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최근 사회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변화의 폭이 넓어지면서, 복잡·다원화되어 가는 사회 현상에 적응하는 능력을 지니고 미래 지식 기반 사회를 이끌어갈 인재 양성이 요구되고 있다(권점례 외, 2017). 이는 교육이 추구하는 인간상과 교육 목표에도 영향을 끼쳐, 시대 사회적 흐름과 요구를 반영하고자 최근 교육과정의 개정이 짧은 호흡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7차 교육과정 이후에는 교육과정이 ‘수시 개정’ 체제를 따르게 되면서, 국가 수준의 교육 과정의 기본 방향과 성격 내에서 변화한 부분을 빠르게 받아들이고자 하는 움직임이 반영 되었다. 그러나 교육과정 개정 주기가 단축됨에 따라 새 교육과정에 관한 논의와 개발 기간의 부족, 교육과정 개정 시기의 적절성 문제, 불분명하고 피상적인 내용 제시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민경훈, 2009). 이러한 교육과정의 잦은 개정 속에서 새 교육과정의 적용과 운영 상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총론뿐만 아니라 교과 교육과정의 쟁점을 도출하고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등의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진의남 외, 2014).
현행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능력 함양을 위해 핵심역량을 반영한 교육과정 개선, 인문, 사회, 과학 기술 소양 및 인성교육의 강화, 교과 학습량의 적정화, 교수·학습 및 평가 방법의 개선’을 주요 개정의 방향으로 삼고 있다(국가교육과정정보센터, 2019: 7). 이에 각 교과에서는 총론 교육과정의 기본 방향을 중심으로 교과 고유의 특성에 맞게 성격, 목표, 내용 체계와 성취기준, 교수·학습 및 평가의 방향을 담은 각과 교육과정을 개발하였다. 음악 교과 교육과정에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방향에 따라 ‘음악을 중심으로 한 다른 영역 및 교과와의 연계, 학교 내외에서의 음악 활용 방법 제시로 음악의 실생활 활용성 증대를 꾀하였다(국가교육과정정보센터, 2019: 13).
한편, 이와 같은 절차를 통하여 만들어진 새로운 교육과정이 현장에 적용됨에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 중 하나는 교과서이다. 교과서는 초·중등학교 교육의 주 교재로서, 우리나라와 같이 국가 수준에서 교과서 구성과 세부 내용을 점검하는 체제에서는 교과서가 가지는 의미와 중요성이 매우 크다(정진원, 오지향, 2016). 교과서는 교육과정의 의도가 잘 구현되어 국가 교육과정을 학교 교육 과정으로 전환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양윤정, 김기철, 장근주, 2012b). 이처럼 음악 교과서는 교육과정이 의도하는 교육의 실현을 위해 내용과 활동이 체계적으로 짜여져 학생들의 음악적 성장과 변화에 영향을 주고(이홍수, 1990), 현장 수업을 지원하는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교육의 수준과 질을 판단하는 준거로 볼 수 있다.
현재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의 경우, 교육과정을 반영하면서도 창의적이고 독특한 특성을 지닌 다양한 검정 교과서가 개발·보급되어 학교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음악 교과서의 특성이 다양화되어 수록되는 제재나 활동이 교과서 집필진에 따라 달라지면서, 교과서에 제시된 교육 내용과 활동의 질이나 교육과정의 구현 여부가 ‘교육과정 내용이 어떻게 해석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한계를 가지게 되었다. 특히, 최근의 교육과정 개정 과정에서 ‘교육 내용의 양과 수준의 적정화’, ‘교육 내용의 대강화’가 이루어지면서 교육과정 문서에 제시된 내용만으로는 교수·학습 내용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생겨, 도리어 교육과정의 구체성 확보, 교육 내용의 체계성과 위계성 검토에 관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진의남 외, 2014).
2015 개정 초등 음악과 교육과정의 문서 체제를 살펴보았을 때, 우선 ‘성격 항’에서 음악의 본질과 음악 교과의 본질, 음악 교과 역량, 음악 교과와 다른 교과 및 예술 분야와의 연계를 제시하고 있으며 ‘목표 항’에서는 음악과의 총괄 목표와 학교급별 세부 목표가 제시되어 있다. 이어 ‘내용 체계 및 성취기준’에서는 음악과 교육과정의 ‘표현, 감상, 생활화’ 영역별로 핵심 개념과 일반화된 지식, 내용 요소와 기능, 성취기준 등을 중심으로 ‘가르치고 배워야 할 내용’과 관련된 내용이 제시되어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학년군별 ‘음악 요소 및 개념’ 표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교수·학습의 방향’, ‘평가의 방향’에서는 음악 교과 교육과정 실현을 위한 교수·학습과 평가의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교육부, 2015).
이 중 음악 교과서의 내용으로 구현되어 학교 수업으로 적용되는 데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항목은 ‘내용 체계 및 성취 기준’과 이에 따른 ‘음악 요소 및 개념’이다. 그러나 현행 교육과정에서는 일부 성취기준과 음악 요소 및 개념이 학년군별로 구체적인 학습 내용을 제시하기보다는 별도의 구분 없이 공통적으로 동일하게 제시되어, 수준의 구분이 모호한 면이 존재한다. 이와 같은 모호성과 위계의 불분명함에 관련된 문제는 이전 교육과정인 2009 개정 교육과정 시기부터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온 사항으로서, 음악 교과 교육과정이 안고 있는 쟁점의 하나로 파악되었다(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14). 이러한 문제 때문에 초등학교 음악 교육과정에서 학년별로 제시되어야 할 내용 수준이 명확하지 않아 교과서별 제재와 활동의 구현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최근까지 이어져 온 음악과 교육과정의 개정 방향에서 지속적으로 지적된 문제 중 하나인 ‘교육과정의 학년군별 위계성’에 초점을 두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학습해야 할 ‘음악 요소와 개념’의 범위에 있어서 학년군별-학년별로 구분의 모호성으로 인한 문제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따라서 교육과정에서 불분명하게 제시된 ‘음악 요소와 개념’이 실제 교과서에서는 어떤 위계를 가지고 제시되고 있고, 그 특징은 무엇인지 살피고자 한다. 이 때, 초등 음악 교과서는 다양한 제재와 활동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각 학년별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는 음악 요소와 개념에 관해 귀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시사점을 도출해 보는 것이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적합한 위계성 설정의 방향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에 본 연구는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의 제재 및 학습 활동에 제시된 음악 요소와 개념 중 수준과 위계를 살필 내용을 추출하고, 학년별 교과서를 분석해 봄으로써 음악 요소와 개념이 어떤 수준과 위계를 가지고 있는지 그 특징을 파악해 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해 음악 교과 교육에서 제시한 개념 상의 위계가 교육과정 해석과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교육과정의 모호성 문제를 극복하고 음악 교과서를 활용한 학교 음악 교육의 공통성과 질 보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이와 같은 연구의 목적을 고려하여 연구 문제를 다음과 같이 설정하였다.
