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평가연구

교사 학습공동체의 발달 단계 탐색1)

곽영순 1 , *
Youngsun Kwak 1 , *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선임연구위원
1Senior Research Fellow,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제1저자 kwak@kice.re.kr

© Copyright 2015,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ShareAlike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sa/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May 10, 2015 ; Revised: Jun 10, 2015 ; Accepted: Jul 01, 2015

Published Online: Jul 31, 2015

요약

책무성 시대를 맞이하여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상호작용과 협력을 강화 하면서, 공식적, 비공식적 교사 학습공동체가 활성화되는 추세이다. 본 연구의 전제는 단위학교를 학습공동체로 전환함으로써 학교 교육과정 다양화·특성화를 가능케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발견되는 교사 공동체의 유형과 양상을 분석함으로써 현장 기반 교사 공동체의 특징을 탐색하려고 하였다. 이를 위해 5개 학교를 대상으로 사례연구를 실시하여 단위학교 교사 학습공동체의 발달 단계를 탐색하였다. 사례연구는 학교 현장을 방문하여 관계자를 면담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연구 결과, 단위 학교 교사 공동체는 1) 교육활동 중심의 학교공동체, 2) 윤리적 실천의 생활공동체, 3) 협력과 성장의 학습공동체의 발달 단계를 따라 이행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생활공동체는 교사들의 수업에 대한 갈망을 토대로 학습공동체로 전환되며, 이렇게 전환된 학습공동체는 집단지성을 발휘한 공동작업과 공동실천을 통해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을 구현하게 된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결론 부분에서는 교사 공동체 문화를 강조하는 까닭을 살펴보고, 향후 교사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점을 제안하였다.

ABSTRACT

Formal or informal teacher communities have been activated to implement curriculum effectively through reinforcing interaction and collaboration upon meeting accountability era. This research presupposes that diversification and characterization of school curriculum is possible by transforming each school into a learning community.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plore the features of field-based teacher communities by analyzing types and phases of teacher communities in real schools. Through case studies on five schools, developmental stages of school-level teacher communities are analyzed. Case studies include school visits, in-depth interviews and meetings with teachers and experts, and collection of related materials. According to the results, school-level teacher communities show developmental stages: a school community focused on educational activities, a living community focused on ethical behavior, and a learning community focused on collaboration and growth. A living community transforms into a learning community with a strong desire for teaching, and this learning community realizes a customized curriculum through collaborative works and practices with collective intelligence. Discussed in the conclusion are reasons for emphasizing the community culture of teachers, and future developments in the teacher community.

Keywords: 교사 전문성; 교사 공동체; 생활공동체; 학습공동체; 동료성
Keywords: teacher professionalism; teacher community; living community; learning community; collegiality

I. 서론

교육개혁을 거듭할수록 배우는 내용은 물론 교수학습 방법과 평가 방법에 이르기까지 학습자의 선택과 결정의 권한이 확대되는 추세이다. 국가수준에서는 대강의 방향과 가이드라인만 제공 하고 각 단위학교의 환경에 맞는 개별화되고 다원화된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이 권장된다. 즉, 학생이 스스로 많은 것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교육과정 운영이 강조된다(Sahlberg, 2011).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러한 변화는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신뢰를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교사가 교육과정 전달자로서의 역할에서 벗어나 학교 수준의 교육과정을 집필하고 실행하는 주체로 역할하려면, 사회 전체가 교사를 전문가로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현대는 분명 교사전문성 위기의 시대이며, 책무성을 묻는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은 끊임없이 교사의 주체성과 전문성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 정보통신 매체의 학교로의 유입 등과 같은 교사전문성을 위협하는 상황에 직면하여 교사 스스로 자신의 전문성을 방어 해나갈 필요가 있다. 개별 교사의 힘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교사전문성 위기의 시대를 맞아, 창 조적 집단지성과 동료성 구축을 통해 지금의 위기상황을 해결해나가야 한다(김용, 2009). 이는 교사의 교육과정 편성·운영 역량을 함양하는 것과 다르지 않으며, 교사는 전문가로서 학습공동체 안에서 평생에 걸쳐 실천적 지식을 생성하고 반성적으로 실천하도록 요청된다(Hargreaves & Shirley, 2012곽영순 외, 2013). 교사전문성 측면에서 교사는 기존의 기술적 숙달자에서 벗어나, 성찰과 숙고를 토대로 실천적 지식을 창출하는 반성적 실천가가 되도록 요구된다.

학교 현장과 교직의 특성상 단위학교 차원에서 협력을 통해 교육과정 특성화를 구현하기보다는, 교사 개인 수준에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거나 자율권을 행사하기가 더 용이하다. 하지만 미래학교를 비롯하여 앞으로 생존가능하고 경쟁력을 갖춘 학교는 교사들이 개별적으로 활동하기 보다는, 학교 차원에서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노력하도록 요청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에 서는 학교문화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교사 학습공동체 구축으로 설정하였다. 즉, 학교 문화 차원에서 교사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개별 교사 차원이 아니라 학교 차원에서 책무성이 아니라 학교 책무성에 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긍정적인 교사문화의 특징은 학습조직화를 통해 학교의 구성원들이 학교교육의 가치와 신념을 내면화하고,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필요성과 관련 지식을 공유한다는 점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단위학교 교사들이 학교를 학습공동체 조직으로 전환하여 전문성에 기반을 둔 자율 성과 책임감을 발휘하는 방안을 모색하였다. 단위학교 차원의 교육과정 자율권 행사는 구성원들 간의 합의와 협력적인 전문성 발휘가 요청되는 까닭이다.

본 연구의 전제는 단위학교를 학습공동체로 전환함으로써 학교 교육과정 다양화·특성화를 가능케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학교단위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려면, 교사 학습공동체 조직을 통한 의사소통 활성화, 민주적 학교 문화형성 등이 선결되어야 한다. 여기서 학습공동체는 학교 특색을 살린 교육과정 편성·운영이 일어나는 가운데 교사가 자신의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신장시키는 계기와 그에 필요한 지원을 보장하는 기제이다. 요컨대 책무성 시대를 맞이하여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상호작용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공식적·비공식적 교사 학습공동체가 활성화되는 추세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단위학교의 교사 공동체를 추적함으로써 학교 현장에서 교사 공동체가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해 가는지를 탐색하였다. 기존의 파편화된 학교문화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일종의 교사 공동체 발달 단계가 나타난다고 현장교 사들은 지적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에서는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발견되는 교사 공동체의 발달 양상을 분석함으로써 현장 기반 교사 공동체의 특징을 탐색하였다.

