는 장점에 대해 청취하기 위해 서술형 문항을 구성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였다. 제시된 의견은 다음의 세 가지 범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발행 제도를 검정으로 전환할 경우, 교육과정 해석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여러 교과서가 발행되면서 교육과정을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해석하여 교사가 최선의 교과서를 선택하고 찾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하였다. 1종 교과서일 때보다 교사의 교육과정 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으며 초등 국어과 연구 분야에 많이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하였다. 다양한 교과서를 해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 분야가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서술형 문항에 대한 의견 일부는 다음과 같다.

- 여러 교과서를 비교·종합하여 최선책을 찾을 수 있는 점.

- 교사들의 교육과정 이해도 증가, 연구 개발 참여 기회 확대.

- 교조적 교과서관 해체.

- 1차 델파이 전문가 서술 의견 중

둘째, 교과서 형식, 자료 및 활동이 다양화되어 유연한 교수‧학습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검정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에서는 많은 출판사가 참여하여 다양한 교수‧학습 자료를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 그리고 교과서를 개발하는 연구 팀이 다양하게 구성되어 다양한 언어 학습 활동 경험을 학생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특히 초등 국어과 교육용 콘텐츠가 다원화되어 많은 자료가 개발되고 활용될 수 있는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연한 교수‧학습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하였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 일부는 다음과 같다.

- 다양한 제재 내용 구성, 외형 디자인을 기대할 수 있음.

- 학교 현장을 지원할 수 있는 교육용 플랫폼 개발, 매체 자료, 평가 자료 개발이 다각적으로 출판사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음.

- 출판사의 지속적인 교과서 업데이트를 바탕으로 다양한 언어활동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음.

- 1차 델파이 전문가 서술 의견 중

셋째, 다양한 집필진과 경험이 많은 편집진이 참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하였다. 다양한 교과서 개발 연구 주체가 참여함으로써 질적으로 풍부한 교과서를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존의 교과서 단원 구성 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획일화된 교수‧학습, 평가, 교재 활용 등을 탈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하였다. 또한, 경험이 많은 편집진이 참여하여 국어과 교육 내용을 효과적으로 구현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고 하였다.

2. 초등 국어 검정 전환 시 예상되는 문제점과 보완 방안
가. 검정 전환 시 예상되는 문제점

먼저 초등 3~6학년 국어과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를 검정으로 전환할 경우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해 청취하기 위해 서술형 문항을 구성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였다. 제시된 의견은 다음의 네 가지 범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교육과정을 과잉 또는 과소 해석하는 문제와 기본 교육이 소홀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검정 제도에서는 다양한 교과서를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표준화된 공통 교육 내용에 대한 이견이 발생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교육과정의 다양한 해석은 다양성, 창의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성취기준의 해석 차이로 발생하는 학업 격차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평가 상황에서 공통의 교육 내용을 전제하고 학력을 평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한 의견도 있었다. 구체적인 의견은 다음과 같다.

- 학년군 교육과정의 다양한 해석으로 학년, 학기 성취기준 요소가 달라질 수 있어 학업 격차 발생 우려.

- 기초 공통 교육의 방향을 검정 제도가 전제하는 다양성으로 전제하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있음.

- 표준화된 검사로 학업 능력 평가가 어려울 수 있고, 표준화된 교육 내용을 모든 학생이 배울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함. 혹은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함(교육과정의 상세화 등).

- 1차 델파이 전문가 서술 의견 중

둘째, 교과서 수록 활용 자료의 공정성 및 객관성 문제와 관련된 의견이 있었다. 공정성 문제는 검증이 되지 않은 필자나 자료가 난입하여 발생하는 문제를 의미한다. 그리고 집필진의 교육 철학에 따라서 작가 선정, 텍스트 해석, 교수‧학습 및 평가 방법, 지역 고려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객관성이 문제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셋째, 경직된 검정 제도로 인한 교과서의 다양성 저하 및 질 저하를 우려하는 의견이 있었다. 검정 교과용도서의 질 관리를 위해서 엄격한 검정 기준을 설정할 경우 오히려 교과서의 다양성 확보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또한, 잦은 교육과정 개정으로 교과서 집필에 반복적으로 과도하게 시간을 투자하여 교과서의 질적 수준이 저하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구체적인 의견 일부는 다음과 같다.

