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학업성취도는 교육의 결과를 나타내는 지표로 교수학습과정의 당사자인 교사와 학생, 나아가 부모, 조력자, 교육정책 전문가들까지 누구나 관심을 갖는다. 개인에게 기대되는 학업성취 도에 도달하지 못하는 학습부진은 학생 개인의 고민이면서 교육의 책무성이라는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이다. 학습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많은 연구들이 학습부진의 원인 또는 학업성취도 촉진 요인에 대해 탐구해왔다. 여러 경험적 연구들을 통해 지능을 비롯한 인지적 요인이 학업성취를 가장 크게 예언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으나, 지능이나 선행학습과 같은 인지적 요인은 그 자체의 변화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동기나 학습전략과 같은 비인지적 요인을 변화시킴으로써 인지적 요인 나아가 학습부진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진행되었다. 개인차 연구에서 타고난 지능, 적성, 창의성, 합리성, 정보처리속도 등과 같은 인지적 특성 외에 성격, 태도, 가치, 동기, 자기평가, 자기통제, 목표, 학습전략, 학습유형, 집중력 등과 같은 비인지적 특성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고(Duckworth, Eichstaedt & Ungar, 2015; Lee & Stankov, 2013), 우리나라에서도 개별 변인들에 대한 메타분석 연구(구병두, 양애경, 최종진, 2014; 김성수, 윤미선, 2012; 송주연, 2012; 이수진, 신현주, 이지혜, 2014)가 진행될 정도로 학업성취도를 예언하는 비인지적 요인에 대한 관심이 높다.
우리나라에서 수행된 메타분석으로 볼 때, 학업적 성공을 예언하는 비인지적 요인 가운데 학습동기, 자기효능감, 자기조절 학습전략 등이 주목을 받아왔다. 그리고 이와 함께 관련 측정 도구들의 개발과 활용도 크게 증가하였다. 대부분의 검사는 피험자 자신의 느낌, 생각, 선호 혹은 행동에 대해서 피험자 스스로 주어진 척도에 평정하도록 함으로써 가설적 구인을 측정 한다(Fulmer & Frijters, 2009). 이렇게 얻어진 측정치들은 각 잠재구인의 수준 혹은 그들 간의 구조적 관계가 서로 다른 집단 간에 차이를 보이는지를 관찰하는 데에 사용되고 있다. 학업성취도를 예언하는 여러 요인들의 구조적 관계가 성별, 학업성취 수준별로 다른지를 검증한 연구들(김종렬, 2014; 신종호, 진성조, 김연제, 2010; 임선아, 이귀숙, 류다정, 2016)이 그 예이다. 최근에는 이들 요인에서의 발달적 변화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연령별 혹은 학교급별로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보는 연구가 증가하였으며(김경희, 임은영, 신진아, 2013; 원효헌, 이원석, 2013), 더 나아가 종단자료를 활용하여 그 변화를 추적하는 연구도 증가하는 추세이다(선혜연 외, 2016; 최인희, 2016; 함은혜, 이유경, 이현주, 2016; Hornstra, Veen & Peetsma, 2016).
그러나 이들 요인에 대한 검사도구가 서로 다른 연령집단 또는 학교급에 동일하게 사용되기에 적절한지에 대한 연구(정구인, 박중길, 2013; 한시완, 유진, 2008)는 상대적으로 적다. 검사 점수로부터 타당한 추론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관찰 점수와 잠재구인 사이의 관계가 서로 다른 집단 사이에서 동등하다는 가설을 지지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는데, 이것이 측정의 동등성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Drasgow, 1984; Raju, Laffitte & Byrne, 2002). 검사 점수는 피험자인 학생과 검사 문항 간의 상호작용의 결과(Reckase, 2009)라는 점을 고려할 때, 검사 점수를 통해 학생들의 발달적 변화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연령별 혹은 학교급간 검사도구의 측정동등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여러 선행 연구들에서 학년에 따라 학습동기나 자아효능감의 수준은 감소하는 반면, 문항 간 내적 일치도 계수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고하고 있으며(Hornstra, Veen & Peetsma, 2016; Otis, Grouzet & Pelletier, 2005; Spinath & Steinmayr, 2008), 일부 연구들은 자기보고식 문항에 응답할 때에 사용하는 참조틀(reference of frame)이 변화할 가능성(Möller et al., 2009)을 지적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연구들은 연령집단 혹은 학교급별 학생들의 비인지적 영역에 대한 검사 점수를 동등하게 해석할 수 있을지, 나아가 해당 검사도구들이 학생들의 발달적 변화를 적절하게 반영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
이 연구는 학생들의 학습부진을 예측하는 것으로 알려진 학습동기, 학습전략, 자기통제성의 측정도구가 초등학생과 중학생 표집에서 동등하게 기능하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이 연구에서 학교급간 차이에 일차적으로 주목한 이유는, 학교급의 변화가 교과 교육과정 뿐만 아니라 학교의 다양한 물리적, 사회·심리적 환경 등에서 학생들에게 공통적으로 유의미한 교육적 환경의 변화를 시사하기 때문이다(신종호, 이선영 역, 2015; Eccles, 2004). 또한 다수 선행연구들이 자아효능감 등의 학습동기나 학습전략 사용 수준 등이 학교급간에 유의하게 차이를 보이거나, 특히 학교급의 변화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보고하고 있다(김경희, 임은영, 신진아, 2013; 김아영, 2008; 박용효, 윤지환, 2013).