II. 이론적 배경: 전문 학습공동체의 특징

교사들은 동료와의 대화를 통해 현장에서 직면한 문제의 해결방법을 찾거나 배우며, 새로운 지식이나 교수법을 배울 때에도 동료교사의 지원을 통해 더 잘 배운다고 한다. 많은 연구들에서 ‘체험·실습 중심의 학습과 실천공동체’를 언급하고 있으며, 이는 업무에 대해 다양한 생각과 가치 그리고 기준을 지닌 사람들이 사회적 네트워킹을 형성하여 공동의 문제를 자발적으로 해결하는 메커니즘이다. 이와 같은 네트워크를 통해 교사들은 보다 효과적으로 새로운 교수법을 학습 하고 발전시켜 나간다고 한다(Hord, 2004). 따라서 개별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상호의존성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하며, 학습공동체 조직이 이를 가능케 할 것이다.

특정 모임을 학습공동체로 특징짓는 것은 참여학습, 경험학습 및 자기주도 학습 등이며, 이를 토대로 교육, 연구, 실천의 세 가지 개념이 복합된다(곽영순 외 , 2009). 달리 말해서, 학습공동체는 학교를 배움과 학습의 공동체로 만드는 일에서 출발하여 학교를 교사들이 서로 배우면서 성장하는 공동체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서경혜, 2009). 영국과 미국 등에서는 전문학습공동체(Professional Learning Community)라는 형태로 학교구성원들이 동료성을 토대로 학습문화를 구축하여 당면한 교육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등 지속적으로 학교를 개선해나가고 있다. 선행연구들을 토대로 교사들로 구성된 전문 학습공동체가 지닌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Hord, 19972004서경혜, 2009).

첫째, 가치와 목적을 공유한다. 교사 학습공동체는 학생 학습에 대해 공동의 책임을 지니며, 학생들의 학습력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헌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학습공동체가 공유한 학교교육의 비전은 구성원들의 행동을 지도하고 안내하는 비공식적 기제가 된다. 둘째, 협력적 학습과 적용을 특징으로 한다. 학교 조직문화 측면에서 교사 학습공동체는 자발적인 참여와 협력, 민주적 의사소통 등을 특징으로 하는 협력문화를 특징으로 한다. 교사 학습공동체는 구성원들이 협력을 통해 공동의 지식을 만들어내고 학습자 개개인의 지적 성장을 지원하는 공간이다 (Brown, et al., 1989). 교사 학습공동체는 공동으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탐구하고, 반성적으로 실천한다(이경호, 2010).

셋째, 지원적 환경을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지원적 환경은 학교구성원들이 모여서 협의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 확보 등과 같은 물리적 환경과 더불어 배려, 의사소통 시스템의 구축, 신뢰와 존경과 같은 인적 환경 조성, 지역사회와의 동반자적 관계 형성 등을 포함한다. 넷째, 분산적 리더십 (distributed leadership)을 특징으로 한다. 자율성과 책무성 공유를 특징으로 하는 분산적 리더십 문화가 형성된 학교조직에서는 모든 구성원들이 책임성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의사 결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된다(Spillane et al., 2003Harris & Muijs, 2005). 이렇게 의사결정 권한을 공유하는 리더십 분산을 통해 학교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물론 주인의식을 끌어낼 수 있다(Fullan, 2003).

다섯째, 개인적 실천의 공유를 특징으로 한다. 교사 학습공동체는 개인과 공동체의 향상을 지원하려는 목적으로 동료에 대한 피드백과 협력을 특징으로 한다. 즉, 반성적으로 사고하고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실천하는 공동체이다. 아울러 학습공동체의 역할과 운영 등을 포함하여 서로의 교육실천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환류할 수 있는 시스템을 특징으로 한다. 여섯째, 학습공동체는 구성원 각자가 소유한 암묵적 지식을 체계적 지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교사 학습공동체는 교사양성 과정을 통해 배운 지식에 머물지 않고, 실천과 경험을 동료들과 공유하면서 자신의 전문성을 발전시키고, 나아가 교사들이 공동체 내에서 업무 관련 전문지식을 생산해낼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나아가 교사 학습공동체를 통한 전문성 개발은 개별 교사의 고립과 단절을 해소시킬 수 있다 (Lortie, 1975). 동료교사들과 함께 교육과정과 관련된 의사결정의 책임을 수행할 경우 동료 검증과 전문적 복지가 개선된다고 한다(Simmie, 2011). 앞서 논의한 것처럼 학교개혁을 위해서는 학교전체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며, 개혁의 성공을 위한 전제 조건 중 하나는 능동적이고 긍정적인 교사문화 조성이다.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교사교육을 학습조직화의 방향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

학습공동체에 대한 국내외 선행연구들에서는 이러한 학습공동체의 특성 탐색과 더불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이루어지는 전문성 개발의 특징을 고찰하고 기존 교사 전문성 개발에 대한 대안으로써 교사 학습공동체를 탐색하고(서경혜, 2009), 학습공동체 지원 방안과 학습공동체의 적용 방안을 탐색하며(김성천, 2007; Hord & Sommers, 2007), 교사 학습공동체 구축에 영향을 주는 촉진 또는 저해 요인을 분석하였다(이홍우, 2014). 이밖에도 교사 학습공동체라고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교사연구회, 교과교사협의회, 전문가학습공동체, 배움의 공동체 등 다양한 표현 아래, 교사들의 집단적, 협력적 전문성 개발 노력에 대한 실증적 연구를 통해 교사 학습공동체 구축과정을 탐색하고(이홍우, 2014), 학습공동체 형성과 발전 과정의 특징 및 학교 특성에 따른 학습공동체의 형성 정도를 탐색하였다(장훈, 2010). 이렇듯, 기존 선행연구에서는 교사 학습공동체의 특징과 역할, 형성 과정 등을 탐구하였으나, 단위 학교 차원에서 교사 학습공동체의 구체적인 발달 단계를 상정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단위 학교의 교사공동체가 학습공동체로 온전히 구축되기 이전에 전제되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어떠한 단계를 거쳐서 학습공동체가 구축되는지를 탐색하고자 한다. 최근 경기도, 광주 등의 혁신 학교가 모델로 삼고 있는 교사 학습공동체는 교직문화에서 강조하는 공동체주의와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에서는 단위학교 차원의 교사 학습공동체가 발달 단계별로 어떤 특징을 지니며, 어떠한 양상으로 전개되어 가는지를 점검하고자 한다.

