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교과서

교육과정 구성 원리에 기초한 초등 사회과 ‘가족’ 관련 교육과정 재구성 방안

문현진1,*, 이서영2,**
Hyun Jin Moon1,*, Seo Young Rhee2,**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울산 신복초등학교 교사
2서울대학교사범대학부설초등학교 교사
1Teacher, Ulsan Sinbok Elementary School
2Teacher, Seoul Nat’l Univ. Elementary School
**교신저자, ooonue@snu.ac.kr

© Copyright 2021,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ShareAlike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sa/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Apr 05, 2021; Revised: Apr 30, 2021; Accepted: May 13, 2021

Published Online: May 31, 2021

요약

이 연구의 목적은 초등 교육과정에서 ‘가족’ 내용을 교육과정 구성 원리에 기초해 분석하고 사회과에서 가족 관련 교육과정의 재구성 방안을 제안하는 것이다. 분석 결과 첫째,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가족’은 계열성과 계속성은 확보되었으나 내용 요소의 의미 있는 계열성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 둘째, 교과 간 연계성과 통합성이 고려되지 않았으며, 사회 교과 내 영역과 통합적으로 구성되지 않았다. 셋째, 학습자들의 발달 수준을 고려한 내용 선정과 배열의 적정화의 원리가 적용되지 못하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사회과 가족 관련 교육과정 재구성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먼저 사회과에서 다룰 가족 내용의 초점을 명확히 하여 학습 내용을 조직한다. 또한, 가족 내용에 대하여 교과 간 통합이 가능할 수 있도록 배치해야 하며, 가족을 단원으로 조직하지 않고 사회과의 제 영역들인 정치, 경제, 사회·문화, 장소와 지역, 사회·경제사 내용선정의 배경으로 분산한다. 학습자 적정성을 고려하여, 교과 간 통합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기를 맞추어 가족 내용을 배치한다. 이러한 시도는 사회과에서 다른 교과와 가족 내용이 중복되거나 가족이 정형화된 개념이 아닌 가족생활 자체를 교과 내용으로 구현한다는 측면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identify problems with the arrangement of ‘family’ in the elementary social studies curriculum, and then seek ways to solve them. To this end, the results of analyzing the curriculum by the principles of curriculum composition, such as sequence, integration, and learner adequacy are as follows. The‘family’ has secured sequence and continuity, however, the content elements did not have a meaningful sequence. It was not integrated not only between subjects but also within social studies. As a result of the questionnaire survey analysis, there is no difference in the degree of understanding of learners who learned family in social studies and learners who learned family in integrated curriculum. It did not conform to the principle of learner adequacy. In this study, we propose as follows. First, differentiate the ‘family’ content in social studies from other subjects. Second, arrange the timing and contents appropriately to enable integration between subjects. Third, the contents of ‘family’ are distributed through integration within the curriculum, do not organize it as a unit.

Keywords: 사회과 교육과정; 초등 사회과; 가족; 교육과정 구성 원리; 교육과정 재구성
Keywords: social studies curriculum; social studies in elementary school; family; the principles of curriculum construction; curriculum reconstruction

I. 서 론

본 연구는 초등교사로서 통합교과, 사회, 도덕, 실과 교육과정을 실행하면서 ‘가족’이라는 주제가 큰 차이점이나 특징 없이 중복적으로 제시된다는 고민에서 출발하였다. 즉,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가족은 교과를 불문하고 주로 가족의 다양한 형태–다문화가족, 입양가족, 조손가족, 재혼가족, 대가족, 핵가족 등–와 가족 구성원의 바람직한 역할 분담을 다룬다. 2015 개정 사회과 교육과정에서는 ‘변화’를 통하여 가족의 형태와 기능을 다루긴 하나 교과서에서 구현된 내용은 다른 교과와 큰 차이가 없다.

가족은 인류의 존속을 위한 기본 단위로 일생에 걸쳐 만나게 되는 개념이다. 때문에 인간의 사회화를 담당하는 학교 교육에서 통해 배우도록 합의되었다. 특히 사회과는 교과의 성립에서부터 사회생활 자체를 내용으로 삼아(최용규 외, 2016: 23), 그 기본 단위라 할 수 있는 가족을 성립 초기부터 주요한 내용 요소(주제, 개념)로 강조하였다1). 우리나라 사회과 교육과정에서는 교수요목기부터 가족의 개념이 도입되어 제4차 교육과정기까지 단원 수준에서 제시되었고, 5차 교육과정 이후 단원 수준에서는 드러나지 않지만, 소단원 또는 성취기준 수준에서 현재까지 교육과정의 핵심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인간이 몸담은 가장 작은 울타리인 가족은 사회과뿐만 아니라 유치원에서 초·중등교육에 걸쳐있는 핵심 개념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현재 2019 개정 누리과정의 사회관계영역, 2015 개정 교육과정 통합교과, 사회과, 도덕과, 실과와 중등 가정과, 사회문화 등에서 가족을 다루고 있다. 교육과정 상 계속적으로 나타나는 개념의 중복 학습은 그 나름의 의미를 가진다. 매년 사고와 경험의 폭이 확장되는 학습자들에게 같은 내용이라도 인적·물적 자원이 바뀌는 교육적 맥락과 그 사이 어떤 삶의 경험이 더해졌는지에 따라 다른 배움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지므로 중복을 통해 교육적 효과가 증대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학습자의 성장에 따라 가족에 대한 인식과 경험의 변한다는 측면에서 유치원-초등-중등 교육과정으로 이어지는 가족 관련 학습의 양과 질은 결코 같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초등교육과정 내에서도 1·2학년의 통합교과와 3~6학년의 교과들은 교육과정 상 연속선 상에 있으므로, 학습의 중복을 피하고 학습자에게 유의미한 내용선정을 위한 교육과정의 계열성과 계속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슬기로운생활과로부터 이어지는 사회과 학습 내용 또한 연계성과 계속성을 갖지 못한다면 교과와 학년의 특징을 살린 학습이 아닌 동일 내용, 동일 경험 수준의 학습이 구현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교육적 낭비와 이후 교육과정 내용선정에 부담을 덜기 위해 교육과정 구성은 계열적이고 계속적이면서 중복을 피해야 한다.

또한 학습자들의 이해도 차이에 주목해야 한다. 유-초-중을 관통하는 주요 개념의 반복은 그 나름의 교육적 의미, 즉 학습자의 수준에 따라 같은 개념을 다른 교육적 경험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내용의 중복을 교과 편성과 시수에 대한 양적 지적보다 그 내용에 대한 학습자의 습득 정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복된 편성이더라도 그것이 의미 있는 새로운 학습 경험을 형성하였다면 계열성의 문제는 상쇄될 수 있다. 그러나 큰 의미 없는 반복에 불과하다면 교육의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이것이 교육과정 개정 과제로써 자주 거론되어 온 것은 교육과정의 적정화이므로 문서상 구현된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학습자의 실제적 이해의 측면에서 ‘가족’의 교육과정 편성 및 구성에 대해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초등 사회과 ‘가족’ 관련 교육과정 구성에 관한 문제의식에 터해 다음의 절차에 따라 연구를 진행한다. 첫째, 교육과정의 계열성과 연계성의 관점에서 가족이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어떻게 배치되고 있는지 분석한다. 둘째, 교육과정 적정화의 관점에서 통합교과와 사회과의 가족에 대한 성취기준에 기반해 초등 2학년과 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가족에 대한 이해를 조사하고 결과를 분석한다. 교육과정의 계열성, 연계성 분석 및 적정화 분석 연구를 바탕으로 초등 사회과에서 가족이 어떻게 재구성될 수 있는지에 대해 제안한다.

