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of Curriculum and Evaluation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교육과정·교과서

프랑스와 우리나라의 수학과 교육과정 중등 내용 비교 및 바칼로레아 체제 분석1)

서동엽1,*, 김선희2,**
Dong Yeop Seo1,*, Sun Hee Kim2,**
1춘천교육대학교 교수, 서울대학교 교육종합연구원 객원연구원
2강원대학교 부교수
1Professor, Chuncheon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Visiting Scholar, The Center for Educational Research, Seoul National University
2Associate Professor, Kangwon National University
*제1저자, dseo@cnue.ac.kr, 서울대학교 교육종합연구원 객원연구원 겸직(2019. 9. 1.〜2020. 8. 31.)
**교신저자, mathsun@kang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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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ved: Apr 06, 2020; Revised: May 01, 2020; Accepted: May 14, 2020

Published Online: May 31, 2020

요약

우수한 수학자를 많이 배출하고 있는 프랑스는 수학에 대한 오랜 역사적 전통을 가진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 그리 소개되지 않은 편이다. 이에 본 연구는 프랑스의 중등학교 수학 내용을 우리나라 교육과정과 비교하고 바칼로레아 수학 문항과 채점 체제를 소개하였다. 프랑스의 중, 고등학교 내용은 우리나라 초등학교 수준의 내용이 많았는데 이는 우리나라에서 프랑스보다 개념 도입이 이른 것을 나타낸다. 하지만 프랑스 고등학교 내용은 우리나라보다 수준 높은 내용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어서 고등학교 졸업 시기에는 프랑스 학생들이 우리나라보다 더 높은 수학적 수준을 갖출 수 있다. 서술형 문항으로 알려진 바칼로레아 문항은 하나의 맥락에 여러 개의 하위 문항이 있어 학생들이 사고를 연결하여 문제해결 과정을 경험할 수 있게 되어 있었지만 채점 체제가 완벽하지는 않아 신뢰도보다 타당도에 무게를 두고 시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ABSTRACT

France, which produces a lot of excellent mathematicians, has not been introduced to Korea despite its long history of mathematics. This study compared the French secondary school mathematics content with the Korean curriculum and showed the Baccalaureate mathematics item and scoring system. The mathematics contents of middle and high school in France were the level of elementary school in Korea, indicating that the concept was introduced earlier in Korea than France. However, the content of high school in France contains a lot of high-level content than Korea, so it is possible to have a higher mathematical level than Korean students at the time of high school graduation. The Baccalaureate item example has several sub-items in one context, allowing students to connect their thinking to experience the problem-solving process.

Keywords: 프랑스; 수학 내용; 교육과정; 바칼로레아
Keywords: France; mathematics content; curriculum; Baccalaureate

I. 서 론

우리나라의 수학교육을 다른 국가와 비교하는 것은 우리나라 수학교육의 위상과 경향을 진단하고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실시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중등 수학 내용을 다른 국가와 비교하는 연구는 많이 이루어져 왔으나(정영옥 외, 2016; 서동엽, 2016; 고호경, 장경윤, 신민경, 2016; 김성경, 2019), 그 대상 국가는 주로 영어권인 미국, 영국, 호주, 싱가포르 등이거나 우리와 인접한 중국, 일본 등인 경우가 많았다. 프랑스 교육과정에 대한 연구는 김화경 외(2016)가 정비례/반비례, 상관관계에 대한 내용에 대한 조사에서 프랑스를 포함한 경우와 2000년대 초반에 프랑스의 수학교육을 조사한 장혜원(2000, 2001), 그리고 최근 이승우(2020)가 프랑스 중학교의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 영역을 심층 분석한 연구가 있을 뿐이다. 프랑스에 대한 연구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는 프랑스어 해석의 한계 또는 PISA나 TIMSS 등의 국제 비교 연구에서 프랑스가 상위권에 있지 않은 점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프랑스는 노벨상을 65명 배출한 국가이며 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학자 수가 미국 다음으로 많다. 이러한 저변에는 수학과 철학을 중심으로 생각의 힘을 키우는 기초 중심의 교육제도가 200년 이상 유지되고 있다는 점과 우수한 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학 수준이 매우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다(박형주, 2018, p.201).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흐름 속에 수학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의 중등 수학교육 내용이 어떠한지를 살펴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이에 근거하여 우리나라 수학교육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의 고유한 평가 제도인 바칼로레아(Baccalaureate)는 고등학교 졸업시험이지만 대학 입학에도 활용된다. 바칼로레아는 프랑스 교육부 주관으로 전국 단위로 평가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에 대응해볼 수 있다. 특히 수능 시험에서 서술형 문항 도입을 검토한다면, 바칼로레아의 문항 내용과 형식, 채점 체제는 우리나라에 주는 시사점이 클 것이다. 현재 수능 시험은 선다형 위주로 우연에 의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단답형 또한 숫자를 마크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어 답이 나오게 된 과정이 아니라 옳은 답을 구한 결과를 채점하고 있다. 고등학교 내신 시험에서는 서술형 문항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지만 서술형 평가가 학교 규모 이상 확장될 경우 채점에 대한 객관성이 확보되기 어렵다. 따라서 프랑스 바칼로레아가 수학의 논술형 문항이 어떠한지, 공정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자 하는지 살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본 연구는 프랑스의 중등 수학 내용을 우리나라와 비교하고 바칼로레아의 문항을 분석하여 우리나라 교육에 시사점을 주고자 한다. 본 연구의 자료는 프랑스의 교육부 홈페이지 및 관련 사이트에서 수집하였다. 프랑스는 교육과 관련된 주요 사항을 관보(Bulletin officiel) 형식으로 교육부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있으며, 문서가 웹사이트에 게시되고 있다. 바칼로레아 문항과 채점 등의 자료는 제한적으로 공개되고 있다. 중, 고등학교 교육 내용과 바칼로레아 관련 자료에 근거하여 본 연구에서 탐구하고자 하는 내용을 정리하였다. 먼저 프랑스의 교육 및 중등교육을 개관하고, 양국의 중등 수학교육 내용을 비교하며, 프랑스의 수학 바칼로레아 체제를 분석할 것이다.

II. 프랑스의 교육 개관

이 장에서는 프랑스의 학제를 포함한 일반적인 교육제도를 간략히 개관하고 중등학교 교육제도와 교과목 체제, 교육과정의 특징을 살펴보기로 한다.

1. 프랑스의 교육제도

프랑스 교육부는 교육의 필수적인 기준점으로서 ‘공화국의 가치(Les valeurs de la République)’를 제시하고, ‘자유, 평등, 우애(Liberté, Égalité, Fraternité)’의 신조에 대한 원리를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로 삼고 있다.2) 프랑스는 중앙집권적으로 교육을 실시하며, 유치원(3세에 시작)부터 상급 중등학교에 이르는 모든 학년에서 국가 교육과정을 공유하고 있다. 교육 목표는 학교급별 또는 학년별로 제시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표 1>과 같다.

