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학습·교사교육

로봇의 센서를 활용한 중학교 그래프 단원의 교수 학습 방안 탐색1)

임해미1,*, 최인선2,**
Haemee Rim1,*, Inseon Choi2,**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공주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
2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위원
1Professor, Dept. of Mathematics Education, Kongju National University
2Research Fellow,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교신저자, is1027@kice.re.kr

© Copyright 2021,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ShareAlike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sa/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Jan 05, 2021; Revised: Jan 29, 2021; Accepted: Feb 16, 2021

Published Online: Feb 28, 2021

요약

그래프는 다양한 수학적 정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이러한 시각적인 정보를 해석하는 역량은 21세기를 살아갈 학생들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역량으로 강조되고 있다.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들이 대수식에 얽매이지 않고 실생활 맥락에서 그래프를 그리고 해석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함수를 배우기 전에 중학교 1학년 과정에서 그래프를 다루도록 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 따른 중학교 1학년 교과서에 제시된 그래프 과제를 유형별로 분석하고,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학생들이 의미 있는 그래프 구성, 해석, 추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로봇의 센서를 활용한 그래프 단원 교수 학습 방안을 제시하고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교과서의 그래프 과제를 분석한 결과, 다양한 맥락을 바탕으로 한 과제들이 제시되고 있으나 그래프 구성과 관련하여 변수를 선택하는 과제가 부족하며 그래프 해석 과제와 비교하여 그래프 구성 과제의 비율이 낮고 특히 그래프 추론 과제의 비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각 과제들의 문제 상황이 연계되지 않고 단편적으로 제시되는 경향이 있었다. 본 연구에서 제안한 로봇의 센서를 활용한 데이터 로깅 활동은 VRT(Virtual Robotics Toolkits)를 통해서도 실행 가능하기 때문에,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비대면 수업에서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ABSTRACT

The graph visually represents a variety of mathematical information and the data literacy interprets this visual information is highlighted as an important diversion for students to have in the 21st century. The 2015 revised mathematics curriculum requires students to deal with graphs in their first year of middle schools before learning functions so that they can draw and interpret graphs in real-life contexts without being tied to algebra. However, the analysis of graph tasks in the textbook shows that although various context-based tasks are presented, the task of selecting variables in relation to graph composition is insufficient, the ratio of graph-composition tasks is low compared to graph-interpretation tasks, and the proportion of graph inference tasks is very low. In addition, a problem situation of each task tended to be presented piece by piece without being linked. In this study, by reinterpreting the graph tasks presented in the textbook and reflecting the implications from the analysis results, we presented and suggested the method of learning the graph unit teaching using the robot sensors so that students can perform meaningful graph composition, interpretation, and reasoning activities. Meanwhile, since the data logging activities using sensors of the robot proposed in this study are also practicable through VRT(Virtual Robotics Toolkits), they are expected to be applicable to the recently active non-face-to-face classes.

Keywords: 로봇; 센서; 그래프 과제; 데이터 로깅; LEGO 마인드스톰 EV3; VRT
Keywords: Robot; Sensors; Graph Task; Data Logging; LEGO Mindstorms EV3; VRT

I. 서 론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다양한 시각적 자료에 담긴 정보를 정확하게 해석하는 것은 현대사회의 필수적인 소양 중 하나이다. 특히 여러 가지 수학적 정보를 담고 있는 그래프를 탐구하여 그 안에 포함되어 있는 관계성, 변화와 관련된 규칙, 주기성 등을 파악하는 것은 수학 소양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학교에서의 그래프 교육은 주어진 식을 그래프로 변환하고 전형적인 그래프를 다루는 것을 넘어서서 보다 실제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그래프를 다루는 방향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또한 그래프는 여러 자료를 동시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새로운 정보를 도출하게 한다는 점에서 그래프를 통한 추론 활동도 중요하게 다루어질 필요가 있다(김상미, 2013). 그래프에 대한 예측과 추론 활동은 수치적 해석을 넘어 방대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복잡한 개념과 사고를 한눈에 정리할 수 있도록 하는 소양을 갖추는 기반이 된다.

관련하여 국내외 수학교육에서는 실생활 맥락에서 다양한 상황을 그래프로 구성하고 해석하는 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핀란드, 싱가포르, 미국의 경우, 실생활 속에서 수학적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줄 수 있는 수학교육을 지향하며, 그래프 학습에서도 실생활 맥락과 다양한 상황에서 그래프를 다루도록 하고 있다(김선희, 백희수, 2016). 우리나라의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실생활 맥락에서 그래프를 그리고 해석하는 활동을 할 것을 강조하면서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함수 개념을 도입하기에 앞서 다양한 상황에서의 ‘그래프’를 먼저 학습하도록 하고 있다(박경미 외, 2015).

학교 수학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맥락에서의 그래프를 탐구하려면 적절한 공학적 도구를 도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로봇의 센서를 통해 실세계 데이터를 수집하여 그래프로 나타내고 분석하는 활동은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적인 테크놀로지로 부각되고 있는 로봇은 최근 프로그래밍, 문제해결 교육 등을 위해 학교 교육에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로봇의 센서를 통한 데이터 로깅 활동은 로봇을 활용한 문제해결 뿐만 아니라 교과서에 제시된 그래프의 해석을 넘어서는 학습을 할 수 있다. 학생들은 로봇의 센서를 통해 수집된 실세계 자료들을 이용하여 그래프를 구성하고 직접 구성한 그래프를 해석해 봄으로써 실생활 문제 상황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학 개념을 확장해갈 수 있다.

지난 2020년 5월에 발표된 ‘수학교육 종합계획(안)’(교육부, 2020.05.26.)에서도 미래 첨단기술의 주요 기저로 수학이 활용됨에 따라 지능정보기술 활용 학습 지원을 주요 정책 중 하나로 제시하면서 수학교육에서 수학 기반의 문제해결형 코딩 수업, 인공지능 활용 프로젝트 등 다양한 미래형 학습 모델을 개발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OECD에서도 Education 2030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학습 역량을 제시했는데, 여기에는 예측, 컴퓨터 사고력·프로그래밍·코딩 등이 포함되어 있다(OECD, 2020). 예측은 수학에서 시뮬레이션 및 예측과 관련된 특정 유형의 데이터 분석을 위한 핵심 역량과 관련이 있고, 컴퓨팅 사고력·프로그래밍·코딩은 문제를 인지하고 컴퓨터 기반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해결책을 찾아내는 역량 및 컴퓨터, 로봇과 같은 장치 조작하고 지시하는 데 필요한 언어, 패턴, 프로세스 및 시스템을 이해하는 것과 관련된다(이미경 외, 2018).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인 PISA 2022 수학 평가에서도 실세계 맥락에서 수학적 추론을 통해 다양한 상황에서 변화를 해석하고 설명하고 예측하는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OECD, 2018).