II. 이론적 배경

학교 교육과정은 주로 일상적인 간접 경험을 통해서는 충분히 달성하지 못하는 경험과 개인에게서 발견될 수 있는 결핍을 대상으로 한다(Bobbitt, 1918; 정광순 외 역, 62-63). 그러므로 교육과정 편성의 핵심은 이러한 학습자의 삶의 맥락을 바탕으로 가르칠 내용의 범위(scope)와 순서(sequence)를 정하는 것이다. 공식적인 교육과정 문서가 존재하는 우리나라 교육 환경에서 단원/학년/학교급에 따른 선수 학습과 후속 학습 간의 조직 문제는 교수·학습의 성패를 좌우하므로(성경희, 2017: 60), 학교급/학년 간의 지나친 중복이나 낙차가 크지 않도록 유연한 종적 연계가 필요하다(홍후조, 2002: 379).

교육과정의 주요 내용 조직 원리는 계열성 및 계속성, 연계성 및 통합성, 적정성의 원리로 제시할 수 있다(은지용, 2018: 62-63). 먼저, 계열성은 공간, 시간, 인지 등의 측면을 준거로 하여 ‘가까운 곳에서 먼 곳으로’,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친숙한 것에서 낯선 것으로’ 등과 같이 학습의 순서를 고려해 단원 간, 학년 간, 학교급 간 내용을 배열하는 원리이며, 계속성은 핵심적인 내용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원리를 말한다(Sowell, 2000: 55-56, Tyler, 1949: 193). 이는 환경 확대법 (동심원 확대법, 지평 확대법, 공동체 확대법)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고자 하는 2015 사회과 교육과정의 내용 구성 원리와 맥을 같이 한다. 환경확대법은 사회과 교육 내용을 구성해 온 전통적인 사회과 교육과정 구성 원리이지만, 사회 현상은 공간적 환경의 확대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복잡하고 다원적인 성격을 가지므로 물리적 거리보다 시간적 거리와 경험적 거리를 고려하여 탄력적으로 적용하여 사회과 내용을 조직한다(교육부, 2018).

둘째, 교육과정의 수평적 조직 원리로서 연계성과 통합성은 관련 요소들을 연관시켜 내용을 구성하고, 특정한 주제를 중심으로 서로 상이한 영역의 요소들을 유기적으로 상호 연관시켜 내용을 구성하는 원리를 말한다(Sowell, 2000: 56). 2015 사회과 교육과정의 내용 구성 원리에서도 지리, 역사, 일반 사회 영역 내용을 균형 있게 학습하되, 대주제 중심의 통합적 구성을 모색한 바, 대주제 내에서 중주제간 통합적 구성의 시도, 중주제 내에서 성취기준 간 통합의 시도, 성취기준 내 통합적 접근을 원칙으로 구성하였다(교육부, 2018).

마지막으로 동일 교과 내, 과목 간 혹은 영역 간 내용상의 중복으로 인해 학습 부담이나 혼란이 발생하게 될 경우 학습자들이 유의미한 학습 경험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황규호, 2004: 5) 학습자의 발달 수준을 고려하여 내용의 양과 수준을 적절하여 배열해야 한다는 적정화의 원리이다(이양락 외, 2004: 15). 적정화의 원리는 사회과뿐만 아니라 학교교육의 일종의 지향이 되고 있다. 지난 시기의 교육 실패가 학습 내용에 대한 정선없는 주입식 교육으로 자기주도적 학습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음에 있음을 반성하고, 스스로 학습을 구성해 가는 교육을 지향함에 따라 학습량 감축을 위해 적정성의 원리가 어느 시기보다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가족은 사회과학의 기본 개념으로서 유치원부터 초·중등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계속성의 관점과 그 내용이 심화·확장되는 계열성의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사회과에서 다루는 가족이 제도와 문화, 사회문제와 가치 등에 접근하는지를 통합성의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다. 적정성의 관점에서 그 내용 요소가 영역별로 분절적으로 학습되어 중복 학습의 부담이 있는지 살펴야 할 것이다.

가족과 학습자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매우 많은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학습자의 인간관계, 학교생활 등 일상생활 전반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생태학적 변인이 ‘가족’, ‘가정’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가족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가와 관계없이 가족 그 자체는 학습자와 뗄 수 없는 관계로 교육학과 교과교육의 주요한 변수로 다뤄지고 있다. 또한 학습자가 가족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가치관에 관한 연구 또한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저출산 시대에 대비하는 교육을 위한 기능론적 관점에서 학습자들의 가족 가치관, 가족 인식에 대한 기초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되었다.

본 연구를 위한 선행연구는 우선 교과서와 교육과정 분석에 있어 가족을 어떤 개념으로 범주화하여 분석하였는지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초등교육과정 상 가족에 대한 배치 문제를 다룬 연구물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먼저, 가족과 관련하여 교육과정 편성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족 개념의 정의는 크게 구성원의 구조적 측면와 정서적 기능을 강조하는 입장으로 대별된다. 즉, 가족에 대한 개념에는 형태적 의미와 기능적 의미가 포함되는데 형태적 의미로 가족은 가족 안에 구성된 사람을 말하며, 기능적 의미로 가족은 개인 혹은 사회에서 수행되는 역할을 말한다(박민자, 1995). 교육과정과 교과서에 나타난 가족을 서재천(2005)은 초등학교 사회과 교육과정 및 교과서에 나타난 가족 내용의 변천을 가족의 크기와 형태, 가족 구성원들의 역할 및 관계를 기준으로 교수요목기부터 7차 교육과정까지 살펴본바, 그 특징이 구조기능론적 접근에서 여성주의적 접근, 그리고 다시 전통적 가족의 특징에 대한 가족주의로 변화되어 있다고 하였다. 박윤경(2005)은 제7차 사회과 교육과정 및 교과서에 설정된 가족 단원에 대한 질적 내용 분석을 수행한 결과, 초등 사회과 가족 단원에 설정된 주요 주제가 가족의 형태와 구성, 가족 구성원의 역할, 가족과 사회와의 관계임을 밝혔다. 유종열(2006)은 가족 구조(가족 크기, 가족 구성, 가족 형태), 가족 분화(노인 가구, 1인 가구, 노인 단독 가구), 가족 부양(부모의 생계부양, 노인의 생활비 마련방법)의 개념으로 나눠 분석하였고, 김병국, 전세경(2011)은 초등 교과의 학년별 분석을 위해 국가 교육과정 상에 나타나는 ‘가족’에 대한 내용을 가족에 대한 이해(가족의 의미, 기능, 역할 등), 가족관계(의사소통, 우애, 예절 등), 가족생활이 유지되기 위한 조건(규칙, 역할의 실천 등)으로 구분하였다. 황철형 외(2018)는 가족이해(가족의 구성과 의미, 역할), 가족관계(가족갈등, 가족정서, 예절), 가족생활문화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가족’은 초등학교 교육과정 전반에서 수업의 소재와 주제로 사용되며 교육과정 상 성취기준 속에 직접적으로 제시된 내용 요소이다. 선행연구를 종합하면 형태적 의미의 가족을 배운다는 것은 가족의 유형과 구조, 가족 분화 등을 포함하며, 기능적 의미의 가족을 배운다는 것은 가족의 상호관계, 유지조건, 가족문화와 갈등, 가족의 사회적 기능 등을 학습내용으로 선정한다는 것이다.

