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평가연구

초·중·고 교과서의 고령화 사회 관련 내용 분석-사회, 도덕, 실과(기술 · 가정) 교과서를 중심으로1)-

박윤경1,*, 설규주2,**, 구정화3
Yun-Kyoung Park1,*, Kyu-Joo Seol2,**, Jeong-Hwa Koo3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청주교육대학교 부교수
2경인교육대학교 부교수
3경인교육대학교 교수
1Associate Professor, Cheongju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2Associate Professor, Gyeongin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3Professor, Gyeongin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제1저자, realpyk1@cje.ac.kr
**교신저자, qzoos@ginue.ac.kr

© Copyright 2015,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ShareAlike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sa/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Jan 08, 2015 ; Revised: Feb 05, 2015 ; Accepted: Feb 23, 2015

Published Online: Mar 31, 2015

요약

이 연구에서는 초·중·고 교과서에서 고령화 사회 관련 내용을 다루는 방식을 확인하기 위해 고령화에 대한 관점, 고령화 사회 대비 주체, 고령화 사회 대비 내용을 중심으로 사회, 도덕, 실과(기 술·가정) 교과서 57권에 대한 내용 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첫째, 고령화에 대한 관점의 측면에서는 고령화를 중립적인 사회 현상으로 보거나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보다는 부정적인 프레임 속에서 다루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고령화 사회 대비 주체의 측면에서는 국가 및 사회 책임과 같이 공적 차원의 대비를 강조하는 내용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반면, 개인 및 가족 책임과 같이 사적 차원의 대비를 다룬 내용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고령화 사회 대비 내용과 관련하여, 먼저 사적 영역에서의 대비 내용인 생애 설계 및 노후 준비의 측면에서는 재무 중심의 대 비를 강조하는 데 비해, 여가 및 자기계발, 인간관계에 대한 언급은 상대적으로 적고, 건강 및 보건에 대한 언급은 매우 부족하였다. 한편, 공적 영역에서의 대비 내용인 노인 복지의 측면에서는 금전, 직업 및 진로, 건강 및 보건, 환경 및 시설 관련 내용이 비교적 고루 다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초·중·고 교과서에서 고령화 사회는 국가 및 사회적 차원의 대비를 요구하는 위기 현 상으로 포착되고 있었다. 이는 고령화라는 거스를 수 없는 사회 변동 양상에 내포된 개인적, 사회적 의미를 균형 있게 인식하고 다차원적인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향후 교과서에서 고령화 사회에 대한 ‘위기 관리’ 또는 ‘위험 관리’ 프레임을 넘어 ‘기회 관리’ 또는 ‘생애 관리’ 프레임이라는 대안적 관점과 함께 다양한 대응 전략을 균형 있게 다루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ABSTRACT

This study aims to analyze how content on aging society is dealt with in social studies, ethics, and practical arts (technology and home economics) textbooks of elementary, middle and high schools. For this purpose, a total of 57 textbooks were analyzed both quantitatively and qualitatively. Three analysis perspectives were employed for this study: 1) the perspective on aging, 2) the agent of preparation for aging society, and 3) the content of preparation for aging society. The main findings are as follows: Firstly, in terms of the perspective on aging, aging has been dealt with in a remarkably negative framework rather than in the framework of a neutral phenomenon or positive evaluation. Secondly, in terms of the agent of preparation for aging society public responsibility taken by the government and society has been more emphasized than private responsibility taken by individual citizens and their families. Thirdly, in terms of the content of preparation for aging society, financial preparation for aging has been stressed while the aspects of leisure and self-improvement, human relation and heath has been relatively occrsionaiy discussed, and medical and health issues have been rarely mentioned. By and large the concept of aging society in elementary, middle and high school textbooks has been addressed as a phenomenon of crisis for which responsive actions should be taken on a national and social level. Based on these findings, in addition to the perspective of “crisis or risk management, that of “opportunity or life cycle management” has been suggested as an alternative perspective to aging society, and it has been pointed out that diverse responsive strategies should be discussed in a balanced manner in social studies, ethics, and practical arts textbooks.

Keywords: 고령화 사희; 생애 설계; 노후 준비; 노인 복지; 초·중등 사희; 도덕; 실과 교과서
Keywords: aging society; life design; preparation for old age; welfare for the aged; elementary and secondary school textbooks

I. 서론

우리 사회에서 고령화는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니라 당면한 현실로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기업, 시민 사회 등 각계에서 고령화에 대한 분석과 대응 노력을 계속하고 있으며 학교 교육에서도 고령화를 중요한 교육 내용으로 다루고 있다. 현재의 중장년층 및 노인 세대는 고령화의 개인적, 사회적 의미에 대해 미처 생각할 틈 없이 고령화 사회를 맞이함에 따라 이에 대해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김태준, 2014). 미래 세대가 기성세대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돕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 속에서 고령화 관련 내용을 충분히 그리고 의미있게 제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 학교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교과서에서 고령화 사회 관련 내용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2015년에 초·중·고의 교과 교육과정이 새로 고시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작업은 시의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교과서는 공교육 체계 속의 공식적인 학습 자료이기 때문에 학습자에게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교과서에서 특정 내용을 포함하고 있느냐의 여부는 물론, 그 내용을 어떤 관점과 방식으로 다루느냐 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이다. 고령화 관련 내용도 마찬가지이다. 2007 개정 교육과정 이후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에 본격적으로 고령화가 포함되면서 여러 교과서에서 고령화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다. 고령화가 개인 및 국가 차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초·중·고 교과서에서 고령화 관련 내용을 비중 있게 다루는 것은 당연하다(Peer, 2006).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고령화를 다룰 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어떤 관점에서 제시하는 것이 학생들이 고령화 사회의 다양한 측면을 이해하고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도록 하는 데 적합한지에 대한 연구가 지속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초·중등 교과서 속에서 고령화 관련 내용이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그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고령화 사회에 대한 관점, 고령화 사회 대비 주체, 고령화 사회 대비 내용이라는 세 가지 분석 준거를 설정하였다. 이를 활용하여 고령화 관련 내용을 주요 학습 요소로 다루고 있는 사회, 도덕, 실과 관련 교 과의 초·중·고 교과서를 분석하고자 한다. 세 교과의 초·중·고 교과서에 대한 비교 분석을 통해 개별 교과나 특정 학교급의 경계와 특성을 넘어서 학교 교육 속에서 고령화 사회 관련 내용이 제시되는 전반적인 경향과 문제점을 더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종합적이고 비교론적인 분석 결과를 토대로 향후 교과서에서 고령화 사회 관련 내용을 다룰 때 유의하거나 고려할 점들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II. 이론적 배경

1. 고령화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 및 대응 양상

고령화 사회 (Aging society) 란 전체 인구 중에서 노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하는 사회를 말한다(정순둘, 정윤경, 2012, p. 541). 보통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라고 정의한 다. 한 사회의 고령화는 사회 구성원의 평균 수명 연장과 출산률의 감소라는 두 가지 요소가 결합되어 나타나는데(Macionis, 2001, pp. 383-384), 이는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발견되는 일반적인 추세이다(김미숙 외 역, 2009, p. 175; 안세민 역, 2014).

인구 성장을 포함한 다수의 인구 문제가 서로 다른 관점이 대립하는 논쟁적인 성격을 갖는 것 처럼(Rath, 1993; Moor, 2008; Ratner, 2004; Wasserman, 2011), 고령화 사회에 대해 서도 부정적인 관점과 긍정적인 관점이 대립하고 있다. 먼저 고령화 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 에서는 고령화 사회를 사회의 균형과 발전을 저해하는 위기이자 위험 요소로 파악한다. 고령화 사회의 도래가 개인 생활 및 사회 전반에 걸쳐 커다란 변화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이를 ‘문제’로 인식하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구체적으로 연금 수요 및 의료비 증가 등 노인층에 대한 부양 부담의 증가, 생산 인구 감소에 따른 국가 경쟁력 약화, 노인층과 비노인층 간의 갈등 심화 등이 고령화 사회가 직면한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된다(Newman, 2010, pp. 426-442; 박형수, 홍승현, 2011; 정순둘, 정윤경, 2012, p. 542). 한국 사회에서는 고령화 사회에 대한 위기론적 담론이 지배적인데, 이는 ‘압축적인 고령화’라고 불릴 만큼 고령화의 속도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전국지리교사연합회, 2011; 정순둘, 박현주, 김보경, 2011, pp. 204-205).