- 검정 교과서의 질 관리의 중요한 준거인 교과별 기준의 엄격성으로 검정 교과서의 다양성 확대 기조가 제한될 여지가 있음.

- 경직된 검정 제도로 인하여 유사한 교과서를 양산할 가능성이 있음.

- 잦은 교육과정 개정으로 교과서 집필에 과도한 시간을 투자하는 경우 전체 교과서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음.

- 1차 델파이 전문가 서술 의견 중

넷째, 교육 현장에서 교사와 학생의 부담이 발생하고 교과서 선정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초등학교의 경우 교사가 여러 교과를 지도하기 때문에 교과서 선정에 대한 업무 부담과 선정의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의견을 다수의 전문가가 제시하였다. 특히, 다양성이 주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다양성 때문에 교사의 교재 연구 과정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고 하였다. 또한, 상업적 이익에 비중을 두는 경우 경제적, 교육적 보호와 정확한 교재 선정에 대한 안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나. 문제점 보완 방안

위와 같은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조사하기 위해 서술형 문항을 구성하고 분석하였다. 그 결과 교과용도서 검정 심사 및 심의 과정에 대한 학계와 현장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구체적으로는 다양성, 창의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검정 교과용도서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검정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이 있었다. 이러한 의견은 대개 검정 제도를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반면에 검정 제도의 완화와 달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러한 의견의 배경에는 검정 제도로 나타날 수 있는 공정성, 객관성 문제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검정 제도의 보완 방향에 대해 기준 강화, 완화의 의견이 함께 제시되었다는 점에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적절한 방향에 대해 심화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완화, 강화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 검정 제도의 완화 필요, 수시 검정 혹은 순차 검정 필요.

- 좋은 교과서를 만들고, 선택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검정 기준이 필요할 듯함.

- 교과서 검정 기준 강화로 교과서의 품질(신뢰) 확보.

- 1차 델파이 전문가 서술 의견 중

둘째, 공통 교육 내용 및 국어 자료 범위의 합의를 위한 엄밀한 검정 기준과 심의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국어과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은 지난 개정 과정을 거치면서 대강화가 되어 있다. 특히,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은 교육과정 해석의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해 이전 교육과정과 달리 성취기준에 대한 해설이 일부만 제시되어 있다. 이러한 체제에서 검정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를 시행할 경우 공통의 교육 내용을 합의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또한, 초등학교 학년별 교육 내용 선정 과정에 엄밀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다수의 전문가는 교과서 개발 주체 간의 교육 내용 합의 과정이 필요하고, 학년별 성취기준 배열 정보를 안내 자료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구체적인 의견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 검정 교과서를 통해 학생들이 학습 결손 없이 배울 수 있도록 교과 목표와 성취 기준에 맞는 교과서 내용이 구성되어야 함. 이를 위해 명확한 심의 규정 마련 필요.

- 검정 제도로 전환이 이루어지더라도 일정한 기간 교육 내용과 국어 자료의 구체적 범위에 대한 합의가 연구진, 집필진 사이에 이루어질 필요.

- 3학년, 4학년, 5학년, 6학년에 해당하는 학년별 성취기준 배열 정보를 교육과정 개발진이 추가로 개발하여 검정 교과서 개발 주체들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보급.

- 1차 델파이 전문가 서술 의견 중

셋째,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의 변화에 대한 교육 현장의 준비를 위해 학년군, 시기를 고려하여 순차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모든 학년의 교과서를 한 번에 검정 발행 제도로 전환할 경우 재정적 부담이 크다는 우려가 있었다. 또한, 1~2학년군을 국정 교과용도서로 유지하면서 3~6학년을 검정 교과용도서로 전환할 경우 학년군 간 연계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1~2학년군 교과서를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3. 초등 국어 검정 전환 시기와 지원 방안
가. 검정 전환 시기

다음으로 2차 델파이 조사에서는 1차 델파이 조사의 결과를 바탕으로 검정 제도 전환 시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는 검정 전환 시기에 대한 문항을 제시하였다. 구체적인 문항 및 타당성 평가 결과는 다음 <표 11>과 같다.