III. 연구 방법2)

본 연구에서는 단위학교 교사 학습공동체의 특징과 양상을 분석하기 위해 사례연구를 실시하였다. 사례연구는 학교 현장을 방문하여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관계자를 면담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사례연구 대상은 단위 학교 차원에서 교사들이 주축이 되어 자율적인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이 이루어지고 있는 학교들을 추천받아서, 이들 중 연구 참여를 허락한 학교들을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최종 선정된 연구사례 학교는 총 5개교로 교사 공동체 형성 및 발달과 관련된 뚜렷한 단계를 보여주었다. 5개의 연구사례 학교의 공통점은 모두 2010년도부터 혁신학교로 지정되어 2014년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이들 학교들은 학교 차원에서 교사 학습공동체를 구축하여 학습공동체 차원에서 학교교육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하고 있었다. 즉, 대부분의 학교들의 경우, 학교 차원에서 교사들이 학습공동체를 조직하여 활동하기보다는, 학교 장 및 일부 부장교사들을 중심으로 학교 특색을 살린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는 데 초점을 두는 반면에, 본 연구에 참여한 사례연구 학교들에서는 교사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협력하여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었다. 본 연구의 사례연구 학교와 해당 학교의 심층면담 참여자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표 1. 사례연구 참여자
사례 학교 심층면담 참석자
M초등학교 S교장, U교사, H교사, B교사
B중학교 K교장, P교사, Y교사
C고등학교 T교장, A교사, C교사
E중학교 W교장, J교사
U고등학교 R교장, G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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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보다 큰 연구인 ‘단위학교 교사 학습공동체 구성을 통한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방안’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된 것이다. 본 연구의 모체가 된 보다 큰 연구에서는 단위 학교 차원에서 학교 및 학생 특성을 반영한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 실태에 초점을 두고, 학교별로 특성화 된 프로그램과 요구되는 교사 전문성 등을 탐구하였다. 본 논문은 대규모 연구의 성과 중 단위 학교 교사 공동체의 특징과 양태에 대한 부분만을 다루고자 한다. 이와 관련된 심층면담 질문지의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 ○ 해당 학교 교사 공동체의 유무 및 필요성

  • ○ 해당 학교 교사 공동체의 양태와 특징

  • ○ 교사 공동체가 구성원들에게 주는 영향

  • ○ 교사 공동체의 성과

  • ○ 교사 공동체 활동의 촉진 혹은 장애 요인

사례연구 학교에서 학교장 혹은 부장교사들을 대상으로 심층면담을 실시하였다. 심층면담의 경우 반구조화된 형태로 40〜90분 정도에 걸쳐서 실시되었다. 심층면담 자료는 녹취·전사한 후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사례연구 대상이 된 학교나 교사 공동체를 3월에서 9월에 걸쳐 많게는 한개 학교에 십여 차례 이상을 방문하면서 수업관찰, 교사 면담, 교사협의회 참관, 수업 컨퍼런스 참관 등을 수행하였다. 즉, 연구사례 학교 교원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담 이외에도 학교 운영 계획서, 학교 교육과정, 학교자체 평가보고서, 교사 협의회 참관 등을 통해 자료를 수집·분석하여 면담 자료를 보완하였다. 심층면담 및 협의회 자료 등은 전사한 후 3명의 연구자가 각자 코딩 작업을 실시하였으며, 최종 합의된 코드를 활용하여 발달 단계를 상정하고 각 단계별 특징을 추출하였다. 연구진이 도출한 발달단계를 기존 선행연구에 비추어 다시 한 번 점검하고 그 의미를 논의하였다.

IV. 연구 결과

단위학교 차원의 교사 학습공동체 구축과 관련하여 5개의 연구사례 학교에서는 교사 공동체의 발달 혹은 이행 단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학습공동체가 구축되기 이전에, 학교 시스템이나 조직 차원의 변화가 먼저 선행되고, 존중과 배려의 윤리적 생활공동체가 전제된 이후에 학습공동체 조직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즉, 수업이나 교육과정에 대한 협력적, 집단적 전문성 개발에 초점을 맞춘 학습공동체는 학교조직 및 생활공동체 측면의 변화를 선결조건으로 필요로 한다고 연구사례 학교의 교원들은 주장하였다. 사례연구를 토대로 단위학교 교사 공동체의 발달 단계를 살펴보면 1) 교육활동 중심의 학교공동체 구축, 2) 윤리적 실천의 생활공동체 구축, 3) 협력과 성장의 학습공동체 구축의 순으로 이행하고 있었다. 교사 공동체 발달 단계 및 단계별 특징을 차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교육활동 중심의 학교공동체 구축

사례 학교들의 경우 ‘새로운 학교 시스템 만들기’에서 출발하였다고 한다. 즉, 기존의 행정 중심 교무조직을 교육과정 중심 체제로 개편하고, 교사의 행정 업무 경감을 위해 행정실무사를 배치하는 등 교무 조직을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하는 체재로 개편하였다고 한다(H교사, R교장). 이러한 학교 시스템 혁신은 그 이후에 진행되는 생활공동체와 학습공동체의 토대가 된다. 사례 학교들의 학교공동체 구축 과정과 학교공동체 측면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교사들이 학교의 비전을 공유하고 학교 교육목표와 가치에 참여적 정체성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철학과 비전을 교육과정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의 역량이 학교를 결정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K교장, S교장, W교장). 대부분의 학교에는 “무엇을 추구하고 어떤 아이를 기르려고 하는지 등과 같은 학교 비전이나 교육과정의 원리가 없어서 교사들이 무얼 하는지를 모른다.”고 말 하는 U교사는 학교만의 특색있는 교육과정이 가능하려면 “학교 구성원들이 그 학교의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학교 전체 차원에서 “어떤 아이들을 길러낼 것인가 하는 학교의 존재 근거, 정체성, 철학 등”을 먼저 고민하고, 이러한 학교 철학을 교사들이 항상 자신의 수업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W교장은 주장하였다.

W교장: 학교의 철학 비전으로 학교의 목표를 만들어내고 그에 따라 교육과정 재구성을 고민을 많이 했다. 분명히 학교마다 지역마다 아이들 상황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 (…) 가장 작지만 가장 큰 전체적인 비전을 대변하는 것이어서 작은 걸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점점 그 이야기들이 모아지는 지점이 사실은 비전이다.

Y교사: 그 학교공동체에 소속되었다는 느낌도 중요하지만, 내가 어떤 가치에 소속되어 있는지도 중요하다. 정체성은 남이 나에 대해서 생각한 것을 내가 인지한 것이 나의 정체성이다. 좋은 학교장의 역할은 교사들에게 참여적 정체성을 만들어주는 문화가 좋다.

교사들이 “학교 교육의 비전을 공유하는 순간 거기서 파생되는 에너지는 대단하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은 교사들의 “추구하고자 하는 공통점을 찾아서” 비전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C교사, S교장, U교사). 모든 교사들이 “비전을 공유하고 그 상태에서 다양한 교육활동들이 나오면 점점 모아져서 그 학교만의 특색있는 교육과정”이 되고, 이는 당해 연도에 멈추는게 아니라 그 학교의 문화와 교육과정으로 정착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T교장, G교사).

