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들머리
이 연구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국어 교과서의 ‘문법’ 영역 단원에 사용된 용어 사용 양상을 살펴보고 그 개선 방안을 제안하는 것이 목적이다. 학교문법은 체계적이어야 하고 교육적으로 효용성이 있어야 한다. 학교문법에서 사용하는 문법 용어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에서 일관성 있고 연계성 있게 사용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국가 수준의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육과정은 동일 선상에 있는 교육과정이기 때문이다.1)
국어과 교육과정은 1955년 처음 제정되었으며2) 지금까지 열 차례 정도 개정·고시되었는데 이 중에서 ‘문법’ 영역이 설정된 것은 4차 교육과정3)부터라 할 수 있는데 현재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2011 개정 교육과정과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고 있다.4) 이 연구에서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사용하는 국어 교과서 문법 영역 단원에 사용된 용어의 사용 실태에 관해 살펴보고 개선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국어 교과서의 문법 용어에 관한 선행 연구는 박재현 외(2007, 2008a,b), 정달영(2005, 2012), 이동석(2015), 박용찬, 홍성운(2014), 조진수(2017) 등을 들 수 있다. 김은성 외(2007)은 교과서에 제시된 음운 관련 지식이 학습자에게 어떻게 이해되고 내면화되는지 그 양상을 조사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음운 분야 용어의 인식도를 통해 학습자의 음운 지식 내면화 정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박재현 외(2007, 2008a, b)는 4차에서 7차까지 고등학교 『문법』 교과서의 ‘말소리’, ‘단어’, ‘문장’ 단원에 사용된 용어의 계량적 연구를 하였다. 이 일련의 연구에서는 역대 국정 『문법』 교과서 말소리 단원의 문법 용어를 계량하여 그 출현 양상과 추이를 분석하고 교육적 시사점을 탐색하였다. 정달영(2005)는 학교문법 통일안이 마련되기까지의 형성 과정을 살펴보았으며 정달영(2012)는 학교문법에서 사용하는 문법 용어와 한국어 교육에서 사용하는 문법 용어 간에 나타난 문제점을 검토하였다. 이동석(2015)는 2011 개정 교육과정에 의해 편찬된 중학교 국어 교과서의 음운 단원을 대상으로 구성과 내용 면을 분석하여 개선점을 제안하였다. 박용찬, 홍성운(2014)는 『문법』(1985), 『문법』(1996), 『문법』(2002)를 대상으로 문법 용어를 상호 비교하였다. 이는 고등학교 『문법』 교과서를 대상으로 용어 사용에 관해 살펴본 연구이다. 조진수(2017)은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발행한 ‘교과서 편수자료’에 수록된 ‘학교 문법 용어’를 대상으로 학교 문법 용어의 표상 유형을 연구하였다.
이처럼 선행 연구에 나타나는 ‘문법’ 용어 분석에서는 주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분리하여 학교 급별로 나누어 연구5)하였기 때문에 초·중학교의 연계성을 알아보지 못했다. 초·중학교 교육과정이 공통교육과정이기 때문에 두 학교 급에서 사용하는 교과서 ‘문법’ 영역의 용어 사용 실태를 연계시켜 살펴보는 것도 의의 있는 연구가 될 것이다. 그러므 로 현재 학교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초·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사용된 ‘문법’ 영역의 용어 사용 실태를 살펴본 후에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점을 도출하면 앞으로의 교육과정 개선이나 교과서 편찬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의 대상은 2011 개정에 의해 편찬된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이다. 분석 대상으로 삼은 내용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국어 교과서 중 ‘문법’ 영역 단원이다. ‘문법’ 영역 단원에 나오는 용어 사용 분석이라는 연구 목적에 맞게 교과서를 워드프로세서로 입력하여 원시 말뭉치를 만들어 분석하였다. 이것을 ‘TXT’ 파일로 변환하여 ‘AntConc 3.2.1.w’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단어 단위 빈도를 분석하여 목록을 작성하고 수작업을 거쳤으며, 구 단위 이상은 교과서에서 직접 목록을 뽑는 작업으로 진행하였다.
이 논문의 2장에서는 초·중학교 국어 교과서 문법 영역의 용어 사용 양상을 살펴본다. 그리고 3장에서는 초·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사용된 문법 영역 용어 목록을 통해 초·중학교 국어 교과서의 문법 용어 사용의 연계성과 개선점을 논의하고 4장에서 마무리한다.
