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평가연구

우리나라의 PISA 2012 읽기 결과에 대한 국제 비교 분석1)

박혜영 1 , *
Hye Young Park 1 , *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
1Research fellow associate, Korean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제1저자 및 교신저자, ph716@kice.re.kr

© Copyright 2016,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ShareAlike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sa/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Jul 05, 2016 ; Revised: Aug 01, 2016 ; Accepted: Aug 16, 2016

Published Online: Aug 31, 2016

요약

본 연구의 목적은 PISA 2012 결과에 나타난 한국, 싱가포르, 일본 학생들의 읽기 성취 특성을 비교·분석하여 우리나라 읽기 교육의 질적 제고를 위한 시사점을 얻는 데 있다. 한국, 싱가 포르, 일본은 OECD PISA에 참여하고 있는 대표적인 동아시아 국가들로 PISA 읽기에서 지속 적으로 높은 성취를 보이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3개국의 PISA 2012 읽기 평가틀의 하위요소별 평균 정답를 차이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을 전체 집단과 5수준 이상 최상위집단으로 나누어 검증하고, 요소별 효과크기를 구하여 우리나라의 읽기 성취를 싱가포르, 일본과 비교·분석하였다. 이를 통헤, 학교교육 및 평생 학습력의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는 21세기 읽기 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 및 정책 방안을 고민해 보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 우리나라는 ‘공적, 직업적’ 읽기 상황과 ‘설명, 논증, 지시’의 텍스트 유형, 그리고 읽기의 사고 과정에 해당하는 ‘성찰과 평가’ 양상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정답률을 나타내었다. 또한 효과크기 분석에서도 실생활 읽기 역량과 깊이 관련되어 있는 읽기 상황, 텍스트 유형 및 고차원적 읽기 양상에서 싱가포르, 일본에 비해 약세를 보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실생활 읽기 역량 및 디지털 시대 읽기 특징인 비판적·창의적 읽기를 기르기 위해 읽기 교육과정의 내용 적정성에 관한 국제 비교 연구를 시행할 것과, 실생활 연계를 통한 역량 중심 읽기 교육 활성화를 위한 학계와 학교 현장, 그리고 정책적 관심이 필요함을 제언하였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analyze Korean students’ reading achievement characteristics and to draw implications for better reading education in schools through comparing the study results of three top level countries, Korea, Singapore and Japan, in the PISA 2012 reading results. This study seek to discover Korea students’ characteristics in reading achievement by comparatively analyzing the results from Korea in PISA 2012 to those of Singapore, Japan.

As a result, the rate of high-level(level 5 and level 6) Korean students was relatively low compared with those of Singapore and Japan. In particular, the students rate of the highest level(6 level) had the lowest among three countries. In addition, as shown in analysis according to sub-elements in reading assessment framework, the Korean students ranked little bit low rate of correct answers in “public and occupational” reading situations and “argumentation and instruction” in text types at the rate of correct answers. And they had relatively low rate of correct answers at “reflect and evaluate” related in “aspect,” which means the cognitive process occurring in reading.

From the results of “effect size,” similar results from t-test was discovered.

Therefore, when Korea refers to PISA reading assessment framework seeking capacity assessments, it could be possible to learn differences between Korean current reading education and reading education emphasizing relations with real-life and to examine critically how appropriate it is.

Keywords: PISA; 읽기; 문항 정답률; 한국; 싱가포르; 일본; 효과크기
Keywords: PISA; Reading; Korea; Singapore; Japan; Effect size

I. 서론

본 연구의 목적은 PISA 2012 읽기 영역 결과에 나타난 우리나라 학생들의 인지적 성취를 동아시아의 대표적 PISA 상위국으로 꼽히는 싱가포르, 일본과 비교·분석해 봄으로써 우리나라 학생들의 읽기 성취에 나타난 인지적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읽기 교육의 질적 제고를 위한 시사점을 얻는 데 있다.

디지털 지식정보사회로의 급속한 이행은 지식과 학습, 그리고 교육에 대한 획기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20년 후 현재 직업의 60% 이상이 존재하지 않거나 새로운 직업군에 흡수 또는 변형될 것이라는 2016 세계경제포럼 보고서의 내용은 앞으로 우리 사회에 일어나게 될 큰 진폭의 변화를 예상케 한다. 또한 지난 30여 년 간의 직업 형태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단순 업무의 반복이 주된 직무 형태였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고차원적인 인지 능력을 요구 하는 직무 형태가 많아졌으며 이러한 전환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Binkley et al., 2010; Griffin et al., 2012). 이는 획일적 지식의 습득과 평균 이상의 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주요 목적으로 했던 과거 산업화시대의 학교 교육에 대한 전반적 재고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세계적인 평가 연구인 OECD PISA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각국 학생들의 역량 준비도와 학교교육의 누적적인 성과를 비교·분석하여 미래 사회를 위한 교육적 대응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으며, 역량 교육은 PISA의 21세기 미래 교육의 지향점이라 할 수 있다(OECD, 2005; OECD, 2013a). 역량 교육이란 지식과 기능을 특정 상황이나 맥락에서 창의적으로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거나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Competencies)’ (OECD, 2005; Rychen & Salganik, 2003)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으로서, 우리나라도 미래 교육의 비전을 담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이러한 역량 교육의 관점을 담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읽기 성취 특성을 PISA 2012 결과를 활용한 국제 비교를 통해 살펴보고, 우리나라 중등학교 읽기 교육 내용 및 교수학습과 평가 개선을 위한 읽기 교육 연구와 정책적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전체 참여국 중 3~5위)와 함께 PISA 2012 주요 상위국인 싱가포르(2~4위), 일본(2~5위)의 읽기 영역의 인지적 성취 특성을 비교하였다.2) 싱가포르는 PISA 참여국 가운데 모든 영역에서 최상위 성취를 보이고 있는 국가로, PISA 2012 디지털 읽기 평가(Digital Reading Assessment)에서도 매우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일본은 PISA 2003 성취 급락에 대한 충격 이후 지속적인 교육 개선을 통해 PISA 2009 이후 최근까지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따라서 싱가포르와 일본의 읽기 성취 특성을 우리나라와 비교 분석해 보는 것은 우리나라 학생들의 읽기에서의 강·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기초로 후속 연구 과제와 정책적 방안 등을 모색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II. 선행연구 검토

OECD가 주관하고 있는 PISA는 우리나라 중등학교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는 유일한 국제 읽기 평가이다. 우리나라는 PISA 2000부터 6주기인 PISA 20153) 까지 지속적 참여를 통해 학생들의 읽기 성취에 대한 국제 비교 자료를 꾸준히 축적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 비교 자료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학생들의 읽기 성취 특성을 싱가포르와 일본 같은 상위국과 비교하여 다루거나 분석한 국내·외의 연구는 그리 많지 않은 편으로, 국내에서 이루어진 연구가 대부분이다. 이 장에서는 분석 대상국의 PISA 읽기 성취 추이를 살펴보고, PISA 읽기 결과를 분석에 활용한 선행 연구를 검토하여 본 연구가 가지는 의의와 분석 방향을 탐색한다.