잘된 학생공동체의 특징과 교사 공동체의 특징이 같다고 말하는 Y교사는 “교사 공동체가 잘 된다는 것은 그 학교에 소속감을 느끼는 것이고 ‘내가 누구냐’라는 정체성이 바뀌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정체성과 소속감은 그 학교에서 자신이 기여할 때만 나타난다고 말하는 Y교사는 “좋은 학교장의 역할은 교사들에게 참여적 정체성을 만들어주는 학교문화를 형성”하는 것 이라고 주장하였다. 결국 ‘참여적 정체성’은 교사 스스로 참여하고픈 비전을 공유하고, 이러한 비전 구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나감으로써 소속감을 느끼는 것을 가리킨다.

2) 학교공동체는 자율경영체제와 민주자치공동체라는 두 축을 전제로 한다.

학교장의 권한위임과 변혁적 리더십에서 출발하여 교사들의 민주적 자치 공동체와 자율경영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교사 공동체는 집단지성을 발휘할 토양을 갖추게 된다. 여기서 학교장의 자율경영체제란 “학교장이 교사들의 자긍심을 회복시켜주고, 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정착시켜 교사들의 자율로 학교공동체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K교장은 설명하였다. 민주적 자치와 자율을 특징으로 하는 학교공동체의 기초 위에 “교사의 집단 성장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하였다.

K교장: 맨날 교장한테 혼나고 잔소리만 들으면, 자발성이 나오고 뭘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를 않는다. 그게 바뀌려면 교사들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그 전제가 학교장이 자율경영체제가 되어야 한다. 토론하고 자기생각 나누어보고 거기서 하나로 모아가는 과정들이 매우 민주적이고 타협적이고 서로 공감대를 만들어가면서 만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집단지성이 만들어진다.

W교장: 교사들에게 권한이 위임되어 있다. 교장은 집행에 대한 책임만 가지고 권리는 없다. 교육과정 구성권, 평가권 등이 모두 교사들 모임, 교사들에게 다 있다. 모든 교육과정 편성 등이 교사들에게 위임되어 있다. 그러니까 내 학교라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P교사: 학교에서는 그동안 불필요하게 해왔던 관행들을 찾아서 없애고, 교장이 가졌던 사소한 권한들을 내려놓기 시작하면 권한을 갖게 되는 교사들은 점점 책임감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게 된다. 그게 가장 큰 원동력이 된다.

또한, 학교내 의사결정이 학교장의 명령과 지시방식에서 벗어나서 협의와 토론의 자치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하였다(S교장, W교장). “함께 결정하고 토론하는 문화속에서 함께 결정 하고 함께 시행해보고” 문제가 있으면 다시 수정해나가는 등의 민주적 자치공동체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권력을 나눠 갖고 책임의식을 가지고 권력을 행사하되, “서로 대화 나누고 도닥여주고 의문이 생기면 서로 상의하는 등 우정을 나눔으로써” 자치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하였다(W교장). 학교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서로 토론하고 자기 생각을 나누어 보고 거기서 하나로 모아가는 과정들이 매우 민주적이고 타협적이고 서로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속에서 집단지성”이 만들어진다고 K교장은 주장하였다.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학교 경영체제를 강조함으로써 교사 본연의 업무인 “교육과정 다양화와 학생 중심 수업”에 충실할 수 있었다고 H 교사는 설명하였다.

3) 학교조직을 교육활동 중심의 시스템으로 전환한다.

사례 학교들에서 발견되는 교사 공동체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기존 관료주의와 권위주의 학교문화에서 벗어나, 교사들에게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교육활동 중심의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교무실 문화, 교사문화가 안 바뀐 상태에서” 수업이나 평가혁신은 다 형식화 되어버린다고 교장들은 지적하였다(K교장, W교장). 단발성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학교변화가 이어지려면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하고”, 그러자면 학교 시스템 측면의 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교사들은 주장하였다(U교사, H교사).

S교장: 학교의 행정적 구조를 교수활동 중심으로 바꾸어야 한다. 민주적 학교구조라고 말하는데, 오류의 발생은 제도적, 절차적 민주성만 가지고 말하는데 그건 기본이고, 행정중심의 관료적 조직구조를 시스템적으로 교육활동 중심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H교사: 기존의 학교체제와 가장 큰 차이점은 교무조직이다. 기존 학교는 행정중심의 업무이고 동학년 체제는 보조적 조직이다. 그런데 우리학교 업무체계표는 교육과정적 업무가 주조직이고 교무, 연구 등과 같은 기능조직은 보조조직으로 뒤바뀌어있다. 학년부장은 우리 학년 교육과정에만 집중하라고 한다.

J교사: 우리 학교에서 하는 얘기로는 학교가 변하면 수업이 변한다. 교사가 성장하면 자연스럽게 수업은 따라 바뀔 수밖에 없다. 결국은 학교가 교육활동 중심이 되어야 하고 선생님들이 서로 돕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예컨대 사례연구 학교들은 기존의 행정 중심 교무조직을 교육과정 중심 체제로 개편하기 위한 일환으로 초등의 경우 “학년별로 교실을 배치하고, 교무조직을 교육과정 운영 지원에 초점을 두는” 형태로 바꾸고, “교무실과 행정실을 통합하여 원스톱 지원시스템으로” 만드는 등 교육활동 중심으로 학교 시스템을 개편하였다고 한다(H교사, J교사). 요컨대 “학교가 바뀌어야 수업이 바뀐다.”고 말하는 S교장은 학교문화가 바뀌어서 삶에서 수업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2. 윤리적 실천의 생활공동체 구축

교사 공동체의 두 번째 발달단계는 윤리적 공동실천을 특징으로 하는 생활공동체 단계이다. 교사 공동체가 진정한 의미의 학습공동체로 이행하려면 교사들의 동료성 구축이 전제되어야 하고, 이러한 동료성은 윤리적 공동실천을 통해 가능하다고 교사들은 말한다. 윤리적 실천을 특징으로 하는 생활공동체는 학생은 물론 교사도 학교에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엄을 경험하고, 자신의 자아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도움 받고 성장할 수 있는 곳”을 의미한다(R교장).

수업의 변화를 통해 학교를 바꾸려고 하는 배움의 공동체와는 달리, 사례 학교들에서 발견되는 학습공동체는 ‘학교가 변하면 수업이 변한다.’는 전제 아래 윤리적 생활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학교문 화 변화에 주력하였다고 한다(S교장, H교사). 배움의 공동체에서 학습공동체로 넘어가기 위해 요구 되는 “잠재적 교육과정이 바로 윤리적 실천”이라고 S교장은 말한다. 동료성을 어떻게 형성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S교장은 “바로 공동의 작업과정과 공동의 윤리적 실천이 동료성을 만들어낸다”고 주장하였다. 윤리적 공동실천을 특징으로 하는 생활공동체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동일성’의 공동체가 아니라 ‘다름’의 공동체에서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

순혈주의의 동일성의 공동체가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다름의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S교장은 주장하였다.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같이’의 공동체를 지향할 경우 “나는 이렇게 못살고 있어”라는 두려움을 만들어내고 경쟁기제를 활용하여 서로를 평가하게 된다(S교장).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부재로 인해 “그 안에서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고 서로가 히어로를 만들려고” 하다 보니, 곧 경쟁적 기제는 애증을 낳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였다(S교장, B교사).

