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학교의 기초학력 미달률은 학교교육의 책무성을 드러내는 하나의 중요한 지표가 된다. 매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의 학교 또는 지역교육청 차원의 기초학력 미달률은 국가적 뉴스로 등장한다. 학교 차원에서는 두 가지 임무가 주어진다. 그 하나는 어떻게 하면 기초미달로 진단된 학생들을 기초수준으로 보완학습을 시킬 것인가이고, 다른 하나는 어떻게 하면 향후의 기초학력 미달률을 낮출 것인가이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2017년도부터 표본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고 할 때, 후자는 학교장이나 학부모들에게 더욱 실질적인 책무성 지표로 기능할 것이다.
교육의 책무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학업성취도는 이를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인식되고 있다(O'Donnell, & White, 2005). 특히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학교교육의 책무성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학업성취도에 기초한 지표 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중요한 학교교육의 성과로 포함하고 있다(강상진, 황정원, 2010; Steinberg & Donaldson, 2016). 미국의 경우 2001년 일명 ‘낙오학생방지법(No Child Left Behind: NCLB)’이 통과되면서 ‘연간 적정 향상도(adequate yearly progress: AYP)’를 통해 학교의 책무성을 더욱 강조하였다. 특히 이를 통해 불리한 교육여건에 처한 저성취학생에 대한 학교의 책무성을 강화하여 학력격차 감소라는 구체적인 성과를 평가하고자 하였다(Fusarelli, 2004). 이에 대해 강상진, 황정원(2010)은 학교책무성체제에서 학교성과지표로서 학업성취도의 타당성에 대해 분석하고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학교의 책무성 차원에서 최소한의 학교 성과를 보장하는 측정치로 적합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그동안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에 대한 많은 연구가 수행되었다. 이러한 요인으로는 먼저 개인의 학습능력이나 학습열의와 같은 학생특성 변인(강상진, 황정원, 2010; 곽수란 2009; Deary, et al., 2007),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나 학부모의 관심과 지원 등 가정특성 변인(김성숙 외, 2011; 정제영, 정예화, 2015; Hill, et al., 2004), 학교분위기와 같은 학교풍토와 교사, 학교의 일반적인 특성 변인(곽수란, 2009; 이영희, 2007; Ma & Klinger, 2000) 등이 포함된다. 정제영, 정예화(2015)는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학생의 개인요인(공부시간), 가정요인(부모와의 동거여부), 학교생활요인(학생과 교사의 관계와 차별경험)이 모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학업성취에 대해 10년간의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두 변인간의 상관은 중간 정도의 크기로 유의하였으며, 특히 학교급, 소수자 지위, 학교 위치에 따라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Sirin, 2005). 또한 사회경제적 지위는 학부모의 교육 참여정도와 유의한 상관이 있으며, 부모의 참여정도는 학업성취도와 유의한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Fan & Chen, 2001). 하지만 O'malley 등(2015)은 청소년의 경우 가족의 구조와 관계없이 학교분위기를 더 긍정적으로 인지할수록 더 높은 학업성취를 보였다고 보고하였다. 이 외에도 학교급이나 교과에 따른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다를 수 있다는 점 역시 지적되었다(상경아, 백순근, 2005; 황매향, 2006). 이처럼 많은 연구를 통해 다양한 요인이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종합하면 결국 학생의 학업성취는 다양한 요인이 상호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강상진, 황정원, 2010; 곽수란, 2009; 정제영, 정예화, 2015).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학업성취도 평가가 학교의 책무성에 대한 지표로 활용되기 보다는 학생 선발과 분류 혹은 학교 서열화라는 부정적인 사회적 영향으로 인한 논쟁 요인이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강상진, 황정원, 2010; 김신영, 2008). 또한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학교나 교사의 노력, 긍정적인 학교 문화 등이 강조되기 보다는 학생의 능력이나 가정환경과 같은 변인의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우려로 인해 적합한 평가 기준으로서 타당성을 확보하는지에 대한 관심도 지속되었다. 따라서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인 중 학교환경에 대한 연구를 통해 책무성을 증대할 수 있는 접근이 중요하다.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주는 학교 관련 요인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면 김성숙 외(2011)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의 차이에 영향을 준 학교특성을 분석하고 학생풍토와 학부모 관심이 모든 학교급에서 유의한 차이를 가져온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정제영, 정예화(2015)는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요인으로 학교생활요인(학생과 교사의 관계와 차별경험)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하였으며, 곽수란(2014)은 학령기 아동과 청소년에 있어 특히 교사와의 관계가 학업성취 변화에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지적하였다. 하지만 학업성취에 영향을 주는 학교특성이 각 요인별로 상충되는 효과가 혼재되어 있어 구체적인 효과에 대해 변인별 확인이 필요하다(곽수란, 2009).