이 연구에서는 측정동등성 검토를 검사도구 개발의 선행단계로 보기보다, 근본적으로 측정된 잠재구인의 속성이 집단 간 차이를 보이는지를 탐색하는 도구(Ercikan et al., 2010)로 활용하고자 한다. Kane(2013)에 따르면, 이러한 과정은 논증기반 타당화(argument-based approach to validation)의 평가 단계(appraisal stage)에 해당한다. 검사 개발 단계(development stage)에서는 의도된 검사 점수의 해석과 사용을 지지할 만한 근거를 수집함으로써 검사의 타당화가 이루어지는 반면, 평가 단계에서는 검사 활용 단계에서 검사 점수에 대한 추론의 타당성을 위협할 수 있는 요인과 가정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새로운 문제를 발견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검사의 타당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는 Cronbach(1980)가 ‘타당화 작업은 검사점수의 해석을 지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검사도구에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발견하기 위한 것이다’(Kane, 2013 재인용)라고 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따라서 이 연구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간 학습동기, 학습전략, 자기통제성 점수의 동등성 혹은 검사 점수들 간의 구조적 관계의 동등성 자체를 확정(confirm)하거나 기각하는 데에 일차적인 목표를 두기보다, 검사 도구를 통해서 측정된 잠재구인의 속성이 초등학생과 중학생 표집 사이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지, 차이가 있다면, 그것이 검사 점수의 해석과 활용에 어떠한 시사점을 제공하는지에 답하기 위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학습부진을 예측하는 것으로 알려진 학습동기, 학습전략, 자기통제성의 학교급 간 측정동등성을 다음의 두 가지 측면에서 평가하고자 한다. 첫째, 각 잠재구인과 문항들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측정모형의 동등성 평가이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표집의 문항 반응 자료가 각 잠재구인의 가설적 요인구조를 지지하는 정도가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보기 위한 것으로, 두 집단 간 요인구조가 높은 수준의 동등성을 보일수록 초등학생과 중학생 간 점수 비교가 용이해진다. 반면, 요인구조의 동등성이 지지되기 어려운 경우, 일차적으로는 두 집단의 검 사점수를 비교하여 해석하는 데에 주의를 요하며, 나아가 잠재구인과 문항들 간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초등학생 혹은 중학생 집단의 발달적 특성을 추가적으로 탐색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둘째, 각 잠재구인 간의 관계와 이들이 학습부진을 예측하는 정도가 동일한지에 대한 평가이다. 학습동기, 학습전략, 자기통제성은 학생들의 학습부진을 예측하는 주요 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검사도구들은 학습부진을 유형화하는 데에 사용되어 왔다(황매향, 김영빈, 오상철, 2010; 황매향 외 2012). 따라서 학습부진을 준거변인으로 하여, 각 측정치들이 준거변인을 예측하는 기능이 두 집단 간에 동일한지, 각 측정치들 간의 연합의 정도가 두 집단 간에 동일한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각각이 학습부진을 예측하는 정도가 초등학생과 중학생 표집에서 동일하게 유의한 경우, 세 측정치는 학습부진과 관련하여 두 집단 모두에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하는 측정치들이라고 볼 수 있다. 반대로, 각각이 학습부진을 예측하는 정도가 초등학생 과 중학생 표집에서 유의하게 다르고, 세 측정치 간의 연합이 특정 집단에서 높거나 낮은 경우, 집단별로 어떤 측정치들이 학습부진 예측에 더 유용하거나 덜 유용한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요약하면, 이 연구는 학생들의 학습부진을 예측하는 것으로 알려진 학습동기, 학습전략, 자기통제성의 학교급별(초등과 중등) 측정동등성을 검토하기 위한 것이다. 먼저 세 가지 측정치의 요인구조가 초등학생과 중학생 표집에서 동일한지를 평가하였으며, 각 측정치들이 학습부진을 예측하는 정도가 두 집단 간에 차이를 보이는지 검토하였다. 구체적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1. 학습동기, 학습전략, 자기통제성 측정모형은 초등학생과 중학생 사이에 동등한가?
2. 학습동기, 학습전략, 자기통제성은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학습부진을 동일하게 예측하는가?
Ⅱ. 이론적 배경
학습동기(learning motivation)는 학습자 스스로 과제를 선택하고, 선택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며, 어려운 상황이나 도전적인 과제에 대해서도 포기하지 않고 학습에 임하는 힘을 말한다(Schunk, 1991). 학습동기가 높은 학생들은 학습태도가 긍정적이며 학업성취도 높고 학교생활에 만족한다(Arbona, 2000). 학습동기와 학업성취의 상관은 여러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높게 보고된다(Eccles, 2004; McDermott, Mordell & Stoltzfus, 2001; OECD, 2007).
최근의 동기이론들은 동기가 사고, 신념, 목표, 자기표상 등의 요소를 포함하며, 다수의 개인적·사회적·맥락적 요인들에 의존하는 복잡한 현상이라고 본다(신종호, 이선영 역, 2015). 또한 대표적인 학습동기로 목표설정, 자기효능감, 귀인양식 등이 연구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목표’는 학습동기의 중요한 요소이다. 목표를 가진 학생들은 목표달성을 위한 자기효능감을 경험하며 목표달성에 필요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그 결과 학업성취가 높아진다(Zimmerman, Bandura & Martinez-Pons, 1992). 학습동기는 크게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로 나뉘는데(Ryan & Deci, 2000), 일반적으로 내재적 동기를 가진 학생들이 외재적 동기만을 가진 학생들에 비해 더 높은 학업성취를 보인다(Gottfried, 1985, 1990). 그리고, 학업적 자기효능감(academic self-efficacy)은 학습자가 학습과제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행동을 조직하고 실행하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신념(Bandura, 1977), 또는 자신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능력이나 활동을 적절하게 수행할 능력에 대한 개인의 기대와 예측을 수반한 주관적 판단(Bong & Skaalvik, 2003)으로 정의된다. 학업적 자기효능감은 학업성취를 예언하는 중요 요인이며, 자기효능감이 높은 학생일수록 자신의 학업수행능력에 대한 성공기대가 높고, 도전적이고 어려운 과제를 선택한다. 학업적 자기효능감은 학업수행과 .49∼.70의 정적 상관이 있고(Pajares, 1996), 학업성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줌(박승호, 1999)과 동시에 학생들의 노력, 과제지속력, 성취목표를 향상시켜 학업성취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Zimmerman, Bandura & Martinez-Pons, 1992).
학습전략 역시 학업성취를 예언하는 요인이다(예, 오상철 외, 2010). 시연, 조직화, 정교화와 시간·환경관리 능력이 높을수록(Corno & Mandinach, 1983), 또 수업태도와 학습노력(임현정, 시기자, 김성은, 2016), 학업투자시간(조혜영, 2005)이 높을수록 학업성취가 높다.