Ⅱ. 교과서 ‘문법’ 영역 용어 사용 양상
이 장에서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국어 교과서 ‘문법’ 영역에 사용된 용어의 사용 양상을 살펴본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국민공통교육과정으로 한 단위라고 할 수 있지만 학교 제도, 시설 공간, 교육 목적, 교사 배치, 수업 운영 방법, 학습자의 발달, 교과서 제도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다. 교과서 제도와 관련해서는 초등 『국어』는 국정제로, 중학교 『국어』는 검정제로 개발되고 있다. 개발 주체와 개발 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연계성을 충족하고 있는지 장담할 수 없다(천경록, 2016a, p. 238). 학교 급이 다른 국어 교과서 문법 영역의 용어 사용 양상을 살펴보기 위해 초등학교 교과서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국어 교과서 내용 중에서 문법 영역의 내용을 골라 뽑았다. 그리고 중학교 교과서는 2011 개정에 의해 편찬된 16종의 교과서 중 하나를 선정하였다. 2011 개정에 의해 편찬된 교과서 중에서 초등학교 교과서는 국정교과서이지만 중학교 교과서는 검인정 교과서로, 16종이 검정을 통과하였으나 14종의 교과서가 사용되고 있다. 하위 9종의 채택률은 1.0%에서 5.5%로 높지 않고 상위 5종(㈜천재교육(대표저자 노미숙), ㈜천재교육(대표저자 박영목), ㈜비상교육(대표저자 김태철), ㈜미래엔(대표저자 윤여탁), ㈜창비(대표저자 이도영))의 채택률 합계는 66.4%이다(천경록, 2016a, p. 245). 그 중에서 천재교육(대표저자 노미숙)의 교과서가 가장 채택률이 높은 교과서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 교과서를 선정하였다.6) 이 교과서 ①-⑥권을 대상으로, ‘문법’ 영역의 성취기준을 반영하여 편찬된 11개의 소단원 본문에서 문법 영역 용어를 뽑고 그 빈도를 작성하였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에서의 ‘문법’ 영역 용어 사용 양상은 다음과 같다.
먼저,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의 ‘문법’ 영역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추출하여 제시한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 전 학년 교과서에서 문법 용어를 발췌하였는데,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는 ‘개념어’와 더불어 ‘설명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7) 먼저 ‘개념어’에 대해 살펴보고 다음으로 ‘설명어’에 관해 살펴보기로 한다.
(1) a. 고유어(37)8), 관용어(9), 그림말(3)9), 낱말(306), 높임말(45), 느낌표(3), 다의어(24), 동형어(8), 마침표(3), 맞춤법(3), 명사(3), 명언(5), 모음자(35), 목적어(2), 문맥(2), 문장(105), 물음표(3), 반대말(3), 반말, 받침(2), 발음(23), 방언(52), 부정(2), 비속어(12), 사투리(7), 서술어(20), 속담(19), 순우리말(2), 어휘, 예사말(5), 외래어(24), 우리말(11), 유행어(8), 은어(5), 일상어, 자음자(29), 주어(13), 준말, 토박이말(30), 표기(13), 표준어(47), 한자어(21), 호응(12)
b. 관용 표현(80), 문장 부호(13), 문장 성분(8),
(1a)는 단어 목록이고, (1b)는 구 목록이다. 초등학교에서는 ‘낱말’이 306회로 가장 고빈도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다음에 제시하는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낱말’은 언어 학습 단위 중에서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데, 초등학교 전 학년에 걸쳐서 강조되고 있음을 <표 1>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즉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낱말과 관련된 성취기준이 골고루 반영되어 있으므로 교과서에서도 가장 고빈도로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다음으로 높게 사용된 용어가 ‘문장(105)’인데 이 용어도 ‘통사론’의 기본 단위로, 전통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에서 가장 특징적으로 보이는 것이 (1b)에 제시된 ‘관용 표현(80)’이다. 이와 관련되는 것으로 ‘관용어’도 9회의 빈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5-6학년군]의 성취기준을 반영한 내용으로, ‘관용 표현’ 속에 ‘관용어’가 포함되는 개념으로 풀이된다. ‘관용 표현’에 관한 내용은 국어 문화의 특성이 담긴 관용 표현을 통해 국어 문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설정하였는데 2015 개정에서는 없어졌다. 다음으로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개념어로 동의어 모두가 사용된 양상을 살펴보기로 한다.
