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평가

2009 개정 교육과정과 고등학교 학생들의 영어 학업성취 특성1)

김준식 1 , *
Jun-Shik Kim 1 , *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위원
1Research Fellow,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제1저자 및 교신저자, junskim@kice.re.kr

© Copyright 2021,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ShareAlike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sa/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Jan 05, 2021; Revised: Jan 29, 2021; Accepted: Feb 16, 2021

Published Online: Feb 28, 2021

요약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는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에 근거하여 개발된 절대평가로서 국어, 영어, 사회, 과학 과목에 대한 학생들의 학업성취 정도와 그 추이를 점검하기 위하여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매년 시행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 적용 시기의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영어에 대한 학업성취 추이와 숙달 성취기준과 같은 학업성취 특성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2007 개정 교육과정이 마지막으로 적용된 2012년 학업성취도평가 결과와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 적용 시기인 2013년부터 2018년까지의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그리고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처음 적용된 2019년 시행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분석 자료로 사용하였다. 학업성취 특성의 하나인 학업성취 추이는 지역과 성별에 따른 변화와 함께 분석하였다. 그리고 또 다른 학업성취 특성으로서 영어I 과목의 교육과정 성취기준 중 이 시기의 학생들이 숙달한 성취기준을 성취수준별 대표문항 기준을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이 시기 학생들의 영어 성취 점수가 낮아지는 경향과 지역과 성에 따른 성취 점수의 격차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보통학력 수준 학생들은 여러 성취기준 중 절반 이상을 숙달하지 못했고 기초학력 수준 학생들은 숙달한 성취기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새로운 교육 정책을 수립하거나 차기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데 있어 성취수준별 학업성취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ABSTRACT

National Assessment of Educational Achievement (NAEA) is a 20-year-old criterion-referenced test, developed on the academic standards of the national curriculum. The test is annually administered to assess the achievement levels of students in the subject area of Language, Social Studies, Mathematics, Science, and English and to survey the perception of teachers and students’ teaching and learning experience. The test results have been used to identify and support the low academic achievers and to provide basic data to education policy makers and curriculum developers. This study intend to identify the achievement features of the high school English learners in the period of the 2009 revised English curriculum in terms of achievement trend and mastered standards. The test results of English from 2012 to 2018, when the 2009 revised English curriculum is effective and practiced, were gathered and analyzed to identify the achievement features of the high school learners of English. Overall there is a tendency of a decrease in the test score and a sustained but bigger gap between cities and other regions. Also, more than half of the academic standards of the English curriculum are not ‘mastered’ by the Good group and all the academic standards are not ‘mastered’ by the Basic group. The findings suggest new educational policies and new English curriculum tailored to the different achievement levels should be considered.

Keywords: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2009 개정 교육과정과 학업성취 추이; 2009 개정 교육과정과 학업성취 특성
Keywords: National Assessment of Educational Achievement (NAEA); achievement trend; achievement features

I. 서 론

1. 배경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이하 학업성취도 평가)는 “(국가의 교육) 책무성과 교육의 질 관리를 위하여 교육 성취도를 점검하고 이에 영향을 미치는 교육체제 변인과의 관계를 파악하여 교육의 개선점을 도출”(김명숙 외, 1998, p. 9)하는 것을 목적으로 매년 시행되는 유일한 국가 차원의 평가이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1998년부터 교육부의 위탁을 받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문항을 개발하고 시행하고 있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2016년까지 전수 평가로 시행되었으나 2017년 이후에는 표집을 통하여 선택된 중학교 3학년 학생들과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다. 중학교의 평가 과목은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이며 고등학교의 평가 과목은 국어, 수학, 영어이다.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는 이전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의 비교를 위한 동등화 과정을 거치며, 이를 통하여 산출된 학생들의 성취수준은 교육과정 성취기준 도달 정도에 따라 4단계2)로 개별 학생들에게 통지된다. 그러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의 중요성은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국가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대한 학생들의 성취수준을 점검하고 교육 정책 수립 및 교육과정 개발의 기초 자료로서 활용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2. 문헌 연구

학업성취도 평가의 중요성에 따라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매년 평가 결과를 발표함은 물론 교육과정 적용 시기별로 학생들의 학업성취 결과를 종합하여 학생의 교과별 성취 추이와 학업성취 특성을 분석하고 있다(김동영 외, 2013; 시기자 외, 2014; 정은영 외, 2009).

정은영 외(2009)는 7차 교육과정 시기인 2003년에서 2008년까지의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의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교과별 학업성취도 평가의 평균 점수와 표준편차를 산출하고 성별, 지역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추이를 분석하였다. 이 기간의 영어과 학업성취도 평가의 평균 점수는 소폭이지만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고(p. 42), 여학생의 평균 점수는 항상 남학생보다 1점에서 2점 높았으며(p. 43), 읍·면지역의 평균 점수가 다른 지역들보다 더 낮았으나 중·소도시 그리고 대도시와의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p. 47).