이와 달리 고령화 사회에 대한 긍정적 관점에서는 고령화 사회로의 변화를 사회적으로 대응 이 가능한 도전이자 기회 요소로 파악한다. 이 관점에서는 고령화 사회에 대한 위기론적 전망이 과장되어 있거나 사회 변화에 대한 잘못된 예측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비판한다(Anderson & Hussey, 2000; Johnson, 1999: 정순둘, 박현주, 김보경, 2011, p. 206에서 재인용). 예를 들어, 노인층에 대한 부양 부담을 측정하는 부양 지수와 같은 척도의 오류 가능성이나 노인의 료비 증가에 대한 과장된 예측 등이 문제로 제시된다(Gee, 2002; Reinhardt, 2003: 정순둘, 정순경, 2012, p. 543에서 재인용). 또한, 고령화 사회에 대한 관점 전환은 노인 및 노화에 대한 중립적이거나 긍정적 인식의 출현과도 관계가 깊다. 이는 노인 및 노화에 대한 인식이 사회 적으로 구성된 것이라는 점에서 노인층을 단지 의존적 집단으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며 노인의 생산 능력, 가족 내 비공식 돌봄 노동, 자원 봉사 등을 통한 사회적 기여 등을 강조한다는 특징이 있다(김미숙 외 역, 2009, pp. 171-172). 그리고 경제적 측면에서 노인층이라는 새로운 시장과 이들을 위한 산업의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고령화 사회를 기회로 인식하기도 한다.

한편, 고령화에 대한 중립적 관점은 ‘평가적 측면보다는 ‘기술(記述)’적 측면의 성격이 강하다. 부정적 관점이나 긍정적 관점이 고령화의 양상이나 전망과 관련하여 각각 어느 특정한 측면과 방향을 강조하는 것에 비해, 중립적 입장에서는 그러한 판단 대신 양면적일 수도 있는 고령화 현상 자체를 제시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이처럼 고령화 사회에 대해 부정적 관점과 긍정적 관점이 대립되거나 중립적 입장이 병존하는 것이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고령화 사회라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이건, 그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서이건 국가 및 사회는 물론 개인 차원의 대비가 충실히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그런데 최근 한국 사회 및 사회 구성원의 고령화 사회에 대한 인식 및 대응 양상을 살펴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령화 사회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에 비해 구체적인 준비와 대응 양상은 제한적이며(보건복지부, 2011), 특히 고령화 사회 대비에 대한 인식이 주로 경제적 차원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2000년 이후 발행된 신문 기사를 통해 고령화에 대한 인식과 대책을 간접적으로 분석한 연구(정순돌, 박현주, 김보경, 2011)에 따르면, 고령화 사회에 대한 관심 정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 며, 고령화 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긍정적이거나 중립적인 인식이 공존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응은 노후 소득, 고용 문제, 국가 재정 및 예산 등 주로 경제적인 영역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개인 및 가족, 건강 영역, 사회적 영역 등에 대한 관심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 사회의 영향이 단지 개인 및 사회의 경제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신체적, 심리적, 문화적 차원의 변화를 수반한다는 점에서, 고령화 사회와 관련하여 다차원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균형 있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Macionis, 2001, pp. 386-388). 한편, 20세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령화 사회에 대한 응답자들의 인식은 상당히 부정적인데, 개인적 노화에 대한 불안감이 높을수록 고령화 사회를 더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정순둘, 정윤경, 2012). 이에 비추어 고령화 사회와 관련하여 단지 국가 및 사회적 대비 뿐만 아니라 개인의 생애 및 노후와 관련된 준비를 교육 내용으로 다룰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상의 논의에 비추어 볼 때, 고령화 사회와 관련하여 교과서에서 고령화 사회에 대한 관점, 고령화 사회의 주체 및 구체적인 대비 내용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고령화 사회와 관련된 교육 방향을 설정하는 작업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2. 선행 연구 분석

고령화 사회와 관련된 연구들은 전반적으로 학교 인구 교육의 맥락 속에서 주로 사회, 도덕, 실과(가정·기술) 교과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윤인경, 남상준, 차우규 외, 2007; 황인표, 2007; 김태헌, 2008; 추병완, 2010; 최지희, 2011; 한세롬, 2011; 서태열, 임은진, 2013). 고령화 사회에 대한 교과서 분석 연구 역시 주로 포괄적인 학교 인구 교육이나 저출산·고령화 교육의 맥락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윤인경, 강란혜, 한정란 외, 2007; 윤인경, 박 선영, 2007; 양정혜, 2007; 이미란, 윤인경, 2008; 윤인경, 2011; 박윤경, 2012; 설규주, 2013; 옥일남, 2014).

위 연구들 중에서 교과서에서 나타난 노인 및 고령화 관련 내용을 좀 더 집중적으로 분석한 연구들을 몇 가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윤인경, 박선영 (2007)은 제7차 교육과정의 가정 교과서를 저출산·고령화 사회 대비 학교 교육의 목표 및 내용 기준에 따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노인 부양에 대한 삽화가 피상적으로 제시되어 있을 뿐, 이와 관련된 본문 내용은 제시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 교과서에는 고령자를 주로 조부모로 묘사하는 내용이 제시되어 있으며 고령자의 일반적인 특성이나 역할 등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내용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노년기 대비와 관련한 내용은 제시되어 있지 않았다. 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신체적, 경제적 측면에서의 노년기 대비 관련 내용이 제시되어 있지만 직업 준비나 복지 관련 내용은 강조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란, 윤인경(2008)은 제7차 교육과정의 도덕, 사회, 실과(기술·가정) 교과서의 저출산, 고령화 관련 내용을 분석하였다. 이 중 고령화 관련 내용은 고령화의 의미, 고령화의 단계와 특징, 고령화의 명암, 고령화의 전망 등을 포함하고 있다. 해당 내용은 주로 사회 교과서에서 다루어지고 있는데, 특히 중학교 지리 영역에서 고령화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연구를 통해 고령화 관련 내용이 교과 간, 학년 간에 균형있게 제시되지 못하고 특정 교과 및 학년에 집중적으로 배치되어 있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세롬(2011)은 2007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집필된 사회 교과서의 인구 교육 관련 내용을 분석하였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사회 교과서에 나타난 인구 관련 내용과 학습 활동 등을 분석하여 고령 사회에 대응하는 인구 교육 내용 범위의 적합성과 내용 조직의 적절성을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고령화 현상과 관련한 내용의 상당 부분이 동일한 수준에서 단순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그러한 양상이 계속될 경우 학습자들이 고령화를 중요한 사회 현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식상하고 지루하게 여기며 관습적인 차원으로 받아들일 우려가 있다는 점을 비판하고, 학년 단계가 높아질수록 내용을 심화,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설규주(2013)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중학교 사회 교과서에서 저출산·고령화 관련 내용을 분석하였다. 중학교 사회 교과서 12권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고령화 관련 용어가 일부 누락되거나 부정확한 경우가 있었고, 고령화 관련 내용을 여러 단원에서 다루면서 중복되거나 내용이 불일치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또한, 고령화의 부정적 측면이 주로 강조되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그러한 문제점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사회 교과서 집필 시 고령화 관련 용어 및 통계의 정확성을 제고하고 동일 내용 요소의 중복성 확인 및 조정이 필요 하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고령화의 위협적 요인과 함께 기회의 측면도 제시하고 기성세대만이 아니라 청소년 세대에게도 유용하고 적합한 관점 반영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위의 선행 연구들은 고령화 관련 내용을 다루기에 적합하다고 판단된 교과들의 교과서를 분석하여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또한, 고령화 현상의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지에 대한 교과 간 차이도 어느정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하지만 기존 연구들이 대체로 포괄적인 인구 교육 차원에서 고령화에 대한 내용을 일부 포함하여 분석하거나 저출산·고령화 현상을 하나로 묶어서 분석한 것과 달리, 본 연구는 본격적으로 고령화 현상을 중심으로 교과서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인간존중, 가족 등과 같이 다소 포괄적인 분석 준거 대신 고령화에 대한 관점, 고령화 대비 주체, 고령화 대비 내용과 같이 고령화 사회 대비와 관련하여 논의의 초점이 되고 있는 내용을 세분화된 준거로 활용함으로써 고령화 사회에 특화된 분석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III. 연구 방법

1. 분석 대상 및 범위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고령화 사회 관련 내용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이 연구에서는 고령화 주제와 관계가 깊은 사회과, 도덕과 및 실과과(기술·가정) 교과서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사회과의 경우에는 초·중·고등학교의 사회와 함께 고등학교 선택 과목인 경제, 사회·문화 및 한국 지리 교과서를 분석 대상에 포함하였다.