(2a)에서 보는 것처럼 ‘방언(52)’과 ‘사투리(7)’가, (2b)처럼 ‘고유어(37)’와 ‘순우리말(2)’, ‘토박이말(29)’이 교과서에서 함께 사용되고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를 찾아보면 ‘방언’은 ‘한 언어에서, 사용 지역 또는 사회 계층에 따라 분화된 말의 체계’로 뜻풀이 되어 있고 ‘사투리’는 동의어로 처리되어 있다. 어종으로 보면 ‘방언’은 한자어이고 ‘사투리’는 고유어이다. (2b)의 예인 ‘고유어’ 역시 ‘언어’ 분야의 전문어로 표기되어 있다.10) 전문 용어는 원래 전문가 집단에서 통용되는 말로 전문적인 현장에서 사용되기도 하고 전문 지식을 설명하기 위해 쓰이는데 ‘개념어’를 습득해야 하는 초등학생들에게 전문어인 동의어를 모두 제시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전문 용어는 지속적으로 개념이 추가되어 만들어지는 방식이기 때문에 특정 용어에 관련어가 많아지기도 하고 사용 환경에 따라 하나의 용어에 많은 동의어가 존재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학술 용어를 사용할 때는 무리하게 고유어 용어를 사용하기보다는 학문 문법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한자어 용어로 통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이동석, 2015, p. 180)는 측면에서 생각하면 어느 정도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빈도수에서 ‘방언’과 ‘사투리’의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은 아쉽다고 할 것이다. 특히, 한자를 많이 접하지 않는 초등학교에서 고유어인 ‘사투리’보다 한자어인 ‘방언’이 높은 빈도로 사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할 것이다. 다음은 설명어에 나타나는 구 단위의 용어이다.
(3) 같은 방식으로 소리 나는 낱말(3), 같은 소리가 나는 낱말(3), 궁금한 것을 묻는 문장, 권유하는 문장, 글자가 같은 낱말, 글자는 같으나 뜻이 다른 낱말, 끝맺는 문장(14) 높임을 나타내는 말, 느낌을 나타내는 문장, 느낌을 표현하는 문장(7), 다듬은 말(순화어), 다른 나라의 말, 다른 나라의 말이 들어와서 우리말처럼 쓰이는 낱말, 두 가지 이상의 뜻을 가진 낱말(2), 두 가지 이상의 뜻을 가진 한 낱말(2), 뜻이 반대인 낱말(9), 뜻이 비슷한 낱말(3), 무엇을 하도록 시키는 문장(7), 무엇인가를 묻는 문장(7), 설명하는 문장(9), 설명하는 문장의 끝맺음에 사용하는 말,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낱말(5),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말(3), 소리는 같지만 글자가 다른 낱말(3), 소리와 글자가 다른 낱말(8), 시키는 문장, 움직임을 나타내는 낱말(5), 움직임을 나타내는 말(3), 이름을 나타내는 낱말(5), 함께 하기를 요청하는 문장(7), 흉내 내는 말(11)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3)과 같은 구 단위의 용어인 ‘설명어’가 많이 등장한다. 이는 한 단어인 개념어가 어렵다고 판단하여 풀어서 설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주로 전문어라고 할 수 있는 개념어에 익숙하지 않은 초등학생들에게 설명어가 많이 사용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용어 제시에서 다음과 같은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4) a. 두 가지 이상의 뜻을 가진 낱말(2),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낱말(5), 움직임을 나타내는 낱말(5),
b. 두 가지 이상의 뜻을 가진 한 낱말(2),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말(3), 움직임을 나타내는 말(3)
c. 동형어-글자가 같은 낱말, 글자는 같으나 뜻이 다른 낱말
(4ab)는 동일한 대상을 지칭하여 설명하는데 어떤 곳에서는 ‘낱말’로, 어떤 곳에서는 ‘한 낱말’, 어떤 곳에서는 ‘말’로 끝을 맺고 있다. (4c)는 하나의 ‘개념어’인 ‘동형어’에 대한 ‘설명어’로 ‘글자가 같은 낱말’, ‘글자는 같으나 뜻이 다른 낱말’ 두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지만 국어 교과서 ‘문법’ 영역에서는 일관성 있게 기술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중학교 교과서의 용어 사용 양상이다.