김동영 외(2013)는 2007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2010년에서 2012년까지의 각 학교급의 교과별 학업성취 결과의 추이와 전수평가가 실시된 중학교 3학년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학업성취 특성을 분석하였다. 3년 동안의 고등학교 영어 교과에 나타난 학업성취 추이의 경우,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영어 평균 점수는 꾸준히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으며(p. 18), 우수학력과 보통학력 비율은 증가, 기초학력 비율은 감소, 기초학력미달 비율은 3년간 지속적으로 낮아졌다(p. 23). 학교급 전체를 보았을 때 주목할 점은 영어 우수학력 비율이 초등학교에서 가장 높고 중학교에서는 낮아지다가 고등학교에서는 소폭 상승하며, 보통학력 비율은 학교급이 올라감에 따라 그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기초학력 비율은 초등학교보다 중학교에서 조금 높다가 고등학교에서 낮아지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다(p. 23).

시기자 외(2014)는 2009 개정 교육과정 시기인 2013년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인지적·정의적 특성 및 변화 추이를 분석하여 보고하였다. 이들의 추이 분석 연구에 따르면, 2012년 대비 2013년 우수학력 집단의 비율이 소폭 감소하고 기초학력미달의 비율이 소폭 증가하였다(p. 38). 하지만 연구진이 제시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고등학교 교과별 성취수준 비율 추이’에 따르면(p. 38) 2010년 이후 우수학력과 보통학력 집단의 비율이 증가하는 반면에 기초학력과 기초학력미달 집단의 비율이 감소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고등학생 성별 성취수준 비율 추이’에 따르면(p. 41), 우수학력이나 보통학력 집단은 여학생 비율이 남학생 보다 계속 높았으며 기초학력과 기초학력미달 집단은 그 반대의 추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역 규모에 따른 고등학교 교과별 성취수준 비율 추이’에 따르면(p. 45), 대도시와 읍면지역 간의 우수학력 집단 비율의 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학업성취 추이에 대한 선행 연구들(정은영 외, 2009; 김동영 외, 2013; 시기자 외, 2014)은 각각 7차 교육과정 시기, 2007 개정 교육과정 시기, 그리고 2009 개정 교육과정 시기의 성취수준, 성, 지역에 따른 학업성취 추이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 교육과정 시기마다 부분적으로 드러낸 학생들의 학업성취 추이는 영어 교과에 대한 우리나라 학생들의 일반적인 학업성취 특성을 조망하기에 다소 제한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2009 개정 교육과정 적용 시기인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분석한 연구의 부재는 2009 개정 교육과정 시기의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성취 추이를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렵게 한다는 제한점도 있다. 그러므로 2007 개정 교육과정이 마지막으로 적용된 2012년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처음 적용된 2019년까지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분석하는 것은 2009 개정 교육과정 시기의 학생들의 학업성취 추이를 조망할 수 있게 하고, 학업성취도 평가의 목적에 제시된 바와 같이 향후 새로운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한편, 학업성취 추이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이어져 왔으나,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중에서 무엇을 성취했고 하지 못했는가에 대한 연구는 김동영 외(2013)가 유일한 것으로 보인다. 김동영 외(2013)는 성취기준의 숙달 여부를 “성취수준별 학생이 선다형의 경우 60%, 서답형의 경우 50% 이상의 정답률을 보인 경우, 해당 집단이 그 문항에 숙달한 것”으로 조작적으로 정의하고(p. 26), 2010년에서 2012년까지 3년 동안 시행된 중학교 3학년 학업성취도 평가 문항의 특성과 평가 결과를 분석하여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숙달한 성취기준을 분석하였다.

김동영 외(2013)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연속 숙달한 영어의 성취기준의 개수는 성취수준 집단별로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우수학력 집단은 전체 29개(듣기 9개, 말하기 5개, 읽기 12개, 쓰기 3개)의 성취기준 중에서, ‘어법에 맞게 고쳐 쓰기’와 관련한 성취기준을 제외한 28개의 성취기준에 대하여 3년간 연속적으로 숙달한 것으로 나타났다(pp. 43-45, p. 51). 하지만 기초학력 집단은 이와는 반대로 3년간 연속 숙달은 물론 시행 연도별로도 숙달한 성취기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pp. 43-45). 보통학력 집단은 듣기의 ‘주제 및 요지 파악’, ‘세부 사항 이해’, ‘상황 및 화자 간의 관계 추측’, ‘화자의 감정이나 태도 파악’, 그리고 ‘화자의 의도나 목적 파악’ 등의 5개의 성취기준과 읽기의 ‘소재나 주제 파악’, ‘글의 분위기나 상황 파악’, ‘실용적 목적의 글의 내용 이해’ 등 3개의 성취기준 등 총 8개의 성취기준을 숙달한 것으로 나타났다(pp. 43-45).