이에 본 연구에서는 상용되고 있는 교육용 로봇 중 LEGO 마인드스톰 EV3(이하 EV3 로봇)를 활용하여 중학교 그래프 단원의 교수 학습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절차를 정리하면 [그림 1]과 같다. 첫째, 학교 수학에서의 그래프 교수 학습과 관련된 연구와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학교 수학에서의 로봇 활용에 대한 선행연구를 탐색하였다. 둘째,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 따른 중학교 교과서의 그래프 과제를 유형별로 분석하였다. 셋째, 문헌 연구와 교과서의 그래프 과제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학생들이 의미 있는 그래프 구성, 해석, 추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EV3 로봇 센서를 활용한 그래프 단원 교수 학습 방안을 제시하였다. 교수 학습 방안과 함께, 비대면 수업에서 적용 가능한 VRT(Virtual Robotics Toolkits)를 통한 데이터 로깅 활동을 통해 실생활 맥락을 그래프로 다루는 경험을 할 수 있는 로봇 활동을 구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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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본 연구의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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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이론적 배경

1. 학교 수학에서 그래프

그래프는 자료에 담겨 있는 정보의 복잡한 개념과 사고를 알아보기 쉽게 정리하여, 자료의 특징을 발견하고 관계를 탐구할 수 있도록 한다. 즉, 현대인으로서 그래프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은 문화 시민으로서 절대적으로 갖추어야 할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은 수학뿐만 아니라 과학, 사회 등 다양한 교과에서 여러 가지 그래프를 접하게 된다. 비슷한 시기에 학생들이 접하는 여러 교과의 그래프는 학생들의 수학에서의 그래프 학습과 무관할 수 없다(김상미, 2013). 수학에서 그래프 단원 내용의 특성상, 해당 예시들은 주로 실생활 관련의 상황을 문장, 표, 식, 그래프 등으로 나타내보는 활동을 수반하는 것이 많다.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독창적 사고 또는 생산적 사고 요소가 요구되며, 주어진 문제 상황에 따라 수학 내적 또는 수학 외적 요소를 수반하기도 한다(황혜정, 2018). 특히 그래프는 자료를 분석하는 단계에서 수치 형태로 쉽게 인식되지 않는 관계와 특성을 쉽게 발견하고 추측하게 한다(김부미, 김윤민, 2018).

이와 함께 생활 주변의 다양한 변화 현상으로부터 변화하는 양을 관찰하여 그 양 사이의 관계를 해석하고 설명하며 예측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 함수이다(김선희, 백희수, 2016). 함수에서 그래프는 함수의 주요한 특성을 해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래프를 통해 함수에서 변수의 관계를 통해 나타나는 증가 또는 감소, 연속 또는 불연속, 변화율 등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훨씬 파악하기 쉽게 한다.

학교 수학에서 함수와 그래프에 대한 연구는 관점에 따라 그래프 과제 및 과제 수행 분석, 함수와 그래프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 발달 정도, 교실 환경과 컴퓨터 환경에 따른 함수와 그래프의 교수 학습 방법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Leinhardt et al., 1990). 학교 수학에서 함수의 그래프에 대한 선행 연구를 이에 따라 분류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첫째, 과제와 과제 수행 분석 관점에서 함수의 그래프에 대한 연구는 과제가 어떠한 측면을 두고 학생들에게 제시되는지, 학생들이 과제 수행 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지, 기호를 어떠한 방식으로 사용하는지, 변수의 단위와 크기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다룬다(김부미, 김윤민, 2018; 김선희, 백희수, 2016; 김성애, 2018; 황혜정, 2018; Leinhardt et al., 1990; McKenzie & Padilla, 1986; Michal, 1997). 둘째, 함수와 그래프에 대한 이해 발달 정도 관점에서 학생들이 함수와 그래프에 대한 직관적 사고, 오개념, 학습 시 겪는 어려움을 다룬다(김부미, 2009; 마민영, 2020; Kevin & Marilyn, 2012; Moore & Thompson, 2015). 셋째, 교실 환경과 컴퓨터 환경에 따른 함수와 그래프의 교수 학습 방법 관점에서 교사의 교과 지식, 교수학적 접근, 수업 구성 등을 다룬다(김무진, 이종학, 김원경, 2014; Parick, Marilyn & Jason, 2006; Victoria & Salvador, 2003). 이때 최근 교육과정 등을 통해 강조되고 있는 공학적 도구나 로봇을 사용한 환경에서의 선행 연구는 다른 두 유형에 비해 많지 않다.

학교 수학에서 함수의 그래프와 관련된 활동에 대한 유형이나 활동 역시 위에서 언급한 연구의 목적이나 수업 활동에 따라 연구자마다 차이가 있다. Leinhardt et al.(1990)은 학교 수학에서 함수의 그래프와 관련된 학습 활동을 과제(task)와 활동(action)으로 구분하였다. 과제는 예측, 분류, 번역, 축척 4가지로, 활동은 해석, 구성 2가지로 분류하였다. 과제(task)에서 예측은 확실하게 제시되지 않거나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은 그래프가 주어졌을 때 그래프의 다른 점들의 위치가 어디인지, 그래프의 나머지 부분이 어떻게 될지 추론하도록 요구하는 과제이다. 분류는 제시된 관계가 함수인지를 결정하거나, 여러 가지 관계를 통해 함수인지를 확인하는 것과 같이 특정한 관계에 있는 함수를 확인하는 것이다. 번역은 하나의 표현을 다른 표현으로 바꾸는 과제이며, 축척은 그래프의 축, 축의 크기, 축에 표시되는 눈금 단위와 관련된 과제이다. 활동(action)에서 해석은 제시된 그래프 전체 또는 일부로부터 그 의미를 이해하거나 의미를 얻을 수 있는 활동이고, 구성은 그래프로부터 새로운 것을 이끌어 내는 활동으로 주어진 자료 또는 방정식을 보고 그래프를 그리거나 반대로 주어진 그래프에 맞는 대수적 관계를 제시하는 활동이다.

McKenzie & Padilla(1986)는 함수의 그래프와 관련된 학습 활동을 크게 그래프 구성과 해석으로 구분하고, 해당 범주에 속하는 총 26개의 문항을 개발하였다. 그래프 구성에 해당하는 내용으로는 주어진 그래프에서 축을 선택하는 활동이 포함되었으며, 그래프 해석에 해당하는 내용으로는 주어진 그래프에서 조건을 만족하는 점을 찾거나, 식을 찾는 활동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문항들의 타당성 검증과 분석을 바탕으로, 이들은 궁극적으로는 그래프 학습을 통해 함수의 관계성을 추론하는 활동을 지향해야 한다고 하였다.