둘째, 초등교육과정에서 가족에 대한 배치에 대한 선행연구는 다음과 같다. 박순경(2009)은 2007 개정 교육과정 ‘우리 가족과 이웃’이라는 내용 영역이 바른생활의 ‘서로 돕는 가족’과 슬기로운 생활의 ‘더불어 사는 이웃’에서 거의 같은 시기에 동일한 주제와 내용으로 학습하는 내용 중복의 문제점을 제기하였다. 설규주 외(2011)은 초등 3~6학년 도덕과와 사회과의 내용 유사성에서 도덕 3학년의 가정 사랑과 예절이 사회 4학년 사회 변화와 우리 생활과 ‘중’정도의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또한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통합교과의 가족 내용을 인위적으로 분리하여 교과로 구분하기보다 가족의 의미와 형태, 가족 구성원의 역할, 친척 관계와 예절, 다양한 가족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관련 활동을 단일한 교과 틀 속에서 상호 연계하여 다룰 것을 제안하였다(은지용, 2012). 조상연 외(2020)는 누리과정의 사회관계 영역의 ‘더불어 생활하기’ 내용 범주가 초등 통합교과의 가족으로 연계·발전되는 과정에서 관련 성취기준의 비중이 다른 내용에 비해 상당히 높다고 분석하였다.

위의 연구물들에서 공통적으로 가족에 관한 중복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교실에서는 1·2학년의 통합교과가 3학년의 사회과와 도덕과에서 중복되는 가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통합교과와 현재 3학년 사회과의 가족 관련 성취기준의 표현이 매우 흡사하여 실제 교실에서 구현되는 수업 주제가 차별성을 가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만일 가족에 대한 학습자의 학습 경험이 학년별로 각각 다르다면, 그들의 학습 네트워크가 더 풍부해졌다면 교육과정 편성의 계열성, 통합성, 적정화의 원리는 적절하게 작동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표현된 성취기준이 교과와 학년군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유사하다. 즉, 이에 따른 학습자의 이해 정도가 큰 차이가 없다면 교육과정 적정화를 위한 재구성이 필요하다. 따라서 가족의 배치에 관한 종적 분석으로서 계열성, 횡적 분석으로서의 연계성과 통합성, 그리고 학습자의 측면에서 내용 중복에 관한 적정성에 대하여 종합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그러나 선행연구에서 보다시피 가족의 개념, 가치, 기능상의 계열성에 대한 실제적인 분석과 검증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초등 교육과정 전반에 걸친 가족이 교육과정 편성 원리의 측면에서 어떠한 문제점이 있는지 분석하되, 학습자의 실제적인 가족에 대한 학습경험 중 중복된 것으로 간주되는 ‘성취기준’의 학습 후 이해 정도에 주목해 보고자 한다.

III. 연구방법

1. 분석 대상 및 분석 준거

가족의 배치에 관한 교육과정 분석은 Tyler(1949)의 교육과정 요소의 조직 준거에 기초해 은지용(2018)이 종합한 계열성 및 계속성, 연계성 및 통합성, 적정성의 원리에 토대하였다. 가족에 대한 학년군 간 계열성 및 계속성은 교육의 선후를 살피는 것으로 가족을 학습함에 있어 시퀀스의 진행을 살피는 준거이다. 가족에 대한 종적 준거인 연계성과 통합성은 각 학년군에서 가족이 어떤 활동들과 이웃하고 있는가를 살피는 준거이다. 마지막으로 적정성은 학습이 단순 반복에 머무르는가, 연계되어 심화 발전되는가, 역행하는가 등에 관한 것으로 중복이 예상되는 부분에 관한 검증을 위해 학습자의 성취 정도를 분석하였다. 교육과정이 개편될 때마다 교육과정 조직에 관한 분석 연구가 수없이 이루어져 왔다. 교육과정 분석에 있어 교육과정 문서가 기본적으로 분석 대상이지만, 문서상 오류 없음이 교육 현장의 ‘오류 없음’으로 귀결되지 않는다. 특히 적정성에 관해서는 학습 당사자의 이해 정도를 알아볼 필요가 있으므로 본 연구에서 분석 대상은 <표 1>과 같이 설정하였다.

표 1. 가족 배치의 분석 준거 및 분석 대상
분석 준거 분석 대상
계열성 및 계속성 2015 「초등학교 교육과정」 교육부 고시
「초등학교 교육과정」 [별책 2](교육부고시 제2015-74호), 통합교과 지도서
「초등학교 교육과정」 [별책 7](교육부고시 제2018-162호), 사회과 지도서
「초등학교 교육과정」 [별책 6](교육부고시 제2015-74호), 도덕과 지도서
「초등학교 교육과정」 [별책 10](교육부고시 제2015-74호), 실과 지도서
연계성 및 통합성
적정성 - 초등학교 2학년, 초등학교 4학년 학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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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분석 방법

첫째, 초등교육과정에서 가족의 종적·횡적 배치에 관해 교육과정 구성 원리 중 계열성 및 계속성, 연계성 및 통합성에 근거해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분석하였다. 가족과 관련된 교과의 영역과 핵심 개념, 일반화된 지식, 그리고 내용 요소가 배치된 과목과 학년군을 정리하여 이들 간의 연결고리를 찾고자 하였다. 또한, 각 교과의 가족 관련 성취기준의 표현 수준을 통해 개념을 심화 발전시키는지, 중복에 불과한지 살펴보았다. 가족의 배치와 관련된 세부적인 목표와 의도 및 학생 수준의 활동 예시는 교육과정 각론과 지도서를 참고하여 분석하였다.