첫째, 현행 초등 음악과 교육과정의 ‘음악 요소와 개념’의 특징은 무엇인가?
둘째, 초등 음악 교과서에서 학년별 음악 요소와 개념의 수준과 위계의 특징은 무엇인가?
셋째, 학년별 음악 교과서에 드러난 수준과 위계의 특징을 바탕으로 도출된 교육과정의 음악 요소와 개념의 위계 설정의 시사점은 무엇인가?
II. 이론적 배경
연구를 수행하기에 앞서 음악과 교육과정, 음악 요소와 개념, 음악 교과서 등을 다룬 선행 연구 현황을 살펴보았다.
우선 7차 음악과 교육과정과 관련하여 초등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음악 개념과 세부 요소, 원리 등을 파악하여 효과적인 지도법을 모색하고 이에 따른 음악 학습 방안을 개발하여 제시한 연구(황신이, 2005)가 있었다.
2009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과 관련된 연구로는 잦은 교육과정 개정으로 인한 문제점과 음악 교육의 위기를 지적한 연구(민경훈, 2009), 외국의 음악 교육과정을 분석해 봄으로써 우리나라 음악과 교육과정에 시사점을 제공한 연구(석문주, 최미영, 2011), 음악과 성취 기준이 대두된 제6차 교육과정 시기부터 2009 개정 교육과정 시기까지의 성취기준의 개발 양상을 알아보고 쟁점 사항과 개선 방향을 모색한 연구(이경언, 장근주, 박지현, 2012) 등이 있었다. 2009 개정 교육과정 시기에는 교육과정과 음악 교과서 간의 연계를 중심으로 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져, 외국 사례를 통해 교과 교육과정과 교과서의 연계 방향을 탐색해 본 연구(양윤정, 김기철, 장근주, 2012a, b), 교육과정에 의한 음악 교과서를 분석함으로써 교과서의 특성과 구체화 양상을 탐색하고 향후 개발을 위한 시사점을 논의한 연구(정진원, 오지향, 2016) 등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음악 교육과정의 쟁점과 개선 방향을 탐색한 연구(장근주, 2014; 장근주, 2015; 진의남 외, 2014) 등을 통해 음악과 교육과정의 흐름과 동향, 인식과 요구, 쟁점과 논의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본 연구와 관련하여 2009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에 따른 초등 5, 6학년 음악 교과서에 수록된 합창곡을 교육과정에 제시된 학년군별 음악 요소와 개념을 준거로 분석함으로써 현장 교사의 교과 재구성을 위한 방안을 다룬 연구(홍연진, 2016)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한편, 현행 교육과정인 2015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과 관련한 연구로는 초·중학교 교과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간의 연계와 융합을 다룬 연구(권점례 외, 2017)와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1학년의 음악 교과서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초·중등 연계성을 고려한 음악 개념 지도 방안을 모색한 연구(이채연, 2020)를 찾을 수 있었다.
선행연구 분석 결과, 음악 교육과정이 음악 교육에 미치는 영향과 중요성에 관해 대부분의 연구물에서 동의하고 있었으며, 현장 수업에서 이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관해 매우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특히 음악 교과서가 음악 수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중심으로, 교과 교육과정과 교과서 간의 연계를 살피는 것에 관해 여러 연구에서 관련된 연구 주제를 다루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행 교육과정이 아직 현장에 적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특징에 따른 교과서와의 연계성을 중심으로 교실 수업에서의 교육과정 구현에 관한 깊이 있는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었다. 이에 선행연구에서 얻은 시사점을 연구의 수행 과정에 의미 있게 반영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음악과 교육과정에 제시된 ‘음악 요소와 개념’에 관한 학습이 교과서에서는 어떻게 구현되는지 살피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삼고 있다. 이에 우선 음악 교육에서 개념 지도의 필요성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개념’은 학생들의 경험의 결과로 생성된 정신적인 ‘구조’로서, 환경이나 사물, 사건을 자신과 의미 있게 연관 지어 수용한 독자적 시도의 결과이다(이홍수, 1992: 66). 음악적 개념은 음악에 관해 음악적으로 사고하고, 음악을 이해하며, 음악 행위를 할 수 있게 해 주기에 음악 교육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이홍수, 1990: 150). 또한 음악 요소는 ‘소리의 요소(음높이, 음길이, 음의 세기, 음색 등)’와 ‘음악의 구성 요소(리듬, 가락, 화음, 짜임새, 형식, 빠르기, 셈여림, 음색 등)’으로 나누어질 수 있는데(승윤희 외, 2013), 현재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는 소리의 요소와 음악의 구성 요소가 ‘음악 요소와 개념’의 범위에 포함되어 고루 다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음악 교육에서 음악적 개념 학습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로, 그 이전까지는 주로 제재곡 자체 또는 음악 이론(악전)의 학습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러다가 학교 음악 교육에서 다루어지는 제재곡 자체에 관한 음악 교육적 의미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악곡 자체보다 근본적인 구조에 해당하는 음악 개념 학습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석문주 외, 2017: 137).