표 1. 프랑스 교육에서 제시하는 목표3)
연령 학교급 학년 사이클 목표
3 Maternelle (유치원) Petite section 1 아동들에게 공존을 지도한다.
이 단계에서 아동들은 구어 기술을 발달시키고 문어, 수, 다른 학습 영역을 발견하기 시작한다.
4 Moyenne section
5 Grande section
6 Ecole Elémentaire (초등학교) CP 2 프랑스어와 기본적인 수학의 숙달이 초등학교의 기본적인 목 표이며, 이 목표는 학생들의 지식을 확장하는 데 필요한 도구 로서 갖추어야 한다.
7 CE1
8 CE2
9 CM1 3
10 CM2
11 Collège (중학교) 6ème 초등학교에서 획득한 기능과 지식을 굳건히 하고 중학교에서 이용되는 지도 방법을 소개한다. 외국어를 학습한다.
12 5ème 4 지식을 확장하고 적용한다. 2년 동안 각 교과목 프로그램을 점진적으로 풍성하게 하도록 일관된 방식으로 지도한다.
13 4ème
14 3ème 중학교에서 획득된 기능과 지식을 완결하고 일반계열, 공학 계열, 직업계열을 위한 준비가 이루어진다. 최종 학년에는 제 2외국어가 지도된다.
15 Lycée (고등학교) 2nde 일반계열과 공학계열 2학년에서는 장래에 일반계열이나 공학 계열 프로그램을 이수하기 이전의 동일한 프로그램을 모든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2학년 말에 자신의 진로를 선택한다.
16 1ère 각 계열에서 1학년과 최종 학년은 바칼로레아 시험을 준비한 다. 바칼로레아는 고등학교 말에 학생이 획득한 지식과 기능 을 평가하며 고등 교육 자격시험을 겸한다.
17 Termin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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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학제에서는 학년과 사이클(cycle) 개념을 동시에 활용하고 있다. <표 1>과 같이 나이가 많아지면서 학년은 낮아지게 설계되어 있고, 초등학교 입학 전 3년 의무교육이 사이클 1, 초등학교 처음 3년이 사이클 2, 초등학교 최종 2년과 중학교 6학년이 사이클 3, 중학교 최종 3년이 사이클 4이다. 사이클 4가 정확히 우리나라의 중학교에 해당한다.

교육목표는 학교급 또는 학년마다 규정되어 있는데, 초등학교 교육의 목표가 프랑스어(국어)와 기본적인 수학의 숙달인 점이 주목할 만하다. 초등교육에서 기본적으로 학생들은 국어와 수학을 배우고 익혀야 하며 이를 토대로 다른 교과 등을 학습하기 위한 도구를 확보할 수 있다. 중학교 최종 학년에서는 고등학교 진학 계열을 위한 준비, 고등학교 최종 학년은 바칼로레아 시험 준비가 목표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의무교육 동안 학생들이 점진적으로 숙달할 필요가 있는 능력을 사고와 의사소통을 위한 언어(les langages pour penser et communiquer), 학습을 위한 방법과 도구(les méthodes et outils pour apprendre), 개인과 시민의 훈련(la formation de la personne et du citoyen), 자연계와 공학계(les systèmes naturels et les systèmes techniques), 세계와 인간 활동의 표현(les représentations du monde et l’activité humaine)의 5가지 보편 핵심(socle commun)으로 제시하고 있다.4) 이는 우리나라 교육과정 총론의 핵심 역량과 형식적인 측면에서 유사하다.

2. 프랑스의 중등학교 교과목

프랑스의 중등학교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로 나뉘며, 중학교는 <표 2>의 교과목 체제에 따라 운영된다.

표 2. 프랑스 중학교의 교과목과 시수5)
과목 6e학년 5e학년 4e학년 3e학년
프랑스어 4시간 30분 4시간 30분 4시간 30분 4시간
수학 4시간 30분 3시간 30분 3시간 30분 3시간 30분
역사-지리, 도덕 및 시민 교육 3시간 3시간 3시간 3시간 30분
생활 언어 1 4시간 3시간 3시간 3시간
생활 언어 2 - 2시간 30분 2시간 30분 2시간 30분
생명과 지구과학 4시간 1시간 30분 1시간 30분 1시간 30분
물리 화학 1시간 30분 1시간 30분 1시간 30분
공학 1시간 30분 1시간 30분 1시간 30분
체육과 스포츠 4시간 3시간 3시간 3시간
시각 미술 1시간 1시간 1시간 1시간
음악 1시간 1시간 1시간 1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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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중학교 필수 교과목은 중학교 6e학년 8개, 5e〜3e학년 11개이며, 교과목은 ‘프랑스어’, ‘수학’, ‘역사-지리, 도덕 및 시민 교육’, ‘생활 언어’(6e학년), ‘생활 언어 1’(5e〜3e학년), ‘생활 언어 2’(5e〜3e학년), ‘생명과 지구과학, 공학, 물리-화학’(6e학년), ‘생명과 지구과학’(5e〜3e학년), ‘공학’ (5e〜3e학년), ‘물리 화학’(5e〜3e학년), ‘체육과 스포츠’, ‘시각 미술’, ‘음악’이다. 주당 시수인 의무교육 26시간 중에서 6e학년 에서 3시간, 5e〜3e학년에서 4시간을 보충수업으로 활용할 수 있다. 보충수업에서는 교과 간 융합 수업이나 개별 지원을 할 수 있는 과목이 운영될 수 있으며, 보충수업 시간의 분배는 교육위원회 (educational council)6)의 의견에 따라 학교 운영 위원회(the board of directors)에서 결정한다.

프랑스 중학교 교과목 체제에서 독특한 것은 ‘3h 30’과 같이 30분을 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격주로 1시간씩 진행되는 수업이 있다는 것인데, 즉 주당 3시간 30분의 수업 중 3시간(시수)은 매주 모든 학생이 같이 수강하고, 30분은 학생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격주로 1시간(시수)씩 진행하는 것이다.

프랑스의 중학교 교과목에서 수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프랑스어 다음이다. 6e학년은 일주일에 4시간 30분 동안 수학을 배우고, 우리나라 중학교에 해당하는 5e〜3e학년에서는 일주일에 3시간 30분씩 수학을 배우고 있다. 우리나라 중학교에서는 일주일에 3〜4 시수로 수학을 배우는데, 프랑스는 그보다 많은 시간을 수학에 투자하고 있다. 프랑스의 학교는 1시간이 50분, 우리나라의 중학교는 1시간이 45분임을 고려하면, 주당 수업 시간은 프랑스의 6e학년이 225분, 5e〜3e학년이 175분, 우리나라의 중학교는 135분으로 그 차이는 더욱 커진다.