한편, 학교리더십은 학교환경의 주요 부분 중 하나로 학교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이영희, 2007). 학교변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의 증대와 함께 교사의 승진경로 다양화와 새로운 학교문화에 대한 정책으로 실행된 교장공모제는 2007년 64개교에서 시범 운영되었으며, 2017년 3월 기준으로 전국 1,796개 국·공립학교에서 시행되고 있을 만큼 양적 팽창을 이루었다(교육부, 2017). 교장공모제는 ‘학교 발전과 교직사회 활성화’를 위하여 ‘새로운 리더십으로 학교와 지역 발전을 촉진할 유능한 교장’을 민주적이고 투명한 공모절차를 통해 임용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교육부, 2007). 즉, 기존의 승진방식과는 다른 다양한 교장 임용 방식을 통해 좀 더 적극적인 학교 변화를 가져오고 궁극적으로는 지역공동체의 일환으로서 학교의 역할을 증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교장공모제의 성과로서의 학교변화는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되었다. 김갑성(2016)은 교장공모제의 효과성을 검토한 선행연구 분석을 통해 학교변화의 양상을 보기 위하여 분석된 요인은 주로 학업성취도, 학교장의 직무수행, 학교장의 권한 변화와 이로 인한 학교조직의 변화와 혁신, 교사와 학부모의 만족도와 같은 학교변화에 대한 구성원의 인식 등이라고 정리하였다. 이를 통해 제도로서 교장공모제의 효과성이 어느 정도 입증되고 있다고 보고하였으나 교장공모제의 성과 평가의 요인으로 학업성취도를 분석한 연구는 두 편(박수정, 황은희, 2011; 이광현, 김민조, 2012)에 그쳤다. 먼저 박수정, 황은희(2011)는 교장공모제 학교의 학업성취도 특성이 교과별로 다를 수 있음을 보고하였으나 2009년 이루어진 초·중·고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자료를 분석에 활용하였기 때문에 해당년도의 교장공모제 실시여부 만을 변인으로 보았으며, 유층표집을 통해 일부 학교만을 분석하였다. 또한 이광현, 김민조(2012)의 연구에서는 교장공모제가 일반계 고등학교 학업성취도 향상에 일부 긍정적인 영향이 있음을 보고하였으나 이 역시 단 2년간의 자료만을 분석하였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처럼 2010년 이후 본격화된 교장공모제의 성과를 측정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으나 학교리더십의 변화 자체가 학교 변화를 즉각 가져오는 것은 아니며, 4년이라는 공모교장의 학교 재임기간을 고려하면, 그동안 교장공모제의 성과에 대한 평가 시도는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특히 학교리더십의 변화로서 교장공모제의 영향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서는 학교장이 학교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간을 고려해야 하며, 임용된 교장이 학교변화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기간이 최소 3년 이상이어야 한다고 제안한다(이광현, 김민조, 2012; 차성현, 민병철, 2014).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학교교육의 책무성 증대라는 측면에서 고등학교에 비해 학교유형이 단일하고 초등학교에 비해 주요 교과별 학업성취도가 좀 더 강조되기 시작하는 중학생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고 국어, 수학, 영어 교과의 학업성취도 기초학력 미달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학업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요인으로 학교특성과 학교풍토를 포함하는 학교환경을 포함하였다(곽수란, 2009; 이영희, 2007). 또한 교장공모제라는 학교리더십의 변화가 학교의 책무성에 대한 성과 평가로서 중학생의 학업성취도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특히 교장공모제 실시 여부에 따른 학교리더십 요인에 대한 분석을 위해 공모교장의 임기를 고려한 최소 4년 이상 공모교장이 재직 중인 학교를 포함하여 시간에 따른 트렌드를 함께 살펴보고자 하였다.