김부미, 김윤민(2018)은 그래프 과제 분석을 위해 그래프 과제를 유형, 번역, 접근 관점, 접근 유형, 맥락, 목적, 방식 7가지로 분류하였다. 유형은 그래프 과제 유형, 번역은 문제해결 과정에서 나타나는 상황, 표, 식, 일상 언어, 그래프 간의 번역 유형을 의미하며, 접근 관점은 그래프 지도 방식에 대한 관점, 접근 유형은 그래프를 읽거나 그릴 때 공간에서 초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대한 관점, 맥락은 문제의 맥락이 무엇인지, 목적은 그래프 과제의 의도가 무엇인지, 방식은 과제 해결을 위한 방식이 무엇인가를 의미한다. 한편, 김선희, 백희수(2016)는 그래프와 관련하여 학생들을 교육할 수 있을 활동을 구성, 해석, 추론으로 범주화하였다. 구성에는 그래프 그리기, 번역하기 축 선택하기가 포함되며, 해석에는 그래프의 의미 해석, 그래프의 점 찾기, 그래프의 식 찾기가 포함되고, 추론에는 예측하기(내삽, 외삽)가 포함된다. 그래프에 대한 추론은 그래프가 직접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프를 통해 추측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으로, 이에 대한 교과서 분석 결과로 그래프에 대한 추론은 내삽과 외삽을 통하여 값을 예측하도록 할 수 있으며, 그래프의 실제 맥락에 대한 의미 추측이고, 그래프의 실제 맥락에 대한 사회 문제와 관련된 추론이 포함된다고 하였다.

Freudenthal(1983; 김남희 외, 2017 재인용)은 그래프를 지도하는 방식으로 그래프를 읽거나 그릴 때 공간에서 초점을 어디에 두느냐 하는 것을 하나의 기준으로 제시하였다. 이는 점별 접근, 국소적 접근과 전체적 접근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점별 접근은 그래프를 해석할 때 한 점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며, 국소적 접근은 한 점이 아니라 한 점 근방에서 그래프의 변화를 보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전체적 접근은 한 점이 아닌 어떤 구간이나 전체 구간에서 그래프를 해석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학교 수학에서 함수의 그래프와 관련된 선행연구의 분석틀을 종합하면 그래프 과제를 범주화할 수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Ⅲ장에서 제시하고자 한다(<표 3> 참조).

2. 학교 수학에서의 로봇 활용

4차 산업혁명 시대로의 변화가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 데이터, 로봇 등의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포함된 수학 지식을 학교 및 대학 수학에서 가르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이상구, 이재화, 함윤미, 2020; 이승우, 2020). 학교 수학 수업은 학생들이 변화하는 시대에 부합하는 역량을 갖추는 것과 더불어 과학 기술 발전의 근원에 수학이 있으며, 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과학 기술을 이해할 수 있음을 통해 수학의 역할과 가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변화되어야 한다.

로봇 프로그래밍은 학교 교육과정에 도입하기에 적합한 소재로 다양한 연구에서 제안되고 있다. 최근 10년간 로봇 활용 교육에 대한 연구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학생들의 인지적, 정의적 영역의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정민, 박현경, 2017). 로봇은 STEAM 융합 교육 및 영재 교육을 위한 최적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고(김성애, 2018; 박정호, 김철, 2014; Alimisis, 2013), 예비 교사의 TPACK 신장에도 기여한다(Brill, Listman, & Kapila, 2015). 로봇은 학생들에게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고 상호작용적 학습 환경을 제공하며, 창의성, 논리적 문제해결력 등의 사고력 신장에 도움이 된다(정인기, 2017).

특히 로봇을 학교 수학에 도입하면 수학 학습 및 프로그래밍의 근원이 되는 논리적, 비판적 사고를 기를 수 있으며(임해미, 최인선, 노선숙, 2014), 학생의 수준을 고려하여 단계별로 제공되는 로봇 활동은 반힐 기하 수준 상승에 도움을 줄 수 있고(임해미, 최인선, 2019), 함수 학습에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Fernandes, Fermé & Oliveira, 2006). 또한 로봇의 센서를 활용한 실세계 데이터 수집 및 분석 활동, 즉 데이터 로깅(data logging) 활동은 최근 학교 수학에서 강조되고 있는 양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해와 추론 역량, 수학적 모델링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데이터 로깅은 실험에서의 모든 데이터를 수집, 기록, 분석하는 과정을 뜻한다(Carnegie Mellon Robotics Academy, 2020)2). 데이터 로깅은 컴퓨터나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가능한데, 본 연구에서 활용한 EV3 로봇에는 다양한 센서를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 로깅 활동이 가능하다.

EV3 로봇에는 초음파 센서, 컬러 센서, 자이로 센서, 터치 센서, 사운드 센서 등을 연결할 수 있는데, 각 센서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초음파 센서는 센서 앞 물체와의 거리를 cm 또는 inch 단위로 측정하고 또 다른 초음파 센서가 있는지 감지하여 논리값을 출력한다. 둘째, 컬러 센서는 빛의 색상이나 강도를 측정하여 색상은 숫자를 출력한다. 셋째, 자이로 센서는 회전각도와 속도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회전 방향에 따라 시계 방향은 양수, 반시계 방향은 음수로 각도를 인식한다. 넷째, 터치 센서는 터치 센서가 눌리지 않았는지, 눌려 있는지, 접촉 후 떨어졌는지를 측정하여 상태 및 비교 결과의 논리값(참, 거짓)을 출력한다. 이밖에도 모터나 사운드 센서를 통해 회전수, 모터 파워, 데시벨 등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EV3 로봇을 활용한 데이터 로깅 활동에서는 <표 1>에서와 같이 시간에 따른 거리, 반사광 강도, 주변광 강도, 회전각도, 회전속도 관계 등에 대한 분석이 가능하여, 다양한 두 양 사이의 관계를 탐색할 수 있다.