표 11. 초등 국어과 검정 전환 시기 관련 문항 및 분석 결과(2차 델파이)
문항 분석
1. 초등 3~6학년 국어과 교과용도서를 국정제에서 검정제로 전환할 경우, 해당 발행 제도는
1-1. 차기 개정 교육과정(2022년 고시 예정) 시기부터 적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 검정 심사 절차 등을 고려할 때 2020
년대 중반에 교과용도서 학교 보급 예상
평균 타당도별 빈도수 및 백분위(%) CVR
4.37 1점 2점 3점 4점 5점 합계
표준 편차 0 3 2 6 19 30
1.00 0.0% 10.0% 6.7% 20.0% 63.3% 100% .67
1-2. 차기 교육과정(2022년 고시 예정)보다는 그다음 개정 교육과정 시 기부터 적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 일반적인 교육과정 개정 주기와 검정
심사 절차 등을 고려할 때 2030년대
초반에 교과용도서 학교 보급 예상
평균 타당도별 빈도수 및 백분위(%) CVR
2.00 1점 2점 3점 4점 5점 합계
표준 편차 15 7 4 1 3 30
1.31 50.0% 23.3% 13.3% 3.3% 10.0% 100%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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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약 83%의 전문가들이 차기 개정 교육과정기에서 검정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응답하였으며, 차기보다는 그 이후 개정 교육과정기에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응답한 전문가는 13%에 그쳤다. 차기 교육과정 시기에서 검정으로 전환하더라도 검정 전환을 준비할 충분한 여유가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으며, 사회, 과학, 수학 등 초등의 다른 교과목이 검정으로 전환될 예정이므로 국어과만 특별히 다음 교육과정으로 미룰 이유가 없다는 이유도 상당수 제시되었다. 또한 급격한 시대 변화, 언어 환경의 급속한 변화 등을 고려해 봤을 때, 하루빨리 검정으로 전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였다.

나. 지원 방안 1: 교과용도서 선정

다음으로 1차 델파이 조사 결과 검정 전환 시 예상되는 어려움으로 지적된 교과용도서 선정과 관련한 문항을 제시하였다. 구체적인 문항 및 타당성 평가 결과는 다음 <표 12>와 같다.