1. PISA 결과에 나타난 한국, 싱가포르, 일본의 읽기 성취

먼저 분석 대상국인 우리나라와 싱가포르, 일본의 PISA 읽기 성취 추이를 점수 중심으로 비교해보면 [그림 1]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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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한국, 싱가포르, 일본의 읽기 점수 추이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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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첫 주기인 PISA 2000부터 전 주기에 걸쳐 꾸준히 높은 성취를 보여 왔다. 읽기 영역에서는 첫 주기인 PISA 2000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했고, PISA 2006에서는 OECD 회원국 중 1위(556점)를 거두는 등 최상위 성취를 기록했다. 그러나 PISA 2009 이후 다소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며, PISA 2012에서는 평균 536점으로 전체 참여국 가운데 상하이-중국(570점), 홍콩-중국(545점), 싱가포르(542점), 일본(538점)에 이어 다섯 번째 읽기 상위국이었다. 싱가포르는 PISA 2009부터 참여한 이래 줄곧 최상위 성취를 거두고 있으며, 일본은 PISA 2003에서의 급격한 하락 이후 PISA 2009에서 반등세를 나타내었고 PISA 2012에서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송미영 외, 2013a; OECD, 2013b).

한편, 우리나라의 읽기 교육은 국어과를 주축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2009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복잡 다변화되고 있는 읽기 환경을 반영하여, 비판적·창의적 읽기 및 디지털 환경에서의 복합매체 읽기를 강조하고 있다(교육과학기술부, 2011). 비록 표면상으로는 PISA가 강조하는 21세기 읽기 소양이 교육과정에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이와 같은 읽기 교육의 방향은 큰 틀에서 PISA의 읽기 역량 교육 방향과 흐름을 같이 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 읽기 교육은 국어과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과 및 과학과와 같은 내용교과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식과 기능, 태도의 통합적 교육을 지향하는 가운데 교과 관련 읽기가 꾸준히 강조 하고 있다.

본 연구의 비교 대상국인 싱가포르는 PISA 2009부터 PISA 연구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필 평가 및 디지털 읽기 평가 등 거의 전 영역에서 최상위 성취를 거두고 있다. 동남아시아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서구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이를 토착화시키는 데 성공한 싱가포르는 PISA에서 인지적 성취와 함께 학교 행복감을 포함한 정의적 영역에서도 매우 높은 성취를 보이고 있어 세계 여러 나라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은 PISA 2003의 급격한 성취 하락 이후, 유토리 교육 정책을 전면 수정하고 학습 시수 확대 및 전국학력 학습 상황 조사 전수 실시, 역량 중심의 실생활 및 PISA형 문항의 도입과 평가 등 교육 개선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임해미, 김부미, 2014; Ninomiya & Urabe, 2011). 그러한 노력의 결과, PISA 2009 이후 지속적으로 성취가 상승하고 있으며 PISA 2012에서는 전체 상위국 중 일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2. PISA 및 대규모 평가에 나타난 우리나라 학생들의 읽기 성취 특성

읽기가 주영역이었던 PISA 2009의 연구(조지민 외, 2011)에서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최상위 성취를 보인 7개국을 대상으로 읽기 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교육맥락변인의 영향력을 분석 하였다. 연구 결과, 세 나라의 성취에 정적 영향을 미치는 공통 요인으로는 개인의 인지적 요인에서 읽기 전략의 사용(예: 이해 및 기억, 요약, 통제 전략)과 정의적 요인에서는 ‘읽기에 대한 즐거움’, 그리고 ‘읽기 참여’였다. 학생의 가정 변인 중에서 정적 영향을 주는 요인은 ‘가정의 보유 서적수’였으며, 학교 분위기에 영향을 주는 학생 요인 지수’(예: 지각, 결석 등)는 핀란드 호주 등 서구권 상위국과 달리 동아시아 참여국인 우리나라, 싱가포르, 일본에만 정적 영향을 주었다. 또한 세 나라 중 ‘국어 관련 토론 동아리 또는 토론 활동’은 싱가포르에만 유일하게 영향을 주는 요인이었으며, ‘읽기 접근’은 우리나라와 일본에만 차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동아시아권 국가로서 한국, 싱가포르, 일본 3개국은 사회문화적 관계 요인으로 인한 공통 읽기 성취 특성을 보이기도 하지만, 국가별 교육 맥락의 다양성에 근거한 읽기 성취의 차이도 분명하게 존재한다는 점을 확인하게 해 준다.

PISA와 함께 우리나라 학생들의 읽기 성취에 나타난 특성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로는 국내에서 매년 실시되고 있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연구가 있다. 옥현진, 송미영(2013)의 연구는 PISA 2009 결과와 2009년 시행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NAEA)에서의 국어과 성취를 연계하여 우리나라 학생들의 읽기 성취 특성을 탐색하였다. 연구 결과, NAEA와 PISA의 읽기 평가의 상관을 확인하였으며, 평가 유형과 관련해서는 지필 평가에 비해 디지털 읽기 평가가 NAEA와의 상관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을 밝혔다. 따라서 연구에서는 차세대 읽기 평가라고 할 수 있는 디지털 읽기 평가의 요인을 국내 상황에 맞게 연구하여 이를 NAEA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함을 제안하였다.

PISA 2012 지필 평가와 디지털 읽기 평가의 평가틀 하위요소별 문항 정답률 분석을 통해 두 평가에 나타난 우리나라 남녀 학생들의 읽기 성차 특성을 밝힌 연구로는 박혜영, 송미영 (2014)이 있다. 이 연구에서는 평가틀 하위요소별 문항 정답률의 차이 검정을 통해 디지털 평가에서도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높은 성취를 보이기는 하지만 그 차이가 상당히 줄어들었으며, 이는 디지털 읽기 평가의 체제 및 문항 제시 방식에서 남학생의 친연성이 보다 높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이다. 또 박혜영, 임현정(2015)의 연구에서는 PISA 2012 결과에 나타 난 우리나라 학생들의 읽기 성취와 설문 조사에서 이루어진 교육맥락변인의 관계를 분석하였는데, 학생의 성취 수준을 기초수준 미달, 보통 수준, 상위 수준으로 나누고 각각의 성취 수준 이 다음 단계로 상향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교육맥락변인을 다층모형을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보통 수준에서 상위 수준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은 주로 학생이나 학생이 속한 학교의 사회·경제·문화적 지위 지표인 반면, 기초학력 미달 수준 이상으로의 성취 향상에는 지각, 결석과 같은 학생의 학교 참여도와 학교의 창의적 활동 제공 여부가 영향력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본 연구는 PISA 2012 결과에 기반하여 우리나라 학생들의 읽기 성취 특성을 밝히기 위해 국제 결과 비교라는 PISA 자료 본연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선행연구들과 차별화된다. 또한 연구방법과 관련해서도, 읽기의 인지적 성취 특성을 국제 비교하는 과정에서 통계적 유의성이 있다/없다의 “여부”만을 밝힐 수 있는 기존의 문항 정답률 차이 검정 외에 각국의 정답률 차이가 나타나는 “정도”를 알기 위해 효과크기를 산출하여 전체 학생 집단과 5수준 이상 최상위 성취 수준 학생 집단의 읽기 성취 특성을 보다 정밀히 분석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향후 집단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읽기 교육 방안에 대해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III. 연구 방법

1. 분석 대상

PISA 2012에서는 참여국의 모집단을 대표할 수 있는 학생을 표집하기 위해 2단계 층화 표집을 시행하였다(OECD, 2013a). 1단계에서는 PISA 국제 본부가 각국에서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위치 및 규모를 고려하여 참여 학교를 표집하고, 2단계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각 참여국에서 PISA의 학생 표집 표준화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모집단을 대표할 수 있는 학생들을 임의표집하게 된다(OECD, 2013a).