표 1. 센서에 의해 수집되는 변수
센서 초음파 센서 컬러 센서 자이로 센서 모터 회전 사운드 센서
x 시간(초, 분) 시간(초, 분) 시간(초, 분) 시간(초, 분) 시간(초, 분)
y 거리 (cm) 반사광 강도 (%) 회전각도 (deg) 회전수 (rot) 데시벨 (dB)
거리 (inch) 주변광 강도 (%) 회전속도 (deg/s) 모터파워 (%) 데시벨 (d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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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로깅 활동은 학생들이 수학적 모델링 과정을 효과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수학적 모델링은 수학교육의 주요 목적 중 하나인 문제해결력 신장과 직결된다. 우리나라의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서는 문제해결 능력의 하위요소로 수학적 모델링을 제시하면서, 교수 학습 방법에서 수학적 모델링 능력을 신장하기 위해 생활 주변이나 사회 및 자연 현상 등 다양한 맥락에서 파악된 문제를 해결하면서 수학적 개념, 원리, 법칙을 탐구하고 이를 일반화할 것을 강조하였다(박경미 외, 2015). 미국의 CCSSM(Common Core State Standards for School Mathematics)에서도 네번째 수학적 실천으로 ‘Model with mathematics’를 제시하면서 수학적 모델링을 강조하고 있다(National Governors Association Center for Best Practices & Council of Chief State School Officers, 2010). 수학적 모델링에 대해서는 다양한 관점이 있으나, 이 가운데 데이터 로깅은 실세계 문제를 수학적 모델로 변환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즉 실세계 현상에 포함된 대상, 자료, 관계, 조건을 수학적 언어로 번역한 모델을 수립하고 개선하는 과정과 관련하여(최지선, 2017)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한편 EV3 로봇을 온라인에서 구현할 수 있는 가상 로봇(Virtual Robotics Toolkit, 이하 VRT)을 통한 시뮬레이션은 최근 활성화된 비대면 수업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VRT는 컴퓨터만 있으면 어디서든 이용 가능하고 파손 가능성이 없고 부품 분실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실물 EV3 로봇과 동일한 블록을 사용하여 로봇을 제작하고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으며, 작성한 코드는 실물 EV3 로봇에도 동일하게 적용 가능하다. 협력 과제가 있는 경우 학생들은 온라인 상에서 VRT를 사용하여 소모둠별로 논의하여 로봇을 설계하고 프로토타입을 제작할 수 있으며, 프로그램의 구현 여부를 가장 이상적인 상황에서 점검할 수 있다(임해미, 2020). 특히 가상 환경에서 센서를 부착하고 데이터 로깅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 [그림 2]에서 (a)는 VRT 환경에서 가상 로봇에 자이로 센서를 부착하는 과정, (b)는 자이로 센서에서의 데이터 로깅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과정, (c)는 데이터 로깅을 통해 자이로 센서로 수집한 자료를 분석한 그래프를 탐색하는 과정을 나타낸 것이다. 수집한 자료는 엑셀 등 외부 프로그램으로 내보내서 자료를 확인할 수 있으며, 회귀분석 등을 통해 함수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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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VRT에서 데이터 로깅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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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수학 수업에 로봇이 일회적인 흥미 유발이 아니라 수학 역량 신장을 위해 의미 있게 도입되려면, 우선적으로 수학과 교육과정의 내용 요소와 로봇 활동을 연계하여 분석하는 연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Zhong & Xia(2020)는 수학교육에서의 30여 년간 이루어진 로봇 관련 연구 중 20편의 논문을 선정, 분석하여 효과성을 분석하면서, 로봇은 분명히 긍정적인 측면이 많지만 로봇을 수학 수업에 도입할 때에는 로봇 공학 자체가 수학 학습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기보다 학습자가 수학 학습에 집중하고 역량을 기르는 데 로봇 공학의 잠재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보다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즉 학교 수학에 로봇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로봇의 교육적 측면을 탐색하고 수학과 교육과정과 연계한 분석과 수업 설계, 그리고 학습자와 학습 환경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도입해야 할 것이다.

III.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 따른 중학교 교과서의 그래프 과제 분석

1. 그래프 과제 분석틀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들이 대수식에 얽매이지 않은 상태에서 그래프에서 변수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함수를 배우기 전인 중학교 1학년 과정에서 그래프를 다루도록 하고 있다(교육부, 2015). 관련하여 ‘좌표평면과 그래프’에서 ‘[9수03-02] 다양한 상황을 그래프로 나타내고, 주어진 그래프를 해석할 수 있다.’라는 성취기준을 추가하였다. 교수 학습 방법에서는 그래프를 통해 증가와 감소, 주기적 변화 등을 파악하는 것, 다양한 상황을 일상 언어, 표, 그래프, 식으로 나타내고 이들 사이의 상호 변환 활동을 할 것, 함수의 그래프를 그리고 여러 가지 성질을 탐구할 때 공학적 도구를 사용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교육부, 2015).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 따른 중학교 수학 교과서에서는 새롭게 ‘그래프’ 단원을 구현하면서 다양한 그래프 과제를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앞서 이론적 배경에서 살펴본 그래프 과제에 대한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김부미, 김윤민, 2018; 김선희, 백희수, 2016; Leinhardt et al., 1990; Mckenzie & Padillar, 1986), <표 2>와 같이 그래프 과제 분석틀을 구안하여 교과서 10종의 그래프 과제를 분석하였다(강옥기 외, 2018; 고호경 외, 2018; 김원경 외, 2018; 김화경 외, 2018; 류희찬 외, 2018; 박교식 외, 2018; 이준열 외, 2018; 장경윤 외, 2018; 주미경 외, 2018; 황선욱 외, 2018). 이때 중학교 1학년은 함수식을 배우기 이전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그래프 변환 활동에서 나타나는 표현(식, 표, 그래프, 상황) 중에서 ‘식’은 제외하였다.

표 2. 그래프 과제 분석틀
구분 코드 설명
그래프 구성 축 선택하기 C1 주어진 자료를 그래프로 나타내기 위해 각각의 변수에 해당하는 축을 선택하기
축에 눈금 매기기 C2 축에서 눈금의 간격을 결정하거나, x축과 y축에 나타내어지는 눈금의 값이나 단위를 모두 동일한 척도를 사용해야 하는지의 여부를 고려하여 축에 눈금을 매기기
번역하기 표에서 그래프 그리기 C3 주어진 표에 포함된 정보를 바탕으로 그래프 그리기
상황에서 그래프 그리기 C4 주어진 상황에 부합하는 그래프 그리기
그래프 해석 그래프에서 점에 대한 해석 I1 한 점에 초점을 맞추어, 그 점에 해당되는 독립 변수에 대한 종속 변수의 값을 읽거나, 그 점의 종속 변수에 해당되는 독립변수의 값을 읽기
그래프에 대한 전체적 해석 I2 어떤 구간이나 전체 구간에서 그래프를 수치적으로 해석하기
번역하기 그래프를 표로 나타내기 I3 주어진 그래프에 포함된 정보를 표로 나타내기
그래프로 상황 설명하기 I4 주어진 그래프에 포함된 정보를 바탕으로 상황 설명하기
그래프 추론 R 수치적 해석이나 비교를 찾아내는 것을 넘어 그래프에 대한 정보를 추론하거나 예측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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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 과제는 크게 그래프 구성, 그래프 해석, 그래프 추론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각 하위요소는 다음과 같다. 첫째, 그래프 구성 과제는 축 선택하기(C1), 축에 눈금 매기기(C2), 번역하기로 구분하였다. 특히 번역하기는 표가 주어진 경우에 그래프 그리기(C3), 상황이 주어진 경우에 그래프 그리기(C4)의 두 가지로 다시 세분화하였다. 둘째, 그래프 해석 과제는 그래프 지도에 대한 Freudenthal의 관점을 반영하여 그래프에서 점에 대한 해석(I1), 그래프에 대한 전체적인 해석(I2), 번역하기로 구분하였다. 특히 번역하기는 그래프를 표로 나타내기(I3), 그래프로 상황 설명하기(I4)로 세분화하였다. 셋째, 그래프 추론(R) 과제는 분명하게 주어지지 않았거나 분명하게 그려지지 않은 그래프를 보고 그래프의 다른 점들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또는 그래프의 다른 부분이 어떻게 될지 추론하도록 요구하는 과제, 즉 그래프의 내삽(interpolation), 외삽(extrapolation), 예측이 포함된 과제를 의미한다.