김동영 외(2013)는 전수 평가의 대상이었던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학업성취 특성을 분석하기 위하여 성취기준 숙달의 의미를 조작적으로 정의하여 개별 문항에 적용하고, 숙달의 기준에 합당한 것으로 판정된 개별 문항이 평가하고자 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분석하여 학생들의 학업성취 특성을 파악하고자 시도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연구 분석을 위한 자료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에 국한되어 있으며, 중학교 3학년의 평가 결과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2007 개정 교육과정 시기의 영어 과목에 대한 고등학교 학생들의 학업성취 특성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

3. 연구 필요성 및 목적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2022년에 적용될 새로운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들을 수행하고 있다. 새로운 교육과정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이전 교육과정 적용 시기에 드러난 학생들의 학업성취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교육과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선행연구에서 보았듯이, 현재까지 진행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나타난 학업성취 추이 분석은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시기인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전체를 담고 있지 못하다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2009 개정 교육과정 시기의 고등학교 학생들의 영어 과목 성취기준 숙달도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그러므로 새로운 교육과정 개발이 임박한 현재에 2009 개정 교육과정 시기의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의 영어과 학업성취 특성으로서 학업성취도 추이나 숙달 성취기준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2009 개정 교육과정 시기와 2009 개정 교육과정 직전과 직후의 고등학교 학생들의 영어 과목에 대한 학업성취 특성으로서 학업성취 추이와 숙달 성취기준을 파악하여 2022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 개발에 필요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II. 연구 방법

1. 분석 자료

2009 개정 교육과정 시기에 나타난 영어에 대한 고등학생들의 학업성취 추이와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숙달 여부를 파악하기 위하여 두 가지 유형의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였다. 첫 번째 유형은 2009 개정 교육과정 시기의 학업성취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수집된 2013년에서 2018년까지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자료이다. 두 번째 유형은 교육과정 변환기의 학업성취 특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수집한 자료이다. 이를 위하여 2007 개정 교육과정이 마지막으로 적용된 해인 2012년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처음 적용된 2019년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사용하였다. 이처럼 분석 시기를 확대한 것은 분석 결과를 보다 일반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향후 새로운 교육과정 개발에 필요한 신뢰도 있는 기초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하였기 때문이다.

분석을 위하여 사용된 1차 자료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이다. 2015년과 2016년 학업성취도 평가는 약 450,000여명의 고등학교 2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시행되었으나 2017년과 2018년에는 대상 학생들의 3%인 14,000여명을 표집하여 시행되었다. 그리고 분석에 사용된 문항 수는 2015년에서 2018년까지의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사용된 40문항씩 총 160문항이었다(<표 1> 참조). 그리고 2009 개정 시기 전체의 학업성취 추이와 숙달 성취기준 분석을 위하여 사용한 2차 자료는 2012년부터 2013년까지의 영어 과목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이인호 외, 2015)와 2019년 영어 과목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이재봉 외, 출판예정)이었다.

표 1. 2015-2018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개요
2015 2016 2017 2018
규모 전수 전수 표집 표집 -
참여인원 454,566 440,177 14,807 13,183 922,733
문항 수 40 40 40 40 160

* 2017, 2018년 시험은 전체 학생의 3.0%를 표집하여 시행

출처: 구자옥 외(2019) p. 10 ‘분석 대상 자료(학생데이터기준)’ 재구성

Download Excel Table
2. 분석 방법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 시기의 학업성취 추이를 파악하기 위하여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시행연도별 학업성취도 평가의 평균 점수, 성취수준 집단별 비율 그리고 성과 지역에 따른 성취수준 집단별 비율을 분석하였다.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 시기의 고등학교 학생들의 숙달 성취기준을 분석하기 위하여 개별 성취기준에 대한 성취수준 집단별 정답률을 산출하였다. 이를 위하여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출제된 학업성취도 평가 문항을 성취기준별로 분류하고 성취기준별 정답률을 산출하였다. 그리고 산출된 정답률 평균을 이용하여 성취수준 집단별 정답률을 산출하였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문항은 교육과정의 개별 성취기준에 상응하여 개발되었으므로 개별 성취기준에 상응하는 문항들의 평균 정답률과 성취수준 집단별 정답률은 성취기준의 숙달 여부를 판단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서 성취수준 집단별 정답률을 활용하여 성취수준 집단별 대표문항3)을 선정하고, 특정 성취기준에 대응하여 출제된 전체 문항 수 대비 대표문항으로 선정된 문항 수의 비율을 산출하였다. 마지막으로 성취기준 숙달 가능성 기준을 설정하고 산출된 대표문항의 비율을 활용하여 성취기준 숙달 여부를 판정하였다. 김동영 외(2013, p. 26)는 성취기준 숙달 기준을 특정 문항에 대한 성취수준 집단의 정답률이 학업성취도 평가 3회 연속으로 선다형은 60% 그리고 서답형은 50%인 경우로 설정함으로써 개별 성취기준에 상응하는 다양한 문항 유형들의 반응을 중심으로 성취기준 숙달도를 파악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개별 성취기준에 대한 성취수준 집단별 숙달 여부를 살펴보기 위하여 특정한 기간에 개별 성취기준에 상응하여 출제된 학업성취도 평가 문항들 중에서 특정 성취수준 집단의 대표문항으로 선정된 평균 비율이 75% 이상인 경우로 정의하였다.4)