표 12. 교과용도서 선정 관련 문항 및 분석 결과(2차 델파이)
문항 분석
2-1. 여러 과목의 교과용도서를 선정해야 하는 초등교사들의 부담을 고려할 때, 교과용도서 선정은 단위 학교보다 지역 교육지원청 수준에서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균 타당도별 빈도수 및 백분위(%) CVR
1.97 1점 2점 3점 4점 5점 합계
표준 편차 13 9 4 4 0 30
1.07 43.3% 30.0% 13.3% 13.3% 0.0% 100% -.73
2-2. 출원사는 교과용도서 선정 시 도움이 될 수 있는 교과용도서의 특성을 정리·요약한 안내(홍보) 자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단, 공정성 시비, 과열 경쟁 방지 등을 고려하여 안내(홍보) 자료의 쪽수나 크기 등을 제한할 필요가 있음). 평균 타당도별 빈도수 및 백분위(%) CVR
4.33 1점 2점 3점 4점 5점 합계
표준 편차 3 0 1 6 20 30
1.24 10.0% 0.0% 3.3% 20.0% 66.7% 100% .73
2-3. 초등교사들의 교과용도서 선정 전문성을 신장시킬 수 있도록 교원 양성 과정 및 자격 연수(예: 1급 정교사 자격 연수) 등에서 교과용도서 선정과 관련한 교사 교육 커리큘럼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평균 타당도별 빈도수 및 백분위(%) CVR
3.73 1점 2점 3점 4점 5점 합계
표준 편차 2 5 4 7 12 30
1.34 6.7% 16.7% 13.3% 23.3% 40.0% 10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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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문항의 경우 CVR이 -.73으로 나타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해당 문항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검정 제도의 취지’를 생각해 봤을 때, 교과용도서 선정 업무가 다소 과중되더라도 (단위 학교 차원의) 교과용도서의 자율적인 선정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교사가 학습자의 수준 등을 고려하여 교과용도서를 직접 선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였으며, 동일 교육지원청 내에서도 교육 여건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교육지원청 수준에서 교과용도서를 선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하였다. 2-2 문항의 경우 CVR이 .73으로 나타나 해당 문항에 대한 전문가의 동의 정도가 높았음을 알 수 있다. 출원사의 안내(홍보) 자료는 교과용도서 선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으며, 출원사야말로 자신들이 개발한 교과용도서의 특성을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출원사에서 이러한 안내(홍보)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였다. 다만, 구체적인 방식에 있어서는 의견 차이를 보였는데, 1) 크기나 분량 등을 엄격히 제약해야 한다는 의견과 2) 보다 자율적인 방식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양립하였다. 또한 내용 측면에 있어서도 1) 핵심적인 최소한의 내용만 담자는 의견과 2) 교과용도서의 목적, 개발 방향, 전략, 사례 등을 상세히 담자는 의견이 있었다. 이는 향후 구체적인 안내(홍보) 자료 제작과 관련하여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2-3 문항은 평균이 3.5점을 넘고, 4~5점에 응답한 전문가 비율이 63%에 달해 동의를 표한 전문가가 더 많았으나, 결과적으로 CVR이 .27로 나타나 임계치를 통과하지는 못하였다. 해당 문항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 차이는 ‘교과용도서 선정 전문성’의 중요도에 대한 인식 차이와 이러한 프로그램 및 자격 연수의 실효성에 대한 의견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긍정 의견을 준 전문가들은 좋은 교과서 선정은 매우 중요한 역량이므로 이를 신장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 및 연수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하였으며, 초등의 경우 오래도록 국정 체제였으므로 해당 역량의 계발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문항에서 제시한 두 가지 방안 중 교원 양성 과정에서 실시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과 자격 연수에서 실시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양립하였다. 반면에 부정 의견을 피력한 전문가들은 효율성을 고려해 볼 때, 그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였으며, 또한 실효성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문제를 제기하였다. 또한 현재 교육대학의 교육과정에서도 충분히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특히, 정교사 자격 연수에서 이러한 내용을 다루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다. 지원 방안 2: 다양한 매체 및 제재 활용

다음으로 1차 델파이 조사 결과 발행 제도 검정 전환 시의 기대 효과로서 많은 동의를 얻었던 다양한 매체 및 제재 활용과 관련하여, 교과용도서 개발 시 제공해야 할 지침이나 자료, 제도적 장치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서술형 문항을 제시하였다.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편찬상의 유의점이나 집필 기준, 교육과정 등에서 다양한 제재 및 매체 활용과 관련한 지침이나 기준을 제시하여 실제 교과용도서 개발이나 심사해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교육과정이나 편찬상의 유의점에서 다양한 매체 및 읽기 자료 활용 등에 대한 내용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으며, 집필 기준에서 ‘부록’의 형태로 제시하는 방안, ‘검정 기준’에서 관련 내용을 제시하자는 의견 등이 제안되었다. 또한 기존의 서책 형태의 교과서와 지도서로는 다양한 제재와 매체 활용에 한계가 있는 만큼, 보다 실제적인 방안으로서 웹을 이용하여 필요시에 교사와 학생이 관련 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한 경우가 있었다. 디지털교과서 형태의 웹사이트를 출원사가 운영하고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도록 하는 안도 제시되었다. 최근 코로나 상황을 고려하여 온·오프 블렌디드 러닝의 환경에서 이러한 형태의 자료에 대한 수요와 요구가 높을 것이므로, 디지털 매체가 개발 단계부터 고려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자료가 활발하게 교과서 개발 및 활용에 이용되기 위해서는 최근 강화되고 있는 저작권 문제에 대한 지원이 필요함을 시사하였다. 교육용 자료 활용에 있어 저작권 문제를 해소하여 교과서 개발진이 자유롭게 EBS 등의 교육용 콘텐츠(동영상, 이미지, 음악 등)를 교과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전송 배포 등에 있어 저작권 비용이나 저작권법에 있어서 교육용 자료 활용의 제한 사항 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 우리나라 출판사의 규모를 생각할 때 매체 자료를 직접 제작하여 보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상당한 한계가 있으므로 정부가 예산을 확보하여 상업 매체의 콘텐츠를 교육용으로는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공탁 제도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제안되었다.