한편, 그래프 과제가 교과서에서 어느 부분에 제시되었는지를 도입, 본문, 활동, 평가의 네 가지 그래프 영역으로 구분하였다. 이는 김부미, 김윤민(2018, p.507)의 코드 부여 방식을 참조한 것으로 ‘도입’은 생각열기, 개념 열기, 탐구활동 등, ‘본문’은 전개문제, 예제, 문제 등, ‘활동’은 프로젝트 등과 같은 학생 활동, ‘평가’는 소단원, 중단원 평가로 구분한 것이다.

2. 그래프 과제 분석 결과

앞서 제시한 그래프 과제 분석틀에 따라 10종의 교과서에 제시된 총 247개의 그래프 과제를 분석한 결과는 <표 3>과 같다. 그래프 과제를 살펴보면, ‘그래프 구성’ 과제 65개(26.32%), ‘그래프 해석’ 과제 174개(71.66%), ‘그래프 추론’ 과제 5개(2.02%)로, ‘그래프 해석’ 과제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그래프 추론’ 과제의 비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 추론’ 과제는 교과서 10종 중 2종의 교과서에서만 제시되었는데, 그 중 한 사례는 [그림 3]과 같다.

표 3. 그래프 과제 분석 결과
구분 영역 도입 본문 활동 평가
그래프 구성 축 선택하기 C1 0 0 1 0 1 65
축에 눈금 매기기 C2 0 0 0 0 0
번역하기 표에서 그래프 그리기 C3 6 13 0 2 21
상황에서 그래프 그리기 C4 2 23 6 12 43
그래프 해석 그래프에서 점에 대한 해석 I1 1 40 1 15 57 174
그래프에 대한 전체적 해석 I2 0 58 1 16 75
번역하기 그래프를 표로 나타내기 I3 0 1 0 1 2
그래프로 상황 설명하기 I4 2 19 15 7 43
그래프 추론 R 0 4 1 0 5 5
11 158 25 53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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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그래프 추론’의 사례(장경윤 외, 2018,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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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과제 유형별로 세부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그래프 구성’ 과제 중에는 ‘번역하기’에 해당하는 과제가 64개(98.46%)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번역하기 과제 중에는 상황이 주어졌을 때 그래프를 나타내는 과제(C4)가 43개(66.15%), 표가 주어졌을 때 그래프로 나타내는 과제(C3)는 21개(32.31%)였다. ‘축 선택하기’ 과제(C1)는 단 1개(1.54%)였으며, ‘축에 눈금을 매기기’에 해당하는 과제(C2)는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그래프 해석’ 과제 중에는 ‘그래프에 대한 전체적인 해석’을 묻는 과제(I2)가 75개(43.10%)로 그 비중이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그래프에서 점에 대한 해석’을 묻는 과제(I1)로 57개(32.76%)로 나타났다. 한편 ‘번역하기’와 관련하여 그래프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제(I4)는 43개(24.71%)인 반면, 그래프를 표로 나타내는 과제(I3)는 2개(1.15%)로 비중이 매우 낮았다.

셋째, 그래프 과제가 다루어지는 영역별로 살펴보면 대체로 교과서의 구성이 그래프를 먼저 그려본 뒤에 주어진 그래프를 해석하는 순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도입’ 영역에서는 11개 과제 중 ‘표에서 그래프 그리기’에 해당하는 번역하기 과제(C3) 가 6개(54.55%)로 그 비율이 가장 높았다. ‘본문’ 영역에서는 대부분의 교과서가 다양한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는 그래프의 해석에 중점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158개 과제 중 ‘그래프 해석’ 과제의 비율이 높았고, 이 가운데 그래프에 제시된 수치를 바탕으로 ‘그래프에 대한 전체적인 해석’ 과제(I2)가 58개(36.71%)로 그 비율이 가장 높았다. ‘활동’ 영역 즉, 학생들의 모둠 활동 및 프로젝트를 위한 과제에서는 25개 과제 중에서 ‘그래프를 상황으로 설명하기’ 과제(I4)가 15개(60%)로 가장 많았다. ‘평가’ 영역에서는 53개 과제 중에서 ‘그래프에 대한 전체적인 해석’ 과제(I2)가 16개(30.19%)로 그 비율이 가장 높았다.

넷째, 그래프 과제의 축에 해당하는 변인을 분석한 결과, ‘시간-높이’의 관계를 다룬 과제가 가장 많았고(67개, 27.13%), 그 다음은 ‘시간-거리’(53개, 21.46%), ‘시간-속력’(21개, 8.50%)의 순이었다. 이밖에도 나이, 몸무게, 행복도, 온도, 광합성 량, 부피, 습도, 열량 등 다양한 자료가 교과서에 제시되어 학생들이 다양한 맥락을 바탕으로 선형, 비선형 그래프를 구성하고 해석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3. 시사점

중학교 그래프 단원에 제시된 그래프 과제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그래프 구성’, 즉 그래프를 나타내는 것은 양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어떤 것을 변수로 두고 축을 선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현재 교과서에서는 학생들이 관찰해야 할 두 양인 변수에 주목하도록 하고 축을 선택하는 과제(C1)는 단 1개뿐이었다. 학생들이 스스로 다양한 상황에 대한 그래프를 나타낼 때 가장 먼저 파악해야 하는 것이 축 선택하기인 만큼, 해당 부분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다양한 과제가 제시될 필요가 있다.

둘째, 교과서에서 탐구활동, 예제, 문제를 통해 각각 다른 상황과 그래프를 제시함으로써 학생들이 다양한 그래프를 다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각 문제들이 단편적인 문제 상황으로 제시되어 ‘그래프 구성’ 과제와 ‘그래프 해석’ 과제의 상황이 연결되지 않고 있으며, 교사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각 그래프 과제들이 문제 풀이 및 반복 연습을 위한 도구로만 사용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그래프 단원에서는 학생들이 다양한 상황에서 관계를 파악하고자 하는 변수를 선택하고 그래프를 구성하고 해석하는 활동이 연계되어 학생들이 두 변수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풍부하게 할 수 있는 과제가 제공될 필요가 있다.

셋째, ‘그래프 추론’은 매우 중요한 부분임에도 우리나라의 교과서에서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물론 중학교 그래프 단원에서는 식을 다루지 않기 때문에 그래프를 통해 추세선의 식을 구해서 그래프를 통해 과거나 미래의 데이터를 구체적으로 예측하는 활동을 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값을 구할 것은 요구하지 않더라도 학생들이 그래프를 통해 내삽과 외삽을 고르게 경험할 수 있는 과제가 보다 풍부하게 제공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넷째, 학생들은 상황, 표, 그래프, 식 사이의 상호 변환 활동을 유연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중학교 1학년의 그래프 단원은 함수 개념을 도입하기 전이기 때문에 함수식을 고려하지 않고 양 사이의 관계에 주목한다. 따라서 현재 교과서의 활동은 상황, 표, 그래프 사이의 상호 변환 활동만이 제시되고 있는데, 그래프를 표로 나타내는 번역 활동 과제가 보완될 필요가 있다.