III. 분석 결과

1. 2015-2018 학업성취도 평가 분석
가. 학업성취도 점수 추이

2015년에서 2018년까지 고등학교 영어 과목의 학업성취도 평가의 평균 점수는 200점에서 195점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그림 1] 참조).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전수평가로 시행된 2015년과 2016년에 비하여 표집평가로 시행된 2017년과 2018년의 평균 점수가 하락했다는 것이다. 전수로 시행되던 시기의 학업성취도 평가는 그 결과가 개별 학교 교육의 성과를 알리는 지표로 활용됨으로써 학교 간 서열화를 부축이고 있다는 사회적 비판이 제기될 정도로 중요한 시험으로서 인식되는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2017년부터 학업성취도 평가가 표집평가로 전환되면서 학업성취도 평가가 단위학교 교사와 학생들의 주요 관심사에서 밀려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학업성취도 평가의 평균 점수를 하락으로 이끄는 여러 요인 중의 하나로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jce-24-1-153-g1
그림 1. 2015-2018년 학업성취도 점수 변화 추이 출처: 구자옥 외(2019), p. 16
Download Original Figure

2015년에서 2018년까지 고등학교 영어과 성취수준별 집단의 비율은 연도별로 다소 증감이 있으나 성취수준 집단별로 다른 추세가 나타났다([그림 2] 참조). 우수학력 집단의 비율은 36.5%, 41.6%, 35.5%, 37.3%로 등락이 있으나 대체로 30% 중후반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기초학력미달 집단의 비율은 4.4%, 5.1%, 4.1%, 6.2%로 그리고 기초학력 집단의 비율은 11.4%, 8.9%, 14.4%, 13.4%로 다소 등락이 있으나 증가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반면에, 보통학력 집단의 비율은 47.33%, 44.4%, 46.0%, 43.0%로 감소하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jce-24-1-153-g2
그림 2. 2015-2018년 고등학교 영어과 성취수준별 학업성취 비율 변화 추이
Download Original Figure

2015-2018년의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남학생과 여학생의 성취도 점수의 격차가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3] 참조). 4년간의 학업성취평가에서 남학생은 약 190점대인 반면에 여학생은 약 200점대의 평균 점수를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학생과 여학생 모두 평균 점수의 하락 추세가 나타났지만, 평균 점수의 등락을 보인 여학생과 다르게 남학생의 평균 점수는 4년간 계속 하락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jce-24-1-153-g3
그림 3. 2015-2018년 성별 성취도 점수 변화 추이
Download Original Figure

성별에 따라 성취수준 집단별 비율을 분석한 결과, 상위 학력 집단은 여학생의 비율이 하위 학력 집단은 남학생의 비율이 높았으며, 이러한 경향은 4년간 계속 유지되었다([그림 4] 참조). 우수학력과 보통학력 집단은 여학생 비율이 약 40%대를 꾸준하게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남학생은 우수학력 집단의 비율이 약 30%대를 벗어나지 않았으며, 보통학력 집단의 비율은 47.2%, 44.7%, 44.4%, 40.9%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었다. 그리고 기초학력과 기초학력미달에서 남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여학생보다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jce-24-1-153-g4
그림 4. 2015-2018년 성취수준 집단에 따른 성별 비율 변화 추이 * 표집 시행으로 전환된 2017년과 2018년의 경우 표준오차를 제시함. 출처: 구자옥 외(2019), p. 31
Download Original Figure

지역 규모에 따른 성취수준 집단별 비율을 분석한 결과, 성취도 점수는 대도시, 중소도시, 읍면지역의 순으로 높았으며, 지역 규모에 따른 성취도 점수의 차이도 4년간 계속 유지되었다([그림 5] 참조). 모든 지역에서 성취도 점수가 하락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특히 읍면 지역의 하락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대도시 지역은 2015년 204점에서 2018년 200점으로 그리고 중소도시 지역은 2015년 198점에서 2018년 194점으로 4점 하락하였으나, 읍면지역은 194점에서 186점으로의 6점 하락하였다. 주목할 점은 읍면지역과 다른 지역 간의 성취도 점수 격차가 2018년에 들어와 더 커졌다는 것이다.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성취도 점수의 격차는 2017년까지 약 6점 그리고 중소도시와 읍면지역은 약 4점의 격차가 유지되었다. 하지만 2018년에는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격차가 이전 해와 같은 크기를 유지하였으나 중소도시와 읍면지역의 격차가 8점으로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jce-24-1-153-g5
그림 5. 2015-2018년 지역별 성취도 점수 변화 추이
Download Original Figure

지역규모에 따른 4년간의 성취수준 집단의 비율 변화를 보면, 지역 규모가 클수록 우수학력 집단의 비율이 높았고, 규모가 작을수록 기초학력과 기초학력미달 집단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6] 참조). 우수학력은 대도시 학생 비율이 약 40-46%, 중소도시 학생 비율이 약 31-36%대, 그리고 읍·면지역 학생 비율은 25-33%대로 나타났다. 반면에 기초학력과 기초학력미달은 읍·면지역, 중소도시, 대도시 순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주목할 점은 우수학력 집단의 경우, 2017년 중소도시와 대도시 그리고 2018년 읍면지역과 중소도시 사이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또한, 읍면지역의 기초학력과 기초미달학력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jce-24-1-153-g6
그림 6. 2015-2018년 지역별 성취수준 집단 비율 변화 추이 * 표집 시행으로 전환된 2017년과 2018년의 경우 표준오차를 제시함. 출처: 구자옥 외(2019), p. 41
Download Original Figure
나. ‘영어I’ 성취기준 숙달도