또한 학업성취의 예언요인으로서 자기통제성이 중요하게 다루어진다(임효진, 이지은, 2016; 남상필, 이지연, 장진이, 2012). 자기통제성은 보다 크고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순간의 충동적인 욕구나 행동을 자제하며 즐거움이나 만족을 지연시키는 능력이다(한국교육심리학회 편, 2000). 자기통제력이 높은 학생들은 학습전략 사용 및 환경관리에 시간과 노력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Corno & Mandinach, 1983; Weinstein & Mayer, 1986), 학업성취가 향상된다(Mischel, Shoda, & Rodriguez, 1989). 또한, 자기통제성이 지능지수보다도 학업에 대한 예언력이 높다(Duckworth & Seligman, 2005). 자기통제력의 주요요소인 만족지연능력은 학령기 적응을 위해 지속적으로 발달시켜야 할 과업이며(Davidson et al., 2006), 후기 사회적·인지적·학업적 유능감과 관련된다(Mischel, Shoda & Rodriguez, 1989).
이들 간의 관계를 보면, 내재적 동기가 흥미, 긍정적 학업행동 및 학업성취도에 정적인 관련 이 있으며(조현철, 2000; Grolnick, Ryan & Deci, 1991), 내재적 동기가 높은 학생은 인지적으로 복잡하고 깊이있는 학습전략을 사용하는 경향이 높다(김현진, 정재학, 2011). 또 내재적 동기가 학업성취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함에 있어서 학습전략이 학업성취를 매개한다는 결과가 있다(Pintrich & DeGroot, 1990). Pintrich & DeGroot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내재적 동기가 시연, 정교화, 조직화 등의 학습전략과 유의한 정적 상관이 있다고 하였고, 조현철(2000)도 내재적 동기와 학습전략 간에 정적 상관관계가 있다고 하였다. 구조방정식 모형 검증 결과 이러한 학습전략 사용이 학업성취를 정적으로 예측하였고, 내재적 동기 자체보다는 전략 사용이 보다 학업성취에 직접적인 효과를 보임이 증명되었다(임효진, 황매향, 2012). 이는 내재적 동기가 학습전략의 활용을 촉진하며, 높은 학업수행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Vansteenkiste, Lens & Deci, 2006). 이와 같이 내재적 동기가 학업성취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연구들이 있지만, 외재적 동기가 학업성취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대한 연구들도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동기 구조를 탐색한 임은미, 이성진(2001)은, 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은 진학이나 직업적 성공을 얻기 위해 학습하려는 ‘사회적 동기’의 수준이 학업과제를 이해하는 것 자체에서 즐거움과 유능감을 느끼는 ‘자율적 동기’보다 유의하게 높다고 하였고, 유승민(2006)은 지각된 수단성이 학업성취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도출하면서,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학습동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내재적 동기, 숙달목표지향성, 자기효능감 등 학업자체의 본질적 영역에 속하는 학구적 학습동기 요인을 넘어서, 학업활동의 사회적 가치 지각으로 인해 유발되는 비학구적 학습동기 요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였다.
학업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 변인들은 여타 개인적 특성의 발달과 마찬가지로 변화한다. 학습동기는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감소하며(김아영, 2008; 박순길, 조증열, 2011, 이은주, 2000; Wigfield et al., 1997), 특히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진학시기에 현저히 감소한다(김태은 외, 2015; 심우엽, 2001). Harter(1981)는 초등학교 3학년 때의 내재적 동기가 중학교 3학년에서는 보다 외재적 동기로 변화함을 보고하였다.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의 내재적 동기는 유의미하게 감소하며(Gottfried, 1985), 내재적 동기의 발달적 변화는 자신감 감소와 불안감 증가를 동반한 다(Harter & Connell, 1984). 초·중학생의 학업동기를 비교한 문은식, 김충회(2003)는 초등학생의 숙달목표, 성취가치, 학업효능감이 중학생에 비해 유의하게 높다고 하였다. 초등학교와 중 학교 간에 동기의 부정적 변화에 대한 연구들은 두 학교급 간의 학교규모, 교사-학생 관계 등 환경차이를 원인으로 보았다(Eccles, 2004; Meece, Anderman & Anderman, 2006; Wentzel, 2002).
한편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학습전략 차이에 대한 Zimmerman & Martinez-Pons(1990)의 연구에 따르면, 노트필기와 점검기술 등 조직화능력, 목표설정 및 계획 기술 등이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학습내용이 복잡해지고 방대해짐에 따라 단순암기와 같은 피상적 학습전략보다 이미 아는 내용과 연결짓거나 예시를 생각해보는 심층적 학습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Corno & Mandinach, 1983). 그러나 국내 연구에서는 자기조절학습능력이 연령에 따라 향상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지만(오상철, 이문복, 2009; 정미경, 2008), 초등학교에 비해 중·고등학교 시기에 감소한다는 결과도 있다(김효원, 2010).
초·중·고등학생의 동기와 자기조절학습을 연구한 김은영(2007)에 따르면, 내재적 동기는 초등학생이 높은 반면, 외재적 동기는 중·고등학생이 높고, 학년이 증가할수록 자기결정동기에 있어 자율성이 감소하였다. 또 초등학생이 중·고등학생보다 자기조절학습수준이 높았으며, 동기영역은 초등학생이 가장 높고 상위인지와 학습전략은 고등학생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중학생의 경우 자기조절학습 및 각 하위요인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고, 특히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접어들면서 동기영역이 급격히 감소하였다. 자기결정동기와 자기조절학습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자기조절학습을 설명해주는 자기결정동기 유형과 그 설명력이 초·중·고등학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중학교 1학년의 학습동기와 학습전략의 관계는 유의하지만 비교적 낮은 상관을 보였다(정세영, 김정섭, 2013).
김명희, 하정희(2008)는 학업성취에 대한 학습기술의 세부적인 영역은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비슷하였으나, 학업성취에 대한 학습기술의 영향력은 초등학생보다 중학생이 더 크게 나타났고, 학업성취와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학습동기와 학습기술의 상대적인 영향력은 두 학교 급간에 차이가 있다고 하였다. 초등학생들은 다른 변인들의 영향력을 통제했을 때 학업적 자기효능감만이 학업성취에 영향을 미쳤고, 중학생은 초등학생과 달리 학업적 자기효능감, 학업적 실패내성, 학습기술이 모두 학업성취에 영향을 미쳤다.