다만 이 연구에서 사용하는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의 경우 데이터의 심한 편포로 인해 자료의 변환이 필요하며, 시간에 따른 트렌드를 모형화하기 위한 다수준 분석 중 1수준 모형 적합화가 필요하므로 이를 위한 사전분석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적합한 모형을 찾기 위한 분석절차 역시 하나의 연구문제일 수 있으나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연구절차에 대한 설명은 최대한 간소화하고 학업성취도에 대한 요인별 관계에 초점을 두고자 한다.
Ⅱ. 연구 방법
연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크게 1) 종속변수 정상화(normalization), 2) 적합 모형 선정, 3) 분석의 세 가지 단계를 거쳤다.
이 연구는 2013학년도에서 2016학년도까지 4개년 동안 이루어진 중학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의 학교 수준 자료를 대상으로 하였다. 학교의 신설, 폐교 여부에 따라 연도별 분석 학교 수에 차이가 있어 ① 4개년 모두 학업성취도 평가에 참여한 학교(3,127개교)를 선별하고 ② 동일 기간 동안 남학교, 여학교의 별학에서 공학으로 변화한 학교를 제외한 후(3,113개교), ③ 기초통계를 실시해 기초학력 미달률 100%인 학교를 이상치(outlier)로 간주하여 분석대상에서 제외하고(3,112개교), ④ 동일 기간 내 교장유형(공모교장 또는 일반교장)의 변화가 없는 학교를 선별해 최종 연구대상(2,677개교)으로 하였다.
공모학교 여부 | 설립유형 | 공학여부 | |||
---|---|---|---|---|---|
공모제 | 204(7.6) | 국공립 | 2,053(76.7) | 남학교 | 374(14.0) |
일반 | 2473(92.4) | 사립 | 624(23.3) | 여학교 | 320(12.0) |
- | - | - | 공학 | 1,983(74.1) | |
전체 | 2,677(100.0) | 전체 | 2,677(100.0) | 전체 | 2,677(100.0) |
이 연구에 활용된 자료는 각 학교별 기초학력 미달률과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함께 시행되는 학교별 설문 응답자료, 학교별 기본 정보를 중심으로 구성되었으며(<표 2> 참조), 학교풍토 변인에 대한 기술통계는 <표 3>과 같다.
최소값 | 최대값 | 평균 | 표준편차 | |
---|---|---|---|---|
학교 분위기 | 1.00 | 4.00 | 3.657 | 0.456 |
학부모 특성 | 1.00 | 4.00 | 3.114 | 0.650 |
학부모 학교 활동 참여 | 1.00 | 4.00 | 2.532 | 0.665 |
이 연구에서는 각 학교의 기초학력미달률을 4시점(2013학년도~2016학년도)에 걸쳐서 반복측정하는 것으로 가정한다. 그에 따라, 4시점 사이의 변화의 특성을 고려한 모형을 선정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모형을 선정하는 과정은 ① 종속변수에 대한 탐색적 분석, ② 종속변수 로그(log)화, ③ 최종 모형 선정을 거쳐 결정하였다.