2009 개정 고등학교 영어과 교육과정 시기인 2015년에서 2018년까지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는 ‘영어I’ 과목의 23개 성취기준 중 지필평가의 제약 등의 이유로 일부를 제외하고 17개의 성취기준에 상응하는 160개의 문항이 사용되었다. 2009 개정 교육과정 시기의 학생들이 숙달한 성취기준을 분석하기 위하여 성취기준별로 분류된 160개 문항의 정답률 평균과 성취수준 집단별 정답률 평균을 산출하고, 개별 성취기준에 상응하여 4년간 출제된 문항 수에 대하여 대표문항 선정 기준을 충족한 문항 수의 비율을 산출하였다. 그리고 조적으로 정의된 성취기준 숙달 가능성을 적용하여 숙달 가능성 75% 이상과 50% 미만의 경우를 분석하였다(<표 2> 참조).

표 2. 2015-2018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른 2009 개정 교육과정 ‘영어I’ 성취기준 숙달 가능성
영역 성취기준 출제 문항수 숙달 가능성(%)*
전체 우수 보통 기초
듣기 주제/요지 파악하기 8 87.50 100.00 87.50 0.00
세부 정보 파악하기 24 62.50 95.83 58.33 4.17
논리적 관계 파악하기 4 100.00 100.00 100.00 0.00
화자의 의도나 말의 목적 파악하기 8 75.00 100.00 75.00 25.00
읽기 필자의 의도나 글의 목적 파악하기 4 50.00 100.00 50.00 0.00
필자의 심정이나 태도 파악하기 4 75.00 75.00 75.00 0.00
세부 정보 파악하기 12 41.67 100.00 25.00 0.00
주제/요지 파악하기 16 6.25 87.50 6.25 0.00
논리적 관계 파악하기 16 0.00 56.25 0.00 0.00
함축적 의미 파악하기 12 8.33 33.33 8.33 0.00
말하기 중심 내용 말하기 8 12.50 100.00 75.00 25.00
세부 내용 말하기(서) 4 25.00 100.00 25.00 25.00
필요한 정보 묻고 답하기 8 0.00 50.00 0.00 0.00
쓰기 묘사하기 4 0.00 50.00 0.00 0.00
요약하기(서) 12 25.00 66.76 41.67 41.67
필요한 정보 기록하기(서) 4 0.00 75.00 0.00 0.00
묘사하기 4 0.00 50.00 0.00 0.00
요약하기 12 0.00 25.00 25.00 25.00

* 성취기준별 출제 문항 수 대비 정답률 75% 이상 나온 문항 수의 비율

음영 부분은 ‘숙달’ 가능성 50% 미만

Download Excel Table

전체적으로 2015년에서 2018년까지 시기의 학생들의 성취기준 숙달 가능성은 듣기의 모든 성취기준과 읽기의 ‘필자의 의도나 글의 목적 파악하기’와 ‘필자의 심정이나 태도 파악하기’의 성취기준에 대하여 50% 이상으로 나타났고, 그 외의 성취기준의 숙달 가능성은 50% 미만으로 나타났다. 성취수준 집단별 성취기준 숙달 가능성을 보면, 우수학력 집단은 읽기의 ‘함축적 의미 파악하기’를 숙달할 가능성이 33.33% 그리고 쓰기의 ‘요약하기’는 25.0%로 나타났다. 보통학력 집단은 듣기의 모든 성취기준 그리고 읽기의 ‘필자의 심정이나 태도 파악하기’, 그리고 말하기의 ‘중심내용 말하기’를 제외한 모든 성취기준에서 50% 미만의 숙달 가능성을 나타냈다. 기초학력 집단은 모든 성취기준에 대하여 50% 미만의 숙달 가능성을 나타냈다. 결과적으로 읽기의 ‘함축적 의미 파악하기’와 쓰기의 ‘요약하기’는 우수학력 집단도 숙달하기 어려운 성취기준으로 보이며, 읽기와 말하기의 대부분의 성취기준과 쓰기의 모든 성취기준에 대한 보통학력 집단의 숙달 여부도 희망적이지 않으며, 기초학력 집단은 모든 성취기준을 숙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 시기의 학업성취 특성

2015년부터 2018년까지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분석으로 확인된 보통학력 감소와 기초학력미달 증가, 남학생 학력 하락의 지속, 그리고 지역 규모에 따른 격차 지속 현상은 해당 시기에 나타난 지엽적인 특성인지 아니면 2009 개정 교육과정 적용 시기의 보편적 현상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이러한 현상이 2007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시기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시기에도 유효한 것인지 점검함으로써 영어에 대한 우리나라 학생들의 일반적인 학업 성취 경향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2007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마지막 해인 2012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와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처음 적용되어 시행된 2013년 학업성취도 평가부터 2014년까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그리고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어 처음 시행된 2019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살펴보았다.

