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평가연구

도덕과 수행평가로서 액션러닝의 활용방안

이인태 1 , *
In-Tae Lee 1 , *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경인교육대학교 강사
1Instructor, Gyeongin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제1저자 및 교신저자, santleman@snu.ac.kr

© Copyright 2016,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ShareAlike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sa/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Jul 05, 2016 ; Revised: Aug 01, 2016 ; Accepted: Aug 16, 2016

Published Online: Aug 31, 2016

요약

도덕과 교육에서 이상적인 평가의 모습은 일반적으로 ‘통합적 평가’라는 말로 요약되곤 한다. 도덕과에서의 통합적 평가란 도덕성을 설명하는 제반 측면들에 대한 통합 및 교수학습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통합을 의미한다. 학교 현장에서는 이와 같은 통합적 평가를 가능하게 하는 수단으로 다양한 수행평가의 방법들을 활용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도덕과에서의 수행평가 방법으로서 액션러닝의 활용 가능성에 대하여 탐색헤보았다. 액션러닝은 자신이 직면한 실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찰력 있는 질문과 성찰, 실행을 지속적으로 강조한다. 또한 동료 학습자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역량을 발휘해봄으로써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이와 같은 액션러닝의 특징은 학습자의 활동이 중심이 되고, 도덕적 역량 및 기능의 발휘와 문제해결의 과정을 강조하는 도덕 수업의 평가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ABSTRACT

The figure of the ideal evaluation in moral education is generally summarized as ‘integrated evaluation’. The integrated evaluation in moral education means the integration on various aspects of morality and the integration for the process and result on teaching and learning. At the environment of the school, various methods of performance assessment are utilized as the means enabling the integral evaluation. In this research, the possibility of utilizing the action learning as the method for performance assessment in moral education. Action learning constantly emphasize the insightful questions, reflections and implement to solve real problem which oneself faces. Also, in the problem solving process with fellow students, it enables learning by displaying the various competencies. The characteristics of this kind of action learning is thought to be utilized usefully in the evaluation of moral lessons that emphasizes displaying the moral function and the problem solving process.

Keywords: 도덕과 수행평가; 통합적 평가; 액션러닝
Keywords: performance assessment in moral education; integrated assessment; Action Learning

I. 서론

도덕과 연구 영역에서 평가에 관한 핵심적인 문제는 도덕 수업을 받은 학습자에 대한 평가가 그들의 도덕성 발달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느냐이다. 더 나아가 그러한 평가들이 학습자의 도덕적 성장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가에 대한 관심까지 포함한다. 학습자들의 도덕적 성장을 확인하고 촉진시키기 위한 도덕과 평가의 이상적인 모습은 일반적으로 ‘통합적 평가’라는 말로 요약되곤 한다. 도덕과에서의 통합적 평가는 도덕성을 설명하는 제반 측면(인지적·정 의적·행동적 측면)들에 대한 통합 및 교수학습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통합으로 설명된다. 학교 현장에서는 이와 같은 통합적 평가를 가능하게 하는 수단으로 다양한 수행평가의 방법들을 활용하고 있다.

수행평가는 학습자들에게 그들이 이해한 것을 표현하고 지식, 기술들, 그리고 마음의 습관을 다양한 맥락에서 사려 깊게 적용할 기회를 주는 다양한 과제들 및 상황들과 관련이 있다. 이러한 평가들은 흔히 장기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유형의 결과물이나 관찰 가능한 수행으로 귀착된다. 또한 자기평가 및 수정을 권장하고, 설정된 평가 기준에 근거한 향상의 정도를 나타내며, 채점기준을 공개한다(정창우, 2009). 도덕과 연구 영역에서는 위와 같은 수행평가의 성격에 부합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개발하여 현장에 보급함으로써 교사로 하여금 필요와 목적에 맞게 선택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학습자들의 다양한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 기업과 학교에서 활용되고 있는 액션러닝에 주목하고, 그것이 도덕과 수행 평가 방법으로서 어떠한 기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탐색해보고자 한다.

Ⅱ. 도덕과에서의 통합적 평가

1. 도덕성의 제 측면들에 대한 통합

도덕과 연구 영역에서 평가에 관한 문제는 학습자들의 도덕적 성장을 확인하고 교수학습 과정을 개선하기 위한 기준으로서 도덕과의 성격에 적합한 평가 준거를 모색하며, 실제 수업 사태에 보다 효과적이며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평가 방법을 마련하는데 논의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양자가 모두 중요하지만 특히 평가 방법에 관한 연구는 평가 준거에 관한 연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즉 ‘무엇을’ 평가할지가 결정되어야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한 적절한 방법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덕과 교육의 목표는 학습자들의 도덕적 성장을 돕고 도덕성을 갖춘 사람을 길러내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생각에 이견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도덕성’이라는 개념을 정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동의할만한 평가 준거를 완벽하게 제시하기 어렵다. 따라서 도덕과 교육에서의 평가 방법에 대한 논의 역시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도덕과 교육의 범위 안에서 바람직한 평가의 방법을 모색하는 작업은 완벽한 평가 준거를 마련한 후에 그것을 평가할 수 있는 완벽한 방법을 찾는데 천착하기 보다는, 우리나라 도덕과 교육을 규정하고 있는 공식 문서인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성취기준을 적절히 반영할 수 있으면서 여러 학자들에 의해 어느 정도 합의된 평가의 일반적인 방향을 지향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도덕 교과에서 지향해야 할 평가의 일반적인 방향은 주로 ‘통합적 평가’라는 말로 요약되곤 한다. 그렇다면 도덕과 교육에서의 통합적 평가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먼저 도덕과 교육에서의 통합적 평가란 학습자들의 도덕성을 보다 타당하게 확인하기 위하여 인지적, 정의적, 행동적 측면으로 설명되는 도덕성의 제반 측면들을 포괄적으로 측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도덕과 평가에 있어 가장 빈번하게 제기되는 문제 중의 하나가 바로 기존의 평가 방식이 도덕성의 인지적 측면의 일부 영역(예컨대 윤리 이론에 대한 이해 혹은 주요 도덕적 개념들에 대한 기억과 회상 등)만을 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바꾸어 말하면 도덕과 교수학습의 효과로서 생활 세계에서의 도덕적인 행동의 실천을 위하여 도덕성의 인지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정의적인 측면과 행동적인 측면까지 통합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도덕 수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도덕과에서 이루어진 평가 방식은 정의적인 측면과 행동적인 측면을 측정하지 않거나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자들에 따르면 도덕과의 평가가 인지적 측면에 주로 국한되는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도덕과 교육에서의 평가의 범위를 도덕적인 인간이 갖추어야 할 ‘도덕성’에 대한 평가로 볼 것인가, 아니면 도덕 수업의 결과로서 ‘학업성취 수준’에 대한 평가로 볼 것인가의 구분에 따른 것이다. 물론 도덕과 교육의 목표가 ‘도덕적인 인간’과 ‘정의로운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교육부, 2015)이기 때문에, 평가 역시 ‘도덕성’에 대한 평가가 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도덕성에 대한 평가는 단순히 교수학습이 이루어지는 교실에서의 평가를 뛰어 넘어 학교 전체와 가정, 사회에서 실행되는 도덕적인 행동에 대한 평가를 포함한다.