다집단 잠재평균분석 및 종단분석 등의 방법으로 학교급에 따라 학업관련변인들과 학업성취도의 관계에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한 연구들로, 원효헌, 이원석(2013)은 성취목표, 자기조절 학습과 학업성취의 구조관계를 본 결과, 학업성취에 대한 성취목표의 영향력이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강해짐을 확인하였다. 성취목표는 학업적 자기효능감과 행동통제능력을 매개로 학업성취에 정적인 영향을 주었고 특히 중학교 집단에서 학업적 자기효능감과 행동통제능력이 숙달 목표와 학업성취의 관계를 완전매개하였다. 이현숙 외(2011)는 학교특성, 과정변인, 학업성취간의 구조적 관계 분석에서 여러 개인요인과 환경요인의 영향을 확인하였는데 그 중 학습태도가 학업성취에 미치는 효과 역시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더 높았다.
그러나, 이러한 선행연구들은 검사도구의 측정동등성을 두 학교급 간 잠재평균 혹은 변인간 구조적 관계 분석을 위한 자료 분석의 전제조건으로 보고, 측정동등성을 가정하거나, 간단한 추가 분석 절차로 확인하거나, 혹은 구조적 관계와 통합하여 살펴본 경우가 많다. 검사도구를 통하여 측정된 잠재구인의 속성이 두 학교급에서 동일하다고 볼 수 있는지, 혹은 어떻게 다른 지에 대해 체계적으로 탐색한 연구는 부족하다.
학습동기나 학습전략, 자기통제성이 낮을 때 학습부진이 될 확률이 높다(오상철 외, 2010). Diener & Dweck(1978)은 학업장면에서 무기력한 학생들을 연구한 결과, 이들이 효과적인 학습전략을 사용하는데에 어려움이 있고 학습부진 경험으로 인해 낮은 학습동기와 자기효능감, 부적절한 귀인양식을 갖게 된다고 하였다. 또 목표를 지속하거나 어려운 과제를 끈기있게 사용하는 능력이 떨어지며(Carr, Borkowski & Maxwell, 1991), 특히 복잡한 과제에서 적절한 학습전략을 사용하지 못하였다(Anderson & Jennings, 1980). Carr 등이 학습부진의 원인을 다면적 모형으로 분석한 결과, 동기요인(귀인, 자기존중감 등)과 인지요인(초인지전략 등)은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학업성취에 영향을 준다. Carr는 학습부진학생들이 이전 성공경험에서 이어지는 자기효능감이 약하고, 학습결과의 원인을 외적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으며, 성공적인 학습전략을 이해하거나 사용할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학습부진학생들은 일반학생들에 비해 학습전략 사용과 유능감이 낮다(Oka & Paris, 1987). 박순길, 조증열(2011)이 학습부진아동과 일반아동을 비교한 결과, 학습부진아동은 교사나 부모의 강요, 보상을 받거나 벌을 피하기 위해 행동하는 경우가 많고 과제 자체의 흥미나 즐거움에 의해 공부한다는 응답이 낮았으며, 학업적 자기효능감과 자기조절 효능감이 일반아동에 비해 낮았다. 황매향 외(2012)의 연구에서도 학습부진학생들의 학습동기와 자기통제성이 일반학생들보다 낮았다. 이러한 결과들을 근거로, 학습부진학생들에게 학습동기와 자기통제성 증진 프로그램을 실시하거나, 학습기술을 훈련함으로써 학업성취를 높인 연구결과들이 있다(김영빈, 김태은, 2013; 오상철 외, 2010).
그간 학습동기, 학습전략, 자기통제성 등 다양한 학업관련 변인들의 구조적 관계에 대한 연구들이 이루어졌고, 학업성취 및 학습부진에의 영향력을 분석한 연구가 축적되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 진경애 외(2016)는 학업적 자기효능감이 학습동기, 학습태도, 학습전략을 거쳐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주는 구조모형을 설정한 결과, 학업적 자기효능감이 학습동기, 학습태도, 학습전략에 유의한 영향을 주며, 특히 학업적 자기효능감이 학습태도와 학습전략에 영향을 주고 학업성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침을 확인하였다. 김지하(2014)는 학습동기와 학습전 략이 성공지능과 학습몰입의 관계에서 매개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는 이정수, 정영란(2014)이 과학교과의 학습태도, 학습동기, 학습전략, 학업성취도 간의 구조적 관계를 확인한 결과, 앞의 세 변인들이 학업성취도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고 학습태도와 학습동기가 학습전략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 또 학습태도와 학습 동기 모두 학습전략을 매개로 학업성취도에 간접적 영향을 주었다. 임효진, 이지은(2016)은 중 학생의 자존감, 자기통제, 학업성취도간의 관계를 다변량 잠재성장모형으로 검증한 결과, 초기 자기통제 수준이 높은 학생들이 높은 학업성취도를 보였고, 자존감이 자기통제를 거쳐 학업성취에 미치는 매개효과를 확인하였다. 이수진 외(2014)는 중학생과 고등학생간의 발달적 차이를 고려하여 다집단분석을 실시한 결과, 중학생의 경우에 인지전략이 학업성취를 유의하게 설명하였다. 이와 더불어 학업성취가 낮은 학생을 지도할 때 학습자신감을 높이고 학습전략을 지도하는 것이 효과적임을 주장하였다.
또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윤회정(2015)은 자기효능감이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에서 학습동기와 메타인지의 매개효과를 확인하였고, 우연경, 김성일(2015) 역시 자기효능감이 학업참여와 학업성취를 직접적으로 예측함을 확인하였다. 또 고등학생의 내재적 동기, 학습전략, 수업참여와 학업성취 간의 관계를 분석한 김종렬(2014)은 내재적 동기와 학업 성취도의 관계를 학습전략과 수업참여가 완전매개하나, 성별에 따라 이들 관계의 상대적 영향력에 차이가 있다고 하였다.
구조모형 검증연구로는 개인변인 외에도 가정, 학교, 수업 등의 환경적 변인을 포함한 관계에서 개인의 학습동기나 학습전략, 자기통제성 등이 어떤 역할 및 관계를 보이는지를 분석한 연구도 다수 있는데, 신지연, 권순구, 봉미미(2016)는 부모의 지원과 성취압력이 초등학생의 학습전략 사용과 학업성취에 부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에서, 학습동기가 유의한 매개효과를 보임을 확인하였다. 또 남자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는 부모변인과 학업성취간의 부적관계에서 자기효능감과 성취목표의 매개효과가 확인되었다(황혜연 외, 2016). 이현숙, 송미영(2015)은 PISA 2012 수학성취도 자료를 토대로 학생특성과 교사특성을 포함한 구조적 관계에서 학생특성 중 학업자아효능감과 문제해결특성이 가장 영향력 있으며, 내적 동기가 학업성취를 유의하게 예측하지는 않았으나, 내적동기가 학습활동참여와 학습계획을 통한 간접효과가 상대적으로 높았고, 교사특성으로는 교사 1인당 학생수, 교사의 사기와 열의가 유의한 영향을 주었다. 최근의 여러 구조모형을 종합할 때, 자기효능감을 포함한 학습동기, 학습전략, 자기통제성은 학업성취도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줌을 알 수 있다.