라. 지원 방안 3: 교육과정 해설 자료

다음으로 1차 델파이 조사에서 지적되었던 교육과정 해석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탐색하기 위하여 교육과정 해설 자료에 대한 문항을 제시하였다. 교육과정에 대한 과잉/과소 해석 및 오독을 방지하기 위하여, 구체적인 해설 자료가 필요하다고 답변한 전문가는 30명 중 22명(74.3%), 필요하지 않다고 답변한 전문가는 8명(26.7%)으로 분석되었다. 약 70%의 전문가가 국어과 교육과정의 해설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하였다. 다음으로 국어과 교육과정의 해설이 필요하다면, 어떤 제시 방안을 고려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였다. 그 결과 국어과 교육과정에 제시된 성취기준에 대한 명확한 해설뿐만 아니라 텍스트의 수준과 범위에 대해서도 상세히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그러나 상세화 정도에 대해서는 전문가 집단에 따라 의견의 차이가 있었다. 교사들은 성취기준의 의도와 목적, 핵심적인 교육 내용, 교수·학습 및 평가 방법에 대해서 상세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교수들은 자율성을 확보하는 전제하에 상세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러한 의견 차이는 집단에 따라 국어과 교육과정의 해설 자료를 활용하는 방식에 대한 인식 차이로 인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전문가는 교육 내용에 대한 해석 혼란을 야기하는 것보다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이전보다 상세한 해설 자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상세화 정도에는 의견 차이가 있으나 성취기준의 의도와 목적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에서는 의견이 같았다. 특히, 학년군 교육과정의 특성에 따라 학년 수준의 성취기준을 판단하기 어려운 점을 보완해야 검정 제도에서 혼란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에 국어과 교육과정의 해설을 제공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의 대부분은 교육과정 해설의 제공이 검정 제도의 다양한 교과서 개발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마. 지원 방안 4: 교과용도서 집필 기준 및 검정 기준

마지막으로 1차 델파이 조사 결과 검정 전환 시 예상되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안되었던 교과용도서 집필 기준 및 검정 기준과 관련된 문항을 제시하였다. 구체적인 문항 및 타당성 평가 결과는 <표 13>과 같다.