구체적인 교과서 분석 대상 선정과 관련하여, 국정 교과서인 초등학교 사회 및 도덕 교과서는 모두 분석 대상에 포함하였고, 검정 교과서인 초등학교 실과 교과서, 중학교 및 고등학교 교과서는 시장 점유율 상위 3위까지의 교과서를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최종 선정된 교과서는 총 57권이다.2) 이를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표 1. 교과서 분석 대상
구분 교과서 발행 제도 발행 총수 분석 대상 (권수) 교육과정
사회 사회(사회과탐구) 3-1, 3-2 국정 2 2 9 27 2007 개정
4-1, 4-2 2(1) 3
6-1, 6-2 2(2) 4
사회 1 검정 6 3 6 2009 개정
사회 2 6 3
사회 1학년 9 3 12 2007 개정
경제 2-3학년 3 3
사회ㆍ문화 3 3
한국지리 5 3
도덕 도덕 3-1, 3-2 국정 2 2 6 15 2007 개정
4-1, 4-2 2 2
5 1 1
6 1 1
도덕 1 검정 5 3 6 2009 개정
2 5 3
도덕 1학년 5 3 3 2007 개정
실과(기술ㆍ가정) 실과 5학년 검정 8 3 6 15 2007 개정
6학년 7 3
기술ㆍ가정1 1-3학년 검정 11 3 6 2009 개정
기술ㆍ가정2 11 3 2009 개정
기술ㆍ가정 1학년 6 3 3 2007 개정
총합 57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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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분석 범위는 각 교과서에서 고령화 및 노후 준비 등과 관련된 내용을 주로 다루는 단원을 중심으로 설정하였다. 대단원을 기준으로 할 때, 사회과 교과서에서 47개 단원(초등학교 사회 교과서 6개, 중학교 사회 교과서 15개,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 5개, 경제 교과서 3개, 사회·문화 교과서 10개, 한국지리 교과서 8개), 도덕과 교과서에서 29개 단원 (초등학교 5개, 중학교 18개, 고등학교 6개 단원), 그리고 실과(기술·가정) 교과서에서 18개 단원(초등학교 6 개, 중학교 6개, 고등학교 6개 단원)이 주된 분석 범위에 해당한다.3)

2. 분석틀

교과서 내용 분석틀은 고령화 사회 관련 선행 연구와 교육과정 문서 등을 참고하여 선정되었다. 선행 연구에서는 대체로 고령화를 인구 교육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인구 교육에서는 인구 관련 사회 변동 양상에 대한 기본 인식을 토대로 하여 그러한 변동에 대한 규범적 처방 (즉, 대응 방향)을 제시한다. 고령화 현상 역시 인구 관련 사회 변동의 하나로서 이러한 틀 속에서 분석할 수 있다. 또한, 고령화 관련 교과 교육과정에서도 역시 고령화 현상에 대한 인식과 대응이 핵심 내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를 좀 더 구체화, 세분화하여 본 연구에서의 분석틀은 크게 고령화에 대한 관점, 고령화 사회 대비 주체, 고령화 사회 대비 내용의 세 가지 영역으로 구성되었다. 고령화 사회 대비 내용은 다시 사적 대비 영역인 생애 설계 및 노후 준비와 공적 대비 영역인 노인 복지로 구분하였다. 영역별 분석 관점과 세부 분석 항목은 <표 2>와 같다.

표 2. 고령화 사회 교과서 내용 분석틀
분석 영역 분석 관점 세부 분석 항목
고령화에 대한 관점 고령화를 어떻게 인식하는가? 1) 고령화 현상 (중립적 관점)
2) 고령화 문제 (부정적 관점)
3) 고령화 효과 (긍정적 관점)
고령화 사회 대비 주체 고령화 사회 대비 주체를 누구로 보는가? 1) 개인 · 가족 책임 (사적 책임)
2) 국가· 사회 책임 (공적 책임)
3) 공적 · 사적 책임
고령화 사회 대비 내용 생애 설계 및 노후 준비 (사적 측면) 생애 설계 및 노후 준비의 어떤 측면을 강조하는가? 1) 재무 측면
2) 인간관계 측면
3) 건강·보건 측면
4) 여가·자기 계발 측면
노인 복지 (공적 측면) 노인 복지의 어떤 측면을 강조하는가? 1) 금전 영역
2) 직업·진로영역
3) 건강·보건 영역
4) 환경·시설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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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분석 준거는 고령화를 다루는 관점에 대한 것으로 현행 교과서가 고령화를 어떻게 인 식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고령화에 대한 관점은 크게 중립적인 관점에서 고령화 자체를 하나의 사회 변화 현상으로 다루는지, 아니면 긍정적인 관점에서 고령화의 효과를 다루는지, 또는 부정적인 관점에서 고령화의 문제를 다루는지 여부로 구분된다. 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 교과서에서 고령화 사회를 제시하는 관점상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분석 준거는 고령화 사회 대비 주체에 대한 것으로 교과서가 고령화 사회 대비 주체를 누구로 규정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고령화 사회 대비 주체로서 개인이나 가족(사적 차원), 국가나 사회(공적 차원) 중 어느 쪽에 비중을 두는지, 아니면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책임을 모두 강조하는지로 구분된다. 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 교과서가 고령화 사회 대비와 관련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역할을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세 번째 분석 준거는 고령화 사회 대비 내용에 대한 것으로 교과서가 고령화 사회와 관련하여 어떤 측면의 대비를 강조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고령화 사회 대비 내용은 다시 사적 차원과 공적 차원의 대비로 구분된다. 사적 차원의 대비와 관련된 생애 설계 및 노후 준비 영역의 세부 내용은 크게 재무, 인간관계, 건강 및 보건, 여가 및 자기계발의 측면으로 구성되고, 공적 차원의 대비와 관련된 노인 복지 영역의 세부 내용은 크게 금전, 직업 및 진로, 건강 및 보 건, 환경 및 시설 관련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 교과서가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내용 중 어떤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를 사적 차원과 공적 차원으로 구분하여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3. 분석 방법 및 절차

교과서 내용 분석 방법은 고령화 대비 관련 내용에 대한 질적 분석과 양적 분석을 동시에 수행하는 혼합 방법 (mixed method)을 채택하였다(Creswell, 2011, pp. 271-272). 이는 교 과서에 나타난 고령화 사회 대비 관련 내용에 반영된 관점을 확인하는 것과 함께 관련 내용의 전반적인 분포 현황을 파악하는데 적합한 전략이다. 내용 분석 절차는 크게 3단계로 진행되었는 데 이를 정리하면 <표 3>과 같다.

표 3. 내용 분석 단계
단계 분석 초점 세부 단계
1 교과서에 있는 고령화 사회 관련 내용 추출 및 분석 영역에 따라 분류 - 교과서에서 고령화 사회 및 노후 대비 관련 내용을 모두 추출
- <표 2>의 분석틀에 제시된 분석 영역 및 분석 관점에 따라 추출된 내용 분류
- 텍스트 자료(본문, 탐구 활동, 읽기 자료 등)와 이미지 자료(사진, 삽화, 그래프 등)를 모두 포함
2 분석 영역별 세부 항목 분류 및 계량화 - 1단계의 내용 추출 및 의미 분석 결과를 분석 영역별 세부 항목에 따라 분류
- 중단원을 분석 단위로 설정하여 빈도 수 측정 및 계량화4)
- 1단계 분석에서 반영하지 못한 내용이나 해석의 오류가 없는지 여부를 검토 및 수정
3 1, 2단계 분석 결과에 대한 교차 분석 및 검토 - 교과별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를 분석 영역별로 종합
- 각 분석 영역 내에서 학교급과 교과별로 빈도와 비중 계산
- 1, 2단계에서 이루어진 개별 연구자의 분석 내용을 다른 연구자가 교차 검토하여 오류 내용 확인 및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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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1단계와 2단계는 연구자별로 교과를 분담하여 모든 분석 영역에 대한 내용 분석을 수행하고 3단계는 연구자별로 분석 영역을 분담하여 모든 교과에 대한 내용 분석을 수행함으로써, 자료 분석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높이고자 하였다. 계량화 작업의 기초가 되는 2단계 분석 결과의 일부 내용을 예시하면 <표 4>와 같다.

표 4. 교과서 내용 분석 예시: 중학교 사회 교과서
교과서 단원 분석 영역 세부 항목 교과서 내용 및 쪽수
B X-3 고령화에 대한 관점 1) 고령화 현상
2) 고령화 문제
(본) 늙어 가는 대한민국-고령화 발생 배경 (218)
(자) 노년 인구(5세 이상) 변화 (218)
(본) 저출산·고령화의 문제점 (219)
고령화 대비 주체 2) 국가·사회 (본) 저출산·고령화 대응 방안-국민 연금, 경제 활동 장려 (219)
13-3 고령화 대비 내용: 생애 설계·노:후 준비 2) 재무 측면 (자) 수명은 증가하는데 노후 준비는 부족하다, 연령대별 자산 관리 이렇게 하세요. (281)
M VI-3 고령화에 대한 관점 1) 고령화 현상
2) 고령화 문제
(본) 우리나라의 인구 문제-고령화 진행 전망과 문제, 농촌 지역의 고령화, 고령화 대비 정책 (연금, 일자리, 주택, 여가, 요양 등 시설) (123)
(활) 너무 빨리 늙어가는 한국-인구 문제와 대책 (127)
고령화 대비 주체 2) 국가·사회
X-3 고령화 대비 내용: 노인 복지 2) 직업·진로 (자) 일본 고령화 문제 대책-고령자 취업 교육 기회 제공, 정년 연장
(사) 지팡이를 짚고 벤치에 앉아 있는 노인 (196)
C 14-1 고령화에 대한 관점 2) 고령화 문제 (본) 우리나라의 고령 사회 진행에 따른 문제-노년 인구 (65세 이상)의 노후 문제 (258)
(활)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갈등ᅳ부모 부양 갈등, 노인 세대와 젊은 세대 간 문화 충돌, 상속 및 돌봄 갈등 (261)

* (본) 본문, (사) 사진, (삽) 삽화, (활) 활동, (자) 자료, () 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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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고령화 사회 관련 교과서 내용 분석

1. 고령화에 대한 관점

교과서에서 고령화 내용을 다룰 때 현상 자체를 중립적으로 다루는지, 아니면 긍정적인 측면에서 그 효과를 다루는지, 또는 부정적인 관점에서 문제의 차원으로 다루는지에 대해 교과서 내 용의 양적 분포를 분석한 결과는 <표 5>와 같다.

