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교과서

이중 언어 학습자를 위한 수학 교재 개발 방안 탐색

주미경1,*, 문종은2, 정수용3, 조승아4, Ivy A. G. Estrella5, 송륜진6,**
Mi-Kyung Ju1,*, Jong-Eun Moon2, Soo-Yong Jung3, Seung-A Cho4, Ivy A. G. Estrella5, Ryoon-Jin Song6,**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한양대학교 교수
2한양대학교 겸임교수
3한양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4한양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
5한양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
6한양대학교 강사
1Professor, Hanyang University
2Adjunct Professor, Hanyang University
3Doctoral student, Hanyang University
4Master’s student, Hanyang University
5Master’s student, Hanyang University
6Instructor, Hanyang University
**교신저자, srj430@hanmail.net

© Copyright 2020,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ShareAlike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sa/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Apr 06, 2020; Revised: May 01, 2020; Accepted: May 14, 2020

Published Online: May 31, 2020

요약

이주민의 유입과 함께 최근 학교 현장에 이중 언어 배경의 학습자가 급증하고 있다. 선행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 내 이중 언어 배경의 학습자는 학업성취도를 포함하여 학교 적응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제한된 한국어 능력이 주요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교육이 기초 학업 능력을 함양하는 방향으로 확장되어야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반면 수학교과 영역에서 이중 언어 학습에 관한 국내 연구는 미흡한 상황이다. 본 논문은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를 위한 수학교재 개발 방향 탐색을 목표로 하여 이중 언어 교육 관련 문헌 및 사례를 분석하고 다문화중점학교 수학교사 대상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다. 교사 설문 분석 결과 ‘언어적 이질성에 의한 어려움’, ‘수학의 추상성으로 인한 어려움’, ‘선수 학습 결손에 의한 어려움’이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가 수학학습 과정에서 경험하는 어려움의 이유로 나타났다. 이러한 설문 분석 결과를 이중 언어 교육 관련 선행 연구 및 사례에 대한 분석 결과와 종합하여 ‘맥락성’, ‘구체성’, ‘연결성’, ‘수월성’을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의 수학교과 기초 학력 증진을 위한 수학 교재 개발 방향으로 도출하였다.

ABSTRACT

As Korean society becomes racially and ethnically diversified, the number of bilingual students is rapidly increasing in school. Research tells that in Korean school bilingual learners experience difficulties in academic achievement due to their limited Korean language competency. In this context, this research is motivated by the need to make school mathematics accessible to all students regardless of their language backgrounds. In particular, this research has been conducted as exploratory study to investigate how to design instructional materials to complement Korean language ability necessary for bilingual students in order to support their learning of mathematics in Korean school. For the purpose, we have conducted literature review regarding bilingual learning and cases of mathematics programs for bilingual learners. In addition, we have administered survey questionaire to mathematics teachers of multicultural education centered school to probe what to consider in developing instructional materials for bilingual learners. In conclusion, we have synthesized the results from the inquiries in the three domains to identify how to design an instructional materials to guarantee equitable accessibility to school mathematics for bilingual students and discuss implications for future development.

Keywords: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 기초 학업 능력; 수학 교재 개발
Keywords: Bilingual Learners; Basic Scholastic Aptitude; Mathematics Instructional Material Development

I. 서 론

1990년대 이후 급증한 노동 및 결혼 이주에 따라 최근 한국 교육 현장에서는 이중 언어 배경의 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을 위한 교육 지원 방안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는 두 가지 상이한 언어 배경을 가진 학습자를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된다. 두 가지 언어 배경을 갖는다는 것은 언어를 사용하는 능력의 정도에 따라 매우 다양한 상황을 포함하며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를 규정하고 분류하는 기준도 다양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박영순(1990)은 이중 언어 능력의 유형을 ‘두 개의 언어를 완벽하게 똑같이 통달한 경우’, ‘두 언어를 대체로 정확하게 구사하는 경우’, ‘두 언어를 대체로 균형 있게 잘 알지만 양 언어에 방해 현상이 간혹 발생하는 경우’, ‘쓰거나 말하는 것은 매우 부족하고, 주로 두 언어를 듣고 읽는 능력을 가지며, 두 가지 언어를 사용한 의사소통이 어느 정도 가능한 경우’, ‘양 언어를 사용하는 능력에 제한이 많아서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경우’ 등의 다섯 가지 경우로 분류한 바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분류 방식을 바탕으로 하여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를 좀 더 광범위하게 규정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다문화학생은 이주 배경을 가진 부모의 모국어가 한국어가 아니므로, 가정 내에 한국어 이외에 부모의 모국어가 공존하는 환경이 조성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국내에서 출생한 다문화 학생의 경우 한국어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할지라도 부모의 모국어가 가정의 언어적 환경에 포함되어 있다는 측면에서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로 생각된다.

한국 사회의 경우 이주민의 수가 증가하며 사회구성원의 언어적 배경이 급속히 다양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어가 주류언어의 수준을 넘어 공식 언어로서의 위상을 유지하며 언어적 다원화가 지체되는 상황이다(한명숙, 2017). 언어가 문화적 정체성의 핵심이며 사회적 소속감과 연대의식 형성에 영향을 주고 상징 권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언어적 다원화는 한국 다문화사회가 해결해야할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2006년부터 시행되어온 다문화가정 지원 관련 정책에서 한국어교육은 중점 과제 중 하나로 포함되어 왔고 한국어교육의 범위는 시행 단계에 따라 변화해왔다. 구체적으로 초기의 한국어교육은 주로 이주자의 한국 사회 적응을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한국어 의사소통 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었다면 근래의 한국어교육은 다문화가정 학생의 기초 학업 능력 향상과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교육부, 2019; 모경환 외, 2015). 이러한 변화는 최근 들어 다문화가족의 중장기 정착 비율이 높아지면서 다문화 가정의 자녀 교육 지원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과 연관 지어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선행연구에 따르면 학교적응도, 학업성취도, 중도탈락률 등과 관련하여 다문화학생이 비다문화학생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사회가 인종적, 민족적으로 다원화되어가는 상황에서 미래사회 구성원인 청소년 사이에서 나타나는 학교 적응 및 학업 성취도의 격차는 미래 사회의 양극화로 이어져 한국 사회의 통합적 발전에 심각한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평등한 기회를 보장할 수 있는 학교 환경 및 제도에 대한 탐색은 한국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핵심적인 과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문화학생들의 학교 적응과 학업 수행에서 장애요인을 찾아내고 해소하기 위한 방안 탐색이 시급하게 요구된다. 선행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학 교과에서도 다문화학생과 비다문화학생 사이에 유의미한 학업 격차가 나타나고 있으며 언어적 요인이 학업 격차의 주요 요인으로 제기되고 있다(장윤영, 고상숙, 2009; 조영미, 이옥영, 2010; 조윤동, 강은주, 고호경, 2013; 최민기, 2012). 이러한 연구 결과는 이중 언어 환경에 있는 학습자들이 수학 학습 과정에서 수학적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교과 학습과 관련된 언어적 요소에서 파생되는 부담을 감당해야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학교수학이 세계적으로 수학 개념과 원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수학적 의사소통, 문제해결, 추론 등과 같은 고차원적 인지 역량의 함양을 지향하는 추세 속에서 수학 교과에서의 학업 격차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나귀수 외, 2018; 교육부, 2015; 주미경, 강은주, 김래영, 2019; NCTM, 2000). 즉, 고차원적 인지 과정이 언어에 의해 매개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학교수학과 관련된 언어적 자원이 제한된 다문화학생들의 경우 비다문화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학학습에서 더 많은 어려움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고학년으로 진급하면서 추상성이 높은 개념과 인지적 요구가 높은 과제가 등장함에 따라 다문화학생과 비다문화학생 사이의 학업 성취 격차가 심화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다양한 언어적 배경의 학습자가 언어적, 문화적 배경과 무관하게 평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받고 성공적인 수학 학습에 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수학 교과는 학습자의 미래 진로에 영향력이 큰 교과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학생의 언어적 배경에 따라 학교 수학에 대한 접근성과 학업 성취에서의 격차로 이어지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 탐색이 시급하다. 국내의 경우 이중 언어 교육 관련 연구는 국어교육과 언어교육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수학 등 교과 분야에서 이중 언어 교육 관련 연구와 실행 사례는 희소한 상황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의 수학 교과 기초 학력을 함양하고 학업 성취를 지원하기 위한 교재 개발 방안의 탐색적 연구로 이루어졌다. 특히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의 수학 학습과 관련된 이론과 실행 사례가 드문 상황에서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를 지도한 경험이 있는 다문화중점학교 소속 수학교사를 대상으로 개방형 설문 조사를 실시하여 한국 학교 현장의 이중 언어 배경 학생이 수학 학습에서 경험하는 어려움과 해소 방안을 도출하였다. 그리고 본 연구의 설문 분석 결과를 언어 교육 관련 이론과 국외 수학교육 분야의 이중 언어 학습 관련 선행연구 분석 결과와 종합하여 이중 언어 배경 학생의 수학교과 기초 학력 함양을 위한 교재 개발 방향을 제안하였다.