IV. 로봇의 센서를 활용한 그래프 단원에서의 교수 학습 방안

1. 로봇의 센서를 활용한 그래프 단원 교수 학습 절차

이 절에서는 선행 연구 분석을 통해 도출한 그래프 과제 유형과 교과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실생활 맥락에서 로봇의 센서를 활용하여 그래프를 다루는 교수 학습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래프 단원에서 로봇을 활용하는 교수 학습 활동의 흐름을 나타내면 [그림 4]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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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로봇의 센서를 활용한 그래프 단원 교수 학습 활동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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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문제 상황이 제시되면, 문제 상황에 부합하는 자료를 수집할 수 있는 센서를 포함하여 로봇을 조립한 후, 로봇이 움직일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을 한다. 이때, 센서를 통해 원하는 자료를 수집할 수 있는지, 자료 수집 이후 로봇의 어떤 움직임의 요소가 그래프에 표현되는지를 예상하면서 프로그래밍 활동을 해야 한다. 이후, 로봇의 움직임을 확인하면서, 로봇이 예측한 대로 움직이는지 원하는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후, 센서를 통해 수집된 그래프를 확인하고 각 축의 변수 범위의 조정이 필요한지를 수집된 자료를 통해 확인한다. 이러한 과정들은 순환적이고 유기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수정, 보완을 거쳐 문제 상황에 부합하는 자료가 수집되고 데이터 로깅의 결과로서 나타난 그래프를 확인할 수 있다. 이후, 나타내어진 그래프를 표로 변환하거나 추세선을 사용하여 그래프가 나타내는 관계식을 정리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교수 학습 활동을 흐름을 고려하여 로봇 센서를 활용하여 중학교 1학년 그래프 단원에서 할 수 있는 학습 활동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그래프 구성’과 관련하여 학생들은 데이터 로깅을 통해 그래프가 나타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로봇 활동의 결과물로 센서를 통해 수집된 자료들은 데이터 로깅을 통해 자동적으로 그래프로 산출되므로, 로봇 활동에서는 우선 문제 상황을 이해한 후 프로그래밍을 통해 그래프를 구성해야 한다. 이후, 나타내어진 그래프의 단위를 조절하면서 필요한 부분만 보거나 눈금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그리고 로봇 활동의 경험이 많아질수록 센서별로 어떠한 자료를 수집할 수 있는지, 결과물인 그래프를 보고 어떤 센서를 통해 얻어진 그래프인지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즉, 학생들은 주어진 문제 상황을 이해하고, 실제 상황 또는 VRT라는 가상 상황에서 로봇이라는 구체적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를 통해 구현하고, 센서를 통해 얻어진 그래프를 해석하는 과정들을 통해 그래프를 구성하는 일련의 활동들을 경험할 수 있다.

둘째, ‘그래프 해석’과 관련하여 학생들은 실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그려진 그래프를 해석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센서를 활용한 로봇 활동을 통해 그래프 구성에 대한 경험이 쌓이고, 결과물로 얻어진 다양한 그래프를 접하면서 학생들은 축, 축척과 같은 그래프의 구성요소가 의미하는 바를 해석하는 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 또한 필요한 데이터를 얻기 위한 실제적인 방법들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확장된 실생활 맥락에서 규칙을 찾고 시각적으로 나타내는 방법을 탐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프에 대한 해석 활동은 그래프 구성 활동과 분리되거나 유리되어서는 안 되며, 실제 학생 활동에서 그래프의 구성과 해석 활동이 연계되어 다루어질 필요가 있다. 그러나 Ⅲ장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재 교과서에서는 대체로 다양한 상황에 대한 그래프를 구성하는 활동과 해석하는 활동이 분절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로봇을 활용한 교수 학습 활동에서는 ‘그래프 구성’과 ‘그래프 해석’ 활동이 연계되는 장점이 있다.

셋째, ‘그래프 추론’과 관련하여, 학생들은 프로그램 과정에서 데이터 로깅 블록을 통해 샘플링 속도를 조절하면서 내삽 활동을 할 수 있고, 변수를 조정하면서 외삽과 예측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외삽, 예측과 관련하여 로봇이 물리적으로 실제 어떻게 움직일지, 로봇의 움직임에 따라 어떤 그래프가 그려질지, 작성한 프로그램에 따라 그래프의 모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탐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로봇을 5초 동안 움직이도록 프로그래밍을 한 후 얻어진 그래프를 확인하면서 10초 후에는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로봇이 움직이는 속도를 더 빨리하거나 느리게 했을 때 ‘속도-시간’ 또는 ‘속도-거리’의 그래프는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고 확인해볼 수 있다. 일련의 센서를 활용한 로봇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예측, 수정, 사고실험 등을 통해 내삽에 해당하는 활동을 경험할 수 있다. 한편 교과서 분석을 통해 살펴본 바와 같이 그래프 추론은 그래프 학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여러 가지 현실적인 제약으로 현재 교과서에서 많이 다루어지고 있지 못하다. 한편 센서를 활용한 로봇 활동은 학생들이 그래프 추론 활동의 여러 측면을 경험할 수 있게 하며, 학교에서의 그래프 학습을 풍부하게 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2. 로봇의 센서를 활용한 그래프 단원에서의 로봇 활동 구안

앞서 교과서 분석을 통해 제시되었듯이, 중학교 1학년 교과서 그래프 단원에서 제시된 문제들은 다양한 상황에서 변수들 간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각각 다른 상황에서 그래프를 구성하는 과제들이 주로 제시되어 있다. 이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실생활 맥락을 소개하기는 하지만, 그래프의 구성, 해석, 추론 과정이 분절적으로 제시될 수밖에 없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그림 5]는 박교식 외(2018, p.113)에 제시된 그래프 과제로, 주어진 조건에 맞게 움직였을 때 이동 시간에 따른 속력과 거리 그래프를 구성하는 활동으로 축의 변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래프를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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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교과서의 그래프 단원 문항 예시(박교식 외, 2018,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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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주어진 조건에 따라 그래프를 나타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구성한 그래프를 해석하거나 주어진 범위 이상에 대한 그래프의 변화나 조건이 변화되었을 때의 그래프를 예측하는 활동이 함께 제시된다면 그래프 과제를 통해 보다 폭넓은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림 5]의 그래프 과제를 로봇을 활용하면 데이터 로깅 블록을 이용하여 [그림 6]과 같이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a)는 일정한 속력으로 멀어지면서 이동할 때 시간에 따른 이동 거리를 초음파 센서로 수집하는 프로그램이고, (b)는 동일한 프로그램에서 데이터 로깅 블록만 모터로 변경하여 모터 파워 데이터를 수집하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c)와 (d)는 각 프로그램에 의해 로봇이 움직였을 때 수집한 데이터를 그래프로 나타낸 결과로, [그림 5]에 제시된 그래프 과제와 본질적으로 동일한 활동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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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작성한 프로그램과 데이터 로깅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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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조건이 주어졌을 때 데이터 로깅을 통해 그래프를 구성, 해석, 추론하는 활동은 로봇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다음 로봇 프로그래밍 과제는 초음파 센서를 이용하여 주어진 조건처럼 로봇이 움직이도록 프로그래밍하고 데이터를 수집하여 그래프를 나타내고 분석하는 활동이다.