본 연구의 분석 대상은 PISA 2012에 참여한 한국, 싱가포르, 일본의 만 15세 학생들로 각 국의 표집 학생은 한국 5,033명, 싱가포르 5,546명, 일본, 6,351명이며, PISA의 최종 결과에는 이들 참여 학생의 결과에 가중치를 적용하여 모집단 대표성을 부여한다. 즉 평가 상황에서 발 생하게 되는 학교와 학생의 결측값을 고려하여 각국의 최종 모집단 수를 산출하는 방식을 따르는 것이다(OECD, 2013a).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추정된 각국의 모집단 학생 수는 한국 603,152명, 싱가포르 50,920명, 일본 1,113,0기명이었다.

2. 분석 자료

분석에 활용된 자료는 한국, 싱가포르, 일본 학생들의 PISA 2012 읽기 평가 결과이다. PISA 2012 읽기 영역의 평가 문항은 읽기 평가틀을 바탕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각국 학생의 읽기 결과 분석을 위해서는 평가 문항 설계의 토대가 되는 PISA의 읽기 평가틀을 이해할 필 요가 있다. 여기서는 PISA 2012 읽기 평가틀을 간략히 살펴보고, 이에 기초하여 평가틀 하위 요소별 문항 구성의 분포를 알아본다.

가. PISA 2012 읽기 평가틀과 문항

PISA에서는 의무교육이 종료되는 시점에 해당하는 만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학 진학이나 취업, 그리고 평생 학습자로서의 준비 정도를 점검하기 위해 참여국 학생들의 읽기 소양4)을 평가하고 있다(OECD, 2013a). 읽기 소양은 문자를 해독하는 능력부터 단락이나 단락 이상의 글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능력까지를 포함하며, 개인의 언어적·인지적 역량 및 정의적 역량을 포괄한다. PISA 2012에서는 읽기 소양을 “개인의 목표를 성취하고 지식과 잠재적 능력을 계발하며 사회에 참여하기 위해 텍스트를 이해·활용하며 텍스트를 바탕으로 성찰하며, 다양한 텍스트 읽기 활동에 참여하는 능력(OECD, 2013a, p. 61)”으로 정의하였다. 이러한 정의에 기반하여, PISA의 읽기 평가에서는 개인적 목적과 함께 사회 참여 목적의 읽기를 강조 하고 있으며, 다양한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텍스트를 이해, 활용하고, 성찰할 수 있는가를 주된 평가 목표로 하고 있다. 아래 <표 1>은 본 연구의 분석 자료인 PISA 2012 읽기 평가 문항의 분포를 평가틀 범주와 하위요소5)로 나누어 제시한 것이다(OECD, 2013a, pp. 65-71).

표 1. 평가틀 범주 및 하위요소별 문항 분포
범주 하위요소 문항수 (%)
상황 개인적 16 36.4
공적 5 11.4
교육적 14 31.8
직업적 9 20.5
텍스트 체재 연속적 26 59.1
비연속적 13 29.5
혼합적 4 9.1
다중적 1 2.3
유형 논증 9 20.5
기술 6 13.6
설명 16 36.4
서사 9 20.5
지시 4 9.1
양상 접근 및 확인 10 22.7
통합 및 해석 24 54.5
성찰 및 평가 10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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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는 PISA 2009 예비검사에 사용된 후 공개된 문항6)으로,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공고문이다. 제시된 문항은 단순 선다형 문항으로 평가틀 범주와 하위요소에 따라 분류하면 ‘공적’ 읽기 상황, 텍스트 체재와 유형은 ‘비연속적’과 ‘지시’, 읽기 양상은 통합 및 해석’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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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PISA 문항 예시 : 슈퍼마켓 공고문 (송미영 외, 2013b, pp. 8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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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PISA 읽기 성취 수준

PISA 2012 읽기 영역의 성취수준은 읽기 과제의 수행 특성을 중심으로 lb부터 6수준까지 총 7단계로 나누어 기술되어 있다(OECD, 2013a, p. 79). PISA 읽기에서는 2수준을 현대 생활에 필요한 기초적인 읽기 소양을 가늠하는 수준으로 보고, 이에 미치지 못하는 1a, 1b 학생의 경우 읽기 소양 부족으로 인해 일상적인 생활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해석한다. 반면, 5~6수준은 읽기 최상위 성취에 해당하며, OECD PISA에서는 이 수준에 속하는 학생 비율을 한 국가의 미래 발전을 위한 잠재적 인재군의 비율로 보고 있다.

5~6수준의 읽기 과제는 정보에 대한 비교와 대조, 복합적인 추론, 텍스트 내용과 텍스트 외부의 정보를 연계하여 이해, 성찰, 평가해야 하는 능력을 평가하며, 일반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텍스트가 제시되고, 하나 이상의 텍스트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거나 텍스트를 정밀하게 독 해해야 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특히, 2수준 미만, 하위수준에 해당하는 1a와 1b은 척도화 비교에서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의 기초미달 수준에 해당한다(옥현진, 송미영, 2013). 2수준 미만 학생들은 단순한 텍스트에 명시적으로 제시된 하나 또는 하나 이상의 정보 위치를 찾지 못하고, 텍스트의 중심 생각과 필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보이는 특성이 있다.7)

[그림 3]은 PISA 2012 한국, 싱가포르, 일본의 읽기 결과를 성취수준별 비율 차이를 기준으로 비교한 것이다. 최상위수준인 5~6수준에 속하는 우리나라 학생의 비율(14.2%)은 비교 대상국인 싱가포르(21.2%)와 일본(18.5.%)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기초수준 이상 2~4수준에 해당하는 학생 비율은 우리나라(78.2%)가 싱가포르(69.4%)와 일본(72.4%)에 비해 높다. 2수준 미만인 1a, 1b 수준 학생 비율에서는 싱가포르보다 낮은 편으로, 우리나라의 기초수준 미달 학생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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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국가 간 성취수준별 비율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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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분석 방법

본 연구에서는 PISA 국제본부에서 제공한 한국, 싱가포르, 일본의 읽기 결과를 토대로 각 국가의 평가틀 하위요소에 따른 문항 정답률의 차이를 비교·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각 국가별 문항의 평균 정답률을 평가틀 하위요소별로 정리한 후, SPSS를 활용하여 전체 및 5수준 이상 학생들의 문항 정답률에 대한 t-test로 통계적 유의성 검정하였다.

또한 Cohen’s d 공식을 활용하여 한국, 싱가포르, 일본 학생들의 평가틀 하위요소별 문항 정답률의 효과크기 산출8)하여 각 하위요소가 정답률에 미치는 영향력의 차이를 국가별로 비교하였다. 일반적으로 t-test는 영가설을 기각할 수 있는지 여부, 즉 독립변인 투입의 효과 여부만을 알 수 있다(이대식, 2006). 그런데 PISA와 같은 대규모 평가에서는 사례수가 큰 경우에는 정답률의 차이가 크지 않아도 대부분의 변인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경우가 많게 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과학 영역에 대해 수행된 최혁준(2015)의 연구 방법을 활용하여 독립변인 투입의 효과 여부 이외에도 독립변인 투입 효과의 정도를 알기 위해 하위요소별 문항 정답률의 효과크기를 구하여 국가별 차이에 관한 논의를 보다 발전시켜 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 적용된 효과크기 산출 수식은 다음과 같다.