Ⅲ. 연구 방법
본 연구에서는 전국 14개 시·도의 초등학교 24개교와 중학교 23개교에 재학 중인 학생 2,282명의 응답자료를 활용하였다( <표 Ⅲ-1>). 분석자료는 학습부진유형화 진단도구의 타당화 연구를 위하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10년 학력향상중점학교 중 지역과 학교규모를 고려하여 선정한 초등학교 35개교, 중학교 33개교 중 연구취지와 자료수집에 동의한 47개교에서 수집 되었다(황매향 외, 2011). 학습부진유형화 진단도구는 학교 교사와 상담가가 학생들의 비인지적 영역에 대한 측정치를 기반으로 학습부진의 유형을 진단하고, 적절한 중재를 제공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자 개발되었다. 개별 학교에는 학습부진학생과 일반학생들을 동등한 수로 표집하도록 요청하였는데, 학습부진학생과 일반학생의 구분은 국가 또는 시·도교육청에서 실시한 학업성취도검사 및 누적된 교내 학업성취도 결과를 바탕으로 기초학력미달 또는 교과미달 수준에 해당하는 학생들을 담임교사가 평정하여 학습부진학생으로 구분하였다.
학습부진학생 | 일반학생 | 합계 | ||
---|---|---|---|---|
초등학교 | 4학년 | 175 | 188 | 363 |
5학년 | 178 | 201 | 379 | |
6학년 | 165 | 199 | 364 | |
합계 | 518 | 588 | 1,111 | |
중학교 | 1학년 | 186 | 194 | 380 |
2학년 | 194 | 198 | 392 | |
3학년 | 188 | 197 | 385 | |
합 계 | 568 | 589 | 1,157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개발한 학습유형검사(황매향, 김영빈, 오상철, 2010)를 사용하였다. 학습유형검사는 학습동기, 학습전략, 자기통제성의 3개 영역으로 구성되며, 1점(전혀 아니다)에서 4점(매우 그렇다)까지의 4점 리커트 척도이다.
본 연구에서는 학습유형검사의 총 60문항 중 역채점으로 인해 모형 적합도를 저해하는 동기저해요인, 충동성 등 15개 문항을 제외하고, 45문항을 사용하였다. 학습동기는 목표(4문항), 내재적 동기(4문항), 외재적 동기(4문항), 학업적 자기효능감(3문항) 등 네 개 하위요인의 총 15문항을 사용하였고, 학습전략은 주의집중(5문항), 공부방법(7문항), 시험준비(4문항), 자원관리(4문항) 등 네 개 하위요인의 총 20문항을 사용하였다. 자기통제성은 역채점 문항으로 되어있는 ‘즉각만족추구’를 제외하고 ‘만족지연’ 단일 하위요인으로 총 10문항을 사용하였다. 제안된 하위요인의 개수를 가정하여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한 결과, 학습동기(χ2=272.49, df=41, RMSEA 90% C.I.=(.044, .055), CFI=.975, SRMR=.019), 학습전략(χ2=233.50, df=51, RMSEA 90% C.I.=(.035, .045), CFI=.984, SRMR=.016), 자기통제성(χ2=210.45, df=27, RMSEA 90% C.I.=(.048, .062), CFI=.954, SRMR=.030) 모두 좋은 적합도를 보였다. 또한 각 문항의 관련 요인에 대한 요인부하량이 다른 요인에 대한 요인부하량과 비교하여 크게 나타났으며, 최 소 .35 이상으로 양호하였다.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 학습동기(χ2=615.27, df=69, RMSEA 90% C.I.=(.055, .063), CFI=.941, SRMR=.036), 학습전략(χ2=1061.24, df=164, RMSEA 90% C.I.=(.046, .052), CFI=.944, SRMR=.032), 자기통제성(χ2=210.45 df=27, RMSEA 90% C.I.=(.048, .062), CFI=.954, SRMR=.030) 모두 좋은 적합도를 보였다.
각 요인별 신뢰도는 학습동기의 Cronbach's α = .80, 학습전략의 Cronbach's α = .92, 자기 통제성의 Cronbach's α = .81로 대체로 양호하였다. <표 Ⅲ-2>는 각 요인에서 측정하는 내용들과 개별 신뢰도이다(황매향, 김영빈, 오상철, 2010).
학습동기, 학습전략, 자기통제성의 측정모형을 학교급별로 각각 평가하였다. 학습동기와 학습전략의 측정모형은 각각 네 개의 이차요인을 가정한 이차요인모형(Second-order factor models)이며, 자기통제성의 측정모형은 단일차원 요인모형으로 가정하였다.
