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오늘날 학교교육에서 나타나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필요성과 미래사회의 변화를 고려한 교육 방향 변화의 필요성에 따라 학교교육을 혁신하는 데 대한 관심이 계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학교 혁신’은 교육의 내용, 방법, 학교 운영 체제를 개선하고, 학교 구성원들의 소통과 협력적 학교 문화를 기반으로 창조적인 교육 활동을 구현함으로써 학교교육의 목적을 보다 잘 실현하기 위한 변화이다(교육부, 2019: 4). 그리고 이러한 학교 혁신을 적극적, 주도적으로 실천하는 모델학교 중의 하나로 ‘혁신학교’가 주목받고 있다.
혁신학교는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를 총체적으로 바꾸어 학생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공교육 변혁의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일반 학교의 변화를 추동하는 학교”(김성천, 2012: 73), “공교육 혁신과 내실화를 위한 실험학교로서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 학교문화 등을 총체적으로 바꾸어 일반학교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나민주 외, 2013: 30) 등으로 정의된다. 그리고 혁신학교 운동은 “학교 구성원들의 자발적이고 협력적인 문화 속에서 민주적인 학교 문화 형성, 교육과정 재구성, 교수·학습 방법의 개선 등과 같은 혁신 과제들을 추진함으로써 근본적이고 지속가능한 학교 혁신을 달성하고자 하는 운동”(백병부 외, 2015: 13)으로 정의된다. 즉 혁신학교는 다른 학교와 구별되는 특별한 학교 만들기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공교육을 내실화하고 학교교육의 본래 목적을 살리는 방향으로 학교교육을 구현하고자 하는 학교로, 이는 궁극적으로 학교의 교육과정, 수업, 평가의 변화를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이다.
혁신학교의 출현은 사실상 ‘혁신학교’라는 이름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작은학교살리기 운동’이나 ‘새로운학교만들기운동’과 같은 학교교육 개혁 운동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들 운동의 핵심은 학교교육의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 잡고, 교사의 경험과 학생, 학부모의 요구, 지역의 조건과 환경에 따라 작은 학교의 장점을 살린 교육과정을 새롭게 구성하는 데 있었다(작은학교교육연대, 2009: 282; 정진화, 2014: 267). 2000년대 초에 시작된 작은 학교 개혁의 성과와 경험들이 공유, 확산되면서 이들의 성공 사례가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2009년 경기도교육청에서 혁신학교 정책을 선제적으로 도입, 추진해 갔다. 2011년에는 서울, 강원, 광주, 전북, 전감의 5개 시·도 교육청이, 2015년과 2016년에는 경남, 부산, 세종, 인천, 제주, 충남, 충북, 대전의 8개 교육청이 혁신학교 정책을 도입하였다. 그리고 2017년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로 혁신학교 성과의 일반학교 확산(국정기획자문위원회, 2017: 83)을 포함함에 따라 울산, 대구, 경북의 3개 교육청이 합류하면서, 2019년부터는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산하 총 1,689개 학교(전체 학교의 14.5%)가 혁신학교로 지정·운영 중에 있다(교육부, 2019: 25).
이렇듯 오늘날의 혁신학교는 공교육을 개혁하고 정상화하기 위한 단위학교 중심의 학교 변화 전략 중 하나로서 정책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의 농어촌 소규모 학교 살리기 운동의 한계를 넘어선다(최창의 외, 2015: 14). ‘자발적인 교육문화 개선 운동’으로 시작한 혁신학교가 학교교육 변화를 위한 ‘일반화 정책’으로 진행되었고, 특히 2019년을 기점으로 혁신학교 정책도 새로운 전환기를 맞아 전국의 모든 시·도 교육청에서 혁신학교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위학교에서는 어떠한 철학과 방향 아래 혁신학교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고 있는지, 혁신학교에서의 수업과 평가는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교육과정 실행의 주체들이 어떠한 인식과 요구를 가지고 혁신학교 교육과정을 전개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해 보는 것은 향후 혁신학교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더욱이 현재 대부분의 시·도 교육청이 혁신학교 운영을 발전적으로 제고하고 일반학교로의 확대·보급을 도모하고자 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노력이 소기의 성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단위학교에서 전개되고 있는 교육과정 실행 양상을 파악하여 혁신학교 정책을 마련하거나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혁신학교에 대한 연구들이 많이 수행되었으나 ‘혁신학교의 교육과정’에 대한 논의들은 상대적으로 적었으며, 학교의 문화나 운영과정에 대한 질적 연구가 많았던 데 반해 상대적으로 양적 연구는 그 수가 적은 것으로 논의되고 있다(유주영 외, 2016: 93-95). 아울러 현재 17개의 모든 시·도 교육청에서 혁신학교를 지정·운영하고 있고 국가 차원 에서도 혁신학교 정책을 국정과제로 추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혁신학교 교육과정에 대한 조사나 분석은 서울과 경기도 등의 일부 시·도 교육청에 국한하여 연구가 이루어졌으며 (예컨대 조윤정 외, 2014; 이민철 외, 2015; 고장완 외, 2017 등), 17개의 시·도 혁신학교를 아우르는 전국적인 데이터 분석은 아직까지 실시되지 못한 한계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전국 혁신학교 재직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혁신학교 에서의 교육과정 실행 양상을 파악하고 혁신학교 교육과정 실행 방향을 제언하는 것을 연구의 목적으로 한다. 이때, 학교 혁신의 핵심영역인 교육과정, 수업, 평가를 중심으로 한 설문 분석에 방점을 두고자 한다. 기존의 혁신학교에 대한 논의는 주로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온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바(유주영 외, 2016: 94, 99), 혁신학교 교육과정 실행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학교급별 특성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아 본 연구에서는 초·중·고 학교급별 실행 양상의 차이도 파악하고자 한다. 고등학교의 경우 학교 유형에 따라 교육과정 실행 양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본 연구에서는 일반 고등학교로 연구의 범위를 제한하였다.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혁신학교의 교육과정, 수업, 평가 상의 실행 양상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
둘째, 교육과정, 수업, 평가 상의 실행 양상에 있어서 학교급별 차이는 어떻게 나타나는가?
셋째, 혁신학교 교육과정 실행을 위해 교사들이 필요로 하는 지원 요구 사항은 무엇인가?