종속변수가 되는 각 연도의 기초학력 미달률 변수의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4개년도 전체의 기초학력 미달률 분포를 살펴보았다([그림 1] 참조). 세 교과 모두 확연한 군집을 이루는 분포가 아닌, 완만한 연속성을 지닌 변수의 분포를 나타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위의 [그림 1]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세 교과의 기초학력 미달률이 0에 편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종속변수의 분포를 정상분포화 하는 과정을 추가적으로 거쳤다.
2013학년도 국어를 기준으로 할 때, 기초학력 미달률 ‘0’학교는 전체의 36.8%(987개교)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1] 좌측 참조). 종속변수의 편포는 회귀방정식을 바탕으로 하는 다층모형의 기본가정인 잔차의 정상분포성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종속변수를 변환(transform) 하는 과정을 거쳤다. 우선, 기준시점이 되는 2013학년도 기준 기초학력 미달률이 ‘0’인 학교만을 분석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이는 종속변수인 기초학력 미달률의 편포성을 완화하는 동시에 (다른 연도는 그대로 둠으로써) 너무 많은 사례 수 감소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 그 결과, 종속변수는 다음 [그림 2]의 가운데와 같은 분포를 지니게 되었다.
2013학년도 기초학력 미달률 ‘0’을 제외한 후에도 종속변수의 정상성을 가정하기 어려움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에 따라 기초학력 미달률을 로그로 전환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기초학력 미달률이 ‘0’인 경우 log(0)이 되어 정의되지 않기 때문에 log(기초학력 미달률+1)을 활용하여 종속변수의 정상성 가정을 충족시키고자 하였다([그림 2], <표 4> 참조).
국어 | 학교 수 | 최소값 | 최대값 | 평균 | 표준편차 | 왜도 | 표준 오차 | 첨도 | 표준 오차 |
---|---|---|---|---|---|---|---|---|---|
로그화 전 | 1690 | .15 | 25.00 | 1.90 | 2.04 | 3.724 | .060 | 22.440 | .119 |
로그화 후 | 1690 | .06 | 1.41 | .3889 | .2172 | .974 | .060 | 1.019 | .119 |
이 과정은 교과별로 이루어졌으며, 그에 따라 각 교과별 분석대상 학교 수도 전체 2,677개교에서 국어: 1,690개교, 수학: 2,332개교, 영어: 2,118개교로 변화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나타난 기술통계 변화와 학교 수의 변화는 <표 5>에, 최종적인 종속변수의 분포는 [그림 3]에 제시하였다.
기초학력 미달률의 변화 추이와 Deviance test(Raudenbush & Bryk, 2002; Snijders & Bosker, 2012)를 활용하여 이 연구에서 설정하고 있는 반복측정에 적합한 모형을 선정하였다.
각 교과별 분석대상 학교들의 기초학력 미달률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다음 [그림 4]와 같다. 기초학력 미달률 변화 추이는 교과별로 각기 다른 모습을 나타냈는데, 국어는 2015학년도를 기점으로 기초학력 미달률이 하락하는 모습을, 수학은 2014학년도 소폭 하락, 2015학년도 하락, 2016학년도 소폭 상승의 모습을, 영어는 2014학년도 하락, 2015학년도, 2016학년도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러한 교과별 변화 추이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기초학력 미달률의 선형적 변화를 가정하기는 어려웠다.
기초학력 미달률의 변화 추이를 살펴본 결과, 선형적 변화를 가정하기 어려워 Deviance test를 추가적으로 시행하였다(<표 6>참조). 그 결과 세 교과 모두에서 비선형모형의 적합도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나 이를 최종모형으로 선정하였다.