먼저, 학교급별 측정모형의 동등성 평가를 위하여 다집단 확인적 요인분석(multi-group confirmatory factor analysis)을 활용하였으며, 구체적으로 Chen, Sousa & West(2005)의 연구에서 제안한 방식을 활용하여 다음의 4가지 단계의 측정동등성 모형을 평가하였다. 첫째, ‘요인구조의 동등성(configural invariance)’으로 집단 간 잠재요인의 수와 검사문항들의 요인 부하 패턴이 집단 간에 동일하다고 가정하는 모형이다. 가장 느슨한(loose) 수준의 동등성 평가 모형으로, <표 Ⅳ-1> 중 M1에 해당한다. 둘째, ‘측정단위의 동등성(metric invariance)'은 요인구조의 동등성에 더하여, 잠재요인에 대한 각 문항의 요인부하량(factor loadings) 혹은 상위 잠재요인에 대한 하위 잠재요인의 요인부하량이 집단간 동일하다고 가정하는 모형으로 ‘약한(weak) 측정동등성’이라고도 하며, M2에 해당한다. 이차요인모형의 경우, M2-1은 일차 요인에 대한 문항들의 요인부하량을 집단간 동등하게 제한한 모형이며, M2-2는 이차요인에 대한 일차요인의 요인부하량 또한 집단간 동등하게 제한한 모형이다. 셋째, ‘측정원점의 동등성(scalar invariance)’은 잠재요인에 대한 문항의 회귀 초기값이 집단 간 동일한 모형으로 ‘강한(strong) 측정동등성’이라고 하며, M3에 해당한다. 넷째, '오차분산의 동등성(error variance invariance)'은 각 문항의 잔차 변량이 집단 간 동일한 모형으로 ‘엄격한 동등성(strict invariance)’모형이며, M4에 해당한다. 각각의 측정동등성 형태가 학교급 사이의 모수 동등성의 수준을 추가함으로서 평가되었으며, Chi-square 차이 검증이 수준별 모형 간 적합도 비교를 위해 활용되었다
다음으로 학습동기, 학습전략, 자기통제성 측정치가 준거변인으로서 학습부진 여부를 예측하는 정도가 학교급별로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학습동기, 학습전략, 자기통제성이 각각 독립적으로 학습부진을 예측하되, 선행연구 검토 결과에 따라 학습동기, 학습전략, 자기통제성 간의 관계를 추가한 구조모형을 [그림 Ⅳ-2]와 같이 가정하였다. 해당 구조모형의 동등성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조모형의 동등성 수준에 따른 별도의 모형 비교는 실행하지 않았으며, 다집단 구조방정식모형(multi-group structural equation model)을 활용하여 초등학생과 중학생 표집에서 각각 경로계수를 자유롭게 추정하도록 하였다.
Ⅳ. 연구 결과
학습동기의 이차요인모형의 적합도를 학교급별로 검토한 결과, 문항 간 상관을 전혀 허락하지 않았을 때에도 초등학생 표집에서는 좋은 적합도를 보인 반면 (χ2=391.901, df=73, RMSEA 90% C.I.=(.056, .068), CFI=.931, SRMR=.040), 중학생 표집에서는 그렇지 않았다(χ2=672.485, df=73, RMSEA 90% C.I.=(.079, .090), CFI=.861, SRMR=.055). 이 연구에서의 모형적합도 지표들은 황매향 외(2012)의 연구에서보다 적합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는데, 이는 황매향 외(2012)의 연구에서는 문항의 잔차 간 상관을 모형에 포함시켰던 반면, 여기에서는 잠재요인에 의한 문항 간 의존성을 제외한 잔차 간의 상관을 허락하지 않은 것에서 기인한다.
두 학교급간 학습동기의 측정동등성 평가 결과, 모든 수준에서의 동등성 모형의 적합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장 느슨한 수준의 동등성인 요인구조의 동등성 모형도 명백히 지지되기는 어려웠다(χ2=1064.39, df=146, RMSEA 90% C.I.=(.070, .079), CFI=.897, SRMR=.048).
이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표집 사이의 학습동기의 내적 구조가 서로 동일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구체적으로, 제안된 수정지표들에 따르면, 중학생 표집에서 서로 다른 요인에 있는 문항 간 잔차의 상관이 다수 제안되었다. 예를 들어, 학업적 자기효능감의 ‘열심히 무엇인가를 했을 때 기분이 좋아졌다’와 내재적 동기의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재미있다’의 잔차 간 상관(.38), 내재적 동기의 ‘무엇이든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다’와 외재적 동기의 ‘나중에 좋은 직업을 갖고 싶어서 공부한다’의 잔차 간 상관(.30), 내재적 동기의 ‘공부하는 것이 즐겁다’와 외재적 동기의 ‘아는 것이 많아지는 것이 좋아서 공부한다’의 잔차 간 상관(.28), 내재적 동기의 ‘무엇이든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다’와 목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한다’의 잔차 간 상관(.25) 등이 중학생 표집에서 유의하게 나타났다.
중학생 표집에서 서로 다른 하위요인에서의 문항 간 상관이 다수 제안된 것에 근거하여, 이중요인모형(bi-factor model)을 대안적으로 검토하였다. 이중요인모형은 모든 문항들의 분산을 공통적으로 설명하는 일반요인(general factor)과 일반요인과는 독립적으로 하위요인별 문항들의 분산을 설명하는 특수요인(specific factor)을 가정한다. 즉, 15개 문항은 각각 ‘학습 동기’라는 일반요인을 측정하는 동시에, 본래 가정된 하위요인에 따라 각각 ‘목표’, ‘내재적 동기’, ‘외재적 동기’, ‘동기촉진요인’의 네 가지 특수요인을 측정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중요인모형과 이차요인모형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일반요인과 특수요인 혹은 일차요인과 이차요인 간의 관계에 대한 가정인데, 이차요인모형에서는 이차요인이 일차요인의 상위요인인 반면에, 이중 요인모형에서의 일반요인은 특수요인과 상관이 없는 것으로 가정한다([그림 Ⅳ-1]참조; Chen, West, & Sousa, 2010). 최근 몇몇 연구들이 학습동기의 다차원적 요인구조를 탐색하기 위하여 이중요인모형을 가정하여 평가하였다(Cham, et al., 2014; Gunnell & Gaudreau, 2015).
특히,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의 문항들 간의 상관이 높게 나타났기 때문에 본래 가정된 네 가지 하위요인을 유지하여 4개의 특수요인을 포함하는 이중요인모형과,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를 동일요인으로 보고, 3개의 특수요인을 포함하는 이중요인모형을 함께 검토하였다. 먼저, 4개의 특수요인을 포함하는 이중요인모형은 좋은 적합도를 보였으며(χ2=224.169, df=57, RMSEA 90% C.I.=(.044, .057), CFI=.961, SRMR=.028), 이는 처음에 가정했던 이차요인모형과 비교하여 상당히 개선된 것이다. 그러나 일반요인에 대한 문항의 요인부하량이 유의하지 않거나, 음수인 문항이 다수 발견되어 실질적으로 요인에 대한 해석이 어려웠다. 다음으로,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를 하나의 특수요인으로 가정한 이중요인모형을 평가한 결과, 양호한 적합도를 보였으며(χ2=380. 182, df=61, RMSEA 90% C.I.=(.061, .074), CFI=.926, SRMR=.040), 모든 문항들의 일반요인에 대한 요인부하량 및 특수요인에 대한 요인부하량이 .11∼.55까지의 범위 안에서 추정되었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학습전략에 대한 이차요인모형은 학습동기와 비교하여 두 학교급 모두에서 나은 적합도를 보였다. 초등학생 표집에서 모형의 적합도는 매우 좋은 것으로 나타났으며(χ2=544.826, df=166, RMSEA 90% C.I.=(.041, .049), CFI=.953, SRMR=.031), 중학교 표집에서는 초등학교 표집에서 보다는 낮은 적합도를 보였지만, 중학교 표집의 학습동기 측정모형의 적합도와 비교해서는 상대적으로 나은 적합도를 보였다(χ2=972.275, df=166, RMSEA 90% C.I.=(.061, .069), CFI=.901, SRMR=.043).