II. 이론적 배경

1. 다문화학생의 수학교과 학업실태

선행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문화학생들은 제한된 한국어 능력으로 인해 학교 적응 및 학업 성취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장창영, 2011; 이효인, 2012; 원진숙, 2014). 다문화학생과 비다문화학생 사이의 학업 격차는 국어, 사회 등 언어적 능력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교과의 범위를 넘어서 수학교과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제한적인 한국어 능력이 주요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장윤영, 고상숙(2009)에 따르면 다문화학생들은 수학수업 중 상호작용에 참여하는 것과 복잡한 문장 구조로 이루어진 문장제를 이해하고 이를 말 혹은 글로 표현하고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였고, 송혜은(2008) 역시 다문화학생들이 문장제 해결에서 낮은 성취를 보인다고 보고하였다. 안현기 외(2009)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수행한 ‘초등학교 3학년 기초학력 진단평가’의 틀에 다문화적 요소를 반영하여 읽기, 쓰기, 기초수학 영역에 해당하는 문항을 개발하고 이를 초등학교 1학년과 2학년 다문화학생과 비다문화학생에게 적용한 결과를 비교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학년 급이 높아질수록 다문화학생 가운데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다문화학생의 미달 비율이 수학 문장제에서 높았으며 수학적 내용 수준이나 사고 수준이 높을수록 다문화학생들의 성취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중 언어 환경에 있는 다문화학생의 수학교과 학업성취도에 관한 선행연구 결과는 다문화학생과 비다문화학생 사이의 학업 격차를 일관되게 보여 주고 있으며 그러한 격차의 주요 원인으로 한국어 능력의 차이를 강조하고 있다. 안현기 외(2009)는 다문화학생은 수학교과서에서 모든 학생들이 알고 있다고 가정하고 사용하는 무정의용어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언어적 제약으로 인하여 문제해결과정에서 시각적 정보에 과도하게 의존하여 오류를 범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다문화학생들은 교사의 설명이나 교과서에서 제시하고 있는 문제 상황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회문화적 맥락이 친숙하지 않아 이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예를 들어 ‘청군’, ‘백군’, ‘콩 주머니’, ‘식혜’, ‘단팥빵’, ‘과수원’ 등과 같은 단어는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되는 어휘가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단어나 소재를 사용하는 것은 수학적 능력 외에 언어적 능력이나 사회 문화적 요소에 대한 이해 능력을 요구한다(박진욱, 노정은, 2017). 조윤동 외(2013)은 학업성취도 평가 문항 가운데 다문화·탈북가정 학생에게 차별기능이 있는 문항의 특징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다문화· 탈북가정 학생에게 차별기능을 하는 문항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로 학생들에게 한국어 능력을 요구하는 것임을 지적하였다. 즉, 수학 내용과 관련된 특징 이외에 문장제와 같이 언어적 표현이 많은 문항이나 출신국의 교육과정에서 사용되는 용어와 상이한 용어를 포함하는 문항 등이 다문화· 탈북가정 학생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중 언어 환경에 속한 다문화학생들은 비다문화학생에 비해 수학 학습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그 주요 원인이 제한된 한국어 능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이중 언어 배경의 학생이 교과 내용에 대한 학습 부담과 더불어 낯선 언어를 매개로 하여 이루어지는 다양한 층위의 상호작용에 참여해야하는 부담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학교수학의 경우 학년이 높아질수록 보다 추상적인 개념들이 등장하게 되면서 고차원적 인지 과정과의 관련성이 높아지게 된다. 고차원적 인지 과정이 언어에 의해 매개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는 상대적으로 수학학습에서 더 많은 어려움을 경험할 것이며 높은 학년으로 진급하면서 학업 성취 격차가 심화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학생들에게 평등한 접근성을 보장하는 학교수학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수학 학습 과정에서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가 보이는 어려움은 무엇인지 밝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지원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2. 이중 언어 교육

이주 배경 학습자를 위한 이중 언어 교육의 목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주류 언어를 습득하여 사회에 적응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나아가 학업적 성취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둘째, 학습자의 모국어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교육하여 자신의 모국과 모국어에 대한 건전한 정체성과 자부심을 갖도록 도와주고 자신의 부모들과 모국어로 소통함으로써 정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셋째, 이중 언어 역량을 갖춘 글로벌 전문인력으로 양성하여 이주배경 학습자들이 부모의 출신국과 한국을 연결해 주는 가교역할을 함으로써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데 기여하도록 교육하는 것이다(모경환 외, 2015).

우리나라의 경우 이주 배경 학습자의 이중 언어 교육은 주로 한국어 학습을 목표로 이루어 지고 있다. 한국어 교육은 크게 ‘생활한국어’ 교육과 ‘학습한국어’ 교육으로 구분된다. 생활 한국어교육은 일상생활에서 한국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학습한국어교육은 일상생활과 학교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의사소통 능력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여러 교과를 학습하는데 요구되는 한국어 능력의 함양을 포괄한다(모경환 외, 2015; Gersten, 2001; Hickey, 2007). 학령기에 있는 이주 배경 학습자들이 학습한국어를 습득하는 것은 교과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교실 안에서 원활하게 의사소통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이주 배경 학습자가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추상적인 용어와 개념을 이해하고 자신의 사고를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있는 ‘학습한국어’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다각도의 노력이 요구되는데 무엇보다 그들의 모국어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Cummins(1984, 1994)에 따르면 학문적 수준의 언어를 습득하려면 학습자의 모국어 L1과 학습어 L2 사이의 연결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하였다. 그는 두 개의 언어는 표면적으로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심층적 차원에서는 서로 연결되어 공유하고 있는 기저부가 존재한다는 ‘두 언어 공유이론’과 함께 두 언어는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두 언어 상호 의존 원칙’을 주장하였다.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Cummins(1994)는 음성구조, 문법구조, 표기법 등의 표면적 특징이 서로 다르지만 심층적 차원에서는 두 언어가 ‘공통의 기저 유창성’이라는 특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즉, 문해력, 수리력, 개념 이해력 그리고 언어를 사용하는데 요구되는 인지 능력 등은 어떤 학문적 개념을 학습하는데 기본적이고 공통적인 능력이며 언어의 표면적 차이를 초월하여 작용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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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두 언어 공유이론과 상호 의존 원칙 (Robertson & Graven,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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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모순’과 같은 추상적인 어휘를 학습할 때, L1으로 이와 관련된 어휘의 개념을 학습한 학습자는 L2에서 이에 해당하는 어휘를 학습할 때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L2로 학습해야 하는 상황에서 L1은 학문적 개념 이해와 언어 습득을 촉진하는 중요한 학습 자원이 될 수 있으며 L1, L2 두 언어를 학습하면서 얻게 되는 공통적인 인지적 능력은 결국 학습을 촉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된다(Cummins, 2005). 이는 만약 새로운 개념을 이중 언어 학습자에게 가르칠 때 L2로만 접근한다면 학습자에게 익숙한 언어와 맥락을 통한 설명이 제한되는 것이므로 결국 낮은 학업성취도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두 언어 상호 의존 원칙’을 고려하여 L2로 학습이 이루어질 때 L1이 주요한 학습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할 것이다(Cummins, 1994, 2015; Robertson & Graven, 2019).