프랑스의 고등학교는 일반계(general), 공학계(technological), 직업계(vocational)로 나뉜다. 일반계와 공학계 고등학교는 고등학교 첫 학년인 2n학년에서 공통 교과목을 배우고, 나머지 두 학년 (1학년과 최종 학년)에서 계열별로 바칼로레아를 준비한다. 일반계 고등학교의 바칼로레아는 인문 계열(littéraire, L), 경제 및 사회 계열(économique et sociale, ES), 자연계열(scientifique, S)의 3개, 공학계 고등학교의 바칼로레아는 산업에서 과학 및 공학과 지속가능한 발전 계열(STI2D)과 과학 및 공학 실험 계열(STL), 경영학과 경영과학 및 공학계열(STMG), 건강과 사회과학 및 공학 계열(ST2S), 디자인과 응용 예술 과학과 공학 계열, 호텔과 케이터링 계열(STHR), 음악과 댄스 공학 계열(TMD), 농생명 과학과 공학 계열(STAV)의 7개로 나뉜다. 2019학년도에 고등학교 첫 학년을 제외한 학생들은 현재 기존의 바칼로레아 제도를 따르므로 일반계고등학교라도 기존의 3개 계열을 따라야 하며 éduscol 사이트에서는 이에 따른 교육과정을 제시하고 있다. 직업계 고등학교는 진로에 따라 2년제 또는 3년제 학제를 따르는데, 전문 능력 인증(Certificate of Professional Competence, CAP) 경로는 2년제 이고, 전문 학사 학위(professional bachelor degree) 경로는 3년제이다.

프랑스 고등학교 2n학년의 새 교육과정은 현재 교육부 éduscol 사이트에서 소개되어 있지만, 나머지 두 학년의 교육과정은 아직 예전 교육과정을 제시하고 있다. 일반계 고등학교의 첫 학년인 2n학년의 교육과정의 교과목과 시수는 <표 3>과 같다.

표 3. 프랑스 일반계 고등학교 첫 학년의 교과목과 시수7)
공통 교과목 주당 시수 선택 교과목 주당 시수
프랑스어 4시간 고대 언어와 문화: 라틴 3시간
역사-지리 3시간 고대 언어와 문화: 그리스 3시간
현대 언어 A, B 5시간 30분 생활 언어 C 3시간
경제와 사회과학 1시간 30분 프랑스 기호 언어학 3시간
수학 4시간 예술: 시각 예술, 영상 예술, 댄스, 예술사, 음악, 영화 중에서 선택 3시간
물리-화학 3시간
생명과 지구과학 1시간 30분
신체교육과 스포츠 2시간 신체교육과 스포츠 3시간
도덕과 시민교육 연간 18시간 서커스 예술 6시간
정보과학과 공학 1시간 30분 생태학-농경제학-지역-지속가능한 발전 3시간
개별 지원, 진로 선택 활동, 학급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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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계 고등학교에서 수학은 주당 시수가 4시간으로 중학교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현대 언어 A, B’가 두 개의 외국어로 구성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프랑스어와 동일하게 가장 많은 시수를 수학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학생들에게 언어와 수학 교육을 충실하게 시키려는 의도가 나타난 것을 볼 수 있다.

3. 프랑스의 수학과 교육과정

프랑스의 현재 수학과 교육과정은 2016년 9월부터 시행되었다(Gueudet et al., 2017). 프랑스에서 교육과정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단어는 ‘프로그램(programme)’이다.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의 사이클 1부터 4까지의 기간은 2015년에 개정되어 2016년부터 실행되었지만, 고등학교의 경우 프로그램은 2011년에 발행된 것이 교육부 홈페이지에 제시되고 있다. 본 연구는 2015년 관보(Bulletin Official)에 제시된 것을 기초로 2018년에 수정 제시된 Éduscol(2018)의 Programme du cycle 4: En vigueur à compter de la rentrée de l’année scolaire 2018-2019을 분석하였다. 프랑스는 현재 2021년에 고등학교 졸업 시험인 바칼로레아의 개정에 맞추어 부분적으로 개정이 진행되고 있다.

프랑스 중학교 수학과의 내용 영역은 수와 계산(numbers and calculations), 자료의 조직과 처리(organization and management of data), 함수(functions), 크기와 측도(magnitudes and measures), 공간과 기하(space and geometry),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algorithmic and programming) 5개이다.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 영역이 우리나라와 달리 설정되어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교과역량처럼 6가지 기능을 제시하고 있는데, 탐색(chercher), 모델(modéliser), 표현(représenter), 추론(raisonner), 계산(calculer), 의사 소통(communiquer)이다. 사이클별로 6가지 기능에 따른 하위 목표도 제시하고 있다.

2016년 프랑스의 수학 교육과정 개정에서 신설된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Gueudet et al., 2017)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디지털 세계를 해석하는 열쇠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랑스에서는 공학(Technologie) 교과가 별도의 독립 교과로 설정되어 있으나 수학 교과에서 이 주제를 다루고 있다. 알고리즘과 관련된 문제는 바칼로레아도 출제되고 있다. 프랑스 수학 교육과정 사이클 4의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 영역에서 제시하고 있는 영역 설명과 최종 성취기준은 <표 4>와 같다.

표 4. 프랑스 사이클 4의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 영역의 개요 (Ministère de l’éducation nationale, de l’enseignement supérieur et de la recherche, 2015)
주제 E –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
사이클 4에서 학생들은 프로그래밍을 시작하게 된다. 이는 간단한 프로그램에 접근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발달시키며, 특정한 언어나 소프트웨어에 대한 전문적이고 소모적인 지식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어 봄으로써 학생들은 프로그래밍 방법을 발달시키며, 다른 형식으로 변수와 함수의 개념을 재방문하게 되며 추론을 훈련한다.
최종 성취기준
간단한 프로그램을 작성하고, 오류를 수정하고, 실행한다.
지식과 관련 기능 학습 상황, 활동, 자원의 예
어떤 문제를 보조 문제로 분해하여 프로그램을 구조화한다; 도식을 인식한다.
주어진 문제에 대한 반응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작성하고, 오류를 수정하고(검사, 수정), 실행한다.
행동이 외부의 사건에 의해 촉발되는 프로그램을 작성한다. 초안을 실행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한다.
» 알고리즘과 프로그램 개념
» 컴퓨터 변수의 개념
» 어떤 사건, 교수 계열, 루프, 조건문으로 행동 촉발하기
미로 찾기. 퐁(Pong) 게임, 해군 전투, 님 게임, 틱-택-토.
길이와 각도의 개념을 결합하는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그림 만들기.
부호에 입문하기 (모르스, 시저 암호, ASCII 코드 등)
결합표 작성, 복수형, exquisite corpse 게임 등
간단한 달력 계산
레퍼토리 계산 (탐색, 역 탐색)
모국어와 구분하기 위해 문장에서 같은 철자의 등장 빈도 계산: 프랑스어, 영어, 이탈리아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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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중등 수학과 교육과정의 특징 중 또 하나는 ‘교과의 융합’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과의 융합에서 수학은 (표, 도식, 그래프를 이용하는) 계산과 표현 도구, (서로 다른 유형의 추론에 기초한) 여러 가지 방법을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원천의 정보를 조직하고, 순위를 매기고, 해석할 수 있게 해준다. 사이클 4에서 ‘교과의 융합’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대주제가 나오고, 관련 교과에 따른 소주제와 수학적 내용이 제시된다. 이러한 방식은 교육과정 차원에서 교과 융합과 관련된 방향성을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프랑스 수학 교육과정 중 사이클 4의 ‘교과의 융합’ 영역에 제시된 설명과 내용의 일부는 <표 5>와 같다.