표 13. 교과용도서 집필 기준 및 검정 기준 관련 문항 및 분석 결과(2차 델파이)
문항 분석
4. 초등 국어과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를 검정으로 전환할 경우,
4-1. 현행 중·고등학교 국어과와 마찬가지로 ‘집필 기준’을 개발하여 제공할 필요가 있다. 평균 타당도별 빈도수 및 백분위(%) CVR
4.50 1점 2점 3점 4점 5점 합계
표준 편차 1 1 1 6 21 30
0.97 3.3% 3.3% 3.3% 20.0% 70.0% 100% .80
4-2. 현재의 중학교 국어과 검정 기준과 마찬가지로 초등학교 국어과 검정 기준에도 ‘집필 기준’ 준수 항목(현행 검정 기준 심사항목 6 참조)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 평균 타당도별 빈도수 및 백분위(%) CVR
4.20 1점 2점 3점 4점 5점 합계
표준 편차 2 1 3 7 17 30
1.19 6.7% 3.3% 10.0% 23.3% 56.7% 100%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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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4-1 문항의 경우 평균이 4.50으로 매우 높고, CVR도 .80으로 나타나 해당 문항에 대한 전문가의 동의 정도가 높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집필 기준을 제공할 때의 득이 실보다 많다는 의견을 제시하였으며, 그 외에도 “집필 기준은 집필진의 편향된 가치관 주입 및 정치적 중립성 훼손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될 수 있음.”, “심사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교재로서의 질적 수준을 담보하고 교육 공동체가 지향하는 가치와 관점을 어느 정도 공유하기 위해서 안내가 필요함.”, “초중등 검정 제도를 동일한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에 따라 초등학교도 집필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음.” 등의 다양한 이유를 들어 집필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다만, 집필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여 탈락의 준거로 삼기보다 집필을 위한 안내 자료로서 기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의견을 개진하였다. 또한 집필 기준의 ‘상세화’ 정도에는 이견이 존재하였다. 즉, 가급적 상세한 집필 기준을 제공해야 출판사별로 교과용도서의 질 차이가 크게 나지 않을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의견과, 집필 기준은 검정 제도의 취지를 살려 포괄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다음으로 4-2 문항의 경우 평균, CVR 등이 높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4-1 문항보다는 다소 낮았는데, 4-1에서 집필 기준 개발의 필요성을 인정한 전문가들 중 일부가 이를 심사항목에 포함하는 것에는 반대했기 때문이다. 먼저 긍정 의견을 제시한 전문가들은 오류를 줄이고, 균형 잡힌 집필 관점을 취하고, 공정한 심사를 위해 집필 기준 준수 항목이 반드시 심사 기준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하였으며, 교육과정에 교과서 집필과 관련된 모든 내용을 담기 어려우므로 이를 집필 기준으로 넣어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타당성 평정 이유를 설명하였다. 반면 반대 의견을 제시한 전문가들은 집필 기준 준수에 초점이 맞춰지게 되면, 다양성 있는 교과용도서 개발이 어려우므로 집필 기준 준수 항목은 검정 기준으로서 제시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입장이었다. 또 중립 의견을 준 전문가는 집필 기준은 ‘참고 사항’ 정도로만 삼고, 심사 시 지적되는 사항은 수정을 통해 보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였다. 결론적으로 향후 초등 국어과 발행 제도가 검정으로 전환될 시 현행 중등 국어과와 마찬가지로 집필 기준을 개발하여 제공할 필요가 있으나, ‘집필을 위한 안내 자료로서 기능하도록’ 할 필요가 있으며, 향후 초등 국어과 검정 제도가 안착된 이후에는 점진적으로 집필 기준을 대강화 또는 개발하지 않는 방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덧붙여 초기에는 집필 기준 준수 여부가 검정 기준에 포함되어 심사가 이루어지되, 향후 해당 항목의 배점을 줄이거나 해당 항목을 삭제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V. 결론 및 제언

이상의 논의 결과 전문가들은 교육과정 해석의 자율성 및 다양성, 교육적 중립성과 관련하여 국정 발행 제도의 역할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국어과의 역량 계발 및 다양한 제재를 활용한 교수·학습의 효과성,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수·학습 방법 및 평가의 적용이나 학습자 개별화 평가와 관련하여 검정 제도가 국정 제도에 비해 보다 우수한 교과용도서를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하였다. 결론적으로 초등 국어 교과용도서 국정 발행 제도가 지닌 한계, 검정 발행 제도 전환 시의 강점으로 미루어 볼 때, 초등 국어 3~6학년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의 검정 전환은 긍정적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나아가 전문가들은 초등 국어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를 검정으로 전환한다면, 차기 개정 교육과정 고시부터 조속히 전환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발행 제도 검정 전환의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검정 발행 제도 전환 시 불거질 수 있는 문제점 역시 검정 제도의 안착을 위해서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초등 국어 교과용도서 발행 제도가 국정에서 검정으로 전환될 경우, 단위 학교에서의 교과용도서 선정과 관련된 문제, 교육과정에 대한 과잉, 과소 해석 문제 등이 발행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에 연구진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보다 심화된 델파이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전문가들은 단위 학교에서의 교과용도서 선정의 부담 가중 문제와 관련해서는 교과용도서 안내(홍보) 자료 제공을, 교육과정의 과잉, 과소 해석 문제와 관련해서는 교육과정 해설 자료 제공, 집필 기준 개발 및 제공, 검정 기준 보완 등의 해결 방안을 제안하였다.