  • ○ Cohen’s d 공식 : d=x1¯x2¯sp

  • ○ Pooled standard deviation : sp=(n11)s12+(n21)s22n1+n22

IV. 연구 결과

1. 평가틀 하위요소별 문항 정답률 비교
가. 읽기 상황

PISA에서는 읽기 상황, 텍스트, 양상의 세 범주를 설정하여 학생들의 실생활 읽기 역량을 보다 타당한 방식으로 평가하고자 한다(OECD, 2013a). 먼저 첫 번째 범주인 읽기 상황은 여가 목적의 소설 읽기나 잡지·기사문 읽기, 관공서에서 제공하는 통계 정보 읽기, 학교 수업과 관련한 교재 읽기, 취업용 제출 서류 안내문 읽기 등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직면하게 되는 매우 다양한 읽기 상황을 포괄한다.9)

PISA 문항에 적용되는 읽기 상황은 ‘개인적, 공적, 직업적, 교육적’ 요소로 구분할 수 있는데, <표 3>은 이러한 분류에 따라 한국, 싱가포르, 일본 학생들의 문항 정답률 차이를 전체 학생과 5수준 이상 최상위학생 집단으로 나누어 제시한 것이다.

표 3. 읽기 상황의 하위요소별 국가 간 평균 정답률 차이
상황 대상 국가별 평균 정답률(%) 국가 간 평균 정답률 차이(%p)
한국 싱가포르 일본 한-싱 한-일
개인적 전체 67.72 63.29 66.17 4.43 1.55
5수준 이상 86.28 87.09 88.07 −.01 −.02
공적 전체 50.30 61.30 56.86 −11.00 −6.56
5수준 이상 82.48 90.04 87.74 −.08 −.05
교육적 전체 66.36 65.83 64.03 0.52 2.33
5수준 이상 91.25 89.50 90.31 .02 .01
직업적 전체 68.62 75.75 73.09 −7.14 −4.47
5수준 이상 89.08 92.31 91.99 −.03 −.03

*** p<.001,

** p<.01,

* p<.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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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결과, 우리나라는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할 때, ‘개인적, 교육적’ 상황의 정답률이 싱가포르에 비해서 각각 4.43%와 .52% 높았으며, 일본과 비교해서는 1.55%와 2.33% 높았다. 반면, ‘공적, 직업적’ 상황에 대해서는 싱가포르보다 11.00%와 7.14%, 일본보다는 6.56%, 4.4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와 일본의 정답률을 비교에서는 싱가포르가 ‘개인적’ 읽기 상 황을 제외한 ‘공적, 교육적, 직업적’ 상황에서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정답률을 보였다.

5수준 이상 학생들의 정답률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교육적’ 읽기 상황에서 싱가포르와 일본에 비해 각각 .02%와 .01% 높은 것을 제외하고, ‘개인적, 공적, 직업적’ 상황의 정답률은 싱가포르와 일본에 비해 모두 낮았다. 특히 ‘공적’ 읽기 상황의 문항 정답률은 싱가포르, 일본에 비해 .08%, .05% 낮았으며, ‘직업적’ 상황에 대한 문항 정답률은 각각 .03%와 .03% 낮았다. 이러한 결과는 전체 학생 및 5수준 이상 학생들의 읽기 ‘상황’과 관련된 성취 특성에 대한 경향성이 대체로 일치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할 때, 우리나라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개인적, 교육적’ 읽기 상황에는 강점을 보이는 반면, ‘공적, 직업적’ 같은 사회 참여적이고 실생활 친연성이 높은 읽기에 다소 약점을 보인다고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그 이유와 원인에 대한 심층 연구가 추가적으로 요청된다.

나. 텍스트 체재 및 유형

두 번째 범주인 텍스트는 형식에 해당하는 ‘체재’와 내용에 따른 ‘유형’으로 구분된다. 그리고 텍스트의 ‘체재’는 다시 ‘연속적, 비연속적, 혼합적, 다중적’ 요소로 세분된다.10) <표 4>는 텍스트 체제의 하위요소별 3개국의 평균 정답률과 국가 간 평균 정답률의 차이를 나타낸 것이다.

표 4. 텍스트 체재의 하위요소별 국가 간 평균 정답률 차이
텍스트 체재 대상 국가별 평균 정답률(%) 국가 간 평균 정답률 차이(%p)
한국 싱가포르 일본 한-싱 한-일
연속적 전체 67.81 67.83 68.18 −0.01 −0.37
5수준 이상 88.14 89.74 89.23 −.02 −.01
비연속적 전체 73.24 75.61 74.03 −2.38 −0.80
5수준 이상 91.70 92.78 93.14 −.01 −.01
혼합적 전체 51.33 49.02 50.04 2.31 1.29
5수준 이상 84.86 81.95 86.49 .03 −.02
다중적 전체 85.87 86.12 82.42 −0.25 3.44
5수준 이상 96.44 98.58 97.27 −.02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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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체재에 따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정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평균 정답률이 가장 낮아 문항 난이도가 높았을 것으로 추측되는 ‘혼합적’ 텍스트 관련 문항이었다. 우리나라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정답률을 분석했을 때, ‘혼합적’ 텍스트에서 싱가포르에 비해 2.31%, 일본에 비해서는 1.2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다중적’ 텍스트에서는 싱가포르 보다는 .25% 낮았으나 반대로 일본보다는 3.44% 높았다. 그러나 ‘비연속적’ 텍스트에서 싱가 포르보다는 2.28%, 일본보다는 .08% 낮은 것으로 나타나 도표나 목록, 표, 그래프로 구성되는 ‘비연속적’ 텍스트의 독해에 우리나라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후속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5수준 이상, 우리나라 학생들의 텍스트 ‘체재’의 하위요소별 정답률은 대체로 전체 학생 대상의 정답률과 매우 유사한 경향성을 보였다. 즉, 정답률 차이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했을 때에 비해 줄었으나, ‘혼합적’ 텍스트의 정답률이 .03% 높은 것을 제외하고 ‘연속적, 비연속적, 다중적’ 텍스트 체재에서 모두에서 싱가포르에 비해 낮았으며, 일본에 비해서는 모든 텍스트 체재의 정답률이 낮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텍스트 장르별 ‘유형’에 따른 정답률 차이에 대한 3개국 결과를 비교해 보았다. <표 5>는 읽기 텍스트 유형의 하위요소인 논증, 기술, 설명, 서사, 지시에 따른 3개국 평균 정답률과 국가 간 차이를 전체 학생과 5수준 이상 학생으로 나누어 제시한 것이다.