혁신학교 정책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시점에서 본 연구는 초·중·고 학교급별 혁신학교 교육과정 실행 양상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그에 따라 향후 혁신학교 정책 및 운영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방향을 제언한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을 것이다.
II. 혁신학교의 기반 철학과 교육과정
혁신학교 교육의 방향 및 교육과정 실행상의 지향점은 혁신학교가 추구하는 가치나 철학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17개 시·도 교육청에서는 기본 가치, 기본 정신, 기본 철학, 운영 원리, 운영 철학 등의 다양한 명칭 아래, 혁신학교가 추구하는 철학을 몇 개로 특정하여 강조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서울 특별시교육청(2019: 2)에서는 ‘책임과 공공성, 소통과 협력, 자율과 창의, 자발과 참여, 인권과 평화’를, 경기도교육청(2018: 2)은 ‘공공성, 민주성, 창의성, 윤리성, 전문성’을, 전라북도교육청(2018: 2)은 ‘공공성, 민주성, 창의성, 자발성, 지역성’을 제시하였다. 충청북도교육청(2019: 3)에서는 ‘공공성, 민주주의, 창의성, 자율과 자치’를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각 시·도 교육청 혁신학교 정책이 강조하고 있는 혁신학교 기본 철학들은 시·도 간에 상당히 중첩되어 있으나, 시·도 교육청에서 규정한 혁신학교 철학의 정의들을 종합해 볼 때, 우리나라 혁신학교 정책에서 추구하는 혁신학교 철학은 공공성을 필두로, 민주성, 창의성, 자발성, 공동체성, 전문성, 지역성, 윤리성이 중요하게 논의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혁신학교 교육과정에 기반이 되는 또 하나의 방향성은 기존의 학력관을 재개념화 한 ‘신학 력관’이라고 할 수 있다. 혁신학교는 기존에 경쟁, 비교, 시험, 입시 등을 강조하는 학력관과 차별화되는 학력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혁신학교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데 기본 방향으로도 작용한다. 우리나라의 학력 논쟁 및 논의에서 볼 때 혁신학교의 ‘새로운 학력관’의 개념을 단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명확한 것은 학력(學歷) 지향의 결과로 나타나는 점수 학력에 대해서는 비판적 견지를 취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연구들은 우리 사회가 무의식적으로 학력(學歷)을 학력(學力)과 동일시하고, 학력(學歷)이나 학벌(學閥)이 능력을 보증한다고 생각하는 기존의 그릇된 믿음을 가지고 있음을 비판하며(노철현 외, 2016: 18), 단순한 교과 지식의 습득만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사회의 변화와 흐름에 대한 통찰을 통해 진정으로 미래의 삶을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한 학력을 강조하고 있다(강충열 외, 2013: 156). 혁신학교에서 이러한 신학력관을 추구하고 있음은 각 시·도 교육청의 혁신학교 정책 문서에도 확인할 수 있다. 신학력관을 지칭하는 표현이나 용어는 각 시·도 교육청별로 ‘미래형 학력’(울산광역시교육청, 2019: 7; 인천광역시교육청, 2019: 5)이나 ‘참학력’(전라북도교육청, 2019: 2; 충청남도교육청, 2019: 1), ‘새로운 학력관’ (전라남도교육청, 2019: 22)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다.
이러한 혁신학교 철학 및 학력에 대한 관점은 혁신학교 교육과정의 내용적, 방법적 요소를 결정할 때뿐만 아니라 학교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는 절차에도 투영되기 때문에, 본 연구의 혁신학교 교육과정 실행 양상 분석을 위한 조사 항목에 중요하게 반영하였다.
혁신학교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혁신학교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에 따라 학교 교육 과정을 특성화하여 운영한다. 그러나 혁신학교의 교육과정의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이러한 철학이나 가치가 구체화된 양태인 혁신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에게서 어떠한 변화를 기대하고 있는지,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목표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시·도 교육청의 혁신학교 정책에서 강조하는 혁신학교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목표를 분석한 결과 크게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강조하는 교육과정’, ‘학생의 삶과 연계한 교육 과정’, ‘미래 핵심역량의 신장을 도모하는 교육과정’으로 나타났다(이형빈 외, 2017: 17; 광주광역시 교육청, 2019: 16-17; 울산광역시교육청, 2019: 7; 인천광역시교육청, 2019: 5; 전라북도 교육청, 2019: 3, 13 등). 이러한 교육과정 목표들은 모두 기존의 것, 즉 시장·경쟁 및 차별·소외, 수월성 등과는 상반된 관점이라는 점에서, 혁신학교가 추구하는 가치 가운데 ‘공공성’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곧, 이는 종래의 학교 교육이 학생들의 성장·발달과 무관하게 학생들의 삶·생활과 연결시키지 않고 단편적 지식 습득 및 입시와 학력(學歷)에 편중되어 결과적으로 학생들이 미래 사회를 살아갈 역량을 형성하는 데 실패하고 있었다는 반성적 성찰에서 표방된 것이며, 종래의 경쟁이나 차별, 소외 문제가 초래되지 않고, 학생 모두의 성장과 발달, 삶과 생활, 역량을 고려하는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실행해야 함을 강조하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혁신학교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이러한 방향과 원리는 큰 틀에서는 시·도별로 유사하다고 할지라도 이를 개별 혁신학교의 교육과정에 구현하는 방식은 학교별로 다양하다. 혁신학교는 학교 교육과정의 편제를 수정하여 새로운 시도를 하거나,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합하는 학년별 프로젝트를 설계하거나, 협동 수업 및 과정 평가를 강조하는 등의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조윤정 외, 2014; 이민철 외, 2015; 노철현 외, 2016 등). 그중에서도 많은 학교에서 통합 교육과정을 시도하고 있음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혁신학교 교육과정에 대한 기존의 많은 연구들은 혁신학교가 통합 교육과정의 운영을 지향하고 있었음을 밝히고 있는데(노철현 외, 2016; 38, 143; 고장완 외, 2017: 40-45), 이러한 교과 통합교육은 앞서 언급한 학생의 성장과 발달, 학생의 삶과 연계된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조치로서,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교육과정의 구성 방식에 대해 더욱 주목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혁신학교 교육과정에 대한 논의가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 상황을 그려할 때(유주영 외, 2016), 학교급별 차이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예컨대, 혁신 고등학교의 경우 대학 입시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교육과정 재구성이나 주제별 통합수업이 다른 학교급의 혁신학교에 비해 활발하게 실시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를 시행하는 상황에서 교육과정 문서와 실제 실행 간의 괴리 현상이 빚어지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조윤정 외, 2014: 346; 이민철 외, 2015: iii).