이 부분에서는 기초모형 분석 후 잔차의 분포를 살펴, 다층모형 분석의 기본 전제라고 할 수 있는 1수준 잔차의 정상분포를 확인하였다(<표 7>, [그림 5] 참조). 그 결과, 종속변수 잔차들의 정상분포 가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분 | 최소값 | 최대값 | 평균 | 표준편차 | 왜도 | 첨도 | ||
---|---|---|---|---|---|---|---|---|
통계량 | 표준오차 | 통계량 | 표준오차 | |||||
국어 | −.753 | 1.114 | 0.000 | 0.174 | 0.371 | 0.030 | 1.864 | 0.060 |
수학 | −1.024 | .952 | 0.000 | 0.189 | −0.456 | 0.025 | 2.467 | 0.051 |
영어 | −.866 | 1.040 | 0.000 | 0.187 | −0.122 | 0.027 | 1.488 | 0.053 |
Ⅲ. 연구 결과
기초모형과 학교특성 모형, 학교풍토 모형, 교장공모제 모형의 4가지 모형으로 분석을 실시한 결과, 몇 가지 공통점과 교과별 특이사항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기초학력 미달률 변화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은 모든 교과에서 동일하게 나타났으며, 설립유형, 공학여부, 학급수, 학부모 특성이 이에 해당된다. 특히 사립학교와 여학교일수록, 학급수가 많을수록, 학부모가 협조적일수록 기초학력 미달률이 낮았다. 둘째, 교사들 간의 신뢰관계나 자유로운 의견 제안 등과 같은 학교분위기와 학교활동에 있어서 학부모 참여 등은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교과별 특이사항으로는 시간 관련 변수는 국어에서만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학과 영어에서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환경 변수 중 공모여부는 국어와 영어에서만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각 교과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기초모형의 집단내 상관은 0.159로 나타났는데, 이는 2수준에 해당하는 학교환경으로 투입된 변수들에 의해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15.9%임을 의미한다. 즉, 나머지 84.1%는 1수준인 시간의 변화에 의해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을 나타내는 것으로 기초학력 미달률의 변화는 학교특성 변수에 의해서도 설명될 수 있지만, 연도간(2013학년도~2016학년도) 차이에 의해 설명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음을 나타냈다. 기초학력 미달률의 선형적 변화를 나타내는 연도(year)와 비선형적 변화를 나타내는 연도2(year2) 계수들은 각각 (+)와 (−)를 나타냈는데, 이는 기초학력 미달률의 지속적인 감소 또는 증가를 나타내기 보다는 각 시간 관련 변수의 상쇄 효과로 인해, 그리고 측정 시점이 4개 뿐이라는 점에서 특정 유형의 변화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2수준에 해당하는 학교환경 변수 중, 설립유형 중 사립학교, 공학 여부 중 여학교, 학급 수, 학부모 특성 변수들은 모형 1, 2, 3 모두에서 학교의 국어 학업성취도 기초학력 미달률에 유의한 영향을 나타냈다. 공모 교장 여부 또한 기초학력 미달률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형 3의 투입 변수인 공모 교장 여부에 따른 기초학력 미달률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다른 학교환경 변수들을 통제한 후, 각 연도별 공모 여부에 따른 기초학력 미달률을 <표 9>에 제시했다. 2013학년도에서 2016학년도까지 교장공모제 학교는 비공모제 학교에 비해 기초학력 미달률이 일관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추세를 살펴보면, 2013학년도에는 비공모제 학교에 비해 교장공모제 학교의 학업성취도 기초학력 미달률이 0.31% 정도 낮은 것으로 추정되었으며, 2014학년도에는 0.336%, 2015학년도에는 0.373%, 2016학년도에는 0.319% 정도 낮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2013학년도~2015학년도까지는 기초학력 미달률의 차이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2016학년도에는 다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성은 4개년도의 데이터를 통해 나타난 추세이기 때문에 그 이후의 경향성을 안정적으로 예측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료분석을 필요로 한다.
