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학업성취는 청소년 개인의 성장과 인지적 발달양상을 분석하고 학교교육 성과를 점검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되어왔다. 또한, 학업성취는 국가 간의 교육과정 및 평가 정책의 국제비교를 위한 자료로도 수집되어 왔는데, 대표적인 국제비교자료로 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를 들 수 있다. PISA는 OECD가 주관하여 만 15세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로, 미래 세계 시민으로써 갖추어야 할 기본 소양 평가를 위해, 읽기(reading literacy), 수학(mathematical literacy), 과학(scientific literacy)영역의 인지적 소양, 청소년의 행동특성, 학생·부모·교사 및 학교와 관련된 다양한 변인을 조사하고 있다(조성민 외, 2019). 한국은 처음 시행되었던 PISA 2000부터 참여하여 최근 공개된 PISA 2018까지 인지적 영역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OECD(2019a)에서는 세 개의 인지적 영역의 소양 중 읽기 소양이 다른 영역의 성취를 위한 기초일 뿐만 아니라 삶의 대부분의 영역에서 성공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언급하며, 읽기 소양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글자를 읽고 해독하는 것을 넘어서 학습 내용을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한 주요 도구로서 읽기 행위를 수행한다는 데 주요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읽기 소양은 특별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읽기 소양은 학업적 성취와 같은 인지적 영역에서의 발달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청소년 시기의 읽기 소양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최숙기, 2017).
한편, 인지적 영역 이외에도 학교교육을 통한 개인의 정의적 발달과 성장과 성과를 확인해야 할 필요가 강조되고 있다(김정아, 남궁지영, 2018; 정혜원,김예림, 박소영, 2019). PISA에서도 인지적 영역인 읽기, 수학, 과학 소양과 더불어 다양한 정의적 역량을 측정하고 있는데 그 중 삶의 만족도에 대한 중요성이 주목되고 있다(OECD, 2019b). 특히 한국 청소년의 인지적 영역의 성취 수준이 상위권인 것에 반해 삶의 만족도는 매번 OECD 평균보다도 낮은 최하위권으로 나타나, 인지적 역량과 정의적 역량 수준이 불일치하는 양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조성민 외, 2019; OECD, 2019a). 이는 학업에 지나치게 집중하여 삶에 대한 만족과 정신 건강을 돌보지 못하는 한국 청소년의 경향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박소영, 정혜원, 2020),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장려하기 위해 인지적 역량인 읽기 소양과 정의적 역량인 삶의 만족도 간에 균형있게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선행연구에서도 한국 청소년의 인지적 영역에서의 높은 성취 수준과 대비되는 낮은 삶의 만족도 수준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지만(박소영, 정혜원, 2020; 최유선, 손은령, 2015), 국제적인 수준의 자료인 PISA 자료를 활용하여 읽기 소양과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을 함께 살펴본 국내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인지적 역량과 정의적 역량 수준이 상반된 한국과는 달리 핀란드는 인지적 및 정의적 역량 수준이 일치된 양상을 보이는 국가이다. 핀란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PISA에서 지속적으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한국의 삶의 만족도 수준은 최하위권인데 반해, 핀란드는 삶의 만족도 수준이 상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OECD, 2019a). 즉, 핀란드의 청소년은 인지적 역량과 정의적 역량의 수준이 모두 일관되게 높았다. 또한 핀란드의 교육시스템이 여러 국가의 롤모델로 활용되면서 한국에서도 핀란드의 교육과정과 시스템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기도 하였다(권충훈, 김훈희, 2009; 성열관, 2009; 안승문, 2008; 장수명, 2009). 따라서 인지적 및 정의적 수준 양상이 상이한 한국과는 달리 우수한 교육 수준으로 여러 선행연구(구자옥, 한정아, 김성숙, 2015; 임해미, 이현숙, 김성숙, 2016; 임해미, 한정아, 2016; Yoon & Järvinen, 2016)에서 관심을 가져왔던 핀란드를 비교국가로 선정하여 비교 분석함으로써 한국 청소년의 인지적 영역의 읽기 소양 수준과 삶의 만족도의의 영향요인을 분석하여 두 영역의 균형 잡힌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기존에 PISA 자료를 활용해 수행한 연구는 위계적 회귀모형(구자옥 외, 2015; 김성숙, 한정아, 2016), 구조방정식 모형(박현정, 2008; 임해미 외, 2016), 다층모형(윤정일, 이범수, 2006; 임해미, 한정아, 2016), 다층 구조방정식 모형(이금호, 정혜원, 2016; 이빛나, 손원숙, 2019; 이정민, 정혜원, 2019) 등 모수통계를 기반으로 하는 전통적인 연구방법을 활용하고 있었으며, 일부 변인만을 제한적으로 활용하였다. 이러한 연구방법의 경우 PISA 자료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변인을 한 모형에 포함시키면 추정이 어렵거나 변인 간 높은 상관으로 인한 다중공선성의 문제가 나타나 회귀계수 추정에 편의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많은 변인을 투입하여도 자유도 감소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 비모수적 통계 기반의 머신러닝 기법을 적용하여 PISA 2018 자료에 포함되어 있는 변인을 최대한 활용하고(최필선, 민인식, 2018), 기존 이론에서 간과되어 왔던 새로운 영향변인을 탐색할 필요성이 있다. 최근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PISA 자료에 머신러닝 기법인 랜덤포레스트(Breiman, 2001)를 적용한 연구(손윤희, 박현정, 박민호, 2020)가 시도되었으나, 이는 한국 자료만을 활용하였으며, 읽기 소양 영역에서만 연구가 진행되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한국과 핀란드 두 국가의 국제비교를 위해 랜덤포레스트 기법을 적용해 읽기 소양과 삶의 만족도 주요 영향변인을 탐색하고자 하며, 랜덤포레스트 분석을 통해 도출된 주요 변인에서 국가 간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랜덤포레스트 분석이 예측력은 우수하나 직관적으로 결과를 해석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여(유진은, 2015), 랜덤포레스트 분석에서 도출된 주요 영향변인을 다층모형(Raudenbush & Bryk, 2002)에 투입하여 연구 결과에 대한 풍부한 해석을 도출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II. 선행연구 고찰
분석 대상국인 한국과 핀란드의 PISA 읽기 소양 점수 추이를 살펴보면 [그림 1]과 같다. 한국은 첫 주기인 PISA 2000부터 PISA 2006까지는 상승세를 보였고, PISA 2006에서는 전체 56개국 중 1위라는 최상위 성취를 거두었다. PISA 2009부터 PISA 2018까지는 점수를 중심으로 살펴보았을 때 읽기 소양 점수가 하락하는 추세이기는 하나, 순위면에서는 PISA 2018에서 읽기 소양 시험에 응시한 전체 77개국 중 6~11위의 상위 성취를 거두고 있다(OECD, 2019a). 핀란드의 경우 PISA 2000부터 PISA 2018까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나, 한국 대비 점수의 하락 폭이 작으며, PISA 2018에서 전체 77개국 중 4~9위의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OECD, 2019a).