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학교 급에 따른 학교 교육의 제도와 환경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교육과정의 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혁신학교 교육과정은 교사들의 협력과 학교 구성원들과의 민주적 의사소통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에, 교육과정 그 자체의 특징뿐만 아니라 그러한 교육과정이 편성·운영되는 ‘과정’에 대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선행 연구에 의하면, 혁신학교는 교사들의 자발성과 자율성을 기반으로 학교의 비전과 학교 운영 방식을 결정한 후 교육과정 재구성과 교수·학습 방법을 개선하는 등 협력적인 공동체 문화 속에서 교육활동을 전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백병부 외, 2014: 13). 특히, 혁신학교의 교육과정을 분석한 연구들은 혁신학교가 기존의 교과서 중심 교육과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학교 구성원 들의 논의와 협력을 기반으로 교육과정의 교과 시간 배정을 탄력적으로 편성·운영 하거나, 학교별로 각기 주어진 환경에 적합한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하였다(김은수, 2013; 조윤정 외, 2014; 이민철 외, 2015 등). 또한 혁신학교의 구성원들은 민주적 자치공동체와 전문적 교사학습공동체를 구축함으로써 특색 있는 교육과정 운영과 수업의 혁신을 이루어 내고 있으며,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았다(백병부 외, 2014: 54-98; 박상현, 2017: 11; 서민희 외, 2018). 즉 일반적으로 혁신학교는 학교 구성원들의 협력적인 노력에 의해 자신의 학교 상황 및 학생의 전인적 성장에 적합한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개발, 운영함으로써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유연화, 다양화, 특성화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인 특징을 보이고 있다.
한편, 혁신학교 철학과 관련하여 최근 지역 교육과정이 강조되고 있는 측면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혁신학교는 태생적으로 ‘지역’에서 출발하였고 정부가 아닌 시·도 교육청 수준에서 추진되면서 혁신학교에서 ‘지역’은 혁신학교 교육 및 교육과정의 중요한 매개체 라고 할 수 있다. 교육과정 측면에서 볼 때 이것은 ‘교육과정 지역화’로 파악될 수 있는데, 이러한 교육과정의 지역화는 이미 우리나라 국가 교육과정에서 제창되어 왔으며 실제 이를 도모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해 왔다. 혁신학교 교육과정은 지역화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일으킨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학교와 지역사회 간의 새로운 연계 및 관계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혁신학교 교육의 지향점은 혁신학교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는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 둘 간의 관계를 고려하여 본 연구의 혁신학교 교육과정 실행 양상 분석을 위한 조사 항목으로도 중요하게 반영하였다.
III. 연구 방법
본 연구에서는 교육과정, 수업, 평가를 중심으로 한 혁신학교 교육과정 실행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전국 단위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초·중·고 혁신학교 교육과정, 수업, 평가의 양상은 공통적인 특징뿐만 아니라 학교급별 고유 특징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학교급에 따른 집단 간 응답 차이를 주요하게 분석하기 위해 학교급별 집단 크기 중심의 표집을 실시하였다. 다른 학교급에 비해 혁신 고등학교가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2019년 17개 시·도 교육청에서 지정하고 있는 혁신학교 중 혁신 고등학교 수 151개(100%)를 기준으로, 유사한 수의 혁신 중학교 150개교(전체 혁신중의 약 30%)와 혁신 초등학교 152개교(전체 혁신초의 약 15.5%)를 표집하였다. 이때, 표집은 17개 시·도 교육청의 혁신학교 명단을 모두 수합한 후, 이 명단을 토대로 무선 표집 방법에 의해 실시하였다. 표집된 설문조사 대상 학교는 국내 전체 혁신학교 수의 27.7%인 453개교에 해당되었다.
구 분 | 설문 참여 학교 수 | 비고 | |
---|---|---|---|
학교급 | 초등학교 | 152개교 | 전체 혁신 초등학교의 약 15.5% |
중학교 | 150개교 | 전체 혁신 중학교의 약 30% | |
고등학교 | 151개교 | 전체 혁신 고등학교, 100% | |
합계 | 453개교 |
표집학교별로 학교 교육과정 업무 담당교사 1인을 포함하여 소속 혁신학교에 재직한지 3년 차 이상의 교사 2인, 소속 혁신학교의 1〜2년 차 재직 교사 2인 등 총 5명의 교사가 설문에 참여하도록 안내하였으며, 수집된 응답 가운데 일부 미완성된 설문 응답 등은 제외하고 최종적으로 1,992명의 교사 응답을 분석 대상으로 확정하였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배경 변인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의 <표 2>와 같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총인원(1,992명) 중에서 혁신 초등학교 교사는 690명(34.6%), 혁신 중학교 교사는 645명(32.4%), 혁신 고등학교 교사는 657명(33.0%)으로 본 설문조사 대상을 설정한 의도에 맞게 학교급에 따라 응답자가 고루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소속된 학교의 규모를 살펴보면, 대규모 학교의 교사(44.1%)가 가장 많이 참여하였으며, 중규모 학교 교사(39.3%), 소규모 학교의 교사(16.6%) 순이었다. 학교 소재지의 특성을 볼 때 중소도시 소재의 혁신학교가 교사(41.8%)가 가장 많이 설문조사에 참여하였으며, 특별· 광역시 소재의 학교 교사(33.3%)뿐만 아니라 읍면지역의 혁신학교 교사(24.9%)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학교 소재의 지역이 혁신학교 정책을 언제 도입하였는지 살펴본 결과, 초기에 혁신학교 정책을 도입한 지역(경기, 서울, 강원, 광주, 전남, 전북)의 교사가 가장 많았으며(72.1%), 중기에 도입한 지역(경남, 부산, 세종, 인천, 제주, 충남, 충북, 대전)의 교사(23.1%)뿐만 아니라, 최근에 혁신학교 정책을 도입한 지역(대구, 울산, 경북)의 교사들 (4.8%)도 일부 포함되었다.