구분 | 2013 | 2014 | 2015 | 2016 |
---|---|---|---|---|
(year=0) (Year2=0) |
(year=1) (Year2=1) |
(year=2) (Year2=4) |
(year=3) (Year2=9) |
|
비공모 | 1.844 | 2.412 | 2.565 | 2.243 |
공모 | 1.564 | 2.076 | 2.214 | 1.924 |
먼저 기초모형의 집단내 상관을 살펴보면, 0.320으로 나타났다. 즉, 기초학력 미달률의 변화에 있어서 학교환경 변수들에 의해 설명될 수 있는 분산 비율이 32.0%로 나타났음을 의미한다. 국어의 15.9%와는 큰 차이를 보이지만, 국어에서 학교환경 변수 중 유의한 것으로 나타난 변수인 사립, 여학교, 학급수, 학부모 특성은 수학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나타냈다. 하지만 모형 3에 투입된 공모 여부 변수의 국어와는 달리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수준 변수인 연도(year, year2)들은 기초모형을 제외한 모형 1, 2, 3 모두에서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기초학력 미달률의 변화 경향보다는 학교환경에 의한 기초학력 미달률의 변화가 더 설득력을 지니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영어의 경우, 집단내 상관계수는 0.319로 나타났다. 즉, 기초학력 미달률 변화에 있어 학교환경 변수에 의해 설명될 수 있는 분산의 비율이 31.9%에 해당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수학과 유사하였다.
학교환경 변수 중 설립유형, 공학여부, 학급수, 학부모 특성은 국어, 수학과 마찬가지로 모형 1, 2, 3 모두에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사립학교와 여학교일수록, 학급수가 많을수록, 학부모 참여가 높을수록 기초학력 미달률이 낮았다. 모형 3에 투입된 공모 여부 변수 또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학력 미달률의 선형적 변화를 나타내는 연도(year) 계수는 일관적 변화 방향보다는 모형에 따라 (+)와 (−)를 함께 나타냈으며, 비선형적 변화를 나타내는 연도2(year2) 계수는 또한 일관적으로 (+)를 나타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이는 수학에서와 마찬가지로 기초학력 미달률의 변화 경향보다는 학교환경에 의한 기초학력 미달률 정도의 차이가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모형 3의 투입 변수인 공모교장 여부에 따른 기초학력 미달률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다른 학교환경 변수들을 통제한 후, 각 연도별 공모 여부에 따른 기초학력 미달률을 <표 12>에 제시했다. 교장공모제 학교는 비공모제 학교에 비해 기초학력 미달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추세를 살펴보면, 2013학년도에는 교장공모제 학교의 학업성취도 기초학력 미달률이 비공모제 학교에 비해 0.419% 정도 낮은 것으로 추정되었으며, 2014학년도에는 0.562%, 2015학년도에는 0.650%, 2016학년도에는 0.786% 정도 낮은 것으로 추정되어 기초학력 미달률의 차이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국어와는 또 다른 추세를 나타냈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경향성은 4개년도의 데이터를 통해 나타난 추세이기 때문에 그 이후의 경향성에 대한 일반화에는 제약이 따른다.
구분 | 2013 (year=0) (Year2=0) |
2014 (year=1) (Year2=1) |
2015 (year=2) (Year2=4) |
2016 (year=3) (Year2=9) |
---|---|---|---|---|
비공모 | 4.521 | 5.095 | 6.047 | 7.531 |
공모 | 4.012 | 4.534 | 7 | 6.745 |
Ⅳ. 요약과 논의
이 연구는 학교교육의 책무성 증대라는 측면에서 학생의 교과별 기초학력 미달률에 미치는 요인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를 위하여 학업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학교특성과 학교풍토를 포함하는 학교환경을 포함하였으며, 학교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학교리더십의 유형으로서 교장공모제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하였다.