둘째, 가족’의 적정성 분석을 위해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통합교과와 초등 사회과에 중복된 것으로 간주되는 성취기준을 중심으로 학습자의 가족에 대한 이해 정도를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2학년 통합교과와 3학년 사회과 가족 성취기준을 포괄하는 질문지를 가족의 형태와 기능을 묻는 내용을 포함하여 학년군 간 이해 정도의 차이를 파악하도록 구안하였다. 먼저 예비 설문을 초등 2학년, 초등 4학년2) 대상으로 각 1회 실시하여 응답자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용어나 반응이 곤란한 문항들을 검토하였다. 최종 질문지는 개방형 질문과 폐쇄형 질문을 복합적으로 사용했다. 개방형 질문은 자유반응형으로 응답자가 다양한 가족 형태와 가족 구성원의 역할을 알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제시하였다. 폐쇄형 질문은 선택형으로 다양한 가족 모습을 존중하는 태도 인식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선다식 질문으로 구성하였다<표 2>3).

표 2. 통합교과와 사회과 성취기준에 의거한 가족 내용 이해 질문지 구성
개념/변수명 문항수 척도
가족의 형태 다양한 가족 형태 이해 2 명목척도
가족의 기능 가족구성원의 역할 이해 2
바람직한 태도 인식 1
합계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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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된 질문지는 온라인으로 사전 연구 안내 및 학부모 동의를 받은 뒤 학급별로 동의를 얻은 학생에 한정하여 학급 담임교사의 협조를 얻어 배부되었다. 1·2학년군과 3·4학년군 성취기준에 대한 학습이 끝난 서울 지역의 S 초등학교 2학년 97명과 4학년 학생 97명에게 배부하였으며, 각 84명, 62명의 응답을 수집하였다4).

설문 분석을 위해 SAS(Statiscal Analysis System)5)를 사용하였다. 2학년과 4학년 학생들의 유사 성취기준에 대한 이해 정도 응답을 통해 학년 변수와 이해 정도를 나타낸 반응변수, 두 범주형 변수들이 종속사건인지 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카이제곱 검정6)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연구 절차는 [그림 1]과 같다.

jce-24-2-27-g1
그림 1. 연구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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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연구결과

1. 초등 교육과정 속에서 ‘가족’ 분석 결과

교육과정 상 가족의 배치에 대해 핵심적인 내용이 반복되는지에 대한 계열성 및 계속성, 내용 요소 사이의 유기적 구성에 관한 연계성 및 통합성, 내용상 중복과 유의미한 학습 경험에 대한 적정성 분석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교육과정 구성에 있어 가족의 배치는 계열성과 계속성이 확보된 것으로 보인다<표3>. 가족이 다뤄지는 교과는 1·2학년의 통합교과와 3·4학년의 사회/도덕과 그리고 5·6학년 실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구체적 내용에서 추상적 내용으로, 친숙한 것에서 낯선 것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학습자의 성장에 따라 변화하며 지속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표 3.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의 ‘가족’의 배치
과목 영역 핵심 개념 일반화된 지식 내용 요소
바른생활 슬기로운생활 즐거운생활
통합교과 가족 가족과 친척 사람들은 가족과 친척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 가정 예절 • 가족의 특징
• 가족·친척의 관계, 가족 행사
• 가족에 대한 마음 표현
• 가족 활동 및 행사 표현
다양한 가족 가족의 형태는 다양하며, 구성원마다 역할이 있다. • 배려와 존중 • 다양한 형태의 가족
• 가족 구성원의 역할
• 집의 모습 표현
• 가족 역할 놀이
사회 사회·문화 개인과 사회 개인은 사회를 통해서 성장하고 사회는 개인의 역할 수행을 통해 유지, 존속된다. 3ㆍ4학년군 5ㆍ6학년군
• 가족 구성원의 역할 변화
현대의 사회 변동 사회 변동 양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대응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가 실현된다. • 가족 형태의 변화
사회·경제사 가족 제도 우리나라의 가족 제도는 시대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였다. • 가족의 모습과 역할 변화
도덕 타인과의 관계 배려 가족 및 주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서로 존중하고 예절을 지키며 봉사와 협동을 실천한다. • 가족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효, 우애)
실과 인간 발달과 가족 관계 가족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와 바람직한 의사소통으로 비롯되는 친밀한 가족관계는 가족의 건강함을 유지시킨다. • 나와 가족의 관계
• 가족의 요구 살피기와 돌봄
가정 생활과 안전 생활문화 의식주의 생활수행의 실천 역할을 갖추는 일이 창의적인 가정생활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기초이다. • 균형 잡힌 식생활
• 식재료의 특성과 음식의 맛
• 옷 입기와 의생활 예절
• 생활 소품 만들기
자원 관리와 자립 생애설계 전 생애 관점에서의 생애설계는 자신의 삶을 자립적으로 준비하고 의미 있게 확장시키는 일이다. • 가정생활과 일
• 가정일의 분담과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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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동일 교과 내 모든 학년군에서 다루지 않으며, 각 교과의 성격과 목표에 따라 가족의 초점이 달라졌다. 학년별·교과별 내용 요소와 같이 1·2학년의 통합교과에서는 현대 사회에서 점점 다양화된 가족의 형태에 따라 변화되는 가족 구성원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실감할 수 있는 집안일을 중심으로 표현하도록 구성하였다. 바른생활과에서는 다양한 가족 배려, 문화존중, 슬기로운생활과에서는 가족의 형태와 역할, 즐거운생활과에서는 가족 구성원의 역할놀이를 통해 3학년 사회/도덕과의 가족과 연계되도록 구성하였다.

3·4학년군에서는 도덕과와 사회과에서 가족이 다뤄진다. 도덕과는 가족을 우리 삶의 본질적 출발점으로 보고 효와 우애를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한 가지 덕목으로 설정하여 덕성 함양을 목표로 단원 수준에서 가족을 다루고 있다. 사회과는 결혼 풍습과 가족 구성의 변화, 가족의 형태와 구성 변화를 알아보고, 존중하는 태도를 기르도록 구성하였다.

5·6학년군 실과에서는 자신의 발달과 삶을 이해하는 기본적 조건으로서 가족의 관계와 가정생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가족 구성원 간 배려와 돌봄을 실천하도록 하였다. 또한, 가정생활에 필요한 기본 생활 수행 능력을 습득하여 가정생활 문화를 이해하도록 구성하였다. 즉, 통합교과는 가족 인식, 도덕과는 가족의 가치, 사회과는 가족의 변화, 실과는 가정생활의 중요성과 가정 중심의 생활 수행 능력 습득에 초점을 둔다는 측면에서 가족의 배치는 초등교육과정 전반에서 계열화되어 있으며 교과의 특성이 연속적 개념 속에 녹아있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중복되는 교육과정 요소의 의미 있는 계열화가 필요하다. 주된 교육과정 요소가 반복될 수는 있지만, 그것이 단순히 동일한 수준에서 반복된다면 이해나 기술이나 태도 또는 어떤 다른 요인들의 진보적 발달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계열성은 선행 경험을 기반으로 이어지는 각각의 경험들이 관련해 문제에 대해 좀 더 넓고 깊게 나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준거(Tyler, 1949: 85)라는 측면에서 1·2학년군과, 3·4학년군의 가족 배치는 심화·확대보다 반복에 가깝다. 즉, 일반화된 지식의 수준에서는 각각의 수준이 다른 것으로 보이나, 성취기준으로 구체화 되는 과정에서 중복성이 도드라진다<표4>. 통합교과 성취기준 [2바03-02], [2슬03-03], [2슬03-04]과 사회과 성취기준 [4사02-05], [4사02-06], 도덕과 [4도02-01], 실과 [6실01-03]은 공통적으로 가족의 형태와 가족의 다양한 역할을 다루고 있다. 학습자의 성장에 따라 가족에 대한 형태와 역할에 대한 심화학습이 이루어진다면 계열성의 측면에서 바람직한 배치일 것이다. 그러나 성취기준에 따른 주요 학습활동을 살펴보면 유사하게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사회과 [4사02-06]의 경우 통합교과의 [2슬03-03], [2슬03-04]와 성취기준, 학습활동 모두 심화·확대되기보다 중복에 가깝다.