설문조사 참여자가 소속된 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되어 운영된 연차를 물어본 결과, 혁신학교로 지정된 지 4년 이상 된 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교사가 가장 많았으며(45.6%), 혁신학교로 지정된 지 2〜4년 된 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교사(30.2%)와 혁신학교로 지정된 지 2년 미만의 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교사(24.2%)가 그 뒤를 이었다. 교사 개인의 혁신학교 경험과 관련하여서는 2년 미만의 혁신학교 재직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한 교사가 가장 많았으며(37.1%), 3년〜5년 정도의 혁신학교 재직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교사(24.0%)와 2년〜3년 정도의 혁신학교 재직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교사(23.5%)가 유사한 비율로 참여하고 있었고, 5년 이상의 혁신학교 재직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교사(15.3%)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설문조사 도구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진은 혁신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과 관련한 문헌 연구와 전문가 협의회를 실시하여 혁신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분석 틀을 우선 개발하였다. 그리고 혁신학교 교사와의 면담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혁신학교의 특징들을 포함할 수 있는 문항들을 작성하고, 혁신학교 전문가와 교원들로 구성된 워킹그룹 검토 및 연구진 협의를 통해 최종안을 마련하였다. 이때 일부 문항에 대해서는 학교 전체적인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학교 교육과정 업무 담당교사만 응답하도록 하였다. 실제 설문조사 도구는 혁신학교 교육과정 전반에 대한 다수의 문항으로 구성되었으며, 그 중에서 본 논문에서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하는 혁신학교 교육과정 실행에 대한 설문 문항은 다음과 같다.
설문조사는 2019년 7월 9일부터 19일까지 총 11일간 온라인 설문조사의 형식으로 진행되었고, 수집된 응답은 SPSS 통계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응답의 경향성을 파악하기 위해 빈도 분석을 기본적으로 실시하였으며, 학교급에 따른 응답의 경향성을 비교 분석하기 위해 집단 간 차이 분석을 전반적으로 실시하였다. 이때, 명목 척도로 개발된 문항의 경우에는 카이스퀘어 검정(Chi-square test)을 실시하였고, 리커르트(Likert) 척도로 개발한 문항의 경우에는 평균과 표준편차를 구하고 F검증을 실시하였다. 아울러, F검증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난 문항에 대해서는 사후 검증을 실시하여 어느 집단에서 차이가 발생하였는지 확인하였다.
IV. 연구 결과
본 절에서는 혁신학교의 철학 및 혁신학교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방향, 방향 공유를 위한 노력 등에 대한 혁신학교 교사들의 인식을 분석하였다. 먼저, 앞서 이론적 탐색을 통해 도출한 혁신학교 철학들 중 공공성, 민주성, 창의성, 공동체성, 전문성, 지역성에 대해 교사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복수로 응답하도록 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전체 응답에 대한 분석 결과, 교사들은 혁신학교 철학으로서 민주성(77.1%)이 가장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다음으로 공동체성(57.5%)이 중요한 가치로 인식되고 있었다. 학교급에 관계없이 민주성과 공동체성의 가치가 다른 가치들에 비해 혁신학교 철학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었으며, 전체적으로 민주성과 공동체성 외에 창의성 (44.3%), 전문성(39.9%), 공공성(32.6%)의 순으로 중요하다고 인식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를 통해 혁신학교 교사들이 거시적 측면의 가치보다는 혁신학교 정책적 측면에서 비교적 뚜렷하게 부각되어 온 가치이자 학교 교육과정 편성과 수업 운영의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가치들을 보다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편, 혁신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시 중요하게 추구해야 할 방향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은 <표 5>와 같다.
전체적으로 ‘함께 성장하는 교육공동체 실현’(42.7%)을 혁신학교 교육과정의 가장 중요한 방향으로 인식하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학생의 삶, 생활과의 연결’(24.7%)을 지향해야 할 것으로 보는 응답자들이 많았다. 학교급에 따른 응답의 경향성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초등교사의 경우에는 ‘함께 성장하는 교육공동체 실현’(36.5%)과 ‘학생의 삶, 생활과의 연결’(32.3%) 간 응답 비율의 차이가 크지 않은 반면, 중학교(각기 50.7%, 21.2%)와 고등학교(각기 41.4%, 20.1%) 교사들의 이들 항목에 대한 응답 비율 차이는 크게 나타났다. 학교급의 특성상 개별 학문에 기한 교과 교육에 집중하는 중등학교보다는, 학생 삶, 생활과의 통합이 유리한 초등학교에서 교육과정과 학생 삶을 연결하는 측면이 교육과정의 중요한 방향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응답한 중요하게 생각하는 혁신학교 교육과정의 방향에 대해 단위학교 교사들 간에 어느 정도 공유하고 있는가를 질문한 결과 <표 6>과 같은 응답이 도출되었다.
응답자의 46.6%는 학교 구성원들이 혁신학교 교육과정의 방향에 대해 공유하고 있다고 인식하였고, 충분히 공유하고 있다는 응답도 27.9%에 달해 전반적으로 혁신학교 내에서 추구하는 교육과정의 방향이 잘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었다. 학교급별 응답의 평균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는데, 초등학교(82.2%, M=4.12), 중학교(77.7%, M=3.99), 고등학교 (63.3%, M=3.67)의 순으로 혁신학교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방향을 공유 또는 충분히 공유하고 있다는 응답률과 평균이 높게 도출되어 상대적으로 교과기반 교육 경향이 강한 상급학교에서 교사들 간 교육과정 방향 공유를 위한 노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이 더욱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학교의 교육과정, 수업, 평가의 계획 및 운영과 관련하여 학교 교육과정, 교육과정 재구성, 수업, 평가 측면에서의 설문을 실시하였다.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과 관련하여 혁신학교 교육과정 계획의 참여 주체, 지역사회 연계 여부 및 협력 방안,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영향 요인 및 어려운 점 등에 대해 질문하였다. 먼저, 혁신학교 교육과정 업무 담당교사에게 자교에서 학교 교육과정을 계획할 때에 누가 참여하고 있는가를 복수로 응답하도록 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거의 모든 학교에서 교사(98.9%)와 학교장·교감(86.4%)이 학교 교육과정 계획에 참여하고 있었으며, 학생과 학부모를 참여시키는 학교도 55% 이상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다른 학교급에 비해 학교 교육과정 계획 과정에 학생(71.9%)과 학부모(77.0%)를 많이 참여시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중학교(41.8%)보다는 고등학교(50.6%)에서 학생의 참여 비율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한편, 지역사회 인사가 학교 교육과정 계획에 참여하는 학교는 10% 정도로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혁신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시 지역사회와 연계하고 있는지의 여부에 대해 질문하였다.