표 5. 텍스트 유형의 하위요소별 국가 간 평균 정답률 차이
텍스트 체재 대상 국가별 평균 정답률(%) 국가 간 평균 정답률 차이(%p)
한국 싱가포르 일본 한-싱 한-일
논증 전체 61.22 65.97 63.24 −4.75 −2.02
5수준 이상 83.60 86.99 86.28 −.03 −.03
기술 전체 80.67 75.41 75.66 5.26 5.01
5수준 이상 93.84 93.58 93.44 .00 .00
설명 전체 61.54 63.66 62.11 −2.12 −0.57
5수준 이상 88.80 89.46 89.88 −.01 −.01
서사 전체 71.51 68.66 72.14 2.85 −0.63
5수준 이상 89.33 89.60 91.76 .00 −.02
지시 전체 67.81 76.67 71.45 −8.87 −3.65
5수준 이상 91.16 96.63 92.30 −.05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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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기술’ 유형의 텍스트 읽기 문항에서 싱가포르, 일본에 비해 높은 정답률 (80.67%)을 보인 반면, 논증(61.22%), 설명’(61.54%), 지시’(67.81%)’에서는 낮은 정답률을 기록하였다. 이를 국가 간 차이로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싱가포르에 비해 ‘논증, 설명, 지시’ 정답률이 각각4.757%, 2.12%, 8.87%로 낮았으며, 일본과의 비교에서도 2.02%, .57%, 3.65%로 낮았다.

5수준 이상 학생들의 정답률에서 우리나라는 ‘기술’ 유형에서 정답률이 싱가포르, 일본과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고, 논증, 설명, 지시’에서는 싱가포르에 비해 .03%, .01%, .05%, 일본에 비해서는 각각 .03%, .01%, .01% 낮게 나타나, 전반적으로 전체 학생에 비해 국가별 정답률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우리나라 학교 교육에서 ‘논증, 설명, 지식’ 텍스트에 대한 읽기 학습이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특히 ‘지시’(앞서 제시된 PISA 예시 문항의 텍스트 유형에 해당) 텍스트가 국어를 포함, 범교과 읽기 교육에서 적정량과 적정 수준으로 다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다. 읽기 양상

읽기의 세 번째 범주는 읽기 수행 중 일어나는 독자의 사고 과정인 읽기 ‘양상’이다. PISA 2012에서는 읽기 ‘양상’의 하위요소를 텍스트 정보의 위치에 대한 ‘접근 및 확인’, 텍스트 정보 간의 ‘통합 및 해석’, 그리고 텍스트 내 정보와 텍스트 외 정보의 결합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학생의 ‘성찰과 평가’로 나누고 각각의 하위요소를 바탕으로 평가 문항을 구성하였다. <표 6>은 한국, 싱가포르, 일본의 읽기 ‘양상’의 하위요소별 전체 학생과 5수준 이상 최상위수준 학생의 정답률과 국가별 정답률의 차이를 비교·분석한 것이다.

표 6. 읽기 양상의 하위요소별 국가 간 평균 정답률 차이
양상 대상 국가별 평균 정답률(%) 국가 간 평균 정답률 차이(%p)
한국 싱가포르 일본 한-싱 한-일
접근 및 확인 전체 80.04 81.11 81.78 −1.08 −1.74
5수준 이상 94.70 96.57 96.35 −.02 −.02
통합 및 해석 전체 62.16 60.89 60.22 1.26 1.94
5수준 이상 85.14 86.03 85.00 −.01 .00
성찰 및 평가 전체 70.45 72.52 73.67 −2.07 −3.22
5수준 이상 91.15 92.10 95.72 −.01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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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률을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62.16%)는 문항 정답률 평균이 하위요소에서 가장 낮았던 ‘통합 및 해석’에서 싱가포르(60.89%), 일본(60.22%)에 비해 비교적 높은 정답률을 보였는데, 이는 싱가포르에 비해 2.26%, 일본에 비해서 1.94% 높은 것이었다. 그러나 ‘접근과 확인’, ‘성찰 및 평가’에서는 국가 간 정답률 차이를 비교 했을 때, 싱가포르보다는 각각 1.08%, 2.07% 낮았으며, 일본에 대해서는 1.74%, 3.22% 낮았다.

5수준 이상 학생을 대상으로 한 정답률 국가 별 차이를 비교했을 때에는, 우리나라는 ‘통합 및 해석’에서만 일본과 차이가 없었고, ‘접근 및 확인’과 ‘성찰 및 평가’에서 싱가포르에 대해서는 각각 .02%, .01%, 일본에 비해서는 .02%와 .05% 낮은 정답률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성찰 및 평가’의 양상은 읽기에서 텍스트 내적 정보와 텍스트 외적 정보(독자의 배경지식)의 연 합을 통해 이 루어 지는 고차원적 사고 과정으로서, 주로 비판적· 창의적 읽기 능력을 요구하는 문항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 부분에서 우리나라 학생, 특히 최상위 수준의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이유를 추가 연구를 통해 파악할 필요가 있다.

2. 효과크기 비교

PISA 2012 읽기 영역에 나타난 한국, 싱가포르, 일본 학생들의 인지적 성취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서 앞서 읽기 평가틀 하위요소별 평균 정답률에 대한 t-test를 실시하여 어떤 요소에서 우리나라의 평균 정답률이 비교 대상국인 싱가포르, 일본에 비해 높은지 또는 낮은지를 비 교·분석해 보았다. 또한 성취수준별 학생 비율 비교를 통해, 우리나라 학생들은 특히 5수준 이상 최상위 성취수준 학생 비율이 비교 대상국보다 낮은 것을 확인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전체 학생에 대한 분석과 함께 5수준 이상 최상위 성취를 보인 학생 집단의 평가틀 하위 요소별 평균 정답률에 대한 비교·분석도 함께 실시했다.

그런데 최혁준(2015)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PISA는 대규모 평가이고 참여 학생 및 모집단 수가 크기 때문에 하위요소별 문항의 평균 정답률 차이가 적게 나타나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로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평가틀 하위요소별 ‘한국-싱가포르’와 ‘한국-일본’의 문항 정답률에 대한 효과크기를 구하여 우리나라 전체 집단 학생 및 5수준 이상 최상위 성취수준 학생들의 읽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의 효과 정도를 파악해 보 고자 하였다.

[그림 4]는 전체 집단 학생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와 싱가포르, 일본의 평가틀 하위요소별 효과크기를 비교한 것이다. ‘한국-싱가포르’의 효과크기에서 우리나라는 ‘개인적’ 읽기 상황과 ‘기술과 서사’의 텍스트 유형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공적, 직업적’ 읽기 상황과 ‘비연속적’ 텍스트 체재, ‘논증, 지시’의 텍스트 유형과 ‘성찰 및 평가’의 읽기 양상에서 상대적으로 약점을 보였다. 또한 ‘한국-일본’의 효과크기를 비교해 보았을 때, ‘개인적, 교육적’ 읽기 상황과 ‘다중적’ 텍스트 유형, 그리고 ‘기술’의 텍스트 유형 및 ‘통합과 해석’의 읽기 양상에서 긍정적 성취 특성을 보였다. 반면 ‘한국-싱가포르’에서 보인 경향과 유사하게 ‘공적, 직업적’ 읽기 상황과 ‘비연속적’ 텍스트 체재, ‘논증, 지시’의 텍스트 유형과 ‘성찰과 평가’의 읽기 양상에서 다소 낮은 성취 특성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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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전체 집단 대상, 평가틀 하위요소별 문항 정답률의 효과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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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한국-싱가포르’ 비교에서 한국은 총 16개의 하위요소 가운데 5개에서 강점을, 8개의 요소에서 약점을 보였으며, ‘한국-일본’ 효과크기 비교에서는 6개의 요소에서 강점을 보인 반면, 약점을 드러낸 요소는 7개였다.