하지만 도덕 수업이 실제로 진행되는 교실이라는 학습 환경에서는 인지적인 측면과 관련된 교수학습이 가장 일반적이고, 학년·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도덕과 교육과정 상의 내용이 인지적 측면에 주된 강조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인지적인 측면을 제외한 정의적·행동적 측면에 대한 평가는 교사로 하여금 도덕성에 대한 평가를 가르치지도 않은 것을 부당하게 평가하는 작업으로 인식케 하여 부담을 갖도록 한다(서강식, 2014, pp. 111-112). 만약 도덕과에서의 평가를 도덕 수업에서 직접적으로 다룬 내용으로 한정하고, 그것에 대한 이해나 습득 정도에 대한 평가, 즉 인지적 영역에 관한 학업성취 평가로 한정할 경우 위와 같은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연유에서 교수자 혹은 평가자들은 도덕성의 인지적 측면을 도덕과 평가의 주된 대상으로 다루게 된 것이다.

도덕과의 평가가 인지적 측면에 집중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로는 평가의 역할 중 하나인 서열화와 선발의 기능에 대한 과도한 강조 때문이기도 하다. 평가가 서열화와 이에 따른 선발 기능에 주된 초점을 맞추게 되면 평가자들은 평가를 진행함에 있어 평가의 영역과 방법에 대한 엄정한 객관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게 된다. 평가에서 객관성을 확보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평가 내용에 대한 학습자들의 반응을 참·거짓으로 분명하게 판별할 수 있는 방법을 활용하여 결과를 수량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평가자들은 도덕적 개념이나 윤리 이론들의 내용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지, 그것을 구체적인 상황이나 특정 사례에 적용할 수 있는지와 같이 인지적 측면의 특정 수행 영역을 선다형 평가 혹은 단답형 방법으로 확인하고자 한다. 바꾸어 말하자면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소지가 있거나 참·거짓을 분명하게 가를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되기 어려운 정의적인 측면이나 행동적인 측면은 평가의 대상에서 자연스럽게 배제될 수 밖에 없다.

비록 위와 같은 어려움이 있지만 도덕 교과교육 학자들은 도덕과 평가의 궁극적인 목적이 학습자들의 도덕성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들의 도덕적 성장을 돕는데 있기 때문에, 도덕성을 설명하는 제반 측면들이 모두 평가되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도덕과 평가의 중심이 선발적 기능에서 교수적 기능과 상담적 기능으로 전환되어야 함을 강조 하면서, 신뢰할 수 있는 평가 기법들을 통해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학습자의 일부 특성만을 평가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그들의 도덕성을 보다 폭넓고 타당하게 확인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차우규, 2015, p. 486). 이때 중요한 점은 학습자들의 도덕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인지적 측면을 포함한 정의적·행동적 측면을 어떠한 방식으로 통합해서 측정할 것인가와 관련된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도덕성을 인지적·정의적·행동적 측면으로 구분하는 인위적인 삼분법은 도덕성을 개념화하기 위해 편의상 분류하는 것이며, 실제로는 각각의 강조점들이 중첩적이고 복합적인 메커니즘 속에서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각각의 측면을 독립된 요소 혹은 평가 대상으로 구분하고 별개의 평가방법과 준거에 의해 평가한다고 하면 도덕적 인간에 대한 통합된 전체로서의 도덕성 평가와 거리가 멀어질 수 있고, (각각의 측면을 구분하여 평가한 후 그 결과를 합산하는) 환원주의 평가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게 된다(정창우, 2009). 그리고 평가의 대상이 되는 측면 이외의 것들의 반응은 무시되기 쉽다. 예컨대 도덕적 판단력 평가에서 정서적 반응은 무의미하거나 불리하게 취급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평가 방식은 경우에 따라 교실 현장에서 도덕성의 각 측면마다 서로 다른 가치¬덕목을 측정하여 그 결과를 총합한 후, 그것이 바로 학생의 전체적인 도덕성의 성숙 정도를 나타내주는 것으로 오해하도록 함으로 문제의 여지가 있다(서강식, 2012, pp. 120-140).

요컨대 도덕과에서의 평가는 학습자들의 도덕성을 설명하는 제반 측면들을 폭넓게 다루되 인지적·정의적·행동적 측면 각각을 독립된 측정의 대상으로 간주할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직면한 도덕적 이슈에 대해 어떠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면서 기능하는지를 통합적으로 평가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2015 개정 도덕과 교육과정에서는 2009 개정 도덕과 교육 과정에서는 없던 ‘기능’을 내용체계에 새롭게 추가시킴으로써 그러한 도덕적 기능이 실질적으로 발휘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바꾸어 말하자면 도덕 수업에서 도덕적 기능의 향상과 관련된 활동을 실질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학습자들의 도덕성과 인성 역량을 함양시키고자 한다(이재호, 2015, pp. 175-176). 도덕적 기능은 도덕적인 행동으로 나아가기 위해 개인이 갖추어야 할 기술(skill)이자 역량(competency)이다. 도덕적인 행동은 도덕성의 제 측면들(인지적, 정의적, 행동적 측면)이 상호작용하여 산출된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도덕적 행위의 주체로서 개인이 특정 도덕적 상황에 직면했을 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도덕적 기능’을 얼마나 잘 발휘하는가를 확인하는 작업은 도덕성을 설명하는 각 측면을 통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 회가 될 수 있다.