음악 개념은 처음에는 학생들이 모호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나, 수업의 과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며,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사고 범위를 확장할 수 있게 된다. 음악 개념의 학습은 단지 이론이 아닌, 음악 활동을 통해 이루어질 때 더 의미가 있다 (임미경 외, 2019: 326). 따라서 음악 개념을 중심으로 한 수업에서는 개념의 이해가 활동으로 의미 있게 풀어질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석문주 외(2017)는 음악적 개념 중심의 학습을 위해 ‘개념의 내용 체계에 익숙해지기, 교육과정 상의 개념 내용 체계를 교과서 내용과 연관시키기, 다양한 학습 자료 준비하기, 음악적 개념을 청각적으로 접근하기, 다른 활동과의 통합적 접근 시도하기’ 등이 요구된다고 밝히기도 하였다.
2009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은 문서 체제가 큰 변화를 보인다. 먼저, 음악 교과의 영역이 ‘표현, 감상, 생활화’로 변화하면서 종래의 ‘이해’ 영역이 사라지고 이것이 ‘표현’ 영역의 일부로 흡수되었다. 또한 영역별 내용 체계가 간결하게 바뀌고 새로 ‘성취기준’이 교육과정 항목으로 추가되면서 교육과정의 구조가 많은 변화를 보이게 되었다. 2009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의 내용 체계는 <표 II-1>과 같다.
영역 | 내용 체계 |
---|---|
1. 표현 | 1-1. 바른 자세로 표현하기 |
1-2. 악곡의 특징을 살려 표현하기 | |
1-3. 창의적으로 음악 만들어 표현하기 | |
2. 감상 | 2-1. 음악의 요소 및 개념 이해하기 |
2-2. 악곡의 특징을 이해하며 감상하기 | |
3. 생활화 | 3-1. 음악을 즐기는 태도 갖기 |
3-2. 우리 음악의 가치 인식하기 |
2009 개정 초등 음악과 교육과정의 내용 체계는 영역별로 간결한 핵심 내용 중심으로 나타나 있다. 독특하게 보이는 변화로는 내용 체계에서 구체적인 학습 내용이나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과, 음악의 요소와 개념과 관련된 내용이 내용 체계 상으로 볼 때 ‘감상’ 영역에만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학년군별 성취기준’을 살펴보면 ‘음악의 요소 및 개념’이 표현 영역과 감상 영역에 두루 걸쳐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학년군별 성취기준 중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는 부분을 발췌하여 살펴보면 <표 II-2>와 같다.
영역별 성취기준을 살펴보면, ‘표현’ 영역과 ‘감상’ 영역에서 ‘학년군 수준의 음악 요소 및 개념’을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내용만을 살펴보았을 때는 ‘학년군 수준이 무엇인가?’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이에 2007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는 성취기준 항목 뒷 부분에 [음악 요소 및 개념 체계표] 학년군별로 제시하고 있다. <표 III-3>은 초등학교 3〜4학년군과 5〜6학년군의 음악 요소 및 개념 체계표를 정리하여 나타낸 것이다.
2009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의 학년군별 음악 요소 및 내용 체계표를 살펴보면, 2007 개정 시기와는 다르게 ‘표현’ 영역과 ‘감상’ 영역의 성취기준에 포함된 내용을 별도로 정리하여 제시하고 있다. 또한 종래의 교육과정에서 개념과 요소를 통합적으로 묶어 제시하였던 것과 달리 구분 항목은 없으나 점선의 형태로 유사한 성격을 가진 것들끼리 분류하여 제시하고 있다. 학년군별 위계에서는 위계가 분명한 몇 개의 항목(장단, 음의 높낮이, 형식, 셈여림, 빠르기, 음색 등) 외에 체계표 상으로 학년군별 내용 수준이나 위계가 불분명한 경우가 매우 많았다.
실제로 2009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의 개선점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대다수의 초등 교사와 교수들은 ‘학생들의 수준에 따른 내용과 위계가 적합하지 않다’는 응답을 보였다(장근주, 2014). 이와 같이 2009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의 ‘음악 요소 및 내용 체계표’는 앞서 제시된 학년군별 성취기준에서 포함하고 있는 수준을 명확하게 하기 위하여 추가되었으나 정작 세부적인 내용적인 면에서는 ‘학생 수준에 따른 위계의 적합성’ 문제를 보이고 있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2015 개정 초등 음악과 교육과정은 2015년에 개정, 고시된 것으로, 현재 초등학교 음악 교실의 수업에 적용되어 구현되고 있는 교육과정에 해당한다. 2015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의 영역 구분은 2009 개정 시기와 마찬가지로 ‘표현, 감상, 생활화’이다. 그러나 이 시기의 교육과정 문서는 교과별로 내용 체계와 성취기준의 제시 방법이 통일되어 문서 체제와 구성 상 종전 교육과정과 차이를 보인다. 우선 2015 개정 초등 음악과 교육과정의 내용 체계를 살펴보면 <표 II-4>와 같다.
2015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의 내용 체계는 ‘영역, 핵심 개념, 일반화된 지식, 내용 요소, 기능’의 구조로 되어 있다. 이 중 ‘음악 요소와 개념’은 ‘감상’ 영역에 반영되어 나타난다. 또한 음악과 성취기준 중 ‘음악 요소와 개념’을 포함하고 있는 것은 ‘[4음02-01] 3〜4학년 수준의 음악 요소와 개념을 구별하여 표현한다.’와 ‘[6음02-01] 5〜6학년 수준의 음악 요소와 개념을 구별하여 표현한다.’로, 두 개 모두 감상 영역에 속하는 성취기준이다.
2009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과 비교하였을 때,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내용 체계와 성취기준에서 감상 영역에서만 ‘음악 요소와 개념’이 다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2015 개정 초등학교 음악과 교육과정의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는 <표 II-5>와 같다.