검정 제도로의 전환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교과용도서의 품질이 향상되고 교사와 학습자의 선택권이 보장되는(교육부, 2018:4)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국정 제도가 가지고 있는 교과용도서 관련 제도 운영의 효율성과 안전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하는 것이 사실이다. 본고의 연구 결과 초등 국어과의 검정 전환 정책은 높은 타당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정책이 갖는 타당성의 최종적 완성은 실행 가능성, 그리고 실행 시 정책의 안전성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보다 나은 상황과 혜택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 지원되어야 할 것들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했을 경우 해당 정책은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초등 국어과의 검정 전환의 정책화가 최종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 초등 국어과의 검정 전환을 대비한 검정 심사 체제가 구축되어야 한다. 주지하듯이 초등 국어과는 모든 과목을 통틀어 교과용도서의 책 수가 가장 많다. 현 국정 국어과의 경우 3~6학년 전체 교과용도서의 책 수가 20권6)인데 반해, 영어과의 경우 3~6학년군의 책 수가 8권이다. 교과서의 경우 국어과 학기별 교과서의 쪽수가 영어과 학년별 교과서 쪽수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국어과 교과용도서의 분량은 영어과의 2.5배에 달한다. 하나의 심의회에서 검정이 이루어지는 3~4학년군을 예로 들면, 본심사 검정위원은 12권 x 출원사 수만큼의 책을 모두 보고 심사를 해야 한다. 출원사가 10개면 120권의 책을 모두 보고 심사 및 판정을 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초·중·고등학교 학교급의 심의위원회가 동시에 꾸려져야 한다는 것도 대단히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현재의 교과용도서 구분 고시를 기준으로, 초등 국어과가 검정으로 전환된다고 가정하면, 차기 교육과정 개정 고시 이후 1~2년차에는 초등학교 3~4학년군 교과용도서 12권(‘국어’ 3-1, 3-2, 4-1, 4-2: 4권 및 지도서 4권; ‘국어활동’ 3-1, 3-2, 4-1, 4-2: 4권)과 중학교 1학년 교과용도서 3권(‘국어’ 1-1, 1-2: 2권 및 지도서 1권), 고등학교 국어 1권, 총 16권을 대상으로 한 검정 심사가 동시에 이루어지게 된다.7) 10개의 출원사가 출원하여 총 30권의 책을 심의한 중학교 국어 1 심의회의 경우 위원장을 제외하고, 기초조사(내용) 위원 16명, 검정위원 10명으로 꾸려진 점을 감안하면 동시에 얼마나 많은 심의위원이 필요한지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현실적으로 심의회 구성이 거의 불가능해 질 수 있으므로 검정 심사 체제에 대한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국어과와 같이 책 수가 많은 교과에 대해서는 동일 학년군 교과용도서의 심의회를 분리 운영 하는 방안 및 이를 위한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 개정, 교사용지도서를 검정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여러 전문가와 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의견 수렴과 심도 있는 논의가 수반되어야 하므로 이에 대한 후속 연구가 요청된다.