표 5. 프랑스 Cycle 4의 ‘교과의 융합’ 영역의 개요와 내용 예시 (Ministère de l’éducation nationale, de l’enseignement supérieur et de la recherche, 2015)
교과의 융합
수학은 간학문적인 실천에 필수적이다. 수학은 (표, 도식, 그래프를 이용하는) 계산과 표현 도구를 제공하고 (서로 다른 유형의 추론에 기초한) 여러 가지 방법을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원천의 정보를 조직하고, 순위를 매기고, 해석할 수 있게 해준다. 수학은 개념 운반자이며, 모델링 도구를 제안한다.
그러나 학생들은 수학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발달하고 때로는 위기에 직면한다는 점을 지각해야 한다. 수학은 인간 사고의 결과이고, 창조의 대상이며, 어떤 사회와 문화의 구성 성분이다.
다른 교과와 함께 실행될 수 있는 몇 가지 주제의 예를 아래에 제시하였다. 수학이 중요하고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무역의 다양성은 EPI(Economic Policy Institute) 세계 경제 전문가 기구에서 탐구될 수 있다. 외국어나 지역 언어를 학습하면서 언어에 더 많이 노출됨으로써 수학에 대한 다른 접근 방법에 눈뜨게 되고 학생들은 PPE(Politics, Philosophy and Economics) 외국 언어와 문화 프로그램이나 적절한 지역적인 프로그램에 입학할 수도 있다.
신체, 건강, 웰빙, 안전
» 체육, 생명과학, 지구과학, 화학, 공학과 연결하여
스포츠와 과학; 음식과 훈련; 노력과 수행의 생리학
 통계학, 비례, 자료 표현, 속도
» 생명과학, 지구과학, 체육과 연결하여
24시간 주기 리듬, 맥박, 심장 박동수
 설문, 자료의 해석, 시간의 측정, 빈도
» 생명과 지구과학, 지리학과 연결하여
지진과 만조
 비례, 규모,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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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프랑스와 우리나라의 중등 수학과 교육과정 내용 비교

이 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지도되는 수학 내용을 기준으로 프랑스 교육 내용을 비교 분석한다.

1. 중학교

우리나라 중학교 수학과 교육과정의 내용 영역별, 학년별 내용 요소가 프랑스에서 언제, 어떻게 다루어지는지 정리한 결과는 <표 6>과 같다. 우리나라의 학년별 내용 요소가 프랑스에서 몇 학년에서 어떤 내용으로 다루어지는지 작성하였다. 두 나라의 학제가 다르므로 비교를 용이하도록 초등학교 입학 시기를 1학년으로 산정하고 학령이 증가할수록 학년이 올라가도록 학년 체제를 수정하여 표현하였다. 즉 1〜12학년으로 우리나라와 프랑스의 학년을 통일하여 기록하였다. 우리나라 교육 내용 요소는 교육과정 내용 체계표 정도의 간략한 내용만 제시하였으나 성취기준과 학습 요소를 모두 고려하여 프랑스와 비교하였다. 우리나라 내용 요소가 프랑스에서 다루어지는 경우 그 학년을 표기하였고, 내용 요소가 동일한 경우는 비워두고 우리나라보다 다루는 내용이 적거나 더 많거나 하여 동일하지 않은 경우는 프랑스의 내용 요소에 그 내용을 기록하였다. 우리나라의 내용 요소에 대응하는 프랑스의 내용 요소가 없으면 학년과 내용 요소를 모두 비워두었다.

표 6. 우리나라 중학교 수학과 교육 내용과 프랑스의 교육 내용 비교8)
내용 영역 우리나라 프랑스
학년 내용 요소 학년 내용 요소
수와 연산 7 소인수분해 7 소인수를 이용한 약분
8 소인수분해
정수와 유리수 7 정수와 유리수 수직선 표시
8 유리수의 사칙계산(계산기, 암산)
8 유리수와 순환소수 8
9 제곱근과 실수 8 완전제곱수와 제곱근, 계산기를 이용한 제곱근의 근삿값
9 제곱근을 포함한 계산
10 실수 집합, 절대값, 구간
10 지수와 무리수의 계산
문자와 식 7 문자의 도입 7 문자의 도입
일차식의 계산 7 일차식의 계산
일차방정식 8 일차방정식
8 자연수 범위의 지수법칙 7 제곱, 세제곱
8 10의 거듭제곱,
다항식의 사칙계산 9 간단한 식의 계산
일차부등식
연립일차방정식
9 다항식의 곱셈과 인수분해 9 간단한 인수분해 a2-b2=(a+b)(a-b)
이차방정식 9 간단한 이차방정식(x2=a)
함수 7 좌표평면과 그래프 8 비례와 반비례 그래프, 비례 관계인 두 양의 관계 표현, 두 양의 종속성을 식과 그래프로 표현
8 일차함수와 그래프 9 일차함수를 이용한 비례상황의 모델링, 계수에 따른 비율 변화, 기하 맥락에서 비례를 이용한 문제해결, 일차함수의 그래프, affine 함수의 그래프
일차함수와 일차방정식의 관계
9 이차함수와 그래프 10 이차함수
기하 7 기본도형 7
작도와 합동 8 삼각형의 합동
평면도형의 성질 7 삼각형의 세 각의 합, 탈레스의 정리
입체도형의 성질 8 각기둥의 부피, 원뿔의 부피
9 구의 부피
8 삼각형과 사각형의 성질 7 평행사변형의 정의와 성질, 평행사변형의 내각
도형의 닮음 8 도형의 확대와 축소, 성질
피타고라스 정리 8 피타고라스의 정리와 그 역
9 삼각비 8 코사인
9 코사인, 사인, 탄젠트
원의 성질
확률과 통계 7 자료의 정리와 해석 7 자료의 수집과 정리(도수분포표, 막대그래프, 원그래프)
9 자료, 표, 막대그래프, 원그래프, 히스토그램의 비교 해석
9 히스토그램, 상대도수
8 확률과 그 기본 성질 7 간단한 동확률 상황에서 확률 구하기
8 무작위 사건, 배반사건, 확률 계산
9 무작위 상황에서 확률 계산, 상대도수와 확률의 관계(컴퓨터 실험)
9 대푯값과 산포도 7 평균
8 중앙값
10 표준편차
상관관계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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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내용 요소 위주로 프랑스의 교육 내용을 정리한 결과, 우리나라 중학교에서는 다루지만 프랑스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으로 일차부등식, 연립일차방정식, 일차함수와 일차방정식의 관계, 기본도형, 작도와 합동, 원의 성질, 상관관계가 있었다. 일차부등식은 수학적 모델링에서 매우 유용한 도구임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중학교 수학과 교육 내용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고등학교에서 부등식의 해집합을 다루므로 고등학교에서 다루어지는 것으로 가늠해볼 수 있다. 그리고 기하에서 직관적인 공리로 활용될 수 있는 기본도형 내용이나 작도 내용이 프랑스 교육과정에서 나타나지 않아 프랑스는 전통적인 유클리드 기하 위주의 수학 교육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원의 성질이 다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에서도 나타난다. 우리나라 중학교에서 다루지만 프랑스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은 프랑스의 초등학교의 사이클3에서도 나타나지 않았지만, 상관관계는 프랑스 고등학교에서 다뤄지는 것으로 나타나(김화경 외, 2016) 우리나라보다 상위 학년에서 다룬다고 할 수 있다.