학년군별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는 2009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제시된 내용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체제는 이전 교육과정에서와 마찬가지로 학년별 내용 수준에서 위계가 적절하지 않다는 점과 구체적인 내용 제시가 빠져 있다는 점, 일부 영역(감상)에서만 다루어진다는 점 등에서 여전히 개선해야 할 문제를 가지고 있다. 특히, 이와 같은 문제는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하여 구체적인 교수·학습 내용을 구현해 내야 하는 음악 교과서의 개발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반드시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용도서 편찬상의 유의점 및 검정기준 개발 방안(주형미 외, 2015)에서는 교과 검정 기준의 ‘내용의 선정 및 조직’의 심사 항목으로서 ‘내용 요소 간 위계가 있고, 연계성이 있는가?’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교과서의 구현 과정에서 교육과정에 제시된 내용 요소를 학년별, 학년군에 따른 위계와 연계가 바탕이 되어야 함을 시사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2015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에 제시된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가 실제 초등학교의 학년별 음악 교과서에는 어떤 위계를 가지고 나타나 있는지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교육과정이 보이고 있는 ‘위계성의 불분명’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III. 연구 방법
본 연구에서는 2015 개정 음악 교육과정에 따른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드러난 ‘음악 요소 및 개념’의 위계를 살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초등학교 음악 수업에 보급되어 활용되고 있는 검정 음악 교과서는 3〜4학년군 9종, 5〜6학년군 8종으로 각 학년별로 분책되어 활용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총 34권의 교과서가 있다. 이 중 3〜6학년의 위계를 살필 수 있도록 3, 4, 5, 6학년 교과서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음악 교과서 8종, 총 32권의 음악 교과서를 분석 대상으로 정하였다. 분석 과정 중 표기의 편의와 객관성 확보를 위해 각 음악 교과서를 아래 <표 III-1>과 같이 알파벳으로 표기하였다.
초등학교 음악 교육과정에 제시된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의 내용이 음악 교과서에서 학년별로 어떤 위계를 보이며 구현되고 있는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내용을 바탕으로 한 분석 기준이 필요하다. 이에 2015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의 학년별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를 중심으로 분석 기준을 설정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2015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의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는 유사한 속성을 가진 것들끼리 묶어 구분은 되어 있으나 이들에 관한 명확한 구분은 제시하고 있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이는 서양 음악 분야와 국악의 구분을 명료한 범위로 묶어 제시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에 국악 개념은 국악 교육 분야에서 별도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는 ‘장단, 말붙임새, 시김새, 국악의 형식, 한배’는 제외하고, 서양 음악 분야에 해당하는 음악 요소와 개념들을 대상으로 음악 교육학의 일반적인 음악 이론에 근거하여 ‘리듬, 가락, 화성, 형식, 셈여림, 빠르기, 음색’으로 나누었다. 그 결과 음악 교과서에 나타난 음악 요소와 개념이 위계 분석을 위한 기준을 <III-2>와 같이 설정하였다.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에 제시된 음악 요소는 3〜6학년 전체가 동일한 경우, 학년군별로 수준과 위계에 차이가 있는 경우, 특정 학년군에만 일부 요소가 제시된 경우가 있었다. 이에 이들을 학년 간, 위계 학년군 간 위계, 학년군 내 위계를 살필 것으로 나누었다.
IV. 분석 결과 및 논의
초등학교 음악 교육과정과 교과서에서 ‘리듬’ 개념과 관련하여 살펴볼 음악 요소는 ‘박, 박자’, ‘리듬꼴’이며, 요소별로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리듬 개념에서 박과 박자는 3〜4학년, 5〜6학년에서 동일하게 ‘박, 박자’ 만으로 제시되어 있어 교육과정 문서의 내용만으로 구체적인 학년별 수준과 위계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에 박과 박자에 관해 학년별 각 음악 교과서를 분석해 보았으며, 그 결과는 <표 Ⅳ-1>과 같다.
박, 박자에 관한 내용을 살펴본 결과, 우선 ‘박’의 경우에는 대부분 3학년 교과서에서 ‘일정박’의 개념을 제시하고 이에 근거하여 2박, 3박의 셈여림과 박자의 개념을 연결 지어 나타내었으며, 5학년에서 일정박에 관해 다룰 때에는 ‘당김음’에 관한 학습을 위해 앞서 학습한 내용을 상기하는 형태의 내용 제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E 교과서의 경우에는 학년별로 수준의 차이를 두어 일정박과 노래 리듬(선율 리듬), 메트로놈에서 박 느끼기, 당김음과 점음표에서 강박과 약박의 자리바꿈, 왈츠와 탱고에서의 기본박 차이 등의 내용의 수준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박자’의 경우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처음 박자의 개념을 제시하고 관련 활동을 전개하는 학년을 중심으로 살펴본 결과, 대부분 2/4박자-4/4박자- 3/4박자-6/8박자-변박자의 순으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중간에 박자별 지휘 활동을 제시하여 보다 심화·발전된 형태의 학습을 시도하고 있었다.
박, 박자와 관련된 교과서의 내용 제시 방식을 기초로 한다면 학생들의 음악적 수준에 근거하여 교육과정에서도 현재의 제시 방식보다 구체적인 형태로 제시가 가능할 것이다.
‘음의 길고 짧음’은 교육과정의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에서 초등학교 3〜4학년군에 제시되어 있는 내용으로, 이를 분석한 결과는 <표 Ⅳ-2>와 같다.