이번에는 5수준 이상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싱가포르’, ‘한국-일본’의 평가틀 하위요소별 문항 정답률의 효과크기를 산출해 보았다. [그림 5]를 살펴보면, 먼저 전체적으로 싱가포르에 대해서는 16개의 평가틀 하위요소 가운데 2개(‘교육적’ 읽기 상황, ‘혼합적’ 텍스트 유형)에서만 강점이 나타나며, 거의 모든 요소에 해당하는 12개 하위요소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리고 전체 집단 학생 대상 분석 결과에서와 같이, ‘공적’ 읽기 상황과 ‘지시’의 텍스트 유형에서 상대적으로 ‘한국-싱가포르’ 학생의 성취 차이가 가장 컸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체 집단에서는 강점이었던 ‘개인적’ 읽기 상황이 5수준 이상 학생 집단에서는 싱가포르, 일본 학생에 비해서는 상대적인 약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수준에서는 강점이었던 ‘서사’와 ‘기술’의 텍스트 유형이, 5수준 이상 학생을 대상으로 한 효과크기 분석에서는 각각 효과크기가 0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거나 부적 효과크기를 보여, 우리나라 읽기 수월성 교육에 대한 점검과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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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5수준 이상 학생 대상, 평가틀 하위요소별 정답률 효과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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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본’과의 비교에서도 우리나라는 2개 요소(‘교육적’ 상황과 ‘기술’의 텍스트 유형)에서 비교적 높은 성취를 보인 반면, ‘공적, 직업적’ 상황과 ‘논증, 설명, 서사, 지시’ 텍스트 유형과 ‘성찰 및 평가’의 읽기 양상 등 총 13개 하위요소에서 상대적 약점을 드러내었다.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했을 때보다 5수준 이상 학생을 대상으로 한 정답률 효과크기 분석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은 강점보다 약점을 보이는, 즉 부적 방향의 하위요소의 수가 많고 그 차이 정도도 큰 것을 알 수 있다.

V. 결론 및 제언

지금까지 PISA 2012에 나타난 우리나라, 싱가포르, 일본의 결과를 비교하여 읽기 영역에 나타난 우리나라 학생들의 인지적 성취 특성을 분석해 보았다. 분석 결과, 우리나라는 5수준 이상의 최상위 성취 학생의 비율이 싱가포르와 일본에 비해 낮았으며, 가장 높은 수준인 6수준 이상 학생의 비율도 비교 대상국 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한 5수준 이상 학생들의 문항 정답률 차이와 효과크기 비교에서도 싱가포르, 일본의 최상위 성취 학생들에 비해 대다수의 하위요소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어, 상위권 학생들의 읽기 특성을 고려한 질 높은 읽기 교육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또한 전체 학생들의 평가틀 하위요소별 문항 정답률을 비교한 결과, [그림 6]과 같이 우리나라는 읽기 ‘상황’과 관련한 하위요소 중 ‘공적, 직업적’ 읽기에서 낮은 정답률을 보였으며, 텍스트 ‘유형’ 가운데에서는 ‘논증, 지시’에서 문항 정답률이 싱가포르와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읽기의 사고 ‘양상’과 관련해서는 비판적 · 창의적 읽기 과정의 특성인 ‘성찰과 평가’ 요소의 정답률이 다른 요소에 비해 정답률이 낮은 편이었다. 차이 정도를 보여주는 효과크기 분석에서도 우리나라 학생들은 ‘개인적, 교육적’ 읽기 상황보다 ‘공적, 직업적’ 읽기 상황에 상대적으로 약점을 나타내었으며, 텍스트 유형과 관련해서는 공적 읽기 상황과 관련이 높은 ‘논증, 지시’에서 비교 대상국과의 차이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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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한국, 싱가포르, 일본의 읽기 ‘상황’과 텍스트 ‘유형’별 문항 정답률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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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종합할 때, 우리나라 학생들의 읽기 성취 특성에서 도출할 수 있는 쟁점은 크게 두 가지 정도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우리나라는 싱가포르, 일본과 비교할 때, ‘개인적, 교육적’ 상황과 같이 학교 학습과 관련성이 높은 문항에서보다는 ‘직업적, 공적’ 상황과 같은 실생활 읽기 역량을 요하는 문항의 정답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둘째, 최상위 성취수준 학생 비율과 최상위 성취수준 학생의 문항 정답률이 비교 대상국에 비해 상대 적으로 낮았다. 이러한 결과들은, 우리나라 읽기 교육의 질적 제고를 위해서 현재 중·고등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실생활 관련의 읽기 교육이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최상위 성취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요구되는 비판적·창의적 읽기 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읽기 교육이 타당하게 시행되고 있는지의 문제에 관심과 논의가 집중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PISA는 출범 초기인 1997년부터 디지털 지식정보 사회에서 성공적 삶을 살아가기 위한 참여국 학생들의 읽기, 수학, 과학에 대한 기본 역량 준비도 점검을 평가의 핵심 목표로 설정해왔다. 또한 매 주기 협력적 문제해결력이나 글로벌 역량 평가 영역 같은 역량 평가를 신설하여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역량 교육의 연구 방향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PISA의 읽기 영역에서는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기능의 단순 습득 여부를 평가하기보다는 읽기 지식과 기능을 실생활의 다양한 상황에서 적용하여 쓸 수 있는가 하는 역량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읽기는 생활과 학습, 직업 생활을 해 나가기 위한 기본적인 도구로서, 읽기 능력은 텍스트를 읽고 정보에 접근하며 읽기 목적에 따라 정보를 선별하여 그 의미를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으로 현대 사회에서 학습과 직업, 삶을 가능하게 하는 매우 핵심적인 역량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함께 PISA 읽기에서 최상위 성취를 보이고 있는 싱가포르와 일본도 미래 사회 대비를 위한 PISA의 역량 교육에 동참하면서 실생활 중심의 읽기 역량 교육 방안 마련에 힘쓰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경우에는 국가 교육과정이라 할 수 있는 학습지도요령에서 ‘살아가는 힘’, 즉 평생 학습 및 생활을 교육을 학교교육의 핵심 목표로 명시하고 이에 대한 학교교육에서의 실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15). 또한 싱가포르도 공용어인 영어 교과서에 실생활의 다양한 실생활 읽기 상황과 관련 텍스트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등 자국어 교육에서 실생활 친연성이 높은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Wong, 2015).