중학교 내용의 도입 시기 측면에서 우리나라와 프랑스의 차이가 있는 점을 찾아볼 수 있었다. 프랑스는 제곱근과 코사인, 확률, 중앙값의 도입이 우리나라보다 1년 앞섰다. 특히 프랑스는 코사인만 먼저 8학년에 도입하고 사인, 코사인, 탄젠트의 삼각비는 9학년에서 다룬다. 정비례와 반비례의 내용이 우리나라보다 1년 늦게 도입되며 이에 따라 일차함수와 이차함수도 우리나라보다 1년씩 나중에 다뤄졌다. 각기둥, 원뿔, 구의 부피에 대한 내용도 우리나라보다 1〜2년 늦게 다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한 학년에 다뤄지는 내용이 프랑스에서 여러 학년에 걸쳐 다뤄지는 경향도 볼 수 있는데, 소인수 분해, 정수와 유리수, 제곱근과 실수, 지수법칙, 입체도형의 성질, 삼각비, 자료와 정리와 해석, 확률과 그 기본 성질, 대푯값과 산포도 내용이 여러 학년에 걸쳐 나타났고, 이는 나선형 교육과정의 특징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나라와 유사한 내용을 다루되 더 심화한 것으로 프랑스는 세제곱근을 7학년에서 도입했고, 9학년에서 일차함수와 함께 아핀함수의 그래프도 다루었다. 7학년에서는 탈레스의 정리를 다루고 있었다.

<표 6>은 우리나라 내용 요소를 기준으로 프랑스의 내용을 조사하였으므로, 우리나라 중학교 수학과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프랑스의 중학교 수학 내용이 무엇인지 <표 7>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단, 프랑스에서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 영역에서 다루는 내용은 우리나라 수학 교육과정에서는 전혀 다루지 않는 내용이므로 여기에서는 생략하였다.

표 7. 우리나라 중학교 수학과 교육 내용에서 다루지 않지만 프랑스에서 다루는 내용
내용 영역 내용 요소 학년 비고
수와 대수 분수, 비례, 백분율 7 우리나라에서는 초등학교에서 다룸
크기가 같은 분수, 이분모 분수 비교 7
혼합계산 7
이분모 분수의 덧셈과 뺄셈 7
비례 배분 7
비례, 백분율 문제 7
대응 관계 7
시간의 계산 7
직사각형, 평행사변형, 삼각형, 원의 넓이 7
입체의 부피 7
부피와 들이의 관계 7 우리나라에서 다루지 않음
선대칭, 점대칭 7 우리나라에서는 초등학교에서 다룸
기약분수로 약분하기 9
측정과 기하 테셀레이션과 대칭 8
통계와 확률 원그래프의 해석과 표현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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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중학교 수학에서 다루지만 우리나라 중학교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은 대부분 우리나라 초등학교 수학 내용이었다. 부피와 들이의 관계는 우리나라 초등 수학에서 다뤄지지 않는 내용이고, 테셀레이션은 교과서에서만 등장하지만 현재 초등학교 교과서가 국정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초등학교에서 다뤄지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초등학교 내용이 프랑스에 비해 상위 수준의 내용을 많이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2. 고등학교

우리나라 고등학교 수학은 공통과목, 일반 선택 과목, 진로 선택 과목으로 분류된다. 각 과목 분류에 따라 대응되는 프랑스의 내용 요소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프랑스의 고등학교 수학과 교육과정은 일반계 고등학교 내용 중에서 바칼로레아 S계열에 해당하는 spécialité de mathématiques 내용을 중심으로 비교하였다(Ministère de l’éducation nationale et de la jeunesse, 2011a, 2011b, 2011c).

먼저, 우리나라 고등학교의 공통과목 <수학>의 교육 내용을 중심으로 프랑스 교육과정의 교육 내용을 살펴보면 <표 8>과 같다. 표를 작성하는 방법은 중학교 비교와 동일하다.

표 8. 우리나라 고등학교 공통과목 수학 내용과 프랑스의 교육 내용 비교
우리나라 프랑스
내용 영역 내용 요소 학년 내용 요소
문자와 식 다항식의 사칙연산
나머지 정리
인수분해
복소수의 이차방정식 11 이차방정식의 해
이차방정식과 이차함수 11 해의 합과 곱
여러 가지 방정식과 부등식 10 방정식과 부등식의 해집합
기하 평면좌표
직선의 방정식
원의 방정식
도형의 이동 7 점대칭, 선대칭, 평행이동
9 대칭, 회전, 평행이동, 닮음변환에 따른 도형의 양의 계산
수와 연산 집합 12 부분집합의 개수
명제
함수 함수의 합성
역함수 10 역함수
유리함수와 무리함수 10 삼차함수, 무리함수, 분수식의 계산
확률과 통계 경우의 수 12 합의 법칙, 곱의 법칙
순열과 조합 12 순열과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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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고등학교 공통과목 <수학>의 내용은 중학교와 같이 5개 내용 영역을 고루 다루고 있는데, <표 8>을 보면 프랑스 고등학교에서는 내용이 고루 등장하지 않는 것이 눈에 띈다. 다항식의 계산과 원리에 대한 나머지 정리 등의 내용, 도형의 방정식, 집합과 명제, 함수의 합성 내용이 프랑스의 교육과정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대수적인 증명이나 해석기하 등의 내용을 프랑스 일반계 고등학교 수학에서 나타나지 않은 것은 특이하다. 그리고 공통과목 <수학>의 해석기하에서는 회전이동을 다루지 않는데, 프랑스는 평행, 대칭, 회전이동을 모두 다루고 있었다. 우리나라 공통과목 <수학>은 10학년에 해당하는데, <표 8>에서 복소수, 이차방정식, 이차함수, 집합, 경우의 수, 순열과 조합은 프랑스에서는 11, 12학년에서 다루어져서 우리나라가 높은 수준의 내용을 더 일찍 다루고 있었다. 이러한 경향은 중학교에서도 나타났는데, 10학년 이하의 내용은 우리나라가 프랑스보다 더 많은 내용을 조기에 다루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일반선택 과목은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 <확률과 통계>이며, 11〜 12학년에서 주로 다루어진다. 이 내용에 해당하는 프랑스의 학년과 내용 요소를 비교하면 <표 9>와 같다.