‘음의 길고 짧음’을 분석해 본 결과, 모든 3학년 교과서에서 이를 다루고 있었다. 다만 음의 길고 짧음을 ‘제재곡의 악구 안에 포함된 리듬꼴에서 음의 길고 짧음 구별하기’, ‘음표와 쉼표의 길이를 알아보기’, ‘음악을 감상하고 주제 선율을 나타낸 그림 악보에서 음의 길고 짧음 구별 하기’ 등 다양한 의미와 활동으로 해석하여 적용하고 있었다. 따라서 ‘음의 길고 짧음’이라는 표현이 명확하게 리듬꼴 안에서의 상대적인 음 길이의 비교에 초점을 두고 있는지, 음악 기호로서 음표와 쉼표의 음가를 학습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지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한편, G 교과서에서는 3학년과 4학년에서 음의 길고 짧음에 관해 학년 수준을 구별 하여 3학년에서는 민음표와 쉼표를 학습하고 이를 포함한 리듬 노래를 부르도록 하였으며, 4학년에서는 점음표를 학습하고 이를 포함한 제재곡을 제시하여 위계를 구분하였다. 이는 음의 길고 짧음에 관한 학습을 기초로 학년군별로 학습하게 되는 ‘리듬꼴’ 요소와도 연관 지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특징으로 파악되었다.
리듬꼴은 3〜4학년에서 ‘간단한 리듬꼴’, 5〜6학년에서는 ‘여러 가지 리듬꼴’로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간단한’이나 ‘여러 가지’라는 표현이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에 각각 어떤 리듬꼴을 포함하는 것인지는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3〜6학년 음악 교과서별 리듬꼴 관련 내용을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는 <표 Ⅳ-2>와 같다.
분석 결과, 대부분 특정 박자에 따른 리듬꼴 학습으로 음표, 쉼표의 개념이 주요 리듬꼴 익히기, 리듬꼴 바꾸기, 리듬 악기로 연주하기 등의 다양한 활동과 함께 연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거의 4/4박자를 기초로 하여 제시되어 있기에 학년별 수준과 위계를 살필 때에 박자의 구분은 큰 의미가 없었다. 다만, 리듬꼴에 포함된 음표와 쉼표의 종류, 점음표, 붙임줄, 당김음, 스타카토 등의 포함 여부 등으로 학년별 내용 수준을 달리하여 제시하고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하면 초등학교에서 리듬꼴 개념의 위계는 초등학교 3〜4학년에서의 간단한 리듬꼴은 ‘민음표(2분음표, 4분음표, 8분음표 등)와 쉼표’를 포함한 리듬꼴로, 5〜6학년에서의 여러 가지 리듬꼴은 ‘점음표와 쉼표, 스타카토, 붙임줄, 당김음’을 포함한 리듬꼴로 정리할 수 있다.
초등학교 음악 교육과정과 교과서에서 ‘가락’ 개념과 관련된 음악 요소는 ‘음의 높낮이’, ‘가락의 흐름 및 음계’이다. 이에 해당하는 요소는 ‘음의 높고 낮음’, ‘차례가기와 뛰어가기’, ‘음이름, 계이름’, ‘장음계, 단음계’이다. 다른 요소와는 다르게 이들은 서로 다른 요소들이 학년군에 따라 다른 요소로 연계되어 제시되므로, 별도의 요소로 각각 살펴보기보다는 포괄적인 관점에서 관련 요소끼리의 분석이 더욱 유용하다고 판단된다.
‘음의 높낮이’와 관련된 개념은 초등학교 3〜4학년의 ‘음의 높고 낮음’, 5〜6학년의 ‘음이름, 계이름’이었다. 이를 분석한 결과는 <표 Ⅳ-3>과 같다.
‘음의 높고 낮음’에 관한 분석 결과, 전반적으로 3〜4학년 음악 교과서에서 해당 요소를 다룬 다양한 학습 활동을 제시하고 있었다. 다만 학년군 내에서의 위계를 살펴본 결과, 특별히 3학년과 4학년에서 수준과 위계의 차이는 없었다. 오히려 같은 학년 내에서도 교과서별로 제시하는 활동의 다양성 측면에서 차이를 보였다. 학습 활동을 종류별로 유목화해 보았을 때, ‘음의 높고 낮음을 구별하며 노래 부르기/악기 연주하기’, ‘음 높이를 손/신체/손 기호/ 가락선으로 표현하며 노래 부르기’ 등이 있었으며, 몇 교과서에서는 음의 높고 낮음에 관한 원리를 다루면서 학생들이 악기를 만들어 연주해보도록 하는 활동을 제시한 경우도 있었다.
‘음이름’에 관하여서는 모든 5, 6학년에서 교과서에서 제시하고 있었다. 5학년 교과서에서는 ‘음이름’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계이름과 무엇이 다른지를 중심으로 제시한다면, 이어서 새로운 음계가 나올 때마다 계이름과 함께 각 음계를 이루는 음들의 음이름이 제시되어 있는 형태로 되어 있었다. 한편, 처음 음계와 계이름에 관한 학습을 ‘다장조’부터 시작한다는 점에서 ‘다장조’ 제재 속에는 ‘음이름과 계이름의 정의’, ‘음계’의 내용이 제재의 학습 내용으로 포함되어 있었다. 다만 G 교과서는 제재 도입에서 ‘음이름과 계이름’을 별도로 배우고 이를 다장조 음계에 적용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었다. 또한 계이름은 ‘장음계’, ‘단음계’의 학습과 연계되어 모두 함께 학습을 하도록 되어 있었으며, 장음계와 단음계를 막론하고 새로운 음계가 나올 때마다 음계의 특징을 알아보고 계명창을 해 보는 활동이 일관되게 제시되어 있었다.
‘가락의 흐름 및 음계’와 관련된 요소는 초등학교 3〜4학년의 ‘차례가기와 뛰어가기’, 5〜6학년의 ‘장음계, 단음계’였다. 이를 분석한 결과는 <표 Ⅳ-4>와 같다.