집단 | 그렇다 | 그렇지 않다 | 합계 | 집단 간 차이 |
---|---|---|---|---|
전체 | 1481(74.3) | 511(25.7) | 1992(100.0) | |
초등학교 | 634(91.9) | 56( 8.1) | 690(100.0) | χ2=201.988 df=2 p=.000*** |
중학교 | 464(71.9) | 181(28.1) | 645(100.0) | |
고등학교 | 383(58.3) | 274(41.7) | 657(100.0) |
응답 전체를 보았을 때에는 74.3%의 응답자가 지역사회 연계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고 있다고 하였는데, 대다수의 초등학교(91.9%)에서 지역사회 연계 교육과정을 꾸리고 있는 반면, 중학교 (71.9%), 고등학교(58.3%)로 갈수록 그 비율이 낮았으며,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고 한 응답자도 41.7%이었다. 즉 학교급이 낮을수록 지역사회와 교육과정을 연계 개발, 운영하는 사례가 많아 보다 적극적으로 연계를 추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역사회 연계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고 있다는 1,481명의 응답자에 한해 지역사회와 어떤 측면에서 협력하고 있는가를 조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지역사회 연계와 관련하여 가장 많은 연계 유형은 학교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할 때 지역사회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는 형태(84.6%, M=4.18)였고, 학교급이 낮을수록 지역사회 자원의 활용도가 높게 나타났다(초 90.2%, M=4.35, 중 87.5%, M=4.18, 고 71.8%, M=3.88). 또한 응답자의 72.6%(M=3.93)는 자신의 근무 학교가 인근 지역의 특성 및 요구를 반영한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고 있다고 보았고, 80.3%의 많은 교사들이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교육과정이나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운영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이들 문항에 대해서도 초, 중, 고등학교의 순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은 평균을 나타내 초등학교에서 지역사회와 가장 활발한 연계, 협력을 구축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혁신학교 교육과정의 편성·운영의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 중 학교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는 과정에서 많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보는 요인들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은 <표 10>과 같았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학교급에 관계없이 혁신학교 철학에 대한 교사들의 이해와 공감이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에 있어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60.6%). 다음으로 교사의 교육과정 관련 역량(49.4%)이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초등학교 교사(53.9%)의 교사 역량에 대한 응답률이 높았다. 학교급에 따라서는 초등학교(40.4%), 중학교(39.7%) 교사들이 학생의 필요와 요구를 중요 요인으로 인식하는 경향성도 높게 나타났다. 중등학교(중 13.5%, 고 9.1%)에 비해 초등학교(26.0%)에서 학부모 요인에 대한 인식이 높았고, 고등학교에서는 학생의 필요와 요구(51.2%), 입시와 같은 제도 및 학교 교육 환경(46.8%)이 교육과정 편성·운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식하여 학교급에 따른 특성을 드러냈다.
다음은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과정에서 교사들이 느끼는 어려움에 대해 복수 응답하도록 한 결과이다.
혁신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에 있어서 가장 많은 어려움으로 응답된 것은 교사의 업무 부담이 크다는 것(57.9%)이었으며, 이는 학교급에 관계없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여 혁신학교 교사들이 어떤 부분에 대한 업무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지, 어떤 개선이 필요한지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는 혁신학교 가치에 대한 교사들의 이해나 공감에 차이가 있다는 것(39.5%)과 교사들의 참여와 협력을 유도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38.6%), 즉 혁신학교 내 교사 요인이 적지 않은 어려움으로 나타났다. 학교급에 따라서는 초등학교의 경우 혁신학교의 철학 및 가치와는 다른 학부모의 요구(34.3%)가, 고등학교는 수업 시수 및 담당 교과목 수의 증가(36.4%) 문제 및 대학 입학 전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34.4%)는 점이 상대적으로 어렵게 느끼는 부분이었다. 향후 혁신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혁신학교 철학 및 교육 방향에 대한 학부모 인식 개선 방안과 고교학점제 도입 시 학생 과목선택권 확대에 따라 증가할 수 있는 교사의 담당 교과목 수 증가 등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정 재구성과 관련하여 학년 및 교과 수준에서의 교육과정 재구성 실태, 주제 중심 통합 교육과정 운영 실태, 교과 수업 재구성 시 고려 사항 등에 대해 질문하였다. 먼저, 학년 및 교과 교육과정 재구성과 관련하여 혁신학교의 철학 반영 정도, 계획-운영-평가의 전 과정에 걸친 지속적, 협력적 교육과정 재구성 정도에 대한 응답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혁신학교의 철학이 학년이나 교과 교육과정에 반영되어 있는가와 관련하여 전체 응답자의 71.1%(그렇다, 매우 그렇다)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였다. 학교급에 따라서는 초등학교 85.5%(M=4.23), 중학교 71.8%(M=3.91), 고등학교 교사의 55.1% (M=3.56)가 반영되어 있다고 응답하여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혁신학교 철학을 반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응답의 평균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 다음으로 전체 응답자의 71.6%가 동학년 및 동교과 교사들과의 교육과정 재구성이 계획-운영-평가의 전 과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초등학교 83.1%(M=4.21), 중학교 72.3%(M=3.92), 고등학교 교사의 58.8%(M=3.62)가 그렇다고 응답하여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협력적 재구성이 상대적으로 활성화되고 있지 않았으며, 응답 평균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로 나타났다.
다음은 교사가 교과 수업 재구성 시 고려할 수 있는 사항들에 대한 복수응답을 분석한 결과이다.