3.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의 수학적 역량 강화를 위한 수학교육
가. 수학 학습을 위한 언어적 역량 강화

수학은 단순히 숫자들을 계산하는 학문이 아니다. 수학적 지식은 언어와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있기 때문에 언어적 제약이 있는 다문화 학생들은 수학학습 과정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수학교과 고유의 용어나 문법적 특징, 언어적 규칙 등이 있기 때문에 이중 언어 학습자들이 교과서를 보거나 강의를 들을 때 또는 발표, 토론 등에 참여할 때 어려움을 겪게 된다. 예를 들어, 수학 학습자들은 몫, 동치, 함수 등과 같이 수학 교과에서 사용되는 고유의 단어, 최소공배수, 최대공약수 등과 같이 단어들의 조합으로 구성된 용어, 모서리, 뿔, 양, 음과 같이 일상어로도 사용되지만 수학에서 고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들에 대하여 그 뜻과 의미를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수학 문장제에 등장하는 다양한 전치사 또는 접두사·접미사의 의미, ‘만약 –이라면 –이다’와 같이 수학에서 자주 등장하는 문장의 구조에 대하여 알고 그 문장을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를 ‘곱하기’ 혹은 ‘–배’와 같이 표현하듯이 동일한 수학적 연산에 대한 다양한 언어적 표현을 알고 있어야 한다(Moore-Harris, 2005).

이와 같이 수학에서 요구되는 언어적 역량을 갖추기 위해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에게 적절한 교수-학습 방법이 요구된다. Moschkovich(2002)는 이중 언어 학습자들이 수학적 어휘를 습득하기 위해서는 먼저 수학적 용어 습득에 집중하고 이후 용어에 대한 다중적 개념을 구성하며 마지막으로 수학적 의사소통에 참여하면서 수학적 개념과 지식을 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하였다. 우선, 이중 언어 학습자들이 계산문제를 해결하거나 정형화된 문장제를 해석하여 수학적인 기호나 식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수학적 용어를 습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 두 개의 언어로 구성된 용어 리스트를 만들어 각각을 대응시켜 습득하게 할 수 있다. 즉,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의 모국어와 주류언어로 표현된 수학용어 리스트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용어 리스트인 렉시콘(lexicon)은 용어에 함축된 다양한 의미를 모두 포함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결국 이와 같은 용어 리스트를 습득하는 것은 수학 학습을 위해 필요한 언어적 역량의 일부분을 제공하는 것에 제한된다.

따라서 Moschkovich(2002)는 수학적 용어에 대한 다중적 개념을 구성하는 것(register)이 필요하다고 제안하였다. 레지스터는 그 용어가 사용되는 특수한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서 용어 리스트인 렉시콘과는 구별된다. 예를 들어 ‘임의의 수(any number)’에 사용된 ‘임의’는 일상어에서는 무작위성을 의미하지만 수학적 개념에서는 ‘모든 수(all numbers)’를 뜻한다. 그리고 ‘소수(小數, 0 보다 크고 1보다 작은 실수)’와 ‘소수(素數, 1과 그 자신 이외의 수로는 떨어지게 나눌 수 없는 정수)’ 같이 동일한 발음을 가진 용어이지만 서로 다른 개념을 갖는 한자어도 있다. 또한 일상어에서 ‘더 가파르다’, ‘덜 가파르다’는 충분히 그 의미를 전달할 수 있으나 수학적 의사소통 시에는 모호함을 내포하고 있어 ‘x축으로 얼마만큼 이동할 때, y축으로 얼마만큼 이동한다.’와 같이 명확하게 표현해야 의미가 전달되는 용어도 있다. 이와 같이 일상적 용어와 수학적 용어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일상적 용어의 개념을 잘 활용하면 수학적 용어의 이해를 돕는 자원이 될 수도 있다(Moschkovich, 2002).

수학적 용어의 다중적 개념(register)을 구성하도록 도와주기 위한 교수 전략으로는 Front-loading vocabulary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Brightman(2015)은 뉴욕 주에서 8학년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교사의 수업관찰 및 교사 인터뷰를 통해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에게 수학을 가르칠 때 가장 효과적인 전략 중 하나가 Front-loading vocabulary임을 확인하였다. Front-loading vocabulary 전략은 새로운 수학 교과 내용을 소개하기 전에 핵심 단어와 그것의 정의를 먼저 제시하고 이후 학생들의 문화적, 배경적 지식을 활용하여 해당 용어의 뜻을 학습자 스스로 의미 있게 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습 전략이다. 예를 들면, 어떤 용어에 대한 ‘수학적 정의’를 제시하고 이후 학습자가 구성한 수학적 용어의 개념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고 정의하도록 한다. 이후 수학적 용어에 대한 정의를 기억하기 위한 자신만의 기억 전략을 글, 그림 등으로 표현하도록 함으로써 다중적 개념(register)을 구성하도록 한다. 이것은 수학 교수-학습에만 적용되는 전략은 아니지만 탈맥락적이고 추상적인 수학적 용어 습득에서 모국어의 활용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유의미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들이 수학적 의사소통과정에 참여하면서 수학적 개념과 지식을 구성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특히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가 수학적 담화에 참여할 때 몸짓, 구체물, 일상적 경험, 모국어, 수학적 기호나 식 등이 의사소통을 도와주는 자원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의 경우 언어적 제약에 따른 다양한 심리적 요인과 교실 안에 존재하는 평등적 요소들로 인해 수학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수학적 의사소통에 자유롭게 참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송륜진, 노선숙, 주미경, 2011). 따라서 Moore-Harris(2005)는 교사가 수학적 용어 및 기호 등을 어떻게 읽고 쓰는지 시범을 보여주며 이를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가 따라서 읽고 말할 수 있도록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수학 교재는 많은 수학적 용어, 기호, 식 등으로 기술되어 있으므로 눈으로만 읽거나 쓰는 것 이외에 실제 어떻게 발음하여 읽는지 교사가 시범을 보임으로써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들이 모방을 통해 학습하여 수학적 의사소통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도할 수 있다.