한편 삶의 만족도는 PISA 2015에서부터 조사되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삶에 대해 만족하는 수준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한 결과로 한국은 PISA 2015에 비해 PISA 2018의 삶의 만족도가 소폭 증가하였으나 여전히 OECD 평균보다 낮고, PISA 2018에서 삶의 만족도 질문에 응답한 전체 70개국 중 64위를 차지하여 하위권에 속하고 있다. 핀란드의 경우 PISA 2015에서 7.9점이라는 높은 삶의 만족도를 기록한 이후 PISA 2018에서 다소 감소하였으나, OECD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그림 2]참고). 2018년 자료를 바탕으로 읽기 소양 성취와 삶의 만족도를 종합하여 살펴보았을 때, 한국의 경우 읽기 소양에 있어 OECD 평균보다 높은 점수를 보이나, 삶의 만족도에 있어서는 OECD 평균보다 낮은 경향을 보이고 있고, 핀란드의 경우에는 읽기 소양과 삶의 만족도 모두 OECD 평균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두 국가가 상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두 국가의 비교를 통해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PISA 2018에서는 읽기 소양을 “자신의 목적을 성취하고, 지식과 잠재적 능력을 계발하며, 사회에 참여하기 위해 텍스트를 이해·활용·평가·성찰하고, 다양한 텍스트 읽기 활동에 관여하는 능력”으로 정의하였다(조성민 외, 2019; OECD, 2019a). 이러한 읽기 소양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에 대한 선행 연구의 주요 결과를 각 변인의 특성을 고려하여 세부적으로 분류하여 살펴보고자 학생의 배경이 되는 성별, 부모, 가정, 경제적 변인과 같은 학생 배경 변인, 학생 개인의 특성이나 성향, 인지 및 정서와 관련된 학생 과정 변인, 학생의 수업과 학습과 관련된 학습 관련 변인. 학생의 학교나 학교 구성원에 대한 인식 또는 태도나 교사와 관련된 학교 참여 변인, 학생이 사용하는 ICT(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관련 변인으로 분류하여 확인하였다.
먼저 PISA 자료를 활용하여 한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분석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학생의 배경변인인 성별(여성=1), ESCS(Economic, Social and Cultural Status), 가정의 문화적 보유자산, 가정에서의 읽기 자원, 부모의 학생의 교육기대수준, 자녀 읽기 능력에 대한 부모의 지원 등이 읽기 소양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강대중, 2015; 강대중, 염시창, 2013; 김혜숙, 2012; 박주현, 장우권, 2014; 박현정, 하여진, 2011; 손윤희 외, 2020; 송미영, 임현정, 김성숙, 2015; 이인화, 구남욱, 2019). 핀란드 청소년의 경우 성별(여성=1), ESCS가 읽기 소양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이인화, 구남욱, 2019; Ning et al., 2016; Skryabin et al., 2015; Torppa et al., 2018).
학생 과정 변인에서 한국 청소년의 경우 읽기에 대한 즐거움, 읽기전략-이해하고 기억하기/ 요약하기, 디지털 읽기 전략-질과 신용성, 읽기에 대한 능력 인식, PISA 검사 및 설문 응답에 대한 노력, PISA 검사의 어려움에 대한 인식 등이 선행연구에서 읽기 소양을 높이는 영향변인으로 나타났다(강대중, 2015; 강대중, 염시창, 2013; 박주현, 장우권, 2014; 손윤희 외, 2020; 이인화, 구남욱, 2019; 정혜경, 조지민, 2013). 핀란드 청소년도 마찬가지로 읽기에 대한 즐거움, 읽기전략-이해하고 기억하기/요약하기 변인이 읽기 소양에 정적인 영향을 주었다(이인회, 김민희, 2013).
학습 관련 변인 중에서는 한국 청소년의 경우 도서관 이용, 국어 수업에서 교사 동기부여, 취미 읽기 시간, 국어 수업 교수학습시간이 읽기 소양에 정적으로 유의하였고, 핀란드 청소년의 경우 방과 후 국어 학습시간이 많을수록 읽기 소양이 낮게 나타났다(이인화, 구남욱, 2019). 학교 참여 관련 변인에서는 한국의 경우 학교에서의 학습에 대한 태도가 정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박혜영, 임현정, 2015; 손윤희 외, 2020; 송미영 외, 2015). 반면, 지각여부는 한국과 핀란드 청소년의 읽기 소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이인화, 구남욱, 2019).