전체적으로 교과 수업을 재구성할 때에 학생의 활동 및 참여 중심의 수업이 될 수 있도록 고려한다는 응답이 68.7%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학생의 요구와 흥미(58.5%), 주제 중심 교과 통합 수업으로의 재구성(36.3%), 성취기준(35.8%)의 순으로 고려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혁신학교가 ‘학생’을 수업의 중심에 놓고 재구성을 구현하는 것을 방증한다고 할 수 있다. 학교급에 따른 분석 결과, 초등학교 교사들은 학생 활동 및 참여 중심 수업(62.9%)과 주제 중심 교과 통합 수업(54.2%), 학생의 요구와 흥미(53.5%)를,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사들은 학생 활동 및 참여 중심 수업(중 74.1%, 고 69.5%)과 학생의 요구와 흥미(중 54.8%, 고 67.5%)를 고려하는 응답률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교과 학습량 조절(39.8%)도 많이 고려되는 사항 중 하나였다. 한편, 교과 수업 재구성에 있어서의 주요 고려 사항으로서 혁신학교 교육의 철학과 가치, 역량 중심 수업, 지역사회 여건 및 자원 등의 상대적 중요도는 다소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정에 있어서 학생 삶과의 연계한 학생 참여 중심 수업을 구현하고 미래사회 역량을 기르기에 좋은 수업 방안으로 대두되는 것이 주제 중심 교과 통합 프로젝트이다. 이에 본 설문에서는 학교 교육과정 업무 담당교사를 대상으로 주제 중심 교과 통합 프로젝트의 설계 및 운영 여부에 대해 질문하였다.
집단 | 그렇다 | 그렇지 않다 | 합계 | 집단 간 차이 |
---|---|---|---|---|
전체 | 452(81.0) | 106(19.0) | 558(100.0) | |
초등학교 | 183(93.4) | 13( 6.6) | 196(100.0) | χ2=71.036 df=2 p=.000*** |
중학교 | 168(86.6) | 26(13.4) | 194(100.0) | |
고등학교 | 101(60.1) | 67(39.9) | 168(100.0) |
설문에 응답한 혁신학교의 81.0%가 주제 중심 교과 통합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었으며, 구체적으로 초등학교의 93.4%, 중학교의 86.6%, 고등학교의 60.1%가 운영하여 학교급에 따라 교과 통합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양상에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냈다.
혁신학교에서 수업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데 있어 나타날 수 있는 특징들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전체의 70.4%(M=3.88)의 응답자(그렇다, 매우 그렇다)가 자교의 혁신학교 철학이 수업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였으며, 83.6%(M=4.13)는 수업에서 학생 참여와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83.9%(M=4.11)의 교사들은 수업 목표와 내용에 적절한 교수·학습 활동을 다양하게 구현하고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72.6%(M=3.89)는 특별한 배려를 필요로 하는 학생들(특히, 특수, 위기학생, 배움이 느린 학생 등)이 소외하지 않게 하는 교육을 구현하고 있다고 보았다. 마지막으로 74.1%(M=3.95)의 교사들은 수업 개방과 협력을 통해 자신의 수업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응답 비율을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혁신학교 교사들은 수업을 개선하고 변화시켜 나가기 위한 교육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상의 모든 문항에 대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순으로 평균이 높았으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로 나타나 학교급이 낮을수록 수업 개선상의 특징을 더욱 잘 드러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음의 표는 혁신학교 교사들이 수업을 계획, 실행할 때 겪는 어려움에 대해 복수 응답하도록 한 결과이다.
혁신학교 교사들이 수업을 계획하고 실행할 때 가장 많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학생 간 편차를 고려(64.1%)하는 것이었으며, 다음으로 학생의 소통과 참여 유도(35.5%), 학생 성장 중심 수업 구현(35.4%), 학생의 흥미와 요구의 반영(33.0%) 등 학생을 고려한 측면이 혁신학교 수업에 있어서는 중요하고도 어려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급에 따른 응답 차이를 분석하였을 때, 수업에서 학생 간 편차를 고려하는 일에 대해서는 상급학교의 교사(중 60.8%, 고 59.9%) 보다는 초등학교 교사(71.1%)가 어려움을 더욱 많이 겪고 있었으며, 학생과 소통하고 참여를 유도하는 일은 초등학교 교사(27.0%)보다 중학교(39.2%) 및 고등학교 (40.8%) 교사가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한편, 복수로 응답한 수를 비교해 보았을 때, 상대적으로 고등학교에서 어려움에 대한 복수응답 수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 점도 특이할 만하다.
혁신학교에서의 평가 및 기록 실행과 관련하여 혁신학교 철학을 반영한 평가 계획, 학생 성장에 초점을 둔 평가 및 기록, 평가 결과의 활용 정도 등에 대해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전체 응답자의 64.6%(M=3.79)는 평가를 계획할 때에 혁신학교의 철학을 반영하는 것으로 응답하였지만, 앞서 수업에 혁신학교 철학을 반영하던 비율(70.4%)에 비해서는 낮은 결과이다. 한편, 학생 배움의 과정 및 성장에 초점을 두어 평가하고 그 결과를 기록하는 것(84.3%, M=4.13)과 평가 결과를 교육과정 계획 및 수업 개선의 자료로 활용하는 것(83.6%, M=4.11)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실천 인식이 높게 나타났다. 학교급에 따라서는 모든 문항에 대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순으로 높은 평균을 보였으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로 나타나 학교급이 낮을수록 평가 개선과 변화를 위한 실천이 더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편, 혁신학교 교사들은 수업 혁신 노력에 이어지는 평가 및 기록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혁신학교 교사들이 평가 및 기록과 관련하여 겪고 있는 어려움들을 복수로 응답하게 하여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혁신학교 교사들은 평가 결과를 기록하는 것(52.7%)과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적용에 따라 강조되고 있는 과정 중심 평가(45.7%)에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또한, 학교생활기록부의 기록 방식이 혁신학교가 추구하는 학생 성장 중심 평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43.1%)도 어려움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학교급에 따른 차이를 보았을 때에는 적지 않은 고등학교 교사들이 상급학교 진학을 고려한 평가 및 기록(42.4%)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혁신학교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는 데 있어서 국가(교육부)와 시·도 교육청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질문하였다. 다음의 표는 국가에 대한 지원 요구 사항을 분석한 결과이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혁신학교 교사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국가 차원의 지원은 교사의 담당 수업 시수를 감축해 학교 혁신을 이루어나갈 수 있는 시간적 여력을 주는 것이었다(57.3%). 또한 경쟁 중심의 입시제도 개선(50.0%)과 교과 내용의 학습량과 수준을 적정화 하는 것(48.2%)에 대한 응답률도 높게 나타나는 등, 교사 직무와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부분과 사실상 개선 요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이 많은 입시제도 개선 문제에 대한 부분이 혁신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을 위한 지원 사항으로서 요구가 높았다. 학교급에 따라서는 초등학교의 경우 교과 내용 양과 수준의 적정화 요구(56.9%)가 많았던 한편, 중학교에서는 교사의 담당 수업 시수 감축(65.3%)이, 고등학교에서는 경쟁 중심의 입시제도 개선(61.4%)의 요구가 높게 나타나는 등 학교급에 따른 요구의 우선순위가 다르게 도출되었다. 이에 비해 국가 교육과정에서의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자율적 권한 확대나 법적, 제도적 지원, 혁신학교 교육과정에 대한 국민적 인식 변화 등은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방안 마련과 지속적인 제고 노력이 이루어져야 하는 측면으로 볼 수 있다.