2. 교수학습 과정과 결과의 통합

도덕과 교육에서의 통합적 평가는 학습자들의 도덕적 성장을 촉진하기 위하여 도덕성 발달 수준 및 개인적 특성들에 대한 진단과 함께,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변화되어가는 과정, 수업 후 최종적으로 변화된 결과를 일관성 있게 확인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즉 교수학습의 결과에 대한 평가뿐만 아니라 과정에 대한 평가까지 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학교 현장에서 실시되는 평가의 유형은 교과의 내용 영역이나 단원, 학기가 종료된 이후 교사에 의해 가르쳐진 지식 등을 학습자들이 얼마나 잘 습득하였는가를 평가의 대상으로 삼는 총괄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제한된 수업 시수, 수업 외의 과도한 업무, 너무 많은 학생의 수, 선발 기능에 대한 강조, 수업 활동과 평가의 통합에 대한 어려움 등이 그 이유로 거론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과 교육을 통하여 도덕성을 발달시켜나가는 과정은 학습자들을 도덕 수업의 다양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고 그들의 학습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단점은 개선하고 장점은 유지 및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이라 말할 수 있다. 따라서 평가가 도덕적 성장에 기여하는 활동이 되기 위해서는 도덕 수업의 설계 과정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였을 때 단계로서 보여 지는 학습자 분석(analysis)의 단계와 도덕 수업의 실행(implementation) 단계, 그리고 (최종 산출물에 대한) 평가(evaluation)의 단계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작업이 되어야 한다. 즉 교수학습 과정의 주요 국면별로 학습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을 투입하여 결과를 수집하고, 수집된 결과를 바탕으로 학습자에게 의미 있는 교육적 처방을 설계하거나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는 순환적이며 지속적인 과정이 학습자의 도덕적 성장에 기여하는 평가의 바람직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교수학습의 과정에 대한 평가, 즉 도덕 수업과 통합된 평가는 수업 중 가르친 내용을 단순히 점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업의 진행 과정에 투입되는 평가를 통해 학습자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그들의 학습 양상을 점검함으로써 의미 있는 후속 지도를 가능케 한다. 이 경우 평가는 수업이 종료된 후 부가적으로 부여되는 별개의 활동이 아니라 도덕 수업이 시작되고 끝나는 모든 과정에 통합되는 활동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러한 측면들을 고려할 때 도덕 수업과 통합된 평가는 학습자들의 성취 수준을 가늠해 보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학습자들에게 중요한 학습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수업 전략이기도 하다(정창우, 2009). 뿐만 아니라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수집된 누적된 평가 결과들은 학습자의 변화 과정을 보여 주기 때문에 교사가 학습자에 대하여 최종적으로 평정한 평가 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학습자들의 요구를 신속하게 반영하여 수업의 효과성과 함께 효율성(수업 설계에 투 입된 노력과 비용 대비 효과)까지 높이고자 하는 래피드 프로토타이핑(rapid prototyping)의 효과를 가져 온다. 래피드 프로토타이핑은 처음부터 완벽한 수업을 기획하기 보다는 학습자의 반응을 고려해가면서 점차적으로 완성도를 높여가자는 시도로서, 수업이 계획되고 실행되는 전 과정에 학습자가 참여하여 탄력적인 수업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 최초에 실행된 수업에 대한 학습자의 반응과 요구를 반영하여 수정을 빠르게 반복한다는 점, 학습자가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피드백(feedback: 환류)을 통해 보다 창의적인 수업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점, 실행 → 평가 → 개발 → 실행으로 이어지는 수업 설계의 과정이 점차 가속화된다는 점이 특징이다(Tripp & Bichelmeyer, 1990, pp. 41-43). 초기에 계획된 수업을 수정해나가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요인은 바로 피드백이다. 피드백은 학습자 개개인의 활동이나 반응의 적절성에 관하여 개별 학습자에게 다시 송환되는 정보를 뜻하는 것으로, 학습 상황에서 학습자가 성취한 것의 양과 질에 대한 의사소통이라 볼 수 있다. 피드백이 학습자 혹은 학습자들에게 주는 정보라는 의미는 교사 혹은 교사에게 주는 정보라는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정탁준, 2011, pp. 180-181). 수업 설계의 전 과정에 학습자를 참여시키려는 시도는 도덕 수업의 과정에 평가 활동을 통합하려는 노력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평가 활동을 통해 수시로 수집된 학습자의 반응은 교사에게는 최초에 계획한 도덕 수업을 신속하게 개선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보다 양질의 교육적 처방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교수학습의 과정에 평가를 통합할 때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점은 학습자들을 교과의 내용을 수동적으로 받아드리기만 하는 일방적인 평가의 대상으로서 간주할 것이 아니라, 학습 자들에게 스스로 도덕성을 발달시켜 나가는 평가의 주체로서의 역할을 기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도덕성은 (평가의 결과로 나타나는) 외부의 자극에 의해 혹은 외재적인 보상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혹은 내재적인 동기 부여에 의해 형성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덕과의 평가는 학습 과정에 직접적으로 관계된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고, 평가 주체(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주관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평가 기준에 대한 공유된 관점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최신일, 2013, pp. 324-328).

이러한 생각은 도덕적 탐구와 성찰을 통하여 학습자의 자율적인 도덕성을 함양시키고자 하는 도덕과 교육의 성격에도 일치한다. 도덕적 탐구와 도덕적 성찰은 도덕과의 성격을 규정하는 지식의 구조이기 때문에, 도덕과 평가 역시 도덕적 탐구와 도덕적 성찰에 의해 특징지어져야 한다(김국현, 2009, p. 26). 학습자가 교사 및 다른 학습자들과의 논의 과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바람직한 인격 유형을 탐색 및 공유하고 평가의 기준으로 설정하는 작업은 도덕적 탐구와, 이렇게 설정된 기준을 토대로 자신의 학습 과정을 스스로 점검하며 보다 발전된 방향으로 자신의 모습을 수정해가는 평가 활동은 도덕적 성찰과 개념적으로 맞닿아 있다. 요 컨대 교수학습 과정과 결과가 통합된 평가가 되기 위해서는 학습자들에게 중요한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기회가 되어야 하고, 수업을 개선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수집하여 보다 양질의 처방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며, 도덕과의 공부방법인 도덕적 탐구와 도덕적 성찰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어야 한다.

Ⅲ. 액션러닝에 대한 이해

1. 액션러닝의 핵심 요소

액션러닝(Action Learning)에 대한 레번스(Revans)의 초기 개념 규정에 따르면, “액션러닝 이란 (특정) 문제 영역에서 (학습 이후) 관찰 가능한 행동의 개선이라는 의도된 변화를 성취 하기 위하여, 실제적이고 복잡하며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의 해결과정에 책임감 있게 참여하면서, 교과에서 요구하는 지적, 정서적, 신체적 발달을 도모하기 위한 수단”을 의미한다. 그는 학습에 대한 자신의 이론을 ‘L(Learning) = P(Programmed knowledge: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고 활용하는 지식) + Q(Questioning insight)’로 공식화하면서, 액션러닝을 동료들과 함께 올바른 ‘질문’을 던지면서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축적된 지식을 비판적으로 활용하면서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으로 개념화하였다(Revans, 1982).

이와 같은 정의는 액션러닝의 핵심적인 두 가지 특징, 즉 해결안이 명확하지 않은 실제적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과정에서 학습이 이루어진다는 점, 그리고 동등한 위치에 놓여있는 동료 학습자들과 함께 당면한 문제 및 그 해결 과정에 대하여 논의하는 과정에서 학습이 이루어진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여러 학자들에 의해 개념의 외현이 확장되어가는 토대가 되었다. 예컨대 액션러닝의 이론적 토대를 콜브(Kolb) 등의 경험 학습(experiential learning)에서 찾으려는 학자들은 레번스가 제시한 공식(L = P + Q)에 ‘실행’(I: implementation)의 요소(L = P + Q + I)를 추가하면서 제안된 해결안이 실제로 실행되어야 한다는 점, 즉 학습에 있어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경험과 경험에 대한 성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가장 효과적인 학습은 실제로 발생하는 운영상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필요성에 의해 유발되는데, 이러한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공식에 1번 이상의 질문 기회가 추가되어 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L = Q(1) + P + Q(2)’로 공식화하기도 한다(O’Neil & Marsick, 1999, pp. 163-164). 학습에 있어 ‘(비판적) 성찰’(R: critical Reflection)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학자들은 문제해결 과정에서 제안된 대안의 효과나 실효성 등을 지속적으로 검토하는 경험의 성찰은 물론, 비판적 성찰이 기존에 개인이 형성하고 있는 관점이나 신념을 점검하면서 문제의 본질을 보다 명확히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 액션러닝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요소라고 보면서, ‘L = P + Q + R’라는 공식을 차용한다(Marquard & Waddill, 2004, p. 192).