한국 청소년의 ICT 관련 변인에 대한 선행연구에서 ICT에 대한 흥미가 읽기 소양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가정 또는 학교에서 이용가능한 ICT는 읽기 소양과 부적인 관련성이 있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고, 학교에서의 ICT사용과 오락·재미 목적의 ICT사용은 부적인 영향을 미쳤다(김혜숙, 2012). 한편, 핀란드는 ICT 관련 변인이 선행연구에 따라 상이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PISA 2015를 활용한 연구의 경우, 학교에서의 ICT 사용이 학생의 읽기 소양에 정적인 영향을 보였으나, ICT를 통한 상호 작용 활동, 재미를 위한 ICT 사용 등은 읽기 소양과 부적인 영향이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Hu et al., 2018). 반면, PISA 2012를 활용한 선행연구의 경우 학교에서의 ICT 사용이 읽기 소양에 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보였다(Skryabin et al., 2015). 다음으로 읽기 소양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 변인을 연구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한국에서는 청소년이 학교 분위기를 저해하는 행동을 많이 할수록 읽기 소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이인화, 구남욱, 2019; 정혜경, 조지민, 2013).
역대 PISA 보고서에서 한국청소년의 삶의 만족도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였을 때 하위권에 속한다고 밝히고 있고,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특히 OECD국가들 중 한국 청소년의 성취동기 및 읽기 소양은 상위권인 반면 삶의 만족도는 하위권이었다는 결과는 특히나 한국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하규영, 이민영, 2020). 그러나 PISA 자료를 활용하여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을 밝힌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다만 국내에서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을 살펴본 연구는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왔다. 구체적으로 학생 배경 변인, 학생 과정 변인, 학습 관련 변인, 학교 참여 변인, ICT 관련 변인이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먼저 학생 배경 변인에서는 한국 청소년들의 경우 성별에 따라 삶의 만족도 수준이 다르게 나타났는데, 일반적으로 남학생에 비해 여학생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낮고, 우울, 불안이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가 보고되었다(김기년, 탁진국, 2018; 김혜원, 홍미애, 2007; 조명한, 김정오, 권석만, 1994). 핀란드 청소년의 경우에도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삶의 만족도가 높다는 결과를 선행연구에서 보고하였다(Samela-Aro & Tuominen-Soini, 2010). 이와 더불어 가정의 경제적 자원도 삶의 만족도에 중요한 영향변인으로 연구되었는데, 청소년기에 가정의 사회경제적 수준과 경제적 부유함, 부모변인이 한국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소영, 윤기봉, 2016; 석말숙, 구용근, 2015; 하규영, 이민영, 2020). 학생 과정 변인의 경우, 서경현(2012)의 연구에서는 한국 청소년의 행복과 삶의 만족도의 정적인 관계를 보고하였고, 또한,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박주희(2016)의 연구에서도 우울이 삶의 만족도를 저해한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하였다. 또한 부모의 정서적 지지가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를 예측하는 주요변인이며,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의철, 박영신, 1999; 석말숙, 구용근, 2015).
다음으로 한국 청소년의 학습 관련 변인 중 수업에서의 분위기 및 교사의 지지가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 나타났고(김덕애, 김선미, 2008), 학교 참여 관련 변인 중 한국 청소년들은 학교에서의 학습에 대한 태도가 삶의 만족도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 또한 보고된 바 있다(손수경, 이현정, 홍세희, 2017). 삶의 만족도의 중요한 하위 변인으로 정의되는 학교생활의 만족도와 관련하여 한국과 핀란드 청소년을 비교한 해외선행연구(Yoon & Järvinen, 2016)에서는 학교생활 만족, 학교생활의 질에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가 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핀란드 청소년이 한국 청소년에 비해 긍정정서를 더 많이 경험한다는 연구 결과를 보였다. 이는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와 같은 북유럽 국가들은 청소년들에게 관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일본과 한국과 같은 경직된 사회 분위기를 가진 국가보다 청소년들이 긍정정서를 더 잘 경험한다고 보고하였다(Yoon & Järvinen, 2016). 앞서 언급하였듯, 국내 패널자료 등을 활용하여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를 탐색한 선행연구는 있으나, PISA자료를 활용하여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변인을 탐색한 국제비교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핀란드와의 비교 연구를 통해 한국 청소년들의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III. 연구방법
PISA 2018은 전 세계 79개국(OECD 회원국 37개국, 비회원국 42개국)에서 약 71만 명이 참여하였으며, 다단계 표집 방법을 활용하여 각 국가에서 만 15세의 청소년들이 재학하고 있는 학교를 대상으로 표집한 이후 해당 학교에서 연구 대상을 표집한다(이인화, 구남욱, 2019). 본 연구에서는 한국과 비교국가인 핀란드의 청소년들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였고, 한국은 188개교 6,650명, 핀란드는 212개교 5,649명의 자료가 분석에 사용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읽기 소양과 삶의 만족도가 종속변인으로 사용되었으며, PISA 2018 읽기 소양의 경우 10개의 유의 측정값(plausible values)으로 구성되어 있고 표준화된 척도이다. 유의 측정값이란, 체계적 결측치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 성적의 관찰값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개별 학생에 대해 능력점수를 추정하는 사후분포로부터 10개의 성취 가능한 점수를 임의추출하여 제시한 값을 말한다(정혜경, 조지민, 2013). 본 연구에서는 유의 측정값들의 평균점수가 아닌 10개의 유의 측정값 각각을 바탕으로 10번의 분석을 실시하였다. 삶의 만족도의 경우 전반적으로 최근의 삶 전반에 대한 만족도에 대한 질문(Overall, how satisfied are you with your life as a whole these days?)에 0점(전혀 만족하지 않음)부터 10점(완벽히 만족함)까지 응답할 수 있는 척도이다.