표 4. 통합교과와 사회과의 ‘가족’ 성취기준
교과 핵심 개념 내용 요소 성취기준 교과 활동 실제 편성
통합교과 다양한 가족 배려와 존중 [2바03-02]가족의 형태와 문화가 다양함을 알고 존중한다.
[2슬03-03]주변에서 볼
사진을 보며 ‘다양한 가족’ 이야기하기 : 한부모가족, 부모자식가족, 대가족, 다자녀가족, 장애가족, 다문화가족, 조손가족 등
우리가족 나타내기, 우리가족이 하는
2-1 여름
1.이런 집 저런 집
다양한 형태의 가족
가족 구성원의 역할 수 있는 여러 형태의 가족을 살펴본다.
[2슬03-04]가족의 형태에 따른 구성원의 다양한 역할을 알아본다.
일 소개하기 우리가족이 집에서 하는 일 알고 내가 할 일 실천
주변 가족의 생활 모습 살피기 다양한 생활 모습 존중하기
여러 모습의 가족을 보고 다양한 특징 생각하기
도덕 배려 효, 우애 [4도02-01] 가족을 사랑하고 감사해야 하는 이유를 찾아보고, 가족 간에 지켜야 할 도리와 해야 할 일을 약속으로 정해 실천한다. 다양한 가족의 모습 알아보기 가족의 소중함 알아보기
가족과 행복하게 지내기 위한 실천 방법 익히기
가족 간에 생기는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바른 행동 탐색하기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실천 의지 다지기
3-1
3. 사랑이 가득한 우리 집
사회 개인과 사회 가족 구성원의 역할 변화 [4사02-05] 옛날과 오늘날의 혼인 풍습과 가족 구성을 비교하고, 시대별 가족의 모습과 가족 구성원의 역할 변화를 탐색한다. 옛날과 오늘날의 결혼 풍습 비교하기 옛날과 오늘날의 가족 형태 비교하기 가족 구성원의 역할이 변화한 까닭 알아보기
가족 구성원의 바람직한 역할 알아보기
3-2
3. 가족의 형태와 역할 변화
현대의 사회 변동 가족 형태의 변화 [4사02-06] 현대의 여러 가지 가족 형태를 조사하여 가족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존중하는 태도를 기른다. 다양한 가족 형태 알아보기
다양한 가족의 생활 모습 살펴보고 표현하기
가족의 의미 정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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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수평적 측면에서 교육과정 구성을 보면 같은 학년에서 가족을 배우는 사회과와 도덕과의 연계성이 미흡하다. 통합교과의 경우 가족이 하나의 단원을 이루며 바른생활, 슬기로운생활, 즐거운생활의 내용 요소를 중심으로 연계되어 통합되고 있으나, 3·4학년 군의 사회, 도덕과가 가족과 관련하여 비슷한 시기에 가르치거나 연계를 위한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도덕과는 3학년 1학기 ‘3. 사랑이 가득한 우리 집’으로 다양한 가족의 모습과 소중함 알기, 행복하게 지내기 위한 실천 방법 익히기, 가족 간에 생기는 문제 파악하기,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실천 의지 다지기의 4차시로 구성되어 있다. 사회과의 경우 3학년 2학기 ‘3. 가족의 형태와 역할 변화’단원에서 옛날과 오늘날의 결혼 풍습과 가족 형태 비교하기, 역할 변화 까닭 알아보기, 바람직한 역할 알아보기, 오늘날의 다양한 가족 형태, 생활 모습 살펴보고 표현하고 가족의 의미 정리하기를 총 15차시 분량에 걸쳐 제시하고 있다. 사실상 3학년 1학기 도덕과의 수업 활동이 3학년 2학기 사회과 성취기준 [4사02-06]에서 대부분 중복되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교육과정 구성이 교과의 특성에 따라 연계되기보다 중복된 활동이라는 근거는 교과서에 제시된 활동의 유사성에서 발견할 수 있다. 사회3-2: p114-120과 도덕3: p40은 오늘날의 가족 형태에 관한 것으로 교과서에 제시된 가족 형태가 다문화가족, 조손가족, 입양가족, 한 부모 가족, 재혼 가족 등의 범주에서 각 가족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알아보는 활동이란 점에서 매우 유사했다. 또한 사회3-2: p108-111과 도덕3: p50-51은 모두 가족 구성원의 바람직한 역할 알기에 관한 구성으로 교육과정 실행에서 나타나는 수업 활동이 매우 유사하다. 물론 도덕의 경우 가족과 관련된 예화 중심으로 효와 우애의 마음을 가지도록, 사회과는 가족의 형성에 대한 사회적 의식, 역할 탐구에 중점을 두고 있으나, 이들이 시기적으로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통합되고 연계되었다고 보기 어려웠다.

넷째, 교육과정 통합성 측면에서 가족은 기능과 형태의 측면에서만 강조되어, 사회제도와 문화, 사회문제와 가치 등과 통합된 활동으로 구성되지 않았다. 2015 교육과정에서 가족의 형태는 선언적이고 결과적 형태로 정의된 상태에서 학습이 시작되었다. 예를 들어 “부모님 중 한 분이 외국인인 가족을 본 적이 있는지 이야기 해 봅시다(사회 3-2: p114)”, “가족의 형태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봅시다(도덕 3-1: 지도서 p208)”, “가족은 결혼, 혈연, 입양 등으로 맺어진 공동체입니다(실과 6: 비상 p10)”등 가족의 형태에 대해 정의가 주어질 뿐 그로 인한 확장된 활동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사회과 교육과정에서 ‘개인 또는 가족에게 중요한 국가를 확인하고 지도나 지구본에 표시해 보거나, 지역사회 내의 다양한 집단과 우리나라 가족의 다양성을 살펴보는 등’의 가족 형태에 대한 탐구로 이어지는 활동이 제시되지 않고 있었다.