표 9. 우리나라 고등학교 일반 선택 과목 수학 내용과 프랑스의 교육 내용 비교
우리나라 프랑스
과목명 내용 영역 내용 요소 학년/과목 내용 요소
수학Ⅰ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지수와 로그 10 지수법칙
11 로그의 성질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10 지수함수의 정의, 미분가능성
11 로그함수, 극한
삼각함수 삼각함수 10 삼각함수, 호의 길이, 라디안, 실수의 삼각비, 코사인 함수와 사인 함수, 코사인법칙
수열 등차수열과 등비수열 10 수열의 생성 유형, 등차수열, 등비수열, 수열의 극한의 직관적 도입
수열의 합
수학적 귀납법
수학Ⅱ 함수의 극한과 연속 함수의 극한 10 이차함수, 삼차함수, 무리함수의 최대, 최소, 범위, 극한
함수의 연속 12 함수의 연속, 중간값 정리
미분 미분계수 11 미분계수
다항함수의 도함수 11 도함수, 미분가능함수의 연산, 절대값 함수의 0에서 미분가능성
도함수의 활용 11 곡선의 접선과 극한
적분 다항함수의 부정적분 12 원시함수
다항함수의 정적분
정적분의 활용 12 정적분의 정의, 넓이
미적분 수열의 극한 수열의 극한 12 수열의 극한
급수
미분법 여러 가지 함수의 미분 12 합성함수의 미분, 이차도함수, 함수의 볼록, 변곡점
여러 가지 미분법 12 삼각함수의 미분, 그래프
도함수의 활용
적분법 여러 가지 적분법
정적분의 활용
확률과 통계 경우의 수 순열과 조합 12 순열과 조합, 파스칼의 삼각형
이항정리
확률 확률의 뜻과 활용 10 확률의 합
조건부확률 11 조건부확률, 독립시행의 확률
통계 확률분포 11 임의변수, 임의변수의 기댓값, 분산, 표준편차
12 이산확률분포, 이항분포
통계적 추정 10 모집단에서 표본평균의 비율, 표본크기, 모비율, 추정, 큰 수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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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일반선택 과목 내용이 프랑스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다뤄지고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 통계>의 내용은 대부분 프랑스에서도 다뤄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수열의 합, 수학적 귀납법, 다항함수의 정적분, 도함수의 활용, 여러 가지 적분법, 정적분의 활용, 이항정리 등의 내용은 프랑스에서 지도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까지는 우리나라가 프랑스보다 교육 내용의 도입을 더 이른 시기에 하고 있었는데, 우리나라 일반선택 과목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 11학년 이상에서 다루는 것을 프랑스는 고등학교 첫 학년인 10학년에서 다루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지수법칙, 삼각함수, 수열, 함수의 극한, 확률의 뜻, 통계적 추정 등이 프랑스에서는 고등학교 첫 학년에서 다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내용은 우리나라에 비해 일찍 도입하며 진로 계열에 상관없이 모든 학생들이 배우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통계적 추정을 <확률과 통계> 과목에서 가장 상위 수준에 두고 있는데, 프랑스는 확률 개념과 더불어 초기에 다루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프랑스는 함수의 극한을 10학년, 수열의 극한을 최종 학년에서 다룬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처럼 정적분 도입을 직관적으로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서 <수학Ⅱ>의 정적분 정의는 변화되어 처음에는 직관적으로 접근하되 나중에 구분구적법을 이용한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는 프랑스에서도 유사한 경향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일반계 고등학교는 인문, 경제사회, 자연계열로 구분 되는데, <미적분>에서 다루는 초월함수의 미적분은 삼각함수 정도로만 다루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프랑스는 모집단에서 표본평균의 비율도 다루어 모평균의 추정도 다룸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진로 선택 수학 과목은 <기하>, <실용수학>, <경제수학>, <수학과제 탐구>이다. 우리나라 내용 요소가 프랑스의 교육 내용에도 나타난 것은 <기하>에만 있어 <실용수학>, <경제수학>, <수학과제 탐구>의 내용 요소는 <표 10>에 제시하지 않았다.

표 10. 우리나라 고등학교 진로 선택 과목 수학 내용과 프랑스의 교육 내용 비교
과목명 우리나라 프랑스
내용 영역 내용 요소 학년 내용 요소
기하 이차곡선 포물선, 타원, 쌍곡선 11 포물선, 선대칭, 꼭짓점
평면벡터 벡터의 연산 10 벡터, 벡터의 연산
평면벡터의 성분과 내적 11 직선의 방향벡터
공간도형과 공간좌표 직선과 평면 10 수선의 발, 직선의 방향벡터, 직선의 기울기
정사영 10 직선에 대한 점의 정사영
11 정사영의 스칼라배
공간좌표 8 가로좌표, 세로좌표, 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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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 과목은 공통과목 <수학>을 학습한 후 이수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차곡선에서 포물선, 타원, 쌍곡선을 모두 다루지만, 프랑스에서는 포물선만 다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평면벡터, 공간도형과 공간좌표는 프랑스에서도 모두 다뤄지고 있었다. 특히 공간좌표는 프랑스의 중학교 수준인 8학년에서 다루고 있었다. 도형의 방정식과 같은 해석 기하는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지만 3차원 좌표는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표 8>〜<표 10>에서 우리나라 내용 요소 위주로 프랑스의 일반계 고등학교 수학 내용을 살펴보았는데, 여기서 드러나지 않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우리나라 고등학교에서 다루지 않지만 프랑스 고등학교에서는 다루는 내용을 <표 11>과 같이 정리하였다.

표 11. 우리나라 고등학교 수학과 교육 내용에서 다루지 않지만 프랑스에서 다루는 내용
내용 구분 내용 요소 학년 비고
수와 대수 자연수, 정수 집합, 배수, 약수, 짝수, 홀수의 정의 10 우리나라 초, 중학교
측정과 기하 공간벡터, 공간벡터의 일차변환, 직선의 방향벡터 12
공간벡터의 스칼라배, 벡터의 수직, 극좌표 12
직선의 매개변수방정식, 평면의 방정식 12
구면에서 위치(위도와 경도) 9
법선벡터 11
확률과 통계 베르누이분포 12
가중 평균 10
사분위값 10
이변수 기댓값의 선형성, 변수의 상수배 변수의 분산 12
체비셰프의 부등식 12
함수 우함수, 기함수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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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1>에 따르면 자연수와 정수에 대한 내용은 우리나라 초, 중학교 내용이다. 이 내용이 프랑스 10학년에서 다뤄지는 것은 우리나라에 비해 꽤 늦은 시기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서 공간벡터, 평면의 방정식, 법선벡터 등을 다루고 있었고, <확률과 통계>에서 베르누이분포, 체비셰프 부등식, 사분위값, 우함수와 기함수도 우리나라에서 다루지 않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고등학교 공통과목과 일반선택 과목, 그리고 <기하>의 내용은 프랑스에서도 다루어지고 있어 우리나라 고등학교에서 다루는 내용은 대체로 프랑스에서도 도입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프랑스에서는 우리나라가 다루지 않는 높은 수준의 내용을 상당수 다루고 있었다. 프랑스는 공간벡터와 이론적 확률과 통계 내용을 우리나라보다 더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자연수와 정수의 기본 내용이 프랑스 고등학교에서 다뤄지는 것을 볼 때 대수적 구조와 관련된 내용을 추상적으로 인식하고 도입 시기를 늦춘 것으로 보인다.