위와 같은 논의를 토대로 마쿼트(Marquardt)는 개인은 행동을 취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학습한다는 점, 그리고 행동을 성찰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다시 학습한다는 점을 전제하면서, 액션러닝을 ‘작은 그룹이 실제적 문제에 대한 해결안을 내고, 그 안을 실행하면서 개인, 팀 그리고 조직이 학습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하였다. 그리고 액션러닝이 갖추어야 할 핵심적인 6가지 요소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팀(혹은 개인)에게 중요성과 긴급성을 갖지만 해결하 기가 쉽지 않은 (실제적) ‘문제’(real problem)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특히 문제는 구성원들에게 학습의 기회를 주는 것이어야 한다. 만약 구성원들이 고객과의 관계에 대해 학습하기를 원한다면 그것과 관련된 문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둘째,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혹은 이질적인 부서에 소속된) 4명에서 8명 정도로 이루어진 ‘그룹’이 구성되어야 한다. 그룹의 구성원들은 문제를 명확히 밝혀 재구성하고, 전략적인 목표를 합의하여 결정하고, 행동을 취하고, 해결 방법을 개발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 액션러닝의 핵심주체이다. 구성원 중 한 명 이상은 문제나 과제 해결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어야 하고, 문제와 그 문제가 제기된 맥락을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개발한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야 한다. 또한 그룹은 각자 다른 배경을 갖는 구성원으로 구성될 필요가 있는데, 이러한 다양성은 문제와 해결안을 탐구하고 성찰하는데 다양한 시각과 견해를 보장한다.

셋째, (문제 해결안의 제시와 주장에 앞서) ‘성찰과 질문’을 강조해야 한다. 그룹의 구성원들은 각자가 가진 기존의 지식과 무의식적 가정에 근거하여 성급히 해결안을 도출하기보다는, 서로에게 명료하고 개방적이며 탐색적이고 성찰적인 질문을 하면서 해답과 전략에 대한 그룹의 동의를 점차 이끌어낸다. 이 과정에서 상대의 견해를 더 확실히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인식하기 때문이다. 또한 질문은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안을 검토하여 행동으로 옮기는 전 과정에서 성찰을 일으킨다.

넷째, 개발된 전략(해결안)을 실제로 ‘실행’해야 한다. 그룹은 실행을 통해서 학습하며, 개발 된 전략과 아이디어가 효과적인지도 확인할 수 있다. 액션러닝은 ① 문제 이해와 재구성, ② 목표 설정과 구체화, ③ 전략 개발과 시험, ④ 실행과 행동 성찰로 진행된다. 실행 후에는 실행 결과 나타난 성공이나 실패 또는 예측하지 못한 영향을 성찰해야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다.

다섯째, 조직, 팀, 개인의 수준에서의 ‘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액션러닝에서 학습은 학습자들이 문제 해결에 전력하고, 다른 학습자들과 상호작용하면서 활동을 성찰할 때 발생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경험, 경험에 대한 성찰, 효과가 있던 것과 개선할 점의 정의, 새로운 가치와 행동의 실천이라는 사이클이 반복되면서, 학습자들은 대상에 대한 지식 (know what)은 물론 방법에 대한 지식(know how) 등을 생성해나간다.

여섯째, 구성원들이 학습과 기술의 향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코치’가 존재해야 한다. 코치는 문제 해결 가담자 혹은 팀 구성원의 행위나 태도에 대한 판단자가 아니며, 액션 러닝 전·중·후에 개입하여 구성원들이 진행과정, 잘하고 있는 점 및 개선해야 할 점, 다음 행동 조치, 목표 달성 여부, 액션러닝을 통해 학습한 내용과 기술 등에 대하여 성찰을 통해 스스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질문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팀 구성원들이 액션러닝의 규칙과 과정들을 지키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며 학습시간을 관리한다. 코치는 팀 구성원 누구라도 될 수 있으며 교대로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구성원들은 코치가 개입할 때 하던 일을 멈추고 코치의 질문에 경청해야 한다(이태복 역, 2004).

위에서 제시한 6가지 핵심 요소는 액션러닝의 효과에 대한 메타 연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여러 연구들은 액션러닝을 작동시키는 변수(governing variables)로서 ① (성찰적) 질문, ② 행동의 실행, ③ 상호작용을 통한 학습(Learning from each other), ④ 경청, ⑤ 팀 구성원의 다양성, ⑥ 신뢰감과 행복감, ⑦ 안전한 환경, ⑧ 코치를 꼽고 있다. 그리고 액션 러닝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① 숙련된 코치, ② 팀 구성원들의 다양성과 태도, ③ (문제해결을 위한) 자발적인 팀 프로세스(team process), ④ (문제해결 과정과 결과에 대한) 효과적인 팀 프레젠테이션, ⑤ 팀 프로세스에 대한 재검토 등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이와 같은 요소들은 조직 관리 및 실행에 관련된 리더십 기술을 발달시키는데 도움을 주며, 특히 협업적 리더십 기술의 발달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갈등 상황에서 통합적이며 상생적인 해결 방안(win-win solution)을 개발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Skipton Leonard & Marquard, 2010, pp. 133-134).

2. 액션러닝의 과정

액션러닝의 정의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문제해결 과정이자 학습으로서의 액션러닝은 다수의 인원이 직면한 문제의 본질을 탐색하기 위하여 상호간에 질문을 던지고, 대안을 마련하여 실행하며, 실행 과정과 결과에 대하여 성찰하는 과정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진다. 이와 같은 액션러닝의 전반적인 흐름은 학자에 따라 구체적인 단계로 제시되기도 한다.

예컨대 마쿼트는 성공적으로 액션러닝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① 최고 경영진의 지원 확보, ② 사전 워트숍 개최, ③ 프로젝트, 문제 또는 도전 선택, ④ 액션러닝 코치 선정과 준비, ⑤ 멤버 결정과 액션러닝 그룹 형성, ⑥ 액션러닝 그룹의 적응과 준비, ⑦ 액션러닝 미팅 개최, ⑧ 문제 재구성과 실행 전략 개발, ⑨ 파일럿 테스트와 행동 제안, ⑩ 행동 전략 실행, ⑪ 마무리와 그룹의 최종 학습 점검, ⑫ 액션러닝의 평가 및 전사 확대 적용 방안 강구의 단계로 이루어진 체계적인 과정을 따를 것을 제안한다(이태복 역, 2004).

하지만 위와 같이 제시된 12단계는 각 단계를 나타내는 용어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기업이나 비즈니스 영역에 적용 가능하도록 구성되어진 것이다. 또한 기업에서 액션러닝을 시작 하기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할 것들이 전체 과정 속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로 부각되어 있다. 따라서 액션러닝을 학교 교육에 도입하기 위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교실 현장에서 교수학습의 일환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위의 단계 중 불필요한 단계를 생략하거나 유사한 단계들을 적절히 통합해가면서 적용 가능한 형태로 명료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학교에서 진행되는 액션 러닝은 팀으로 조직될 구성원이 학급 내 학생들로 이미 정해져있다는 점, 문제해결의 결과로서 실질적인 결과물의 산출 보다는 문제를 해결해보는 과정이 수업의 중요한 목표가 된다는 점 등을 고려해볼 때, 수업의 내용이자 과정으로 기능하는 문제해결 프로세스의 구체적 단계를 마련하는 것이 보다 중요할 수 있다.