가족의 기능은 가족 내 의식주와 관련된 역할, 특히 성평등의 관점에서 역할 분담에 한정되어 있었으며, 가족 갈등 역시 역할에 귀인하는 ‘집안일 분쟁’과 관련된 사례가 주로 제시되었다. 예를 들어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내가 실천할 일을 써봅시다(도덕 3-1: p45)”, “오늘날에는 남녀의 역할 구분이 없어지고, 집안일을 가족 구성원이 함께 나누어 합니다(사회 3-2: p106)”, “혜정이 가족의 요구와 갈등 원인을 적어봅시다(아빠의 요리와 자녀의 반찬투정, 팔 다친 엄마의 설거지 힘든 상황에서 자녀의 게임 등 사례 제시, 실과 6: 비상p13)”등 가족의 역할이 가정 내 가사노동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러나 가족의 기능은 단순히 양육과 가사에 그치지 않는다. 가족은 소비와 지출을 포함한 경제 활동의 원천이며, 대화와 타협, 다수결 등을 경험할 수 있는 정치의 최소단위이며, 지리적 속성과 기후 환경에 따라 거주지를 결정하는 생태적 속성을 포함하고 있다.

2. 질문지 조사 결과

가족의 배치와 관련하여 교육과정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해 2학년과 4학년 학생들의 가족 내용에 대한 이해 정도를 분석하였다. 첫째, 학습자의 학년과 가족 형태의 이해정도는 상관관계가 낮았다. 학년(집단) 변수는 설명변수로, 다양한 가족 형태 이해 정도는 반응변수로 교차표를 작성하고 학년 변수와 이해 정도를 나타낸 반응변수, 두 범주형 변수들이 종속사건인지 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카이제곱 검정을 사용하여 학습자 적정성을 분석하여 검정 통계량을 도출하였다<표 5>.

표 5. 학년에 따른 다양한 가족 형태 이해 정도
학년 다양한 가족 형태 이해 정도 χ2
1 2 3+ 합계
2 빈도수 8 12 64 84 값: 0.4885
유의확률: 0.7833
백분율 9.52 14.29 76.19 100
기대도수 6.9517 11.586 65.462
편차 1.0483 0.414 -1.462
4 빈도수 4 8 49 61
백분율 6.56 13.11 80.33 100
기대도수 5.0483 8.4138 47.538
편차 -1.048 -0.4138 1.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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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검정에서는 유의확률이 모두 유의수준보다 크므로 귀무가설이 채택되어, 학년에 따라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이해하는 정도가 달라진다고 볼 수 없다. 즉,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이해하는 것은 학년이 높아진다고 해서 더 잘한다거나 학년이 낮다고 해서 더 모른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이해하여 성취수준에 도달한 4학년 학생들이 2학년 학생들보다 4.14% 높게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2학년 학생들이나 4학년 학생들이나 전반적인 이해 수준에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둘째, 학습자의 학년과 다양한 가족을 존중하는 태도에 대한 이해 상관도는 낮았다. 학년(집단) 변수는 설명변수, 다양한 가족의 모습에 대해 존중하는 태도 이해 여부에 대한 반응변수로 교차표를 작성하고, 이를 기준으로 검정 통계량을 도출하였다<표 6>.

표 6. 학년에 따른 다양한 가족 모습 존중하는 태도 이해
학년 존중하는 태도 이해 정도 χ2 검정
모름 알고 있음 합계
2 빈도수 4 78 82 Value: 0.0001
유의확률: 0.9913
백분율 4.88 95.12 100
기대도수 4.014 77.986
편차 -0.014 0.014
4 빈도수 3 58 61 Fisher’s Exact Test
백분율 4.92 95.08 100 P 0.3012
기대도수 2.986 58.014 Pr<=P 1.0000
편차 0.014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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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제곱 통계량은 각 셀의 기대도수가 최소 5 이상은 되어야 수행 가능하다. 이에 <표 6>에서 기대 도수가 5 이하인 셀이 발생하여 분포 가정이 어려우므로 ‘피셔의 정확한 검정(Fisher’s Exact Test)’7)을 실시하였다. 검정 결과, 유의확률이 모두 유의수준보다 크므로 귀무가설이 채택되어, 학년에 따라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존중하는 태도를 이해하는 정도가 달라진다고 볼 수 없다.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존중하는 태도를 이해하는 정도에 학년의 차이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2학년에서 학습한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존중하는 태도’가 4학년에서 중복 지도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이해를 고양하는 데에 유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셋째, 다양한 가족의 형태 이해 정도와 가족의 모습을 존중하는 태도 사이의 상관도가 낮았다. 위에서 분석한 두 반응변수 간의 유의성을 찾기 위해 실시한 교차분석 결과를 보면, 유의확률이 0.1보다 더 크기 때문에 해당 변수 간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귀무가설이 채택된다(표 7).

표 7. 다양한 가족 형태 이해와 존중하는 태도 이해 간의 관계
존중하는 태도 이해 여부 다양한 가족 형태 이해 정도 χ2 검정
1 2 3+ 합계
모름 빈도수 1 2 4 7 값: 1.9200
유의확률: 0.3829
백분율 14.29 28.57 57.14 100
기대빈도 0.5423 0.9859 5.4718
편차 0.4577 1.0141 -1.472
알고 있음 빈도수 10 18 107 135
백분율 7.41 13.33 79.26 100
기대빈도 10.458 19.014 105.53
편차 -0.458 -1.014 1.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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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응답 학생 142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이해하는 학생들이 가족의 다양한 모습에 대하여 존중하는 태도를 이해한 경우는 80%에 못 미친다. 카이검정을 통해 얻어진 값 또한 두 변수가 관계가 없음을 밝혔다. 즉, 다양한 가족 형태를 많이 이해하고 있다고 해서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존중하는 태도를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학년에 따른 가족 구성원의 역할 이해 설문 결과 작성된 <표8>에서 기대 도수가 5 이하인 셀이 발생하여 분포 가정이 어려우므로 ‘피셔의 정확한 검정(Fisher’s Exact Test)’을 실시하였다. 검정 결과, 유의확률이 유의수준보다 크므로 귀무가설이 채택되었다. 본 검정의 귀무가설은 ‘학년 급과 가족 구성원의 역할 이해 정도는 관련이 없다’로,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가족 구성원의 역할 이해가 더 깊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표 8. 학년에 따른 가족 구성원의 역할 이해
학년 가족 구성원의 역할 χ2 검정
모름 알고 있음 합계
2 빈도수 4 79 83 Value: 0.2090
유의확률: 0.6476
백분율 4.82 95.18 100
기대도수 3.4583 79.542
편차 0.5417 -0.542
4 빈도수 2 59 61 Fisher’s Exact Test
백분율 3.28 96.72 100 P 0.3018
기대도수 2.5417 58.458 Pr<=P 1.0000
편차 -0.542 0.5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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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지 교차분석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부분의 학생들은 다양한 가족의 형태와 가족구성원의 역할에 대하여 이해하고 있으며,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임을 인지하고 있다. 응답자 전체를 기준으로, 다양한 가족 형태(77.93%), 가족 구성원의 역할(95.83%), 존중하는 태도(95.10%)에 대하여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둘째, 학년 급과 각 성취기준의 내용 이해 정도와는 관련이 없었다.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나 반복해서 학습한 4학년 학생들이나 내용에 대한 이해 정도에 학년 급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셋째,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안다고 해서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존중하는 태도를 이해한다고 볼 수는 없다.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모르더라도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존중하는 태도를 이해하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알더라도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존중하는 태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 대개 형태를 이해하는 것을 인지적 영역으로, 태도를 갖는 것을 심동적 영역으로 구분한다. 인지적 과정을 거친 뒤에 심동적 영역이 발달할 것이라고 가정했으나, 본 연구에서 살펴보듯이 각 영역을 따로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본 설문 조사 연구의 한계는 서울 지역에 국한된 표본 집단으로 학습자 적정성에 대한 판단이 대한민국 전체 학생들로 확장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다. 향후 학생들과 면담을 통해서 가족 내용을 반복해서 학교에서 학습하는 경험에 대해 조사한다면, 좀 더 학습자 적정화 원리를 추구하기 위한 노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V. 결론