IV. 바칼로레아 수학 문항 및 채점 체제

고등학교 졸업시험으로서 바칼로레아의 위상은 프랑스 학교 수학교육에도 영향을 미친다. 프랑스 고등학교 교육은 바칼로레아 준비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따라서 바칼로레아 문항에 답할 수 있는 교육을 시행한다. 프랑스가 오랫동안 실시해온 바칼로레아는 우리나라의 입시와 크게 대비된다는 점에서 독립된 장으로 그 내용을 다루어본다.

프랑스의 수학 바칼로레아는 국가 고사로서, 현재 인문 계열은 수학을 선택하지 않을 수 있지만 2021년부터는 모든 학생이 고등학교 졸업을 위해 통일된 내용으로 시험을 치르게 된다. 주프랑스 한국교육원 홈페이지9)에 따르면 2017년 바칼로레아 전체 응시 인원은 718,890명이었고, 계열별로는 일반계 397,580명(전체 수험생의 53%), 공학계 140,077명 (19%), 직업계 199,233명(28%)이었다. 시험 장소는 프랑스 4,411개, 국외 141개였고, 국외 고사는 재외 교육청 및 프랑스 비종교위원회 소속 고사장을 이용하여 총 18,852명이 응시하였고, 외국 응시자 중 프랑스 국적자 40%, 현지 국적자 50%, 제3국 국적자 10%였다.

프랑스 교육부에서 바칼로레아 문항 전체를 가장 상세히 공개하고 있는 것은 2017년 경제 및 사회 계열인 ES(économique et sociale) 수학 문항이다. 바칼로레아 수학은 3시간 동안 4개의 문항을 평가하는데, 4개 문항의 만점은 20점으로, 1번 6점, 2번 5점, 3번 6점, 4번 3점이다. 2017년 ES 계열 1번 문항은 슈퍼마켓에서 대기 시간의 확률 분포와 관련된 4개의 하위 문항으로 구성되며, [그림 1]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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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2017년 ES 계열 수학 바칼로레아 문항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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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항별 채점 기준을 공개하고 있지 않아 [그림 1]의 문항별 배점과 채점 기준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수능 시험과 대비된 특징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수능의 경우, 30개의 문항이 모두 독립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어느 문제를 푼 것이 다른 문제를 푸는 데 영향을 주지 않고 유사한 내용 요소가 여러 문항에 출제되지 않도록 하여 편향된 내용을 출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바칼로레아의 경우 (1)〜(4)의 문항이 하나의 맥락에서 연결되도록 제시되어 있다. T1이 (1)에서 균등분포, (2)에서 정규분포, (3)에서 이항분포인 경우일 때 확률을 계산하고, (4)에서는 가설 검정을 다룬다. 하위 문항 (1)〜(4)에서 확률분포 전반을 고루 질문하는 것이다. 이렇게 문항을 출제함으로써 단편적이거나 협소한 내용이 아니라 확률분포 전반에 대한 이해와 각 분포의 특징을 알고 문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다.

바칼로레아의 채점 방식과 절차는 주프랑스 한국교육원에 공개되어 있다. 채점 기준은 교육부에서 정하여 채점 교사들에게 전달되며, 논의를 통하여 수정될 수 있다. 바칼로레아 채점관은 전 과목에 약 17만 명으로 같은 계열에 속한 과목별 고등학교 교사로 구성된다. 대규모 인원이 동원되지만 우리나라 국가시험처럼 보안 합숙을 하지는 않는다. 채점관 회의는 공식적으로 2회 열리며, 사전 교육이 이루어지고, 채점이 끝난 뒤 조정 위원회가 각 채점관의 평균 점수를 비교해 차이가 큰 경우 그 이유를 찾아 조정한다. 이때 답안지 몇 개를 공통으로 채점하여 각 채점관이 부여한 점수를 참고해 재검토한다. 교육청의 장학관들이 관리하는 전화 상담 서비스가 채점 기간 중 가동되며, 채점관이 채점 시 생기는 의문점을 상담한다. 외국 고사장에서 시행되는 바칼로레아는 원거리 채점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는데, 2016년부터 외국 고사장에서 스캔하여 송부한 답안지 99%를 온라인으로 채점한다. 답안지 보관 기간은 1년이며 이후 파기한다.

채점의 공정성과 관련하여 지역 교육청에서는 교사가 채점한 점수의 분포를 파악하여 특이한 점이 발견되면 다음 해에는 그 교사를 채점에서 배제한다. 우리나라는 0.1점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도록 객관적인 점수를 보장하기 위해 선다형과 단답형으로 수능 문항을 출제하고 있다. 서술형이나 논술형의 경우 채점자의 주관적인 의견이 개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바칼로레아는 이러한 점에 대한 보완으로 채점 기준의 수정 가능, 평균 점수에서 벗어난 점수 확인, 채점자의 다음 해 배제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이것으로 채점 결과가 공정하고 객관적임을 보장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칼로레아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채점의 객관성보다 평가 문항의 질과 학생들의 사고 표현이 교육 목적에 더 부합한다는 것을 우선순위에 둔 결정이다. 고등학교 교육이 대학 진학을 위한 시험의 준비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입시 교육과 맥을 같이 하지만 바칼로레아 문항 형식에 따라 적합한 교육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암기 위주의 주입식 교육이라는 비판을 받지는 않는다.

여기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논점을 두 가지 제기해 볼 수 있다. 한 가지 이슈는 학생의 수학 성취를 과연 0.1점의 오차도 없이 정수값으로 산정하는 것이 적절한가 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수학 능력시험에서 수리 영역의 점수는 100점 만점 기준 원점수로는 100점, 98점, 97점, 96점 등의 정수값으로 산출되며, 표준점수로 산출되면서 소수값으로 환산된다. 그런데 어느 두 학생의 원점수에 2점 차이가 있었다고 할 때, 이 2점이 두 학생의 수학 실력의 차이를 정확히 나타내는지 판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른 한 가지 이슈는 5지 선다형 또는 나아가 단답형이 갖는 추측 반응의 가능성에 대한 것이다. 5지 선다형 평가는 20%의 확률로 어떤 문항이 요구하는 수학적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도 정답을 맞히고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존재하며, 단답형 또한 추측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바칼로레아처럼 서술형 문항에 대한 학생의 반응을 복수의 채점자가 평가할 때 다소의 편차가 존재할 수도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학생의 수학 성취를 정량화하는 데 더 합리적인 것은 아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4점이 만점인 어떤 문항이 있을 때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결과는 학생의 성취를 0점 또는 4점으로 평가하지만, 바칼로레아의 결과는 0점에서 4점까지 0.5점 단위로 나올 수 있고, 채점자의 편차에 따라서는 이보다 더 다양한 값이 나올 수도 있다. 평가에서 채점자의 주관을 완전히 배제하고 어떤 학생의 반응에 대하여 동일한 값으로 판단한다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해 보인다.