‘차례가기와 뛰어가기’는 가락의 흐름과 관련된 요소로, 앞서 다룬 ‘음의 높고 낮음’에 관한 인지를 바탕으로 음악에서 가락의 형태가 어떠한지를 관찰하고 그 특징을 파악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삼고 있다. 이는 3〜4학년군 내에서 특별한 수준이나 위계의 특징을 갖고 있지는 않았으나, ‘차례가기와 뛰어가기’를 포함한 특정한 몇 개의 악곡(예. 옥수수 하모니카, 가을 바람, 종달새의 하루 등)에 따라 제시되는 다른 학습 활동의 수준과 위계에 따라 제시되는 학년이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대체로 4학년 수준에서 제시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장음계와 단음계’는 단순히 특정 음계가 어떤 수준이나 위계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대부분 음계 학습의 도입이 계이름 및 음이름의 학습과 함께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생들이 익숙하게 여기는 다장조가 가장 먼저 제시되고 있으며, 이후 새로 학습하는 음계가 다장조와 계이름이나 조표의 특징이 어느 정도의 차이를 보이느냐에 따라, 제재곡의 구조나 길이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수준과 위계에 차이를 보였다. 위계의 특징은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장음계는 ‘5학년(다장조- 바장조)- 6학년(사장조-(내림나장조)’의 순으로, 단음계는 ‘5학년(가단조)-6학년(라단조)’의 순을 따르고 있었다. 단음계 학습의 경우 나란한 조 관계에 있는 장음계를 함께 제시함으로써 조표가 같은 장음계와 단음계의 관계를 다루는 경우도 있었으나, 학생들에게 ‘나란한 조’ 등의 음악 용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초등학교 음악 교육과정과 교과서에서 ‘화성’ 개념과 관련하여 살펴볼 음악 요소는 ‘소리의 어울림’, ‘주요 3화음’이며, 요소별로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화성 개념에서 ‘소리의 어울림’은 교육과정에 3〜4학년에서는 ‘소리의 어울림’, 5〜6학년 에서는 ‘다양한 소리의 어울림’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이 표현만으로는 구체적인 수준과 위계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소리의 어울림’과 관련된 내용이 각 학년 음악 교과서에서 어떻게 나타나 있는지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는 <표 Ⅳ-4>와 같다.
분석 결과, 소리의 어울림과 다양한 소리의 어울림과 관련된 내용은 음악 개념이라기보다 활동의 유형으로 다루어지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어울리는 소리와 어울리지 않는 소리’를 비교하거나 ‘소리의 어울림’이 무엇인가에 관해 성찰해 보는 학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교과서에서 이미 어울리는 음악을 정하고 활동을 하면서 ‘소리의 어울림을 느끼게’ 하고 있었다.
한편, 각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는 소리의 어울림 유형은 ‘목소리+목소리’, ‘악기 소리+악기 소리’, ‘목소리+악기’로 나누어지는데, 목소리끼리의 어울림은 주로 ‘돌림 노래, 부분 2부 합창, 2부 합창’의 형태로, 악기 소리끼리의 어울림은 ‘리코더 2중주, 서로 다른 악기의 중주나 합주’ 형태로, 목소리와 악기는 ‘노래와 악기 반주’의 형태로 제시되어 있었다.
또한 제재곡의 난이도만 다를 뿐, 3〜6학년 전반에서 다루는 내용의 범위나 유형이 거의 유사하게 나타났다. 따라서 현재의 제시 방식보다는 오히려 목소리의 어울림, 악기 소리의 어울림 등의 소리의 어울림을 경험하는 차원에서 3〜4학년에만 ‘소리의 어울림’ 요소를 제시하고, 음악 개념이나 요소로서의 성격보다 음악 활동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므로 이를 반영한 성취기준을 설정하고 구체적인 학습 활동으로 구현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된다.
화성 개념에서 ‘주요 3화음’ 요소는 교육과정의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에서 초등학교 5〜6학년군에 제시되어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는 <표 Ⅳ-5>와 같다.
교과서 | 5학년 | 6학년 | 교과서 | 5학년 | 6학년 |
---|---|---|---|---|---|
A | 다장조 | 바장조, 사장조 | E | 다장조 | 다장조 |
B | 다장조 | F | 다장조 | 다장조 | |
C | 다장조, 바장조 | 사장조 | G | 다장조 | 바장조, 사장조 |
D | 다장조 | 바장조, 사장조 | H | 다장조 | 사장조 |
‘주요 3화음’ 요소는 음악 교과서에서 ‘다장조’에 극명하게 집중되어 나타났으며, ‘다장조, 바장조, 사장조’의 3개 음계의 주요 3화음만 제시하고 있어 단조로운 경향이 있었다. 제시되는 순서로 살펴본 수준과 위계의 흐름은 ‘다장조-바장조-사장조’ 순이었으나 이 세 가지의 음계도 모두 다룬 교과서는 절반에 불과하였고 일부 교과서는 초등학교 5〜6학년군의 기간동안 ‘다장조의 주요 3화음’만을 다루기도 하였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초등학교 5〜6학년에서 음계와 관련된 내용이 매우 집중적으로 몰려서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이 시기 학생들은 ‘음이름, 계이름, 장음계, 단음계’에 관한 학습뿐만 아니라 음계에 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주요 3화음’에 관하여까지 학습하여야 하므로 짧은 기간 동안 이를 모두 학습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현재 초등학교 3〜4학년에서 이루어지는 리코더 학습에서의 어려움과도 관련이 있다. 리코더 학습은 다장조 계이름에 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계명창이 이루어져야 기초 운지의 적용으로 학습이 용이한데도 교육과정의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 상으로 계이름과 장음계가 5〜6학년부터 제시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이 개념을 제시하기 어려워 정작 필요할 때는 학습이 이루어지지 못하다가 음계와 주요 3화음에 관한 학습이 필요한 5〜6학년 시기의 학습량이 방대하여 단조로운 학습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 부분은 학년군 간의 개념과 요소의 재배치 또는 수정이 요구된다.
‘형식’ 개념은 교육과정의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에서 3〜4학년에서 ‘ab’, 5〜6학년에서 ‘aba, AB’가 제시되어 있다. 내용 체계표 자체에서 학년군 간의 구분을 명확하게 해 주고 있으나, 이것이 음악 교과서에서는 어떻게 나타나 있는지 분석한 결과는 <표 IV-6>과 같다.