표 5. 고령화에 대한 관점 분석 결과 (단위: 건, 괄호 안은 %)
구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소계(교과별) 합계
사회 도덕 실과 사회 도덕 실과 사회 도덕 실과 사회 도덕 실과
1) 고령화 현상 2 (25.0) - 1 (100.0) 3 (23.1) - 1 (33.3) 13 (38.2) - - 18 (32.7) - 2 (50.0) 20 (33.9)
2) 고령화 문제 4 (50.0) - - 9 (69.2) - 2 (66.7) 16 (47.1) - - 29 (52.7) - 2 (50.0) 31 (52.5)
3) 고령화 효과 2 (25.0) - - 1 (7.7)) - - 5 (14.7) - - 8 (7.7) - - 8 (13.6)
소계 8 (88.9) - 1 (11.1) 13 (81.3) - 3 (18.7) 34 (100.0) - - 55 (93.2) - 4 (6.8) 59 (100.0)
9 (15.3) 16 (27.1) 34 (57.6) 5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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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전체적으로 총 59회에 걸쳐 고령화에 관한 관점을 다루고 있다. 세부 항목별로는 고령화를 사회 현상 그 자체로 중립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20건으로 33.9%를 차지하며, 고령화를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31건으로 52.5%를 차지한다. 반면에 고령화 효과를 중심으로 서술한 것은 8건으로 13.6%를 차지하였다.

이러한 양상은 교과별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우선 사회과의 경우 전체 55건(93.2%)을 다루고 있어 고령화 관점에 대한 내용이 거의 사회과에서 다루어짐을 알 수 있다. 그 중 ‘고령화 현상’에 초점을 둔 경우가 32.7%(18건)이고, ‘고령화 문제’에 초점을 둔 경우가 52.7%(29건), ‘고령화 효과’에 초점을 둔 경우가 7.7%(8건)이었다. 이러한 경향은 사회과에서 인구 문제를 다루면서 고령화 사회의 도래와 그로 인한 사회 부양 문제 등을 다루기 때문이다. 도덕과의 경우는 초, 중, 고 모든 교과서에서 고령화를 다루고 있지 않다. 이는 도덕과가 고령화 현상 자체 보다는 노인에게 어떤 태도를 보이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과 관련이 있다. 실과의 경우는 전체 4건(6.8%)을 다루는데, 그 중 50.0%(2건)가 ‘고령화 현상’을 다루고 있고 나머지 50.0%(2건)가 ‘고령화 문제’를 다루고 있다. 실과의 경우 생애 주기나가 족생활 등에서 고령화를 관련지어 다루기 때문에 고령화에 대한 관점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내용이 적고 고령화의 효과 등에 대한 언급이 거의 다루어지지 않는다.

학교급별로 비교하면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는 9건으로 15.3%, 중학교는 16건으로 27.1%, 고등학교는 34건으로 57.6%이다.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고령화에 대한 관점을 다루는 서술이 많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모든 학교급에서 ‘고령화 문제’ 측면에서 다루는 것이 ‘고령화 현상’이나 ‘고령화 효과’ 측면에서 다루는 내용보다 더 많음을 알 수 있다.

교과서가 고령화를 다루는 관점을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기 위해서 교과서 본문 내용이나 삽 화 등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고령화를 현상 그 자체로 기술하는 내용에서는 우리나라가 고령 화 사회로 진입 하게 된 배경 (평 균 수명의 증가)’과 ‘우리나라 고령 화의 급속한 전개 양상’을 주로 서술하고 있다. 더불어 ‘농촌 지 역의 고령화 현상’을 별도로 언급하는 경우도 있다.

  • 우리나라는 새로 태어나는 아기의 수는 점점 줄고, 전체 인구에서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늘어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들어섰다. [사회-초-6-1-p. 46]

  • 경제 발전과 의학 기술 발달 등으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인 인구가 급증하여 인구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에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였다. [사회-중1-B-p. 137]

  • 현대 사회는 이러한 근대 사회의 특징을 바탕으로 정보화, 세계화, 고령화라는 새로운 사회 변동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 [사회-고-B-p. 186]

둘째, 고령화 문제에 초점을 두어 고령화 현상을 서술하는 교과서 내용은 기본적으로 고령화를 현재 우리 사회가 경험하는 중요한 사회 변동이면서 동시에 문제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세부적으로 고령화로 인한 문제 양상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보면 ‘노인 부양의 부담 증가’, ‘경제 성장 둔화’, ‘국가 경쟁력 약화’, ‘노인 문제 발생’ 등을 제시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보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이러한 문제적 접근에서는 노인 개인의 생활 문제 등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국가·사회적 차원에서 사회 발전에 부정적인 요인임을 강조하는 경우도 있다.

  • 이러한 저출산과 고령화는 미래에 노동력의 부족, 사회 부양의 문제 등을 일으켜 사회 발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사회-초-4-2-p. 114]

  • 노년층을 부양해야 하는 청장년층의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동시에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국가 경쟁력의 약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또한 노년층의 질병, 빈곤, 소외와 같은 노인 문제도 나타 난다. [사회ᅳ중1-B-p. 137]

  • 이러한 현상은 인구 구조 및 규모의 변화를 가져와 사회 전반에 큰 부담과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를테면, 노동력 부족 현상과 노인 부양 부담의 증가, 의료비 증가와 노후 불안, 가족문제 등을 발생시킬 수 있다. [사회-고-G-p. 185]

고령화 문제의 관점에서 교과서에 제시되는 내용은 본문 내용만이 아니라 삽화 자료를 통해 서도 제시된다. 예를 들어, 다수의 교과서에서〔그림1〕과 같은 시각 자료를 통해 고령화 사회에서 유소년 인구나 앞으로 태어나는 인구가 노인 인구를 부양해야 되는 부담이 매우 크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러한 삽화 자료는 고령화를 사회 문제라는 측면보다는 학생 자신들에게 부 과되는 문제로 인식하게 하여 고령화 문제를 더 부정적으로 보게 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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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고령화 문제의 관점(사회-초-6-1-p.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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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고령화 효과 관점에서 고령화를 다루는 내용은 그리 많이 서술되어 있지 않다. 구체적으로 노인 인구의 증가에 따라 나타나는 ‘실버산업의 성장’, ‘사회에 대한 노인의 영향력 증대’, ‘노인들의 새로운 활동 증가’ 등을 주로 다룬다.

  • 실버산업이 성장하고, 노인들의 사회적·정치적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다. [사회-고-B-p. 191]

  • 신노인층은 미래 지향적 인생관을 가지고 있으며 노년기를 자기실현의 기회로 삼고 제3의 인생이라고 본다. [사문-K-255]

교과서에서 고령화에 대한 내용을 어떤 관점에서 주로 다루는지 살펴본 결과, 대체로 고령화라는 사회 현상 자체를 사실과 정보 중심으로 기술한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고령화의 문제점을 부각하는 내용이 훨씬 많이 나타남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고령화가 갖는 문제의 측면을 언급하는 내용이 효과나 기회의 측면을 언급하는 내용에 비해 약 4배 정도 더 많이 나타났다. 또한, 고령화를 일종의 문제로 보고 그 부정적 측면을 묘사하는 내용은 학교급별, 교과별 차이에 상관없이 대체로 유사하게 제시되었다. 학교급이나 교과에 따라 특별히 내용이 심화되거나 새롭게 추가되기보다는 사회적 성장 동력 저하, 사회적 부양 부담 증가 등과 같은 대체로 동일한 내용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교과서 내용 기술 경향은 학교급이 올라가더라도 고령화에 대한 부정적 프레임이 학생들의 인지 구조 속에 유지되도록 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2. 고령화 사회 대비 주체

교과서에서 고령화 사회 대비 주체를 개인이나 가족으로 보는지, 또는 국가나 사회로 보는지, 아니면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책임을 모두 강조하는지에 대해 교과서 내용의 양적 분포를 분석한 결과는 <표 6>과 같다.