이 절에서는 중학교 『국어』 교과서의 ‘문법’ 영역 용어를 추출하여 제시한다. 2011 개정에 의해 편찬된 16종의 교과서 중 천재교육(대표저자 노미숙)의 중학교 국어교과서 ①-⑥권의 내용 중에서 ‘문법’ 영역 교육과정이 구현된 소단원 11개이다. 이를 대상으로 단어를 추출하여 통계를 작성하였다. 그 결과를 빈도수대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표 2>에서 100회 이상의 빈도를 보이는 단어는 ‘단어, 문장, 의미, 소리, 한글’이다. 이 다섯 단어는 국어 문법의 전통적인 영역인 ‘음운, 형태, 통사, 의미, 표기’ 분야의 대표적인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2011 개정 교육과정의 내용을 정리하면 ‘음운’, ‘단어 형성·품사’, ‘어휘의 유형·의미 관계’, ‘문장’, ‘담화’, ‘표기’, ‘어문규범’, ‘언어의 본질’로 나눌 수 있다.12) 교과서 본문을 분석하여 이들이 대표적으로 나왔다는 것은 아주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 고빈도 단어가 ‘발음(91), 언어(74), 음운(74), 자음(52), 우리말(51)’인데 ‘언어’와 ‘우리말’은 ‘문법’ 영역 전체와 관련이 되는 단어이므로 이를 제외하면 대부분 ‘음운’과 관련된 내용이다. 언어 교육에서 ‘말소리’가 기본이 된다고 생각하면 바람직한 측면이기는 하지만 ‘문법’ 단원 전체를 선정하여 추출한 용어이므로 어느 한 쪽으로 약간은 치우친 측면이 있지 않나 고민해 볼 여지가 있다. 또한 <표 2>에서 빈도 ‘10 이하’로, 낮은 빈도로 사용된 목록에 ‘음운’과 관련된 단어들이 많은 편이다. 그 이유는 중학교 교육과정 성취기준인 (5)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5)의 성취기준이 교과서에서는 ‘음운 체계’나 ‘음운 변동 규칙’에 관한 내용으로 단원이 구성된다. 그러므로 음운 관련 전문 용어가 많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 <표 2>에서 낮은 빈도의 음운 관련 단어들이 많이 나오는 이유도 다른 영역에서는 사용되지 않고 음운 체계와 음운 변동 규칙 설명에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중학교 교과서에 이처럼 음운 관련 개념어가 많이 사용되는데, 국어의 음운 현상을 설명하되 학습자의 학습 부담량을 지나치게 늘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학습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최적의 것들을 선정하여 적정한 빈도로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박재현 외, 2007, p. 188).
다음은 ‘단어형성’과 ‘품사’ 관련 용어를 살펴보면, 대표적으로 ‘형태소(34), 형태(29), 새말(26), 조사(21), 어근(20), 명사(17), 동사, 문법, 품사, 활용(이상 15), 용언, 접사, 파생어(이상 12), 합성어(이상 11)’ 등을 들 수 있다. 박재현 외(2008a, pp. 169-193)와 비교해 보았을 때 ‘새말(26)’이 눈에 띈다. 그 이유는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인 (6)과 관련이 있다.
(6a)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이전의 교육과정과는 달리 ‘새말이 만들어지는 원리’에 관한 내용이 교육과정에 구현되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고빈도로 사용된 단어로 ‘표기(49), 문자(22), 맞춤법, 표기법(이상 21)’을 들 수 있다. 이들은 교육과정의 ‘한글의 창제 원리와 가치를 이해한다.’와 ‘어문 규범의 기본 원리와 내용을 이해한다.’를 구현하기 위한 것으로 사용된 것이다.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중 ‘문장’과 관련된 것은 ‘문장의 구조를 탐구하고 자신의 생각을 다양한 구조의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다.’와 ‘문법적 기능을 담당하는 요소들의 특징을 이해하고 담화 상황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이다. 문장 관련 용어를 연구한 박재현 외(2008b, p. 233)에서 나오지 않은 단어들이 ‘표준어(20), 맥락(19), 담화(17)’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문법 용어로 교육과정 성취기준 중 ‘담화 상황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와 관련이 있다.