그 결과 먼저 국어, 수학, 영어 교과의 연도별 기초학력 미달률의 시간에 따른 변화는 교과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평균치의 그래프로만 보면, 국어 기초학력 미달률은 상승하다 2015학년도를 기점으로 하락하였고, 수학은 기초학력 미달률이 하락하다 2016학년도를 기점으로 소폭 상승하였으며, 영어는 기초학력 미달률이 하락하다 2015학년도를 기점으로 상승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는 중학생의 전국 학업성취도 기초학력 미달률과 거의 유사하다(교육부, 2013-2016). 그러나 통계적 검증결과는 시각적 해석과는 달랐다. 시간에 따른 변화는 국어 교과에 국한해서 유의하게 나타났지만, 그 결과를 일반화하기는 어려웠다. 왜냐하면, 국어 기초학력 미달률의 시간에 효과는 정적 선형효과와 부적 곡선형효과가 각각 유의하였지만, 서로 상쇄적이고, 4개 시점에 국한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기초학력 미달률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은 국어, 수학, 영어 교과에 공통적이었다. 미달률 수준은 세 교과 모두 설립유형 중 사립, 학교 유형 중 여학교, 학급수가 많을수록, 그리고 학부모의 기대가 크고 협조적일수록 낮았으며, 학교분위기나 학부모 참여 등은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학교장 공모제는 국어와 영어에서만 유의한 효과가 있었다. 즉, 공모제를 채택하는 학교들의 기초학력 미달률은 국어와 영어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여 할 수 있는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특성(설립유형, 공학유형, 학급수)은 모든 교과의 기초학력 미달률에 영향을 주는 유의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설립유형은 사립일수록, 공학유형은 여학생으로 구성된 학교일수록, 학급수는 많을수록 기초학력 미달률이 낮았다. 이 중 가장 효과가 크게 나타난 학교환경 요인은 학교 성별 유형에 따른 것으로 여학생으로만 구성된 학교일수록 기초학력 미달률이 낮은 결과를 보였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성별에 따른 학력 향상과 기초학력 미달 비율의 차이를 지속적으로 보고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결과와도 일치한다(교육부, 2013-2016). 즉, 중학교 학업성취도는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유의하게 낮으며, 학력 향상 비율 역시 더 높아 학교의 여학생 비율이 높을수록 학교의 학업성취 수준이 높아지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는 학교교육의 책무성과 연결되기 보다는 중학교라는 학교급과 성별에 따른 또래 문화 특성의 영향으로도 볼 수도 있으며, 여학생의 학업성취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국제적인 경향과도 유사하다(Legewie & DiPrete, 2012). 한편, 학교환경 중 학급수 요인의 경우 학교가 위치한 지역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즉, 학급수가 많은 학교일수록 대도시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소도시나 읍면단위의 농촌 지역에 있는 학교보다 대도시에 위치한 학교일수록 기초학력 미달률이 감소하고 상대적으로 더 높은 학업성취도를 보인다고도 볼 수 있다. 이처럼 학교규모를 통해 추정할 수 있는 학교위치의 영향은 그동안 꾸준히 보고되어왔다(권점례, 2012; 성기선, 2011; 임현정, 시기자, 김성은, 2016). 성기선(2011)은 도시와 농촌 지역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분석을 통해 학교급 수준이 올라갈수록 학생들의 성취도 격차가 커진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개별학생 학업성취의 종단적 변화에 대한 요인 연구에서도 대도시, 중소도시, 읍면지역에 따른 학교 소재지의 지역규모가 학력격차의 유지 또는 심화에 유의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임현정, 시기자, 김성은, 2016). 이는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성취수준(우수학력, 보통학력, 기초학력, 기초미달)으로 구분해 분석한 연구에서도 수학교과는 대도시일수록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학업성취도가 학교 위치(대도시, 읍면지역)와 관련이 있음을 보고하였다(권점례, 2012). 이 연구에서는 학급수라는 학교규모가 기초학력 미달률에도 유의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이는 대도시에 위치하여 규모가 큰 학교일수록 기초학력 미달률이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졌음을 추정해 볼 수 있다. 결국 이러한 결과는 읍면지역이나 소도시에 위치한 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교육 환경을 갖춘 대도시의 학교가 학업성취도와 관련해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학교의 책무성이 마치 한 학교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거나 반대로 좋은 성과를 낸다고 하여 해당 학교가 교육의 책무성을 다 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의 오류를 지적한다(박수정, 외 2016). 다시 말해 열악한 교육 환경에서 좋은 성과를 내야 하는 학교의 어려움과 일률적인 성과로서 평가되는 학업성취도에 대한 세심한 논의가 요구된다.