표 6. 고령화 사회 대비 주체 분석 결과 (단위: 건(%))
구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소계(교과별) 합계
사회 도덕 실과 사회 도덕 실과 사회 도덕 실과 사회 도덕 실과
1) 개인·가족 - - - 2 (20.0) - - 2 (14.3) - 2 (66.7) 4 (14.8) - 2 (33.3) 6 (13.3)
2) 국가·사회 3 (100.0) - - 7 (70.0) 6 (100.0) - 11 (78.6) 6 (100.0) - 21 (77.8) 12 (100.0) - 33 (73.3)
3) 공적·사적 - - - 1 (10.0) - 3 (100.0) 1 (7.1) - 1 (33.3) 2 (7.4) - 4 (66.7) 6 (13.3)
소계 3 (100.0) 0 0 10 (52.6) 6 (31.6) 3 (15.8) 14 (60.9) 6 (26.1) 3 (13.0) 27 (60.0) 12 (26.7) 6 (13.3) 45 (100.0)
3 (6.7) 19 (42.2) 23 (51.1) 4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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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총 45회에 걸쳐 교과서에서 고령화 사회 대비 주체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고령화 대비 주체를 개인이나 가족으로 설명하는 내용이 6건으로 전체의 13.3%를 차지하는 반면에, 국가나 사회로 설명하는 내용은 33건으로 전체의 73.3%를 차지한다. 반면,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책임을 모두 언급하는 내용은 6건으로 13.3%를 차 지한다.

이러한 양상은 교과별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우선 사회과의 경우 전체 27건(60.0%)을 다루고 있어 세 교과 중에서 고령화 대비 주체 관련 내용이 가장 많이 나타났다. 고령화 사회 대비 주체로서 ‘개인과 가족’에 초점을 둔 경우가 14.8%(4건)이고, ‘국가와 사회’에 초점을 둔 경우가 77.8%(21건), ‘공적 주체와 사적 주체’를 모두 언급한 경우가 7.4%(2건)이다. 이런 경 향은 사회과에서 고령화 사회의 거시적인 측면에 초점을 두거나 복지 제도 관련 내용을 주로 다루기 때문이다. 도덕과의 경우는 초등학교를 제외한 중, 고등학교 교과서에서만 전체 12건 (26.7%)을 다루고 있는데, 모두 ‘국가와 사회’만을 고령화 사회 대비 주체로 제시하고 있으며 가정이나 개인과 같은 사적 영역을 주체로 제시한 내용은 전혀 없다. 이는 도덕과의 경우 노인 인권 및 복지 차원에서 정부나 지방 자치 단체의 고령화 대응책을 주로 다룬다는 점과 관련이 있다. 실과의 경우는 전체 6건(6.8%)으로 세 교과 중에서 고령화 사회 대비 주체 관련 내용을 가장 적게 다루고 있다. 사회과, 도덕과와는 달리 ‘국가와 사회’를 대비 주체로 제시한 내용은 전혀 없는 반면, ‘공적 주체와 사적 주체’를 모두 언급한 경우가 66.7%(4건)이고, ‘개인과 가족’을 주체로 제시한 경우가 33.3%(2건)이다. 이는 실과의 경우 노인 부양 등 고령화 관련 문제를 주로 가족 관계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급별로 비교하면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는 3건(6.7%), 중학교는 19건(42.2%), 고등학교는 23건(51.1%)으로,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고령화 사회 대비 주체에 대한 내용이 많아지고 있다. 또한 모든 학교급에서 ‘국가와 사회’를 고령화 사회 대비 주체로 주로 다루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초등학교에서는 ‘개인과 가족’ 같은 사적 주체 차원에서의 대비에 대해서 전혀 다루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교과서에서 고령화 대비 주체를 다룬 내용을 세부 항목별로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개인 및 가족을 고령화 사회 대비 주체로 다룰 때, 사회과에서는 ‘고령화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개인적 노력의 필요성’이나 ‘개인의 노후 설계 및 자산 관리 능력의 중요성’에 대해 주로 서술하고 있다. 실과의 경우에는 사회과와는 달리 개인 자신보다는 ‘가족 관계를 통한 노후 안정성’에 대한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 과거에는 자녀 세대가 노인 세대를 부양했지만, 앞으로는 개인적으로도 노후 대비가 필요하다. [사문-고등학교-C-227]

  • (자) “고령화 사호], 노후 준비가 필요하다.” …든든한 연금이나 언제든 채용되어 일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이 없다면 오래사는 것은 오히려 재앙이 될 수 있다. (활) 고령화 사회에서 개인의 자산 관리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까닭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사회-중1-C-p. 256]

  • 가족은 노부모를 부양하는 1차적인 책임을 가진다. [기술·가정-중2-C-p. 20]

둘째, 국가 및 사회를 고령화 대비 주체로 다루는 교과서 내용은 기본적으로 고령화 사회에서 직면하는 노인 관련 문제를 제도 및 인식 변화를 통해 대비해야 하는데 그 주체가 국가와 사회라는 관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연금 제도, 사회 보장 제도, 의료 등의 복지 제도나 정년 연장, 직업 훈련 및 일자리 지원 사업 등의 정부 정책을 고령화 사회 대책으로 열거한다. 국가 책임에 대한 내용보다는 비중이 적지만 사회 책임에 대한 내용은 기업의 일자리 창출, 시민 단체의 참여 및 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의 필요성 등을 언급하고 있다.

  •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여 국민 연금 제도를 통해 기본적인 노후 소득을 보장하고 정년을 연장 하거나 노인들의 일자리를 만둘어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보장해야 한다. 또한 의료, 요양, 여가 등과 관련된 노인 복지 시설을 세우는 등의 노인 복지 대책이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사회-초-6학년-1학기-p. 50]

  • 국가는 수해 복구, 노인 복지, 사회 복지 등을 비롯해 다양한 일을 한다. [도덕-중2-C-p. 151]

  • 고령화에 대비하여 정부에서 사호] 보장 제도를 효율적으로 정비하고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에서는 고령자에게 적합한 업무를 개발하고 정년을 연장하며 고령자를 고용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사문-C-p. 227]

셋째, 사적 차원의 주체와 공적 차원의 주체를 모두 다루는 내용에서는, 사적 주체로서 개인이나 가족의 노력을 제시하는 한편, 공적 주체로서 정부, 기업, 시민 단체 등의 고령화 사회 대비를 위한 참여를 함께 강조하고 있다. 이때 공적 주체와 관련된 내용은 비교적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만 사적 주체와 관련된 대비 내용은 다소 간략하거나 전반적인 필요성 정도만을 언급한 다. 예외적으로 실과 교과서 중 일부 교과서는 노인 돌보기와 관련하여 가족의 지원과 사회적 지원을 동일한 수준에서 서술하고 있다.

  •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회적 차원에서 노인을 위한 일자리 제공, 교육 지원, 생계 지원 등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우수한 노인 인력을 경제적, 사회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개인적 차원에서 젊을 때부터 미리 노후에 대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사회-중 1-M-p. 123]

  • 무엇보다 활력 있는 노후를 위해서는 육체적·정신적 건강 관리를 위한 개인의 노력과 함께 세대 간 합의를 통해 대안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지리-고등학교-B-p. 284]

  • 가족의 지원: 가족 구성원들은 항상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옴으로 가깝게 대하고 보살펴 드림으로써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회적 지원: 노인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가정과 사회와의 조화 속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여생을 보낼 수 있는 사회적 보호와 지원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년의 연장이나 노인 재교육 후의 재취업 추진, 노인 일자리 창출 등으로 노인들이 계속해서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기술·가정 -고등학교-C-p. 67]

교과서에서 고령화 사회 대비 주체를 누구로 보는지에 대해 살펴본 결과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개인 및 가족으로 대표되는 사적 차원의 주체보다는 국가 및 사회라는 공적 차원의 주체를 강조하는 내용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교과별로 가족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실과 교과서의 경우에만 공적 차원보다는 사적 차원에서의 대응을 더 많이 다루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적 차원에서의 고령화 사회 대비를 위한 노력을 다루는 내용이 전반적인 수준에서 매우 부족할 뿐 아니 라, 그 내용도 개인 차원의 대비보다는 가족 관계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노후 대비라는 점에서 적극적인 대응 방식으로 보기는 어렵다. 특히 초등학교 수준에 서는 개인과 가족의 대응에 대한 내용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고령화 사회에서 개인의 노후 준비를 국가 차원의 복지 제도에만 의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과서에서 개인을 고령화 사회 준비의 적극적 주체로 다루는 내용이 매우 부족하다는 점은 고령화에 대비하는 사회 구성원의 인식 전환을 더디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3. 고령화 사회 대비 내용
가. 사적 측면의 대비: 생애 설계 및 노후 준비

교과서에서 고령화에 대비한 개인의 생애 설계 및 노후 준비를 위해 재무, 인간관계, 건강 및 보건, 여가 및 자기계발 중 어느 측면을 강조하고 있는지에 대해 교과서 내용의 양적 분포를 분석한 결과는 <표 7>과 같다.