시·도 교육청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응답 결과는 다음과 같다.
시·도 교육청에 대해서는 혁신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에 대한 요구(56.8%)가 가장 높았으며, 이는 교사의 학교급에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가장 필요로 하는 요구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시·도 교육청이 발간하는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상에서 학교에 부여하는 자율적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40.4%로 나타났는데, 중학교(38.5%), 고등학교(38.0%)보다는 초등학교(44.4%)에서 더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교원 인사와 관련된 제도적 지원 측면에서의 요구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는데, 초등학교(38.5%)와 중학교 (37.0%) 교사보다는 고등학교 교사(43.1%)의 요구가 더욱 높은 편이었다. 이 외에 학교 안팎의 교사학습공동체 활성화 지원(33.6%)과 혁신학교 간 네트워크 활성화 지원(20.9%)도 시·도 교육청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부분으로 나타났으며, 초등학교보다는 상급학교로 갈수록 학습공동체나 네트워크 지원에 대한 요구가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 학부모의 혁신학교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도 제고를 위한 노력(24.0%)이나 지역사회 연계 지원(18.1%) 등도 시·도 교육청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야 할 요구 사항이다.
V.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는 초·중·고 혁신학교 교사 대상 설문조사 및 분석을 통해 혁신학교에서의 교육과정, 수업, 평가 상의 실행 양상과 학교급별 차이, 그리고 혁신학교 교육과정 실행을 위해 교사들이 필요로 하는 지원 요구 사항 등을 확인하였다. 요약하건대, 혁신학교에서는 자교의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방향이 잘 공유되고 있었으며, 교사뿐만 아니라 학부모, 학생의 교육 3주체가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여 상호 소통하고 협의하는 문화 속에서 구성원들의 의견을 교육과정에 원활하게 반영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역사회와의 연계 속에서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공유, 참여, 소통, 협력의 양상은 학교급이 낮을수록 더 잘 구현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다수의 혁신학교에서는 주제 중심 교과 통합 프로젝트를 운영하였고, 학교교육 혁신과 수업 개선의 특징으로 종합될 수 있는 학생 참여와 상호작용이 활발히 일어나는 수업 및 배움과 성장 중심의 과정 평가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다만, 이러한 양상도 학교급이 낮을수록 더욱 활발했는데, 이는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입시위주의 문화와 그에 따른 교육과정, 수업, 평가의 경직성으로 인해 혁신학교가 지향하는 가치를 구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교사들은 국가 차원의 혁신학교 지원과 관련하여 담당 수업 시수 감축, 교과 학습 양과 수준의 적정화, 경쟁 중심의 입시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였으며, 시·도 교육청에는 혁신학교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 강화, 시·도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의 자율성 확대 등을 요구하였다. 이상의 설문 분석 결과를 종합하여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혁신학교 교육의 지속화와 일반화를 위해서는 공공성의 가치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 이론적 탐색을 통해 확인한 혁신학교 철학 및 가치들 중 혁신학교 교사들은 민주성과 공동체성을 혁신학교가 지향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혁신학교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가치로 인식하고 있었다. 사실상 민주성과 공동체성은 17개 시·도 교육청의 혁신학교 정책에서도 중요하게 언급되어 온 가치들이며, 교사의 입장에서도 민주적 소통과 의사 결정 체제를 구축하고 교사, 학생 학부모의 교육 3주체가 학교공동체를 구성하여 함께 만들어가는 학교교육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같은 맥락에서, 혁신학교가 중요하게 추구하는 교육과정의 방향에 대해서도 ‘함께 성장하는 교육공동체 실현’에 대한 응답이 가장 많았다. 반면, 교육의 공공성 측면을 의미하는 ‘모든 학생의 성장과 발달’ 및 ‘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 함양’에 대한 중요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인식을 보였다. 그러나 향후 혁신학교 교육이 지닌 특징 및 강점에 대한 일반화 정책을 통해 공교육의 개선을 도모하고 혁신학교를 공교육 정상화 모델로서 정립하기 위해서는, 공교육의 기본 가치인 공공성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혁신학교 교육의 공공성은 모든 학생이 각자의 소질과 강점에 따라 역량을 강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교육과정과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필요한 자질과 태도를 함양하도록 하는 교육과정을 구현함으로써 제고될 수 있을 것이다. 혁신학교 교육이나 교육과정 정책 마련에 있어서는 혁신학교 교육의 공공성 강화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혁신학교 교육과정은 학생 개별 특성에 따른 맞춤형 교육과정 모델로 구축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둘째, 학교급별 특성을 반영하여 혁신학교 교육과정 운영 모델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시·도 교육청은 혁신학교 정책에서 ‘학생의 성장’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전인교육을 중심에 둔 통합 교육을 도모하는 것이며, 혁신학교에서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위한 교육과정은 주제 중심의 통합 교육과정으로 설계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도 설문조사에 참여한 많은 혁신학교에서 주제 중심의 교과 통합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었으며, 수업에서 학생 참여와 상호작용 또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학교 교육과정 및 수업 상의 특징이 모든 학교급의 혁신학교에서 적용해야 할 혁신교육의 특징으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재고가 필요하다. 설문조사 결과에서 실제 주제 중심의 교과 통합 교육과정의 경우, 학교급별로 실제 이를 시도하고 있는 혁신학교의 비율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업에서 학생의 참여와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학교급별로 차이를 보였다. 혁신학교에서 강조하는 교육의 가치와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주제 중심의 통합 교육과정이 강화되어야 하나, 학교급별 특성, 학생의 발달 특성을 고려한 형태의 통합 교육과정 운영을 강조하며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령, 초학문적- 간학문적-학문적 탐구로 나아가도록 하는 등 학교급별 통합 교육의 방향과 비중에 차이를 두고 궁극적으로는 교과(학문)를 깊이 있게 다룰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등 학교급별 특성을 고려한 적절한 통합 교육과정 정책 및 설계가 필요하다.