둘째, 초등 국어과라는 교과 및 학교급 특성에 부합한 검정 심사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현재 국어과의 검정 기준은 다른 교과와 마찬가지로 ‘교육과정 준수, 내용의 선정 및 조직, 내용의 정확성 및 공정성, 교수·학습 방법 및 평가’의 4영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구체적인 심사 항목에 있어서도 교과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또한 실제 검정 심사 시 내용 오류 위주의 정량 평가와 이를 제외한 요소에 대한 정성 평가가 함께 이루어지고 있지만, 실제 검정 심사의 주요 대상이 되는 것은 내용 오류와 관련된 정량 평가이다. 이러한 심사 방식은 내용 교과의 경우 효과적일 수 있으나, 내용 교과, 도구 교과, 문화 교과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국어과의 경우 부적절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향후 초등 국어과의 검정 전환 시 검정 제도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충분히 발휘되기 위해서는 국어과의 교과 특성에 부합하는 심사 방식의 마련이 필요하다. 아울러 중·고등학생들에 비해 지적·정의적 성숙도가 낮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과용도서의 경우 교과 내용 관련 오류를 방지하는 것 못지 않게 교육의 중립성과 관련된 부분에 대한 검증 역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국어과 교과용도서의 경우 제재나 활동 자료 등을 통해 매우 다양한 자료를 다루는 만큼, 성 역할, 인종(민족), 문화, 직업, 신체적 제약 등과 관련한 차별이나 편견, 갈등을 조장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한 충분한 심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통 편찬상의 유의점이나 공통 기준, 교육 중립성 지침 등이 사회적 인식, 교육 환경의 변화 등을 충분히 담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꾸준한 검토가 요청된다.

Notes

1) 이 논문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보고서 ‘초등 국어, 도덕 교과용도서 검정 전환 타당성 연구(연구보고 RRT 2020-2)’ 중 초등 국어와 관련된 내용을 수정·보완하여 작성한 논문임. 본고에서는 지면 관계상 전문가들의 응답 결과를 상세히 제시하지 못하였다. 이에 대해서는 안종욱 외(2020)의 연구를 참조하기 바란다. 덧붙여, 구체적이고도 타당한 논문 수정 방안을 제시해 주신 세 분의 심사위원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2)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제 30319호, 2020. 1. 7., 일부개정]에 따르면, 교과용도서란 학생용 교과서와 교사용 지도서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3) 본 연구의 구체적인 연구 방법에 대해서는 Ⅲ장에서 상술된다.

4) 파일럿 테스트는 2020년 7월 24일, 2020년 7월 28일, 2020년 7월 31일 총 세 차례에 걸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과 교수,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 총 7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문항들의 발문 수정, 초등 국어과의 발행 제도 전환과 관련하여 연구진의 중립 유지 검토, 문항 내용의 명료성 제고 등이 이루어졌으며, 문항 간 통합 및 분리 작업을 통해 문항 수도 소폭 조정되었다. 이후 최종적인 문항 수정을 통해 1차 델파이 문항이 확정되었다.

5) CVR은 전체 응답자 수 대비 해당 문항에 대해 ‘타당하다’에 응답한 수의 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계산 공식은 다음과 같다.

CVR=n2N2N2 ne: ‘타당하다(4점)’, ‘매우 타당하다(5점)’에 응답한 사례 수 / N: 전체 응답자 수

모든 전문가가 타당하다고 응답하였을 경우 CVR이 1.00이고, 중요하다고 응답한 전문가의 비율이 절반인 경우 0.00, 절반 미만일 경우 음수로 나타난다(Lawshe, 1975). CVR은 ‘보통이다(3점)’에 응답한 전문가의 사례를 제외하고 수치를 계산하기 때문에 비슷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합의도(degree of consensus), 변동계수(Coefficient of Variation)와 비교했을 때, 해당 문항을 수용하는 기준이 보다 엄격하다.

6) ‘국어’(3~4학년군) 3-1, 3-2, 4-1, 4-2, ‘국어’(5~6학년군) 5-1, 5-2, 6-1, 6-2의 교과서와 지도서 16책, 그리고 ‘국어활동’(3~4학년군) 3-1, 3-2, 4-1, 4-2 4책이 개발․사용되고 있다(「초등학교 교과용도서 구분 고시」[교육부 고시 제2015-76호, 2015. 10. 21.]).

7) 2~3년차에는 초등학교 5~6학년군 교과용도서 8권(‘국어’ 5-1, 5-2, 6-1, 6-2: 4권 및 이에 대한 지도서 4권)과 중학교 2학년 교과용도서 3권(‘국어’ 2-1, 2-2: 2권 및 이에 대한 지도서 1권), 고등학교 화법과 작문, 독서, 언어와 매체, 문학 각 1권, 총 15권에 대한 교과용도서 검정 심사가 진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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