표 7. 고령화 사회 대비 내용(사적 측면): 생애 설계 및 노후 준비 분석 결과 (단위: 건(%))
구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소계(교과별) 합계
사회 도덕 실과 사회 도덕 실과 사회 도덕 실과 사회 도덕 실과
1) 재무 2 (40.0) - - 11 (84.6) - - 13 (86.7) - 3 (37.5) 26 (78.8) - 3 (33.3) 29 (55.8)
2) 인간관계 - 2 (66.7) - - 3 (50.0) 1 (100.0) - - 3 (37.5) - 5 (50.0) 4 (44.5) 9 (17.3)
3) 건강ㆍ보건 - - - - 1 (16.7) - - - 1 (12.5) - 1 (10.0) 1 (11.1) 2 (3.8)
4) 여가ㆍ자키계발 3 (60.0) 1 (33.3) - 2 (15.4) 3 (33.3) - 2 (13.3) - 1 (12.5) 7 (21.2) 4 (40.0) 1 (11.1) 12 (23.1)
소계 5 (62.5) 3 (37.5.) 0 13 (61.9) 7 (33.3) 1 (4.8) 15 (65.2) 0 8 (34.8) 33 (63.5) 10 (19.2) 9 (17.3) 52 (100.0)
8 (15.4) 21 (40.4) 23 (44.2) 52(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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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총 52회에 걸쳐 생애 설계 및 노후 준비와 관련한 내용을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재무가 29건(55.8%), 인간관계가 9건(17.3%), 건강 및 보건이 2건(3.8%), 여가 및 자기계발이 12건(23.1%)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 재무 측면의 설계 및 노후 준비가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건강 및 보건 측면의 비중은 매우 낮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양상을 교과별로 비교하면, 교과간에 강조하는 부분에 다소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사회과의 경우 특히 재무 측면의 생애 설계와 노후 준비를 강조하고 있고 여가 및 자기계발의 비중도 일정 부분 유지되고 있다. 사회과에서 재무적 측면의 설계와 준비를 다루고 있는 내용은 26건으로 사회과 전체의 78.8%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여가 및 자기계발에 관한 내용이었다. 인간관계나 건강 및 보건 측면은 다루고 있지 않다. 이러한 경향은 사회과의 주요 내용 요소 중 경제생활과 관련된 단원에서 재무 관련 내용을 다룰 여지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도덕과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인간관계 측면의 준비를 강조하는 내용이 많다. 도덕과에서 나타난 인간관계 관련 내용은 5건으로 도덕과 전체의 50%를 차지한다. 여가 및 자기계발 관련 내용도 40%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다른 사람과의 도덕적이고 인격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도덕과의 기본적인 교과 특성이 반영된 것이다. 실과의 경우 인간관계 측면의 노후 준비를 다루는 내용(44.5%)과 재무 측면의 준비를 다루는 내용(33.3%)이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한편, 건강 및 보건에 관한 내용은 사회과에서는 나타나지 않았고 도덕과 실과에서 각각 1회씩 다루어지고 있다.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초등학교보다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생애 설계 및 노후 준비 관련 내용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초등학교 교과서는 8건(15.4%), 중학교 교과서는 21건 (40.4%), 고등학교 교과서는 23건(44.2%)으로 각각 나타났다. 재무 측면의 준비는 중등학교, 특히 고등학교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반면, 인간관계에 해당하는 내용은 비록 비중은 적지만 학교급에 상관없이 대체로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었다. 한편, 건강 및 보건 측면의 설계와 준비는 초등학교에서는 다루어지지 않았다.

교과서에서 다루어진 생애 설계 및 노후 대비 관련 내용을 보다 세부적으로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노후를 대비하여 기본적인 재무 설계 및 자산 관리가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노후 자금은 고령화 사회에서 노년기의 삶의 질과 관련성이 깊기 때문에 재무 설 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점, 그리고 자산 관리 시 노년기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 등이 언급되고 있다. 대체로 중요성이 언급되고 있는 정도이고 실질적인 방법이나 절차를 다루지는 않고 있다.

  • 50-60대 어르신들이 위험성이 높은 자산에 투자했다가 실패하여 원금을 잃게 되면 이를 회복 할 시간이 젊은 사람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안정성이 높은 자산을 더 많이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회-중1-B-p. 283]

  • 장수는 분명 축복인데 돌아보니 문제가 생겼다. 돈이 더 필요하게 된 것이다. 100세를 산다고 가정하면, 취업 후 20년 남짓을 일해서 번 돈으로 은퇴 후 50년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든든한 연금이나 언제든 채용되어 일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이 없다면 오래 사는 것은 오히려 재앙이 될 수 있다. [사회-중1-C-p. 256]

둘째, 인간관계 관련 내용은 크게 보편적 인권 차원과 사적인 가족관계라는 두 가지 차원에서 각각 제시되고 있다. 인권 차원에서는 우리 사회 구성원의 고통과 불행을 나누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인간관계를 언급하고 있다. 사적인 영역에서는 배우자와의 관계, 조부모와 손자녀의 관계 등 가족 간의 소통과 유대가 안락한 노후 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 많은 나라에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이나 여성, 노인, 어린이, 장애인 등의 인권이 침해되는 경우가 많다. (중략) 사회적 약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려면 우선 사회적 약자의 고통과 불행을 공감해야 한다. (중략) 이들이 겪는 부당한 차별을 인권 문제로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인권 감수성이 필요하다. [도덕-중1-C-pp. 136-137]

  • 노년기의 배우자는 인생의 반려자로서의 의미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진다…(중략)… 그리고 조부모와 손자녀의 관계에서 조부모는 손자녀를 통해 생의 기쁨을 회복할 수 있다. [기술·가정-고등학교-J-p. 70]

셋째, 건강과 보건 관련해서는 노인 시대를 포함하여 미래를 준비하는 청소년이 건강과 관련하여 준비하고 관리해야 하는 사항과, 노년기를 보내고 있는 노인 당사자가 실천해야 할 사항 등이 각각 제시되어 있다. 후자의 경우는 노후 준비라기보다는 노인 스스로의 건강한 삶을 강조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우리는 어떤 자세로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 우선, 육체적으로 건강해야 한다. 어른이 되어 큰 일을 하려면 청소년기에 체력을 단련해야 한다. 육체적 건강은 정신과 연관되어 있어서 더욱 중요하다. 술, 담배를 가까이 하거나 게임, 인터넷, 휴대전화 등에 중독되어 자신의 건강을 해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도덕-중2-C-p. 127]

  • 노년기의 특징을 이해하고 건강한 생활을 하려면 충분한 휴식과 질병 관리,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운동, 노년기에 알맞은 식·의·주생활에 대한 관리도 필요하다. [기술·가정-고등학교-J-p. 67]

교과서에 제시된 고령화 사회 대비를 위한 생애 설계 및 노후 준비 관련 내용을 살펴본 결과, 전반적으로 노후 준비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한 내용은 어느 정도 제시된 데 비해 구체적인 노후 준비 방법은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편이다. 비교적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재 무 측면에서도 구체적인 ‘방법’보다는 큰 틀에서의 ‘방향’이 제시되고 있다. 건강관리나 인간관계와 관련된 내용 역시 이상적인 모델 정도가 제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추상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에서 상대적으로 생애 설계 및 노후 준비에 대한 내용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사회변동이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문제라는 점에서 초등학교 시기부터 개인의 차원에서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방법을 접하기 어렵다거나, 설사 관련 내용을 접하는 경우에도 그 내용이 추상적인 방향 제시 수준에 머물 경우 실제적인 교육 효과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나. 공적 측면의 대비: 노인 복지

고령화에 대비한 노인 복지 내용 중 금전, 직업 및 진로, 건강 및 보건, 환경 및 시설 중 어느 측면을 강조하고 있는지에 대해 교과서 내용의 양적 분포를 분석한 결과는 <표 8>과 같다.