오닐과 마식(O’Neil & Marsick)은 문제해결 프로세스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액션 플래닝 사이클’(Action Planning Cycle)을 아래의<표 1>과 같이 제시한다. 또한 문제의 해결과 학습을 위해 깊이 있는 탐구와 성찰을 할 수 있도록, 각 단계별로 확인해야 할 핵심적인 점검 사항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점검 사항들은 액션러닝의 코치로서 교사가 액션러닝을 수업에 적용하면서 학습자들에게 던져야 할 질문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

표 1. 액션 플래닝 사이클(엄우용 외 역, 2014)
단계 핵심 질문
① 프로젝트를 규명하거나 재구성하라 • 과제를 분명하게 하거나 규명할 수 있는가?
• (아니라면) 누가 우리를 도와줄 수 있으며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② 가정을 드러내고, 점검하고, 도전하라 • 비판적 관점에서 우리의 모든 사실, 신념, 느낌, 의견을 나열하였는가?
• 사람, 프로세스, 조직과 관련된 모든 이슈를 규명하였는가?
③ 요구를 결정하라 • 우리의 가정에서 무슨 요구가 드러나는가?
• 이미 해결 방안을 알고 있는 요구는 무엇인가?
• 해답을 알지 못하는 요구는 무엇인가?
④ 정보를 수집하고 벤치마킹을 하라 • 요구를 충족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가?
• 데이터를 얻고 제공하는데 누가 관련되어야 하는가?
•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가?
⑤ 해결안을 개발하라 • 모든 대안의 탐색 여부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
• 해결안의 시사점을 알고 있는가?
• 해결안이 요구를 충족해 주는가?
⑥ 결정하라 • 의사결정을 할 준비가 되었는가?
• 의사결정 과정이 있는가?
• 의사결정 내용을 인정하는가? 아니면 부정하는가?
⑦ 권한을 위임하고 참여시켜라 • 적합한 사람이 참여하게 되는가?
• 그들은 적절한 지원과 권위를 갖고 있는가?
⑧ 실행하라 • 무엇이 효과가 있고 무슨 요구가 변화되어야 하는지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 실행하는 동안과 사후에 기관이 어떻게 검토할 수 있게 할 것인가?
⑨ 성과를 평가하라 • 무엇을 할 수 있었고 무엇을 하였는지 어떻게 말할까?
• 성공과 실패로부터 배웠다는 것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 성공을 축하하였는가?
⑩ 새로운 사이클을 실행하기 위해 평가를 활용하라 • 다음에 또는 지금 무엇을 할 필요가 있는가?
• 무엇이 변화하였고, 개선되었고, 줄어들었는지 어떻게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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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러닝을 수업에 적용하려는 노력은 국내의 학자들에 의해서도 시도되었다. 박수홍 외 (2015)는 액션러닝의 프로세스를 아래의 <표 2>와 같이 ① 문제 탐색하기, ② 문제 명료화하기, ③ 가능한 해결책 도출하기, ④ 우선순위 결정하기, ⑤ 액션플랜 작성하기, ⑥ 실행하기, ⑦ 평가하기의 단계로 체계화하여 제시하였다. 특히 각 단계 별로 교수자와 학습자가 수행해야 할 역할을 구분하여 제시함으로써 수업에 적용하기 용이하도록 안내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 있다.

표 2. 액션러닝 프로세스(박수홍 외, 2015)
단계 단계 설명
① 문제 탐색하기 • 상황에 맞는 실제적이고 맥락적인 문제에 직면
교수자: 상황에 맞는 실제적 문제 제시 및 문제 상황 설명
학습자: 실제적 문제의 내용 파악
② 문제 명료화하기 • 문제를 받아들이고 관련된 정보를 분석, 분류하여 근본 원인 및 구조를 이해하고 문제를 규정
교수자: 문제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질문
학습자: 문제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 및 정리
③ 가능한 해결책 도출하기 • 명료화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집 및 정리
교수자: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질문
학습자: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도출 및 정리
④ 우선순위를 결정하기 • 실현가능성, 시급성, 중요성 등의 차원에서 해결방법의 우선순위 결정
교수자: 우선순위를 결정할 수 있는 기법, 도구 제공
학습자: 해결책의 우선순위 결정
⑤ 액션플랜 작성하기 • 해결방법을 실제 현장에 적용해 보기 위한 실천계획서 작성
교수자: 액션플랜 작성법 설명
학습자: 액션플랜 작성
⑥ 실행하기 • 액션플랜을 바탕으로 문제 현장에서 실행 활동 전개
교수자: 실행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각종 도구 및 정보를 지원
학습자: 문제 현장에서 실행 활동
⑦ 평가하기 • 액션러닝 과정을 성찰하여 수정, 보완, 진행할 점을 파악
교수자: 성찰활동을 할 수 있는 기법, 도구 제공
학습자: 잘한 점, 부족한 점, 계속 진행할 점 등을 선별한 후 활동을 지속 여부를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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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원 외(2015)는 액션러닝의 일반적인 과정과 단계를 ① 과제 명확화 → ② 과제 연구 → ③ 해결방안 도출 및 타당성 검증 → ④ 실행(또는 최종 결과물 도출) 및 성찰의 단계로 설명 하면서, 과제의 성격에 따라 하나의 팀이 하나의 과제를 해결하는 ‘문제해결형 과제’ 및 ‘창조 개발형 과제’, 팀원별로 각자의 과제를 수행하는 ‘개인과제형 과제’로 나누어서 제시한다. 이러한 구분은 교수자가 학습자에게 문제의 성격에 적합한 보다 정교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표 3. 과제 유형에 따른 액션러닝의 절차(장경원 외, 2015, pp. 43-53)
일반적인 단계 문제해결형 과제 창조·개발형 과제 개인과제형 과제
① 과제 명확화 ① 과제 명확화
 :현 상황과 이상적인 이상적인 목표 상태를 구체적으로 명시
① 과제 명확화
 :창조·개발하고자 하는 결과물의 특징을 명확히 결정
① 과제 명확화
 :자신의 문제 소개, 팀원들은 문제 상황과 달성 목표에 대하여 질문
② 과제 연구 ② 현황 및 문제점 분석
 :개선해야 할 내용과 관련된 정보의 수집 및 분석
② 정보 수집 및 아이디어 구상
 :결과물 구현을 위한 정보수집 및 아이디어 구상
② 해결방안 모색
 :팀원 각자가 자신의 경험과 지식에 기반한 실천 가능한 아이디어 제안
③ 해결방안 도출 및 타당성 검증 ③ 원인 분석
 :(통제 가능한 원인을 중심으로) 문제 발생 원인 탐색
③ 초안 개발 및 타당성 검증
 :결과물의 초안 개발 및 현장 타당성 검증을 위한 파일럿 테스트
③ 실행계획 발표 및 공유
 :제안된 아이디어 중 실행 할 것을 선택한 후 팀원들에게 승인을 받음
④ 실행 및 성찰 ④ 해결방안 도출 및 타당성 검증
 :시급성, 효과성, 실현 가능성을 중심으로 해결안의 결정 및 파일럿 테스트 실시
④ 최종 결과물 완성 및 성찰
 :완성된 결과물을 발표하고 피드백 제공, 배우고 느낀 점을 공유하고 성찰
④ 실행내용 발표 및 향후 실행계획 모색
 :실행 내용을 발표하고 성찰 한 후 팀원들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향후 실행계획 모색
⑤ 실행 및 성찰
 :해결안의 실행을 위한 계획 수립, 실행, 결과 분석, 배우고 느낀 점을 공유하고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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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설명한 각각의 문제해결 프로세스는 특정 단계를 좀 더 강조하거나 세분화하는 등 다소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① 실제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고 문제 해결의 목표와 범위를 명료화한다는 점, ②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하며 의사 결정을 통해 최종안을 결정한다는 점, ③ 실제로 실행해보고 실행 과정과 결과, 장점과 단점 등을 평가하여 피드백을 제공한다는 점, ④ 과정의 모든 단계에서 통찰력 있고 성찰적인 질문을 강조한다는 점, ⑤ 문제해결의 과정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면서 수정·보완해 간다는 점이 공통적인 특징이다. 만약 액션러닝을 교수학습의 일환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위와 같은 공통점과 여러 문제해결 프로세스들이 지닌 각각의 강점들을 교과의 성격과 학교급 혹은 학년의 특성에 맞게 적절히 재구성하여 활용할 필요가 있다.