‘언어의 본질과 기능’과 관련해서는 ‘사회성, 역사성(이상 5), 자의성, 창조성(이상 4)’을 들 수 있다. 이는 교육과정의 ‘언어의 본질과 기능을 이해한다.’가 구현된 것이다. 중학교 교과서에서는 언어의 기호성, 추상성, 분절성 등을 구분하지 않고 ‘기호’로 표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언어의 기호적 특성의 하위 항목으로 자의성, 사회성, 역사성, 분절성, 추상성 등을 들 수 있는데, 언어의 자의성과 기호성이 서로 상통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언어의 본질에 대한 포괄적인 교육 내용을 포함한 2011 개정의 교과서에서는 언어의 기호성을 언급하지 않고 언어의 자의성을 바로 제시하고 있다(김윤신, 2016, p. 34). 다음 장에서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문법’ 영역 용어 사용의 개선 방안을 살펴보기로 한다.
Ⅲ. ‘문법’ 영역 용어 사용 개선 방안
이 장에서는 2장의 목록을 토대로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문법’ 영역 용어 사용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살펴보기로 한다. 학교 교육에서 실질적인 ‘문법’ 교육은 8·15 광복 후부터 비롯되었다. 광복 직후 몇 년 동안 이전에 나왔던 문법서의 이름을 바꾸거나 약간의 개편을 거쳐 현실적 요구에 충당하는 수밖에 없었다(정달영, 2012, p.82). 그러나 이때의 문법 교육은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에 의해 편찬된 것이 아니었다. 1960년대부터 문법 통일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1962년에 ‘중·고등학교 국어 문법 지도 지침’을 펴내면서 학교 문법 통일안을 준비했고 통일안이 마련되었지만 많은 부분에서 이견이 있었다. 그 후 1979년에 고등 문법 5종을 검인정으로 채택하면서 또 한 차례의 통일이 있었다. 이 때 문법체계와 용어는 이전에 통일하였던 문법에 근거하였으므로 어느 정도 통일된 문법 교재가 만들어졌지만 국어학계와 문법 연구가들은 통합 교재의 필요성13)을 절감하였다. 그 결과가 1985년 탄생된 고등학교 『문법』 교과서라 할 수 있다.14) 이처럼 통일된 교과서가 나오고 용어 사용 또한 통일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초등학교에서는 학습자의 수준을 고려하여 ‘개념어’로 된 문법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이 개념어를 설명하는 ‘설명어’를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2011 개정에 따르면 초등학교와 중학교 9년은 공통교육기간에 포함되고 공통교육과정으로 개발되었다. 즉, 교육과정만 놓고 본다면 학교 급이 나누어지는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1학년 사이에 연계가 단절될 이유는 많지 않다(천경록, 2016, p. 238). 그러면서도 9년의 학년별 수준차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문법 용어 제시는 학년별 수준차를 고려하면서도 연속성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그래서 이 장에서는 초·중학교 문법 영역 용어 사용에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학습자의 수준을 고려하여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위계적으로 제시해야 할 용어와 통일하거나 수정해야 할 용어로 나누어 개선 방안을 제안한다.
선행 연구에서도 지적된 것처럼 국어과 교육과정 성취 기준과 국어 교과서의 학교 급별 연계성 문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국어 학습의 계속성과 계열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어 교과서에서 사용된 학습 용어의 일관성 유지는 매우 중요하다(박수자, 2015, p. 292). 그러면서도 초·중·고생의 차이를 생각해서 수준별로 위계가 있었으면 한다는 중등 교사들의 의견(이관규, 2004)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문법 내용에 있어서 전체적으로 위계성을 가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 위계성의 측면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학교 급을 고려하면 초등학교보다는 중학교에서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문법’ 영역의 용어가 초등학교에서는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 용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표 3>은 중학교 교과서에는 나오지만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문법’ 영역의 용어들이다. 이 용어를 ‘언어일반, 음운, 형태, 통사, 어휘·의미, 표기’ 영역으로 나누어보았을 때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나오지 않는 단어 중 ‘음운’ 영역의 단어가 가장 많다. 이는 ‘국어의 음운’과 관련된 단원이 초등학교에는 대부분 ‘발음’이나 ‘소리’에 관한 내용으로 나오기 때문이기도 하고, 초등학교에서는 ‘개념어’를 사용하지 않고 ‘설명어’를 사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음운 관련 단원의 문법 용어를 계량적으로 연구한 선행 연구(박재현 외, 2007, p. 188)에서도 음운 관련 개념 용어는 한국어의 음운 현상을 설명하되 학습자의 부담을 지나치게 늘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학습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최적의 것들을 선정하여 적정한 빈도로 제시해야 한다고 하였다.15)
<표 3>과 관련된 내용이 초등학교에서는 용어를 풀어서 쓴 설명어로 서술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다음과 같은 용어 차이가 생긴다.