청소년의 읽기 소양과 삶의 만족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변인을 탐색하기 위해 투입한 독립변인은 총 262개이다. 변인들은 한국과 핀란드에서 모두 조사된 학생과 학교 변인으로 나누어지며, 각 변인들은 파생변인2)을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이에 해당하지 않는 변인은 하위 문항을 분석에 투입하였다. 세부 영역과 투입된 변인의 목록은 아래 <표 1>와 같다.
주1) 독립변인의 영역 구분은 박혜영, 임현정(2015), 이인화, 구남욱(2019)의 연구를 바탕으로 재구성.
주2) 독립변인의 명칭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2019) PISA2018 결과발표 내용을 참고하였음.
본 연구는 랜덤포레스트 기법을 활용하여 한국과 핀란드 청소년의 읽기 소양과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인을 탐색하였다. 랜덤포레스트는 머신러닝 기법 중 하나이며, 의사결정나무 모형에서 발전된 기법으로 수백 개의 의사결정나무 모형을 구축해 더 안정적이고 높은 예측을 수행하기 위해 고안되었다(Breiman, 2001). 랜덤포레스트 기법은 부스트랩핑(bootstrapping) 기법으로 무작위로 표본을 선정하고, 각 노드 분할 시 독립변인도 무작위로 선택되므로 무작위성을 최대화하여 수백 개의 의사결정나무를 구축해 예측 오차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유진은, 2015; Breiman, 2001).
본 연구에서는 랜덤포레스트 패키지에서 제안된 기본값(default)에 따라 의사결정나무 수를 500개 생성하였으며, 단말 노드(terminal node)의 최소 사례 수는 5개로 하였다. 나무의 노드 분할 시 무작위로 선택되는 변인 수는 Breiman(2001)이 종속변인이 연속형 변인일 때 제안한 기준(최종 독립변인 수/3)에 따라 설정하였다. 또한 전체 자료를 훈련자료(train data)와 검증자료(test data) 7:3의 비율로 나누어 분석하였으며, 훈련자료를 통해 모형을 구축하고 검증자료를 활용해 모형의 예측 성능을 평가하였다. 랜덤포레스트에서는 종속변인이 연속형일 때에는 평균제곱오차 백분율 증가(increase in percent mean squared error)와 노드 순도 증가(increase in node purity)라는 두 개의 중요도 지수를 통해 각 독립변인의 중요도를 평가하였다(김영식, 문찬주, 박환보, 2020). 특히 본 연구에서는 읽기 소양의 유의 측정값 10개를 모두 활용하기 위해 읽기 소양과 삶의 만족도 모두 랜덤포레스트 분석을 10회 반복 실시하였다. 따라서 두 개의 중요도 지수 기준에서 상위 30개 변인을 확인하였고, 10회 실시된 분석에서 두 개의 중요도 지수 중 적어도 하나의 중요도 지수에서 상위 30위 안에 10번 모두 포함된 변인을 확인하였다. 랜덤포레스트 기법 적용을 위해 R 4.0.2. 버전에서 randomForest(Ver, 4.6-14)패키지를 활용하였다(Breiman et al., 2018). 결측치는 10회 대체하여 활용하였으며(Yi& Na, 2019), R 4.0.2. 버전에서 mice(Ver,3.12.0) 패키지를 활용하였다(van Buuren & Groothuis-Oudshoorn, 2011).
랜덤포레스트는 예측력은 우수하지만, 최종 모형에 대한 직관적인 해석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유진은, 2015). 랜덤포레스트에서 제시하는 중요도 지수는 변인의 상대적인 중요도 순위를 확인할 수는 있지만, 방향성은 확인할 수 없다. 또한 PISA 자료는 학생이 학교에 내재된(nested) 다층 구조의 특성을 가지며, 학생 변인뿐만 아니라 학교 변인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에 랜덤포레스트에서 도출된 중요도 지수 상위 변인을 2수준 다층모형(강상진, 2016)에 투입하여 종속변인(읽기 소양,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다층모형 분석 단계는 다음과 같다. 우선 독립변인을 투입하지 않은 기초모형을 설정해 학생 및 학교 수준 분산을 확인하여 ICC(intraclass correlation coefficient) 값을 계산하였다.
[기초모형]
위의 수식(1)과 (2)에서 Yij는 j학교 i번째 청소년의 읽기 소양 또는 삶의 만족도, β0j는 j학교 평균 읽기 소양 또는 삶의 만족도, γij는 학생 간 분산, γ00는 전체 학교의 평균 읽기 소양 또는 삶의 만족도, u0j는 학교 간 분산이다.
다음으로 랜덤포레스트에서 도출된 중요도 지수 상위 변인을 독립변인으로 투입한 연구모형을 설정하였다. 연구모형 분석 시 다른 독립변인의 효과를 통제하여 고정효과 회귀계수의 해석이 용이하도록 더미변인을 제외한 모든 학생 및 학교 독립변인에 대해 전체평균중심화(grand mean centering)를 실시하였다(강상진, 2016).
[연구모형]
1수준(학생):
2수준(학교):
위의 수식(3)과 (4)에서 X는 학생 수준 독립변인(p : 학생 수준 독립변인의 수), Z는 학교 수준 독립변인(q : 학교 수준 독립변인의 수), β0j는 j학교의 절편(j학교의 읽기 소양 또는 삶의 만족도 평균 점수), βpj 는 j학교의 학생 수준 독립변인의 기울기를 나타내는 회귀계수이다.