하지만, ‘다름’의 공동체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하며 자존감을 회복하고 “서로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그게 협력으로 연결되고 그 협력으로 두려움을 넘어설 때”성취감이 생기고 새로운 에너지가 만들어진다고 S교장은 설명하였다.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토대 위에 서로의 다름을 배우고 교실간의 격차를 만들지 않아야 한다고 S교장은 지적하였다.

S교장: ‘같이’의 공동체로는 안 된다. 순혈주의는 안 좋고 잡종을 만들어야 한다. ‘다름’의 공동체가 필요하다. 다름의 공동체가 유연함이 되어 있고 서로의 다름을 배운다. 교실간의 격차를 만들지 않아야 한다. 차이가 차별로 이어지지 않고, 배제가 아닌 배려가 살아있는 교실문화를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소수가 소외되지 않고 존중받는 교육이 민주적 생활공동체이다.

B교사: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은 서로에 대한 존중감, 신뢰감, 서로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그게 협력으로 연결되고 그 협력이 두려움을 넘어서는 기제가 되고 그걸 넘어설 때 성취감, 새로운 에너지가 만들어 진다.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서로 믿음을 갖게 해야 한다.

2) 학교조직을 규범의 공동체로 변화시켜야 한다.

민주적 공동체는 윤리라는 규범성을 통해 소수에 대한 배려가 형성된다고 말하는 S교장은 “민주성이 확보가 되고 나면 윤리성과 규범으로 질서를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학교라는 공간은 공동체를 배우고 실현하는 곳이며 교사가 공동체적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S교장은 규범 속에 배려가 있다고 지적하였다. 옆 사람과 더불어 사는 민주사회라는 말 속에 “소수자에 대한 배려와 규범이 숨어있는” 것이라고 S교장은 주장하였다. 이러한 규범을 통해 개별성을 공동체성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공동의 실천을 통해 규범의 공동체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S교장은 말한다.

S교장: 규범 속에 배려가 있다. 우리 사회가 극도로 교실주의, 개인주의화되어서 문제이다. 학교라는 공간은 공동체를 배우고 실현하는 곳이다. (…) 그래서 다름과 규범의 공동체로 먼저 시작해야 한다.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그리고 해서는 안되는게 명료한 규범의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모든 공동체에서 이 규범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야 나중에 그 개별성을 공동체성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K교장: 민주적 학교 문화에서 중요한 것은 교사의 윤리성, 가장 낮은 단계의 윤리가 지켜지지 않으면 교사들이 편한 세상, 민주성이 방임으로 흘러버린다. 관념적 윤리가 아니라 실천적 윤리이다. (…) 교사의 편리성만 생각하면 행복한 학교가 아니라 편안한 학교가 되어버린다.

교사들의 최소한의 윤리강령이 지켜지지 않으면 민주성이 엉망이 된다고 말하는 K교장은 윤리를 문서로 만드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예컨대 M초등학교의 경우에는 “해 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학교 생활규범으로 명확하게 설정하고 학생, 교사, 학부모 등이 지킴으로써 소외된 소수를 배려할 수 있었다고 한다(S교장, B교사, C교사).

학교문화에서 중요한 것은 “가장 낮은 단계의 교사의 윤리성”이라고 말하는 K교장은 “윤리가 지켜지지 않으면 교사들이 편한 세상, 민주성이 방임으로 흘러버린다.”고 주장하였다. 여기서 윤리는 “출퇴근 시간 준수와 같은 복무, 동료교사와의 최소 윤리, 수업 속에서 지켜야 할 최소윤리,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지켜야 할 최소윤리 등” 관념적 윤리가 아니라 실천적 윤리라고 강조 하였다. 교사가 편한 학교는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K교장은 “교사가 편안한 학교가 아니라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3) 교사로서의 자존감이 행복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교사의 사회적 책무와 윤리 그리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고 교사들은 주장하였다. 아이들에 대한 이해, 인간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교육의 본질과 교사본연의 윤리성을 체화할 수 있는 교사여야 한다고 말하였다. “교사들의 생활태도를 바꾸고, 경쟁과 분업중심의 과정을 협업적 구조로 바꿈으로써” 편안함이 아니라 교사로서의 자존감이 행복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S교장은 주장하였다. 편안하게 진도만 나가는 것이 행복이 아니라 아이들로부터 교사로서 존경을 받음으로써 보람을 느끼고, 동료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U교사는 주장하였다.

S교장: 솔선수범하고 윤리적 실천을 통해 보람을 찾게 해야 한다. 편이성 중심의 행복관에서 윤리적 실천을 통해 남으로부터 존경받으면서 갖는 보람, 아이들의 존경을 받으면서 교사로서 보람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힘들지만 그 안에 기쁨이 있고 그걸 통해서 자부심을 경험하도록 기쁨을 주는게 있어야 한다. 기쁨이 없다보니 자꾸 소외된다.

U교사: 선생님들 마음속에는 본인이 전문가라는게 다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학교 제도나 환경 상 어느 순간 기본적인 것만 해도 살 수 있는 이런 분위기가 자꾸 만들어진다. 그런데 마음 한편으로는 내가 수업과 교육과정 전문가가 되고픈 마음이 있어서 그걸 우리학교에서는 끄집어낸 것이다.

교사들 “마음속에는 본인이 전문가라는게 다 자리잡고 있는데, 학교 제도나 환경 상 어느 순간 기본적인 것만 해도 살 수 있는 이런 분위기가 자꾸 만들어지다” 보니, 편안함에 익숙해진 것 이라고 현장교사들은 말한다. 하지만 교사들 “마음 한편으로는 내가 수업과 교육과정 전문가가 되고픈 마음이 있어서” 그걸 끄집어내주면 된다고 U교사는 주장하였다. 교사로서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체험한 교사는 “그것 하나로 나머지 힘든 것을 충분히 이겨내고 힘들다고는 하지만 내년에도 더 계속할 것”이라고 U교사는 지적하였다.

4) 협력과 공유의 기제를 통해 동료성을 구축해야 한다.