표 8. 고령화 사회 대비 내용(공적 측면): 노인 복지 내용 분석 결과 (단위: 건(%))
구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소계(교과별) 합계
사회 도덕 실과 사회 도덕 실과 사회 도덕 실과 사회 도덕 실과
1) 금전 - - - 6 (28.6) 1 (11.1) - 6 (25.0) - - 12 (24.5) 1 (9.0) - 13 (20.0)
2) 직업ㆍ진로 2 (50.0) - - 7 (33.4) 3 (33.3) - 9 (37.5) - 1 (100.0) 18 (36.7) 3 (27.3) 1 (20.0) 22 (33.8)
3) 건강ㆍ보건 1 (25.0) - - 4 (19.0) 3 (33.3) 3 (75.0) 5 (20.8) 1 (50.0) - 10 (20.4) 4 (36.4) 3 (60.0) 17 (26.2)
4) 환경ㆍ시설 1 (25.0) - - 4 (19.0) 2 (22.3) 1 (25.0) 4 (16.7) 1 (50.0) - 9 (18.4) 3 (27.3) 1 (20.0) 13 (20.0)
소계 4 (100.0) 0 0 21 (61.8) 9 (26.5) 4 (11.7) 24 (88.9) 2 (7.4) 1 (3.7) 49 (75.4) 11 (16.9) 5 (7.7) 65 (100.0)
4 (6.2) 34 (52.3) 27 (41.5) 6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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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에 대비한 노인 복지 내용과 관련한 내용은 전체적으로 총 65회에 걸쳐 교과서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세부 항목별로는 금전이 13건(20.0%), 직업 및 진로가 22건(33.8%), 건강 및 보건이 17건(26.2%), 환경 및 시설이 13건(20.0%)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네 영역이 대체로 고르게 다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양상을 교과별로 살펴보면 각 교과에서 강조하고 있는 부분에 다소 차이가 있다. 우선 사회과의 경우 직업 및 진로 관련 내용이 18건으로 전체의 36.7%를 차지한다. 다음으로는 금전 관련 내용(24.5%), 건강 및 보건 관련 내용(20.4%), 환경 및 시설 관련 내용(19.4%)의 순이다. 전반적으로 각 영역 간에 큰 차이는 없지만 직업·진로 측면과 금전 측면의 복지가 상대적으로 더 강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사회과 내의 법, 경제, 사회·문화 관련 단원에서 취업지원, 직업훈련 등과 같은 복지 제도 사례와 세금 관련 내용 등을 기본 내용 요소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도덕과의 경우는 특히 건강 보건 관련 내용이 전체의 36.4%로 다른 내용에 비해 많이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직업·진로 관련 내용과 환경 시설 관련 내용이 각각 27.3%를 차지한다. 그에 비해 금전적 복지 관련 내용은 9%로 적게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도덕과가 상대적으로 제도적 측면보다는 개인과 주변 사람들의 일상적 관계와 생활을 비중 있게 다룬다는 점과 관련이 있다. 실과에서는 건강 및 보건 관련 복지가 전체의 60%로 가장 비중이 높다. 반면, 금전 관련 복지는 제시되지 않고 직업·진로, 환경·시설 측면의 내용도 비중이 적다. 이러한 경향에는 실과과 역시 복지 제도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교과가 아니라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에 비해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노인 복지 관련 내용이 많이 나타났다. 초등학교 교과서는 4건(6.2%), 중학교 교과서는 34건(52.3%), 고등학교 교과서는 27건 (41.5%)으로 각각 나타났다. 초등학교 교과서는 노인 복지와 관련하여 금전적인 부분은 다루지 않고 있다. 반면,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과서는 각각 28.6%와 25.0%의 비중으로 비교적 많이 다루고 있다. 진로와 직업 측면의 복지 관련 내용은 초중고 모든 학교급에서 가장 비중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초등학교에서는 50.0%, 중학교에서는 33.4%, 고등학교에서는 37.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노인 복지 관련 내용을 세부적으로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금전 측면에서는 기본적인 복지 대책으로서 국민연금, 노령연금 등과 같은 제도를 통해 노인의 안정된 경제생활을 보장해야 한다는 당위적인 내용이 주를 이룬다.

  •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여 국민 연금 제도를 통해 기본적인 노후 소득을 보장하고 …(중략)…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보장해야 한다. [사회-초-6-1-p. 50]

  • 사회적 차원에서는 노인을 배려하는 사회 제도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중략) 노령 연금 제도 확충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도덕-중1-D-p. 90]

둘째, 진로와 직업 측면에서는 노인을 위한 일자리 제공 사례, 선진국의 정년 연장 및 고령자를 위한 취업 정책에 대한 내용이 제시되고 있다. 당위적인 방향과 함께 구체적인 사례들이 제시된다는 점이 금전 측면의 내용과는 다른 점이다.

  • 선진국들은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령화 문제를 그대로 두면 경제 성장이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유럽 연합(EU)은 55-64세 인구의 취업률을 크게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독일은 2012년부터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근로자의 정년을 연장하기로 했다. 또 영국은 2006년부터 근로자의 나이에 따른 취업 제한을 없앴으며, 50세 이상 근로자의 추1업을 위한 정책도 필치고 있다. [사회-초-4-2-p. 119]

  • 정년의 연장이나 노인 재교육후의 재취업 추진, 노인 일자리 창출 등으로 노인들이 계속해서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기술·가정-고등학교-C-p. 67]

셋째, 건강과 보건 측면에서는 노년기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제시하는 내용과 함께 실제 사례 들이 제시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위생 상태 개선, 정기 검진, 노인 전문 병원 설립 등의 노력이 주로 소개되는데, 노인 자신의 건강관리보다는 기관이나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 건강, 보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전반적인 서비스를 열거하는 수준의 내용이 많다.

  • △△구는 노인 건강관리 서비스에 역점을 두고 있다. 치매, 중풍 등 노인성 질환으로 고생하는 노인에게 치료를 제공하는 시설이 지난 10일에 문을 열었다. 이 시설에서는 사회 복지사, 간호 조무사, 요양 보호사가 건강 지원 서비스, 치매 대응 서비스, 신체 기능 회복 서비스 등을 제 공한다. [도덕-중1-C-p. 82]

  • 재가 노인 복지 서비스: 거동이 불편하여 가정에 머물러 있는 노인을 대상으로 가사 지원, 방문 목욕, 방문 간호, 교육, 의료 등의 서비스를 지원해 준다. [기술·가정-중2-C-p. 156]

넷째, 환경과 시설 측면에서는 노인 관련 환경 및 시설의 필요성과 함께, 노인을 위한 편의 시설이 잘 갖추어진 외국이나 우리나라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 고령화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략)…노인 편의 시설과 실버산업 확대 등 고령 화 사회에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한국지리-고등학교-B-p. 284]

  • 노인기에는 시력이 저하되고 몸이 둔해져 넘어지거나 떨어질 위험이 있으므로 이를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주거 유형으로 유니버설 주거가 있다. 또한 주택의 위치는 마을회관, 노인정 등의 공동체 공간과 병원 등의 의료시설이 가까운 곳이 좋다. [기술·가정-중1-C-p. 104]

교과서에 제시된 고령화 사회 대비를 위한 복지 내용을 살펴본 결과, 전반적으로 세부항목별로 고르게 복지 대책이 제시되어 있다는 특징을 띠고 있다. 그 중 금전적인 영역에서는 대체로 연금의 필요성 등과 같은 당위적인 진술이 많은 편이다. 직업과 진로, 건강과 보건, 환경과 시 설 측면에서는 각각의 중요성과 함께 구체적인 사례들도 언급되고 있다. 복지 대책 중 기본적인 금전적 측면에서도 이와 같이 구체적 사례들을 병행하여 내용을 진술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한편, 노인 복지 내용 역시 초등학교에서는 그 비중이 높지 않았다. 그마저도 사회과에서만 확인이 되었고 다른 교과에서는 복지 관련 내용을 찾기가 어려웠다. 고령화 대비 관련 내용은 범교과적으로 모든 학교급에서 다룰 때 더욱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4. 종합 논의

지금까지 분석한 내용을 종합하여 고령화 사회 관련 교과서 내용에 나타난 주요 문제점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초·중·고사회, 도덕, 실과(기술·가정) 교과서에서는 고령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는 고령화 현상의 위협적이고 문제적인 측면이 많이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고령화 현상 자체를 사실과 정보 중심으로 기술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보다는 고령화의 문제점을 부각하는 내용이 훨씬 많다. 고령화의 부정적 측면을 묘사하는 내용은 학교급 간(중학교, 고등학교), 과목 간(사회, 도덕, 사회문화, 한국지리 등) 차이에 상관없이 대체로 유사한 양상으로 제시되었다. 학교급이나 교과에 따라 고령화 사회에 대한 내용이나 사고가 심화되기보다는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성장 동력 저하, 사회적 부양 부담 증가 등과 같은 동일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이 반복되고 있다. 고령화가 국가 사회적으로 위협적 요인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교과서에서 고령화의 부정적 측면만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오히려 고령화에 대한 다양하고 새로운 대응 방안을 제시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은 학교급이 올라가더라도 고령화에 대한 부정적 프레임이 학생들의 인지 구조 속에 유지되도록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둘째, 고령화 대비와 관련하여 공적 책임에 비해 사적 책임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인간의 평균 수명 증가와 그로 인한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응책으로 기본적으로 정부, 기업 등 국가·사회적 차원의 노력이 많이 강조되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의 사회 보장 제도 정비, 노인 관련 복지 제도 확충, 기업의 일자리 창출 및 정년 연장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국가가 공적인 권력과 책임을 가지고서 우선적으로, 그리고 마땅히 수행해야 하는 임무이다. 그러나 고령화 현상이 급속하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국가의 노력만으로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응이 충분히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개인 차원의 노후 대비도 병행되어야 고령화 사회에 대한 더 능동적이고 적절한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다. 물론 각 교과서에서 개인 차원의 노후 대비의 필요성을 언급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당위적 차원에서 진술되는 측면이 강하며 내용의 구체성이 부족하다. 이처럼 국가와 사회의 책임만 강조할 경우 고령화라는 사회 현상에 대해 공적 차원의 대비만으로 충분하며, 사적 차원의 노후 대비는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오해할 소지가 있다. 또한, 사적 차원의 노후 대비에 대한 구체적 방법이 거의 제시되어 있지 않아 그러한 부분에 관심이 있어도 교과서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국가 차원의 대비와 함께 개인의 생애 설계 등을 통해 자신의 장래에 대한 다소 막연하고 포괄적인 상상을 넘어, 중년이나 노년기를 맞아 도모할 수 있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관점을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셋째, 고령화 사회 대비 관련 내용이 특정 영역에 치우쳐 있으며, 내용 제시 방식도 구체적이 지 않고 당위적인 기술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생애 설계와 노후 준비 영역에서는 재무 중심, 다시 말해서 노후 자금 중심의 준비에 관한 내용의 비중이 매우 높다. 그에 비해 건강이나 보건, 인간관계 등을 중심으로 하는 노후 준비는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었다. 생애 설계와 노후 준비에는 재무적 측면 외에도 다양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고 그러한 것들이 두루 갖추어져야 보다 튼튼한 노후 준비를 할 수 있다. 현재 교과서에서는 금전적인 측면에 다소 치우쳐 있어서 균형있는 노후 설계를 준비하기에는 미흡하다.