본 연구에서 읽기 소양의 경우 10개의 유의 측정값을 모두 활용하기 위해 다층모형 분석을 10번 반복 실시한 후 통합된 결과를 제시하였다. 또한 PISA는 표본 자료이기 때문에 모수 추정에 있어 편향되지 않도록 국가 내 또는 국가 간에 활용 가능한 가중치(weight)를 제공하고 있다(OECD, 2019c). 이에 다층모형 분석 시 국가 간 비교에서 권장되는 가중치(SENWT)를 적용하여 한국과 핀란드 결과를 비교하였다(OECD, 2019c). 다층모형 분석에는 HLM 8.0(Raudenbush et al., 2019)프로그램을 활용하였다.
IV. 연구결과
한국과 핀란드 청소년을 대상으로 읽기 소양과 삶의 만족도에 대하여 10회 반복 실시한 랜덤포레스트 분석 결과, 두 개의 중요도 지수(평균제곱오차 백분율 증가, 노드 순도 증가) 중 적어도 하나의 중요도 지수에서 상위 30위 안에 10회 모두 포함된 변인을 확인하였으며3), 분석 결과는 <표 2>와 같다. <표 2>에 나타나듯, 한국과 핀란드 청소년의 읽기 소양과 삶의 만족도에서 공통적으로 ESCS가 주요 변인으로 도출되었으며, 읽기 소양과 삶의 만족도의 구체적인 결과는 아래에 기술하였다.
a 주1) 변인명의 경우 한국교육과정평가원 PISA 2018 결과발표 별첨자료(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19)를 참고하였음.
b 보고서에 제시되어 있지 않은 파생변인의 경우 선행연구(손윤희 외. 2020)를 참고하여 기술하였음.
읽기 소양 랜덤포레스트 분석 결과, 한국의 경우 22개의 변인이 도출되었으며, 핀란드의 경우 21개의 변인이 도출되었다. 이 중 한국과 핀란드에 공통적으로 도출된 변인은 14개였으며, 한국에서만 특징적으로 선택된 변인은 8개, 핀란드에서만 특징적으로 선택된 변인은 7개로 총 29개 변인이 읽기 소양의 주요 변인으로 도출되었다. 한국 청소년의 읽기 소양에서만 도출된 특징적인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학생 배경 변인 3개(‘현재 최종 학력’, ‘목표 학력’, ‘최종 학력에 대한 계획(대학교, 대학원)’), 학생 과정 변인 1개(‘읽기 전략-이해하고 기억하기’), 학습 관련 변인 1개(‘총 학습시간’), ICT관련 변인 1개(‘가정에서 이용 가능한 ICT’), 학교 여건 변인 1개(‘학생 1명당 사용 가능한 컴퓨터 수’), 학교 풍토 변인 1개(‘학교 분위기를 저해하는 학생행동’) 등 8개 변인이 한국 청소년에서만 읽기 소양 주요 변인으로 도출되었다. 이와 달리 핀란드 청소년의 읽기 소양에서만 특징적으로 도출된 변인은 7개로, 학생 배경 변인 3개(‘집에서 모국어 사용 여부’, ‘가정의 문화적 보유자산’. ‘최종 학력에 대한 계획(고등학교)’), 학습관련 변인 4개(‘학습기회-텍스트 길이’, ‘다양한 자료 읽기 활동-픽션(소설, 이야기 등)’, ‘독서 여부’ 와 ‘취미 읽기 시간’)가 주요 변인으로 도출되었다. 읽기 소양에서 핀란드의 경우 도출된 주요 변인이 모두 학생 변인이었던 데 반해, 한국의 경우 도출된 주요 변인이 학생 변인뿐만 아니라 학교 변인(‘학생 1명당 사용 가능한 컴퓨터 수’, ‘학교 분위기를 저해하는 학생행동’)도 도출되었다. 또한 학교 참여 변인은 한국과 핀란드에서 모두 읽기 소양의 주요 변인으로 도출되지 않았다.
삶의 만족도 랜덤포레스트 분석 결과(<표 2> 참고), 한국의 경우 18개의 변인이, 핀란드의 경우 21개의 변인이 중요도 지수 30위 안에 10번 모두 도출되었다. 이 중 한국과 핀란드에 공통적으로 도출된 변인은 13개였으며, 한국에서만 특징적으로 도출된 변인은 5개, 핀란드에서만 특징적으로 도출된 변인은 8개로, 총 26개 변인이 삶의 만족도 주요 변인으로 도출되었다. 한국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에서만 도출된 특징적인 결과를 살펴보면, 학생 배경 변인 1개(‘성별’), 학생 과정 변인 2개(‘읽기에 대한 즐거움’, ‘숙달 목표 지향’), 학교 참여 변인 2개(‘학교에서 학생들의 협동에 대한 인식’, ‘학교에서의 학습에 대한 태도’) 등 5개 변인이 한국 청소년에서만 삶의 만족도 주요 변인으로 도출되었다. 이와 달리 핀란드 청소년의 읽기 소양에서만 특징적으로 도출된 변인으로는, 학생 배경 변인 4개(‘어머니의 사회경제직업수준’, ‘가정의 교육적 자산’, ‘가정의 부유함’, ‘학생이 기대하는 직업수준’), 학습관련 변인 2개(‘수업에서의 분위기’, ‘수업에서의 교사의 지지’), ICT관련 변인 2개(‘ICT에 대한 흥미’, ‘학교에서의 일상적인 ICT 사용’) 등 8개 변인이 도출되었다. 또한 학교 참여 변인은 읽기 소양에서 한국과 핀란드 모두 도출되지 않았으나, 삶의 만족도에서는 한국과 핀란드에서 도출되었으며, 특히 한국은 학교 참여 변인이 3개가 도출되었다. 반면, 학습 관련 변인은 한국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 주요 변인으로 도출되지 않았다.