가.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 시기의 학업성취도 추이
1) 성취수준 집단 간 학력의 격차 현상 지속

2007 개정 교육과정이 마지막으로 적용된 2012년 학업성취도 평가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처음 적용되어 시행된 2019년 학업성취도 평가까지의 성취수준별 비율의 추이는 교육과정의 변화 속에서도 상위학력과 하위학력 사이의 격차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그림 7] 참조).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시기에 우수학력 집단의 비율이 증가하고 보통학력 집단 비율이 감소하는 추세가 나타나다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2019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는 우수학력 집단의 비율이 보통학력 집단의 비율을 넘어서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한편 기초학력 집단은 2016년까지 감소 추세를 보이다 2019년까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기초학력미달 집단은 증가 추세에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전체적으로 우수학력 집단과 기초학력 집단의 비율은 증가하고 보통학력 집단의 비율이 감소하는 추세가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어, 학력 격차 현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jce-24-1-153-g7
그림 7. 성취수준 집단별 비율 변화 추이
Download Original Figure
2) 남녀학생 간의 학력 격차 지속

2007 개정 교육과정, 2009 개정 교육과정, 그리고 2015 개정 교육과정 시기에서도 남학생과 여학생의 학력 격차가 유지되었으며, 기초학력미달 집단에서 남학생의 증가 폭이 크게 늘고 지속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그림 8] 참조). 같은 기간의 남녀학생의 성취수준 집단별 비율은 여학생은 우수학력 집단의 비율이 남학생보다 높은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반면에 남학생은 기초학력 집단과 기초학력미달 집단의 비율이 월등히 높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2014년 이후 기초학력미달 집단에서 남학생 비율이 여학생보다 2배 이상 크게 증가하는 경향이 지속되었고, 2019년에는 그 간격이 더욱 커졌다.

jce-24-1-153-g8
그림 8. 남학생과 여학생의 성취수준 집단별 변화 추이
Download Original Figure
3) 지역 규모에 따른 학력 격차 지속

2009 개정 교육과정 시기에 지역 규모에 따른 학력 격차가 유지되었다([그림 9] 참조). 우수학력 집단의 비율은 2009 개정 교육과정 시기 내내 지역 간 일정한 비율로 격차가 유지되며 증가하는 추세가 보였다. 반면에 기초학력과 기초학력미달 집단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읍면지역의 학생들이었다. 특히 2017년 이후 기초학력 집단에서 읍면지역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었고, 이러한 현상은 2019년에도 지속되었다. 기초학력미달 집단은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기간에 모든 지역에서 증가하는 추세가 있었으나, 2019년에는 모든 지역에서 감소하였다. 지역 간의 격차가 가장 작은 집단은 보통학력 집단이었으나 모든 지역에서 그 비율이 점차 감소하고 있었다.

jce-24-1-153-g9
그림 9. 지역 규모에 따른 성취수준 집단별 변화 추이
Download Original Figure
나. 2009 개정 영어I 교육과정의 숙달 성취기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성취기준의 숙달 여부를 분석하여 파악된 성취수준 집단별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우수학력 집단은 읽기의 ‘함축적 의미 파악’ 이외의 모든 성취기준을 숙달하였다. 둘째, 보통학력 집단은 읽기의 성취기준 중에서 ‘필자의 의도나 글의 목적 파악’과 ‘필자의 심정이나 태도 파악’만을 숙달하였고, 말하기의 ‘세부 내용 말하기’, ‘필요한 정보 묻고 답하기’와 쓰기의 모든 성취기준을 숙달하지 못하였다. 셋째, 기초학력 집단은 모든 성취기준을 숙달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결과가 2009 개정 교육과정 시기의 일반적인 현상인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2007 개정 교육과정이 마지막으로 적용된 2012년부터 2009 개정 교육과정 시기인 2013년과 2014년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그리고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처음으로 적용되어 시행된 2019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대표문항 기준을 적용하고 3년 간 출제된 전체 문항 수 대비 대표문항 수의 비율을 산출하여 성취기준 숙달 여부를 파악하였다([그림 10] 참조).

jce-24-1-153-g10
그림 10. 성취수준 집단별 취약 성취기준 변화 추이
Download Original Figure
1) 말하기와 쓰기의 표현 능력 취약

전체적으로 2009 개정 교육과정 시기의 학생들은 듣기와 읽기의 이해 능력보다 말하기와 쓰기의 표현 능력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듣기는 ‘세부 정보 파악’과 ‘화자의 심정/태도 파악’을 제외한 성취기준이 2013년에서 2018년까지 그리고 2019년에도 매년 숙달 가능성이 75% 이상으로 나타났고, 읽기는 ‘필자의 심정이나 태도 파악’을 제외한 다른 성취기준은 2013년에서 2018년까지 그리고 2019년에도 매년 숙달 가능성이 75% 이상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숙달 가능성이 50% 미만인 성취기준은 2012년에서 2014까지 듣기의 ‘세부 정보 파악’분이었다. 하지만, 말하기와 쓰기의 모든 성취기준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숙달 가능성이 50% 미만으로 나타났다.