셋째, 혁신학교 교육과정에는 학교 인근 지역 및 학생 삶의 기반이 되는 마을의 지역성을 담아내야 한다. 각 시·도 교육청이 추진하는 혁신학교 정책 방향 중 하나는 시·도 내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지역성 제고에 있다. 설문 분석 결과, 혁신학교에서는 교사,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인사 등의 다양한 주체들이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과정에 참여하고 있었지만, 지역사회 인사가 참여하는 학교는 상당히 저조한 편으로 나타났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는 학교는 많았지만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는 형태가 가장 많았고, 이 외의 지역성 측면에 대한 관심은 저조한 편이었다. 혁신학교 정책이 학교 교육의 지역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인적·물적 자원의 활용이나 지역사회 인사를 참여 시키는 것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학생, 학부모, 교사가 자신의 생활 터전이 되고 있는 지역과 학교 인근 지역 등에 대해 알고, 보다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학교 인근, 학생 생활의 터전과 연계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더욱이 혁신학교 정책이 17개 시·도 교육청별로 추진되어 온 바, 향후 혁신학교 교육과정의 지역성 제고를 위한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시·도 교육청에 따라 정책으로 책정되어 현장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사회(마을) 연계 교육과정도 혁신학교 교육과정 지역성 강화의 일환이 되는데,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지역 사회와의 연계나 협력이 둔화되는 것처럼 학교급에 따른 특성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넷째, 교육활동 중심의 업무 체제 재구조화와 교사학습공동체의 역할 확대를 통해 교사가 창의적이고 다양화된 교육과정 개발에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본 연구 결과,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전체적 측면에서 혁신학교 철학에 대한 교사들의 이해와 공감, 교사의 교육과정 관련 역량 등 교사 요인이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었으며, 업무 부담 이외에 교육과정 편성·운영 시 겪게 되는 가장 큰 어려움도 혁신학교의 방향과 가치들에 대한 교사들의 이해나 공감에 차이가 있다는 것과 교사들의 참여와 협력을 유도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 즉 ‘교사’ 요인으로 드러났다. 혁신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에 있어서 교사 요인으로부터 발생하는 어려움과 문제점을 개선, 보완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교사학습공동체의 역할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혁신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이 보다 확대되고,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유연화, 다양화, 특성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사학습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교육과정 연구 개발이 확대되어야 한다. 다만, 현재 교사학습공동체 운영에 있어서는 수업 준비나 업무 부담으로 인해 교사들이 모일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절대적인 어려움으로 나타날 수 있는 바, 교육활동 중심의 업무 체제 재구조화와 종래의 관행적 행사나 업무 감축, 혁신학교 운영 이전의 업무와 새롭게 부과된 혁신학교 업무 등에 대한 조정 등 업무 부담 해소를 위한 조치들을 통해 교사학습공동체 운영의 내실화를 기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혁신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지원 방안은 학교급에 따른 차별화를 고려하여 마련할 필요가 있다. 설문 분석 결과, 혁신학교 교사가 국가에 요청하는 지원 사항은 교사의 담당 수업 시수 감축 및 교과 내용 학습량과 수준의 적정화 등으로 교육과정 편성·운영상의 융통성을 발휘하여 다양한 방식의 수업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때, 초등학교에서는 교과 통합 교육을 위한 교육 내용 양과 수준의 적정화, 중학교에서는 교사의 담당 수업 시수 감축, 고등학교에서는 경쟁 중심 입시제도에 대한 개선 요구가 매우 크게 나타났다. 시·도 교육청에 요구하는 지원 사항은 전반적으로 혁신학교에 대한 행·재정적, 제도적 지원과 관련되는 특징을 보였으나, 학교급에 따라서는 초등학교 교사의 경우 시·도 지침의 자율성 확대, 고등학교 교사들은 교원 인사에 대한 제도적 개선을 많이 요구하였다. 이렇듯 혁신학교가 요구하는 지원 사항은 교사의 학교급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고, 담당 학교급 및 교사의 경험치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정화되어 덜 필요로 하는 부분과 더욱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다. 즉 국가와 시·도 교육청의 혁신학교 지원은 천편일률적으로 이루어질 것이 아니라 혁신학교 교사들의 요구 분석에 기반하여 학교급에 따른 차별화된 지원 방안으로 마련될 필요가 있다.
혁신학교는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고 학교교육을 내실화하는 데 우선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학교 혁신을 위한 노력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혁신학교의 학교 혁신은 교육 과정, 수업, 평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이를 위해 학교 문화를 개선하고 교사의 역할과 학교공동체의 기능을 변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향후 혁신학교를 움직이는 기저에 놓이는 혁신학교의 학교 문화와 교사학습공동체 등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또한 학교급 외에도 학교 규모, 학교 소재지, 학교 소재 지역의 혁신학교 정책 도입 시기, 학교의 혁신학교 운영 기간, 교사의 혁신학교 재직 기간 등에 따른 실태 및 요구 분석을 통해 혁신학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각적으로 모색하여, 궁극적으로는 혁신학교를 미래사회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학교 모델로 정립하고 일반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울러, 혁신학교의 교육과정은 교사뿐만 학생, 학부모 등의 의견을 수합하여 교육공동체가 함께 운영해나가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 연구는 혁신학교 교육구성원 가운데서도 교사에 국한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였기 때문에, 차후 더욱 풍성한 분석과 해석을 위해서는 혁신학교 교육과정을 직접 경험한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연구가 이루어지길 제안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