초음파 센서를 이용하여 주어진 조건처럼 로봇이 움직이도록 프로그래밍하고, 데이터 로깅을 통해 시간에 따른 거리를 나타내는 그래프를 나타내시오.

조건

  • 물체에 도달하기 전에 서서히 속도 늦추기

  • 물체와의 거리가 10cm 이내가 되면 멈추기

(1) 왜 그래프가 이러한 모양으로 나타났다고 생각하는가?

(2) 물체와의 거리가 5cm 이내가 되면 멈추도록 할 때, 그래프는 어떻게 그려지는가?

이 과제를 [그림 4]의 흐름에 따라 실제 수업활동에서 로봇활동이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로봇 활동은 로봇의 조립, 센서의 선택, 그래프의 구성 등의 거친다. 이러한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에 따른 수정, 보완 과정은 기존의 교과서를 통해 습득하는 활동에 비해 여러 과정을 거치고, 복잡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들은 학생들이 실세계에서 관계를 찾는데 여러 가지 고려할 사항들이 있으며, 이러한 관계들이 어떻게 그래프로 구성되는지를 경험해 봄으로써 다양한 정보 속에서 필요한 관계를 찾아 시각적인 정보로 변환시키는 수학교육적으로 유의미한 활동을 경험하도록 할 수 있다.

가. 로봇 조립, 센서 선택

우선 학생들은 로봇이 물체와의 거리를 확인하면서 움직일 수 있도록 초음파 센서를 포함하여 로봇을 조립해야 한다. EV3 로봇의 초음파 센서는 시간에 따라 센서와 물체와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초음파 센서에서는 음파를 보내고 사운드가 센서에 반사되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측정한다. EV3 로봇의 초음파 센서로 수집할 수 있는 자료는 크게 세 가지로, 첫째, 물체와의 거리를 cm 단위로, 둘째, 물체와의 거리를 inch 단위로, 또 다른 초음파센터를 감지하면 참(True) 또는 거짓(False)을 통한 다른 로봇의 존재 유무에 대한 자료를 수집할 수 있다. [그림 7]은 VRT에서 로봇의 전면에 초음파센서를 선택하는 과정을 담은 화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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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VRT에서 로봇의 전면에 초음파 센서 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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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로봇 프로그래밍

학생들은 로봇 조립과정에서 문제 상황에 맞는 로봇의 움직임을 위한 센서로 초음파 센서를 선택하였다. 로봇 프로그래밍 과정에서는, 로봇이 움직인 거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가 무엇인지를 함께 고려하면서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한다. 즉 로봇의 움직임과 자료 수집에 적합하게 로봇을 조립한 후, 로봇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다.

조건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물체에 도달하기 전에 서서히 속도 늦추기’ 위해서는, 로봇이 움직이면서 감지되는 물체와의 거리를 반영하여 모터 파워(속도)를 줄이다가 주어진 거리가 되었을 때 모터 파워가 0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림 8]의 (a)는 로봇이 속도를 서서히 늦추다가 감지된 물체와의 거리가 10c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멈추도록 프로그램을 작성한 것이다. 이때 데이터 로깅 블록은 해당 로봇의 움직임에 대해 초음파 센서로 수집된 시간에 따른 거리(cm) 데이터를 수집하도록 프로그래밍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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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제시된 로봇활동에서 프로그램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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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의 (a)와 같이 프로그램 작성 후, 데이터 로깅을 통해 ‘시간-거리’의 그래프를 확인할 수 있으며, [그림 8]의 (b)와 같이 데이터 로깅 블록을 ‘모터 회전’으로 변경하여 모터의 ‘회전 수’로 시간에 따른 이동 거리를 자료를 수집할 수도 있다. 시간에 따른 이동거리를 구하기 위해서는 시간에 따라 누적된 수치의 값이 필요하다. 이때, 모터의 회전수를 데이터 로깅한 결과를 통해 학생들은 시간에 따른 이동 거리를 구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시간에 따른 이동거리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y축을 로봇 바퀴의 회전수로 두고, 로봇의 움직임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 로깅을 그래프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축에 해당하는 변수들을 설정하고, 축의 단위, 눈금의 크기, 범위 등을 정해야 한다.

다. 데이터 로깅

EV3에서는 데이터 로깅을 통해 그래프를 구성하기에 앞서 [그림 9]에서와 같이 그래프를 직접 그리거나(연필) 식으로 예측할 수 있고, 그래프를 구한 뒤에 그래프를 설명할 수 있는 함수를 선택하여 계수를 추정하는 활동도 할 수 있다. 중학교 1학년 과정에서는 함수식은 배우기 전이므로 로봇의 움직임에 대한 프로그램을 작성한 뒤에 연필로 예측하는 활동이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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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9. 그래프 예측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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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작성한 프로그램을 통해 수집한 그래프는 각각 [그림 10]의 (a), (b)와 같다. 이때 (b)에서 점선은 학생이 그래프의 모습을 예측하여 직접 그린 예측 그래프이며, 실선은 데이터 로깅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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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 제시된 로봇활동에서 데이터 로깅을 통한 그래프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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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EV3에서는 데이터 로깅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셋에 일괄적으로 더하기, 빼기, 나누기, 곱하기, 절댓값 등의 계산이 가능하다. 앞서 제시한 [그림 10]의 (b)는 시간에 따른 이동거리의 그래프의 개형을 확인할 수는 있지만, 이때 y축의 데이터는 모터의 회전수로 실제 이동거리와는 차이가 있다. 학생들이 시간에 따른 로봇의 실제 이동 거리를 그래프에 나타내려면 모터의 회전수에 대한 데이터셋에 {2×(바퀴의 반지름) ×3.14}를 곱하여 로봇이 실제 이동한 거리로 그래프를 변환할 수 있다. EV3 로봇의 바퀴의 지름은 약 5.6cm이며, 이를 반영하여 시간에 따른 로봇의 이동거리를 구한 그래프는 [그림 11]과 같다. 이때 모터의 회전수는 단위가 ‘회수’이고, 이동거리는 ‘cm’이기 때문에 y축의 변수와 단위가 다르기 때문에 두 그래프를 직접적으로 비교할 필요는 없지만, 한 그래프가 다른 하나의 상수배로 그래프의 개형이 유사하게 나타난다는 점을 학생들과 토론할 수 있다. 이때 데이터셋을 계산한 결과는 그래프 하단에 표로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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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 데이터 로깅 결과를 나타낸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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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결과 확인 및 점검

로봇 프로그래밍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주어진 조건에 따라 프로그램을 하고 데이터 로깅을 통해 그래프를 산출(구성), 해석하는 활동을 통해 시간에 따른 거리, 시간에 따른 이동거리와 관련된 실생활 맥락을 그래프로 다루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활동을 통해 수행한 로봇의 조립과 프로그래밍, 로봇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바탕으로 ‘물체와의 거리가 5cm 이내가 되면 멈추도록 할 때, 그래프는 어떻게 그려지는가?’ 에 대한 답을 찾는 활동을 추가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이후 보다 상세한 분석을 위해 데이터 내보내기를 통해 엑셀 파일 등으로 변환하여 그래프를 표로 나타내고 분석을 통해 그래프가 나타내는 관계식을 찾는 모델링 활동 등 다양한 추가적인 분석을 할 수 있다.