또한 구어적 의사소통과 함께 글쓰기와 같은 문어적 의사소통 활동을 제공하여 다양한 유형의 수학적 의사소통 능력을 함양하고 수학적 사고를 확장·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수학저널쓰기’는 학생들이 수학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신감은 어떠한지, 도전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내심이 있는지, 흥미는 어떠한지 등 수학 학습의 다양한 측면을 표현하는데 유용한 방법이다. 뿐만 아니라 ‘수학저널쓰기’는 학습자의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예를 들어 ‘수학저널쓰기’를 통해 학습자는 자신의 수학적 사고를 성찰하고 정교화할 수 있다. 또한 ‘수학저널 쓰기’는 학습자가 관련된 수학적 아이디어들을 조직화하고 요약하도록 하며 개념을 명료화하고 주제들에 대하여 다시 깊이 있게 생각하도록 하여 수학적 사고를 조직화하고 개념화하는 도구로서 기능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언어적으로 제약이 있는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의 경우 ‘수학저널쓰기’ 과제는 모국어로 쓰기, 모국어와 주류언어를 혼용하여 쓰기, 주류언어로 쓰기 등의 단계를 적절히 활용하여 언어적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접근할 필요가 있다(Anstrom, 1997; Bagley & Gallenberger, 1992; Moore-Harris. 2005).

나. 언어적 제약을 고려한 단계적인 접근

인간은 사고 활동을 통해 언어를 창조하였으며 다시 사고의 창조적 결과물인 언어는 인간의 사고를 표현하고 발전시키는데 기여한다. 그러나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의 경우 추상적인 수학적 개념 학습을 위해 필요한 언어적 제약으로 인해 그들의 사고가 심화·발전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수학은 추상적인 대상, 관계, 구조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사고력이 요구되는 교과이다. 따라서 수학적 개념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학년이 높아짐에 따라 수학교과에서 다루는 수학적 용어 및 개념은 추상성 수준이 함께 높아지기 때문에 언어적 제약이 있거나 선행경험, 인지적 특성 등과 관련된 문화적 배경에 차이가 있는 경우 추상적인 수학적 개념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오개념을 갖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Robertson & Graven(2019)는 Cummins가 제안한 사분면을 바탕으로 하여 A사분면에서 B사분면을 거쳐 D사분면에 이르는 이중 언어 교육 방법과 절차를 제안하였다. 이에 따르면 [그림 2]에 제시된 바와 같이 이중 언어 학습은 초기에는 낮은 수준의 인지능력을 요구하며 맥락적인 상황에서 학습자가 이해한 것을 이야기 하도록 하는 A사분면의 학습에서 출발하여 좀 더 인지적 요구 수준이 높지만 맥락적인 B사분면의 학습으로 옮겨가고 최종적으로는 형식적이고 추상적인 학문적 언어를 사용하는 고등인지능력을 요구하며 탈맥락적인 D사분면의 학습으로 이동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는 L2를 통해 학문적 수준의 언어를 습득하고 추상적인 개념, 원리, 문제 등을 이해하며 학문적 논의를 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기 위해서는 L1을 주요한 자원으로 활용해야한다는 앞서의 논의와 일관성을 갖는다. 뿐만 아니라, Robertson & Graven(2019)는 학습 초기에는 맥락적인 실생활의 구체적인 사례, 예시, 구체물 등을 활용하는 낮은 인지적 요구 수준의 과제를 도입하고 점진적으로 인지적 요구 수준이 높으며 탈맥락적인 과제를 활용한 학습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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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인지-맥락 요구 사분면 (Robertson & Graven,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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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관점에서 Ahn, I, & Wilson(2011)은 Moses의 5단계 개념 학습 방법을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의 수학적 개념 학습에 적용하였다. 이 방법에서 첫 번째 단계는 학습자의 일상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매우 구체적이고 활동적인 방법으로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학습자가 활동한 내용을 자신만의 그림, 도표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때 교사는 표현 활동을 통해 학습자가 인식한 수학적 특징을 스스로 수학적 개념과 지식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일상적인 용어를 사용하여 자신들이 했던 활동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도록 한 뒤 네 번째 단계에서는 수학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담화로 이동해 가도록 한다. 마지막 다섯 번째 단계에서 활동 경험을 수학적인 기호를 이용하여 표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수학적 표현 방법을 소개하고 익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위의 5단계에 따라 정수의 덧셈을 지도할 때 구체물을 활용한 게임 활동을 하는 단계에서 시작할 수 있다. 게임의 내용은 먼저, 바닥에 테이프 혹은 분필을 이용하여 –5부터 5까지 표시된 수직선을 그린다. 그리고 서로 색이 다른 두 개의 주사위를 준비하여 하나는 오른쪽(양수), 다른 하나는 왼쪽(음수)를 의미함을 약속한다. 게임은 수직선의 0에서 출발하고 게임에 참여하는 학습자는 두 개의 주사위를 던져 주사위에 나온 숫자만큼 이동한다. 주사위를 계속 던져 게임을 진행하고 5 혹은 –5보다 벗어나는 경우에 그 학생 혹은 팀이 이기는 것으로 한다. 두 번째 단계는 학습자가 활동한 것을 그림으로 그리도록 한다. 세 번째 단계는 학습자가 발견한 특징을 말해보도록 하고 정수의 덧셈과 연결시킬 수 있도록 안내한다. 네 번째 단계는 학습자가 발견한 규칙이나 법칙을 구성해 보도록 하고 수학적인 식이나 용어를 사용하여 표현하도록 한다. 마지막 다섯 번째 단계는 네 번째 단계에서 사용한 형식적인 수학적 용어를 관련시키면서 형식화된 수학적 기호로 표현하도록 한다. 이와 같이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에게 추상적인 수학적 개념을 소개할 때에는 학습자에게 친숙하고 이해하기 쉬운 구체적인 맥락과 다소 낮은 수준의 인지력을 요구하는 문제나 상황으로부터 출발하여 점차 탈맥락적이고 높은 인지력을 요구하는 문제나 개념으로 단계적으로 접근하도록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학습 과정에서 친숙한 언어적 자원 활용을 바탕으로 하여 추상적인 수학 교과 어휘 학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Ahn, I, & Wilson, 2011).

다. 고등수학적 사고를 통한 수학적 역량 강화

주류언어 중심으로 진행되는 학교 수학 수업 상황에서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는 기본적인 수학적 용어를 익히거나 알고리즘 연습에 치중하게 되면서 수학적 추론과 같은 높은 수준의 수학적 사고력을 함양할 수 있는 기회를 적절하게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언어적 제약이 있는 학생들이라 할지라도 고차원적 인지 능력을 촉진하는 경험은 기초학력 향상뿐만 아니라 수학적 역량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실생활 맥락에서 문제해결 전략을 배우고 높은 수준의 수학적 사고 활동을 제공하는 것은 언어적 제약이 있는 학생들의 수학 학업 성취도 향상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들이 흥미를 가지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추론하기, 종합하기, 거꾸로 생각하기 등의 수학적 사고를 훈련할 수 있는 문제를 고안하여 이를 활용하는 방안이 요구된다(Anstrom, 1997).

이와 같은 맥락에서 Diaz, Esquierdo, Ramirez, & Almaguer(2011)은 스페인어가 모국어인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가 다수를 차지하는 6학년 수학교실에서 실생활 맥락을 기반으로 하는 ‘비(ratio)’와 관련한 문제를 구성하였다. 문제의 상황은 마트에서 음료를 구매할 때 음료의 부피당 가격의 차이를 비교하여 어떤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이익이 되는지에 대하여 알아보는 것이었다. 이때 문제의 상황 및 문제해결의 각 단계를 모국어인 스페인어와 학교의 주류언어인 영어 모두를 사용하여 제시함으로써 언어적 제약으로 인하여 수학적 사고 과정이 방해받지 않도록 과제를 구성하였다. 모국어와 함께 제시된 과제는 학생들이 수학적 문제 상황을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고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부모님의 도움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뿐만 아니라 과제가 절차적, 단계적으로 구성되어 결국 갤런 당 가격을 찾아 어떤 물건을 사는 것이 유익한 선택인지 판단할 수 있도록 문제해결 과정을 안내하여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들이 복잡한 과제를 절차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였다.