프랑스는 매년 바칼로레아 관리를 위해 1조 원 이상을 쏟아부으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지만 대부분의 프랑스 국민은 이런 투자를 나라의 미래를 위해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박형주, 2018). 상대적인 점수에 의해 대학입학이 정해지는 우리나라에서는 채점의 객관성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사항인데, 프랑스는 이러한 서술형 평가가 중요하고 의미 있다는 것에 국민적인 공감이 있어서 수긍을 하는 것이다.

V.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수학사적으로 관심을 받음과 동시에 현재에도 우수한 수학자들을 많이 배출하고 있는 프랑스의 수학교육을 살펴보고자, 프랑스의 중학교와 고등학교 수학 내용을 우리나라와 비교하고, 프랑스 바칼로레아 문항 예시와 채점 체제를 분석하였다. 프랑스는 학교 교육 전반에서 수학을 강조하여 교육 목표나 수업 시수 확보가 잘 이루어지고 있었다.

프랑스의 중등학교 교육 내용을 우리나라와 비교하였을 때, 중학교 이하에서는 프랑스가 우리나라 보다 개념의 도입이 늦은 편이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내용의 상당수를 중학교에서 다루었는데, 예를 들어 분수나 비율 관련 내용이 우리나라에서는 초등학교에서 다루어지지만 프랑스에서는 중학교에서 지도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고등학교 내용은 우리나라보다 프랑스가 더 빨리 도입하는 것도 있고 그 내용 수준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것도 있었다. 따라서 프랑스에서는 초, 중학교에서 기초적인 개념을 천천히 도입하고 나선형으로 심화시키며, 이를 발판으로 고등학교에서는 어려운 내용도 많이 배울 수 있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교육 내용 중 특징적인 것은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 영역이 중, 고등학교에 모두 제시되고 바칼로레아 문항으로도 출제된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코딩, 소프트웨어 교육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는 이에 대한 교육을 수학이 떠맡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정보 교과의 내용을 프랑스는 수학에서 다루어서, 수학의 위상을 높이고 외연을 확장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대수 내용이 우리나라보다 상당히 빈약하고 대수적 구조와 관련된 기본 개념이 고등학교에서 다루어지고 있어서 덜 강조되고 있었다. 중학교에서는 융합 교육에 대한 방안도 제시하고 있어서 융합 교육을 위한 구체적인 안내도 교육과정에 소개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프랑스가 선도적으로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을 가르치고 교과 융합을 주도하면서 수학의 기본인 기하와 대수를 덜 강조하고 있음은 우리나라 교육과정 개선에서도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이다. 교육과정 개정은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지만, 국제적 동향을 빼놓을 수 없다. 그간 프랑스 교육과정에 대한 분석이 미비하여 교육과정에서 참고하지 못했던 점을 기억하고 시대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는 프랑스의 내용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의 고등학교 교육은 바칼로레아를 통해 이해될 수 있다. 본 연구는 바칼로레아 수학 문항을 살펴보았는데, 문항 단위로 정답을 구해야 하는 수능과 달리 바칼로레아 문항은 하나의 맥락에 여러 개의 문항을 두어 학생들의 사고의 흐름이 연속되게 하였고, 문항 밑에 하위 문항, 그 아래 또 하위 문항을 두어 국소적인 내용을 연결하여 표현하게 하였다. 따라서 내용 요소에 대한 한 가지 사실이나 단편적인 내용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내용을 파악하여 답해야 하고, 이를 문제 상황에 맞는 주장이나 근거로 표현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일반적으로 평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에는 타당도와 신뢰도가 포함된다. 타당도는 소위 ‘재고자하는 것을 재고 있는가’를 다루며, 신뢰도는 ‘믿을 만하게 재고 있는가’와 관련된다. 타당도와 신뢰도 중에 어떤 것이 중요한지는 판단하기 쉽지 않은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대학 진학이나 교원임용시험에서 소위 커트라인 근처에서 0.1점 차이로 당락이 좌우되는 상황이 다수 발생하고 있고, 이로 인하여 채점의 주관성을 인정하는 서술형보다는 선다형이 오히려 선호된다. 즉 타당도보다 신뢰도를 우선하는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는 타당도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채점의 정확성과 객관성을 확실하게 담보하기 어려운 시스템을 운영하지만 문항의 타당도에 무게를 둔 교육적 장점이 채점의 신뢰도보다 더 크므로 프랑스 국민들은 이를 수용하고 있다. 따라서 수능에서 서술형 평가의 도입은 이런 논의에서부터 시작하여 국민적 합의를 끌어내야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에서 교육 내용 비교는 프랑스의 경우 주로 교육부 홈페이지 및 관련 사이트에 제시된 문서를 근거로 분석하였으므로, 프랑스의 수학 교육 전반이나 수학 교육과정이 상당히 대강화되어 분석 결과에 있어서 신중함이 요구된다. 두 나라의 교육과정 위상과 대강화 정도의 차이에 따라 교육과정 문서만 비교하는 데에는 분석의 한계가 있으므로, 프랑스의 수학 교육 내용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위하여 교과서의 구성이나 교사의 수업 자료 등도 함께 참고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내용 요소 간의 위계를 중시하는데, 프랑스에서도 내용 위계에 대한 고려가 어떠한지, 내용 위계를 고려하지 않고 교수·학습방법이나 직관적인 이해를 도모함으로써 학습이 이루어지게 하는 특징에 무엇이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연구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승우(2020)는 프랑스 중학교 수학과 교육과정의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 영역만을 집중적으로 분석하였는데, 이 영역이 기존 수학내용 영역에 단순히 추가된 것이 아니라 다른 수학내용 영역과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전통적인 수학교육 방식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형태의 수학 교육과정을 운용하고 있는 것임을 보였다. 프랑스 수학 교육 내용 변화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 연구가 추후에도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본 연구가 토대를 제공하였기를 기대한다.

우리나라 수능 시험에서는 아직 서술형 평가가 실시되고 있지 않지만 대학별 입시에서는 논술 문제가 활용되고 있다. 대학 자체에서 진행되는 논술 시험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개별적으로 할 수밖에 없지만, 수학적 사고력 중심의 교육을 추구한다면 선다형 시험은 변화가 필요하며 이때 바칼로레아의 문항 내용과 채점 체제가 귀중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바칼로레아의 출제 및 채점, 학생들의 시험 준비 등의 과정을 확인하는 후속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Notes

1) 이 연구는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됨

3) https://www.welcometofrance.com/en/education (2019년 10월 12일 검색)

6) 교육위원회(Conseil pédagogique)는 프랑스의 중학교나 고등학교 내에서 조직되어 교사들 간의 협력 증진을 목표로 한다. 지역의 공립학교 위원회의 일원으로 참여하기도 한다(https://eduscol.education.fr/cid47769/conseil-pedagogique.html, 2020년 3월 9일 검색).

8) 프랑스의 학습 내용은 Ministère de l’éducation nationale et de la jeunesse(2015a, 2015b, 2015c)을 토대로 우리나라 중학생 연령에 맞춰 프랑스의 5e, 4e, 3e학년을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9) http://educoree.zc.bz/edu_edu/76374 (2020년 3월 26일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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