본 연구의 결과,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읽기 교육에 대한 비판적 점검이 다각도로 이루어 질 필요가 있다. 예컨대 학교 학습이 입시에 지나치게 중점을 둔 나머지 실생활 관련 읽기 역량 교육에서 다소 소홀함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학교교육과정의 내용과 방법을 심층적이고 입체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물론 교과 중심 교육과 실생활 읽기 역량 교육은 같이 나아가야 할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이들 방식에 대한 지나친 이분법적 논리는 경계되어야함이 마땅하다. 그러나 앞서 역량의 개념을 소개하며 논의한 것과 같이, 역량은 과제 수행이라든지 문제 해결의 실제적 상황에서 지식과 기능 등을 선별적이고 통합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응용력이자 실행력이다. 따라서 역량 교육은 지식과 기능을 다소 분절적이고 인위적으로 다루어 온 교과 중심 학습과는 그 접근 방식에서 분명한 질적 차이가 존재한다. 교과 학습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현재의 읽기 교육에서 읽기 역량 교육 관점의 특성과 장점을 어떻게 담아 낼 것이며, 또 이들을 어떻게 접목하여 교육 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비판적·창의적 읽기 역량을 기르기 위한 읽기 교육에 관심을 두고 이에 대한 후속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본 연구 결과, 우리나라는 복잡한 과제 상황에서의 비판적·창의적 읽기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속한 5수준 이상 최상위 집단의 학생 비율과 이들 학생들의 정답률이 비교 대상국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다양한 읽기 상황에서 비판적이고 창의적으로 응용할 수 있도록 우리의 중등학교 읽기 교육이 실현 되고 있는가에 대한 본격적인 성찰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물론 PISA 2012에 대한 몇 가지 분석 결과만으로 우리나라 학생들의 실생활 읽기 역량이 상대국에 비해 낮다거나 우리나라의 읽기 교육이 상대국보다 실생활 연계가 부족하다고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읽기 교육의 궁극적 목적이 학교 학습 위주의 읽기를 넘어 실생활 읽기 역량을 갖춘 평생 학습자를 양성하는데 있다면, 우리나라의 읽기 교육이 현재 그러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구체적인 교육 방향을 설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긴급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실생활 읽기 역량 및 비판적·창의적 읽기 역량을 기르기 위한 우리나라 읽기 교육의 정책과 관련 연구의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① 읽기 교육과정의 내용 적정성 및 교과서 텍스트의 상황, 체재, 유형 등에 관한 국제 비교 연구 시행

실생활 역량을 길러주기 위한 읽기 교육 및 비판적·창의적 읽기 및 독서 교육과정의 내용 적정성에 대한 국제 비교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우리나라는 읽기 영역에서 2수준 미만, 기초수준 미달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5수준 이상, 최상위 수준에 속하는 학생 비율과 이들의 정답률이 대부분의 하위요소에서 비교 대상국보다 낮았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읽기 교육이 주로 중상위권 학생들과 기초수준 미달 학생들에게 초점화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따라서 디지털 지식정보 사회에 그 요구가 점증되고 있는 비판적, 창의적 읽기 교육에는 다소 약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않은지에 대한 심층 연구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특히 평가틀 하위요소 정답률 비교 분석에는 전체 및 5수준 이상 학생 집단 모두에서 실생활 관련 문항인 ‘공적, 직업적’ 상황과 ‘논증, 지시’의 텍스트 유형에서 상대적 약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는데, 이는 향후 PISA 읽기 평가틀 하위요소에 따라 중등학교 교과서에 사용되는 텍스트의 유형과 읽기 상황을 분류해보고 국제적 수준에서 우리의 읽기 교육을 성찰해보는 연구가 필요함도 시사한다.

PISA는 학교 교육과정을 넘어 실생활 읽기 역량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평가틀도 일반적인 교과 중심 학교교육과정의 내용 체계와 달리 ‘읽기 상황, 텍스트, 읽기 양상’의 삼차원 접근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현재 ‘지식, 기능, 태도’ 범주로 체계화 되어 있는 우리나라 국어과(읽기 및 독서 교육) 교육과정 체계와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특히, 읽기의 사회적 소통 목적에 강조점을 두고 있는 PISA는 ‘직업적, 공적’ 상황의 읽기 능력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읽기 교육에서 찾아보기 힘든 ‘직업적’ 상황의 읽기 문항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텍스트에서도 내용 유형과 함께 형식적 체재를 다루고 있는 점 등 텍스트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우리나라의 학교 교육과정과는 다른 접근 방식이 상당 부분 발견된다. 따라서 역량 평가를 표방하고 있는 PISA 읽기 평가틀을 참고한다면 우리나라 읽기 교육이 실생활 연계를 강조하는 역량 중심 읽기 교육과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으며, 그 적정성은 어떠한지를 국제적인 시각에서 비판적으로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② 실생활 연계를 통한 역량 중심 읽기 교육 활성화에 대한 학계와 학교 현장, 그리고 정책적 관심 확대

우리나라는 PISA 읽기 첫 주기인 2000년부터 줄곧 최상위 성취를 기록해왔다. 이러한 성과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읽기 역량이 국제적 수준에 올라 있음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읽기 교육이 어느 정도 효과성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교육의 목적은 단기적인 성과의 확인과 경쟁에 그치지 않으며, 교육하는 일은 학생의 가능성과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더 나은 교육 환경을 가꾸어 나가는 지난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교육 연구는 현재의 성과에서 만족하기보다 보다 긴 호흡을 통해 더 깊이 우리의 교육을 반성적으로 들여다보고 개선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의 읽기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서는 기존의 읽기 교육이 실생활 연계성을 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은 주제들에 대한 학계의 관심과 심층 연구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PISA의 디지털 읽기 평가와 2018 읽기 평가틀, ETS의 차세대 읽기 평가 문항 등, 최근 디지털 시대의 읽기 특징을 반영한 세계적 읽기 연구들을 분석하여 디지털 매체 시대 실생활 연계를 위한 차세대 읽기 교육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읽기가 주영역인 PISA 2018에는 읽기 평가틀과 문항이 개발되고 있으며, 디지털 시대의 읽기 환경을 반영하여 디지털 다문서 읽기에서의 정보의 신뢰성에 대한 비판적 검토 능력이나 텍스트와 독자의 상호작용 읽기 과제 수행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평가 문항들이 개발되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 읽기 평가 및 PISA 2018 읽기 평가의 평가틀과 문항 분석 등을 통해 우리나라 읽기 교육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통해 차세대 평가 방안을 설계해 보는 것은 미래 읽기 교육을 위한 의미 있는 준비 과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생애 주기에 따른 읽기와 그 교육에 관한 광범위한 기초 연구를 통해 평생 학습자 양성을 위한 ‘대한민국형 생애 주기 읽기 교육 방안’이 구체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평생 학습자 육성을 위한 읽기 교육을 위해서는 학습과 독서, 삶과 독서가 연계되도록 ‘생애 주기 읽기 교육 플랜’을 만들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읽기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PISA 결과와 달리, 국제 성인역량 조사 PIAAC 결과에서는 우리나라 성인 남녀의 읽기 역량이 청소년의 성취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교육부, 2013). 이는 의미교육 종료 시기의 최상위 수준의 읽기 역량을 갖춘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평생 학습자로서의 읽기 역량을 지속적으로 유지, 성장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읽기 교육이 연구되어야 함을의 미한다. 예컨대, 유아기에는 그림책 읽기와 문식 환경에 대한 부모 교육, 초등 전기에는 한글 해득과 읽기 유창성을 위한 읽기 교육, 초등 후기에는 학습 읽기, 청소년기에는 성장을 돕는 읽기 교육, 청년기는 직업과 삶을 위한 평생 교육형 읽기, 중·장년기는 삶을 가꾸는 읽기, 노 년기에는 타인과 나누는 읽기 등 생애 주기에서 읽기를 전망할 수 있는 교육이 설계되어야 한다.