수학적 사고력을 함양하기 위한 또 다른 접근 방법으로는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들에게 수학문제 만들기 활동 과제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수학문제 만들기 활동이란 학습자의 언어적 역량 수준에 따라 학습자의 모국어만을 이용하거나, 학습자의 모국어와 주류언어를 혼용하거나, 또는 주류언어만을 사용하여 문제를 만들어 보도록 제시하는 것이다. 문제 만들기 활동은 다음과 같이 3단계로 이루어진다. 먼저 학생들이 지금까지 배운 것에 대한 공책 정리 내용과 교과서를 검토해 보도록 한다. 그 다음 단계에서는 자신의 모국어 중심의 표현, 모국어와 주류언어의 혼용 표현, 또는 주류언어 중심의 표현 등과 같이 학습자의 수준에 비추어 적절한 언어를 사용하여 문제를 만들어 보도록 한다. 이때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는 교사가 구성한 문제를 예시로 보여줌으로써 지금까지 학습한 내용이 무엇이었으며 이것이 실제 문제 만들기 과정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인식할 수 있도록 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자신이 만든 문제에 대하여 해결 과정을 적어보면서 오류가 없는지 검토하면서 문제 만들기 활동을 마무리한다.

문제 만들기 활동은 여러 장점이 있는데 무엇보다 문제 만들기 활동을 통해 ‘무엇을 질문’해야 하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게 된다. 따라서 개념적 사고가 미약한 학생들의 경우 문제 만들기 활동을 통해 스스로 어떤 부분에 대한 보충학습이 필요한지 깨닫고 지금까지 학습한 내용을 스스로 복습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문제 만들기 활동은 수학적 추론 및 종합과 같은 높은 수준의 수학적 사고력을 함양하는데 기여한다. 학생들은 오류 없는 문제를 만들기 위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탐색하고 특정 요소들을 제한하거나 조건으로 제시해야만 한다. 이때 언어적 한계를 이유로 문제 만들기 활동에 제약을 두기 보다는 학습자의 언어적 역량 수준에 따라 모국어와 주류언어를 유연하게 활용하여 문제를 구성 하도록 과제를 제시하여 수학적 역량 강화가 이루어져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NYU Steinhardt school of culture, 2009). 이러한 측면에서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에게 문제 만들기 활동 과제를 제시하는 것은 지금까지 자신이 배운 내용을 통해 추론하기, 종합하기, 거꾸로 생각해보기 등 높은 수준의 수학적 사고 활동을 하도록 하며 학습자가 교사가 되어보는 역할 바꾸기 활동을 통해 흥미를 높여 능동적인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한다는 강점이 있다(NYU Steinhardt school of culture, 2009).

III. 연구 방법

앞장에서는 이중 언어 교육 관련 이론과 함께 수학교육 분야의 이중 언어 학습 관련 선행연구를 분석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를 대상으로 하는 수학교육 연구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선행연구 분석이 주로 국외의 이론과 사례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국내의 이중 언어 교육 관련 연구는 주로 국어교육과 언어교육 중심으로 이루어져왔고 교과 학습과 언어 관련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인 상황이다. 수학교과의 경우 언어적 측면에 관한 연구는 수학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수학적 담화의 특징을 분석하는 연구가 대부분이다. 그 외에 수학을 독특한 수학적 기호로 이루어진 언어 체계로 간주하며 일반 언어와 수학적 언어 사이의 격차를 해소하고 수학적 기호에 기초한 의사소통 능력을 함양하는 방안을 탐색하는 연구(한길준, 정승진, 2002), 수학 교과에서의 영어 몰입 교육의 방법과 효과에 관한 연구(김유미, 황우형, 2014; 박선호, 김정인, 2009), 한국 아동의 수 개념 발달에서 언어 문화적 심리 요인을 분석한 연구(신은수, 2000), 국제학교에서 귀국학생 대상으로 이루어진 이중 언어 기반 수학 수업을 분석한 연구(Gong & Kim, 2019) 등이 수학교과의 언어적 측면에 관한 주제를 다룬 연구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한국 학교의 공식적 언어로 간주되는 한국어와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 관련 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본 연구는 탐색적 연구를 통해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를 위한 수학 교재 개발 방향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탐색적 연구란 연구문제에 대한 사전지식이 부족한 연구의 초기 단계에 도입되는 연구 유형으로서 문제의 범위를 탐색하거나 문제현상에 대한 이해를 얻기 위해, 또는 연구문제의 확장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다(Song, Kim, & Bhattacherjee, 2014). 탐색적 연구에서는 문헌연구, 경험자 조사, 특례 분석 등의 방법이 적용된다. 문헌연구는 잘 알려지지 않은 문제 현상에 대한 조사 활동에 착수하는 단계에 가장 많이 활용되며 연구 대상이나 분야에 관련된 조사보고서, 연구 논문, 서적, 공문서 등을 조사하는 방법이다. 경험자 조사는 연구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그 분야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는 조사 방법이다. 특례 분석은 연구 주제와 관련된 소수의 특수한 사례를 선정하여 조사하는 방법이다. 한국 교육 현장에서 수학 교과 중심의 이중 언어 교육에 대한 연구와 사례가 희소한 상황을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는 경험자 조사 방법을 적용하여 개방형 설문 조사를 통해 다문화중점학교에 재직 중인 수학교사의 이중 언어 교육에 대한 경험과 통찰력을 분석함으로써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를 위한 수학 교재 개발 방향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설문조사는 2019년 7월 초반 서울, 경기, 인천 지역 소재 다문화 중점학교 가운데 한국어교실이 운영되고 있는 학교에 배포하였고 29명의 수학교사가 참여하였다. 설문 참여 교사의 다문화 학생 지도 경력은 1년 미만이 2명, 1-2년이 11명, 3-5년이 10명, 경력 없음이 5명, 기타 밝히지 않음이 1명이었다. 지도한 학생들의 출신국은 중국, 일본, 러시아, 베트남, 태국, 필리핀, 가나, 중동지역 국가 등 다양하게 나타났다. 설문 조사는 설문 참여 교사가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 지도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가 수학을 배우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어려움을 기술하도록 하는 개방형 질문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설문의 개방형 질문이 막연히 제시되는 경우 응답의 타당성이 낮아질 수 있으므로 수학 교과 내용과 연결 지어 학습 과정의 어려움에 대해 답변할 수 있도록 질문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설문지에 중학교 수학의 다섯 영역 ‘수와 연산’, ‘문자와 식’, ‘함수’, ‘기하’, ‘확률과 통계’ 영역에 대하여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 제시된 학습 요소와 수학 교과서에 제시된 주요 학습 용어를 제시하였다. 그리고 설문 참여 교사에게 이들 학습 용어 가운데 이중 언어 배경 학생들이 학습 과정에서 어려움을 경험하는 것에 표기하고 표기한 학습요소의 학습 과정에서 이중 언어 배경 학생이 어려움을 경험하는 이유, 사례 등을 기술하고 이중 언어 배경 학생의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수학과 보조교재 개발에 반영할 내용을 자유롭게 제안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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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교사 설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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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다문화중점학교 수학교사들이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가 수학 학습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변한 학습요소를 조사한 결과 중학교 1학년 ‘수와 연산’ 영역에서 19개, ‘문자와 식’ 영역에서 14개, ‘함수’ 영역에서 9개, ‘기하’ 영역에서 34개, ‘확률과 통계’ 영역에서 10개, 중학교 2학년 ‘수와 연산’ 영역에서 4개, ‘문자와 식’ 영역에서 9개, ‘함수’ 영역에서 9개, ‘기하’ 영역에서 20개, ‘확률과 통계’ 영역에서 4개, 중학교 3학년 ‘수와 연산’ 영역에서 5개, ‘문자와 식’ 영역에서 8개, ‘함수’ 영역에서 4개, ‘기하’ 영역에서 8개, ‘확률과 통계’ 영역에서 8개의 학습요소들이 도출되었다. 설문 참여 교사가 제시한 어려움의 이유를 유형화하기 위하여 이들 학습요소에 대하여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가 경험하는 어려움에 대한 응답 내용을 코딩하였다. 이와 같은 개방 코딩 과정에서 등장한 코드는 ‘개념의 어려움’, ‘선행학습개념 이해 부족’, ‘개념 이해 부족’, ‘기초 기능 부족’, ‘용어를 어려워 함’, ‘용어를 낯설어함’, ‘학습량 부족’, ‘한국어 이해력 부족’, ‘적용력 부족’ 등을 포함하였다. 축 코딩 단계에서는 개방 코딩 단계에서 도출된 코드들을 재분류하여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가 수학학습 과정에서 경험하는 어려움의 이유를 ‘언어적 이질성에 의한 어려움’, ‘수학의 추상성으로 인한 어려움’, ‘선수 학습 결손에 의한 어려움’으로 범주화하였다.