분석 결과, 형식 개념은 교육과정에 제시된 체계표에 따라 학년군별 위계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나타났다. 다만 교과서에 따라 교육과정에서 사용된 용어인 ab형식, aba형식, AB형식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한도막 형식, 작은 세도막 형식, 두도막 형식의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형식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음악 요소로서 ‘마디, 동기, 작은악절, 큰악절’을 다루는 경우, 가락을 비교하여 형식을 파악하게 하기 위하여 ‘같은 가락과 다른 가락의 구별’을 다루는 교과서도 있었다. 그러나 ‘형식’ 개념에 있어 3〜4학년에서 다루어지는 ab형식은 8마디로 이루어져 같은 교과서 내의 다른 제재곡과의 수준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aba형식과 묶어 같은 학년군에서 다루어짐이 더욱 적합하다고 본다. AB형식의 경우 형식을 이루는 작은악절이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5〜6학년군 전체에서 충분히 학습할 필요가 있다.
‘셈여림’ 개념은 교육과정의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에서는 3〜4학년에서 ‘셈여림’, 5〜6 학년에서 ‘셈여림의 변화’로 제시되어 있다. 용어 자체를 살펴보았을 때에는 이들 간의 수준과 위계가 분명한 것처럼 보이지만, 초등학교 수준에서 어느 정도의 셈여림 표현을 포함하고 있는가에 관해 파악하기 위해서는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이에 셈여림과 관련된 내용을 분석해 보았으며, 결과는 <표 Ⅳ-7>과 같았다.
분석 결과, 3〜4학년의 ‘셈여림’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박자의 셈여림’과 ‘여러 가지 셈여림표’가, 5〜6학년의 ‘셈여림의 변화’에 해당하는 내용에서는 ‘여러 가지 셈여림표’가 제시되어 있었다. 3〜4학년군에서 셈여림 학습이 2개의 분류를 가지고 있는 이유를 분석해 보니, 교육과정에 제시된 ‘셈여림’이 박자의 강/약을 의미하는 셈여림인지, 셈여림표의 의미에 따른 셈여림인지 두 가지 모두를 포함하는 것인지 모호하기 때문이라고 판단되었다. 물론 5〜6학년과의 계열성 면에서는 셈여림표를 의미하는 것으로 봄이 적절하지만, 통상적으로 박자 개념을 다룰 때 박의 강약을 구분하는 흐름으로서 셈여림을 살피기에 이러한 문제가 드러났다.
한편, 셈여림표와 관련된 학습에서는 대부분 이를 살려 노래 부르기나 연주하기, 감상하기 등의 음악 활동과 연결되어 있어 3〜4학년에서 여러 가지 셈여림표의 의미를 학습하고 이를 악곡에 적용하는 것이나, 5〜6학년에서 셈여림의 변화를 포함한 셈여림표(크레셴도, 데크레셴도)를 학습하고 적용하는 것이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학교 음악 교육에서 음악 개념의 학습이 음악 활동과의 연관되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단순한 음악 요소와 개념만을 담고 있는 악곡을 선별하여 교과서에 제시하는 것은 어렵다는 점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이에 ‘셈여림’과 관련하여서는 3〜4학년에서 ‘여러 가지 박자의 셈여림’을, 5〜6학년에서는 ‘셈여림표, 셈여림의 변화’의 형태로 제시하여 수준과 위계를 구분하는 것을 제안할 수 있겠다.
‘빠르기’ 개념은 교육과정의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에서는 3〜4학년에서 ‘빠르기’, 5〜6학년 에서 ‘빠르기의 변화’로 제시되어, 앞서 살펴본 ‘셈여림’과 유사한 구조로 제시되어 있었다. 따라서 빠르기도 초등학교 수준에서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 제시하고 있는가를 파악하기 위해 관련 내용을 분석해 보았으며, 결과는 <표 Ⅳ-8>과 같았다.
분석 결과, 3〜4학년에서의 ‘빠르기’는 악곡 전체 또는 장면에 따라 빠르기를 구별하고 이에 따른 활동을 하도록 제시되어 있었으며, 5〜6학년에서의 ‘빠르기의 변화’는 3〜4학년의 학습과 유사한 형태로서 장면이나 음악에 따라 빠르기의 차이를 구별하는 경우, 또는 하나의 악곡 내에서 빠르기를 변화시키는 기호(rit., a tempo, 늘임표), 여러 가지 빠르기말과 메트로놈 표시 등을 다루고 있었다. ‘빠르기’는 다른 요소와는 비교할 때, 교과서마다 그 해석과 구현 범위가 굉장히 다양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는 2015 개정 음악 교육과정에는 단순히 ‘빠르기’라는 표현 이외에 이것이 음악적으로 어떤 범위에서 다루어져야 하고 초등학교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 나타나 있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파악되었다. 특히 ‘빠르기의 변화’의 경우 한 악곡 내의 빠르기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인지, 모음곡이나 장면을 묘사하는 음악의 빠르기를 의미하는 것인지, 다양한 빠르기말을 의미하는 것인지, 이 모두를 포함하는 것인지 모호하여 음악 교과서별로 제시하는 제재와 활동이 천차만별이었다.
따라서 ‘빠르기’에 관해서는 교육과정에서 학년군별 수준과 위계뿐만 아니라 빠르기 자체에 관해 학교 음악 교육에서 다루고자 하는 명확한 범위를 설정하여야 교과서별로 활동의 내용과 질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음색’ 개념은 교육과정의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에서는 3〜4학년에서 ‘목소리, 물체 소리, 타악기의 음색’, 5〜6학년에서 ‘관악기, 현악기의 음색’으로 제시되어 있다. 제시된 범위 자체에서 수준과 위계가 분명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 내용을 어떤 순서와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하여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결과는 <표 Ⅳ-9>와 같았다.