IV. 도덕과 수행평가 방법으로서 액션러닝의 가능성

1. 도덕과 교육과정과 액션러닝과의 관계

앞서 II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도덕과 교육에서의 평가는 도덕성을 설명하는 제 측면들의 통합적 평가를 지향한다. 또한 교수학습 결과와 과정의 통합적 평가, 다시 말해서 도덕 수업을 통해서 최종적으로 변화된 모습은 물론 변화되어 가는 과정까지를 평가하면서 학습자의 도덕적 성장을 돕고자 한다. 이와 같은 생각은 도덕과 교육의 성격과 목표, 제반 사항들을 규정하는 공식 문서인 ‘2015 개정 도덕과 교육과정’에도 잘 나타나있다. 도덕과 교육과정 상의 ‘교수·학습 및 평가의 방향’ 부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교육부, 2015).

[교수·학습 방향: 중학교(가)] 교수·학습 활동은 학습자의 수업참여를 활성화하고 다양한 과제 탐구 및 체험과 실천을 통해 도덕적 역량(자기존중 및 관리 능력, 도덕적 사고 능력, 도덕적 대인관계 능력, 도덕적 정서 능력, 도덕적 공동체 의식, 윤리적 성찰 및 실천 성향)이 신장 될 수 있도록 운영한다.

[교수·학습 방향: 초등학교(라)] …… 특히 학습자의 개인차를 고려하여 다양한 학습 집단을 구성하고 구성원들이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함께 참여하는 공동의 탐구 기회와 실천기회를 제공한다.

[교수·학습 방향: 중학교(라)] 프로젝트 접근을 실시할 경우, 도덕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과 접목하여 활용한다.

  • ① 학교와 학습이 삶에서 갖는 의미를 강조하고, 학습자의 능동적 참여와 몰입 촉진, 공동체 정신과 민주시민 자질과 기능 습득, 자아실현과 의미 있는 삶의 추구를 중시하는 프로젝트형 접근을 학습 목표 및 내용을 고려하여 적절히 활용한다.

  • ② 교사는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도덕적 탐구에 참여하도록 한다. 이러한 참여적 활동을 통해 도덕적으로 의미를 구성하고 반성적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도록 한다.

[평가 방향: 초등학교(가)] 도덕 수업을 통해 도달하고자 하는 도덕성의 인지적, 정의적, 행동적 요소에 대해 통합적으로 평가한다. …… 특히 이 3요소들 각각이 학습되고 발달되었는지의 여부를 적절히 평가할 뿐만 아니라 이 3요소들의 조화로운 발달을 통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한다.

[평가 방향: 중학교(다)] 수행평가는 학생의 학습 과정결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데 유용하다. 도덕과 교사는 교수·학습 방법과 평가를 포괄하는 다양한 수행평가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선택형과 논술형을 포함한 지필평가, 자기 보고, …… 등을 활용하여 도덕성과 인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도록 한다.

요컨대 우리나라 도덕과 교육에서의 교수학습과 평가는 도덕적 개념과 원리, 이론들에 대한 이해를 넘어, ① 교실 수업만으로는 제공하기 힘든 실천·참여의 기회를 제공하여, ② 도덕 수업과 학습자들의 삶을 연결시키면서 학습자들의 도덕성과 인성, 특히 도덕과에서 강조하는 도덕적 역량과 기능을 함양시킬 수 있는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단지 실천·참여의 기회만을 강조하기 보다는 도덕과만의 독특한 공부방법인 ③ ‘도덕적 탐구’와 ‘도덕적 성찰’을 강조하여, 단순히 경험해보는 것을 넘어 그것이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를 학습자들이 인지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특히 ‘수행평가’의 다양한 기법들은 위와 같이 제시된 도덕과 교수학습 및 평가의 방향에 기여하는 수단이 된다. 교육과정 상에 언급되어있는 것처럼 도덕과에서 활용 가능한 수행평가 기법으로는 지필평가(선택형, 서술형, 논술형), 자기 평가, 구술 평가, (행동, 토론 과정 및 학습 산출물 발표 등에 대한) 관찰 평가, (행동, 협업에의 기여도 등에 대한) 동료 평가, 면접 법, 포트폴리오 등이 주로 거론된다. 각각의 기법들은 나름의 특징과 장점들을 가지고 있어, 수업의 목표와 학습 유형에 맞게 적절히 취사선택하여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서술형(혹은 논술형) 지필평가 방식의 경우 도덕적 개념에 대하여 자신이 이해한 바를 서술(인지적 측면 - 도덕적 개념에 대한 이해)하게 하거나, 도덕적 이슈와 그 속에 처한 당사자들에 대한 자신의 정서를 기술하고 실천의지를 공언(정서적 측면 - 역할채택과 공감)하도록 하거나, 도덕적 행동을 실천하고 그 결과를 보고(행동적 측면 - 실천체험)하도록 함으로써 도덕성의 세 가지 측면을 각각 혹은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수행평가의 기법들은 대게 수업 목표의 달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교실에서 수업이 종료된 이후에 실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첫째, 도덕성의 제 측면을 통합적으로 평가하기 보다는 각각의 측면을 단편적으로 평가하게 되기 쉽다. 교실이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의 수업과 평가는 도덕적인 상황에 직접 직면했을 때 발현되는 도덕적 정서와 실천의지의 측면, 도덕적 행동의 실천과 관련된 여러 측면들에 제한적으로 접근하게 한다. 다시 말해서 도덕적 기능의 사용을 요구 하는 실제적 문제를 직접 포함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도덕적 이슈에 대해 인지적·정의적·행동적 측면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작동하는지 타당하게 평가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정의적인 측면과 행동적인 측면에 관하여 자신의 과거 경험을 회상하여 서술하게 하는 자기보고식 평가방법은 평가하고자 하는 목적이 가정하고 있는 이상적인 모습대로 자신의 모습을 손쉽게 위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뢰할만한 평가 결과의 도출을 방해할 수도 있다(이인태, 2016, p. 23).

둘째, 도덕 수업에 대한 학습자의 반응과 요구사항을 수업이 종료된 이후에나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수행평가의 방법을 활용한다 해도 총괄평가의 성격을 띠는 평가 방식은 수업의 실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학습자들의 반응을 적시에 확인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이는 많은 시간과 비용, 노력을 들여 수업을 설계하고도 교수학습 과정 중에 수업을 수정할 기회를 놓침으로써 만족스러울만한 효과를 산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 더욱 중요한 점은 도덕 수업이 진행 되는 동안 학습자에게 자신의 학습 과정에 대하여 스스로 평가하고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지 못하게 되어, 보다 바람직한 행동 및 인격 유형에 자신을 정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할 수도 있다. 또한 수업 내용에 대한 학습자의 반응을 확인할 수 없는 교사로서는 그들의 성장을 돕기 위한 적절한 피드백을 적시에 제공하기도 어렵게 된다.