둘째, 학부모특성은 학교풍토 중 모든 교과에서 가장 유의한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학부모특성의 내용이 자녀의 학업성취도 향상을 위한 학부모의 요구와 이에 대한 지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는 결국 학생의 가정 배경 요인과도 연결될 수 있다. 그동안 이러한 가정배경(예: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관심과 투자 등)이 학업성취에 미치는 영향은 지속적으로 연구되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수준의 학생은 고등학생에 비해 가정의 사회경제적 배경 영향이 더 클 수 있음을 고려하면(성기선, 2011), 이러한 결과는 학교급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가정배경이 학업성취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학교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학교리더십 유형인 교장공모제 학교는 비공모제 학교에 비해 국어와 영어 교과에서 기초학력 미달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업성취에 교장공모제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와 일치한다. 교장공모제 학교의 학업성취도 특성을 분석한 선행연구(박수정, 황은희, 2011) 역시 중학생의 경우 국어, 수학, 영어 교과에서 모두 공모제학교와 비공모제 학교간 학업성취수준(우수, 보통, 기초, 미달비율)의 구성에 유의한 차이가 있음을 보고하였다. 이는 공모교장의 특성을 분석한 양민석, 정동욱(2015)의 연구결과 중·고등학교의 공모교장이 좀 더 학교의 수업개선과 행정업무경감 등의 노력을 보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교장 특성이 학교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결과적으로 학업성취도에도 간접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음을 의미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학교리더십의 변화는 학업성취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보다는 학교문화, 특히 학교구성원의 민주적 의사소통을 촉진하는 등의 간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박수정 외, 2016; 양민석, 정동욱, 2015). 학교문화의 변화는 결국 교사의 교수활동과 나아가 학부모의 학교 참여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장기적으로 학업성취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추정을 해 볼 수 있다. 따라서 교장공모제의 성과를 좀 더 다양한 영역에서 평가하고 직·간접적인 성과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 요구된다. 또한 공모교장의 유형(내부형, 초빙형, 개방형)에 따른 학교특성과 변화의 양상이 매우 다양하며 교장공모제의 유형별 학교특성과 이에 따른 학교변화를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 결과는 통계적 분석 결과로서 설득력을 지니지만, 그 일반화는 몇 가지 측면에서 조심스럽다. 이 연구에서 포함하고 있는 요인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요인으로 제한되어 있고 4년간의 데이터에 국한되며, 2013년도에 국한해서 기초학력 미달률이 0%인 학교는 분석에서 제외되었으며, 교장공모제를 4년간 지속적으로 적용한 학교와 지속적으로 적용하지 않은 학교들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은 이 연구 결과들을 일반화하는데 한계로 작용한다. 그리고 2015학년도의 기초학력 미달률은 전체 변화 추이에 큰 영향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특히 시간에 따른 변화의 해석에 주의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시간 효과는 일반화보다는 다른 독립변수의 효과를 보다 정교하게 검증하기 위한 모형적합성을 높이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리고 2015학년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성취수준을 재설정하는 과정의 오차 발생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15). 또한 앞서 언급하였듯이 교장공모제의 유형별 학교리더십의 차이에 대해 현재 분석 자료만으로는 이러한 세부적인 학교특성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제한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리더십의 변화는 학업성취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보다는 간접적이고 장기적인 영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학업성취에 영향을 주는 학교환경 요인과 비교하여 4년 이상 교장공모제를 지속한 학교가 보여준 학업성취에 대한 긍정적 결과는 교장공모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후 보여준 성과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