<표 4>에 나타나는 초등과 중등의 차이를 살펴보면 중학교에서는 문법 분야의 전문 용어라고 할 수 있는 ‘개념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초등학교에서는 이 용어가 어렵다고 판단하여 풀어서 서술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일면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초등학교에서 주로 설명어만 접하다가 중학교에 진급한 학생들이 개념어를 접하게 되면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이런 혼란을 없애기 위해서는 단계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즉 문법 교육 학습 내용의 위계화 측면에서 ‘학습자의 수준에 따라 학습 내용을 배열하는 것’은 기본이다. 문법 용어 제시도 학습자의 발달 수준에 맞추어 제시하는 것이 옳다. Piaget에 의하면 인간의 지적 발달은 세계를 지각하는 방법의 질적 변화를 수반하며, 이 지적 발달 단계를 ‘감각 동작기, 전조작적 사고기, 구체적 조작기, 형식적 조작기’의 네 단계로 구분하고 있다(이홍우, 2006, p. 105). 초등학교 저학년까지의 시기를 구체적 조작기로 보았을 때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대상을 분류하고 서열화하는 논리적 구조를 다룰 수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 시기 이후를 형식적 조작기로 보면 이 시기에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연역적인 사고를 할 수 있으며 맥락에서 벗어나 명제적 사고를 할 수 있다(양세희, 2015, p. 145). 그러므로 초등학교 저학년과 고학년 시기를 나눌 수 있으며, 초등학교 고학년 시기에는 중학교와의 연계성이 필요한 시기이다. 그러므로 다음 <표 5>와 같은 방안으로 제시할 것을 제안한다.
초등 | 중등 |
---|---|
무엇인가를 (궁금한 것을) 묻는 문장 | 의문문 |
느낌을 나타내는(표현하는) 문장 | 감탄문 |
무엇을 하도록 시키는 문장 | 명령문 |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낱말 | 형용사 |
움직임을 나타내는 낱말 | 동사 |
글자는 같으나 뜻이 다른 낱말 | 동음이의어 |
: | : |
: | : |
초등 | 중등 |
---|---|
무엇인가를 (궁금한 것을) 묻는 문장 | 의문문 |
느낌을 나타내는(표현하는) 문장 | 감탄문 |
무엇을 하도록 시키는 문장 | 명령문 |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낱말 | 형용사 |
움직임을 나타내는 낱말 | 동사 |
글자는 같으나 뜻이 다른 낱말 | 동음이의어 |
: | : |
: | : |
<표 5>에서처럼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는 ‘설명어’를, 고학년에서는 ‘설명어’와 ‘개념어’를 함께, 중학교에서는 ‘개념어’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다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데 교과서에서 혼란스럽게 사용하고 있어 정리가 필요한 용어이다.
(7) a. 고유어 / 순우리말
b. 외래어 / 다른 나라의 말이 들어와서 우리말처럼 쓰이는 낱말
(8) a. 반대말(반대 낱말, 반대말, 반대인 낱말) / 반의어
b. 흉내 내는 말 / 의성어, 의태어
(7)의 경우 중학교에서는 ‘고유어’와 ‘외래어’를 모두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초등학교에서는 중학교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그에 대응하는 것으로 ‘순우리말’과 ‘다른 나라의 말이 들어와서 우리말처럼 쓰이는 낱말’인 풀이된 설명어를 쓰기도 한다. 또한 (8)에 제시된 ‘반대말’과 ‘흉내 내는 말’은 초등학교 교과서에 사용한다. 동일한 의미를 나타내는 용어로 중학교 교과서에서는 ‘반의어’와 ‘의성어/의태어’를 사용하고 있다. (8a)와 관련해서 초등학교에서는 ‘반대말’과 더불어 ‘반대 낱말, 반대인 낱말’도 함께 사용한다. 하지만 중학교에서 사용하는 ‘반의어’는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8b)의 경우에도 초등학교에서는 ‘흉내 내는 말’만 사용하고 ‘의성어, 의태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7)에서처럼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같은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풀이된 말을 쓰기도 하지만 (8)의 경우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사용하는 용어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처럼 중학교와 초등학교의 문법 용어 사용에 일관성이 없다.16) 이런 경우에는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는 설명어로 풀어서 사용을 하더라도 고학년이 되면 설명어와 함께 개념어를 사용하여 학습자들이 중학교에 진학했을 때 혼란을 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17) 왜냐하면 학교 급이 달라지면서 갑자기 용어가 달라지면 학습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사례도 비슷한 경우이다.