위와 같은 문제점들로 미루어 볼 때, 도덕성의 제 측면을 통합적으로 확인하면서 학습자의 도덕적 발달을 돕는 평가는 (단순히 특정한 학습 유형의 수업이 종료된 이후, 그 유형에 대응 하는 특정 수행평가의 기법이 총괄평가의 형식으로 활용되는 모습보다는) 도덕적 역량과 기능이 실제로 발휘될 수 있고 그 과정 속에서 탐구와 성찰이 촉진될 수 있도록 설계된 학습자 중심의 학습 환경 속에서 적절한 수행평가의 기법들이 선별적으로 활용되어지는 모습이 좀 더 바람직할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의 평가에서 교사는 학습자들이 도덕적 역량 및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학습 환경(스케폴딩을 갖춘 문제 상황, 활동에 참여시키기 위한 시의적절한 교사의 설명과 발문, 테크놀로지 도구, 정보와 내용 등)을 설계하고, 그 속에서 진행되는 교수학습 활동의 주요 국면별로 나타나는 학습자의 반응을 평가의 기회로 삼는다. 바꾸어 말하자면 교사가 학습자들이 보여주는 활동 모습의 적절성과 수준을 확인하기 위해 수행평가의 방법을 마련하는 작업은 결국 학습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작업과 같다.

학습자 중심의 학습 환경을 설계하기 위해 제시된 다양한 이론들은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공유하고 있다. 첫째, 학습자들은 교사가 요약해주는 경험이나 다른 사람들이 찾아 낸 결과를 그저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주제와 관련된 실천을 수행해야 한다. 둘째, 자신들이 노력할만한 가치가 있는 실제적 과제를 볼 수 있어야 하고, 학교에서 주는 해결책과는 차별화된 해경방안을 만들어가는 동안 그 노력에 대해 자각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교사의 역할은 내용 전문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들이 스스로 해야 하는 질문을 해 주면서 학습과 문제해결에서 모델이 되어주어야 한다. 넷째, 오개념을 수정하고 이해가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분석적인 성찰의 과정이 필요하다. 다섯째, 과제는 불분명하게 정의되거나 학습자 스스로 문제의 틀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느슨하게 정의되어야 한다. 여섯째, 과제는 학습이 끝난 후 학교 밖에서 요구되는 사고와 업무 수행의 복잡성을 반영해야 한다. 일곱째, 자신이 이해한 바가 타인의 관점에 부합하는지 확인하고, 그 관점들이 지식을 생성하는데 있어 유용하게 통합될 수 있는 또 다른 관점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여덟째, 학습자들에게 도전감과 참여를 유발하는 방식으로 문제의 상황과 관련성을 알려 주어야 한다(한승연 외 역, 2014).

액션러닝은 문제해결의 과정 속에서 탐구를 위한 통찰력 있는 질문과 성찰, 실행을 지속적으로 강조한다. 또한 자신이 직면한 실제적 문제를 동료들과 함께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역량과 기능들을 발휘해봄으로써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한다. 이때 코치는 학습자들에게 탐구와 성찰을 촉진하는 질문을 직접 던지거나 혹은 이끌어냄으로써 문제해결과 학습에 참여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은 액션러닝의 특징은 위에서 제시한 학습자 중심의 학습 환경과 매우 닮아있다. 특히 2012 개정 교육과정에서부터 학교 인성교육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프로젝트형 접근법’(project approach)은 일반적으로 학습자들의 능동적 참여와 핵심 인성 역량의 습득을 강조하고 있어 액션러닝과 개념적 성격이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액션러닝에서 강조하는 핵심 요소들과 문제해결 프로세스는 ① 학습자의 활동이 중심이 되고, ② 도덕적 역량 및 기능의 발휘와 문제해결의 과정을 강조하는 도덕 수업, 특히 ‘프로젝트형’ 도덕 수업을 설계할 때 주목해야 할 요소들과 과정을 알려주는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설계 과정은 액션러닝이 활용된 도덕 수업을 평가하기 위해 필요한 수행평가 문항의 개발 과정이 되기도 한다.

2. 액션러닝을 활용한 수행평가 문항 개발의 실제
가. 도덕과 성취기준 확인 및 문제의 범위 설정

액션러닝을 수업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문제해결의 대상이 되는 실제적 문제가 필요하다. 실제적 문제는 글자 그대로 학습자들이 생활세계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으면서도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인식되는 문제를 의미한다. 박수홍 외(2015)은 학교 교육에서 액션러닝을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실제적 문제의 개발 절차로 ① 실제적 문제와 국가수준 교육과정 연결하기, ② 문제 시나리오 작성하기, ③ 작성된 문제 점검하기를 제시하면서, 국가수준 교육과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억지로 문제의 내용을 가공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왜냐하면 교육과정의 목표를 정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문제를 가공하면, 이는 액션러닝 보다는 문제중심학습(PBL: Problem Based Learning)의 성격에 가깝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상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먼저 설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교육과정과 연결시켜 교수학습 활동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 액션러닝의 본래 의도에 보다 부합하다는게 그들의 주장이다(박수홍 외, 2015). 이와 같은 생각은 학습의 결과로서 학습자의 요구를 먼저 확인하고 이를 도달해야 할 학습 목표로 설정한 후, 수업의 전체 과정을 계획하는 일종의 백워드 (backward) 설계 방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교과교육의 측면에서 볼 때, 액션러닝을 포함한 모든 교수학습 방법과 전략들은 교과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활용되어지기 마련이다. 물론 액션러닝이 갖는 고유의 효과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백워드 설계 방식을 유지할 필요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교육과정 상의 목표를 완전히 배제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서 교과의 목표이자 내용으로 다루어지는 실제적 문제는 학습자들에게 모든 것을 전적으로 맡기는 완전 개방형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교사는 수업에서 다룰 실제적 문제를 결정하기 위한 최소한의 범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는 데, 이때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이 바로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성취기준이다.

교육과정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성취기준은 학생들이 교과를 통해 배워야 할 ‘내용’과 이를 통해 수업 후 알 수 있거나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능력’을 결합하여 나타낸 수업 활동의 기준을 의미하다. 또한 도덕과 성취기준은 도덕 수업 내용의 범위와 수준, 도덕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성취해야 할 여러 도덕적 기능(도덕적 판단 능력, 도덕적 정서 능력, 실천 능력 등), 평가의 목표와 초점, 문항 내용의 범위와 깊이를 정하는 ‘평가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교육부, 2015). 따라서 도덕과 성취기준을 토대로 마련된 실제적 문제는 도덕 수업의 목표와 내용을 충실히 반영하게 된다.

요컨대 도덕과 교육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액션러닝을 활용하고자 시도할 경우에는 먼저 도덕과 성취기준을 확인하여 실제적 문제를 결정할 수 있는 범위를 설정해야 한다. 실제적문제의 범위는 성취 기준(예: 6도02-01)에 포함되어 있는 내용 요소(예: 사이버 예절, 저작권 침 해, 사이버 폭력, 온라인 중독)와 기대 수행 능력(예: 도덕적 민감성 기르기, 습관화하기)을 토대로 설정한다. 이렇게 최소한의 범위를 확보하고 난 후에 학습자들에게 그들이 실제로 해결 하고 싶은 문제, 즉 학습자가 스스로 탐구하고 싶은 것, 학습자가 알기를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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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도덕과 성취기준 확인’ 및 ‘문제의 범위 설정’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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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액션러닝의 특징을 반영한 교수학습 활동(평가 활동)의 과정 설계

실제적 문제를 결정하기 위한 범위가 설정되었다면 다음으로는 학습자들이 실제로 문제를 결정하고 해결해볼 수 있는 교수학습 활동을 마련해야 한다. 통합적 평가의 관점에서 볼 때, 수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획되는 교수학습 활동은 학습자들의 도덕적 성장을 위하여 수업 목표의 달성 여부를 확인하고 단점은 개선하며 장점은 유지 및 발전시키는 작업을 포함 한다는 점에서 평가활동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즉 수업의 목표와 내용으로서 ‘성취기준’과 도덕성의 제 측면들(인지적, 정의적, 행동적 측면)이 상호작용하여 발휘되는 ‘도덕적 기능’을 토대로 설정된 ‘교수학습 활동’(사이버 공동체에서 발생하는 문제점 탐색하기) 및 주요 ‘학습 요소’들(도덕적 문제 탐색, 문제 상황에 대한 도덕적 정서의 인식 등)은 평가의 측면에서 말하자면 평가 활동과 평가 요소가 된다.