셋째, 학생의 읽기 발달 수준을 고려한 학교 급별 ‘전략적, 실생활 연계’ 읽기 프로그램 개발 연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읽기는 주로 국어과나 독서 교과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PISA의 읽기는 개인적, 공적, 교육적, 직업적 읽기 상황을 모두 포괄하고 있는 보다 범교과적인 읽기로, 학교 교육과정에서 확대하여 평생 학습자로서의 학생의 읽기 소양을 점검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읽기 교육 목표도 궁극적으로 평생 독자와 학습자 양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학교 교육과정 중심의 읽기를 직업과 생활로 연계, 확대하도록 하는 정책이 추진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국어과에서만 아니라 범교과 읽기에서 활용 가능하도록 학교 급별 ‘전략적, 실생활 연계’ 읽기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학교 현장에서 활용하도록 하는 정책적 대안을 고려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싱가포르의 STELLA 프로그램11)(Wong, 2015)과 같이 선행 연구를 통해 실증된 읽기 전략을 실생활 및 실제 과제 상황에서 적용해 보는 탐구 기반 읽기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초등학교 단계부터 범교과에서 활용, 학생의 읽기 역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초등 전기(1〜3학년)에는 한글 해득 프로그램, 읽기 유창성 검사 도구를 활용한 자동성, 정확성, 표현성 신장 프로그램, 책 읽어주는 프로그램으로 읽기 발달 수준에 맞춰 구성되면 좋을 것이다. 또 학습 독서로의 전환기인 초등 후기(4~6학년)에는 독해력 신장이 매우 중요한 시기이므로 다양한 읽기 상황을 포함하는 읽기 경험을 충분히 제공하여 중등기 교과학습의 독해 기본기를 길러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청소년기 발달과제를 지원할 수 있는 중·고등학생용 ‘전략적, 실생활 연계’ 읽기 프로그램 개발도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질풍노도의 한 가운데 있는 청소년들에게는 학습 독서뿐 아니라 자아 발견과 성숙을 위한 자아 성찰 독서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청소년기는 다양한 독서 활동 속에서 자신의 재능과 적성을 발견하고 평생 독자로서의 자질을 함양하게 되는 매우 중요한 시기로, 이때의 독서 활동은 진로와 진학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청소년기의 발달 과제에 초점을 둔 중·고등학교 대상 전략적, 실생활 연계의 읽기 프로그램이 개발된다면 현장 교사들의 수업 개선에 매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읽기 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학계의 연구는 교육 연구의 특성상 단독으로 성립되기 보다는 학교 현장에서의 실행과 정책적 지원이라는 길항 관계 속에서 건강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교육의 연구와 실행, 집행의 교육 주체 간의 지속적 소통이 읽기 교육 발전의 전제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Notes

1) 본 연구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수행한 “PISA 2012 상위국 성취 특성 및 교육맥락변인 영향력 비교 분석”(구자옥 외, 2015) 연구의 읽기 관련 내용 중 일부를 수정‧보완한 것임을 밝힌다.

2) 이는 전체 75개 참여국 대상의 순위이며, PISA는 결과는 순위 구간으로 제공된다. PISA 2012의 읽기 영역에서 최상위 성취를 보인 ‘상하이-중국’(1위)과 ‘홍콩-중국’(2~4위)은 국가 단위가 아닌 도시 자격으로 참여하였기 때문에 본 연구의 국제 비교 대상국으로 선정하지 않았다.

3) 6주기인 PISA 2015 결과는 국제 협약에 따라 2016년 12월 6일에 전 세계 동시 발표되며, 따라서 현재까지 공식 발표된 가장 최신 자료는 PISA 2012 결과라 할 수 있다.

4) 읽기 소양이란 학생들이 다양한 실생활 읽기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읽기를 수행할 수 있는가에 관한 것으로, 주로 읽기 능력에서 특히 읽기의 수행적 측면과 읽기의 상황 맥락적 속성을 강조하여 표현할 때 사용되는 일종의 개념어라 할 수 있다.

5) PISA 2012의 읽기 평가틀은 읽기 ‘상황’과 ‘텍스트’, 그리고 ‘양상’의 세 범주로 구성되어 있다. 독자의 읽기 목적과 관련된 ‘상황’은 ‘개인적, 공적, 직업적, 교육적’의 하위요소를 포함한다. 읽기의 내용이 되는 ‘텍스트’는 형식과 내용에 따라 각각 ‘체재’와 ‘유형’으로 구분되며, ‘체재’는 ‘연속적, 비연속적, 혼합적, 다중적’, ‘유형’은 ‘논증, 기술, 설명, 서사, 지시’의 하위요소로 나누어진다. 마지막 ‘양상’은 읽기에 관여 하는 사고 과정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 과정인 ‘접근 및 확인’부터, 고차원적 사고 능력인 ‘통합 및 해석’과 ‘성찰 및 평가’의 하위요소로 구분된다(송미영 외 2013a, pp. 135-136; OECD, 2013a, pp. 65-68).

6) PISA는 읽기, 수학, 과학이 3년 주기로 주영역이 순환되며, 주영역이 되면 새로운 평가틀에 따라 해당 영역에서는 새로운 문항들이 개발된다. 주영역이 아닌 주기에는 기존에 개발된 추이 문항을 평가 도구로 재사용하기 때문에 공개 문항 이외의 모든 문항은 국제 협약에 따른 보안 사항이다.

7) PISA 읽기 성취수준별 과제 특성의 상세 내용은 송미영 외(2013a, pp. 135-136)를 참조할 것.

8) 효과크기란 ‘영가설이 거짓인 정도’로 절대값이 클수록 독립변인의 효과가 큰 것이라 할 수 있다(이대식, 2006; Cohen, 1988). 예를 들어, 효과크기가 1이면, 처치 후 1표준편차만큼 독립 변수의 효과가 상승했고, 효과크기가 0이면 처치 전후에 효과의 차이가 없으며, 효과크기가 –1이면 1표준편차만큼 하락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최혁준, 2015).

9) PISA 읽기틀에 제시된 읽기 상황에 대한 분류는 유럽 연합에서 사용하고 있는 실생활 언어 역량에서의 읽기 상황 분류 기준을 차용한 것으로, 이에 대한 상세 설명은 OECD(2013a)Council of Europe(1996) 을 참고 할 것.

10) 텍스트의 종류를 거시적으로 구분하는 범주로서 인쇄 매체든 전자 매체든 대체로 문장, 단락, 절 등으로 구성되는 연속적 텍스트(continuous text)와 도표나 목록의 조합 등으로 구성되는 비연속적 텍스트(non-continuous text)로 나눌 수 있다. 때로는 응집성 있는 하나의 텍스트를 구성하기 위해 연속적 텍스트와 비연속적 텍스트가 결합하기도 하는데, 이를 혼합 텍스트(mixed text)로 분류한다. 또한 개별적으로 생성되어 독립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기존의 텍스트들이 긴밀한 관계없이 평가를 위해 함께 제시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텍스트 체재는 다중 텍스트(multiple text)로 분류된다(송미영외, 2013a, p. 104).

11) 싱가포르의 초등학교에서 활용되고 있는 정부 지원 읽기 교육 프로그램이다. 교사와 학생이 재미있는 이야기책을 읽어 나가면서 활발한 상호작용을 통해 효과적으로 읽기 전략들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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