두 학교급간 학습전략의 측정동등성 평가 결과, 요인구조의 동등성이 지지되었으며(χ2=1517.10, df=332, RMSEA 90% C.I.=(.053, .059), CFI=.927, SRMR=.038), 이에 더하여 일차요인 부하량을 집단 간 동일하게 제한했을 때에도 모형적합도가 유의하게 감소하지 않아, 측정단위 의 동등성이 부분적으로 지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통제성에 대한 일차요인모형의 경우, 초등학생 표집에서 모형의 적합도가 매우 좋은 것으로 나타났으며(χ2=25.006, df= 20, RMSEA 90% C.I.=(.000, .031), CFI=.998, SRMR= .014), 중학생 표집에서는 보통의 적합도를 보였다 (χ2=174.80, df=20, RMSEA 90% C.I.=(.071, .094), CFI=.898, SRMR= .046).
측정동등성 모형들의 적합도를 검토한 결과, 요인구조의 동등성 모형의 적합도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χ2=199.81, df=40, RMSEA 90% C.I.=(.051, .068), CFI=.957, SRMR=.034). 동등성 제약이 추가될 때마다 모형적합도가 유의하게 감소하지만, 최종적으로 가장 엄격한 수준의 동등성 모형, 즉 오차분산의 동등성 모형에서도 양호한 적합도를 보였다(χ2=378.76, df=63, RMSEA 90% C.I. =(.060, .073), CFI=.914, SRMR=.088).
오차분산의 동등성 모형에서 두 학교급의 요인 평균을 다르게 추정할 때, 모형 적합도가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χ2=314.56, df=62, RMSEA 90% C.I.=(.054, .067), CFI=.931, SRMR=.061). 초등학교의 요인 평균이 .00, 중학교의 요인 평균이 -.16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였다(t=-7.834, p<.000).
종합하면, 학습전략 및 자기통제성은 학교급간 평균 비교를 위한 측정모형의 동등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반면, 학습동기의 경우, 학교급간 측정모형이 동일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학교급 간 차이가 표집의 발달적인 단계를 반영할 수 있는지는 논의가 필요하지만, 학습동기와 비교하여 학습전략이나 자기통제성은 학교급에 따른 요인구조의 변화가 더 적은 것으로 보인다.
학습동기, 학습전략, 자기통제성의 측정치가 학생들의 학습부진 여부(학습부진학생의 경우 1, 일반학생의 경우 0)를 학교급간 동일한 방향과 정도로 예측하는지를 평가하기 위하여 [그림 Ⅳ-2]의 구조모형이 평가되었다. 이 모형은 각 변인들의 구조적 관계 자체에 관심이 있기 보다는, 세 가지 측정치가 학습부진 여부를 예측하는 독립적인 측정치로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동일한 기능을 하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학습동기, 학습전략, 자기통제성에서 학습부진으로 향하는 각 경로계수는, 각 변인에서의 수준이 한 단위 높아질수록 해당 학생이 학습부진학생으로 진단될 확률에서의 변화를 나타낸다. 그 외 변인들 간의 경로계수는 선행 연구에 근거하여 설정하였다. 학습동기에서의 학교급별 요인구조의 동등성이 확보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초기 가정된 요인구조 즉, 개별 문항들과 하위요인의 관계를 구조모형에 포함하는 대신, 하위요인별 문항의 합산점수를 관찰점수로 하여 구조모형을 구성하였다. 또한, 학습동기, 학습전략, 자기통제성의 평균을 학교급별로 0으로 고정하여 두 집단간 잠재변인에서의 평균의 차이가 모형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였으며, 변인들 간의 경로계수 또한 학교급별로 다르게 추정되었다. 그 결과 해당 구조모형은 좋은 적합도를 보여(χ2=96.73, df=20, RMSEA=.06, CFI=.95) 학습동기, 학습전략, 자기통제성과 학습부진 간의 의존성을 잘 대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학습전략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표집 모두에서 학습부진을 예측하는 유의한 요인이었다. 학습전략 점수가 한 단위 증가할 때, 해당 학생이 학습부진 학생으로 분류될 확률은 초등학생의 경우 75%(=exp(-.29)×100), 중학생의 경우 73%(=exp(-.31)×100)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학습동기는 학습부진 여부를 두 학교급 모두에서 독립적으로 예측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다만, 학습동기는 학습전략을 유의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학습동기가 한 단위 증가할 때 학습전략이 .63에서 .75 단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연합의 정도는 초등학교 표집에서 보다 중학교 표집에서 높았다. 자기통제성은 초등학교에서 는 학습부진 여부를 예측하는 요인인 반면, 중학교에서는 유의한 요인이 아니었다. 또한, 학습동기와 자기통제성 간의 공분산이 초등학교 표집과 중학교 표집에서 상당히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Ⅴ. 결론 및 논의
이 연구는 학습동기, 학습전략, 자기통제성의 측정학적 속성이 초등학생과 중학생 표집에서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검토하기 위한 것이다. 먼저, 각각의 측정모형이 두 학교급 간에 동등하게 나타나는지를 평가하였으며, 세 측정치가 학습부진을 예측하는 정도와 세 측정치간 연합의 정도가 두 학교급 간 동일한지를 살펴보았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2,282명의 응답자료가 연구에 활용되었다.