공동체의 핵심이 되는 교사들의 동료성을 유지하는 키워드는 협력과 성장이다. 동료성을 구축 함으로써 “정서적 유대감이 강해지고, 다른 데서는 외로웠는데 외롭지가 않다.”고 교사들은 설명 하였다(U교사, H교사). 동료간 협력을 통해 “자신에게 쌓였던 상처, 소외감이 많이 해결되고 치유된다.”고 교사들은 말한다. S교장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서로에 대한 존중을 토대로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나아가 협력과 공유가 이루어지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기존의 학교공동체가 경쟁을 기제로 “평가기제, 비교, 선별, 감시, 두려움” 등으로 인해 공동체가 깨졌다고 주장하는 C교사는 공동체성과 동료성이 치유와 회복의 토대가 된다고 강조하였다.

C교사: 동료와 함께 하는 협력이 편한게 아니라 매우 불편하다. 살아보면 매우 불편하다. 협동이 이 학교에서는 책무이다. 우리 학교는 협력을 안 하면 나쁜 사람이 된다. 처음에는 힘들지만, 함께 협력해보니까 사람들 관계에서 동료성, 따뜻함이 보이고, 그 다음에 공동실천을 통해 아이들이 달라지고 보람이 있다. 동료성에서 즐거움을 느낀 것이다.

W교장: 동료성의 대전제는 상대방이 내 인생의 구성요소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우리 학교에서 제가 만나는 교사들에게 가급적 예의를 갖추고 따뜻하게 만나려고 애쓰는데, 그건 그 사람이 예뻐서가 아니라 내 인생이 여기 [학교에] 있는 한 내가 창피하지 않으려면 내 인생의 구성요소와 어울려야 한다.

S교장: 생활공동체적 부분인데, 윤리적 공동실천이 교사들의 서로의 연대감과 동료성을 강화시킨다. 그걸 바탕으로 학습공동체로 전환이 된다. 동료성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가 중요하다. 우리가 해본 결과로는 먼저 윤리적 실천공동체가 되어야 그걸 바탕으로 [학습공동체로] 넘어간다.

“동료성의 대전제는 상대방이 내 인생의 구성요소임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W교장은 “교사로서의 인생이 학교에 있는 한 내가 창피하지 않으려면 내 인생의 구성요소와 어울려야” 한다고 말한다. 학교는 “아이들의 삶을 고민하게 하는 공간”이고 학교에서 만나는 동료교사들이 “내 삶의 구성요소이므로 그들과 함께 해야” 한다고 W교장은 주장하였다.

3. 협력과 성장의 학습공동체 구축

윤리적 공동실천을 특징으로 하는 생활공동체 단계를 넘어서서 학습공동체로 이행하게 된다. 생활공동체가 곧 학습공동체가 될 때의 장점 중 하나는 “외부의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동과는 달리, 학교안의 동학년 교사들간에 대화의 공통주제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B교사). 여느 학교에서는 “옆 교실이나 다른 학년에 문제가 생겨도 개입할 통로가 없다”고 말하는 B교사는 "함께 만드는 학교”, 즉 “같은 학교에 있다면 공동의 목표와 철학을 같이 만들고 그게 같이 아이들에게 갈 수 있도록 공동의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학교 안에서 학생이야기, 수업이야기 등 “공동의 관심사에 대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구조가 있느냐 없느냐가 전문적 학습공동체의 출발점이라고 교사들은 주장하였다(B교사, H교사).

B교사: 예전에 있던 학교에 신규 여자선생님이 맡은 학급에 학급붕괴가 오는데 내가 개입하거나 도와줄 통로가 없었다. 그 반이 완전 문제가 생기면서 학급 붕괴가 왔다. 그러면서 연쇄적으로 6학년에서 다른 학급까지 다 붕괴되는 현상이 벌어졌는데, 나는 접근을 못했다. 나는 3학년이고, 부장도 아니고 그쪽은 6학년이고, 내가 가서 도와줄 수 있는게 없었다. 그러면서 그때 깨달았다. 내가 ‘내 교실 만 행복하고 내 교실만 잘 지내고 우리교실 애들만 행복하면 다가 아니다’ 라는 생각이 그때 들었다.

H교사: 우리가 학교 안에 있는 선생님들과 아이들 이야기 수업 이야기 우리 학교 이야기를 대화의 중심에 놓는다는 건 여기 와서 처음 경험했다. 그런데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교사가 자신이 가르치고 싶은 것을 편성하고 운영하는 즐거움이 없으면 학교 안에서 가르침과 배움의 즐거움이 살아날 수 없다고 말하는 교사들은 “창의적인 교사 공동체가 창의적인 학생 들을 길러낼 수 있고 학습공동체를 소유한 교사만이 교실을 배움의 공동체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Q교사, S교장). 사례 학교들에서 발견되는 학습공동체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학교조직 변화에서 출발한 생활공동체는 교사들의 수업에 대한 갈망을 토대로 학습공동체로 전환된다.

S교장은 “학교조직만 자꾸 바꾸고 거기다 초점을 두니까 교사들이 수업 좀 하자고 하더라.”고 말한다. 처음엔 “두렵고 힘들어서 교육과정 재구성이나 교과서 없이 가르치는 것을 엄두도 못 내던” 교사들이 생태계 변화와 더불어 “공동체 속에서 삶의 스토리로서 수업을 만들어가고 이론을 만들어 나가더라.”고 S교장은 지적하였다. 이는 자연스럽게 생활공동체에서 학습공동체로 전이되는 과정으로 교사들은 협업적인 학교조직 문화를 토대로 “수업에 대한 갈망이 생기고 교육 과정 재구성과 더불어 수업의 변화”를 만들어냈다고 한다(S교장, U교사). 요컨대 처음에는 “시스템과 문화, 삶의 양식의 변화”로부터 시작해서 수업의 변화로 연결되며, 이를 통해 교사는 “자기 눈으로 세상을 보고 이론을 만들어나가게” 된다고 S교장은 설명하였다.

U교사: 교사들이 교실을 자유롭게 드나들고 일상적 개방은 교실개방이다. 그러자면 학교 조직이 협업적이어야 한다. 수업에 대한 갈망이 생기더라. (…) 단원을 통째로 해보자고 해서 교육과정 재구성으로 들어갔다. 그러면 교육과정 재구성만 하는게 아니라 당연히 수업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학습공동체로 전이되어 간다.

S교장: 노동인 수업이 삶의 스토리가 된다. 교사에게도 스토리가 생긴다. 이게 삶이고 추억이다. 왜 교사들은 힘든 일을 자꾸 더 하느냐면 교사들이 자기의 상상력, 즉 아이디어가 들어간다. 나의 교육적 상상력이 공동체 속에서 이야기되고 동료로부터 박수를 받을 때 수업에 대한 열정이 더 커진다.

2) 협력적 관계에서 상호 배움과 성장을 특징으로 하는 학습공동체를 구축한다.