IV. 연구 결과

1. 설문 분석 결과
가. 언어의 이질성에 의한 어려움

설문참여교사는 “수학용어를 낯설어한다”, “문장해석 능력이 부족하다”, “한국학생들도 어려워하고 힘들어하는 학습요소라 의사소통이 어려운 다문화학생들이 이해하기에 매우 벅차다” 등과 같이 언어적 차이로 인한 이질성의 문제가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의 수학학습에서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하였다. 예를 들어 설문참여교사들은 함수 영역에서 변수, 정비례, 반비례, 기울기와 같이 추상성이 높은 개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부가적인 설명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학습자의 언어적 차이로 인하여 번역 자료나 사례를 활용하여 부가 설명을 하는 것이 어렵다고 답변하였다.

“모국어로 번역해서 보여줘도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하도록 부가설명을 해줄 수 없어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언어가 안 되니 개념을 설명할 때는 예를 들어 보여주게 되고 눈으로 보이게 설명을 하는데 개념이 잘 전달되었는지 의문이 든다.”

특히 수학 교과에는 함수, 변수(7회), 절편(6회), 사분면(2회) 등과 같이 한자 용어가 많이 등장한다 (박교식, 2003). 수학 교과에서 한자 용어가 교수·학습 과정에서 등장할 때 학습자가 그 용어가 나타내는 개념과의 관련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 무의미한 단어로 전달되거나 오개념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어서 수학 학습 과정에서 장애로 작용한다는 점은 선행연구를 통해 지적된 바 있다(김연식, 박교식, 1994; 박교식, 2003). 이러한 장애는 한자에 대한 경험이 적은 학습자에게는 훨씬 더 심각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 한자권 국가 내에서도 동일한 수학 개념에 대하여 서로 다른 한자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박경미, 2004). 따라서 한자와 관련된 언어적 배경을 가진 학습자의 경우 역시 한국의 학교수학에서 등장하는 한자 용어는 생소할 수 있다.

한자 용어 외에도 엇각(4회), 꼬인 위치, 마름모(3회), 활꼴(3회), 부채꼴(4회) 등과 같이 모양 또는 평면이나 공간에서 위치 관계를 표현하는 용어 가운데 전통 한국어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활꼴, 부채꼴 등은 활, 부채 등과 같이 한국인이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사물들과 연관된 용어들이다. 이처럼 사물과 관련된 용어는 사물의 예시를 통해 설명하거나 학생의 자문화 속에서 유사한 사물을 찾아 연결 지어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비해 ‘엇’, ‘꼬인’ 등과 같은 표현은 공간에서의 위치 관계를 표현하는 고유 한국어로서 공간 감각과 연관되어 이해되므로 시각적으로 제시하거나 개념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서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에게 수학학습 과정에서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나. 수학의 추상성으로 인한 어려움

설문참여교사들은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들이 수학 학습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의 하나로 수학적 개념 자체의 추상성을 언급하였다. 수와 연산 영역에서는 무리수 개념을 존재성과 함께 도입하기 위하여 무한소수 개념을 다루는데 이를 위해서는 유한소수, 순환소수의 개념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들은 먼저 순환소수 10회, 무리수 9회, 무한소수 7회의 빈도로 각각의 학습요소를 어려워할 뿐 아니라 이 개념을 서로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근호 9회, 가장 높은 빈도인 12회의 제곱근과 관련하여 학생들은 방정식 x2 = a의 해를 구하는 과정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제곱근의 뜻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자와 식 영역은 식의 연산과 방정식의 풀이방법과 관련된 학습용어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설문참여교사는 대입법(9회), 곱셈공식과 인수분해(8회), 가감법(7회), 대입(5회), 근의 공식(4회) 등과 같이 절차적 지식을 활용하는데 어려움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답변하였다. 하지만 문자와 식 영역에 등장하는 다가이름으로서의 문자는 ‘일반화’를 표현하는 도구로서 추상성이 높은 개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문자의 사용과 대입은 학습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대표적인 학습요소이다. 이외에 문자와 식 영역에서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가 수학적 개념의 추상성으로 인해 경험하는 어려움에 대하여 설문참여교사들은 다음과 같이 답변하였다.

“‘항상’이라는 개념을 이해시키는 것이 어렵다”

“등식은 알지만 항등식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른다.”

“변수와 미지수 구분을 못한다.”

“문자에 숫자를 변화시키며 넣는 것에 대한 이해를 잘 못한다”

함수 영역은 변화의 표현과 해석과 관련된 학습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설문참여교사들은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표, 식, 그래프 등 다양한 표현 방법을 숙달하고 이 표현 방법을 서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을 어려워한다고 지적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그래프는 6회, 함수의 그래프는 7회로 어려운 학습요소로서의 빈도가 나왔다. 또한 반비례(10회), 정비례(9회), 변수(7회), 기울기(6회) 등 변화의 표현과 해석에 관련된 개념들은 추상성이 높아서 학생들이 그 개념 자체의 이해를 어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하 영역에서 다루는 학습요소들 중 많은 경우, 예를 들어 마름모, 직사각형, 각뿔대, 원뿔대 등은 초등학교 급 기하 단원에서 이미 도입되었던 것들이다. 하지만 각뿔대(5회), 원뿔대(4회), 마름모와 직사각형(3회) 등이 어려운 학습요소로 나타났는데 이는 초등학교 수준에서는 모양으로서 소개가 되었던 도형들이 중학교 수준에서는 그 성질을 학습하는 것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삼각형의 변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삼각비는 11회의 빈도로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습요소로 나타났는데 삼각비 역시 중학교 급의 학습자에게는 삼각형을 새로운 수준에서 이해하는 사고 방법이 도입되기 때문에 어려워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리고 삼각형의 닮음조건(9회), 삼각형의 합동조건(8회)도 어려움을 겪는 요소로 나타났는데 “삼각형의 합동조건을 이해하지만 이를 도형에 적용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는 교사의 답변처럼 중학교 기하단원의 학습 내용이 초등학교 급 기하단원의 학습 내용에 비하여 추상성이 높아지므로 학습 상의 어려움을 초래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확률과 통계 영역과 관련하여 설문참여교사들은 학생들이 산포도(9회), 확률(8회), 변량, 계급값, 대푯값(4회) 등과 같은 기본 개념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변하였다. ‘불확실성’을 다룬다는 것 자체와 그에 관련된 개념들을 학습해야 한다는 점에서 학습내용의 실제성과 함께 추상성이 높아지므로 그에 따라 학습 과정에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다. 선수 학습 결손으로 인한 어려움