교육과정 계열성, 연계성 및 통합성, 학습자 적정성을 분석한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가족의 교육과정 구성에 있어 계열성과 계속성은 확보되었으나 중복되는 교육과정 내용 요소가 유의미하게 계열화되지 않았다. 가족을 다루는 교과는 1·2학년의 통합교과와 3·4학년의 사회/도덕과 그리고 5·6학년 실과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친숙한 것에서 낯선 것으로, 구체적인 내용에서 추상적인 내용으로 조직되어 있으며 계속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각 교과의 성격과 목표에 따라 통합교과는 가족 인식, 도덕과는 가족의 가치, 사회과는 가족의 변화, 실과는 가정생활의 중요성과 가정 중심의 생활 수행 능력 습득에 초점을 맞춰 초등 교육과정 전반에서 가족 내용을 계열화했다. 그러나 1·2학년군 통합교과의 가족 영역과 3·4학년군 사회과 가족 단원은 중복에 가깝게 조직되었다. 그래서 학습자는 초등 2학년과 3학년 과정을 수학하면서 유사한 성취기준에 의거한 활동을 통해 학습하게 되었다. 그리고 사회과에서의 가족은 통합교과에서 학습한 내용에서 심화되거나 확장되도록 구성되지도 않았다.

둘째, 교과 간 연계성과 통합성이 고려되지 않았으며, 사회 교과 내 여러 영역에서도 통합적으로 구성되지 않았다. 통합교과는 주제 중심으로 바른생활과, 슬기로운생활과, 즐거운생활과의 연계와 통합의 양상을 보이지만, 3·4학년군에서 유사 성취기준을 제시한 도덕과 사회 교과는 같은 내용을 다루지만 배치 시기가 다르고 각 교과의 특징이 드러나도록 연계·통합되지 못하였다. 사회 교과에서 가족은 다양한 형태와 평등한 가족 구성원의 역할을 주로 다룬다. 가족의 기능에 대해서는 장소나 경제적 측면은 다뤄지지 않고 가사와 관련된 내용에 국한되어 있다. 게다가 가족을 다루는 방법 면에서도 탐구 활동보다는 설명 위주로 구성되어 사회과의 다양한 학습활동이 전개되지 못했다.

셋째, 학습자들은 학년 급에 상관없이 전반적인 가족의 내용을 이해하고 있었다. 중복된 내용을 학습하였지만 학년이 높아진다고 해서 이해 정도가 향상하는 것은 아니었으므로 학생에게 유의미한 학습 경험이 될 수 없었다. 즉, 학습자의 발달 수준을 고려하여 내용을 적절하여 배열하는 적정화의 원리가 적용되지 못하였다. 학습자 적정성은 학습자의 흥미와 발달단계에 맞춰 학습의 양과 수준을 조절함으로 도달할 수 있는 원리로, 현재 학습자들에게는 가족에 대하여 중복된 학습 내용을 제시하므로 학습의 분량이 많으며 난이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져 충분히 흥미를 갖기에 어려운 제재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현재와 같이 중복된 내용과 활동으로 구성하는 것은 교육과정 연계성 및 통합성, 적정화의 원리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세 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먼저 계열성의 원리에 따라 사회과에서 다룰 가족 내용의 초점을 명확히 한다. 현재 구현된 가족 단원은 현상과 그에 대한 태도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통합교과, 도덕과, 실과과에서도 중복하여 다루고 있다. 그러나 2015 사회과 교육과정의 내용 요소를 살펴보면, 가족의 형태와 가족 구성원의 역할 ‘변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즉, 가족의 형태와 기능을 다루더라도 ‘어떻게 형태가 바뀌었는가?’, ‘왜 바뀌었는가?’ 그리고 나아가서 ‘어떻게 바뀔 것인가?’에 대하여 학습 내용을 조직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에 2015 개정 사회과 교육과정에서 제시된 2개의 성취기준에서 가족의 변화에 초점을 두고 ‘가족 형태와 가족 구성원 역할의 변화를 탐색하고, 다양한 가족의 삶의 모습을 존중한다’로 성취기준을 재구성하는 것을 제안해 본다8). 가족 구성의 변화와 구성원의 역할 변화는 가족 형태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각각의 성취기준에 분산된 요소들이 상호 간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3인 가족에 비하여 조부모가 있는 5인 가족은 부모의 역할이 조부모에게 이양이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변화’를 탐색하여 과거를 통하여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사회과 교육과정 성취기준이 필요하다.

둘째, 통합성의 원리에 기초하여 가족을 정치, 경제, 사회문화 등 사회과 제 영역에서 다룰 수 있도록 단원 구성 체제가 아닌 주제나 개념 또는 일반화 정도의 내용으로 조직한다. 사회과교육에서 가족 내용을 다루는 것은 필요하다. 기본적인 공동체로서의 가족은 사회를 구성하는 단위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족 내용을 단원으로 조직하면서 다른 교과와의 중복성이 도드라지게 된다. 누리 교육과정과 통합교과 교육과정에서 가족을 주제 중심으로 다루고, 실과 교육과정에서도 단원 형태로 실행되기 때문이다. <표 9>와 같이 가족과 관련된 내용을 사회과 여러 영역에 분산해 정치, 경제, 사회·문화, 장소와 지역, 사회·경제사의 영역에서 학습활동을 조직할 수 있다. ‘민주주의와 국가’에서 가족을 지원하는 다양한 공공기관(육아종합지원센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을 추가하여 정부가 하는 역할도 살펴본다. 또한, ‘경제생활과 선택’에서 가정을 토대로 지출, 소비 등이 이루어지는 현상을 다루어 바람직한 경제생활 태도를 익히는 원천으로 가족을 이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바람직한 가족 관계를 위한 역할 이해를 ‘사회·문화’에서 다룰 때, 가족, 학교, 지역사회 등 다양한 공동체에서 발생하는 관계 속에서 존중의 태도를 가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룬다면 가족 안에서의 성평등에 머무르지 않고 여러 층위에서 평등을 살펴볼 수 있다.