교수학습 활동의 전개 과정과 각 단계별로 진행되는 활동은 액션러닝의 문제해결 프로세스를 충실히 따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는 교수학습 활동의 전개 과정이 특정 문제해결 프로 세스에서 제시하는 모든 단계와 완벽히 일치되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교사는 앞서 살펴본 ‘액션러닝의 핵심 요소’와 ‘문제해결 프로세스’를 참고하면서 도덕 수업에 적용 가능하도록 교수학습 활동의 과정과 단계를 설계해야 한다. 이때 ① 성취기준과 ② 도덕적 기능은 물론, ③ 단원의 차시 구성과 액션러닝 활용 차시, ④ 과제의 성격 등을 고려하여 단계를 생 략하거나 통합해가면서 수업에 적합한 형태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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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교수학습 활동(평가 활동)의 과정 설계’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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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교수학습 활동의 주요 국면별 평가 요소의 구체화 및 평가 기준 마련

교수학습 활동(평가 활동)의 전개 과정에 대한 설계가 끝나면, 마지막으로 활동이 전개되는 주요 국면을 평가할 수 있는 평가 요소들을 구체화해야 한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실제적 문제의 범위가 되는 성취 기준은 문제해결 과정 및 결과의 수준을 평가하는 평가 기준이기도 하다. 따라서 성취 기준에 따라 마련된 학습 요소들은 평가 기준을 구성하는 평가 요소가 되기 때문에, 학습 요소들을 평가가 가능한 방식으로 구체적으로 재진술하면 평가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

전개 과정의 주요 국면별 평가 요소를 설정한 후에는, 이를 토대로 성취 기준의 달성 수준(상/중/하 등)을 타당하게 확인할 수 있는 평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평가 기준은 성취 수준의 차이가 부각되도록 명료하게 진술하되, 최종적으로는 마련된 평가 기준이 그것의 준거가 되는 성취기준에 부합하는지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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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교수학습 활동의 주요 국면별 평가 요소의 구체화 및 평가 기준 마련’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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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개발된 평가 요소와 기준은 교사가 도덕 수업에서 교수학습 활동을 진행하면서 그 과정과 결과를 평가하는데 활용된다. 특히 교수학습의 과정 속에서 학습자가 중심이 되어 실시되는 자기평가와 동료평가의 기준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원래 액션러닝은 자신의 신념 및 관점에 대한 성찰은 물론, 문제해결 과정과 결과에 대한 팀 프레젠테이션, 팀 프로세스에 대한 재검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충실하게 진행된 자기평가와 동료평가는 자신의 학습 과정과 결과를 스스로 성찰하게 할 뿐만 아니라, 팀 구성원들에게 보고하고 함께 성찰하게 함으로써 핵심적인 개념들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돕고 자신과 타인의 관점을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평가기준에 대한 공유된 관점을 토대로 실시된 자기평가와 동료평가 결과는 교사가 실시한 평가의 신뢰도를 높여준다.

자기평가와 동료평가를 촉진하는 교사는 특히 액션러닝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윤리적인 측면에서의 고려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액션러닝에서 결정된 해결 방안은 종종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행동들을 포함한다. 그러한 행동들은 타인에 대한 잠재적 피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신중한 평가가 필요하다(엄우용 역, 2015). 따라서 교사는 액션 러닝의 전 과정에서 ① 이해 당사자들의 요구와 정서를 세심하게 고려하고 있는지, ② 문제 해결을 위해 제안한 대안이 불법적이거나 한쪽의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지는 않는지, ③ 모든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따를 수 있는지 등에 초점을 맞추어 평가를 진행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와 같은 교사의 노력이 도덕적 탐구와 성찰을 충실히 반영한 평가를 만들어낸다.

V. 논의 및 결론

액션러닝 연구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학교 교육의 모든 교과와 모든 학습 유형에 액션러닝을 활용할 수는 없다. 즉 액션러닝을 모든 유형의 학습에 수행평가의 방법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가능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지도 않다. 액션러닝을 도덕 수업에 활용하려는 시도는 도덕 교과에서 다루는 교과 지식(성실, 배려, 정의, 책임과 관련된 지식들)을 통찰력 있는 질문과 성찰, 실행을 통해 생활 세계에 실제로 적용해보도록 함으로써 보다 깊은 이해를 촉진시키려는 의도이다. 특히 직면한 실제적 문제를 동료 학습자들과 함께 해결하면서 과제 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협업능력 등의 역량을 키워주고자 하는 액션러닝은 도덕과에서 강조 하는 여러 역량 및 기능들을 함양시키는데 유리하다. 따라서 액션러닝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와 문제해결 프로세스는 학습자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때 따라야할 구체적인 조건과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에, 도덕적 기능의 발휘와 문제해결의 과정을 강조하는 도덕 수업을 설계할 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평가의 측면에서 볼 때, 액션러닝은 학습자로 하여금 문제해결을 위해 (도덕성의 인지적·정의적·행동적 측면의 상호작용으로 나타나는) 도덕적 기능을 발휘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도덕성의 제 측면들에 대한 통합적 평가를 가능케 한다. 또한 문제해결의 구체적인 과정을 제시 하면서 평가가 투입되어야 할 주요 국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교수학습의 결과는 물론 그 과정도 평가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통합적 평가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본 연구에서는 액션러닝을 활용하여 수행평가 문항을 개발할 때 참고할만한 절차를 ① ‘도덕과 성취기준 확인 및 문제의 범위 설정’, ② ‘액션러닝의 특징을 반영한 교수학습 활동(평가 활동)의 과정 설계’, ③ ‘교수학습 활동의 주요 국면별 평가 요소의 구체화 및 평가 기준 마련’의 단계로 제시하였다. 위의 단계는 액션러닝을 활용한 수업을 설계할 때 따라야할 일반적인 단계이기도 하다. 교수학습 과정에 대한 평가는 결국 수업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평가 문항 개발의 절차는 수업 설계의 과정과 일치될 필요가 있다.

사실 도덕성의 통합적 평가, 교수학습 과정과 결과의 통합적 평가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통합적 평가를 가능케 하는 좋은 방법이 있다하더라도 그것을 교실 현장에서 실행에 옮기는 일 역시 결코 쉽지 않다. 보통 액션러닝과 같은 수행평가 방법은 교사의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되는 장기간에 걸친 교육적 기획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수행평가에 대한 연구는 학습자들의 도덕성을 타당하게 평가하면서, 수업 현장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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