동료성을 바탕으로 협력과 성장이 일어나는 곳이 학습공동체라고 말하는 S교장은 “우리 학교 학습공동체에서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책무”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협력을 선택으로 생각하는데 조직사회에서 협력은 책무”라고 말하는 S교장은 학습공동체의 필수개념이 협력이므로 “수 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협력을 책무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전문적 학습공동체는 “좋은 사람들끼리 모인 써클”이 아니라, 공동의 비전을 가지고 함께 해야 할 책무가 존재한다고 말하였다. 학습공동체의 작동 메커니즘은 공동의 작업과 공동의 실천을 특징으로 하는 협력 이라고 S교장은 주장하였다.

S교장: 생활공동체는 윤리적 실천이 주요 키워드가 되고, 학습공동체는 협력과 성장이 주요 키워드다. 협동의 경험, 협동의 체험이 1단계이고, 그 다음에 생성, 함께 만들고, 그것이 자신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교사라는 직업이 아이들을 가르치고 연구하는게 본업이다 보니 여기서 보람을 맛보면 보람은 계속적인 에너지를 생산해낸다.

교사는 “개별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지성을 가지고 큰다.”고 T교장은 주장하였다. 예컨대 B중학교의 경우 교사 공동체를 이루어 모든 교과가 탈교과로 수업을 항상 같이 하는과정을 통해 교사들이 “학생이 학습한다는게 무엇인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동교과 전공 교사끼리 만나면 “전공 학자적 입장을 못 벗어나는데” 탈교과로 만나면 비전공 교사들이 학생 역할을 하면서 교사들끼리 수업이 가능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교실에서 해야 할 수업의 시행 착오를 줄일 수”가 있다고 말한다(A교사). 이렇듯 교사들이 많이 깨우치고 깨지는 공동체 활동을 통해 집단지성이라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가 있었다고 A교사는 평가하였다.

A교사: 모든 교과가 탈교과로 학습지를 만들어내고 수업을 항상 같이 한다. 그러다보니 수업의 변화가 굉장히 빠르게 오고, 수업의 변화를 눈으로 구체적으로 볼 수 있는 장면이 많아서 교사들이 많이 깨우치고 깨지는 공동체였다. 그리고 그것을 반드시 탈교과로 해야 한다는 것, 동교과는 절대로 학생을 이 해할 수가 없다. 비전공교사가 다 학생 역할을 해서 공동체에서 항상 학생과 교사 역할이 저절로 등장해서 교사들끼리 수업이 가능하다.

요컨대 S교장은 전문적 학습공동체에서 “전문적이라는 개념이 집단적, 집단지성, 사회적 구성원으로서의 책무”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학습공동체 구축의 요체는 공동의 비전을 가지고 협력이 책무가 되도록 교사들을 단련시킴으로써 가능하다고 S교장은 말하였다.

3) 집단지성을 발휘한 공동작업과 실천을 통해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을 구현한다.

사례 학교들에서 발견되는 학습공동체의 핵심활동 중 하나는 집단지성을 발휘하여 학교 특색을 살린 교육과정 개발을 위해 공동작업을 하고, 이렇게 공동 개발한 교육과정을 공동으로 실천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공동개발이 공동실천을 담보한다고 S교장은 말한다. M초등학교의 만들 어가는 교육과정은 결국 교사 학습공동체가 집단지성을 발휘한 결과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B중학교는 “철저하게 교사중심의 교육과정 운영, 반성과 평가를 통해 수정해가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므로 자연스레 모여서 같이 연구하고 협력하는 시스템이 된 것이라고 P교사는 설명하였다. 이러한 협력과 논의를 통해 교육과정 운영에 대해 반성하고 평가하며, 이를 반영하여 다음 년도 교육과정을 운영하므로 연속성이 보장된다고 한다.

P교사: 우리 학교 교육과정은 철저하게 교사중심의 교육과정 운영, 반성과 평가를 통해 수정해가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므로 자연스레 모이게 되고 회의를 통해서 교사들이 여러 가지 교육적 안목이나 모든 것에서 서로 이야기를 통해 도움을 많이 받는다. (…) 그러면서 자연스레 모이고 같이 연구하고 협력하는 이런 시스템이 된 것이다.

E중학교의 경우에도, “다른 교과의 내용을 듣고, 각자 재구성을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를 설명 하면 듣고 배우기도 하고, 연결해서 하기도 하는 등” 자연스레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고 “그러니까 자연스레 학습공동체가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였다(W교장, J교사).

W교장: 교과포럼이라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과 교육과정 재구성한 것을 설명하고 설득한다. 가령 기술가정에서 가르치는 것과 국어에서 가르치는게 중복되면 단원을 통합하거나 효과가 좋은 교과에서 가르친다. 그러니까 자연스레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고 학습공동체가 될 수밖에 없다.

J교사: 교과 재구성, 교과나 단원의 재구성이 요구된다. 그래서 동학년 교사들이 결집한다. 공동의 작업이 바로 단원 재구성, 교과 재구성, 통합도 하고, 이게 다른 말로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이다. 학년, 교과 교육과정을 집단지성으로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이다. 학습공동체는 집단지성을 통한 만들어가는 교육 과정이어야 한다. 공동작업을 통한 교육과정 재구성, 그걸 통한 공동의 실천, 이게 학습공동체이다.

이렇듯 “학교내부의 교사들이 함께 공부하고 성장하는” 집단 성장을 통해 교사들의 전문성이 생기고, 그 위에 교육과정 편성·운영이 나온다고 K교장은 주장하였다. 집단지성과 공동사고에 의해 학교 교육과정을 재구성해나가면서 “학교문화가 싹트고 동료의식을 갖게 되고, 하나된 모 습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였다(W교장, G교사).

4) 경험한 것을 공동으로 실천하고 협력하는 과정에서 개념어가 만들어지고 언어가 닮아가며, 교사들이 성장해나간다.

배우고자 하는 능력을 기반으로 실천적 지식(實踐知)과 언어를 도출하고, 이는 반성적 실천 과정을 통해 이론적 지식(理論知)으로 연계된다(곽영순, 2014). “머리로 하는 것과 몸으로 하는 건 굉장히 다르므로” 몸으로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교사들은 말한다(B교사, H교사). 함께 행동하고 같이 실행하는 과정에서 체화된 언어여서 언어가 유사해지는 것이라고 S교장은 주장 하였다. “똑같이 행동하니까 머리가 바뀌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이야기하면서 언어가 닮아간다고” 설명하였다. 공동체내에서 경험적 전략을 통해 협력하는 과정에서 성취감과 기쁨을 느끼고 “그 과정에서 체화된 언어여서 서로의 언어가 닮아가게” 된다고 지적하였다(S교장, W교장). 이러한 실천에 대한 성찰을 통해 개념어와 비전이 만들어지고, 이러한 실천 경험을 체화함으로써 교사가 성장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하였다(S교장, W교장, U교사).

U교사: 시행착오를 많이 했다. 왜냐면 머리로 하는 것과 몸으로 하는 건 굉장히 다르다. 수업방법에 대해 강의를 하는 교사들이 수업을 잘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적용을 안 해봐서 그렇다. 그래서 몸으로 부딪힐 수밖에 없다.