설문참여교사들은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들이 수학학습에서 겪는 어려움을 선수 학습 결손과 연결 지어 설명하였다.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들의 학습결손은 중도입국을 위한 이주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 가운데 중도입국 청소년의 경우, 출생국가의 학년제, 교육과정 등의 교육제도가 한국의 교육제도와 다른 경우 한국학교에서의 학습 결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조윤동 외, 2013). 설문참여교사들은 선수 학습 결손과 관련하여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의 경우 사칙계산 능력 부족(12회), 넓이, 부피 등을 구하는 방법, 전형적 문제를 해결하는 절차를 숙달하지 못함으로써 생기는 어려움을 지적하였다. 예를 들어 식과 연산 영역에서 설문참여교사들이 높은 빈도로 선택한 학습요소 중 하나는 사칙계산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설문참여교사는 이중 언어 배경 학생들의 경우 계산속도가 느리며 음수와 양수의 덧셈과 뺄셈에서 계산 오류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초등수학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상태여서 이해와 계산속도가 매우 느리다.”

“음수와 양수의 덧셈, 뺄셈에서 오류가 많이 발생한다.”

소수(6회)와 합성수(2회), 서로소(4회), 최소공배수(7회), 최대공약수(7회), 소인수분해 (6회)를 학습하는 수와 연산 영역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으로는 약수와 배수 개념에 대한 선수학습이 잘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이유로 들었다. 문자와 식 영역에서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가 가장 어려워하는 학습요소는 방정식(11회)으로 나타났다. 방정식의 경우 특정한 값에 대해 성립하는 등식이라는 점에서 항상 성립하는 등식으로 설명되는 항등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해하기가 쉽다. 그러나 방정식의 해를 구하는 절차를 충분히 숙달하지 못하는 것이 어려움의 원인으로 나타났다. 이항(5회) 역시 등식의 성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절차적 지식으로 생각될 수 있다.

“이항 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문자를 잘 사용하지 못하므로 식의 값을 구하는데 어려움이 크다.”

이와 같이 선수 학습의 결손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학습의 어려움은 계산 상의 오류와 함께 절차적 과정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부분에서 나타났다.

2. 종합논의: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를 위한 수학 교재 구성 방안

본 연구는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의 학교수학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수학 교재 개발 방향 탐색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이중 언어 교육과 관련한 선행 연구들을 고찰하고 이중 언어 학습자를 위한 수학교육에 대한 이론 및 실천사례를 살펴보았다. 또한 한국 교육 현장에 적합한 개발 방안을 도출하기 위하여 다문화중점학교 수학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가 어려워하는 학습 요소는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조사하였다. 본 연구의 설문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들이 수학학습에서 어려움을 겪는 주요 원인은 첫째, 수학 용어의 언어적 이질성, 둘째, 수학교과의 추상성 셋째, 선수학습 결손으로 조사되었다.

초등 수학 교육과정에 비하여 중등 수학 교육과정에서 등장하는 학습 요소는 추상성이 높은 개념들로 이루어져 있다. 수학 개념의 추상성은 일반적으로 수학 교과를 학습하는데 대표적인 장애물로 작용한다. 특히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의 경우 이주 과정에서 발생하는 학습 결손과 언어적 배경의 차이로 인한 어려움을 부가적으로 경험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수학적 개념의 추상성으로 인한 어려움은 선수학습 결핍과 언어적 차이에 의해 증폭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를 위한 수학 교재 개발 시 수학 개념의 추상성을 완화하며 동시에 선수학습 결핍과 언어적 차이에 의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교육적 지원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그리고 이러한 지원 방안은 궁극적으로 모든 학습자에게 평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할 수 있는 수용적인 교육 제도로의 재구조화 를 지향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를 위한 수학 교재 개발 방안은 언어적 자원과 역량을 함양함과 동시에 궁극적으로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의 수학 기초 학력과 수학 교과 역량을 강화하는데 기여하는 방향으로 탐색되어야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 및 사례 분석과 설문조사 분석 결과를 종합하여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를 위한 수학 교재 개발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언어적 차이에 의한 어려움은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에 관한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제기하는 교육적 과제이다. 따라서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를 위한 수학교재는 궁극적으로 학습자의 언어적 자원과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이때 언어적 자원과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그 자체로 충분한 목표로 다루어지기 보다는 학교수학이 지향하는 교육목표와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구현되어야 한다. 따라서 2015 수학과 교육과정의 방향에 비추어 볼 때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를 위한 수학 교재는 수학 교과의 어휘나 구문에 대한 학습이 궁극적으로 수학 교과 역량 개발로 연결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한다. 특히 수학용어는 추상적인 개념을 내포하고 있으며 한자어 표현이 많아 언어적 설명만으로는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가 그 뜻을 충분히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수학 용어 및 개념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학습자의 친숙한 문화적, 언어적 맥락을 활용하는 ‘맥락성’을 고려하여 교재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맥락성’ 은 수학 교재가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의 문화적, 언어적 자산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가 추상적인 수학적 개념에 대하여 의미 있는 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익숙한 실생활 맥락을 활용하거나 친숙한 문화적, 언어적 자산을 활용하는 것에서 출발하여 점차 형식화된 표현으로 정교화해갈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학습자의 모국어를 학습 과정에 접목하는 것을 제안한 Cummins(1984)의 이중 언어 학습 모델은 맥락성을 고려한 교수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수학 용어 가운데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한자 용어를 지도하기 위해서 한국어 기원과 관련지어 설명하거나 학습자의 모국어 자료를 참고자료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중등 수준의 수학 학습 내용이 가지고 있는 추상성을 고려할 때 Cummins(1984)가 제안한 바와 같이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가 맥락적 학습에서 탈맥락적 학습으로, 일상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학습에서 형식적, 학문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학습으로 점진적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지도하는 방안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를 위한 교재는 학습자에게 친숙한 실세계 맥락을 바탕으로 그들의 모국어 혹은 일상적 언어를 사용하는 단계에서 출발하여 수학 교과의 형식적 용어를 점진적으로 도입하고 탈맥락적인 수학 과제로 전이되어 갈 수 있도록 구성할 수 있다.