V. 결론

그래프는 다양한 수학적 정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이러한 시각적인 정보를 해석하는 것은 21세기를 살아갈 학생들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역랑으로 강조되고 있다. 즉 학생들은 일상생활에서나 문제해결 상황에서 주어진 그래프에 담긴 양 사이의 관계성을 해석하고, 수집한 자료를 그래프로 나타내고 이를 통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전의 교육과정까지는 그래프가 함수 개념과 함께 도입되면서 학생들이 주로 함수를 대수적으로 접근하고 그래프를 변화의 관점에서 바라보지 못하고 변화의 관점에서 접근하더라도 선형적인 변화에만 주목하는 한계가 있었다(박선화, 변희현, 주미경, 2011, p.295).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서는 중학교 1학년에서 현실 세계의 다양한 상황을 표, 식, 그래프로 나타내고 주어진 그래프를 해석하고 설명하는 과정을 충분히 거친 후, 중학교 2학년에서 함수의 개념을 도입하도록 하고 있다(박경미 외, 2015).

본 연구에서는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 따른 중학교 1학년 교과서에 제시된 그래프 과제를 분석틀에 따라 분류하고 유형별 특징을 살펴보았다. 이후 교과서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학생들이 의미 있는 그래프 구성, 해석, 추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로봇의 센서를 활용한 데이터 로깅 과정을 포함한 로봇 활동을 구안하였다. 본 연구를 통한 시사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그래프 단원에서 그래프 추론 과제의 비율을 늘릴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 따른 수학 교과서의 그래프 과제를 분석한 결과, 학생들이 다양한 상황과 맥락에서의 선형, 비선형 그래프를 구성하고 해석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학생들이 두 양 사이의 관계를 파악함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변수를 선택하거나 단위를 정하는 그래프 과제는 매우 부족했으며, 상황, 표, 그래프 간의 상호 변환 활동과 관련하여 표와 그래프 사이의 변환 활동이 상보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래프를 구성하는 과제가 해석하는 과제의 1/3 정도의 비율로 나타났으며, 탐구 활동, 예제, 문제를 통해 각각 다른 상황과 그래프를 제시함으로써 학생들이 다양한 그래프를 다뤄볼 수는 있지만 각 문제들인 단편적인 문제 상황으로 제시되어 그래프 구성 과제와 그래프 해석 과제의 상황이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무엇보다 중요하게 다루어질 필요가 있는 그래프 추론 과제의 비율이 2.02%로 매우 낮은 점은 보완될 필요가 있다.

둘째, 학생들이 그래프 단원에서 직접 그래프를 구성하고 의미 있는 해석과 추론 활동을 할 수 있는 교수 학습 방안에 대한 모색이 필요하다. 그래프 해석은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예측 활동으로, 그래프를 구성하는 활동이 우선적으로 충분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으며, 하나의 문제 상황과 관련하여 그래프를 구성, 해석, 추론하는 프로젝트의 형태로 학습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그래프 학습의 의미와 가치를 인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교과서의 그래프 과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그래프를 학습하면서 변수에 주목하여 직접 그래프를 구성하고 의미 있는 해석과 추론 활동을 할 수 있는 방안으로 로봇의 센서를 활용한 그래프 단원 교수 학습 방안을 제시하였다.

셋째, 그래프 단원에서 로봇을 활용한 교수 학습 활동의 활성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로봇을 활용한 그래프 과제는 제시되는 문제 상황에서 조건, 그래프, 상황, 로봇의 움직임이나 프로그램 중 어떤 것이 주어지는 지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로봇 활동에서 학생들은 문제 상황을 보고, 로봇을 물리적으로 조립하는 과정에서 센서를 어떠한 위치에 두어야 할지, 바퀴의 방향이나 포트 등은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수학적 개념에 대한 학습이라는 범위를 넘어, 실생활 맥락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수학적 모델링을 경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경험은 이후 학생들이 새로운 수학적 개념을 학습할 때, 수학적 개념을 실생활이라는 넓은 범위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할 수 있도록 하는 토대를 만들어준다.

또한 로봇 활동에서 문제 상황이 제시되면 학생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을 조립하고 센서를 선택한다. 이때 학생들은 센서에서 수집하는 변수가 무엇인지에 주목한다. 이후 프로그래밍을 하고 데이터 로깅을 통해 자료를 수집한다. 수집한 자료는 그래프로 제시되는데 학생들이 센서를 선택하고 프로그래밍을 하는 과정 자체가 그래프 구성 활동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학생들은 데이터 로깅에 의해 산출된 그래프를 해석하고 필요한 경우 표나 식으로 변환할 수 있다. 이후 문제해결 과정에서 수정할 부분이 있는 경우 프로그램을 수정하는 등 데이터 로깅 활동을 반복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그래프를 구성, 해석, 추론한다.

본 연구에서 다룬 데이터 로깅 활동과 관련하여, 데이터 수집과 분석은 1990년대에 CBR (Calculator Based Ranger), CBL(Calculator Based Laboratory) 등의 테크놀로지를 통해 수학교육에 적용된 바 있다. 이를 활용하여 다양한 실세계의 자료를 수집하고 수집한 자료를 다양한 표현으로 변환하는 활동은 학생들에게 수학에 대한 흥미와 유용성을 느낄 수 있게 하고 그래프에 대한 오개념을 수정하는데 도움을 준다(권오남, 2002). 한편 이전의 테크놀로지가 자료 수집의 도구에 한정되었다면 로봇은 로봇이 직접 움직이면서 센서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집한 데이터에 기반하여 작동하고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우리의 삶 속에는 이미 로봇 청소기를 비롯한 가전제품을 비롯하여 보안 시스템, 주거 환경, 운송 수단, 산업 시설 등에 인공지능, IOT,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는 테크놀로지가 보편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래 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은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하며, 테크놀로지를 활용하여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수학교육에서 로봇의 도입을 통한 새로운 변화의 완성은 교사가 수학교육의 관점에서 수학의 의미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됨을 주지해야 한다. 본 연구에서 제안한 로봇의 센서를 활용한 그래프 학습이 이러한 변화에 다가갈 수 있는 하나의 사례가 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Notes

1) 이 논문은 2020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인문사회분야 신진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20S1A5A8042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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