(9ab)는 ‘형용사, 동사’ 대신에 초등학교에서 사용되는 용어이다. 이처럼 초등학교에서는 개념어인 ‘형용사, 동사’를 사용하지 않고 설명어인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낱말’과 ‘움직임을 나타내는 낱말’만 사용한다. 하지만 (9c)의 경우에는 초등학교에서 개념어인 ‘명사’도 사용하고 설명어인 ‘이름을 나타내는 낱말’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9)에서처럼 초등 교과서에서 용어 사용에 일관성이 없다. ‘명사, 동사, 형용사’는 모두 ‘품사’와 관련되는 것으로 학생 입장에서 달리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이 경우에도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는 ‘설명어’를 사용하여 서술한 후에 고학년에서는 ‘설명어’와 ‘개념어’를 함께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학년 군별로 용어 사용에 위계성을 부여해야 한다.
앞 절에서 살펴본 용어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위계화하여 사용해야 하는 용어를 살펴보았는데 이 절에서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통일해서 사용해도 되거나 고쳐야 할 것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0)은 교육과정의 ‘문법’ 영역 성취기준으로 (10a)는 초등학교 [1-2학년군]의 성취기준이고 (10b)는 중학교 [1-3학년군]의 성취기준이다. (10)에서 사용된 용어의 차이는 초등학교에서는 ‘낱말’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중학교에서는 ‘단어’를 사용하였다는 것이다. 2011 개정 교육과정에 의해 편찬된 교과서도 이것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실제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타난 ‘낱말’의 사용 실태는 (11)과 같다.
(11) a. 낱말(306)
b. 낱말 관계, 낱말 기본형, 낱말 놀이, 낱말 모음집(15), 낱말 발음(3), 낱말 분류하기, 낱말 소리 나는 방식, 낱말 짜임이 같은 것, 낱말 짜임이 같은 낱말, 낱말 찾기(3), 낱말 카드(4), 낱말 학습(5), 반대 낱말의 뜻, 낱말들의 짜임, 낱말을 이루고 있는 글자의 순서, 낱말의 관계(16), 낱말의 기본형(2), 낱말의 뜻(49), 낱말의 모양(2), 낱말의 분류 기준, 낱말의 종류(2), 낱말의 짜임(11), 낱말이 실리는 순서
(11)은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낱말’과 이것을 포함하는 어구를 뽑은 것이다.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11a)처럼 ‘낱말’은 306회 사용되었으며 ‘낱말’이 포함된 구는 (11b)의 것들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의 동의어인 ‘단어’는 전혀 사용되고 있지 않다. 또 반대로 앞의 <표 2>에서 본 것처럼 중학교 교과서에서는 ‘단어’가 229회 사용되었으나 ‘낱말’은 중학교 교과서에서는 단 4회만 등장할 뿐이다. 이 두 단어의 뜻풀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12) a. 낱말 : <언어> [같은 말] 단어(單語)
b. 단어: <언어> 분리하여 자립적으로 쓸 수 있는 말이나 이에 준하는 말. 또는 그 말의 뒤에 붙어서 문법적 기능을 나타내는 말. “철수가 영희의 일기를 읽은 것 같다.”에서 자립적으로 쓸 수 있는 ‘철수’, ‘영희’, ‘일기12’, ‘읽은’, ‘같다’와 조사 ‘가11’, ‘의10’, ‘를’, 의존 명사 ‘것1’ 따위이다. [비슷한 말] 낱말2ㆍ어사10(語詞).『표준』
(13) a. 낱말: [언어] 자립성(自立性)과 분리성(分離性)을 가진 말의 최소 단위. 의존 명사나 보조 용언과 같은 준자립어(準自立語)와 형식 형태소인 조사(助詞)도 이에 속한다. 예를 들어, ‘바람이 불다’에서 ‘바람’, ‘이’, ‘불다’가 낱말에 해당된다.
b. 단어: [언어] 자립성(自立性)과 분리성(分離性)을 가진 말의 최소 단위. 최소한 1개 이상의 형태소로 이루어지고, 일정한 뜻을 가진다. ‘학교에 간다.’에서 ‘학교’, ‘에’, ‘간다’ 따위이다.