2) 듣기 성취기준은 보통학력 이상이면 숙달

듣기의 성취기준은 우수학력 집단의 경우 2012년에서 2014년까지 ‘논리적 관계 파악’을 제외하고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모든 성취기준의 숙달 가능성이 75%이상으로 나타났고, 보통학력 집단의 경우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보통학력 집단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세부 정보 파악’과 ‘주제/요지 파악’의 숙달 가능성이 50% 미만으로 나타난 이후 ‘세부 정보 파악’은 숙달 가능성이 50% 대 그리고 ‘주제/요지 파악’은 숙달 가능성이 75%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듣기의 성취기준에서 ‘세부 정보 파악’을 제외하면 보통학력 집단에서 숙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3) 읽기 성취기준의 대부분은 우수학력이어야 숙달

2012년부터 2018년까지의 분석 결과를 보면, 읽기의 성취기준 중에서 ‘필자의 의도나 글의 목적 파악’과 ‘필자의 심정이나 태도 파악’은 보통학력 이상에서 숙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2019년에도 같은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주제나 요지 파악’, ‘세부 정보 파악’, ‘논리적 관계 파악’, 그리고 ‘함축적 의미 파악’ 등의 성취기준에 대해서는 보통학력 집단의 숙달 가능성이 최소 0%에서 최대 40%대로 나타나 보통학력 집단의 숙달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019년 학업성취도 평가에 따르면, ‘주제나 요지 파악’ 성취기준에 대한 보통학력 집단의 숙달 가능성이 50% 이상으로 나타났으나 다른 성취기준의 숙달 가능성이 여전히 0%-40%대를 유지함으로써 보통학력 집단은 읽기 성취기준에 대한 숙달 가능성이 여전히 낮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읽기 성취기준의 대부분은 우수학력 집단이어야 숙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4) 말하기의 성취기준은 우수학력이어야 숙달

말하기의 성취기준에 대한 보통학력 집단의 숙달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에서 2018년까지 4년간의 학업성취도 평가 분석 결과에서 ‘중심 내용 말하기’의 성취기준에 대한 보통학력 집단의 숙달 가능성이 50% 이상으로 나왔지만,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그리고 2019년에는 오히려 숙달 가능성이 50% 미만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우수학력 집단은 말하기의 ‘세부 내용 말하기’에 대하여 2012년에서 2019년에 이르기까지 매년 75% 이상의 숙달 가능성을 보였고, ‘중심 내용 말하기’는 2012년부터 2014년을 제외하고 그리고 ‘필요 정보 묻고 답하기’는 2015년부터 2018년을 제외하고 매년 75% 이상의 숙달 가능성을 보였다. 이런 결과를 볼 때, 말하기 성취기준은 우수학력 집단이상이어야 숙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5) 쓰기의 성취기준은 우수학력이어야 숙달

쓰기의 성취기준에 대한 2012년에서 2018년까지의 분석 결과 보통학력 집단이 숙달할 가능성은 최소 0%에서 최대 30%로 나타났고, 이러한 현상은 2019년에도 지속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수학력 집단의 경우에도 ‘필요 정보 기록하기’와 ‘요약하기’에 대해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5% 이상의 숙달 가능성을 보이기는 했지만, ‘묘사하기’는 그렇지 않은 결과를 보였고 심지어 2019년 결과에 따르면 ‘필요 정보 기록하기’에 대한 우수학력 집단의 숙달 가능성은 33%대로 하락함으로써 우수학력 집단도 쓰기 성취기준을 숙달하기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IV. 결론