S교장: 비전이라는 것이 우리는 이론을 가지고 비전을 이야기하는데 그게 아니다. 윤리적 실천으로서 비전이 만들어진다. 그렇게 동료들 속에서 배워지는 것이다. 그러면 저걸 실천할 것이다. 그러고 나면 내년, 내후년이면 저 사람들이 썼던 언어를 저들이 쓸 것이다. 그건 자기들의 언어이다. 그렇게 내년이 되면 더 많은 교사들이 저런 개념어를 쓸 것이다. 그게 경험을 통해 내 것으로 체화된 것이고, 경험을 통해 체화되는 과정이 교사들의 성장이다.

학습공동체에 소속되면서 교사들은 “협력을 책무로 생각하고” 관계와 동료성을 통해 “공동의 비전을 가지고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함께 체화된 경험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고 한다(S교장, U교사). 교사들간의 학습공동체라는 전문성 공동체가 만들어지면 교육과정 재구성, 학년별 교육과정의 주제중심으로 통합 등 다양한 형태로 집단지성을 발휘하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 하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5개의 연구사례 학교에서는 교사 공동체의 발달 단계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모든 지역의 모든 혁신학교에서 이러한 발달 단계가 확인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예컨대 연구사례 학교는 아니지만 본 연구의 전문가 협의회나 심층면담에 참여한 다른 혁신학교의 교장이나 교사들의 경우 소속된 학교에서는 때로는 생활공동체 단계가 생략된 채 바로 학습 공동체 단계로 이행하기도 하고, 처음부터 수업에 대한 논의에서 출발하여 학습공동체 구축에 초점을 두기도 하는 등 반드시 이러한 발달 단계를 거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발달 단계를 막론하고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발견되는 공통된 특징은 “모든 교사들이 같이 작업해서 같이 실천하는” 공동 성장을 특징으로 한다는 점이다(S교장).

V. 결론 및 논의

학교 교사들은 개별적 성장이 아니라 집단 성장이 되어야 한다. 함께 고민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전제는 교사모임, 즉 공동체 구축이다. 이는 곧 개별 교사가 아니라 학교에 책무를 묻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본 연구의 사례 학교들에서 교사 공동체 문화를 강조하는 까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예컨대 M초등학교에서는 공동성장을 통해 학급 간, 교사들 간 격차를 줄여서 어느 학년, 어느 교사에게 아이를 맡겨놓아도 신뢰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기존처럼 개별 교사가 교실에 고립되는 교실공화국이면 개별 담임의 역량으로 평가되고, 다른 반 담임이랑 비교되고 학부모들 박수를 못 받으면 자존감이 상하지만, 교사 공동체에서는 전체가 같이 가니까 내 탓이라는 데서 벗어날 수가 있다고 교사들은 말하였다. 결론 부분에서는 사례연구에서 발견한 교사 공동체의 발달 양상을 토대로 향후 교사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점을 제언으로 제안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직문화를 학습공동체로 바꾸어야 한다. 교직문화가 바뀌면 나머지는 학교단위나 교사 개인 차원에서 스스로 할 것이라고 교사들은 주장하였다. 미래학교의 교사 전문성은 전문적 학습공동체에서 비롯된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은 교사의 성장은 학교 내의 교사들이 수업과 생활지도를 주제로 함께 고민하고 실천할 때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소속된 학교의 교육 문제를 분석 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성찰한 뒤 이를 동료교사와 함께 실천할 때 수업과 생활지도가 바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즉, 전문적 학습공동체 형성을 통해 교원들이 성장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통해 교사의 동료성을 발현하게 하고, 자발성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교사들은 지적하였다.

둘째, 학습공동체 차원에서 자율적인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이라는 요구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 단위학교 교육의 발전은 학교의 철학 및 비전을 공유하고 실현함으로써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학교 안에서 학교를 바꿀 수 있는 힘이 학습공동체 즉, 교사들 간의 전문적 협력이라고 주장하였는데, 이는 학습공동체가 이러한 비전의 공유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즉,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에 제시된 교육목표나 성취기준을 해석해내는 단위가 개별 교사 수준이 아니라 교사 학습공동체의 수준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학습공동체의 형성은 교육활동의 안정화와 내실화를 동시에 꾀할 수 있는 방편이기도 하다. 나아가 단위학교 학습공동체는 지역사회의 특징을 파악하고 이를 학교교육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같이 고민하고 기획하여 추진할 수 있는 교육적 실천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실천력에서 학교의 독특성이 나온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하였다.

셋째, 학습공동체가 연구공동체(research communities)의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교사의 학습은 공유와 협력을 통한 집단적 성장을 꾀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은 학습공동체를 통한 실행연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즉, 학습공동체를 통해 동학년 동교과 교사들이 공동연구와 공동실천의 경험을 공유하고 문제해결, 반성적 사고 등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학교 구성원들의 집단지성으로 학교단위 문제 해결을 위해 연구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실천하는 역할이 중요하므로 학습공동체를 실행연구 시스템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하였다.

단위학교 안에서 형성된 학습공동체는 실천적 상황과 실행 속에서 문제를 찾고 그 과정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나아가, 사례 학교들에서 볼 수 있듯이 학교안 학습공동체 에서는 경쟁적 기제를 통해 성장하고 영웅을 만들어내기보다는, 교사들이 관계적으로 성장하고 실천과 실행 속에서 나름의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한다. 이러한 교사 공동체 문화에서는 공개와 공유전략이 강조된다. 교사들이 함께 공동대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과 수요가 점증할수록 공동작업, 공동실천, 협업문화를 특징으로 하는 학습공동체에 대한 필요도 더욱 커질 것이다. 즉, 집단지성을 발휘한 공동작업과 공동실천의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을 구현하고, 동료성을 토대로 학습자 배움 중심의 수업을 구현함으로써 지금의 교사전문성 위기상황에 대처해나가야 할 것이다.

Notes

1) 본 연구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2014)에서 수행한 보다 큰 연구인 ‘단위학교 교사 학습공동체 구성을 통한 학교 교육과정 편성 운영 방안’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된 것이다. 본 논문에서는 ‘단위학교 교사 학습 공동체 구성’과 관련된 부분만을 수정 보완하여 다루고자 한다.

2) 본 연구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2014)에서 수행한 보다 큰 연구인 ‘단위학교 교사 학습공동체 구성을 통한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방안’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된 것이다. 보다 큰 연구에서는 약 10여개의 사례 학교가 참여하였지만, 교사 공동체 형성 및 발달과 관련된 데이터의 출처가 된 사례 학교는 총5개 교에 집중되었으며, 본 논문에서는 이들 학교를 중심으로 연구 결과를 논의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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