첫째, 요인구조의 학교급별 동등성을 평가한 결과, 학습전략과 자기통제성은 학교급에 따라 동일한 요인구조를 가정할 수 있는 반면, 학습동기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였다. 초등학생의 경우 학습동기의 하위요인으로 목표, 내재적 동기, 외재적 동기, 학업적 자기효능감이 검사에서 구분한 바와 같이 4개의 요인으로 발견되는 반면, 중학생은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를 하나의 요인으로 보고, 목표, 동기, 학업적 자기효능감의 3개 특수 요인을 포함하는 이중요인모형으로 학습동기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더 적합할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
선행연구들은 대체로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를 구분하고 이 중 내재적 동기의 학업성취에 대한 영향력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학년에 따른 동기의 변화를 살펴보면, 전반적인 동기수준이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감소하고(김아영, 2008; 박순길, 조증열, 2011; 이은주, 2000; Wigfield et al., 1997), 특히 내재적 동기는 낮아지는 반면 외재적 동기는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문은식, 김충회, 2003; Gottfried, 1985; Harter & Connell, 1984). 임은미, 이성진(2001)은 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의 사회적 동기가 자율적 동기보다 유의하게 높다고 하였고, 유승민(2006)은 동기에서의 지각된 수단성이 학업성취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하였다. 이것으로 볼 때 우리나라 중학생들은 지각된 수단성을 내재화하면서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초등학생과는 다른 학습동기의 구조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많은 연구들이 학습동기의 문항들 간 내적 일치도 계수가 학년 혹은 학교급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을 보고하고 있어(Hornstra, Veen & Peetsma, 2016; Otis, Grouzet & Pelletier, 2005; Spinath & Steinmayr, 2008), 문항들 간의 연합의 정도가 점차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부 연구들은 자기보고식 문항에 응답할 때에 사용하는 개인 간 참조틀(reference of frame)의 영향(Möller et al., 2009)을 고려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연구들은 학습동기가 학년이 증가할수록 단순요인구조 즉, 개별 문항들이 하나의 잠재구인을 배타적으로 측정하는 구조이기 보다는, 개별 문항들이 여러 개의 잠재구인을 동시에 측정하는 다차원적 요인구조를 가질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이 연구에서는 이중요인모형을 대안적 모형으로 검토하였으나, 향후 이론적, 경험적으로 학생들의 학교급에 따른 변화 혹은 발달적 변화를 잘 대표할 수 있는 다양 한 다차원적 요인구조모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학습동기, 학습전략, 자기통제성과 학습부진의 관계에 있어서, 학습부진을 가장 직접적으로 예언하는 요인은 학습전략이었다. 학습전략 점수가 한 단위씩 증가할 때, 학습부진으로 진단될 확률은 초등학생과 중학생 모두 약 70%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통제성은 초등학생의 학습부진을 예언하는데에는 유의하였으나, 중학생에 있어서는 유의하지 않았다. 또한 학습동기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모두에서 학습부진에 대한 예언력이 유의하지 않았다. 단 학습전략에 대한 학습동기의 예언력은 초등학생과 중학생 모두 상당히 높아, 학습동기가 학습 전략을 통해 학습부진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Pintrich & DeGroot(1990), Vansteenkiste, Lens & Deci(2006)의 연구에서 내재적 동기가 학습전략의 활용을 높이고 그 결과 학업성취를 높인다는 결과와 유사하다. 단 이 연구에서는 내재적 동기로 이들간의 관계를 설명한 반면, 본 연구결과에서는 목표,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 학업적 자기효능감을 총합한 학습동기가 이와 같이 학습전략에 유의한 영향을 주고, 또 학습전략이 학습부진을 유의하게 예언하는 구조를 보여준다. 또한 구조모형 분석을 통해 학습동기가 학습전략에 직접 적 영향을 줌을 확인한 연구들(이정수, 정영란, 2014; 이현숙, 송미영, 2015; 진경애 외, 2016)과 같은 결과이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정세영, 김정섭(2013)의 연구에서는 학습동기와 학습전략 간에 낮은 상관을 보인 반면, 김명희, 하정희(2008)의 연구에서는 학업성취에 대한 학습기술의 영향력이 초등학생보다 중학생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는데,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모두 학습동기와 학습전략 간에 높은 상관을 보였고, 선행연구에서처럼 초등학생보다 중학생에게서 그 영향력이 다소 크게 나타났다.
연구결과로 볼 때, 초등학생의 학습전략 및 자기통제성 증진 교육을 통해 학습부진 예방 및 학업성취도 향상의 직접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학습동기 증진은 학습전략을 향상시킴으로써 학업성취도 향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중학생 학습부진 예방 교육을 위해서도 학습전략 증진을 통한 직접적인 효과와 학습부진 증진을 통한 간접적인 효과 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초등학생과 중학생간에 학업관련 요인과 구조에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가정하고 초등학생과 중학생에 대한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학교급간 특성을 더 잘 이해 할 수 있고, 이를 고려한 차별화된 학습관련 검사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학생의 연령과 학교급에 따라 효과적인 학습부진 예방 및 학업능력 향상 지도가 가능할 것이다.
특히 최근의 종단연구들을 보면 중학생의 학업 및 진로관련 수준이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에 비해 낮다는 보고가 많아(선혜연 외, 2016; 최인희, 2016), 중학생의 특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후속연구를 통해 중학생의 학업관련 특성을 이해하고, 중학교 교실상황과 교사-학생관계를 고려한 교육과 학습방안 마련(Eccles, 2004; Meece, Anderman & Anderman, 2006; Wentzel, 2002), 초·중학교 연계를 통한 중학생의 학교적응 지원(김태은 외, 2015), 학습동기와 학습전략, 자기통제성 증진을 통한 학업지도 방법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연구와 마찬가지로 이 연구도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이 연구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학교급별 차이에 초점을 두고 있다. 초등학교 시기와 중학교 시기의 측정모형 동등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은 다른 학습자 개인차에 따른 차이도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하는데, 이 부분을 추가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 후속연구를 통해 학습자의 성별, 다른 학교급(고등학교, 대학교, 성인), 학습부진 여부, 취약집단 여부 등 학습자의 개인차와 환경의 차이별 측정모형 동등성이 확인되기를 기대한다. 둘째, 이 연구는 초등학교에서와는 여러 측면에서 달라지는 중학교의 학습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초등학교와 중학생의 학교급 차이에 초점을 두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차이는 이러한 학습환경이 아닌 개인의 발달 차이에 기인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연령별 또는 학년별 차이에 대한 탐색이 추가로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