표 9. ‘가족’의 분산 조직 방안
과목 영역 핵심 개념 내용 요소 학습활동
사회 정치 민주주의와 국가 지역사회, 공공기관, 민주주의 가족을 지원하는 공공기관 살펴보기
경제 경제생활과 선택 생산, 소비, 시장 우리 가족의 경제생활 조사하기
사회·문화 개인과 사회 가족 구성원의 역할 변화 옛날과 오늘날의 가족 구성원의 역할 변화 조사하기
문화 편견과 차별, 타문화 존중 다른 모습의 가족 존중하기 가족 구성원 간에 서로 존중하기
현대의 사회 변동 가족 형태의 변화 다양한 가족 형태가 나타나게 된 이유 탐구하기
장소와 지역 장소 마을 모습과 장소감 가족이 함께 간 장소 표현하기 가족 구성원이 살았던 장소 탐구하기
사회·경제사 가족 제도 가족의 모습과 역할 변화 시대에 따른 가족 모습의 변화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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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학습자 적정성을 위하여 가족 내용에 대하여 교과 간 통합이 가능할 수 있도록 구성한다. 현재 초등교육과정에서 가족 내용은 1·2학년 통합교과부터 5·6학년 실과까지 전체 학년에 걸쳐 다루어진다. 학교 교육의 큰 틀을 지식, 기능, 가치·태도의 함양으로 구분했을 때, 각 교과가 가족을 통해 추구하는 바는 어느 영역 하나에서건 중복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교육과정 통합성과 연계성을 살려 교과 간 통합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기성을 고려하여 가족 내용을 배치하는 것이 효율적이다.9) 예를 들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출판된 3학년 1학기 도덕과 3학년 2학기 사회 교과서에서는 유사 내용이 다뤄지므로 다양한 가족의 모습과 이를 존중하는 태도를 기를 수 있도록 비슷한 시기에 교수학습이 이루어지게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 19 상황에서 가족의 중요성이 다시금 화두가 되고 있다. 지금 우리의 모습을 살펴보면, 아이들은 어린이집과 학교에 가지 않고 야외활동이라곤 고작해야 사람이 거의 없는 한적한 곳을 찾아다니고 대부분 실내 활동만 하고 있다.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확대로 부모도 자녀도 '집'이라는 공간에서 ‘종일’ 시간을 함께 한다. 게다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하기’만 허용된 상황이다. 맞벌이 부부로 이뤄진 가족에서는 조부모 세대가 자녀 양육에 투입되어 새로운 대가족이 형성되기도 한다. 그동안 가족이 사회로 위탁했던 여러 기능들을 되돌려 받아 가정에서 자녀를 양육하고 교육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렇기에 건강한 대인 관계 형성과 유지를 위해서 바람직한 가족 관계는 재조명이 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 19 이후에는 기준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버리거나 재고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이러한 시도는 사회과에서 가족 내용이 중복되거나 가족을 정형화된 개념이 아닌 가족 생활 자체로 교과 내용을 삼고자 했던 사회과 초기의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본 연구를 통해 가족의 형태, 기능, 가족 구성원과의 관계 등 가족과 관련된 내용 전체를 초등 사회과 교육과정 전반에 걸쳐 다시금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길 바란다.

Notes

1) Hanna(1935)가 편찬한 초기 사회과 교과서 ‘Everyday life stories’를 살펴보면 가족 구성원이 하는 역할을 배우도록 되어 있다. ‘가족이 많은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기본적인 사회적 단위라는 개념을 개발하도록 돕기 위해 어린이들은 가족에 대한 감사와 이해, 책임을 키워야 한다.’고 명시한 교사용 지도서에 보듯 ‘가족’은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로 환경확대법의 전통에 기반한 사회과의 핵심 주제이자, 학습자의 수준에 적합한 사회생활의 기초 주제라 할 수 있다.

2) 가족에 대한 내용은 3학년 2학기 3단원에서 다뤄지므로 조사 시기상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해당 내용을 학습한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질문지 조사를 실시하였다.

3) 가족 형태 이해를 확인하기 위하여 다양한 가족 형태 8종을 그림으로 제시하고 학생들이 알고 있는 가족의 형태 3가지 이상을 골라 적합한 명칭을 쓰거나 간단하게 설명을 쓰는 경우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이해하고 있다고 보았다. 그 중의 한 가족 형태를 선택하여 가족 구성원을 구분하고 역할을 예상해보게 하여 가족이 생활하기 위해 필요한 역할들이 배정되었는지 여부를 평가하였다. 그리고 적용 차원에서 자기 가족의 형태와 가족 구성원의 역할 이해를 확인하기 위하여 그림이나 글로 표현하게 하여 각 문항에 대한 이해를 재확인하였다. 끝으로 바람직한 태도 인식을 확인하기 위해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와 바람직한 태도를 나열하고 바람직한 태도를 선택하게 하였다.

4)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등교 여부로 인해 학생들의 연구 참여가 쉽지 않았다. 등교 일수가 계속해서 조정되므로 계획했던 기간보다 질문지 회수에 2주가 더 소요되었다. 학부모 동의 및 회수율도 학년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5) SAS® OnDemand for Academics 웹사이트(https://welcome.oda.sas.com/home)에서 검정하였다.

6) 카이제곱 검정은 범주형 자료 분석에서 사용하는 분석 방법으로, 교차분석이라고 불리며 두 범주형 변수에서 관찰된 빈도가 기대 도수와 의미 있게 다른지를 검증하기 위해 사용된다. 카이제곱 검정은 독립성의 가정 아래에서 기대도수를 계산한 후에 관찰도수와 기대도수를 비교한다. 두 변수 세트 사이의 독립성을 검정하기 위해 ‘둘 간의 관계가 없다.’ ‘독립적이다.’라는 귀무가설을 세운다. 귀무가설의 타당성 여부를 검정하기 위해 귀무가설이 옳다는 가정 아래 기대도수를 계산한다.

7) ‘피셔의 정확한 검정’에서는 모든 경우의 수를 전부 살펴본 뒤, 귀무가설 전제 아래에 이런 현상이 관찰될 확률을 계산하여 통계적 유의성을 검정한다.

8) 혼인 풍습에 관한 내용은 문화나 역사에서 전통과 풍습으로 함께 다루는 것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9) 교과 간 통합이 가능한 교육과정 구성은 같은 개념에 대한 지식, 기능, 가치·태도의 계열이 사전에 이루어져야 가능하다. 통일, 지속가능한 발전, 경제 등 범교과 주제로 다루는 내용들은 학년군별로 계열화가 되어 있는 편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교과 교육과정에서 해당 내용을 배치할 때 내용의 범위와 방법을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본고에서 다룬 가족의 내용은 여러 교과에 걸쳐 다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열화를 하지 않은 상황이라 구성에 어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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