분석 결과, 3〜4학년군의 ‘목소리, 물체 소리, 타악기의 음색’은 ‘[4음01-05] 주변의 소리를 탐색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한다’의 성취기준과 연계한 다양한 활동으로 나타나 있었다. 특히 ‘표현’ 영역에서 노래 부르기, 악기 연주하기, 만들기, 표현하기 등의 기능과 관련된 활동으로 ‘주변/자연의 소리 표현하기’, ‘악기 만들기’로 나타나 있었다. 한편, 5〜6학년의 ‘관악기, 현악기의 음색’은 감상 영역과 관련되어 음악을 듣고 관악기/현악기의 음색을 구별하는 활동, 또는 악기의 음색을 듣고 음악을 감상해 보는 활동이 대부분이었다. 학년별 수준과 위계는 대체로 관악기와 현악기를 학년별로 나누어 다루는 방식으로 제시되어 있었다. 학년군별 위계는 교육과정의 내용 체계표 자체에 근거하여 비교적 충실하게 교과서에 구현되어 있었다.
V.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의 목적은 2015 개정 음악 교육과정의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에 제시된 내용 중 학년군 간 위계를 살필 필요가 있는 요소를 초등 음악 교과서에서 어떻게 해석하여 구현하고 있는지 그 특징을 분석해 봄으로써 향후 교육과정 개정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이었다. 연구 결과 얻은 결론과 제언을 연구 문제를 바탕으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현행 초등학교 음악과 교육과정에 제시된 ‘음악 요소와 개념’을 살펴본 결과, 2015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는 음악 요소와 개념 자체에서 구체적인 수준과 위계의 차이가 불분명하며 내용이 포괄적으로 제시되어 있었다. 이는 음악과 교육과정 해석의 범위와 자율성이 확대되었다고 볼 수 있는 반면, 교육과정에서 구체적인 내용 제시가 이루어지지 않아 오히려 내용 요소 간의 학년별, 학년군별 수준과 위계가 모호해졌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는 국정 교과서에서 검정 교과서 체제로 음악 교과서 편찬 체제가 바뀌면서 집필진에 따라 교육과정의 해석이 달라지면서 교과서 내용의 조직과 구성에서 편차가 커질 수 있다는 또 다른 측면의 한계를 낳게 되었다.
둘째, 음악 교육과정에 제시된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가 가진 위계의 모호성을 보완할 방안을 찾기 위하여 현행 초등 음악 교과서에서 학년별 음악 요소와 개념의 수준과 위계를 분석해 보았다. 이를 위해 3〜6학년 초등 음악 교과서 8종 총 32권을 분석 대상으로 선정 하였다. 분석을 위한 기준은 교육과정에 제시된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를 바탕으로 ‘리듬’, ‘가락’, ‘화성’, ‘형식’, ‘셈여림’, ‘빠르기’, ‘음색’으로 주요 개념을 구분하고 세부 요소를 배치 하여 구성하였다. 분석 결과 음악 교과서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었으나 음악 요소와 개념 각각을 구현해 내는 순서와 내용을 중심으로 일정한 경향을 읽어낼 수 있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하면 교육과정이 안고 있는 ‘수준과 위계의 불분명’ 문제의 보완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셋째, 학년별 음악 교과서에 드러난 수준과 위계의 특징을 바탕으로 교육과정의 음악 요소와 개념의 위계 설정을 위한 시사점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리듬’ 개념과 관련하여 ‘박, 박자’, ‘음의 길고 짧음’, ‘리듬꼴’의 경우 음악 교과서에서 제시하고 전개하는 일반적인 순서를 고려하되, 각 요소의 의미를 명확하게 제시함으로써 학년 간-학년 군 간 수준과 위계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가락’ 개념과 관련하여 ‘음의 높낮이’, ‘가락의 흐름 및 음계’를 살펴본 결과, 특별히 수준과 위계의 구분 없이 제재곡별 학습 활동의 다양성이 나타났으며, 다만 ‘음계’에서 장음계와 단음계의 제시 순서에서 일관된 특징을 갖고 있었다. ‘화성’ 개념에서는 먼저 ‘소리의 어울림’이 음악 요소보다는 활동의 성격이 강하게 나타난 만큼, 중복 제시를 피하고 관련 성취기준 설정을 통한 수정 보완이 요구된다. ‘주요 3화음’의 경우 5〜6학년군에 집중되어 있어 정작 3〜4학년군에서의 가락 악기 지도에서의 계이름 활용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 순차적으로 다루어야 할 내용이 특정 학년군에만 집중되어 있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재배치가 필요하다. ‘형식’ 개념에서는 교육과정의 위계가 분명하여 교과서에도 이것이 잘 구현되어 있었으나, 학년군의 수준을 고려한 조정이 요구된다. ‘셈여림’과 ‘빠르기’ 요소의 경우 용어의 정확한 의미와 범위의 설정이 이루어져 있지 않아 교과서 구현 내용이나 범위에서 큰 차이를 보였는데, 이는 음악 교과서의 수준과 질 보장 차원에서 구체적인 범위와 의미의 설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음색’ 개념은 비교적 학년군별 수준과 위계가 교육과정에 근거하여 충실하게 구현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음악 교과는 다른 교과에 비하여 교사들이 기능적인 부분에서 느끼는 부담감이 크기 때문에 도리어 음악 교과서에 제공되는 제재나 활동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학습 수준과 환경을 비롯한 다양한 수업 요소를 고려하여 최적의 음악 수업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교육과정의 명확한 이해에 근거한 재구성 능력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교육과정은 교사들이 핵심 내용을 명료하게 해석하고 수업과 평가에 적절하게 적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이 연구는 이러한 흐름에서 현재 음악과 교육과정이 가지고 있는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의 수준의 적절성과 위계의 모호성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음악과 교육과정 문서의 내용 중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에 기초한 연구를 실시하였기에 교육과정의 전체적인 성격과 목표, 내용 체계와 성취기준을 고루 고려한 차원에서의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가 음악 교육의 실제적인 실행자로서 교사가 교육과정을 능동적으로 해석하고 활용하며 교과서에 제시된 내용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적절한 교육 활동을 전개하는 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