넷째, 고령화 대비 관련 내용의 유기성과 구체성이 다소 부족하며, 더 나아가 고령화 대비를 위한 관점 자체가 부재하거나 적어도 미흡하다. 유년기나 청소년기에 인생의 진로와 계획을 세우고 그것의 실현을 위한 올바른 생활 습관을 갖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어느 정도 교과서에서 다루어지고는 있다. 그런데 생애 주기에 대한 인식 및 설계가 유·소년기, 청년기, 중년기, 노년 기 등과 같은 생애 주기별 맥락과 구체적 특징을 고려하여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과서에 제시된 관련 내용들이 생애 ‘설계’나 노후 ‘대비’의 측면까지 나아가기보다는 유년기나 청소년기라는 특정 시기에 먼 미래를 한번 ‘예측’해 보는 식의 활동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교과서에서 노인이나 고령화를 다룰 때 단지 만 65세 이상이라는 연령 자체 혹은 노인 인구의 비중을 주로 조명하고 있다. 교과서의 서술이 미치는 범위는 만 65세라는 기준선을 중심으로 개인의 노화(또는 장수) 및 사회적 고령화를 다루는 것에 머물고 있다. 앞으로의 사회 변화 추세에 비추어, 더 장기적인 차원에서 100세 시대까지 바라보는 안목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V. 결론

고령화는 우리 사회가 거스를 수 없는 장기적인 사회 변화의 추세이다. 선제적인 전망이나 점진적인 준비 없이 맞이한 고령화가 위기이자 위험 요소일 뿐 아니라, 기회이자 새로운 삶의 전 망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개인 및 사회 차원에서의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는 단지 제도적이고 물리적인 대비 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의 인식 전환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학교 교육을 통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다.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령화 사회의 다양한 양상에 대한 균형잡힌 접근일 것이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현행 초·중·고 교과서에서 고령화는 주로 부정적인 프레임 속에서 다루어지고, 국가 및 사회 차원의 대비에 비해 개인 차원의 대비에 대해서는 잘 다루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그 내용 역시 재무와 같이 특정 영역에 편중되어 있다. 즉 전반적으로 초·중·고 교과서에서 고령화 사회는 국가 및 사회 차원의 대비를 요구하는 위기적 징후로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교과 및 학교급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고령화 사회 관련 내용이 유사한 방식으로 반복되어 제시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현재 학교 교육에서 고령화를 다루는 프레임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즉 초·중·고 교과서에서 고령화에 대한 부정적 관점, 국가 사회적 대비와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루는 것은 고령화 사회 관련 내용이 일종의 ‘위기 관리’ 또는 ‘위험 관리’ 전략 프레임 속에서 다루어지고 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이러한 프레임 속에서 고령화는 개인이나 사회가 받아들여야 할 사회 변화의 흐름이 아니라, 거부되거나 해소되어야 할 문제 상황으로 인식된다. 이는 고령화가 주로 저출산 현상과 결부되어 다루어지며 저출산 해소가 고령화 사회 대비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제시된다는 점을 통해 잘 드러난다. 이러한 위기 관리 전략 프레임은 고령화에 대한 사회 구성원의 즉각적인 관심을 촉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효과적이지만 학생들이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고령화가 갖는 의미를 다각적으로 조망하고 장기적 전망 속에서 이에 대응하도록 돕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고령화 사회 관련 내용을 다룰 때 위기 관리 전략과 함께 ‘기회 관리’ 또는 ‘생애 관리’ 전략의 프레임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즉 고령화가 사회 전체적으로도 위기이자 기회일 수 있으며, 개인의 차원에서도 더 많은 준비를 요구하지만 더 긴 생애 기회를 제공한다는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다. 물론 현행 교과서에도 이런 관점에서 제시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그 비중이 위기 관리의 측면에 비해 매우 적고 내용도 구체적이지 않다. 따라서 앞으로 교과서에서 고령화 관련 내용을 다룰 때는 두 개의 서로 다른 프레임 속에서 내용을 추출하고 이들이 균형있게 배열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다(多)프레임 전략을 활용함으로써, 고령화 사회에 대한 부정적 관점, 국가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과도한 강조, 재무에 편중된 대비 전략과 같이 현행 교과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고령화 사회 관련 내용 서술상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고령화 사회에 대한 관점을 균형 있게 설정하고 이에 적합한 내용 요소를 추출하는 것 못지않게 해당 내용을 기술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특히 고령화 관련 내용이 나이 어린 학생들의 입장에서 자기 삶과의 관련성을 즉각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다소 먼 미래를 다룬다는 점에서 학생들이 고령화 관련 주제를 자신의 실제 삶과의 관계 속에서 파악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그런데 현행 교과서 속에서 묘사되고 있는 고령화의 영향, 고령화에 대한 대 응 등은 말 그대로 ‘교과서’적이어서 어린이, 청소년의 생활 세계와 밀접하게 관련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교과서에서 고령화 현상을 다룰 때 다분히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고령화의 원인, 문제점 및 해결 방안 등을 서술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 비해 앞으로 노인이 되고 장수 시대를 살아갈 어린이와 청소년이 이른바 노인, 고령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가 등과 같은 내용은 아직 충분히 반영되어 있지 못하다.

이처럼 교과서 내용에서 고령화 현상에 대한 기성세대의 문제 인식과 진단, 처방 등이 중심이 될 경우 이 주제에 대한 학습자들의 실질적인 관심이나 동기를 자극하기 어려울 수 있다. 기성 세대는 고령화 관련 현상과 영향을 매우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그것이 유소년 세대에게 장차 더욱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면서 현재 시점에서 요구되는 처방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것이 40-50년 후에 노인 세대가 될 현재의 학습자들 개개인에게는 기성세대만큼의 절실함으로 다가 오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학생들이 고령화 사회 관련 내용을 보다 효과적이고 의미 있게 학습 하기 위해서는 고령화 사회 관련 내용을 다룰 때의 관점, 주요 내용 요소 선정 등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학생들이 고령화 관련 주제를 실제적인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내용을 제시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탐색해야 할 것이다.

Notes

1) 이 연구는 2013년 삼성생명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100세 시대 준비를 위한 초·중등 교육과정 및 교 과서 분석” 연구의 일부 내용을 수정 보완한 것임.

2) 이 연구에서 분석한 교과서는 모두 연구 시점인 2013년도 1학기와 2학기에 학교 현장에서 사용된 교과서로,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교과서는 2007개정 교육과정, 중학교 교과서는 2009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집필된 것이다. 연구 기간의 특성으로 인해 2007개정 교육과정과 2009개정 교육과정의 교과서가 분석 대상에 함께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분석 결과를 해석할 때 주의를 요구한다. 이는 연구의 한계로 작용할 수도 있으나, 교육과정 개정에 따른 교과서 내용의 변화 여부를 비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음 장에서 제시되는 교과서 분석 결과에서 드러나듯이 초등학교 및 고등학교 교과서와 중학교 교 과서에서 고령화 사회와 관련된 내용이 다루어지는 전반적인 특성은 대체로 유사하다. 이는 곧 교육과정의 개정 자체가 교과서 내용 변화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며,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고령화와 관련된 관점이나 인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교과서 내용에 큰 변화가 나타나기 어렵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다.

3) 국정 교과서인 초등학교 사회 및 도덕 교과서를 제외한 나머지 검정 교과서들의 분석 범위는 최종 선정된 3종 교과서에서 분석 범위에 해당하는 대단원 수를 모두 합한 것이다.

4) 중단원을 양적 분석의 단위로 설정한 것은 학교급 또는 교과별로 교과서 단원 체제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고령화 대비 관련 내용이 단어나 구절 단위보다는 한 문장 이상이나 텍스트와 보조 자료의 결합 등의 방식으로 제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와 같이 특정 개념이 아니라 고령화 사회 대비와 같은 독립된 주제에 대한 분포 현황을 파악할 때, 단어나 구, 또는 페이지 분량 등의 양적 분석 단위를 고려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한편, 특정 내용이 2개 이상의 분석 항목과 관련된 경우에는 하나의 중단원에 여러 분석 항목이 포함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중복 계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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