(12)은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이고 (13)은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의 뜻풀이이다. (12-13)을 통해서 ‘낱말’과 ‘단어’는 사용되는 전문 영역도 동일한 동의어로 처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차이가 있다면 어종이 다르다. 즉 고유어와 한자어라는 차이밖에 없다. 대체로 한자어 용어보다는 고유어 용어를 좀 더 친숙하게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초등학교에서는 고유어가 쉬운 뜻이라 생각하여 ‘낱말’을 사용하고 있으며 중학교에서는 한자어인 ‘단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굳이 이렇게 구분해서 가르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두 단어는 글자 수도 동일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은 한자어라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18) 그리고 지금의 초등학교 학생들도 ‘단어’라는 용어를 아주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낯설지 않다. 오히려 교과서에서 ‘낱말’과 ‘단어’를 학교 급별로 구분해서 사용함으로써 학생들에게 개념 정의에 혼란을 주고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낱말’이나 ‘단어’로 통일하여 사용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급간 차이로 인해 통일하여 사용하는 것이 어렵다면 앞 절에서 제안한 것처럼 학년 군별로 위계화하여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는 ‘낱말’을 사용하고 초등학교 고학년에서는 ‘낱말’과 ‘단어’를 함께 사용한 후에 중학교에서 ‘단어’를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교과서에서 차이를 보이는 경우 중 다음은 수정되어야 할 사항이다.
(14a)의 ‘동형어’는 초등학교 5학년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용어인데 이와 동일한 표현으로 중학교 교과서에서는 (14b)가 12회 나온다. 이와 관련된 개념 정의를 ‘국어의미론 강의’ 교재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15) 단어의 형태는 같으나 의미가 다른 언어적 현상을 동음성이라 하며 이러한 성질을 가진 단어를 동음어라고 한다. 형태를 좇아 동음어라고 하지만 의미를 맞추어서 이의어라고도 하고, 두 가지 특성을 다 아우른 용어로 동음이의어를 사용하기도 한다(윤평현 2013: 159).
(15)를 통해 형태는 같지만 의미가 다른 단어를 ‘동음이의어’라 하는데 형태나 소리에 초점을 두어 ‘동음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동음어’는 소리에 초점을 두지만 ‘동형어’는 형태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동형어’는 국어학 개론서에도 잘 나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표준국어대사전』과 『연세한국어사전』에 표제어로 등재되어 있지 않고, 두 사전에 나타나는 것은 ‘동음이의어’ 뿐이다.19)
[그림 1]은 『연세한국어사전』의 ‘동음이의어’ 표제어 처리이다. 즉 이 표제어의 관련어로 ‘동음어’와 ‘동형어’가 표기되어 있을 뿐이다. 이처럼 잘 사용하지 않는 용어를 초등학교에서 사용하는 것은 수정될 필요가 있다. 즉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중학교 교과서처럼 보편적인 용어인 ‘동음이의어’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Ⅳ. 마무리
이 연구는 초·중학교 국어 교과서 ‘문법’ 영역 단원의 용어 사용 양상을 살펴보고 그 개선점을 제안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2011 개정 교육과정이 공통교육과정이기 때문에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육과정은 연속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선행 연구에서 교육과정이나 교과서 분석을 한 연구 대부분 초등과 중등으로 나뉘어 분석되었다. 그래서 초·중학교 교과서를 연계하여 ‘문법’ 용어를 다루는 것도 의의가 있는 연구가 될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 연구에서 분석 대상으로 삼은 것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국어 교과서 중 ‘문법’ 영역 단원이었다.
이 논문의 2장에서는 초·중학교 국어 교과서 문법 영역의 용어 사용 양상을 살펴보았다. 초등학교 교과서와 중학교 교과서에서 ‘문법’ 영역 용어에 관해 빈도를 추출하고 그 사용 양상을 살펴보았다.
3장에서는 초·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사용된 문법 영역 용어 사용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제안하였다. 2011 개정 교육과정에 의해 편찬된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의 ‘문법’ 영역 단원의 용어 사용에서 동일한 교육과정에 의해 편찬된 교과서임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에서 연계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개념을 나타내는 단어가 달리 사용되거나 용어 사용의 측면에서 일관성이 부족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서 ‘문법’ 영역의 용어 사용에서 학년 군별로 위계화하여 사용할 것과 초·중학교 교과서에서 통일하여 사용하거나 수정해야 할 용어를 제안하였다. 이 연구의 결과는 향후 교육과정을 개편할 때나 교과서를 편찬할 때 ‘문법’ 영역의 용어 사용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