둘째, 수학적 개념의 추상성으로 기인하는 어려움은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 뿐 아니라 일반 학습자들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수학교과 고유의 특징이기도 하다. 더욱이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의 경우 교사의 설명이나 교재에서 제시된 설명글을 통해 추상적인 수학적 개념을 충분하게 이해하는데 많은 제약이 따른다.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가 경험하는 이러한 어려움들은 결국 수학학습을 포기하거나 수학교실에서 주변적 역할을 하도록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추상적인 수학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교재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각적 자료, 구체물, 신체활동 등을 활용하는 ‘구체성’을 고려하여 교재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구체성’은 시각화, 게임, 역할 바꾸기, 몸으로 표현하기 등을 통해 구체화하여 추상적인 수학적 개념을 이해에 도달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추상적 개념의 단순 번역을 제시하는 것은 깊이 있는 개념적 이해로 이어지는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설문 참여교사들은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를 위해 한글로 설명하는 부분을 줄이고 시각화를 통해 수학적 의미를 전달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그 외에도 Brightman(2015)는 추상적인 수학 개념을 언어적 제약이 있는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으로 그림, 사진, 도표, 그래프, 게임, 신체활동 등 다양한 표현을 활용하는 것을 제안하였다. 예를 들어, 문장제를 제시할 때 잘 구조화된 삽화를 포함시켜 학습자가 문제의 상황을 좀 더 쉽게 이해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시각화 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추상적인 수학적 개념을 학습할 때, 게임 활동을 활용하여 수학적인 개념의 이해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실생활 맥락을 제시할 때 학생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소재를 사용해야할 때에는 해당 소재에 대한 그림, 사진 등을 제시하여 학생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셋째,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의 경우 한국으로 이주하고 정착하는 과정에서 학습이 중단되었거나 국가 간 교육과정의 차이로 인해 학습결손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수학학습의 장애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수학은 계통성을 갖는 대표적인 교과로, 학습해야 하는 내용이 위계적이고 누적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계통성은 수학적 지식이 지닌 구조적 장점이지만 학습의 결손이 발생할 경우 학습 지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가 가지고 있는 학습결손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연결성’을 고려한 교재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연결성’ 이란 수학 교과의 핵심 개념 사이의 연결성을 중심으로 단원을 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수학 교과서는 수학을 몇 개의 단원으로 구분하고 학년에 따라 위계적으로 구조화하는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구성 방법은 학습 내용을 위계적으로 구조화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학년별로 학습 내용이 파편화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가 선수학습 결핍을 극복할 수 있도록 선수 학습 내용, 그리고 후속 학습 내용과의 연결성을 명시적으로 보여주어 학습자의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배열 구조를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할 것이다. 예를 들어 학교 급별 핵심 학습요소 사이의 개념적 연결성을 바탕으로 구성한 무학년 교재는 이러한 필요에 부합할 수 있다. 무학년 교재를 개발할 때는 학습자가 필요에 따라 관련 학습 자료를 쉽게 찾아 학습할 수 있도록 선수 학습 내용, 현재 학습 내용, 그리고 후속 학습내용 사이의 연결성을 명시하고 그에 따라 교재를 구조화하여야 할 것이다.

넷째,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는 이주 과정에서 학습이 중단되면서 수학의 기초 기능을 충분히 숙달할 기회를 갖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수학교과의 기초 기능을 갖출 수 있도록 기초 계산 능력을 강화하는 내용, 그리고 핵심개념의 활용 방법이나 주요한 문제 해결 절차를 단계적으로 소개하고 숙달할 수 있도록 교재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들에게 ‘기초 기능 숙달’만을 강조하여 교육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들이 학업적 성취를 이루고 더 나아가 수학적 힘을 갖춘 역량 있는 사회 구성원으로 교육하는 것을 목표한다면 이들에게 결핍된 기초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기반으로 하여 수학적 사고력, 문제해결력을 함양할 수 있는 ‘수월성’을 지향하는 교재개발이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수월성’이란 수학 교과 역량을 촉진하는 도전적 과제의 학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교재를 구성해야한다는 의미이다. 언어적 자원과 역량은 학습자의 삶과 배움의 경험으로 통합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인간은 사고를 통해 언어를 창조하였고 언어를 통해 자신의 사고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가기 때문이다. 즉 언어는 사고와 변증법적 변환 관계 속에서 통합될 때 그 가치를 발휘하게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수학 교과를 새로운 언어를 통해 학습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수학적 역량 강화로 이어지는 수월성 교육의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NYU Steinhardt school of culture, 2009). 이를 위해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를 위한 수학 교재는 수학 교과의 주요 어휘를 단순 습득하는 수준을 넘어 학습한 어휘를 수학 교과 역량과 결합한 과제를 제공할 있도록 구성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제 역시 낮은 인지적 요구 수준의 과제로부터 높은 인지적 요구 수준의 과제로 세분화하여 다양한 수준의 문제들을 포함함으로써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가 도전적인 과제를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고등수학적 사고를 함양할 수 있는 과제를 제시할 때에는 단계적인 수학적 추론의 과정을 머릿속에서만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표나 도표 만들기,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표현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V. 결론 및 시사점

1990년대 이후 노동 및 결혼 이주자의 국내 유입에 따라 한국 교육 현장에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 사회가 인종적, 민족적으로 다원화되어 가는 상황에서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평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하는 것은 미래 한국사회의 통합적 발전을 위해 핵심적인 과제이다. 특히 수학적 소양이 21세기 사회의 기본적 소양으로 그 중요성이 증가하는 점을 고려할 때 모든 학습자가 수학적 소양을 갖추고 사회적으로 자립하도록 지원하는 것은 문화적으로 다원화되어가는 21세기 학교수학이 당면한 과제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이중 언어 학습자를 위한 수학교재 개발 방안 탐색을 통해 다양한 배경의 학습자가 더불어 성장하며 미래 한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학교수학 으로의 개선 방안을 탐색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다문화중점학교 수학교사 대상의 설문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이중 언어 교육 관련한 선행연구 및 사례와 종합하여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를 위한 수학 개발 방향으로 맥락성, 구체성, 연결성, 수월성을 도출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가 제안하는 개발 방안은 언어적으로 다원화되어가는 한국 수학 교실 상황에서 평등한 언어사용의 장을 형성하기 위한 방안 모색을 위한 초기 탐색적 연구로서 본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하여 교재를 개발하고 이를 교육 현장에 적용하여 효과성을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 보다 지역적으로 적합한 이론으로 정교화해가야 할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한국 교육 현장에는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의 수가 급증하고 있으며 그들의 언어적 배경 역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교육 현장의 상황을 고려할 때 본 연구에서 도출한 수학 교재 개발 방향은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의 특성을 반영하여 적용되어야할 것이다. 예를 들어 기본적인 한국어 역량을 갖추고 있는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의 경우는 수학 교과의 어휘를 한국어 중심으로 일상 언어 수준에서 교과 언어 수준으로 안내하는 교재 구성이 적합할 것이다. 반면 한국어 역량이 매우 제한된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의 경우는 모국어의 비중이 확대된 교재 구성이 적합할 것이다. 이처럼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의 언어적 배경과 수학적 배경에 따라 세분화하여 다양한 유형의 수학 교재 개발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개발 교재의 대상이 되는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를 구체화하고 그들의 언어적 배경과 더불어 출신국가의 교육과정, 민속수학, 수학학습문화 등을 포함하는 수학적 배경에 대한 조사를 통해 학습자의 문화적 배경에 적합한 교재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수학 학습 과정에서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가 경험하는 어려움은 학습자에게만 국한되는 어려움이 아니다. 특히, 학습 과정과 교수 과정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과정이라는 점에서 학습자의 어려움은 곧 교수자의 어려움이 된다. 수업 중에 학습자가 언어적 이질성으로 인해 경험하는 어려움은 학습자와 교수자 사이의 소통에서의 장애로 이어진다. 이러한 소통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학습자뿐만 아니라 소통을 위한 교사의 의지와 역량이 요구된다. 본 연구의 교사 설문에서 드러났듯이,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가 수업 중에 교사의 설명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수업 참여에 어려움을 느낄 때 교사는 언어적 배경이 다른 학습자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부가적 지원을 하는데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이중 언어 배경 학습자의 학교 수학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에 적합한 교재 개발과 더불어 이중 언어 학습자를 위한 수업 역량을 갖춘 교사 양성 체계 마련이 시급한 후속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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