본 연구는 랜덤포레스트에서 도출된 주요 변인이 종속변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히 검증하기 위해 자료의 다층구조를 고려한 다층모형 분석을 실시하였다. 다만 전통적인 모수 통계 기반인 다층모형의 경우 상관이 높은 독립변인이 포함될 경우 다중공선성의 제약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우선 랜덤포레스트에서 도출된 주요 독립변인들과 종속변인의 상관관계를 고려하여 투입하였다. 또한 한국과 핀란드의 결과를 비교하기 위해 랜덤포레스트 분석에서 국가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도출된 변인뿐만 아니라, 각 국가에서 특징적으로 나온 변인이더라도 동일하게 연구모형에 포함하였다. 또한 한국과 핀란드 청소년의 읽기 소양 및 삶의 만족도의 다층모형 분석에 활용한 주요 변인에 대한 설명 및 기초통계를 아래 <표 3>에 제시하였다.
기초모형의 학생 및 학교 간 분산 값을 활용해 급내상관계수(ICC)를 산출한 결과, 한국의 경우 읽기 소양의 ICC가 25.4%로 나타나, 전체 분산 중 학교 간 분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핀란드(8.1%)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한국과 핀란드 청소년의 읽기 소양 랜덤포레스트 분석에서 도출된 주요 변인 중 분석에 활용하기 어려운 일부 변인을 제외4)하고, 최종 연구모형 결과는 <표 4>와 같다. 그 결과, 분석에 포함된 24개 변인 중 17개가 공통적으로 유의하였으며, 2개 변인이 한국에서만, 4개 변인이 핀란드에서만 유의하였다. 우선 두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변인을 살펴보면 학생 배경 변인인 ‘집에서 모국어 사용 여부’, ‘ESCS’가 한국과 핀란드 모두 정적으로 영향을 미쳤고, 최종 학력에 대한 계획이 높고 ‘학생이 기대하는 직업수준’이 높을수록 읽기 소양에서 높은 성취를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생 과정 변인인 ‘읽기 전략-이해하고 기억하기/요약하기’와 ‘디지털 읽기 전략-질과 신용성 파악’, ‘읽기에 대한 즐거움’, ‘읽기에 대한 능력 인식’ 및 ‘PISA 검사 및 설문 응답에 대한 노력’이 읽기 소양에 정적으로 유의했다. 반면, PISA 검사에 대해 어렵다고 느낄수록 두 국가 모두 읽기 소양의 성취점수에 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 관련 변인의 경우 ‘다양한 자료 읽기 활동’, 특히 소설과 같은 픽션 작품을 많이 읽을수록 읽기 소양 점수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총 학습시간’도 읽기 소양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ICT 관련 변인의 경우 한국과 핀란드 청소년 모두 ‘ICT에 대한 흥미’가 읽기 소양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학교에서의 일상적인 ICT 사용’은 읽기 소양에 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결과가 나타났다.
다음으로 각 국가별로 특징적인 결과를 살펴보면, 한국 청소년의 경우 ICT관련 변인인 ‘가정에서 이용 가능한 ICT’가 부정적인 영향력을 미쳤고, 학교 수준의 변인인 ‘학교 분위기를 저해하는 학생행동’이 한국의 읽기 소양에 부적인 영향을 미쳤다. 핀란드 청소년의 경우 학생 배경 변인인 ‘가정의 문화적 보유자산’이 읽기 소양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학생 과정 변인인 ‘읽기에 대한 어려움 인식’이 읽기 소양에 부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는 읽기에 대해 어렵다고 느낄수록 읽기 소양 수준이 낮음을 의미한다. 또한 학습 관련 변인인 ‘학습기회-텍스트 길이’와 ‘독서 여부’가 읽기 소양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는데, 이는 국어수업에서 텍스트 길이가 긴 것을 읽을수록, 다양한 방식으로 독서를 할수록 읽기 소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초모형의 학생 및 학교 분산 값을 활용해 급내상관계수(ICC)를 산출한 결과, 한국의 경우 삶의 만족도의 ICC가 3.6%이고, 핀란드는 1.1%로 두 국가 모두 낮은 ICC를 보였다5). 한국과 핀란드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 랜덤포레스트 분석에서 도출된 주요 변인 중 분석에 활용하기 어려운 일부 변인을 제외하고, 최종 연구모형6) 결과는 <표 5>와 같다. 분석결과, 분석에 포함된 24개 변인 중 11개가 공통적으로 유의하였으며, 5개 변인이 한국에서만, 4개 변인이 핀란드에서만 유의하였다. 우선 두 국가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에 공통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변인을 살펴보면, 학생 배경 변인 중 ‘성별’이 삶의 만족도에 부적인 영향을 미쳤는데, 이는 남성일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학생 과정 변인인 평소 느끼는 감정에 대한 질문인 ‘활기찬’, ‘자랑스러운’, ‘주관적 삶의 안녕감-긍정정서’, ‘행복-삶의 의미’, ‘부모의 정서적 지지’가 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 슬픈’, ‘비참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삶의 만족도에 부적인 영향을 미쳤다. ICT 관련 변인인 ‘ICT에 대한 흥미’는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미쳤다.
각 국가별로 특징적인 유의한 변인을 살펴보면, 한국 청소년의 경우 학생 배경 변인인 ‘가정의 부유함’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도도 높다는 결과를 보였고, 학생 과정 변인 중 ‘두려움’과 같은 감정은 삶의 만족도에 부적인 영향력을 미쳤다. 또한 학교 참여 변인인 ‘학교에서의 학습에 대한 태도’, ‘학교에서 학생들의 협동에 대한 인식’이 삶의 만족도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ICT 관련 변인 중 ‘학교에서의 일상적인 ICT 사용’이 삶의 만족도에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핀란드 청소년의 경우, 학생 배경 변인인 ‘ESCS’, ‘가정의 교육적 자산’과 ‘학생이 기대하는 직업수준’이 삶의 만족도에 정적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학교 참여 변인인 ‘주관적 삶의 안녕감-학교 소속감’이 삶의 만족도에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보였다.