본 연구는 2009 개정 교육과정 적용 시기의 영어과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고등학교 학생들의 학업성취 추이와 숙달 성취기준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다만 본 연구는 학업성취도 평가의 개별 문항의 정답률에 근거한 것으로 이른바 개별 성취수준을 대표하는 문항들이 가지는 특성 - 소재의 친숙도, 텍스트의 수준, 어휘나 언어형식 등의 복잡성, 선택지의 오답 매력도 – 등을 분석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성취수준 집단별로 어떤 내적 기제로 이러한 대표문항에 반응하였는가를 분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학업성취 특성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에 제한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 파악된 학업성취 추이나 성취기준에 대한 숙달 여부는 새로운 교육 정책의 수립이나 차기 교육과정 개발 및 교수·학습 및 평가의 개선을 위한 토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체적으로 우수학력 집단과 기초학력 집단의 비율은 증가하고 보통학력 집단의 비율이 감소하는 학력의 양극화 현상, 남학생의 학력 저하 현상, 그리고 지역 규모에 따른 학력 격차 현상을 완화 또는 저지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부, 시·도 교육청, 학교 단위 사이에 쌍방향 의사소통체계를 구축하고 실행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교육 정책의 성공은 훌륭한 교육 정책을 수립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단위 학교의 교사나 학생이 그 정책을 어떻게 구현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교육 정책은 교육부, 시·도교육청, 학교의 위계에 의한 수직적 전달 방식에 의존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타파하고 정책의 성공적 구현을 위해서는 쌍방향 의사소통 체계를 통하여 수합된 정보를 바탕으로 교육 정책이 수립되고 실현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쌍방향 의사소통체계와 함께 교육 정책 실행의 주체인 시·도 교육청이나 학교 단위에 보다 많은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여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숙달 성취기준에 대한 분석 결과는 차기 교육과정의 개발과 교수·학습 및 평가의 개선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분석 결과 이 시기의 학생들은 말하기와 쓰기의 성취기준을 숙달하지 못하였고, 보통학력 집단은 읽기의 성취기준을 숙달하지 못하였으며, 기초학력 집단은 숙달한 성취기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을 완화하고 학생들의 이해 및 표현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성취수준 집단의 특성을 고려하여 새로운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의 내용 및 형식과 이수 과정을 재구조화하고, 성취수준 집단별 맞춤형 교수·학습과 평가의 내용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다만, 성취수준 집단별 맞춤형 교수·학습과 평가는 7차 교육과정을 포함한 과거의 교육과정의 방식을 답습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7차 교육과정의 주요한 특징 중의 하나인 수준별 수업 방식은 하나의 반으로 묶여 있는 다양한 학생들을 학업성취 수준에 따라 분리하여 별개의 수업을 진행하고 수업이 끝나면 다시 원래의 반으로 돌아가 다른 교과 수업을 진행하였다. 이러한 방식은 상위권이 아닌 학생들에게는 학업 성취 의욕을 저해시키고 학생들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하였으며, 교사에게는 교수 의욕을 저해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하지만 다양한 성취수준의 학생들을 하나의 반으로 묶어 똑같은 이수 과정을 경험하도록 하는 방식 역시도 다양한 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음으로써 많은 교사와 학생에게 불행한 경험을 초래했었다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차기 교육과정의 개발에서는 성취수준 집단의 특성을 고려하여 별도의 성취기준과 이수 과정을 갖도록 하는 것과 성취수준 집단 맞춤형 교수·학습 및 평가 방식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Notes

1) 본 연구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19년 기본과제연구인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에 기반한 2009 개정 교육 과정의 학업성취 특성 및 추이 분석』중에서 고등학교 영어 분석 결과 일부를 수정·보완한 것임(RRE 2019-7).

2) 학업성취도 평가의 결과는 2019년까지 ‘우수학력’, ‘보통학력’, ‘기초학력’, ‘기초학력미달’의 명칭으로 보고되었으나,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중학교와 고등학교 모두 적용되는 2020년부터는 개별 성취수준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가장 높은 성취수준을 ‘4수준’으로 그리고 가장 낮은 성취수준을 ‘1수준’으로 명명하여 사용할 예정임.

3) 우수학력, 보통학력, 기초학력, 기초학력미달 등의 수준별 집단이 정해진 비율(예, 선다형 문항은 75%, 서답형 문항은 65%) 이상의 평균 정답률을 보임으로써 성취수준 집단별 특성을 잘 드러내는 문항

4) 예를 들어, 2015년에서 2018년까지 4회 출제된 ‘주제’ 유형 문항이 특정 성취수준 집단에 대한 대표문항으로 3회에 걸쳐 선정되면, 특정 성취수준 집단이 ‘주제 및 요지를 파악하기’ 성취기준의 숙달 가능성이 75% 이상이므로 그 집단은 해당 성취기준을 ‘숙달’한 것으로 분석하였다.

참고문헌

1.

구자옥, 김경주, 김준식, 박상복, 박지현, 성경희, 이광상, 이소라, 이재봉, 장의선, 강종훈, 신명경, 김규철, 최원호(2019).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기반한 2009 개정 교육과정의 학업성취 특성 및 추이 분석.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보고 RRE 2019-7.

2.

김동영, 김도남, 김영란, 김현정, 이정우, 서민철, 조윤동, 이광상, 이인호, 심재호, 배주경, 정기문, 최원호, 박영신(2013). 2013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출제 연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보고 RRE 2013-4.

3.

김명숙, 노국향, 박정, 부재율, 양길석(1998). 국가수준 교육성취도 평가 방안 연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보고 RRE 98-8.

4.

시기자, 신진아, 박인용, 구남욱, 김완수, 구슬기, 김준엽, 박찬호, 김수영(2014). 2013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인지적‧정의적 특성 및 변화 추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보고 RRE 2014-8.

5.

이인호, 배주경, 김성혜, 심수연(2015). 2014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분석 : 영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보고 ORM 2015-45-5.

6.

이재봉, 김준식, 주현욱(2020). 2019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분석 : 고등학교 영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보고 ORM 2020-23-8.

7.

정은영, 최인봉, 김희경, 김소영, 유진은, 남민우, 김도남, 김혜숙, 박가나, 이봉주, 권점례, 최원호, 이인호, 조보경, 송민영(2009).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추이(2003년-2008년) -고등학교 1학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보고 RRE 2009-8-3.

8.

Lawshe, C. H. (1975). A quantitative approach to content validity. Personnel Psychology, 28(4), 563-5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