V. 결론
본 연구는 PISA 2018 자료에 랜덤포레스트 분석을 적용하여 한국과 핀란드 청소년의 읽기 소양과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주요 변인을 탐색하였으며, 랜덤포레스트에서 도출된 주요 변인이 읽기 소양과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다층모형 분석을 실시해 살펴보았다. 특히, 한국과 읽기 소양 수준은 비슷하나 삶의 만족도 수준은 높은 핀란드를 비교국가로 선정하여 국가 간에 어떠한 공통 또는 차별적인 특징이 나타나는지 확인하였다. 주요 연구 결과 및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청소년의 가정배경을 대표하는 지표인 ESCS는 랜덤포레스트 결과에서 유일하게 국가와 종속변인에 관계없이 주요 변인으로 도출되었다. 이는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읽기 소양과 삶의 만족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한 선행연구(김소영, 윤기봉, 2016; 석말숙, 구용근, 2015; 이인화, 구남욱, 2019; 하규영, 이민영, 2020)와 유사한 결과이다. 그러나 랜덤포레스트에서 도출된 주요 변인을 독립변인으로 투입한 다층모형 분석결과, 다른 독립변인의 영향력이 통제된 후 ESCS가 읽기 소양과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효과는 국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핀란드의 경우 ESCS가 청소년의 읽기 소양과 삶의 만족도에 모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친 반면, 한국에서는 읽기 소양에서는 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삶의 만족도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과 핀란드 청소년의 읽기 소양과 삶의 만족도에 주요 변인을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랜덤포레스트 분석 결과 한국의 경우 학생의 학습 관련 변인들 중 ‘주당 총 학습시간(분)’이 읽기 소양에 주요 변인으로 도출된 반면, 핀란드의 경우 ‘학습기회-텍스트 길이’, ‘다양한 자료 읽기 활동-픽션(소설, 이야기 등)’, ‘독서 여부’와 ‘취미 읽기 시간’이 주요 변인으로 도출되어 한국과 핀란드 간 주요 변인에 극명한 차이가 나타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한국의 청소년의 경우 얼마나 오랜 시간을 학습에 소요하는 지가 읽기 소양에 중요했다면, 핀란드 청소년은 총 학습시간보다는 스스로 읽기 활동을 하고, 수업에서 제공하는 텍스트 길이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기회-텍스트 길이’는 6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되었는데, 핀란드(M=4.410)의 경우 수업시간에 긴 지문이 한국(M=2.700)보다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층모형 분석 결과에서도 핀란드 청소년의 읽기 소양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당 총 학습시간(분)’은 다층모형 분석에서 다른 주요 독립변인의 영향이 통제된 후 오히려 읽기 소양에 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청소년은 세계적으로도 학습시간이 긴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은기수, 2019), 본 연구에서도 한국 청소년(M=주당 1834분)의 총 학습시간이 핀란드 청소년(M=주당 1489분)보다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국 청소년이 효과적으로 읽기 소양을 함양할 수 있도록 물리적인 시간을 강조하기보다는 수업시간에 긴 지문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수업 자료 외에도 다양한 읽기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권장할 필요가 있다.
국가 간에 특징적으로 나타난 또 다른 결과는 랜덤포레스트 분석 결과에서 핀란드 청소년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을 최종 학력 계획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읽기 소양에 주요 변인이었다면, 한국 청소년은 대학교나 대학원 졸업을 최종 학력 계획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주요 변인으로 선택되었다는 점이다. 기술통계에서도 한국은 고등학교 졸업을 최종 계획으로 가지고 있는 학생(M=0.220)보다 대학교 졸업 이상을 계획하는 학생(M=0.790)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종 학력을 이후 노동시장으로 진입할 때 중요한 스펙으로 인식하는 우리나라의 학벌 및 학력 중시 풍토를 반영하고 있다(이숙영, 안선회, 2017).
또한 랜덤포레스트 분석 결과 학교 참여와 관련한 3개 변인이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의 주요 변인으로 도출되었으며, 이중 ‘학교에서의 학습에 대한 태도’와 ‘학교에서 학생들의 협동에 대한 인식’이 한국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에 유의한 정적 효과가 있었다. 다시 말해 학교에서 학습을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며, 좋은 직장을 얻거나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이 삶의 만족도를 높이며, 학교에서 학생 간 협동을 중요하게 인식하는 것이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청소년 스스로 학교나 학교에서의 생활 및 학습에 대한 중요성을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핀란드의 경우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교 일과를 오전 8시에 시작하여 점심시간(예, 30분)과 쉬는 시간(예, 2교시 수업 후 10분 휴식)을 탄력적으로 운영하여, 청소년들은 대부분 오후 2-3시경에 학교를 마치고 개인적으로 시간을 보내는데(임미나, 2020),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 청소년은 학교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다. 심지어 학년이 높아질수록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는 한국 청소년에게 학교에서의 생활은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학교에서의 학습을 중요시 여기는 태도를 가지며 학생간의 협동적인 학교 분위기를 형성해 한국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학년이 높아질수록 학생간의 성적이나 입시로 인한 경쟁이 심화된다고 지적되고 있는 우리나라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김민성, 신택수, 허유성, 2012; 남인숙, 2011). 이에 개별학교에서는 질적으로 풍부한 학교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하고 교사를 지원해야 하며, 이 외에도 요구에 따라 진로나 직업에 대한 다양한 정보 제공을 통해 한국 청소년이 학교에서의 학습을 중요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학생 간의 지나친 경쟁보다는 협동을 강조하는 학교 분위기를 형성하고, 동아리 활동이나 협동학습 등을 적극 활용하여 협동에 대한 중요성을 증진함과 더불어 한국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길 기대한다.
본 연구는 한국 청소년이 학업적인 수준은 세계적으로 상위권이나 삶의 만족도는 최하위권이라는 점에 주목하여, 읽기 소양과 달리 삶의 만족도에서 나타난 특징적인 분석 결과를 살펴보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학교에서의 학습에 대한 태도, 학교 소속감, 학교에서 학생들의 협동에 대한 인식은 읽기 소양이 아닌 삶의 만족도에서만 주요 변인으로 선택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학교생활과 삶의 만족도는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의미하며, 학교에서의 긍정적인 경험을 통해 삶의 만족도를 함양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읽기 소양에서는 랜덤포레스트 분석결과 도출된 29개의 주요 변인 중 1개의 학교변인이 선택되었고, 다층모형 분석에서도 전체 분산 중 학교 간 분산의 비율이 한국은 25.4%, 핀란드는 8.1%로 나타났다. 반면 삶의 만족도는 랜덤포레스트 분석결과 주요 변인으로 학생 변인만이 도출되었고, 학교 간 분산의 비율이 한국은 3.6%, 핀란드는 1.1%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 삶의 만족도의 경우 대부분 학생 개인차에 의해 설명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도출된 학생 변인 중 학교 참여 변인이 삶의 만족도의 주요 변인으로 선택되었으나, 이는 학교에서 학생이 겪는 경험과 인식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삶의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개인적, 심리적, 정서적인 부분에 집중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해 한국에서는 ‘두려움(afraid)’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가 삶의 만족도에 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한국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부정적인 정서를 해소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감정을 개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관심을 갖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학교나 가정에서는 학업이나 진로, 친구문제, 학교적응 등 부정적인 정서를 초래할 수 있는 변인을 주기적으로 진단하여 심리적인 상태를 파악하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주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부모의 정서적 지지는 삶의 만족도에서만 주요 변인으로 도출되었으며, 이는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선행연구(김의철, 박영신. 1999; 석말숙, 구용근, 2015)와 일치하는 결과로, 교사나 교우가 아닌 부모의 지지만이 주요 변인으로 선택되어 만 15세 청소년에게 여전히 부모는 주요한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로 인식됨을 보여준다. 즉, 부모가 정서적으로 지지해주는 것은 청소년의 부정적인 정서에 보호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이처럼 경제적·물질적 지원만이 부모의 역할이 아니라 자녀에 대한 지지와 따뜻한 관심과 공감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가 긍정적이고 지지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부모교육을 제공할 수 있으며, 학교와 부모의 긴밀한 관계 유지와 학부모 참여 기회 확대 등을 통해 자녀에 대한 부모의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다만 부모의 지나친 관심이나 간섭은 오히려 삶의 만족도를 낮추었다는 선행연구(김남정, 임영식, 2012)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건강한 부모와 자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ICT관련 변인은 읽기 소양뿐만 아니라 삶의 만족도에도 주요 변인으로 선택되었다. 이는 주로 대부분의 선행연구가 ICT와 학업성취의 관계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져왔던 것에 비해 삶의 만족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그러나 ICT관련 변인에 따라 읽기 소양이나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ICT에 대한 흥미가 읽기 소양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데, 삶의 만족도에는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학교에서의 일상적인 ICT 활용은 읽기 소양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 한국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에는 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교에서의 일상적인 ICT 활용이 읽기 소양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김혜숙, 2012)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김혜숙(2012)은 ICT 활용 목적이나 사용 방안 등을 세분화하여 살펴보면 읽기 소양에 미치는 ICT의 영향력이 다르다고 하였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ICT와 관련해 세부적으로 구분하여 삶의 만족도와의 관계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한국과 핀란드 청소년을 비교하여 한국 청소년의 읽기 소양과 삶의 만족도 함양을 위한 시사점을 제언하였다. 또한 랜덤포레스트 분석을 통해 수백 개의 변인을 동시에 투입하여 주요 변인을 도출하고, 주요 변인의 영향력을 살펴보기 위해 다층모형 분석을 실시하여 머신러닝 기법과 전통적인 통계 기법을 함께 적용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러나 머신러닝 기법과 전통적인 통계 기법을 적용하면서, 랜덤포레스트에서는 주요 변인으로 도출되었으나 다층모형에서는 다른 독립변인들의 효과를 통제한 이후 일부 독립변인의 경우 유의하지 않거나 독립변인 계수 추정치의 부호가 상관계수 값의 부호와 상이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발생하였다. 이는 전통적인 통계기법인 다층모형에서 다수의 독립변인을 투입할 경우 독립변인 간의 상관으로 인해 정확한 계수 추정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랜덤포레스트에서 도출된 주요 변인을 다층모형에 독립변인으로 투입하는 과정에서 삶의 만족도에서는 모두 학생 변인만이 포함되었고, 읽기 소양에서도 한 개의 학교 변인만이 포함되었다. 이는 한국의 읽기 소양의 ICC가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학교 간 분산을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학교 변인이 도출되지 않았다는 한계점이 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연구모형 설정 시 데이터에 기반의 연구 기법과 이론적인 배경을 함께 절충하고 전통적 통계모형 활용 시 제한점을 고려한 다양한 학생 배경 변인, 학생 과정 변인, 학습 관련 변인, 학교 참여 변인, ICT관련 변인, 학교 여건 변인, 학교 풍토 변인에 대한 세부적이고 심도 있는 연구가 수행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